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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야’의 맛깔스런 튀김의 고소함
“하지메에게 프러포즈한 여자가 있었어. 너는 몰랐어? 음, 역시 요코에겐 얘기할 수 없었던 걸까….” 하지메에 대한 요코의 감정을 슬쩍 떠보는 남자. 등장인물이 그다지 많지 않은 이 영화에서 하지메와 요코를 잇는 또 하나의 축이 있으니 그는 동네친구 세이지다. 하기와라 마사토가 연기한 세이지는 세이신도 서점에서 두 골목 올라가 오른쪽으로 꺾으면 나오는 튀김식당 ‘이모야’에서 일하는 남자로 설정되었다.
▲ <큐어> <막스의 산> 등에서 서늘한 심리연기를 선보인 하기와라 마사토는 일본에서 방영된 <겨울연가>의 배용준 더빙과 <역도산> 설경구의 비서 역으로 출연하면서 한국에 얼굴을 알렸다. <카페 뤼미에르>에서는 동네 튀김집에서 일하는 요코와 하지메의 친구 세이지로 등장한다. 튀김집 ‘이모야’는 크지 않지만 늘 단골들로 북적거리는 정겨운 식당이었다. 입담 좋은 ‘이모야’의 주방장 아저씨가
<카페 뤼미에르>의 도쿄를 가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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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모든 여행은 즉흥적이다. 결국 거창한 계획을 세운다 해도, 여행을 결심하는 첫 순간은 늘 설명할 수 없는 즉흥적 기분에 사로잡히게 마련이니까. “이제 막 여름이 끝나고 가을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그 사이. 늦은 여름 혹은 이른 가을. 말하자면 오즈의 계절….” <씨네21> 추석 합본호에서 영화평론가 정성일의 이 문장을 보는 순간, 마음이 조용히 흔들렸다. 그러고 보니 오즈 야스지로의 마지막 작품인 <꽁치의 맛>의 영문 제목도 ‘An Autumn Afternoon’(가을 오후)이었군.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이 오즈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만든 허우샤오시엔의 <카페 뤼미에르>에 이르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래 도쿄로 가자. 오즈의 계절, 커피와 함께 햇빛을 나누었던 그 시간을 보고 오자.
막연하게 떠난 도쿄에는 며칠째 비가 내리고 있었다. 시월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더운 날씨, 후덥지근하게 내리는 비는 흡사 여름
<카페 뤼미에르>의 도쿄를 가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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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구름> - 메마른 현실이 견딜 수 없어
감독 | 차이밍량 출연 | 이강생, 양귀매
배경 | 대만의 공중화장실
♬ 아래는 보지 말아, 뒤돌아보지도 말고. 고개를 들고 갈 길을 찾으라고. 겁 없이 갈 길만 따라가라고. 즐거움이 상으로 주어질 테니. ♬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는 대만, 포르노 배우인 남자는 화장실에서 자위를 하고 있다. 그러나 뜻대로 되지 않고 갈증만 심해질 뿐이다. 이어서 눈이 얼얼할 정도로 화려한 뮤지컬 장면으로 급전환된다. 머리에는 외설스러운 남근 모자를 뒤집어쓰고, 허리에는 안쓰럽게 호스로 칭칭 감은 남자. 하나의 페니스로 상징화된 남자는, 현란한 의상을 입은 여자들에게 둘러싸인다. 여기서 차이밍량의 뮤지컬은 치유를 위한 판타지가 아니다. 잠시 동안의 도피처가 될 순 있겠지만, 아이로니컬하게도 색감이 화려해질수록 주인공의 소외감은 배가되어 느껴진다. 의상은 조악하기 짝이 없고, 우는 것도 웃는 것도 아닌 묘한 표정의 이강생은 관절염 환자
주목할 만한 영화 속 뮤지컬 명장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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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 춤추고 노래하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낯설어서 위험하고, 비용과 노력도 만만치 않아 선뜻 시도되지 못했던 뮤지컬영화. 그 위험 장르를 ‘감히’ 표방하고 나선 영화들이 한국 영화계에 다양성을 불어넣고 있다. 한국에서 오랫동안 명맥이 끊겼던 뮤지컬은 최근 <다세포 소녀>로 살짝 워밍업을 하더니, <구미호 가족>과 <삼거리극장>에 이르러서는 아예 멍석을 깔았다. 일단 눈과 귀가 즐겁다. 하지만 뮤지컬의 묘미는 단순히 춤과 노래에만 있는 게 아니다. 디스토피아를 유토피아로 전환해주는 치유의 판타지, 난데없이 불쑥 튀어나오는 데서 얻는 쾌감이야말로 뮤지컬의 정수가 아닐까. 그래서 모아봤다. 영화 속에 삽입된 황당하고 짜릿하며 대담하기 그지없는 뮤지컬 명장면들! 인생이 미치도록 지루한 사람들은 블랙홀에 빠져들 각오, 단단히 하시라.
<삼거리극장> - 따분한 영혼들이여, 깨어나라
감독 | 전계수 출연 | 김꽃비, 박준면, 조희봉, 박영수,
주목할 만한 영화 속 뮤지컬 명장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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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쿨걸의 시대다. 커리어, 쇼핑, 연애, 복수, 심지어 살인조차 쿨하게 해치우는 쿨한 여자들이 이 시대를 지배하고 있다. 그녀들을 닮고 싶어 목이 멘 적이 있다면, 그녀들의 힘겨움에 호기심을 가져본 적이 있다면 지금부터 펼쳐질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자. 쿨걸들의 왕언니 미랜다 프리슬리(<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선두로 캐리 브래드쇼(<섹스 & 더 시티>), 부회장 소녀(<다세포 소녀>), 벨마 켈리(<시카고>), 미호(<씬 시티>)가 그녀들처럼 쿨해지는 비법과 그로 말미암은 힘겨움을 생생하게 증언한다.
커리어 부문 - 미랜다 프리슬리
슬퍼할 시간에 계략에 몰두하라
첫 타자는 미랜다 프리슬리(메릴 스트립). 잘나가는 패션잡지 <런웨이>의 편집장인 미랜다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쿨걸이자 미국, 아니 지구상의 패션계를 좌지우지할 만한 위치에 오른 확실한 일중독자다. 비서에게 코트와 가방을 사정없이 던져주
미랜다 등 다섯 언니들이 증언하는 쿨해지는 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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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원피스>? 야한 만화인가요?
A. 이 원피스는 그 원피스가 아닙니다. 여러 등장인물 중 원피스를 입고 나오는 인간은 찾기 어려울 정도죠(가끔 극장판에서 나미 정도). 어쨌거나 관계없다구욧. 여기서 말하는 원피스(One Piece)는 ‘궁극의 위대한 보물’쯤 될겁니다. 골드 D 로저라는 인간이 있는데, ‘해적왕’이 된 위대한 해적이라죠. 그가 모은 엄청난 보물이 그랜드 라인 어딘가에 있다는 거예요. 세상 유일의 보물, 혹은 세상을 다 아우를 만한 엄청난 보물, 그를 일컬어 원피스라 한 거랍니다. 루피도 해적왕과 원피스를 목표로 꿈의 항해를 하는 건데, (어디까지나 개인적 의견이지만) 어쩌면 원피스는 보물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원피스>는 루피와 그 동료들의 모험 이야기니까요. 위대한 보물이란 결국 동료애로 뭉친 그들 자신과 또 이들이 함께하는 모험 자체가 아닐까나? 하지만 믿거나 말거나. 당췌 끝이 나야 원피스의 비밀이 밝혀지든 말든 하죠.
<원피스> 7번째 극장판을 즐기기 위한 지식 검색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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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부터 연재를 시작해, 42권째 단행본 출간이라는 대항해를 하고 있는 만화 <원피스>. 대규모 모험물이면서 유독 소녀팬들이 많은 이상한 만화. 어느 정도 선까지 발을 들이면 캐릭터 표정만 봐도 자지러지게 되는 중독성 만화. “조로, 넌 세계 제일의 대검호가 될 남자다. 저 달째로 베어버려!”(루피) “난 베겠다. 친구를! 사가, 널 믿기 때문에!”(조로) <원피스 5기 극장판-저주받은 성검>에 나오는 대사다. 소년의 두려움없는 로망과 부서지지 않는 동료애. 그것이 <원피스>의 모든 것이다. 만화책의 거북이걸음에 지쳐버린 팬에게, <원피스 7기 극장판-기계태엽성의 메카거병>의 개봉은 간만에 찾아온 모험섬일 법하다. 만화와는 별개의 독립된 에피소드라고는 하지만, 그 모험의 배경이 워낙 방대하니, 이를 즐길 수 있도록 지식 박스를 준비했다.
이들이 밀짚모자 해적단
몽키. D. 루피/
이 대책없는 모험을 시작한 장본인. 어릴 적 만난
<원피스> 7번째 극장판을 즐기기 위한 지식 검색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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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yl Streep: 메릴 스트립
“미란다 프리슬리는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악마나 마녀가 아니다. 나는 우리 모두와 마찬가지로 모순되고 정의내리기 힘든 하나의 인간을 창조하는 데 관심이 있었을 뿐이다.” 원작의 미란다 프리슬리는 그저 냉혹한 악마의 캐리커처에 불과했다. 하지만 영화 속 미란다 프리슬리는 성공을 위해 버린 것들을 독한 마음속에 다잡은 현실적인 인간의 모습으로 살아 숨쉰다. 이는 시나리오작가 알린 브로시 매켄나의 능숙한 각색 덕이기도 하지만, 능숙하게 살아 있는 캐릭터를 구축하는 메릴 스트립의 능력이기도 하다. “메릴의 미란다 프리슬리는 코미디적인 잔혹함과 진실된 슬픔의 경계에서 스케이트를 타고 미끄러진다. 메릴이 지닌 엄청난 재능의 키포인트는 코미디와 드라마를 섞는 절묘한 능력이다.”(데이비드 프랭클 감독)
Numbers: (출판) 기록들
2003년에 출간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6개월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A to Z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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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 샤넬이 말하길 “패션은 하늘에도 있고, 거리에도 있다. 패션은 인간의 관념이며, 살아가는 방식이며, 지금 벌어지고 있는 세상사다”. 그러나 동대문에서 건진 철 지난 추리닝을 입고 영화관에 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당신은 “패션은 도무지 견딜 수가 없기 때문에 반년마다 한번씩 바꾸어야만 하는 추악함의 한 형태”라던 오스카 와일드의 독설을 더욱 신뢰할 것이 틀림없다. 그런 당신을 위해 ‘A부터 Z까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관람하기 위한 지식검색’을 준비했다. 이 정도면 샤넬과 프라다와 존 갈리아노를 걸친 악마들의 세계로 들어갈 준비는 충분하다.
Anna Wintour: 안나 윈투어
“미란다를 연기하기 위해 안나 윈투어에 대해 조사한 적은 없다”는 메릴 스트립의 변명에도 불구하고 <런웨이> 편집장 미란다 프리슬리가 <보그> 편집장 안나 윈투어를 모델로 하고 있다는 사실은 누구도 의심치 않을 것이다. 윈투어는 1970년 영국의 <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A to Z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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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안의 인민’의 외로움을 노래하다
<삼협호인>은 그 외로움이 스산하리만치 쓸쓸하게 영화 안에서 배어나오고 있다. 그것은 꼭 현대 중국을 살아가는 인민만의 외로움이 아니다. 그 감정은 모든 것이 달러로 환원되는 세계화 안에 살아가고 있는 ‘세계 안의 인민’의 외로움이다. 대낮에 UFO를 보는 것 같은 마술적 현실. 한산밍은 거의 말이 없다. 그는 맞을 때조차 거의 말을 하지 않는다. 셴홍은 권태로운 동작을 반복한다. 그때 그들 곁의 도시는 쉴새없이 부서져내리고 있다. 사람들은 건물을 부수고, 그들은 부서져가는 도시를 떠돈다. 그때 이 부서져가는 건물들은 한산밍의 부서져가는 마음, 혹은 셴홍의 이미 부서져버린 기다림처럼 보인다. 그때 이 부서져가는 건물들은 로셀리니의 <독일 영년>을 떠올리게 만든다. 사람들은 건물을 부수고, 또 다른 사람들은 부서져가는 건물 안에서 산다. 부수기 안에서 살아가기. 그때 같은 장면이 <동>과 <삼협호인>에
지아장커의 <스틸 라이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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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렴) 지금은 가을이니까, 라고 노래하면서 나는 지아장커의 <삼협호인>(三峽好人, Still Life)(과 함께 찍은 다큐멘터리 <동>(東, Dong))이 보고 싶다고 간절하게 하소연하면서 글을 맺었다(<씨네21> 제572호, ‘그래, 지금은 가을이니까’). 그리고 기적이 찾아왔다. 갑자기 소원이 이루어졌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이 글은 ‘소원 성취한’ 속편이다. 나는 서울에서 그 두편의 영화를 보았고, 그런 다음 지아장커와 만났다.
솔직히 말하면 <세계>를 본 다음 나는 불안했다. 이 영화는 어딘가 부서져 있었다. 베이징에 있는 테마 파크에서 만나고, 헤어지고, 배신하고, 호소하고, 떠나간 다음, 결국 죽음으로 끝나는 이 영화는 유릭와이가 HD카메라로 찍은 2.35 사이즈의 시네마스코프 디지털 화면 위에 (말 그대로) 스펙터클하게 펼쳐진다. 그러나 이야기는 산만하게 진행되고, 결말은 음울하고 비관적이다. 지아장커는 세 번째 영화
지아장커의 <스틸 라이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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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오지 마을에서 열리는 소박하지만 넉넉한 영화축제
아시아영화의 창 상영작 <아주 특별한 축제>
여기 한 영화감독이 있다. ‘영화는 창작자의 고통이 담긴 예술’이라고 굳게 믿는 그는 아직 자신의 영화를 대중 앞에 선보일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고향 마을에 머물고 있다. 그의 딱한 사정을 가엾게 여긴 친구는 “이곳에서 국제영화제를 열어 네 영화를 상영하자”고 제안한다. <아주 특별한 축제>는 보이는 건 사막과 산뿐인 인도의 오지 마을에서 영화제를 열면서 벌어지는 어처구니없고 황당한 사건들을 소박한 풍경과 넉넉한 웃음으로 보여주는 영화다.
이 영화에서 감독인 미스는 후원자인 콜라회사 사장(그는 동성애자다)에게 말 그대로 몸을 바쳐가며 영화제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한다. 하지만 미스처럼 후원자를 찾을 수 없었던 <아주 특별한 축제>의 감독 비주 비스나와스는 제작비를 스스로 벌어야 했다. 그는 2001년 이 영화를 기획했지만, 발리우드 뮤지컬도 아니고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난 감독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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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에 휩싸인 현대 중국에 대한 냉정한 풍자
폐막작 <크레이지 스톤>
스물아홉살의 젊은 감독 닝하오는 <향> <몽골리안 핑퐁>으로 외국에 알려졌지만 중국 관객과 만나는 데 성공하지는 못했다. 담담하고 침착한 시선을 지니고 있던 그가 할리우드영화처럼 잰걸음으로 달려가는 <크레이지 스톤>을 만든 것은 그 때문이었다. “나의 전작 두편은 다소 난해해서 관객이 극장에서 머리를 싸맸다. 이번엔 오락성에 치중하여 대중적인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그렇다고 하여 <크레이지 스톤>이 지금까지 닝하오의 흔적을 모두 지워버린, 오직 관객만을 추구하는 영화는 아닐 것이다. 값비싼 비취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소동을 담은 <크레이지 스톤>은 가짜 비취와 진짜 비취가 쉴새없이 뒤바뀌며 보석 전시장을 난장판으로 만들어가는 와중에도 변화와 혼돈에 휩싸인 현대 중국사회를 냉정하게 풍자하곤 한다. <크레이지 스톤>에서 한때 대의와 명분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난 감독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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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사람들’의 삶의 숨결을 담은 세밀화
한국 영화의 오늘 파노라마 상영작 <사과>
20대 후반의 평범한 회사원 현정(문소리)은 오래된 남자친구 민석(이선균)과 여행길에 올랐다가 난데없이 이별 통보를 받는다. 세상이 무너진 것 같고, 삶은 끝난 것 같다. 그즈음 상훈(김태우)이라는 같은 빌딩에서 근무하는 순박한 남자가 나타나 현정에게 구애를 하고, 현정은 조금씩 그에게 마음을 열어 결혼에 이른다. 여기가 끝이 아니다. “결혼하는 것을 꼭 영화 중간에 넣고 싶었다”는 감독의 말처럼 남편 상훈과의 결혼생활은 다른 갈등을 위한 시작이다. 상훈이 일 때문에 한 본의 아닌 거짓말이 불씨를 만들고, 아이 낳고 지친 결혼생활을 뒤로하고 현정도 옛 애인 민석을 다시 만난다. 현정에게 세상은 다시 서럽고 미안한 사막이 되었다. 그러나, 중요한 것. 삶은 그래도 계속될 태세다.
강이관 감독은 영화아카데미 출신이며, <나의 일기> <소년의 시> 등의 단편 작업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난 감독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