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계들은 가라! 삼순이가 간다!
케이크를 좋아하는 토실한 여인 한명이 2주 사이에 모르는 사람이 없는 저명인사가 되었다. 극히 일부는 농담인 줄로 알았다는 그녀의 이름은 김삼순, 나이는 서른, 홈페이지에 의하면 엽기발랄한 노처녀 뚱녀다. 초반부터 호조를 기록한 시청률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내 이름은 김삼순>은 몇년 전이었다면 엄두를 내지 못했을 캐릭터와 설정으로 눈길을 끄는 드라마다. 누가 그녀를 세상에 내놓았을까? 그러나 생각해보면 우리에게도 브리짓 존스는 있었다. <올드미스 다이어리> <결혼하고 싶은 여자> <싱글즈>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 혼자 벌어 먹고살고, 나이가 많고, 가끔은 발을 헛디뎌 울기도 하는 노처녀들. 누가 ‘노처…’까지만 발음해도 파르르 떨던 삼십대 초반 여인들을 “그래, 우리 노처녀잖아, 그래도!”라고 떳떳하게 나설 수 있도록 해준 좋은 친구들이다. 소수의 은밀한 공감을 얻다가 전국으로 지
‘삼순이’ 캐릭터 전성시대 [1] - 드라마 속 캐릭터 비교
-
4만번의 구타
쫓아라, 때려라, 웃어라
독립영화진영의 액션영화를 발견하는 텃밭인 4만번의 구타 부문은 출품작 수는 상대적으로 적지만, 어느 영화제에도 없는 섹션이다. 올해 컨셉은 코믹과 반전. 시리즈물로 작년에 이어 출품된 독특한 액션극 <어느날2>, 황당한 인질극 <내 남편을 구해라>, 중국집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소동극 <살인자들>은 액션과 스릴러라는 바탕 위에 유머를 양념처럼 첨가한 영화들. 엽기적인 치정극인 <목구멍 깊숙이>와 연출자가 ‘가정탈주극’이라 명명한 <결혼기념일>은 마지막 반전에 승부를 거는 작품들이다.
미치도록 잡고 싶었다
<패스오버>/ 안상훈/ 22분/ 2005년
강진안은 108일 전만 해도 형사였다. 연쇄살인범을 쫓던 그는 상부의 지시를 어기고 단독수사를 하다가 옷을 벗는다. 교회 창고에서 이제까지의 자료를 움켜쥐고 범인을 쫓는 진안. 범인은 피해자들의 살을 벗겨내고 해골로 남겨놓은
미쟝센단편영화제 [5] - 액션
-
희극지왕
코미디의 왕을 가려라
올해 코미디의 왕은 누가 될 것인가? 엎치락 뒤치락 돌발 상황으로 이어나가는 코미디에서 단번에 잘 짜여진 한방을 터뜨리는 코미디까지 10편의 작품들이 있다. <정말 큰 내 마이크> <서울 블루스> <Break Time> <하얀 풍선>처럼 조금만 더 기울면 비정성시 부문에 출품될 만한 무거운 주제를 코미디의 방식으로 소화한 영화들도 있다. 극영화들이 서로 비슷한 수위에서 경쟁하고 있는 반면, <양성평등> <멍크>가 보여준 애니메이션의 재치가 돋보인다.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정말 큰 내 마이크>/ 우선호/ 22분40초/ 2005년
기죽지 않고 자기 목소리를 제대로 내며 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더욱이 가진 것 없는 사람이 그렇게 살 수 있는 방법은 무얼까? <정말 큰 내 마이크>의 주인공 만수는 당당하게 큰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큰 스피커가 아
미쟝센단편영화제 [4] - 코미디
-
절대악몽
발칙한 공포 혹은 무서운 상상력
실감나는 공포, 일상에 숨어 있는 판타지를 재현해야 하는 이 장르만큼 시각이미지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장르는 없을 것이다. 올해 절대악몽이라는 이름으로 미쟝센단편영화제에서 만날 수 있는 영화들은 그 어느 해보다도 고급스러운 비주얼을 자랑한다. <2km 주유소> <토마토 바이러스> <터치> 등에선 <장화, 홍련>를 능가하는 벽지를 만날 수 있고, 능수능란한 특수효과와 촬영·편집기술로 완성된 <제4종조우> <완벽한 도미요리> <안녕아빠> <HD20948b> 등에는 완벽에 가까운 가상세계가 구현되어 있다. 실험영화를 연상시킬 정도로 자유분방하고 창의적인 일부 영화들의 화법 또한 인상적이다.
반전을 기대하신다고요?
<미성년자 관람불가>/ 박신우/ 9분30초/ 2005년
폐쇄된 취조실. 험상궂은 형사와 하얗고 멀끔한 얼굴의 앳된 용의자가
미쟝센단편영화제 [3] - 공포·판타지
-
-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
사랑은 쉽지 않은 운명임을 보여주는 12편의 영화가 있다. 그중에서도 <관성의 법칙> <귀걸이> <Flower Shop>은 우연히 마주친 과거의 사랑이 더 가슴아프다고 말한다. 한편, 열쇠공과 여고생의 사랑을 다룬 <괜찮아>, 한국 남자와 베트남 처녀의 사랑을 다룬 <베트남 처녀와 결혼하세요>, 성적 소수자들의 사랑을 다룬 <이만큼만 가져갈게>, <동구밖 과수원길>은 그 차이 자체 때문에 힘든 여정이라고 말한다. 사랑은 정해져 있는 것이 없으니, 개인의 취향만으로 감상해도 상관없는 것이 바로 여기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부문이다.
내일의 사랑을 잃고 찍네
<토끼와 곰>/ 김효정/ 21분/ 2005년
유독 과거와 현재에 대한 사랑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영화들과 다르게, 또는 이미 서로 너무 많은 걸 알고 있어서 힘든 이들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들과
미쟝센단편영화제 [2] - 멜로
-
장르영화, 작은 고추가 맵다니까!
단편 장르영화들의 잔치 미쟝센단편영화제가 6월23일(목)부터 29일(수)까지 제4회 행사를 맞는다. 올해도 예년처럼 감독 12인이 집행위원단을 맡았고, 각각 본선에는 비정성시(사회드라마)에 16편,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멜로드라마)에 12편, 희극지왕(코미디)에 10편, 절대악몽(공포 판타지)에 16편, 4만번의 구타(액션 스릴러)에 9편이 올라 있다. 개막작 1 “본선 진출 감독들의 동영상 자기 소개서” <Moving Self-Portrait 2005>와 개막작 2 <특산품 수출 주식회사>(얄마리 헬렌더)를 위시하여 장르별 패기로 넘쳐나는 작품들이 즐비하다. 올해는 특히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을 모아 상영하는 비경쟁 부문”을 신설했고, 영화제 본선 출품작을 DVD나 VHS로 일반인에게 판매하는 행사 “MGFF 마켓”도 열린다. <씨네21>은 올해 출품작 중 장르별로 4편씩의 영화를 소개하고, 그중 한편을 ‘씨네
미쟝센단편영화제 [1] - 사회드라마
-
4. 촌(村)
전근대적 영웅과 근대적 영웅이 짝패를 이루는 버디무비 장르. 그러나 관객의 눈길은 전근대적 영웅에게 쏠리게 마련이다.
대표작 | <살인의 추억> <목포는 항구다> <마지막 늑대>
제작 중 | <야수> <이대로, 죽을 순 없다>
한국형 경찰영화는 전근대적 영웅의 기념관이라 할 만하다. <살인의 추억>의 송강호와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박중훈은 전혀 쿨하지 않은 전근대적 정서의 소유자다. 고문을 아무렇지도 않게 행하고 점쟁이의 말에 혹하며, 용의자에게 거침없이 분노를 폭발하며, 욕설을 늘 입에 달고 사는 그들에게서 관객은 오히려 애정을 느낀다. 그들의 비과학적인 수사태도는 작게 여겨지고 그들의 열정과 헌신은 크게 다가온다. 그들의 짝패는 통화 기록을 제시하거나(<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장동건), 라디오 신청곡 엽서의 시간대를 캐면서(<살인의 추억>의 김상경
경찰영화가 몰려온다 [3]
-
2. 흥(興)
코미디 기반 남성 액션영화의 일종으로 대중적이며 소구력 강한 장르.
대표작 | <투캅스> <인정사정 볼 것 없다> <공공의 적> <목포는 항구다> <잠복근무> <마지막 늑대>
제작 중 | <이대로, 죽을 순 없다> <강력3반>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10편의 경찰영화가 쏟아지는 유행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사생결단>의 프로듀서인 심보경 MK픽처스 이사는 남자배우 중심 기획 영화가 많이 늘어났음을 꼽는다. 남자배우들이 택할 수 있는 직업 가운데 경찰만큼 다양한 소재와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게 드물고, 범죄를 소탕하는 데서 대리만족을 주고, 과감한 액션으로 시각적 쾌락까지 주니 경찰 이상의 직업을 사실상 찾기가 어렵다.
할리우드 경찰영화와도 다르고 홍콩 경찰영화와도 다른 한국적 리얼리티가 묻어 있는 한국형 경찰영화의 계보는 지금껏 최고의 짝패 배우들을 선
경찰영화가 몰려온다 [2]
-
꿇어! 우형사, 강형사 납신다
안녕하십니까. 전국 방방곡곡에 널리 퍼질러 앉아 계신 독자 여러분. 한국 영화현장의 속살을 낱낱이 실시간으로 까발려드리는 충무로 사건 25시입니다. 오늘은 한국 영화사들이 형사들을 집중 양성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4년 전 조직폭력배들을 음성적으로 길러 큰 재미를 본 충무로 영화사들, 이제 경찰을 길러 전성기를 다시 누려보겠다는 건데요. 어째 4년 전 12월에 저희들이 무협지로 재구성한 조폭영화 프로그램을 재연하는 느낌입니다. 벌써 10군데에서 형사들을 양성하겠다고 나섰는데요. 양아치 출신 형사도 있고 30대 여성 강력반장도 훈련 중이라는군요. 벌써 다섯편은 실전 훈련 중이고 다섯편은 양성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는 겁니다. 아니, 왜 갑자기 지금 형사들을 기를까요. <투캅스>를 비롯해서 <살인의 추억>까지 훌륭한 경찰영화로 충무로는 벌써 단맛을 본 적이 있는데요. 경찰청 산하 경찰들이 잡지 못하는 범인, 충무로가
경찰영화가 몰려온다 [1]
-
“나는 노동계급 출신, 일하지 않으면 안 됐다”
브리타니 머피 인터뷰
프랭크 밀러가 자신의 원작만화에서 가장 사랑하는 캐릭터는 웨이트리스 셸리다. 그녀는 베이신 시티의 다른 어떤 여자들보다 밝고 건강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8마일>로 깊은 인상을 남긴 바 있는 브리타니 머피(28)는 셸리보다 몇배 더 밝고 활기찬 여배우였다. 머피는 크게 웃고, 과장된 표현을 쓰고, 목소리 톤을 쉴새없이 높였다 낮췄다 하며 평범한 질문 하나를 던져도 마치 그런 질문은 처음 들어본다는 듯 열성적으로 대답했다.
-레드 카펫을 밟은 소감을 말해달라.
=이런 큰 영화제에 온 것이 난생처음이다. 내가 아주 큰 특권을 가진 것에 감사한다. 칸에 왔다는 것 자체도 영광스럽지만, 레드 카펫을 밟고 걸어가는 것은 정말 굉장한 경험이다. 이곳은 초청을 받아야만 올 수 있다. 여기 온 사람들은 모두 초청받은 것 자체를 자랑스러워하는데, 나도 그 일부가 된 것 아닌가. 전 지구적인 관점에서 정말
<씬 시티> 미리 보기 [5] - 배우 인터뷰
-
“잃은 것? 오스카 감독상에 못 오르게 된 정도다”
<씬 시티> 공동감독 프랭크 밀러, 로버트 로드리게즈
프랭크 밀러(48)는 할리우드에 대해 가슴 아픈 기억을 몇개 갖고 있다. 결정적인 건 <로보캅2>다. 밀러는 <로보캅2>의 오리지널 스토리와 스크립트를 쓰는 동안 코믹북 작가의 크리에이티브를 억누르는 할리우드 스튜디오의 제약 많은 제작 시스템에 혀를 내둘렀다. 그뒤로 밀러는 할리우드 근처에 점심 먹으러도 온 적이 없다고 한다. 그런 그를 로드리게즈는 <씬 시티> 영화화로 설득하고 공동감독 자리에까지 앉혔다. 로드리게즈는, “누구에게도 구속받지 않을 것이며, 당신의 원작을 완벽히 재현할 것”이라고 몇번을 다짐했다고 한다. 코믹북을 영화로 끌어들인 것이 아니라 영화가 코믹북으로 변해버린 <씬 시티>를 들고 칸에 온 두 감독은 오래된 친구처럼 거리감이 없어 보였다. 외향적인 로드리게즈와 달리 밀러는 인터뷰 초반 기자들과 눈도
<씬 시티> 미리 보기 [4] - 감독·배우 인터뷰
-
“<씬 시티>는 범죄영화 버전의 <스타워즈>”라는 프랭크 밀러의 말처럼, <씬 시티>는 디지털로 창조된 신천지이며 블루 프린트의 마법이다. 특수효과 슈퍼바이저 역할까지 떠맡은 로버트 로드리게즈는 밀러의 책으로부터 뜯어낸 이미지를 그대로 스크린에 옮기는 것을 원했다. “원작이 지닌 경천동지의 비주얼을 온전하게 보존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였기 때문이다. 프랭크 밀러가 그려놓은 이미지 속의 조명과 비주얼을 디지털의 도움없이 창조하는 것은 완벽하게 불가능한 미션이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모든 장면을 그린 스크린 앞에서 촬영해 디지털 배경과 합성하는 작업이 필요했다.
촬영기간 단 2주, 밀러의 원작과 합성
사실, 영화 전체를 그린 스크린에서 찍어서 디지털 배경과 합성하는 방식은 2004년작 <월드 오브 투모로우>에서 약관의 케리 콘랜이 먼저 시도한 것이다. 하지만 <씬 시티>는 그보다 더 까다로운 작업을 요하는 프로젝트
<씬 시티> 미리 보기 [3] - 디지털 후반작업
-
프랭크 밀러, 그래픽 노블 <씬 시티> 창조
1988년, <데어데블>로 명성을 날리고 있었던 만화가 프랭크 밀러는 배트맨의 어린 시절을 재구성한 그래픽 노블 <배트맨-영년>을 내놓았다. 배트맨은 더이상 영웅이 아니었고, 선과 악의 경계에서 구원을 찾아 헤매는 영혼이었다. 그로부터 1년 뒤에야 팀 버튼의 극장판 <배트맨>(1989)이 등장했다. 팀 버튼의 작품이 프랭크 밀러의 새로운 해석에 빚지고 있다고 주장한 미국 만화광들의 이야기도 일리가 있어 보였다. 어쨌든 때는 왔다. 돈과 명성을 얻은 프랭크 밀러는 어릴 적부터 꿈꾸어왔던 이야기를 그래픽 노블로 탄생시키기에 적절한 시절이 왔음을 깨달았다. “마침내 내가 그리고 싶은 것을 그릴 수 있는 명성과 자유를 얻었을 때, 나는 14살의 나이에 처음으로 상상했던 세계로 돌아갈 수 있었다. 트렌치코트를 입은 거친 남자들과 빠른 차를 탄 화끈한 여자들의 세계로.” 1991년에 출간된 <씬
<씬 시티> 미리 보기 [2] - 코믹북에서 영화로
-
미국 펄프 문화의 최전선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은 프랭크 밀러의 코믹북 <씬 시티>의 영화화를 공식 발표하면서 자신이 원작만화와 작가의 오랜 팬임을 자처했다. 꼭 그렇게 공언하지 않더라도 로드리게즈의 <씬 시티> 영화화는 이상할 것이 없다. 로드리게즈는 미국의 펄프 문화를 즐겨왔고 그 자신이 같은 분야의 생산자임을 즐기는 감독이다. 온갖 장르의 싸구려 혼합물 <황혼에서 새벽까지>, 조악한 CG의 황당한 가족오락물 <스파이 키드>, 서부극 장르를 뻔뻔하고 유치하게 베낀 ‘엘 마리아치’ 신화담 <엘 마리아치>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멕시코> 등 그의 영화들은 단순명쾌한 오락물들이다.
<씬 시티>도 감독이 저 하고 싶은 대로 만들었다는 점에서는 위의 영화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원작의 비주얼을 먹지대고 베껴내듯 은막 위에 옮겨보겠다는 결심이 로드리게즈를 다소 신중하고 진지하게 만든 듯하다. 조악
<씬 시티> 미리 보기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