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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목소리(크리스티안 루오다넨)가 언젠가 아버지(투르카 마스토마키)와 함께 밤하늘을 보던 날을 회상한다. 그날 부자는 커다란 나무 아래에 함께 앉아 있었다. 지금은 나무가 한 그루밖에 남지 않았지만 과거엔 일대가 거대한 숲이었다고 아버지는 이른다. 그렇게 자연을 담은 카메라의 시선과 더불어 남자의 음성이 핀란드의 고대 전설을 말하기 시작한다. 그에 따르면 바다의 신 뵈이네는 육지로 올라와 달과 별을 보면서 숲을 건설했다고 한다. 뵈이네는 엄지손가락만 한 요정 삼프사에게 지시를 내려 그때부터 산에는 전나무가, 언덕에는 소나무가, 계곡에는 떨기나무, 그리고 늪에는 자작나무가 자라나기 시작했다.
여타의 자연 다큐멘터리와 다르게 <숲의 전설>은 자연의 모습을 세밀하게 파헤치지 않는다. 대신 보이지 않는 지구의 정신을 담으려 애쓴다. 이 과정에서 두 감독의 범신론적 상상력이 돋보인다. 숲의 모든 활동은 요정의 영역이라거나, 죽음조차 자연의 일부라는 해석, 모두가 잠잠해질 무
보이지 않는 지구의 정신 <숲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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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에도 이미지가 있다면 ‘착한’ 단어일수록 오염되기 쉽다. ‘우리’와 ‘가족’이라는 단어도 이에 속한다. 공동체의 끈끈함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 때론 그 이름 아래 착취를 정당화하거나, 명백히 존재하는 차별을 손쉽게 가리는 데 이용된다. 탈북 청소년에 관한 이야기가 ‘우리가족’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을 때도 그 속뜻은 의심받기 쉽다. 이 말은 그들이 우리가 아니라는 사실을 더욱 공고히 드러내고 있지 않은가. 또는 ‘장애우’라는 단어가 지닌 모순이 그렇듯, 그 단어 자체가 누군가는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져야 할 대상으로, 다른 누군가는 불편한 주체의 위치로 미리 위계 짓는 것은 아닌가. 이런 우려와는 달리 <우리가족>은 가족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하는,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족 이야기다.
탈북 청소년이 한집에 모여 산다. 그들의 구심점이 되어준 이는 평범한 남한 노총각 김태훈씨다. 2005년부터 북한 이탈주민들의 보호시설 하나원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한 태훈씨는 그곳에서 탈
탈북 청소년에 관한 이야기 <우리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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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의 공주 만화들이 중산층 보수주의 여성 판타지를 충족시키는 데 기여한다면 드림웍스의 왕족 만화들은 아동 교육물에 대한 강남 좌파적 갈증을 해소시켜주는 데 효과 만점이다. <드래곤 길들이기> 시리즈도 후자를 충족시키기 위한 많은 ‘정치적 올바름’을 구현하고 있다. 일단 주인공 히컵은 육체노동의 신성함을 존중하는 바이킹 혈통이며, 부족장이지만 단순히 혈통을 근거로 한 권력 이양에 회의를 품고 있다. 무엇보다 본인의 신체적 장애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더 나아가 자신의 적성과 능력 개발을 통해 그것을 보완했다는 점에서 매우 모범적인 주인공이라고 볼 수 있다. 1편에서는 ‘드래곤’이라는 타자에 대해 무조건적인 공포감을 가지고 있었던 바이킹족들이 히컵을 통해 진실을 알게 되고 소통하는 과정을 다루었다. 2편에서는 히컵이 완전히 극복하지 못했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새로운 부족장으로서 자질을 확인해가는 과정이 담겨 있다.
2편에서 히컵은 자신의 어머니를 만난다.
훨씬 더 화려하고 강력해진 드래곤들의 라인업 <드래곤 길들이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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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에 출현한 <혹성탈출> 시리즈는 미래 사회에서는 유인원이 인간을 지배한다는 충격적인 상상력으로 명성을 얻었다. 더불어 특수분장 역시 당시로서는 손꼽히는 수준의 성취를 자랑했는데, 더 그럴듯한 유인원을 만들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할리우드 특수분장팀은 그로부터 몇 십년을 거치면서 실력을 쌓아갔다. 그로부터 반세기가 지나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2011)에 이르자 할리우드는 특수분장이 아닌 모션 캡처 액션과 CG의 결합으로 완벽한 유인원의 모습을 창조하는 데 성공했다.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은 치명적인 바이러스 ‘시미안 플루’로 인류가 거의 멸망하고 소수만이 살아남은 시점에서 시작된다. 유인원들은 도시를 떠나 숲에서 그들의 세상을 만들었다. 도시는 폐허가 되었고, 10년간 인간과 유인원은 서로 다른 공간에 머물며 마주치지 않고 살아왔기 때문에 유인원들은 인간이 멸종한 것이 아닐까 추정하고 있다. 그 평화가 깨진 것은 도시의 비상전력이
인간과 유인원의 전쟁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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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 성격을 가진 27살의 프란시스는 뉴욕에서 활동 중인 댄서다. 그녀에게는 안락한 집은 물론 마음을 털어놓을 애인과 친구가 있으며 꿈을 펼칠 직장도 있다. 그런데 그것들이 어느 날부터 사라지기 시작한다. 애인과 헤어지고 친구와는 싸우더니, 어느 날 무대에 설 기회가 사라지고 급기야 주머니 사정마저 나빠진다. 이 정도면 절망에 빠질 법도 하지만 프란시스는 특유의 낙천적인 성격으로 이 어려움을 이겨낸다.
노아 바움백 감독이 연출하고 주연배우인 그레타 거윅이 시나리오에 참여한 <프란시스 하>는 프란시스의 캐릭터에 많은 것을 기댄 영화이다. 그런 맥락에서 <프란시스 하>는 매우 사랑스러운 작품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빈틈도 많지만 솔직하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프란시스는 미워하기 힘든 매력의 소유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객이 프란시스에게 매력을 느끼는 것과 프란시스가 스스로를 매력적이라 느끼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다. 즉 <프란시스 하>는 나르시
‘4차원’ 매력의 그녀 <프란시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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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도심에서 거대 크레인이 현금수송차량을 습격한다. 가면을 쓴 괴한들은 일사불란한 작전하에 금고를 탈취한다. 수송차량을 호위하던 경찰은 거친 총격전을 벌이지만, 무력하게 그들을 놓치고 만다. 수사팀의 총책임자 루이(유덕화)는 임무에 충실한 베테랑 경찰이지만 용의자 차오에 대한 확실한 증거를 얻지 못하는 상황이다. 유일한 연결고리는 현장에서 잡힌 타오싱봉(임가동). 우연히도 루이와 안면이 있는 동창생으로 출소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무장강도팀의 범죄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수사는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진목승 감독의 2000년대 영화에 꾸준히 각본을 쓴 원금린의 연출 데뷔작이다. 홍콩영화의 전형적인 범죄 누아르에 진목승 영화를 계승한 듯한 액션이 더해졌다. 수사팀이 현장을 급습하는 과정에서의 건물 폭파 장면이나, 시가지 총격 신 끝에 이어지는 가스 폭발은 진목승 감독의 장기를 충실히 재현한 티가 난다. 여기에 유덕화, 임가동의 노련한 연기까지 더해지면, 지난 10년 동안 홍
홍콩 액션 누아르 <파이어스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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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코리키에는 ‘천하무적’이 필요가 없다. “짜릿한 성취감도, 화려하게 빛날 기회도 없는” 외딴섬 키코리키는 평화로운 낙원이다. 그런데 우연히 발견한 TV가 문제의 시작이다. 키코리키의 순진한 동물 주민들은 24시간 생중계되는 파란 가면 루시엔의 활약에 단번에 사로잡힌다. 악당 칼리가리 패거리에 맞서 도시를 지키는 영웅 루시엔! 그를 TV로만 지켜볼 수 없다는 결심을 한 그들은 직접 그를 만나기 위해 도시로 떠나는 배를 띄운다. 그러나 꿈은 여기까지다. 파도를 넘어 힘겹게 도시에 이르자 입국 서류가 없다는 이유로 이민국 감옥에 갇히고, 홀로 떨어진 고슴도치 지코는 삭막한 거리에서 길을 잃는다. 고생 시작.
<천하무적 키코리키>는 2004년 러시아에서 TV시리즈로 방영된 애니메이션 <키코리키>의 극장판이다. 이야기는 끝까지 ‘천하무적’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파란 가면 루시엔의 활약은 연출된 TV쇼에 불과하고, 루시엔을 연기하는 배리는 값싼 급료에 고용된 노동자
“진짜 영웅이 아니면 어때?” <천하무적 키코리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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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라는 질문은 이 영화 앞에서 무용하다. 이 작품은 음모를 파헤치는 미스터리가 아니며 난관의 해결을 향해 전개되는 스토리 영화도 아니기 때문이다. <언더 더 스킨>은 외계인의 신체 강탈을 소재로 한 SF영화다. 킬러 로라(스칼렛 요한슨)는 아름다운 지구인으로 가장한 채 밴을 몰고 다니며 남성들을 유인한다. 로라에게 이끌린 남성들은 검고 끈끈한 늪으로 이끌려 피부만 벗겨진 채 나머지는 상상만 가능할 어떠한 곳으로 운송된다. 이 연쇄살인이 그녀 자신을 위해서인지 다른 목적을 위해서인지는 끝내 밝혀지지 않는다. 그녀는 자신의 배후에 있는 거대한 목적의 무심한 매개자로 보일 뿐이다.
영화를 위해 전라노출을 불사한 스칼렛 요한슨은 제몫을 다했다. 그녀의 입장이 모호해 보이는 것은 성격화의 실패이거나 연출상의 결함이 아니다. 로라에게 성격과 감성이 배제되어 있다는 것이 중요한 설정이기 때문이다. 영화는 미헬 파버르의 동명 SF소설을 느슨하게 각색했다.
추상적 감성을 실체화한 실험영화 <언더 더 스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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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걸리더라도 천천히 가는 게 더 좋다고 주장하는 남자가 있다. 낙천적 성격의 음악감독 정우(이상윤)가 바로 그다. 우연치 않은 기회에 광고 기획자 수경(윤진서)과 일하게 된 정우는 사적으로나 공적으로 그녀와 상반된 성향임을 확인한다. “인생은 어차피 혼자 달리는 단독 레이스가 아니다”라는 자신의 주장과 다르게, 수경은 “혼자라도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사는 게 더 좋다”고 말하는 타입이다. 그렇지만 두 사람은 연인이 된다. ‘불안정한 가족사’가 던진 화두가 서로를 묶어주고, 또다시 ‘와인’이란 공통분모가 둘의 취향을 엮는다. 그렇게 친해진 두 사람은 미국에서의 광고 프로젝트에 동행하게 되고, 이윽고 본격적 연애를 시작한다. 그렇지만 둘의 로맨스가 꽃피우려는 찰나, 예상치 못했던 훼방꾼이 등장해서 그들을 방해한다. 5년 만에 미국에서 만난 정우의 여동생 소영(이솜)이 오빠의 곁을 지키는 수경을 질투한 것이다.
<산타바바라>는 2010년에 개봉한 <맛있는 인생&g
강렬하지 않은 삼십대의 연애 <산타바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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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약 등 세상의 수많은 중독 중 가장 무서운 것이 무엇일까? <땡스 포 쉐어링>은 섹스중독이라고 대답한다. 섹스중독자는 몸에 늘 마약 주삿바늘이 꽂혀 있는 것과 같아 가장 위험하다고 설명한다. 섹스중독자들의 고통과 연대를 그린 영화 <땡스 포 쉐어링>은 섹스중독 현상을 묘사하는 것보다 지난한 치유과정에 초점을 두고 있다. 섹스중독으로 인해 파괴된 가족이나 친구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애쓰는 인물들의 노력은 처절하다. <땡스 포 쉐어링>은 섹스중독자 치유 모임 참가자들의 개별 사연을 따라간다. 10년째 모임을 이끌고 있는 마이크(팀 로빈스)는 알코올중독에 이어 섹스중독까지 겪으며 삶과 가정이 파괴될 지경에서 극적으로 회생한 인물이다. 모임에서는 절대적인 신뢰를 받고 있지만 정작 아내와 아들은 그에 대한 원망과 불신이 크다. 8개월 만에 집으로 돌아온 마이크의 아들은 드러내놓고 아버지를 위선자라고 비아냥거린다. 마이크는 스스로를 치유하기에 바빠 가족들
가장 무서운 중독 <땡스 포 쉐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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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인수(강하늘)는 사는 게 괴롭다. 학교에선 따돌림당하기 일쑤고 귀신들은 원한을 풀어달라고 쫓아다니니 말이다. 퇴마사 삼촌(김정태)이 사는 강원도의 한 학교로 전학 간 인수는 빈번히 마주치는 소녀귀신(김소은)의 억울한 사연이 무엇일까 궁금해한다. 한편 학교 안에는 무시무시한 괴담이 떠돌고 학생들이 하나둘 사라지기 시작한다.
<소녀괴담>은 귀신 보는 외톨이 소년이 기억을 잃은 소녀귀신을 만나 공감을 느끼며 학교에 떠도는 빨간 마스크 괴담과 연쇄실종의 비밀을 풀어나가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공포영화에 약한 관객도 불편하지 않게 볼 수 있는 수준으로 제작되었다. CG와 음향효과로 관객을 놀라게 하는 유형의 영화가 아니기 때문이다. 대신 외톨이 소년과 소녀귀신의 만남을 통해 로맨스 요소를 섞었고, 퇴마사 삼촌의 에피소드를 웃음의 포인트로 삼아 드라마를 엮어나간다. 하지만 그 효과가 긍정적인지는 의심스럽다. 퇴마사 삼촌의 존재는 학교폭력, 집단 따돌림, 학교 내 방관자들의 문
귀신을 보는 소년과 소녀귀신의 만남 <소녀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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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교수(조한철)는 철학과 교수다. 한때 신부가 되려고 했던 그는 아내와 잠자리를 같이하지 않으며, 학교에서도 원리 원칙대로 학생들에게 학점을 준다. 그러던 어느 날 윤 교수는 강의 도중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정신은 멀쩡하지만 몸은 손가락 하나 제대로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윤 교수를 간호하다 지친 아내는 간병인 숙희(채민서)를 고용한다.
영화는 윤 교수와 숙희를 두축으로 남자와 여자, 이성과 감정, 정신과 몸의 문제를 이야기해나간다. 이성과 정신을 대변하는 윤 교수 캐릭터에 비해 숙희의 캐릭터는 변화무쌍하다. 꽃을 좋아하고 손발톱을 화려한 색깔로 치장하는 천진난만한 소녀의 이미지가 있는가 하면, 원하지 않아도 남편과 잠자리를 하는 순종적인 모습도 보여준다. 환자를 돌볼 때도 어머니처럼 따뜻하게 대하다가도 일순 폭력적으로 그들 위에 군림하기도 한다. 상반되는 두 캐릭터가 만나는 지점은 남자가 정신은 깨어 있지만 스스로의 몸을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제 윤 교수의 몸을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질문 <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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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에 소설 <테레즈 라캥>이 나왔을 때, 에밀 졸라는 평론가들로부터 외설을 즐기는 몹쓸 놈 취급을 받았다고 한다. 고아나 다름없는 테레즈 라캥(엘리자베스 올슨)이 자신을 거둬준 고모(제시카 랭)의 강요 아래 병약한 사촌(톰 펠튼)과 결혼했다가 그의 예술가 친구 로랑(오스카 아이삭)과의 육욕에 빠져 남편을 죽이고 그와 결혼하지만 결국 죄의식에 시달리다 자살하는 이야기였으니, 충분히 그럴 만했을 것이다. 원작자의 주장대로 “신경과 피의 지배” 아래 움직이는 인물들을 “과학적”으로 기록하고자 한 이 자연주의적 비극은 21세기에 영화를 통해 다시 읽어도 섬뜩하고 처연하다. 특히 테레즈와 로랑 사이에 존재했던 금기가 제거된 뒤 그들의 욕망 또한 차갑게 식어가는 과정이 냉혹하고 엄격하게 묘사돼 있다.
마르셀 카르네나 박찬욱의 번역본에 비하면, 찰리 스트레이턴의 2014년작은 고전문학의 대중화를 꾀한 문고판 같은 영화다. 원제(In Secret)만 봐도 쉬운 로맨스영화로 받아
150여년 동안 끊임없이 부활해온 원작 <테레즈 라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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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의 끝은 어디일까. 리우데자네이루 한복판에서 유괴 사건이 벌어지자 유괴된 여자아이의 아버지인 베르나르도(밀헴 코타즈)는 자신의 내연녀 로사(린드라 릴)를 범인으로 지목한다. 그러나 그녀는 아이를 데려간 건 맞지만 다른 공범이 있다고 말한다. 베르나르도의 아내 역시 다른 남자와 바람을 피우고 있었으며, 그 남자의 아내가 진짜 범인이라는 것이다.
브라질의 신인감독 페르난도 코임브라의 <울프 앳 더 도어>는 한 여인의 복수를 그린 영화다. 처음 15분만 본다면 이 영화를 복잡한 내용의 추리극으로 오해할 수도 있지만 이야기는 의외로 간단하다. 사랑하는 남자에게 배신을 당한 여성이 자신이 당했던 것을 그대로 갚아주는 것, 이것이 이야기의 전부이며 그 과정에서 관객을 속이는 복잡한 트릭은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영화는 여자가 얼마나 잔인한 일들을 겪었고 그 끝에 어떤 극단적인 선택을 내리는지 차근차근 설명한다. 즉 유괴, 강간, 납치, 살인과 같은 자극적인 소재를 통해 평범했
한 여인의 복수 <울프 앳 더 도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