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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2월23일 아침 8시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아버지의 이메일>은 아버지의 죽음을 알리는 건조하고 담담한 내레이션으로 시작한다. 그 속에는 어떤 회한도 아쉬움도 없다. 뒤늦게 컴퓨터를 배운 아버지는 죽기 직전 1년간, 2녀 1남 중 둘째인 감독에게 자신의 삶이 담긴 43통의 이메일을 보냈다. 감독은 아버지의 장례식이 끝난 뒤 이메일을 열어보고는 어머니와 형제들에게도 보여주지만, 가족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아버지의 죽음만으로는 해소할 수 없는 감정의 골이 아버지와 가족들간에 남은 탓이다.
그녀의 아버지는 6.25 전쟁 발발 2년 전인 1948년, 고향인 황해도를 떠나 월남한 이북 실향민이다. 죽기 직전 그는 평생 일궈온 자신의 집을 지키기 위해 재개발 반대 비상대책위원회 활동을 한다. 떠남과 집, 이 두 단어는 아버지의 삶에 있어 거의 모든 것이다. 남한에서도 그는 늘 어딘가로 떠나야만 했는데 베트남전쟁 때는 자청해서 베트남에 갔고 중동 붐이 일때는 사우
아버지와 가족들간에 남은 감정 <아버지의 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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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무지 구제의 길이 안 보인다. 만년 취업준비생인 윤서(김혜나)는 가족과도 절연하고 살아가는 신세다. 그러나 구질구질한 인생에도 숨통 트일 기회가 한번은 오는 모양이다. 부러울 것 없는 재력과 세련된 라이프 스타일을 갖춘, 게다가 건강한 연애관까지 지닌 태인(이선호)이 그녀 앞에 나타난 것이다. 초상화 모델 제의를 핑계로 시작된 두 사람의 관계는 황홀하리만치 완벽하다. 물론 태인의 옛 여자가 등장해 둘 사이에 제동을 걸기 전까지 얘기다. 윤서에게 태인을 잃는다는 것은 모든 것을 전부 토해내고 시궁창의 삶으로 다시 돌아가야 함을 뜻한다. 태인을 붙잡아둬야 한다는 윤서의 강박이 서서히 광기를 띠면서, <멜로>는 스릴러 장르로 궤도를 바꾼다.
윤서의 궁극적인 목적은 태인과의 무결한 사랑이다. 이미 괴물이 되어버린 윤서는 태인에게만큼은 성녀처럼 헌신한다. 윤서는 얻으려 애쓰면 더 많이 잃는 수렁에 빠져 허우적댄다. <멜로>는 점점 병적인 상태에 빠져드는 윤서의 심리
얻으려 애쓰면 더 많이 잃는 수렁 <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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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후반 TV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90년대 초까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시리즈가 실사로 만들어졌다. TV판 애니메이션을 제작했던 오시이 마모루 감독은 원작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애니메이션 실사판과 달리 설정을 제외하고 모든 것을 바꿨다. 레이버라 불리는 인간형 로봇이 범죄에 악용되는 세계, 레이버 범죄를 상대하기 위해 창설된 경찰 특수부대 특차 2과는 원작의 주인공이었던 1세대 대원들이 은퇴하고 최악이라는 2세대를 지나 3세대 대원들로 교체되었다. 장기불황과 유지, 보수의 어려움을 이유로 레이버가 골칫덩어리 취급을 받는 2013년을 배경으로 낙오자들의 집합소가 된 특차 2과는 경찰용 레이버 98식 잉그램과 함께 다시 현장에 투입된다.
<넥스트 제네레이션: 패트레이버>는 예상 가능한 거의 모든 지점에서 원작 팬들의 기대를 배신한다. 팬들의 지지를 받았던 원작의 주인공들도 사라졌고 오시이 마모루 특유의 어둡고 진지한 철학적 성
실사로 돌아온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시리즈 <넥스트 제네레이션: 패트레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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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것들을 모아 낯설게 만들기, <셔틀콕>이 그런 영화다. 영화를 구성하는 이야기들은 매우 익숙한데 장면은 진부하지 않으며, 바탕에 깔린 정서는 보편적인데 대사는 상투적이지 않다. <셔틀콕>은 로드무비의 공식을 십분 활용하지만 빤한 여정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셔틀콕>의 여행은 생생하고 신선하다.
첫사랑, 이복 남매, 이 두 요소는 매력적이나 잘못 결합되면 낭패를 본다. 그런데도 반복적인 모티브가 되는 까닭은 치명적인 서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셔틀콕>의 세 형제는 부모의 재혼으로 만난 관계다. 첫째딸 은주(공예지)와 막내 은호(김태용)의 엄마와, 둘째아들 민재(이주승)의 아빠가 결혼하여 셋은 형제가 되었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란 이들은 사이가 좋다. 그런데 부모가 교통사고로 한날 사망하자 셋은 고아가 된다. 정확히 언제부터인지 알 수 없지만, 민재는 은주를 누나가 아니라 여자로 느낀다. 영화의 첫 장면은 민재의 휴대폰에
첫사랑을 경험한 모든 이들에게 <셔틀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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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살기 힘들다, <10분>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다. 이게 남의 일이면 그냥 슬플 텐데 남의 일 같지 않아 아프다. 강호찬(백종환)은 공공기관인 한국 콘텐츠 센터에 인턴 직원으로 들어간다. 방송국 PD 2차 시험을 치른 호찬은 경험도 쌓고 돈도 벌기 위해 일을 시작한다. 물론 호찬의 꿈은 교양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기에 잠시 머물 생각이었다. 하지만 진지하고 성실한 호찬은 밤샘 작업까지 하며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한다. 호찬이 일하는 부서는 지방이전사업팀이다. 함평으로 이주하게 된 센터에서 이전을 위한 사업 부서를 꾸린 것이라 임시 사무실은 좁고 어설픈 모양새다. 부장(김종구), 노조지 부장(정희태)을 비롯해 6명으로 꾸려진 부서는 단출하지만 제각각 인물들의 성격은 천양지차다. 사람 좋아 보이는 부장은 실은 노회한 인물이고, 불평불만이 많은 지부장은 알고 보면 복지부동하는 성격이다.
호찬은 뜻밖의 정규직 제안에 당황하다 현실의 안정을 선택하기로 한다. PD 2차 시험에
꿈과 현실 사이에서 고뇌하는 청년들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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탭댄서 도니(데릭 허프)는 형 닉(웨슬리 조너선)이 운영하는 댄스 클럽 ‘스태틱’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북 공연을 선보인 아야(보아)를 보고는 첫눈에 반한다. 그런데 자신의 형과 아야의 오빠 카즈(윌 윤 리)가 오래전 친구 사이였다가 이제는 라이벌 관계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럼에도 도니는 아야를 향한 마음을 거두지 않고, 두 사람은 춤을 통해 서로에 대한 사랑을 확인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카즈는 스태틱을 문 닫게 하려는 사건을 꾸민다.
<메이크 유어 무브>는 <로미오와 줄리엣>에 바탕을 둔 댄스영화다. <스텝업> 1편과 2편, 그리고 <세이브 더 라스트 댄스>(2001)의 시나리오를 쓴 듀안 에들러 감독의 야심은 ‘댄스 배틀’ 위주의 드라마를 벗어나는 데 있다. 과거 <플래시댄스>(1983)나 <더티 댄싱>(1987) 혹은 <열정의 무대>(2000)처럼 성장영화 혹은 멜로영화 컨셉의 댄스영화들은
‘배우 보아’를 발견하는 순간 <메이크 유어 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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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누피를 능가할 영리한 견공이 나타났다. 아니, 영리하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IQ가 무려 800이다. 이제껏 어떤 특출한 강아지도 ‘인간의 친구’ 이상의 영예를 얻지 못했지만 피바디만큼은 예외다. 그는 남자아이 셔먼을 입양해 인간의 아버지 노릇까지 하고 있다. 하지만 능력 있는 아빠가 꼭 좋은 아빠는 아니듯, 유례없는 ‘사기 캐릭터’에게도 육아는 만만치가 않다. 셔먼은 귀엽고 사랑스럽지만 때때로 통제 불능이고, 뒤치다꺼리는 피바디의 몫이다. 게다가 이번엔 사고를 크게 쳤다. 셔먼의 현장학습(?)용으로 비밀리에 발명한 타임머신을 타고, 셔먼과 그의 친구 페니가 멋대로 시간여행을 떠나버린 것이다.
고대 이집트,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 고대 그리스를 오가는 왁자지껄한 모험을 거치며 피바디와 셔먼이 배우는 것은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방법이다. 아버지는 아이가 결코 의도대로 자라지 않음을 인정하고, 아이는 책임과 사랑이 무엇인지 깨닫는 것이다. 주제는 제법 진지하지만 <천
스누피를 능가하는 IQ 800의 견공 <천재 강아지 미스터 피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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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피스>는 <아키라> <스팀보이> 등으로 잘 알려진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오토모 가쓰히로가 만화가 시절 그린 단편 <쇼트피스>에서 제목을 가져왔다. <메모리즈>의 모리모토 고지 감독의 오프닝 애니메이션에 이어 각기 다른 네명의 감독이 저마다의 이야기, 다른 시대적 배경과 작화를 선보이며 만들어낸 옴니버스식 애니메이션이다. <쇼트피스>의 네 작품은 하나의 주제의식을 갖고 만들어진 건 아니지만 일본의 과거와 미래, 일본의 민담과 민화, 공상 과학적 상상력을 오가며 기이한 분위기를 뿜는 게 공통적이다.
첫 번째는 <코이센트>의 연출가인 모리타 슈헤이 감독의 <구십구>. 숲속에서 길을 잃은 나그네가 허름한 사당에 묵으며 겪는 하룻밤의 기담이다. 일본의 민간신앙으로 신이나 정령이 깃든 오래된 물건을 총칭하는 ‘쓰쿠모가미’에서 비롯된 이야기로 낡은 사물이 나그네의 손재주로 새롭게 탄생한다는 내용이다.
네명의 감독이 만든 옴니버스식 애니메이션 <쇼트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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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여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뉴올리언스를 강타한다. 놀란(폴 워커)은 조산기가 있는 아내 애비게일(제네시스 로드리게즈)과 함께 병원을 찾는다. 잠시 뒤 놀란은 태어난 아기가 딸이고, 아내는 과다출혈로 사망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심지어 아기는 너무 일찍 태어난 탓에 최소 48시간 동안 인공호흡기를 달고 있어야 한다. 사람들은 허리케인을 피해 다른 곳으로 대피하고, 놀란은 아기와 함께 전력이 끊긴 병원에 고립되는데 설상가상으로 아기의 인공호흡기는 3분마다 한번씩 수동으로 충전해줘야만 하는 상황이다.
<아워즈>는 폴 워커가 홀로 움직이고 독백하면서 끌어가는 영화다. 사이사이에 삽입된 뉴스 클립과 플래시백은 상황의 긴장감을 증폭시키거나 놀란의 고립감을 강조하는 역할을 한다. <나이트메어>(2010)와 <더 씽>(2011)의 각본을 썼던 에릭 헤이저러의 감독 데뷔작인 <아워즈>는 무난하긴 하나, 재난영화치고 지나치게 별일이 안 생
폴 워커의 유작 <아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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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학기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재학생들과 학교를 갓 졸업한 졸업생 11명이 7개 팀을 구성해 학교 주변의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찾아가 10주간의 예술교육을 진행한다. 미술원, 음악원, 무용원, 영상원 등 다양한 전공의 젊은 예술가 선생들은 각자의 기획안을 가지고 학생들과 소통하면서 프로젝트를 완성해나간다. 학생들과 시장에 가서 일상의 물건을 상상력을 통해 그들의 놀이동산으로 디자인화하기도 하고 쓰레기 매립장에 가서 버려진 물건들을 위해 제사를 지내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하고 재한 몽골학교에 가서 몽골 학생들과 영상작업을 하기도 한다. 미래의 예술가들은 공동체 속 어린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예술 활동을 하면서 예술의 가치를 경험해나간다.
영화는 프로젝트의 시작부터 7월 결과 발표회까지의 과정을 카메라에 담아낸다. 영화적 완성도에서는 아쉬운 점들이 많이 보인다. 정해진 시간 안에 각 팀들의 과정을 다 담으려다 보니 다큐멘터리보다는 프로젝트가 끝난 뒤 결과를 보고하는 보고서가 되어버
예술의 가치를 경험하다 <카토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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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살, 십년째 사시 공부를 하고 있다면 아마도 이런 짐작을 하리라. 더벅머리에 후줄근한 티셔츠를 꿰차고, 병든 부모님 한분쯤 계시고, 철없는 동생은 용돈 달라고 징징대고, 이게 우리의 통념이다. 하지만 이제 시대가 변해 이런 모습이 예전만큼 흔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유산을 짊어진 고시생 한정도(정겨운)는 아직도 이런 몰골이다. 지지리 공부를 못하던 정도가 공부에 도가 튼 것은 전적으로 사교육 덕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사교육을 전파하기 위해 방문한 여교사들의 풍만한 육체 덕이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든가, 여하튼 정도는 서울대에 당당히 입학했다. <이쁜 것들이 되어라>는 현재의 평범한 가장 한정도의 과거사를 보여주는 영화다. 그러다보니 영화의 상당 부분이 과거 회상이다.
여기서 <용의주도 미스 신>이 떠오른다. 정도에게도 사시 합격할 날만을 고대하며 뒷바라지하는 속물 여자친구가 있다. 부잣집 딸 진경(이지연)은 아르마
말처럼 쉽지 않은 문제 <이쁜 것들이 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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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행을묘정리의궤>는 정조 즉위 20년, 왕의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을 맞아 왕족과 수행원을 비롯한 6천여명의 사람들이 서울에서 수원을 오가며 벌인 8일간의 축제를 기록한 인쇄본이다. 이 의궤는 2011년 프랑스로부터 145년 만에 반환되면서 알려졌다. <의궤, 8일간의 축제>라는 이름의 3부작 다큐멘터리가 2013년 10월10일부터 방영된 바 있으며, 개봉작은 이를 재구성한 것이다. 기존 내레이션을 담당했던 배우 이성민 대신 여진구를 내레이터로 기용해 좀더 친절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살렸다. 목판화나 금속활자를 그래픽으로 되살린 화면과 이를 설명하는 내레이션, 그리고 배우들에 의한 재연 드라마가 다큐멘터리를 이끄는 두축이다. 역사적인 사료에만 기대지 않고 카메라워크나 미장센 등 나름의 미학을 표방하려는 시도가 눈에 띈다.
재연 드라마와 그래픽 부분이 서로 잘 붙지 않는 것은 아쉽다. 방대한 자료를 펼치다보니 어디에도 방점이 찍히지 않는 것도 그렇다. 8이
8일간의 축제를 기록한 8권의 책 <의궤, 8일간의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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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크게 선사, 중세, 근대, 미래 시대의 네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선사시대, 고양이 오기는 바퀴벌레 삼총사 때문에 불을 꺼트려 화산으로 불을 구하러 간다. 중세시대 때 오기 왕자는 칼싸움과 말타기 대신 자수와 기타 치기를 좋아하는 여성스러운 왕자이지만 올리비아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1900년을 몇 시간 앞둔 근대시대에는 명탐정 잭의 파트너로 변신한다. 그리고 미래에선 제다이로 변신해 매번 자신을 곤경에 빠뜨리는 바퀴벌레 악동들과 광선검 대결을 펼친다.
<오기와 악동들 더 무비>는 1998년 프랑스의 고몽사가 만들어 전세계에서 사랑을 받은 애니메이션 <오기와 악동들>의 탄생 15주년을 기념해 만든 극장판 애니메이션이다. 최근 사랑을 받고 있는 <라바>처럼 <오기와 악동들 더 무비>도 대사가 없다. 대사가 필요하면 말풍선을 만들어 그 안에다 이미지를 넣어 보여주는 방식이다. 한국 개봉판에서는 어린이 관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성
탄생 15주년 기념 애니메이션 <오기와 악동들 더 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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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률 0%의 작은 섬에 부임한 보좌신부 파비앙(크리시미어 미키). 마을에서 콘돔을 파는 사내는 그에게 자신 때문에 생명이 죽어가고 있다며 고해성사를 한다. 신부는 출산율도 높이고 사내의 죄도 사할 묘책으로 콘돔에 구멍을 내 팔기로 한다. 이 은밀한 프로젝트로 섬의 출생률은 급상승하고 섬은 출산 관광객으로 북적인다. 하지만 주님의 뜻을 따르려는 파비앙의 선한 의도는 얼마 못 가 문제에 부닥친다. 원치 않은 임신을 한 소녀는 섬의 낙태금지법을 따르려는 남자친구의 부모에게 감금돼 다시는 아이를 낳을 수 없는 몸이 된다. 심지어 신부의 집 앞에 갓난아기가 버려지기에 이른다. 생명을 위해 시작한 일이 오히려 생명을 위협하고 경시하는 상황으로 번지자 파비앙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신부와 콘돔. 쉽게 연결되지 않는 두 단어를 조합시킨 <신부의 아이들>의 발상은 엉뚱하고 신선하다. 콘돔에 구멍을 내는 단순 무식한 방법을 진지한 신부님이 실행하는 데서 오는 엇박자가 극을 산뜻하게 만들
‘과연 무엇이 생명을 살리는 일일까’ <신부의 아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