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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커(제이슨 스타뎀)는 마약을 제조, 공급하는 오토바이 갱단에 위장잠입한 요원이다. 소탕작전 당일, 대치과정에서 두목 대니의 아들이 총에 맞아 사망한다. 대니는 체포되면서 브로커에게 딸을 조심하라는 경고를 남긴다. 그로부터 2년 뒤 어느 날 브로커의 딸 매디(이자벨라 비도빅)가 학교에서 자신을 괴롭히는 남자아이를 호신술로 때려눕히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브로커는 상대 아이의 부모와 갈등을 빚는다. 여기에 아이의 어머니 캐시가 마약상 노릇을 하는 오빠 게이터(제임스 프랭코)를 끌어들이면서 사건은 점점 커진다.
<록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의 제이슨 스타뎀이 과거를 청산하고 아버지가 되어 돌아온 셈이다. 그가 돈을 노리고 대마초 패거리와 맞붙었던 것을 생각하면 딸을 위해 마약상과 맞붙는 지금 모습이 그럴듯하면서도 낯설다. 15년도 더 된 영화를 들먹이는 이유는 이 영화가 철 지난 레퍼토리를 반복하는 것 같아서다. 브로커는 말하자면 <아마겟돈> <테이큰>
아버지가 되어 돌아온 제이슨 스타뎀 <홈프론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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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애니메이션으로든, 장 콕토의 1946년작을 통해서든 누구나 한번은 들어봤을 이야기다. 몰락한 부호의 예쁘고 착한 막내딸 벨(레아 세이두)이 자신에게 줄 장미꽃을 따다 목숨을 저당 잡힌 아버지를 대신해 야수(뱅상 카셀)의 성에 찾아가는데 예상과 달리 따뜻한 마음을 가진 그에게 측은지심을 넘어 사랑까지 느끼게 되고 야수도 저주에서 풀려나면서 두 사람의 결합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 이번 프랑스 실사판에선 한겹의 서사가 덧붙여졌다. 사랑하는 왕비의 간청을 어기고 황금 사슴을 사냥하다 요정의 저주를 받은 야수의 기구한 사연이다.
다른 판본들은 생략했던 야수의 과거를 재창조한 일이 약이자 독이 됐다. 플래시백 조각들을 통해 시간을 넘나드는 구조가 지루함을 줄여주긴 한다. 신화적 상상력의 장도 확장된 듯하다. 그러나 원작의 신비감은 반감됐다. 야수란 그 자체로 매혹적인 존재다. 인간에게 그의 속에 꿈틀거리고 있는 해석 불가능한 야성을 겉으로 드러내 비춰주기 때문이다. 그런 존재를 매끈
잘 그린 그림책을 넘겨보는 느낌 <미녀와 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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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작가 요나스 요나손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화한 <창문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양로원에서 탈출한 100살 할아버지의 여정을 담은 예측불허 로드무비 코미디다. 알란 칼슨(로베르트 구스타프손)은 100살 생일날 무작정 여행길에 오른다. 양로원 직원들은 생일 케이크에 어렵사리 100개나 되는 양초를 꽂고 알란의 방문을 연다. 하지만 그는 창문 너머로 사라진 뒤였다. <창문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두개의 이야기 축을 갖고 있다. 하나는 100살 노인 알란의 여행담으로 그가 뜻밖의 사건에 휘말리고 여러 사람들과 조우하며 기이하고 유쾌한 모험을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다른 하나는 알란의 내레이션으로 설명되는 그의 과거사로 20세기 현대사의 중요 장면들이 등장한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개의 서사는 서로 맞물리며 각자의 스토리를 뚝심 있게 펼쳐나간다.
특별한 목적지 없이 길을 떠난 알란은 버스정류장에서 마주친 남자의 여행 가방을 떠맡게 된다. 돈다발로
양로원에서 탈출한 할아버지의 여정 <창문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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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막 뒤, 생애 마지막 작품을 끝낸 금발의 여배우가 스탭들의 환호를 받으며 스튜디오를 빠져나간다. 슬로모션으로 찍힌 그녀의 뒷모습이 그레이스 켈리(니콜 키드먼)의 가장 화려했던 나날로 관객을 유인하는 듯하다. 그렇게 시작되는 이 영화는 세 단락으로 나뉜다. 초반부의 그녀는 아직 할리우드의 추억에 젖어 있다. 수동적인 왕비 역할에 대한 불만을 떨치고자 히치콕의 신작 출연 제안을 받아들이기도 한다. 하지만 프랑스의 경제 조치로 나라와 남편이 위기에 빠지자 왕비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기로 하는데, 그 전환기가 중반부에 해당한다. 후반부에는 왕비란 배역을 능숙히 연기할 수 있게 된 그녀가 모나코를 구해내면서 세기의 왕비로 거듭나는 과정이 담겨 있다.
올리비에 다한 감독은 이미 <라비앙 로즈>(2007)로 유명 인물의 굴곡진 삶을 무난한 드라마로 옮겨내는 데 나름의 재주가 있음을 증명한 바 있다. 그리고 올해 칸영화제 개막작으로 화제를 모은 이 작품에서도 일정 수준의 스토리텔링
그녀의 화려했던 삶의 이면 <그레이스 오브 모나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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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 많은 문제 소녀 와즈다(와드 모하메드)는 최근 자전거에 마음을 뺏겼다. 하지만 어머니는 물론 교장 선생님도 여자가 자전거를 타서는 안 된다고 주의를 주고, 와즈다의 주머니에는 자전거를 살 돈도 없다. 그런데 어느 날 반가운 소식이 전해진다. 학교에서 개최하는 코란 퀴즈 대회에서 1등을 하면 거액의 상금을 준다는 것이다. 이에 와즈다는 주위 사람들의 놀란 시선 속에서 열심히 코란을 공부하며 대회를 기다린다. 과연 와즈다는 상금을 탈 수 있을까, 그리고 자전거를 타고 남들 앞에서 거리를 신나게 달릴 수 있을까.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여성감독 하이파 알 만수르의 <와즈다>는 어린아이가 처한 험난한 현실을 여러 측면에서 조명한 성장영화다. 영화 속 와즈다가 직면한 문제는 크게 세 가지이다. 첫 번째는 여자란 이유로 자전거도 못 타게 하는 문화적 보수성이다. 남자의 시선이 닿는 장소에서는 놀 수 없고 자전거를 타다 넘어진 소녀에게 부상보다 ‘순결’을 먼저 확인하는 이 사
코란 암송을 통해 꿈을 이루다 <와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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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윤(황금희)은 습작에서 벗어나 제대로 된 소설을 쓰고 싶어 한다. 그사이 친구 희경(김희진)은 유명한 소설가가 된다. 지윤과 희경은 서로 비슷하기에 지윤이 하는 모든 것은 결국 희경을 따라하는 것이 되어버린다. 소설에 도움을 줄 만한 그림을 찾던 지윤은 희경 역시 그림을 소재로 글을 구상 중이라는 말에 신비한 사연을 가진 고가의 명화를 선점한다. 그 그림은 중국 파견 미국 정보원이자 재미동포인 피터(남성진)가 중국의 부호 왕 회장으로부터 선물받은 그림이다.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던 피터는 알고 지내던 동생 혜진(배정화)의 도움으로 그림을 팔기 위해 한국을 찾는다. 그러던 중 피터는 그림이 공개되는 것을 꺼리는 왕 회장으로부터 감시와 협박을 받는다.
<여덟 번의 감정>에서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하려고 시도했던 감독이 여전히 진행 중인 숙제를 품고 4년 만에 내놓은 작품이다. 소설을 쓰려는 지윤의 욕망과 그림의 소유자인 피터의 상황이 이야기를 추동하며 둘을 연결하는 인물로서
소설 쓰는 여자와 그림을 가진 남자 <미국인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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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체(안토니아 리스코바)는 희망 없는 구직에 염증을 느끼고 창업을 계획한다. 그녀의 창업 아이디어는 단짝 친구인 로셀라(알레시아 피오반)가 전업으로, 농구 선수인 마르티나가 부업으로 삼고 있던 ‘캠걸’이라는 사이트에서 아이디어를 빌린 것이다. ‘캠걸’은 고객의 요구에 따라 여러 서비스를 제공하는 성인 화상채팅 사이트다. 카피라이터 지망생답게 알리체는 자극적이고 직접적인 키워드 대신 포괄적인 키워드를 검색어 광고에 활용하는 역전략으로 대박을 친다. 다른 사이트보다 월등히 높은 수익을 캠걸들에게 지급하는 알리체의 사이트는 캠걸들에게도 높은 인기를 끌게 된다. 하지만 고임금은 캠걸들의 근무 태만을 불러오고, 새로운 사이트까지 가세해 경영이 악화되자 알리체와 친구들의 갈등도 깊어진다.
<캠걸>의 감독 미르카 비올라는 기혼에 엄마라는 사실을 숨기고 미스 이탈리아에 선발되었다가 뒤늦게 사실이 밝혀지면서 자격이 박탈됐던 전력이 있는 배우 겸 감독이다. <캠걸>에는 여성
그녀들이 자립하는 과정 <캠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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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바둑을 매개로 만난 두 사람이 있다. 민수(조동인)는 프로기사의 실력을 갖고 있지만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어둠의 세계에서 내기바둑으로 하루하루 살아간다. 한편 폭력 조직의 두목인 남해(김뢰하)는 최근 조직 생활에 회의를 느끼고 바둑에 부쩍 관심을 두고 있다. 어느 날 우연히 만난 민수와 바둑을 두고 큰 실력 차로 진 남해는 민수를 곁에 둔 채 본격적으로 바둑을 배우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때부터 민수는 어둠의 세계로 더 깊이 발을 들여놓는다.
<하얀전쟁> 등에서 시나리오작가로 활동했던 조세래 감독의 연출 데뷔작 <스톤>은 그동안 한국영화가 많이 선택하지 않은 소재인 바둑을 본격적으로 다룬다. 겉보기에 정적으로 느껴지는 바둑이 과연 장르적으로 적절한 소재인지 걱정이 먼저 들지만 의외로 민수가 벌이는 여러 차례의 바둑 대결은 극적인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특히 내기바둑을 둘러싼 건달과 ‘꾼’들의 머리싸움은 구체적인 세부 묘사와 함께 웬만한 액션 신보다 더 신선
어둠의 세계와 바둑 <스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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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은 외로운 사람들의 피난처가 될 수 있을까. 샘(브라이언 개러티)은 과거의 어떤 사건 이후 직업도 없이 이곳저곳을 떠도는 중이다. 그러던 중 한 술집에서 매력적인 여성 에이미(크리스틴 리터)를 만나 특별한 하룻밤을 보낸다. 마침 살 곳을 구하던 샘이 생활비 한푼이 아쉽던 에이미의 집에 얹혀살기로 하면서 두 사람은 동거를 시작한다. 이들은 가족 문제와 같은 각자의 상처로 현실의 벽을 느끼면서도 싸움과 화해를 반복하며 성장해간다.
원작 연극의 작가인 제시카 골드버그가 연출까지 겸한 <사랑은 소설처럼>은 저마다의 문제를 가진 사람들이 가족이란 이름으로 서로를 위로하는 영화다. 인상적인 것은 이들의 아픔을 바라보는 영화의 성숙한 시선이다. 샘은 소중한 사람이 죽은 후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으며 에이미의 동생은 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다. 심지어 에이미는 마을 사람들에게 ‘헤프다’는 욕까지 듣고 있다. 하지만 감독은 이들이 쉽게 절망에 휩쓸리게 두지 않는다. 주인공들은 어려움
상처를 가진 사람들에게 <사랑은 소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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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인 젭(토니 세르빌로)은 40년 전 쓴 단 한권의 소설로 인기를 얻은 사교계 유명인사다. 하지만 65번째 생일을 맞은 그는 자신이 평생 즐겨왔던 화려한 파티도, 흥겨운 음악도, 아름다운 여인들도, 예술에 대한 치열한 논쟁들도 더이상 자신의 삶을 채워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문득 알게 된다. 때마침 잊고 있던 첫사랑의 사망 소식이 날아들고, 가늠할 수 없는 상실감 속에서 그는 로마를 거닐며 삶과 죽음, 그리고 아름다움에 대해서 사색하기 시작한다.
노년에 접어든 젭은 자신 앞에 훌쩍 다가온 죽음을 지켜보며 새롭게 세상을 경험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자신이 이제껏 열광하며 잡으려 애썼던 것들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 또한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것들을 놓치고 살았는지 깨닫는다. 이제 젭은 이 새로운 ‘눈’으로 자신의 삶과 세상의 아름다움을 다시 바라본다.
셀린의 소설 <밤 끝으로의 여행>의 한 구절로 시작하지만, 젭이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는 일련의 ‘심리적 여정’을
삶과 죽음, 그리고 아름다움 <그레이트 뷰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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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구박을 피해 반찬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잘 풀리지 않는 시나리오를 붙들고 작가의 꿈을 버리지 못하는 규정(최윤영)은 친구의 남자친구를 짝사랑하는 신세다. 일도 사랑도 꼬여만 가는 규정 앞에 어느 날, 마늘도 먹지 못하고 햇빛도 싫어하는 천재과학자 남걸(박정식)이 나타난다. 규정은 자기도 모르게 그의 기이하고 수상한 모습에 점점 더 빠져들고, 꽉 막혀 있던 그녀의 시나리오도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한다.
<그댄 나의 뱀파이어>는 ‘한국형 뱀파이어 로맨스 영화’를 만들어 보겠다는 신인감독의 의지가 담겨 있는 영화다. 그런데 어떤 장르도 현실에서 조금만 발을 떼면 쉽게 설 자리를 찾지 못하는 ‘한국’에서 ‘뱀파이어’를 과연 어떻게 ‘수긍 가능’하게 불러올 것인가는 큰 골칫거리였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는 재치 있게 장르적 상상력이 필요한 순간들은 규정의 시나리오로 우회해서, 그리고 규정과 남걸이 겪는 일상의 이야기들은 현실에 기반을 두고, 일정 정도의 공감대를
‘한국형 뱀파이어 로맨스 영화’ <그댄 나의 뱀파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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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범 감독의 이전 영화들에서 남자주인공은 모두 울었다. 하나같이 미성숙했고 늘 어떤 사건 속에서 한 여자를(<열혈남아>의 나문희, <아저씨>의 김새론) 만나고서야 비로소 성장했다. 그러니까 제목을 <우는 열혈남아> <우는 아저씨>라고 해도 됐다. 그리고 이번에도 운다. 모두 ‘불현듯 터져나오는’ 울음이라는 공통점이 있는데, 이번에 가장 많이 운다. 세 번째 장편영화 <우는 남자>는 감독 스스로 ‘우는 남자 3부작’이라고 부르는 시리즈의 종착역이다. <우는 남자>는 언제나 비슷한 남자주인공을 그려온 그의 선명한 자의식이 ‘<아저씨> 다음 영화’라는 타이밍과 충돌한다. <우는 남자>를 향한 만족과 불만족 모두 거기서 기인한다.
어려서 한국 땅을 떠나 낯선 미국에 정착한 뒤, 홀로 킬러로 살아온 곤(장동건)은 목표물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한 소녀를 죽이고 만다. 그로 인해 자신의 삶에 깊은 회
‘우는 남자 3부작’ 시리즈의 마지막 <우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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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천국>의 주세페 토르나토레 감독 신작 <베스트 오퍼>는 상당히 섬세한 미스터리물이다. 일단 제목부터 상기할 필요가 있다. ‘베스트 오퍼’란 미술품 경매에서 최고 제시액이자, 인생과 맞바꿀 가치가 있는 작품을 만났을 때 제시하는 최고가를 의미한다. <베스트 오퍼>의 주인공인 버질 올드먼(제프리 러시)은 인생을 건 베스트 오퍼를 하게 되고 영화는 과연 그의 선택이 옳았는지 지켜본다. 세계 최고의 미술품 경매사 버질은 한번도 실수를 범한 적이 없는 명실상부 완벽한 경매사이다. 절도 있으면서도 유머러스한 버질의 경매 진행은 그가 소개하는 미술품들의 명성에 걸맞다. 고급스러운 취향을 갖고 있는 버질은 의상, 음식 등 모든 것을 최고급으로 누리며 살고 있다. 결벽증을 갖고 있는 버질은 평생 여자를 사귄 적 없는 모태 솔로다. 현실에서는 여자를 만날 엄두도 내지 않는 버질이지만 남들이 모르는 특별한 취미를 갖고 있는데 바로 여성 초상화 수집벽이다. 마음에
인생과 맞바꿀 가치가 있는 작품 <베스트 오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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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도시 자체가 거대한 무덤인 천년 고도 경주에서의 하룻밤을 다룬다. 친한 형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귀국한 베이징대 정치학과 교수 최현(박해일)은 문득 7년 전 본 춘화(春畵)의 기억을 더듬어 경주를 찾는다. 하지만 춘화가 있던 찻집 아리솔의 주인은 바뀌고 그림의 행방은 알 수 없다. 최현은 옛 애인, 조용한 모녀, 관광안내원 등을 만난 뒤 다시 찻집 아리솔을 찾아오고, 찻집 여주인 공윤희(신민아)는 두 번째 본 최현에게 묘한 매력을 느낀다.
소박한 유머들과 엉뚱함이 살아 있기에 <경주>는 장률의 유쾌한 영화일 것이다. 곳곳에 죽음을 딛고 있으면서도, 생의 긍정일 춘화의 행방을 좇는다는 점에 있어서도 그러하지만 생명력이 충만한 지방 도시 여름의 낮과 밤을 다룬다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만남의 반복, 술자리 그리고 남녀간의 미묘한 감정 등은 홍상수적 소재처럼 보이지만, 장률은 끝내 인간과 풍경에 대한 기품을 잃지 않는다. 경주의 여신으로 묘사될 뿐 환상에서조차 위험
낭만적 판타지의 공간 <경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