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유일하게 탐구하는 것은 아직 맛보지 못한 풍미입니다.” 프랑스 퀴진의 대부 알랭 뒤카스가 아직도 먹어보지 못한 맛을 찾아서 전세계를 여행한다. 미슐랭 스타 총 21개에 달하는 스타 셰프인 뒤카스는 지난 50년간 쉼없이 음식을 만들고 맛봤지만 “아직도 새롭게 발견할 것들이 많다”. <알랭 뒤카스: 위대한 여정>은 이 유명한 맛의 탐험가를 따라서 세계 곳곳을 발빠르게 좇아다니는 활기찬 로드 다큐멘터리다. 일본, 중국, 미국, 필리핀, 브라질 등을 오가면서 뒤카스는 자연주의와 글로컬(glocal)의 화두를 꺼낸다. 길거리 음식에서 파인다이닝에 이르기까지, 재료 본연의 풍미와 지역 특성이 평가의 주요 관심사다. 우아하게 통감자를 요리한 후배 셰프에게 “감자를 송로버섯처럼 요리하지 말라”고 충고하기도 한다. 이처럼 베테랑의 굳센 철학과 에너제틱함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베르사유 궁전 내부에 최초로 레스토랑을 여는 역사적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브라질에서 신선한 카카오를
<알랭 뒤카스: 위대한 여정> 아직도 먹어보지 못한 맛을 찾아서
-
라우라(페넬로페 크루즈)는 딸 이레네, 아들 디에고와 함께 동생 아나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고향을 찾는다. 그곳에서 오랜만에 가족, 친구들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결혼식은 온 마을이 떠들썩할 만큼 화려하고 성대하게 치러진다. 축제가 무르익을 때쯤, 마을이 정전되면서 결혼식 행사는 성급히 마무리된다. 그때쯤 자신의 방에 자러 간 이레네가 갑자기 사라진다. 당황한 라우라는 딸을 납치했다면서, 살려주는 대가로 거액의 돈을 요구하는 메시지를 받는다. 라우라의 가족뿐만 아니라 오랜 친구이자 과거 연인이던 파코(하비에르 바르뎀)까지 나서 이레네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온 가족이 발을 동동 구르며 납치범이 누구인지 짐작할 만한 단서를 찾고, 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등 이레네를 살려낼 방법을 찾는 과정과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서스펜스는 여느 유괴영화와 크게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아스가르 파르하디 감독은 스릴러 장르 문법을 이용해 인물들간의 관계와 그 속에 얽힌 사연을 파고드
<누구나 아는 비밀> 사랑하는 딸이 감쪽같이 사라진다
-
모든 것은 기후변화로부터 시작된다. <데드 돈 다이>는 이상기후로 북극에 균열이 생기고 지구의 궤도가 바뀌며 죽은 자들이 살아나는 세기말 풍경을 조명한 영화다. 미국 근교의 외딴 마을 센터빌이 배경으로, 경찰 콤비 클리프(빌 머레이)와 로니(애덤 드라이버), 동료 경찰 민디(클로에 셰비니), 마을에 새로 온 장의사 젤다(틸다 스윈턴), 좀비영화를 너무 많이 본 주유소 직원 바비(케일럽 랜드리 존스)와 괴팍한 인종차별주의자 프랭크(스티브 부세미) 등의 마을 사람들이 갑자기 무덤을 파헤치고 나온 좀비에 대처하는 모습을 담았다. 어느 날부터인가 밤이 사라지고, 마을에 하나밖에 없는 레스토랑을 운영하던 주민들이 누군가에 의해 잔혹하게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심드렁한 경찰 로니는 마을에서 이상한 일들이 일어날 때마다 “이거 불길한데”라는 말을 되뇐다. 그의 말이 마치 주문이라도 되듯 불길한 일들은 점점 더 자주 일어난다. 그리고 사라졌던 밤이 돌아온다.
<데드 돈 다이
<데드 돈 다이> 갑자기 무덤을 파헤치고 나온 좀비
-
교통사고로 전신마비 상태가 된 뒤 인생 2막을 시작한 미국의 만화가 존 캘러핸의 실화를 담았다. 재활을 거쳐 간신히 휠체어 생활을 하게 된 존(호아킨 피닉스)은 술을 끊지 못하고 어두운 생활을 지속하다가 결국 알코올중독자 모임에 합류한다. 모임의 정신적 지주인 도니(조나 힐)와 교류하고, 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아누(루니 마라)와 사랑에 빠지면서 존의 생활에도 변화가 일어난다. 불행에 찌들었던 한 남자가 해학이 넘치는 인기 만화를 그리게 되기까지, 영화는 한 인간이 지나온 깊은 슬픔의 격류에 애써 저항하지 않고 함께 휘말려든다. 존의 회고에 의지해 시간을 넘나들며 자유롭게 펼쳐지는 내러티브 전개가 유려하다.
<돈 워리>를 떠받치는 힘은 사랑과 유머다. 온몸이 침대에 결박돼 있는 상황에서도 코끝에 꽃다발을 대어주는 존재가 있다는 것은 이 영화가 바라보는 가장 큰 기적이다. 백지 위에 단순하고 부드러운 선으로 그리는 존 캘러핸의 만화는 세상만사를 유연하고 코믹하게 바라보
<돈 워리> 인생 2막을 시작한 미국의 만화가 존 캘러핸의 실화
-
-
시한부 선고를 받은 소년이 있다. 오히려 공부도 열심히 하고 부지런히 살아보려는 현재(정제원)에게 벌어지는 건 안 좋은 일투성이다. 평소 좋아하던 수민(김보라)에게 마음을 고백했다가 차이고, 친구 지훈(이건우)은 어떻게 자신에게 아픈 사실을 숨길 수 있느냐며 절교를 선언한다. 이들이 다니는 학교에 전학 온 병재(이도하)는 수민과 지훈에게 ‘특이한 애’ 취급을 받지만, 현재와는 미묘하게 대화가 잘 통한다. 지훈이 수민을 좋아하고 사실 수민이 현재의 병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가운데, 현재는 자신의 교복을 병재에게 물려주기로 마음먹는다.
시한부 소년이 자살 시도를 했다는 과거사가 암시되고 복잡하게 얽힌 연애 감정이 인물들을 쥐고 흔들지만, <굿바이 썸머>는 신파에 빠지지 않고 청량한 기운을 잃지 않는 독특한 청춘영화다. 타임라인을 뒤섞은 플롯이나 어색한 침묵의 시간까지 고스란히 담아낸 롱테이크 촬영도 일반적인 하이틴 로맨스물과 차별화된다. 무엇보다 여름의 계절감과
<굿바이 썸머> 청량한 기운을 잃지 않는 독특한 청춘영화
-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주전장>은 여기에서 시작한다. 2016년 11월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일본과의 외교 관계 개선에 있어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언급했다. 2015년 12월 28일 한일 두 나라 정부는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한일 일본군 위안부 협상을 타결했다. 하지만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다.
일본 우파세력이 ‘백인 미국인’ 남성들을 고용해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일본 보수주의자들의 주장을 퍼뜨리는 데 유튜브를 이용하고 있다. 그 자신이 유튜버이기도 한 일본계 미국인 미키 데자키는 위안부에 대한 일본 극우세력의 거짓 정보를 하나씩 ‘팩트체크’ 해나간다. 그 과정에서 일본의 극우주의자들을 만나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가짜뉴스’란 어떻게 생겨나는가에 대한 지식도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위안부가 20만명에 달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닌데, 일단 커 보이는 숫자가 유리하니까 피해자 측에서 그 숫자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반
<주전장>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
시리즈 최초로 코난이 해외 무대로 진출한다. <명탐정 코난>의 23번째 극장판 <명탐정 코난: 감청의 권>은 싱가포르의 랜드마크인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을 배경으로 코난과 괴도 키드, 그리고 가라테 천재 쿄고쿠의 삼파전이 펼쳐진다. 유명 가라테 대회를 관람하기 위해 싱가포르로 떠난 코난 일행은 언제나 그랬듯 살인사건에 휘말린다.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로비에서 셰릴린 탄이란 변호사가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하는데, 그녀는 코난 일행과 친분이 두터운 청년 쿄고쿠의 후원자이기도 했던 것. 한편 셰릴린 탄 변호사가 죽기 전에 만났던 레온 로우라는 경영 컨설턴트는 싱가포르의 최고 갑부 중 한 사람인 존한 첸이 소유하고 있었던 전설적인 보물 사파이어 ‘감청의 권’을 보관하고 있던 인물. 그런데 존한 첸이 ‘감청의 권’을 가라테 대회 우승자에게 주려 하자 평소 이를 탐내던 레온 로우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극장판 19기 <명탐정 코난: 화염의 해바라기> 이후 4년 만
<명탐정 코난: 감청의 권> 싱가포르를 둘러싼 거대한 음모의 전말
-
기사를 위해서라면 반유대주의 모임에 몰래 잠입하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는 행동파 기자 프레드 플라스키(세스 로건)는 회사가 거대 재벌 기업에 흡수되자 스스로 직장을 박차고 나온다. 백수가 된 그는 20년 전 짝사랑했지만 왠지 서로 민망한 기억만 남긴 샬롯 필드(샤를리즈 테론)와 우연히 재회하는데, 미 최연소 국무장관으로 이름을 날린 그는 2020년 대선후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다소 과격하지만 유머가 있는 프레드의 글에 흥미를 느낀 샬롯은 그에게 선거 캠페인 연설문 작가 자리를 제안한다. 전세계를 누비는 샬롯의 행보에 함께하게 된 프레드는 자연스럽게 그와 사랑에 빠지고, 프레드 특유의 재치도 샬롯의 연설에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그들이 추진하는 지구 재활 계획이 재벌 그룹의 이익에 반한다는 이유로 외압을 받게 되면서 두 사람의 연애는 위기를 맞는다. <노팅힐>(1999)로부터 20년, <롱 샷>은 그 세월의 흐름을 실감할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다. 인종문제나
<롱 샷> 인생에 공통점이라고는 1도 없는 두 사람
-
세종이 한글을 만드는 과정에 불자들의 도움이 있었다는 가설을 전제로 하는 영화. 세종(송강호)은 신하들 모르게 조선의 고유한 언어를 만들려 하지만 번번이 한계에 부딪힌다. 팔만대장경을 지키는 해인사 신미 스님(박해일)의 존재를 우연히 알게 된 세종은 소리문자에 해박한 신미 스님의 도움을 받아 훈민정음 창제 작업을 시작한다. 세종의 아내 소헌왕후(전미선)와 두 아들 수양(차래형), 안평대군(윤정일), 신미 스님의 제자 학조(탕준상), 학열(임성재) 등 다양한 인물들이 세종과 신미 스님을 돕지만 완전히 새로운 언어를 창조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조선 왕조로 인해 집안이 멸망한 신미 스님의 과거는 유교 국가의 왕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진 세종과 끊임없이 마찰을 빚는다. <황산벌>(2003), <평양성>(2010), <사도>(2014) 등의 기획, 제작, 각본에 참여했던 조철현 감독의 장편 연출 데뷔작인 <나랏말싸미>는 역사의 빈칸을
<나랏말싸미> 훈민정음을 창제했던 세종의 마지막 8년
-
동화의 나라, 화이트 왕국. 공주 스노우 화이트(클로이 머레츠)의 계모이자 왕을 내쫓고 왕국을 장악한 여왕 레지나(지나 거손)는 마법의 빨간 구두를 통해 영원한 젊음과 절대적 아름다움을 얻으려 한다. 사라진 아빠를 찾을 단서를 찾으러 몰래 왕국에 들어선 스노우 화이트는 어쩌다 사과나무에 열린 마법 구두를 신고 아름답게 변신한다. 한편 동화의 나라 용맹한 일곱 왕자들은 저주를 받아 초록색의 난쟁이가 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의 키스만이 왕자들의 저주를 풀 수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일곱 왕자들은 마법 구두를 신고 변신한 스노우 화이트/레드슈즈를 만난다. 레드슈즈가 자신들의 저주를 풀 희망이라 생각한 왕자들은 저마다 매력을 어필하며 레드슈즈를 돕는다. 그 과정에서 일곱 왕자의 리더 멀린(샘 클라플린)과 레드슈즈는 조금씩 가까워진다.
클로이 머레츠, 샘 클라플린 등 목소리 출연 배우들만 보면 할리우드에서 만든 애니메이션이 아닌가 싶지만, <레드슈즈>는 엄연한 한국
<레드슈즈> 사과나무에 열린 마법 구두
-
과거의 선언은 오늘날 어떤 의미가 있는가. 혹은 과거 선언을 어떻게 현재로 끌어올 것인가. 율리안 로제펠트 감독의 <매니페스토>는 초현실주의, 다다이즘, 공산주의, 상황주의, 도그마95 등 예술, 정치, 사상에 관한 선언을 인용해 내레이션과 대사를 만들고, 이를 1인13역으로 분한 케이트 블란쳇이 잠시 머무는 13개의 세트 속에서 풀어낸 작품이다. 하나의 퍼포먼스 필름이자 그 자체로 상황주의적인 실천처럼 보인다. <매니페스토>는 애초에 설치미술 작품으로 만들어졌으며, 각각의 에피소드가 다중스크린에 영사되는 형태로 전시된 바 있다. 케이트 블란쳇은 걸인, 중산층 가정의 어머니, 공장 노동자, 뉴스 앵커, 무용 디렉터, 로커, 교사 등을 연기한다. 그의 연기에 따라 선언의 말이 표출되는 방식 역시 달라진다. 뉴스 리포트, 수업, 추도사, 부르주아 식탁의 기도, 분노에 찬 읊조림 등으로 드러나며, 때로는 보이스오버 내레이션의 형태로 들려온다. 익숙한 영화적 상황 속에
<매니페스토> 과거의 선언은 오늘날 어떤 의미가 있는가
-
어린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던 TV시리즈 <샤이닝스타>가 스크린으로 펼쳐졌다. 아이돌 육성 학교인 샤이닝스타 스쿨에 다니는 헤라(정혜원)와 나라(이명호)는 세계 최고의 아이돌 스타 타이틀인 ‘루나퀸’을 거머쥐기 위해 오디션에 돌입한다. 헤라는 당장 데뷔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재능을 갖춘 데뷔반의 연습생이다. 헤라와 같은 반인 나라는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하는 열정 많은 연습생이다. 헤라가 자신이 속한 그룹 돌스에서 갑자기 탈퇴하고 나라가 속한 그룹에 합류하면서 새로운 그룹인 ‘뉴 멜로디’가 결성된다. 그런데 실력이 우선이라고 믿는 이사장 칼리오페가 헤라에게 솔로로 루나퀸 결승 무대에 오르면 단독 우승을 할 수 있다고 제안하고, 헤라와 뉴 멜로디를 갈라놓으려고 한다.
<극장판 샤이닝스타: 새로운 루나퀸의 탄생!>은 아이돌 연습생의 경쟁과 우정 그리고 성장을 그려낸 애니메이션이다. SM엔터테인먼트가 제작에 참여한 만큼 <빛> <I’m Your Girl
<극장판 샤이닝스타: 새로운 루나퀸의 탄생!> 아이돌 연습생의 경쟁과 우정 그리고 성장
-
인도 뭄바이 빈민가 출신의 청년 파텔(다누쉬)의 꿈은 돈을 많이 벌어 부자가 되는 것이다. 우연히 얻게 된 이케아 카탈로그를 보며 부자가 된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던 파텔은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 남긴 편지에서 프랑스인 아버지의 존재를 알게 된다. 100유로짜리 위조지폐를 들고 파리로 떠난 파텔이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이케아 매장이다. 그곳에서 파텔은 미국인 직원 마리(에린 모리아티)에게 첫눈에 반하고,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받아낸다. 마리와의 데이트를 꿈꾸며, 여비가 없어 이케아 매장의 옷장 안에서 잠이 든 파텔은 자신이 옷장째 트럭에 실려 국경을 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공교롭게도 같은 트럭에는 소말리아 난민들이 타고 있었다. 마리와의 재회를 꿈꾸며, 파텔은 런던, 바르셀로나, 로마, 트리폴리를 넘나드는 모험을 이어간다.
인도·프랑스 합작영화인 이 작품은 프랑스 작가 로맹 퓌에르톨라의 베스트셀러 <이케아 옷장에 갇힌 인도 고행자의 신기한 여행>을 원작으로 한
<이케아 옷장에서 시작된 특별난 여행> 옷장에서 하룻밤 신세 좀 지겠습니다!
-
이야기의 시작, 베르트랑(마티외 아말릭)은 말한다. ‘이 이야기는 별거 없다.’ 그가 이런 변명부터 앞세우는 것은 내세울 것 없는 자신의 처지 때문이다. 2년 동안 백수인 베르트랑은 세상에 무감각하고, 그게 심각한 우울증으로 이어졌다. 어느 날, 딸의 보호자로 간 수영장에서 ‘남자 수중발레단 모집’ 전단이 그의 눈길을 끈다. <수영장으로 간 남자들>은 수중발레로 뭉친 8명의 중년 남자들의 이야기다. 수영장 파산이 코앞인데도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마퀴스(브누아 포엘부르드), 발표한 CD가 17개인데 히트곡은 전혀 없는 로커 시몽(장 위그 앙글라드), 이들과 다르다며 자신만만해하지만 실은 가족과 소원해진 채 스스로를 고립시켜온 로랑(기욤 카네) 등 상황은 다 다르지만 이들이 느끼는 심적 수위는 똑같아 보인다.
한때 ‘차세대 스타’라고 칭송받던 로커 시몽에게 딸은 “아빠는 데이비드 보위가 아니에요!”라고 현실을 일깨워준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그렇게 부푼 젊은 날의 꿈에
<수영장으로 간 남자들> 수중발레로 뭉친 8명의 중년 남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