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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하게 수감된 만희(이시후)는 조폭 출신 범털(이설구)이 권력을 잡고 있는 방에서 각기 다른 죄목과 개성의 재소자들과 생활하게 된다. 만희와 같은 날 입소한 반대파 두목 태수(유상재)가 범털 방 사람들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교도소 내부에도 긴장감이 감돈다. 중심 사건은 늘어지고 메시지는 어색하다. 불쾌하다 못해 난잡한 성적 묘사, 범죄를 가벼이 여기는 태도, 이 둘을 함께하며 우정을 쌓는 전개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범털' 억울하게 수감된 한 남자가 개성의 재소자들과 생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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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생물학자인 시본(헤르미온느 코필드)과 일행은 아일랜드 어선을 타고 접근 금지 수역에 진입했다가 괴생명체가 내뿜는 독성 때문에 감염병으로 고통받는다. 해양 재난영화의 스펙터클보다는 심리 스릴러적 요소에 집중하고 있는 <씨 피버>는 바이러스 공포를 시의적절하게 건드린다. 장르의 공식을 지나치게 충실히 이식한 플롯과 연출, 사건의 전개를 대사에 의존하는 경향이 긴장감을 떨어트린다.
'씨 피버' 바이러스 공포를 시의적절하게 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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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팀 에이스 테오(말룸 파킨)는 아빠 로랑(프랑수아 다미앙)을 위해 아스널 유소년팀에 스카우트되었다고 거짓말을 한다. 술에 절어 살던 로랑은 아들을 위해 영국에서 새 출발을 하겠다며 재기를 다짐하고, 테오는 뿌듯한 한편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아빠의 성장을 응원하는 아들과 아들의 성공을 기원하는 아빠의 마음이 교차하며 잔잔하게 이야기가 흘러간다. 모든 인물들이 서로를 도와가며 한뼘씩 자라나는 과정이 따스하다.
'어쩌다 아스널' 모든 인물들이 서로를 도와가며 한뼘씩 자라나는 과정이 따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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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보이는 목장에서 수제 치즈를 만드는 와타루(오이즈미 요)는 마을의 동료들과 함께 신선한 농작물을 재료로 한 레스토랑 오픈을 준비한다. 믿고 따르던 스승 오타니(고히나타 후미요)가 세상을 떠난 후 크게 낙심하지만 가족, 동료들의 위로를 통해 상황을 극복해간다. 익숙하고 전형적인 서사지만 그렇기에 무리 없이 위로를 전한다. 평화로운 전경, 신선한 재료, 각자의 이야기로 완성된 음식이 관객의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해피 해피 레스토랑' 익숙하고 전형적인 서사지만 그렇기에 무리 없이 위로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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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의 집을 잃은 소년 스텟(개릿 워레잉)은 그의 노래 실력을 알아본 교장 선생님 덕에 국립소년합창단 오디션 기회를 얻는다. 가까스로 합창단원이 된 스텟은 단장이자 지휘자인 카르벨레(더스틴 호프먼)를 만나 자기 안의 목소리를 발견해나간다. 반항아가 좋은 스승을 만나 역경을 딛고 자란다는 빤한 스토리에 갈등이 손쉽게 사그라들지만, 어린 재능을 지켜주려 애쓰는 어른들 품에서 음악적으로 성장하는 소년을 지켜보는 감동이 있다. 예정된 성취로 이야기를 맺는 대신 그다음 단계로 나아가려는 인물을 조명하는 결말도 따뜻하다. 소년합창단의 노래를 내내 감상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 스텟 역의 개릿 워레잉이 솔로 파트를 소화했고, 팝페라 스타 조시 그로반이 O.S.T에 참여했다.
'보이콰이어' 어린 재능을 지켜주려 애쓰는 어른들 품에서 음악적으로 성장하는 소년을 지켜보는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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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보이>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2019)으로 제72회 칸국제영화제 각본상과 퀴어종려상을 수상한 셀린 시아마 감독이 2011년에 만든 두 번째 장편영화다. 여름방학 중에 새 동네로 이사온 10살의 ‘톰보이’ 미카엘(조 허란)은 이웃집 소녀 리사(진 디슨)와 통성명을 하고 친구가 된다. 리사덕에 동네의 또래 남자아이들과도 스스럼없이 어울리게 되지만, 사실 미카엘은 로레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아이다. 여동생 잔(말론 레바나)도 언니와 오빠를 동시에 가진 듯한 기분이 나쁘지 않아 기꺼이 로레/미카엘의 거짓말에 동참한다. 고정된 성역할을 거부하고 자신이 되고 싶은 모습을 스스로 선택하려는 로레의 상황을 구구절절 설명하는 대신 아름다운 클로즈업 촬영으로 묘사하고 감각하게 하는 셀린 시아마 감독의 연출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톰보이' 셀린 시아마 감독이 2011년에 만든 두 번째 장편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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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덩이라 불리는 곳은 끝이 어디인지 알 수 없을 만큼 깊은 수직 감옥이다. 콘크리트가 아래로 이동하면서 수감자들에게 그 위에 놓인 음식을 먹을 수 있게 하는데, 아래층 수감자는 위층에서 먹다 남긴 걸 먹어야 하는 형국이다. 48층에서 눈을 뜬 주인공 고렝(이반 마사구에)은 심술궂은 노인 트리마가시(조리온 에귈레오)가 음식을 먹고 난 뒤 아래층 수감자들을 골려주기 위해 침을 뱉는 모습을 보고 놀라지만 이내 구덩이의 체계에 적응한다. <더 플랫폼>은 기이한 규율이 작동하는 지옥도다. 잘 차려진 음식이 찌꺼기가 되어가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인간의 미식과 탐식 문화에 회의감마저 든다. 감옥은 계급을 은유하려는 듯 보이지만 파괴적인 내러티브는 본래 목적과 달리 위악적이고 인간혐오적이다.
'더 플랫폼' 기이한 규율이 작동하는 지옥도 속에서 일어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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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에게서 도망친 타지마 유리코(이토 란)는 센다이의 한 술집으로 흘러든다. 10살 아들을 두고 떠난 그녀는 이후 18년 동안 소란스런 사건 하나 없이 술집에서 일하며 검소하게 살다가 세상을 떠난다. 술집 손님이자 그녀의 연인도 장례식장에 나타나지 않았지만 유품은 아들에게 인도되고, 아들은 어머니의 삶을 기억하기 위해 어머니의 연인을 만나고자 하지만 연락이 닿지 않는다. 세월이 흘러 유리코의 아들은 ‘카가 형사’(아베 히로시)로 성장한다. 목을 졸라 죽이는 살인사건이 두 차례 발생하자 카가는 어머니의 유품을 번뜩 떠올리는데, 두 교살사건과 관련이 깊어 보이는 어머니의 유품을 단서로 삼아 살인자를 찾아나선다.
<기도의 막이 내릴 때>는 일본 유명 추리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카가 형사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인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추리극에 걸맞은 빠른 진행과 군더더기 없는 프레이밍은 원작 소설의 팬은 물론 영화를 통해 카가 형사의 이야기를 처음 접한 관객 모두를
'기도의 막이 내릴 때' 일본 유명 추리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동명 소설 원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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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집사>는 길 위의 고양이들과 그 고양이들을 보살피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영화는 고양이와의 공존을 꿈꾸는 ‘집사’들을 만나고자 고양이 마을 조성을 추진 중인 춘천 효자동을 시작으로 성남, 노량진, 부산 청사포, 파주 헤이리를 오간다. 그 출발점이자 중반부까지 이야기의 무대가 되는 춘천 효자동은 특히 다채로운 고양이와 집사들로 가득하다. 툴툴대면서도 기어이 오토바이를 타고 매일 밥때마다 고양이 도시락을 챙기는 중국집 사장 부부, 벽화 골목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의견을 구하며 고양이 마을을 가꾸려는 동사무소 직원들, 사람들의 손길을 기다리는 고양이에게 무심한 듯 사려 깊게 공간을 내어주는 바이올린 가게 사장이 있는 한편, 각자의 특징에 맞게 레드, 조폭이, 예쁜이라 이름 붙여진 고양이들이 동네를 지킨다. 사람과 다를 바 없이 다양한 성격과 소통 방식을 지닌 고양이들을 알아갈 수 있다는 것, 고양이와 사람이 교감하는 순간들은 물론 고양이들끼리 맺
'고양이 집사' 길 위의 고양이들과 그 고양이들을 보살피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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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를 찾은 한 소년이 서핑을 즐기는 이들을 홀린 듯이 쳐다본다. 이 소년은 외국인 불법 취업 브로커 일을 하고 있는 이주노동자 2세 김수(곽민규)다. 그는 폭행죄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또 한번 범죄가 발각되면 교도소에 갈 수도 있는 상황에 처해 있다. 그렇게 사회봉사 시간을 채우기 위해 쓰레기를 주우러 바닷가에 왔다가 새로운 세계에 눈뜨게 된 것이다. 우연히 길거리에서 받은 서핑 강습 전단지를 받고 더 호기심이 발동한 수는 쓰레기장에 버려진 서핑보드를 갖고 와 막무가내로 바다에 나가보지만, 강습도 받지 않고 도전하면 위험하다는 핀잔을 서퍼 해나(김해나)에게 듣는다. 대신 이 일로 서프숍과 인연을 맺게 된 수는 그들과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서핑의 매력에 점차 빠지고, 원래 하던 갑보인력사무소 일을 그만두려 한다.
이주노동자 2세, 폭력전과, 집행유예…. 수를 둘러싼 모든 조건이 사회에서 소외된 그의 캐릭터를 설명한다. 무료한 삶에 더해진 변수가 미친 파장을 그리는 청춘물은
'파도를 걷는 소년' 외국인노동자 문제를 단지 피상적으로 다루지 않고 그들이 처한 어두운 현실을 반드시 짚고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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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샬롯(다샤 네크라소바)은 학생 비자로 독일 베를린에 체류하면서 주목받는 시인이 되기 위해 애쓴다. 낮에는 카페 바리스타로 일하고 저녁엔 낭송회에 참석해 시를 읊는 샬롯의 특징은 얼핏 소시오패스로 보일 정도로 감정과 도덕에 무감하다는 점이다. 옷가게에서 습관적으로 물건을 훔치던 샬롯은 결국 발각되어 막대한 벌금을 내야 할 처지에 놓이는데, 이 때문에 젊은 예술가를 지원하는 시 보조금을 노리면서 주변 동료들과 경쟁하게 된다. 전 남자친구와 베를린에서 만난 새 연인 사이에서 삼각관계의 스릴을 즐기는 건 덤이다.
신예 조던 블라디 감독의 데뷔작 <샬롯: 욕망의 법칙>은 예술가를 꿈꾸는 가난한 밀레니얼 세대의 권태와 불안 그리고 소비주의 세계의 허무를 유영하는 블랙코미디다. 정신적 교류에 어려움을 겪는 이방인의 향수, 데이트 앱을 뒤적여도 채워지지 않는 고독 등이 힙스터 문화 속에서 묘사된다. 그 속에서 외모와 물질에 대한 강박을 검열 없이 내보이는 샬롯은 쉽게 긍정할
'샬롯: 욕망의 법칙' 예술가를 꿈꾸는 가난한 밀레니얼 세대의 권태와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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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의 전조인가. 여고생 사키(기타하라 리에)는 유학을 앞두고 소꿉친구 유카(고미야 아리사)의 집을 찾는다. 유카는 3년 전 친구들과 토시마엔 놀이공원에 놀러갔다가 흔적도 없이 실종됐다. 유카의 부모는 오랜만에 찾아온 사키에게 토시마엔 놀이공원 티켓을 선물로 준다. 사키는 친구들에게 유학을 떠나기 전에 추억을 만들고 싶다며 토시마엔에 놀러가자고 제안한다. 그곳에서 사키와 그의 친구들이 ‘오래된 문을 두드리지 말 것’, ‘귀신이 불러도 대답하지 말것’, ‘비밀의 거울 방에 들어가지 말 것’이라는 금기어 세 가지를 어기면서 이상한 일들이 일어난다.
<헌티드 파크>는 ‘놀이공원 괴담’을 스크린에 펼쳐낸 일본 공포영화다. 사키와 친구들이 금기어를 어기면서 놀이공원에 갇히게 되고, 그곳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발버둥치는 과정에서 서스펜스가 구축된다. 그러면서 3년 전 같은 공간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 사키의 친구 유카의 실종과 관련된 사연들이 드러난다. 유혈이 낭자하는 장면도, 섬
'헌티드 파크' 놀이공원 괴담을 스크린에 펼쳐낸 일본 공포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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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여자중학교 축구부 코치 김수철(정웅인)은 딸아이 병원비를 벌기위해 지도자 생활을 하고 있다. 늘 축구 시합에서 1점도 내지 못하고 패하지만, 권위적이거나 강압적으로 아이들을 대하지 않는다. 축구부 아이들은 기계처럼 운동을 시키지도 않고 폭력적이지 않은 그를 “감독쌤”이라고 부르며 따른다. 축구부 단짝 친구인 윤아(이비안)와 선희(정예진), 민정(정지혜)은 집에 가면 축구화를 버리겠다며 행패 부리는 아버지와불우한 환경에서 벗어날 수 있는 축구의 매력에 푹 빠진다. 그러나 동네에서 부유한 축구부원 나진(정하진)이 선한 세 친구와 사사건건 부딪치다가 축구부를 나가버리고, 그동안 나진 아버지의 지원금으로 운영됐던 축구부는 선수도, 지원도 부족한 상태로 전국축구대회에 출전한다.
<슈팅걸스>는 시대에 맞지 않는 감성을 전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영화다. 어설픈 상황에서 자아 찾기에 나서는 이야기는 눈 높은 현대의 관객이 극장 밖을 나설 때 큰 깨달음을 주지 못한다. 2015
'슈팅걸스' 시대에 맞지 않는 감성을 전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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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츠비(티모시 샬라메)와 애슐리(엘르 패닝)는 대학에서 함께 신문을 제작하다 연인으로 발전했다. 애슐리는 곧 새 영화를 발표할 롤란 폴라드 감독(리브 슈라이버)의 인터뷰를 맡게 되었고, 인터뷰가 끝난 후 근사한 데이트를 할 계획으로 두 사람은 함께 뉴욕으로 향한다. 인터뷰 도중 롤란 폴라드 감독은 애슐리에게 자신의 신작을 보여주겠다는 제안을 하는데 관람 도중 자신의 영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뛰쳐나간다. 당황한 애슐리는 그의 동료 테드(주드 로)와 함께 감독을 찾으러 나선다. 애슐리를 기다리던 개츠비는 영화를 촬영하던 친구와 우연히 마주치고, 갑작스레 그의 작품에 출연하게 된다.
우디 앨런 감독의 신작 <레이니 데이 인 뉴욕>은 각자의 이유로 뉴욕에 당도한 인물들의 서사를 다룬 작품이다. 감독은 이번 영화를 통해 다시 한 번 뉴욕의 낭만적인 분위기를 조명한다. 그 속에서 인물들은 달뜬 얼굴로 배우들을 만나며 파티를 오가고, 또 자신이 마주한 현실로 인해 고민하고 방황
'레이니 데이 인 뉴욕' 각자의 이유로 뉴욕에 당도한 인물들의 서사를 다룬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