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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딴 바닷가 마을에 자리잡은 고풍스런 대저택에 금발의 소녀 마니가 산다. 마침 방학을 맞아 이 마을에 요양차 들른 12살 소녀 안나는 친구 없이 혼자 지내던 마니와 자연스레 친해진다. 안나는 부모를 잃고 ‘아줌마’ 요리코에게 입양된 자신의 과거를 마니에게 털어놓기도 한다. 그런데 안나가 마니를 만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정신을 잃고 인근 숲에 쓰러진 채 발견되어 마을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스튜디오 지브리의 20번째 극장용 장편애니메이션 <추억의 마니>는 영국 아동문학 작가 조앤 G. 로빈슨의 소설 <추억의 마니>(When Marnie Was There)가 원작이다. 지브리의 전작들을 판타지에 주력하는 작품과 리얼리티를 중시하는 작품으로 거칠게 나눈다면, <추억의 마니>는 두 영역의 장점을 모두 끌어안으려 한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1), <하울의 움직이는 성>(2004)과 같은 동적인 영화들의 구조를
스튜디오 지브리의 20번째 장편애니메이션 <추억의 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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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은 여전히 다큐멘터리의 중요한 화두 중 하나다. 춘천 약사동의 망대와 주변 사람에 관한 기록인 <망대>는 공간을 다루되 시간여행이라는 개념을 도입한다. 비 내리는 어두운 도시. 때는 2037년, 장소는 춘천이다. 7년 전 타임머신이 개발된 덕에 시간여행이 가능해졌다. 정부는 시간여행을 통제하려 하지만, 통제망을 피해 다른 시간에 숨어 버린 불법체류자들이 다수 양산된다. 시간감시관인 ‘나’는 불법체류 행위를 조사하기 위해 2014년의 춘천에 파견된다. 불법체류자들은 춘천 약사동의 망대 주변으로 숨어든다. ‘나’는 조사를 마무리하는 차원에서 불법체류자들과 마을 사람들을 인터뷰하기 시작한다.
문승욱 감독은 <나비> <로망스> 등 극영화로 먼저 이름을 알렸다. 2009년 <시티 오브 크레인>을 시작으로 다큐멘터리쪽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감독은 다큐멘터리를 만들 때도 자신의 극영화적 베이스를 반영해왔다. 인천을 배경으로 한 <시티 오브
보이지 않던 것을 보이게 만드는 시선의 힘 <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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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암 니슨이 또 총을 들었다. 이번에는 은퇴한 킬러다. 뉴욕 브루클린의 밤을 지배하는 갱단 소속 킬러 지미 콘론(리암 니슨)은 현역 시절 ‘무덤제조기’라 불릴 만큼 악명이 높았다. 의리와 핏줄을 중요시하는 조직의 보스 숀(에드 해리스)은 망나니 아들 대니(보이드 홀브룩)를 목숨처럼 아낀다. 지미 역시 가족을 꾸리긴 하지만 그의 아들 마이클(요엘 신나만)은 가족을 내팽개친 아버지를 증오하며 산다. 그러던 어느 날 보스의 아들 대니가 사고를 치고 만다. 대니는 자신이 누군가를 죽이는 현장을 목격한 마이클을 처리하기 위해 도망가는 그를 뒤쫓지만 마침 마이클을 찾아온 지미는 아들을 죽이려는 범죄자이자 보스의 아들을 자기 손으로 죽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다. 소식을 전해 들은 보스 숀 역시 아무리 오랜 친구라지만 조직의 보스로서 아들을 죽인 남자와 그 가족을 살려둘 수는 없는 노릇이다.
<런 올 나이트>는 아들을 잃고 복수를 다짐한 아버지와 아들을 살리려 애쓰는 아버지가 맞
뉴욕 도심에서 펼쳐지는 화려한 액션 <런 올 나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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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 일급 카지노에서 일하는 닉 와일드(제이슨 스타뎀)는 얼른 은퇴하고 한적한 곳으로 떠나기를 원한다. 하지만 엉망이 된 채로 나타난 옛 연인 홀리(도미닉 가르시아 로리도)가 복수를 도와달라 청하면서 닉의 계획도 물거품이 된다. 그녀의 복수 대상은 악명 높은 부호 대니(마일로 벤티미글리아)로, 잘못 건드렸다가는 역풍맞기 십상인 난감한 상대다. 실력을 감추고 지내던 닉은 홀리의 복수를 돕기로 한다.
제이슨 스타뎀의 이름만 보고 <와일드 카드>를 <분노의 질주>류의 액션영화로 오해했다면 실망할지도 모른다. 신용카드 한장으로 무장 거한들을 제압하는 어떤 장면을 제외하고는 닉은 몸 쓰는 일이 거의 없다. 직접 말하길, “비행자격증을 보유하고 있고, 도쿄에서 가라테를 수련했으며 예일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5분 만에 암기한 <뉴욕타임스> 기사를 5주간 복기 가능할뿐더러 국제권투대회에서 3회 연속 챔피언을 달성한 데 이어 4개 국어도 유창”하다는 닉은
특수한 정신 능력을 가진 한 남자의 복수극 <와일드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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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외딴 지방 페리고르에서 송로버섯 농장을 운영하던 라보리(카트린 프로)는 우연한 기회로 대통령(장 도르메송)의 개인 셰프를 의뢰받고 엘리제궁으로 입성한다. 그녀는 유능한 보조 니콜라(아르튀르 뒤퐁)의 도움을 받아 관저의 딱딱한 시스템을 유연하게 대처해나간다. 화려한 격식보다는 어린 시절 먹던 가정식을 원하는 대통령의 입맛을 금세 만족시키지만, 수십년간 엘리제궁의 음식을 전담했던 주방장의 시기는 짙어만 간다. 정신없이 돌아가는 업무와 남성 중심으로 돌아가는 주방의 곱지 않은 시선에 라보리는 회의를 느낀다.
요리를 소재로 하는 영화는 대개 유쾌하고 힘차다. 음식이 만들어지는 장면들은 빠른 편집을 타고 소상히 기록되고, 손쉽게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별미를 즐기는 인물들의 모습은 하나같이 해맑기 마련이다. 프랑스의 미테랑 전 대통령의 식탁을 책임졌던 다니엘레 델푀의 실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엘리제궁의 요리사>는 그런 요리영화의 컨벤션에서 살짝 비껴 서 있다. 영화는
다니엘레 델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엘리제궁의 요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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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0대 소년 소녀들의 우상이었던 <트와일라잇> 스타들의 연기인생 제2막은 이미 시작됐다. 프랜차이즈의 히로인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프랑스의 작가 감독 올리비에 아사야스(<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와의 협업으로 잠시 유럽영화의 품에 안겼고, 종종 연기력을 지적받기도 했던 ‘뱀파이어’ 로버트 패틴슨은 <코스모폴리스> <맵 투 더 스타>를 통해 크로넨버그의 페르소나로 거듭났다. 그렇다면 ‘늑대인간’이었던 테일러 로트너는? 그의 행보는 독립영화, 예술영화에 가리지 않고 출연하며 어떻게든 전작의 그림자에서 벗어나려는 다른 두 배우와 다소 거리가 있다. 노력한다고 해서 누구나 가질 수는 없는, 우람한 근육질의 몸을 지닌 테일러 로트너는 자신의 신체적 장점을 활용한 작품에서 종종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존재의 비밀 때문에 거대 조직에 쫓기는 청년을 연기한 액션영화 <어브덕션>이 그러한 짐작을 가능하게 했다면, 그가 본격적인 파쿠르
밀어내려 할수록 운명처럼 가까워지다 <트레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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퉁명스럽게 생긴 초록 괴물(슈렉)이 동화책을 찢어 엉덩이를 닦기 시작했을 때부터였을까. ‘오리지널 비틀기’는 언제부턴가 고전 동화를 원작으로 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영화가 지녀야 할 필수적인 미덕처럼 인식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러한 ‘비틀기’가 계속될수록, 자극적인 새로움에 대한 관객의 피로도 또한 누적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가끔은 백설공주가 발리우드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을 봐야 할 이유가 과연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것이다.
디즈니의 신작 <신데렐라>는 <슈렉>(2001)과 정반대의 의미로 보는 이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하는 영화다. “옛날 옛적에…”로 시작하는 영화의 도입부부터 너무도 자연스럽게 원작 동화와 입장을 달리하는 지점을 찾고자하는 관객의 심리를, <신데렐라>는 보기좋게 배반한다. 영화의 주인공은 한 작은 시골 마을에 사는 소녀 엘라(릴리 제임스)다.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고, 계모와 새언니들의 핍박 속에서 재투성이
클래식한 감성의 구현 <신데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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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비겁한 남편이 있다. 스키여행을 떠난 토마스(요하네스 바 쿤게)와 가족들은 테라스에서 식사를 하던 도중 눈사태가 일어나는 광경을 목격한다. 눈보라가 식당으로 밀어닥치는 순간 토마스는 가족들을 버린 채 혼자 도망친다. 다행히 식당을 덮친 건 눈사태 여파로 인한 눈 먼지였고 사람들은 모두 무사하다. 하지만 아내 에바(리사 로벤 콩슬리)는 토마스에 대한 신뢰를 잃었고 부부 관계에 생긴 균열은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간다.
북유럽 특유의 건조한 유머가 곁들여진 <포스 마쥬어: 화이트 베케이션>은 요란스럽지 않으면서도 세련되게 화면을 연출하는 솜씨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영화 초반의 눈사태를 제외하면 화면은 내내 정적이고 극적인 사건은 거의 없으며 카메라의 움직임도 절제돼 있다. 하지만 영화는 지루할 틈이 없다. 루벤 외스트룬드 감독은 매 장면 부부 관계가 틀어지는 과정을 묘사할 단순하지만 강력하고 위트 있는 장치들을 장착해놓았다. 가령 에바가 친구 커플과 식사하는 자리에서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심사위원상 수상작 <포스 마쥬어: 화이트 베케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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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밤이 너희들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 <위플래쉬>의 후반부, 중요한 재즈 공연을 앞두고 스승은 학생들에게 말한다. 너희들이 잘해내면, 유명 음반사나 재즈클럽에 들어갈 수 있다고. 그러나 만약 실패한다면 다른 직업을 알아봐야 할 거라는 말도 그는 잊지 않는다. 업계를 움직이는 플레이어들은 작은 실수조차 결코 잊지 않기 때문이다. 한끗 차이로 승리자와 패배자가 영원히 나뉘는 이 아슬아슬한 세계에 1류 재즈 드러머가 되고자 하는 한 학생이 있다. 그의 이름은 앤드류(마일스 텔러). 그는 운 좋게 뉴욕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스튜디오 밴드에 들어가지만 그곳에는 악마 같은 잔혹함으로 학생들을 몰아붙이는 선생 플레처(J. K. 시먼스)가 있다.
오직 뛰어난 연주만이 살아남는다. <위플래쉬>가 그려내는 재즈계에서는 선배도, 동료도, 심지어 자기 자신도 중요하지 않다. 악마 같은 스승이든 유약한 제자든, 그들에게 중요한 유일한 한 가지는 어떻게든 이 진창 같은 음악
역동적인 재즈의 리듬감을 이식하다 <위플래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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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트릭트 9> <엘리시움>의 닐 블롬캠프의 세 번째 장편영화다. 블롬캠프는 늘 배제된 자들의 상황을 공간적으로 구축하는 데 관심을 가져왔다. <채피>에서는 갱들의 공간에 특수한 인물로서 로봇 캐릭터가 중심에 놓인다. 로봇 개발자 디온(데브 파텔)은 폐기 처분될 위기에 처한 경찰 로봇 스카우트 22호를 인간의 마음을 가진 로봇 채피(샬토 코플리)로 재탄생시킨다. 그와 경쟁관계인 빈센트(휴 잭맨)는 파괴를 본령으로 한 로봇 개발에 힘쓰면서 디온을 경계한다. 채피는 예상되는 위험을 피해 뒷골목의 갱스터 무리의 손에 넘겨진다.
도입부는 <로보캅>(1987)을 연상시킨다. 다만 <로보캅>에서 주체는 인간이었지만, <채피>에서 주체는 기계(로봇)다. 로봇은 인간을 이용해 내면을 가진 온전한 주체로 탈바꿈한다. 인간이 숙주가 된 세상은 그리 새로울 것이 없다. 그것은 <매트릭스>(1999)에서 이미 예견한 세계다.
한계를 뛰어넘은 로봇의 성장기 <채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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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의 시골 마을 소라치에는 텃밭을 가꾸듯 일상을 소박하게 일구어나가는 사람들이 모여 산다. 도쿄에서 음악을 공부하던 아오(오오이즈미 요)는 돌발성 난청 때문에 꿈을 접고 동생 로쿠(소메타니 쇼타)가 있는 고향 소라치로 돌아온다. 아오는 피노 누아 와인을 만들기 위해 포도를 재배하고 로쿠는 강아지 바베트를 키우며 밀농사를 짓는다. 그러던 어느 날 캠핑카로 여행 중인 에리카(안도 유코)가 등장하면서 마을에는 새로운 활력이 돈다. 자유분방한 기질의 에리카는 날마다 동네 사람들을 캠핑카로 초대해 와인 파티를 여는 한편 암모나이트를 찾기 위해 포도밭 근처에 땅 구덩이를 파기 시작한다.
미시마 유키코 감독의 데뷔작 <해피 해피 브레드>(2011)가 카페 ‘마니’에 관한 세편의 짧은 단편을 엮은 옴니버스영화였다면 <해리 해피 와이너리>는 소라치에 모인 세 인물 아오와 로쿠, 에리카의 이야기를 긴 호흡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소재는 빵에서 와인으로 바뀌었지만 두 작품
어른들을 위한 동화 <해피 해피 와이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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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에서 시시오(후지와라 다쓰야)의 교토 방화를 가까스로 막은 켄신(사토 다케루). 부족한 힘을 메우고자 스승 히코 세이쥬로(후쿠야마 마사하루)에게 비천어검류 최후의 비기를 전수받는다. 이윽고 시시오의 본거지에서 국가 전복을 노리는 십본도를 막기 위한 최후의 대결을 벌인다. <전설의 최후편>은 원작 <바람의 검심> 중 가장 인기 있는 에피소드였던 십본도와의 싸움을 본격적으로 다룬다. 사실상 한편의 영화를 상하편으로 나눈 것으로, 전작 <교토 대화재편>이 상황 설정과 캐릭터 설명에 치중했다면 이번에는 켄신의 성장과 어두운 과거, 그리고 최후의 대결에 모든 역량을 쏟아붓는다. 전작에서도 두드러졌던 스타일리시한 액션 연출은 한층 강화됐고, 재현하기 힘든 빠른 칼놀림과 다소 비현실적인 기술들도 상상 이상으로 충실하게 재현됐다.
하지만 전작과 마찬가지로 한정된 시간에 모든 이야기를 담으려는 욕심이 이번에도 발목을 잡는다. 각각의 캐릭터가 충분한 설명 없이
스타일리시하고 호쾌한 액션 <바람의 검심: 전설의 최후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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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사랑을 유지하는 건 어렵다. 금실 좋은 부부라도 지루한 시간의 두께에 질리기 마련이다. <파리 폴리>는 권태에 빠진 중년 부부가 무뎌진 감정을 회복하는 과정을 따라간다. 목장을 운영하는 무뚝뚝한 남편 자비에(장 피에르 다루생)는 전원생활의 단조로운 일상에 익숙하다. 하지만 예민한 감수성의 소녀 같은 아내 브리짓(이자벨 위페르)은 무료한 생활에 조금씩 지쳐간다. 아들마저 도시로 떠나버려 답답함을 느끼던 그녀는 우연히 만난 연하남에게 마음이 흔들린다. 얼마 뒤 브리짓은 남편을 속인 채 충동적으로 파리 여행을 떠난다.
애정이 끝나면 우정으로 살아간다고 하지만 평생 가슴 설레는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브리짓은 3일간의 짧은 파리 여행을 통해 우리가 일상이라는 변명으로 잊고 살았던 자극을 체험한다. 하지만 파리에서의 일탈은 외도나 감정적인 흔들림과는 조금 다르다. 그녀의 갈증은 특정 인물이나 잘생긴 연하남을 향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자극에 관한 욕망
권태기 부부가 무뎌진 감정을 회복하는 과정 <파리 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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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슈퍼히어로.’ 한때 <버드맨> 시리즈로 스타덤에 올랐던 주인공 리건 톰슨(마이클 키튼)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수식어다. 재기를 꿈꾸는 리건은 할리우드 대신 브로드웨이로 향한다. 하지만 극단은 재정난에 시달리고, 공연 직전 영입한 스타배우(에드워드 노튼)는 통제 불능의 나르시시스트이며, 매니저인 딸(에마 스톤)은 약물중독이다. 성공해야 한다는 중압감에 짓눌린 리건은 버드맨의 환청에 시달린다.
<버드맨>은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등 4개 부문을 수상했다. 감독은 리건을 중심으로 혈관처럼 복잡하게 얽혀 있는 관계를 속도감 있게 그려낸다. 애인과 전처, 동료배우와 딸, 제작자와 비평가는 차례대로 리건과 부딪히며 그를 폭발 직전의 상태로 몰아간다. 리건이 느끼는 불안과 강박을 드러내기 위해 그의 내면을 파고드는 대신 그를 옥죄어오는 주변세계를 생생하게 묘사하는 편을 택한 셈이다. <그래비티>의 롱테이크로 유명한 촬영감독 에마누엘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 <버드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