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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입성을 노리는 야심 많은 신진 정치인 종찬(김주혁)은 선거를 앞두고 예민해져 있다. 그의 아내 연홍(손예진)은 물심양면으로 남편을 보필한다. 그런데 선거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어느 날 갑자기 딸 민진(신지훈)이 실종된다. 종찬과 참모진이 민진의 실종보다 선거의 향방에 더 관심이 가 있자 연홍은 이에 화를 내며 단독으로 민진의 흔적을 되짚기 시작한다. 학교와 경찰서를 분주히 오가던 연홍은 민진과 가까운 친구였다는 미옥(김소희)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비밀은 없다>는 <미쓰 홍당무>(2008)에 이은 이경미 감독의 8년 만의 연출작이다. 평범한 제목과 예측 가능한 몇몇 지점으로부터 국내 스릴러영화의 스테레오타입을 예상한다면 조금 실망하거나 (좋은 의미로) 크게 충격을 받을 것이다. 영화가 응당 흘러가리라 예상한 곳에서부터 <비밀은 없다>는 괴이한 전복을 시도한다. 그리고 그 시도가 나쁘지 않다. 황량하고 순진한 십대 소녀들과 그들의 공간이 특히
이경미 감독의 독특한 여성 캐릭터 <비밀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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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CIA 정보요원 빌 포프(라이언 레이놀즈)는 반정부 테러 조직에 쫓기는 신세다. 더치맨이라 불리는 해커 얀 스트룩(마이클 피트)이 미군 긴급 지휘 통제 시스템인 ‘비질런트 쉴드’를 해킹한 뒤, 그걸 CIA에 되파는 조건으로 미국 망명과 영주 여권을 요구한다. 미군의 모든 미사일이 발사될 수 있는 위험 상황인 까닭에 CIA는 얀의 요구를 들어주기로 한다. 조직의 명령을 받은 빌은 돈과 망명 여권이 든 가방을 들고 얀을 만나러 가는 길에 테러 조직에 붙잡혀 죽임을 당한다. ‘모든 정부는 무너져야 한다’는 신념을 가진 이 반정부 테러 조직은 비질런트 쉴드를 가로채 세계 규모의 혁명을 일으키려고 한다. CIA 런던 지국장 퀘이커 웰스(게리 올드만)는 비질런트 쉴드가 테러 조직의 손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죽은 빌의 뇌를 살아 있는 사람에게 이식해 테러 조직보다 먼저 얀을 찾아내려고 한다. CIA는 감옥에 수감 중인 제리코(케빈 코스트너)를 뇌이식 수술 대상자로 선택하고, 뇌과학
이식된 기억으로 테러에 맞선다 <크리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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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반대 성격과 취향을 가진 디(스펜서 그래머)와 제니(알렉사 베가)는 룸메이트다. 화려한 외모의 디는 유흥을 즐기며 자유롭게 지내고, 진지한 성격의 제니는 내적 평온을 추구하며 철학과 여행에 깊은 관심을 두고 있다. 둘은 서로의 기분을 과히 거스르지 않는 선에서 나름 잘 지내보려고 애쓴다. 그러던 중 대학원 진학을 위해 큰돈이 필요해진 제니는 난자 기증으로 학비를 마련해보려 하는데 디가 자신을 따라 난자 기증 인터뷰를 신청했음을 알게 된다. 디가 심술을 부린다고 생각한 제니는 폭발하고 둘의 싸움은 걷잡을 수 없는 상태로 번진다.
<룸메이트>는 한편의 블랙코미디로 꽤 흥미롭다. 진로, 생활, 외모, 취미, 스트레스, 성적 욕구 등 20대 여성들이 보편적으로 고민할 법한 이슈들까지 적절히 반영했기 때문이다. 간결한 프로덕션으로 만들어진 영화이지만 대사와 소품에서 20대 여성의 심리와 현재를 세심하게 관찰한 점도 눈에 띈다. 캐릭터는 다소 도식적이지만 캐릭터에 대한 묘사는
공감 가능한 현실반영적 호러영화 <룸메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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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 승우(이선호)는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조용한 시골 마을 삼례로 향한다. 도착한 첫날 밤부터 승우는 뭔가 이상한 기운을 느낀다. 모텔에서 내려다본 삼례의 밤거리에는 기웃거리는 정체 모를 남자가 있고 건너편 모텔에는 묘령의 여자가 승우에게 뜻모를 눈빛을 보낸다. 다음날 삼례를 둘러보던 승우는 삼례에서 나고 자랐다는 소녀 희인(김보라)과 우연히 만난다. 승우를 보자마자 희인은 그가 삼례 사람이 아니라는 걸 간파하며 당돌하게 그를 살핀다. 희인은 승우에게 자신은 ‘유난히 희한한 인간’이며 ‘특별한 인간’이라는 알 수 없는 말만 한다. 삼례에서 유일하게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는 희인이 승우도 싫지 않다. 둘은 함께 삼례를 걷기 시작한다. 희인이 자주 간다는 성당, 희인의 엄마가 묻혀 있다는 기암절벽을 둘러보고 희인의 무당 할머니도 만난다. 하지만 이들 여정을 좇아가봐도 두 사람이 어째서 교감을 나누게 됐는지는 알 길이 없다.
승우는 종종 이상한 꿈을 꾼다. 우주의 거대한 행성이 움
환상과 반복을 통해 보여주는 추상의 감정 <삼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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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러제트(suffragette)는 20세기 초 영국과 미국의 여성 참정권 운동가를 지칭하는 말이다. 19세기 후반 영국에선 여성의 참정권 획득을 위한 입헌운동이 진행됐고, 1903년 에머린 팽크허스트가 ‘여성사회정치동맹’을 결성하면서 서프러제트의 과격한 행동을 이끌었다. 그 결과 1928년 영국 여성은 남성과 동등하게 참정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서프러제트>는 20세기 초 세탁공장의 평범한 노동자였던 한 여성이 서프러제트로 변모해가는 과정을 통해 여성 해방운동의 뜨거운 역사의 한 페이지를 들춘다.
한 아이의 엄마이자 아내이며 또한 세탁공장 노동자인 모드 와츠(캐리 멀리건)는 런던 시내에서 서프러제트들이 돌멩이로 거리의 유리창을 깨뜨리며 시위하는 모습을 목격한다. 가혹한 노동현실과 부당한 처우를 묵묵히 견뎌오던 모드는 우연한 기회에 의회에서 여성들의 현실을 발언할 기회를 얻는다. 부당한 현실을 바꾸려면 여성에게도 투표권이 있어야 하고, 투표권을 얻기 위해선 행동해
특별한 소수의 이야기 아닌 평범한 다수의 이야기 <서프러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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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대 영국, 서로 다른 삶을 살고 있지만 누구보다 빨리 달리고 싶다는 같은 목표를 가진 두 남자가 있다. 케임브리지 대학의 신입생 해럴드(벤 크로스)는 사회적 성공을 바라지만 유대인으로서의 한계를 절감한다. 그는 달리기에 강박적으로 집착함으로써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자 한다. 한편 선교사를 꿈꾸는 독실한 기독교인 에릭(이언 찰슨)은 곧 중국으로 떠날 예정이지만 달리기에 큰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그는 신이 자신에게 빠른 다리를 허락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더욱 빨리 달리기 위해 훈련을 거듭한다. 그리고 1924년, 육상인에게 꿈의 무대인 파리올림픽이 다가온다.
실제 인물들의 이야기를 영화화한 휴 허드슨 감독의 1981년작 <불의 전차>는 서로 다른 이유로 같은 목표에 집착하는 두 주인공의 대조적인 모습이 흥미를 주는 작품이다. 유대인으로서 사회적 박탈감을 느끼는 해럴드와 개인적 욕망과 종교적 가치 사이에서 갈등하는 에릭은 그 자체로도 흥미로운 인물들이지만
서로 다른 이유로 같은 목표에 집착하는 두 주인공 <불의 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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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처럼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11살 소녀 선(최수인)은 여름방학이 시작되는 날 교실 앞을 서성이던 전학생 지아(설혜인)를 만난다. 금방 단짝이 된 두 사람은 방학 동안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내며 서로의 비밀을 공유한다. 하지만 학기가 시작되자 지아의 태도가 다시 달라진다. 선이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 지아는 따돌림을 주도하는 보라(이서연)를 따라 선을 밀어낸다. 상처를 품은 두 소녀가 질투와 두려움에 서로의 비밀을 발설하기 시작하자 관계는 점점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막연한 동심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들>은 사실 누구나 겪어온 관계의 어려움을 새삼 되돌아보는 영화다. 아직 진심을 능숙하게 감추지 못하는 소녀들은 질투, 부러움, 공포, 미안함 등 사람이 사람을 대할 때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투명하게 드러낸다. 표면적으로는 순수했던 그 시절에 대한 회상처럼 보이는 사건들은 우리가 억눌러온 진짜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내주는 효과적인 장치인 셈
누구나 겪어온 관계의 어려움 <우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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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되어야만 움직일 수 있는 소년 자경단, 닌자터틀 4인방은 여전히 혼란한 뉴욕 시내를 지키고 있다. 전편에서 감옥에 갇혔던 사상 최악의 범죄자 슈레더(브라이언 티)는 복수를 꿈꾸며 탈옥해 외계 괴물 크랭과 손을 잡고 신비의 보랏빛 약물을 손에 넣는다. 슈레더의 호송을 담당했던 경관 케이시 존스(스티븐 아멜)는 슈레더의 타임워프와 닌자터틀을 목격했다는 증언을 하지만 서장 빈센트(로라 리니)는 그 말을 믿지 않고 케이시를 정직 처분한다. 하는 수 없이 케이시는 슈레더의 위험천만한 복수극을 막기 위해 닌자터틀 4인방과 손을 잡는다.
닌자터틀 4인방과 에이프릴 오닐(메건 폭스)의 재회를 부각한 전편에 비해 <닌자터틀: 어둠의 히어로>는 시리즈의 아이덴티티를 강화하고 파워풀한 액션물이자 소년 성장담으로서의 매력을 더했다. 긍정적인 점은 4인방 각각의 성격과 10대 소년으로서의 고민이 짙게 나타난 부분이다. 지상세계를 동경하는 미켈란젤로는 인간을 동물로 바꾸고, 동물을 인간으
소년 성장담으로서의 매력 <닌자터틀: 어둠의 히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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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노의 아들 트랭크는 용맹한 기사가 되고 싶다. 하지만 봉건제가 깊게 뿌리내린 시골 마을에서 그런 꿈은 망상에 불과하다. 트랭크 가족을 포함해 마을 사람들은 포악한 기사 베르톨트의 가렴주구로 신음하고 있다. 하루는, 상납한 농작물의 양이 마땅치 않다는 이유로 트랭크의 아버지가 감옥에 갇히는 일이 일어난다. 트랭크는 아버지를 구할 길을 찾아 도시로 떠난다. 저잣거리에서 트랭크는 국왕이 내건 방을 본다. 검술대회에서 우승하고 ‘숯쟁이들의 숲’에 살고 있는 용을 무찌르면 소원 한 가지를 들어주겠다는 것.
중세 말 독일을 배경으로 한 애니메이션이다. 당대의 계급 차별이나 지배계급의 폭정, 기사도의 붕괴와 같은 사회상이 풍부하게 그려진다. 피지배계급 내에서도 사람들에 의해 마을에서 쫓겨난 숯쟁이 무리를 등장시키는 등, 피지배계급과 지배계급을 단순히 선과 악으로 구분해 피지배계급을 고되지만 선한 삶을 사는 인물들로 묘사하지는 않는다. 사람들이 두려워하지만 동시에 처치하려는 용을 기르며 눈에
중세 말 독일을 배경으로 한 애니메이션 <꼬마기사 트랭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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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소년 짐(크레이그 로버츠)은 외롭다. 한때 게임을 함께하던 친구 마이클도 어떤 연유에선지 더이상 짐의 집에 놀러오지 않는다. 아무도 찾지 않는 영화관에서 홀로 누아르영화를 보는 것 말고는 별다른 취미가 없는 짐의 소망은 누군가와 웃고, 떠들고, 즐거워하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그에게 관계를 맺는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그러던 어느 날 옆집에 멋진 차를 탄 근사한 외모의 미국인 청년이 찾아온다. 자신을 딘(에밀 허시)이라고 소개하는 그는, 짐에게 왕따에서 벗어날 방법을 가르쳐주겠다며 접근한다.
<저스트 짐>은 영락없이 <파이트 클럽>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다. <파이트 클럽>에서 타일러(브래드 피트)가 잭(에드워드 노튼)에게 그랬듯, <저스트 짐>에서 딘은 짐의 판타지를 충족시켜주는 존재다. 하지만 이들의 달콤한 동행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자신이 동경하던 존재가 스스로의 삶에 너무 깊숙이 개입했다는 점을 깨닫는 순간, 이미 게임
자아의 균열과 공포에 대한 이야기 <저스트 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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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드레노어가 황폐해지자 오크의 여러 부족들은 차원문을 통해 아제로스 대륙으로 건너온다. 이에 스톰윈드의 레인 왕(도미닉 쿠퍼)과 총사령관 안두인 로서(트래비스 핌멜)는 수호자 메디브(벤 포스터)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왕국과 백성들을 지킬 방안을 강구한다. 한편 오크 흑마법사 굴단(오언조)의 지옥마법의 위험을 감지한 서리늑대부족 족장 듀로탄(토비 켑벨)은 굴단을 타도하기 위해 인간과 연합하기로 결심한다.
1994년부터 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대표작 <워크래프트> 시리즈가 처음으로 영화화됐다. 게임의 방대한 세계관을 제대로 구현할 수 있을지, 가상의 세계를 얼마나 충실하게 묘사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쏟아졌는데, 결과적으로 무난한 첫걸음을 뗐으니 과한 걱정은 접어둬도 좋다. 많은 팬을 확보한 MMORPG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아니라 시리즈의 출발이랄 수 있는 <워크래프트> 1편에 가까운 시점을 택한 영화
게임의 방대한 세계관을 구현하다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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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모범 경찰이었던 필재(김명민)는 현장 경험과 인맥을 활용하며 법조계 브로커로 이름을 날린다. 동료 형사 용수(박혁권) 때문에 경찰복을 벗어야 했던 그는 삶을 한순간에 망가뜨린 용수에 대한 복수심으로 가득하다. 어느 날, 필재 앞으로 편지 한통이 날아든다. 발신인은 대해제철 며느리 살인사건의 가해자이자 사형수로 복역 중인 순태(김상호). 순태는 편지를 통해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필재에게 사건의 진실을 밝혀달라 간청한다. 해당 사건을 담당했던 형사가 용수였다는 사실을 안 필재는 사건 기록과 연루된 인물들을 찾아다니며 복수를 위해 진실을 파헤친다. 결국 필재는 사건에 얽힌 용수의 비리를 밝혀내지만 숨겨져 있던 더 큰 진실과 마주한다.
대기업과 비리 검•경이 안팎으로 연루된 살인사건을 형사 출신 주인공이 파헤치는 과정을 담는다. 범인의 정체를 밝히는 것보단 범인을 제대로 검거해 응징하는 데 초점을 둔다. 통상 이같은 장르물이 내놓는 익숙한 결론들을 예상해볼 때 결국 재미를 쌓아
상황을 비트는 코미디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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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와 여자>는 아프리카의 여성할례 혹은 여성성기절제에 관한 다큐멘터리다. 한국인들에게는 한 다리 건너 남의 일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만큼 시의적절한 이슈도 없다.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위협적인 상황에 노출되고 있는 지금의 한국 여성들의 현실을 살피는 것과 여성에 대한 고착된 성역할이 부른 여성성기절제를 들여다보는 건 일맥상통한다. 아프리카에서는 12월이면 여성성기절제가 관행처럼 행해진다. 전통적, 종교적 이유로 이를 긍정하는 쪽에서는 여성할례라 한다. 하지만 여성 신체를 훼손하는 이런 전통에 반대하는 쪽은 여성성기절제라는 용어를 쓴다. 영화는 일단 양쪽의 입장을 다 들어보자는 입장이다. 여성할례 지지자들은 소녀들이 어른 ‘여자’가 되기 위해서는 꼭 겪어야 할 통과의례로 할례를 말한다. 할례하지 않은 소녀는 언제까지고 아이처럼 행동한다, 결혼을 하려면 할례를 해야 한다, 할례한 여성만이 남편이 집을 비워도 남편이 신뢰할 만한 정숙한 여성일 수 있다는 논리다. 가부장적 질
관습을 거부하고 한곳에 모인 소녀들 <소녀와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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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의욕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이치코(안도 사쿠라)는 32살 백수다. 멀쩡하게 대학까지 졸업했지만 이치코가 하는 일이라곤 조카와 게임하기, 만화책 보기, 편의점에서 간식 사먹기뿐이다. 그런 그녀를 한심해하는 여동생과 ‘격렬하게’ 다툰 끝에 이치코는 대책 없이 독립을 선언하고,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백엔’짜리 물건을 파는 편의점에서 심야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사회성 없는 이치코 곁에 이런저런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고, 동네 체육관 소속 권투 선수 가노(아라이 히로후미)를 알게 되면서 이치코는 뜻하지 않게 복싱에 빠져들게 된다.
줄거리로만 영화를 판단한다면 <백엔의 사랑>은 새로울 것 없는 영화이다. ‘히키코모리’나 다름없는 주인공이 우연히 새 인연을 만나 우여곡절 끝에 (잊고 있던) 삶의 의지를 되찾게 된다는 이야기를 우리는 수없이 보아왔다. 하지만 <백엔의 사랑>은 이 뻔한 이야기를 ‘삐딱하게’ 다룸으로써 단조로움을 우회한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
단조로움을 우회한 삐딱함 <백엔의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