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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미를 인터뷰 한다니까 몇몇 감독들이 내 등을 두드리며 오사마 빈 라덴 같은 표정으로 의미심장한 눈길을 보냈다. 테러하러가는 게 아니라니까... 게다가 그녀는 지금 임신 8개월째라구! 적지 않은 감독들에게 강호의 도를 떨어뜨리고 있는 요주의 인물로 찍힌 문제적 평론가를 만난다는 건 다소의 전운이 감도는 사건이었다. 게다가 그녀는 나의 영화 <좋지아니한가>를 보고 씨네21 100자평에서 (감독 입장에선) 오독과 편견의 여지가 다분한 평을 써갈겼기에 더더욱 벼르던 참이었다. 임신 막바지라 거동이 불편한 그녀의 사정으로 인터뷰는 얼떨결에 황진미 평론가의 집에서 하게 되었다.
정윤철: (결혼사진을 가리키며) 못 알아보겠다.(웃음)
황진미: 결혼 사진을 찍으러 갔는데 정말 이상하더라. 이미 스토리는 다 만들어진 채로 사람만 가져다 박은 거다.
정윤철: 저런게 드라마다.
황진미: 사진 찍으시는 분이 생각하는 가부장적이고 19세기적인 구도속에다 사람만 박아넣은 것 아닌가.
[정윤철 감독, 평론가에게 묻다] 황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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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난 지금으로부터 18년 전인, 1990년 초 잠시 만났던 적이 있다. 영화공간 1895라는 단체였는데 영화에 관심 있는 젊은이들이 모여 영화도 보고 세미나도 하고 라면도 끓여 먹고 그랬었다. 당시 대학 시험에 막 붙은 나는 어디서 신문광고 같은 걸 보고 그 단체에 불쑥 들어갔다. 어렴풋한 기억에, 영국 유학에서 막 돌아온 전양준(현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이 넘버1이었고 대학 졸업반 김영진은 넘버2나 3쯤 되었던 것 같다. 그는 가끔 나와서 목소리를 깔며 회원들 세미나를 시켜주곤 했었다. 경계심이 드는 인물이라 그 후로 연락은 안 했다. 얼마 후 그는 평론가가 되어 있었고, 내가 영화를 계속 하면서 가끔 보게 되었다.
인터뷰는 광화문 ‘미로스페이스’ 극장과 그 안에 있는 호화로운 바에서 이루어졌다. 동석한 정재혁 기자가 옆에서 실시간으로 타이핑한, 경어와 막말이 뒤섞인 현장의 기록이 왠지 생생한 것 같아 그 분위기 그대로 그냥 구술식으로 정리해 보았다. 김영진 평론가와 독
[정윤철 감독, 평론가에게 묻다]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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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철: 당신이 자주 인용하는 발터 벤야민의 말이 생각난다. 정치적인 것을 미학적으로 다루는 것은 파시즘이고 미학적인 것을 정치적으로 다루는 것은 자본주의라고.
정성일: 그 문장을 김우창 번역으로 스무살에 읽었다. 이후 모든 판단에서 하나의 좌표가 되었던 말 중의 하나다.
정윤철: 영화 자체의 미학과 영화가 갖는 정치성은 늘 대립할 수밖에 없는 문제인가.
정성일: 아니, 그 반대다. 동전의 양면이라고 생각한다. 똑같은 것을 누군가는 미학적으로 이해하고 누군가는 정치적으로 이해하는 거다. 나는 그것을 전적으로 미학의 입장에서 본다면 타락하고, 정치적으로만 본다면 프로파간다가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다루고 있는 것이 예술이라는 사실을 놓치면 안 된다. 우리는 어떤 대상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창조를 다루고 있다. 창조를 다룰 때는 미학과 정치, 혹은 삶과 사회, 혹은 과거와 미래 말하자면 지나간 시간과 도래해야하는 시간, 그 둘 사이의 중재의 문제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러
[정윤철 감독, 평론가에게 묻다] 정성일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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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글은 스타일리쉬하다. 수많은 인용, 괄호치고 설명하기, 문장의 도치, 접속사 없애기, 단문의 연속 등으로 특징지을 수 있는데, 인용은 영화의 플래시백에, 괄호치기는 나레이션에, 접속사 없애기와 도치 및 단문은 빠른 편집과 점프컷 등에 해당된다. 이런 영화의 대가는 왕가위다. 그리고 그는 왕가위를 굉장히 좋아한다. 초현실주의 작가 마그리트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시립미술관에서 그를 만난다.
정윤철: 일단 트뤼포 식으로 이야기를 꺼내겠다. 그는 “영화를 사랑하는 첫 번째 방법은 영화를 두 번 보는 것이고, 그 다음은 영화에 관한 글을 쓰는 것이고, 마지막은 영화를 만드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나도 영화를 사랑하는 세 가지 단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는 인터넷 별점을 보는 것이고, 두 번째는 <씨네21> 기사를 보는 것이고, 마지막은 정성일의 글을 읽는 것이다(웃음). 이번에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당신의 글을 많이 뒤적거려봤다. 그런데 굉장히 옛날에 썼던 글이 있더라
[정윤철 감독, 평론가에게 묻다] 정성일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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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중순, <좋지 아니한가>가 1주일 만에 극장에서 교차상영되는 걸 보면서 분노하고 있을 때, <씨네21> 남동철 편집장으로부터 창간특집호의 일일편집장을 L감독님과 함께 맡아 달라는 전갈이 왔다. 옳거니 울고 싶은 놈 따귀 때려주는구나, 이번에 뼈저리게 느낀 극장의 교차상영(하루에 1, 2회만 상영하면서 스크린쿼터 하루를 채운 척하는 불법 행위) 실태의 심각성을 알리는 특집 기사라도 만들어야겠다 싶어 일단 오케이를 했다. 내가 끼어들어서인지, 빠져나갈 기회라 생각했는지 L감독님은 어느 결에 사라졌고 결국 나만 덜렁 남게 됐다.
감독들에겐 숙원 사업이 하나 있다. 언젠가 감독들이 잡지를 만들어 평론가들 평론도 씹고, 별점도 매기고, 섬업·다운도 해보자는…. 그거 재밌겠는걸? 자극적인 뭔가를 찾던 남 편집장은 영화사 사장 같은 표정이 되더니 몇몇 평론가들 전화번호를 당장 내주었다. 우려와는 달리 당사자들이 흔쾌히 승낙을 했고, 결국 이런 뜻밖의 인터뷰가 실현
[정윤철 감독, 평론가에게 묻다] 일일편집장을 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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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주연급 배우의 탄생
지금은 조연급이지만 주연으로 성장할 배우
주연 가능성이 점쳐지는 배우들의 순위에서는 스타성보다 연기력에 대한 평가가 높게 반영됐다. 1위로는 <용서받지 못한 자>로 인지도를 높였고 <시간> <숨> 등의 화제작에서 출중한 연기를 보여준 하정우가 선정됐다. “나이에 비해 깊은 맛이 나는 배우”, “다소 신경질적이면서도 댄디하고 퇴폐적으로 보이는 다양한 느낌의 소유자” 등 그의 장래를 촉망하는 의견들이 많았으며, “급성장할 수 있는 흥행작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있었다. 2위는 최근 <케세라세라>를 통해 방송에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는 정유미가 뽑혔다. “발음과 발성을 좀더 다듬어야 한다”는 충고도 있지만, 기존의 여배우와 다른 독특한 분위기가 후한 점수를 얻었다. 영화 <타짜>의 아귀 역으로 주연인 조승우 못지않은 잔상을 남긴 김윤석은 3위에 올랐다. “캐릭터로 완전히 변신하는 소름끼치는 동화력”을 가진
[2007 한국 영화산업 파워50] 한국 영화계가 주목하는 배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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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을 몰고다니는 스타는 누구
티켓 파워가 가장 강한 배우
배우로서 이보다 더한 기쁨이 있을까. 송강호가 흥행력과 연기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붙들었다. “송강호식의 연기는 매번 봐도 질리지 않는다. 영화 관계자와 대중의 욕구를 동시에 채워주는 국내 유일의 이름값 하는 배우”라는 평가나 “시나리오를 고르는 직관력이 뛰어나고 영화를 흥행으로 연결시키는 힘이 있다”는 평가는 ‘최고의 배우’라는 찬사에 다름 아니다. “송강호라서 매번 성공하는 건 아니지만 송강호가 아니었다면 큰일났을 뻔한 영화들이 있다”며 흥행력에 관해 다소 냉정한(?) 시각도 있지만, “친근함과 서민적인 이미지, 연기파 명품배우의 이미지를 모두 갖춰 박찬욱, 이창동, 봉준호, 김지운 등 내로라하는 감독들이 그를 주인공으로 2편 이상씩 영화를 만들었다”는 분석은 그가 당분간 한국 영화계의 ‘원톱’으로 군림할 것임을 보여준다. <밀양>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박쥐>
[2007 한국 영화산업 파워50] 한국 영화계를 이끄는 배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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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위. 최동훈/ 감독
“전진만 있을 뿐 후퇴가 없을 것 같은 감독.” 영화감독으로 영화계에 입성한 지 3년 만에 30위로 진입했다. 영화인들은 데뷔작 <범죄의 재구성>에 이어 지난해 <타짜>를 성공시킨 그를 ‘범죄스릴러의 장인’ 혹은 ‘영화계의 도신’ 반열에 올려놓았다. 강제규 감독과 더불어 할리우드 스타일에 가장 근접한 상업영화 감독이란 게 중평. 봉준호, 박찬욱, 김지운에 이어 얼어붙은 투자자들의 지갑을 열게 할 감독으로 손꼽히는 건 당연지사다. 한동안 부진의 늪에 빠졌던 싸이더스FNH를 <타짜> 한편으로 기사회생시켰다는 평가도 있다. 최동훈 감독에 대한 의견은 흥행성뿐만 아니라 높은 완성도와 개성적인 스타일에 대한 평가가 주를 이뤘다. “스타일리시하고 드라마틱한 영화를 잘 만드는 감독”, “한국 장르영화의 진화를 이끌어낼 영리한 감독” 등의 설명은 영화인들이 그에게 걸고 있는 기대치의 수준을 가늠케 한다. 하지만 게임에 국한된 소재와 한국적인
[2007 한국 영화산업 파워50] 31위~50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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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위.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
점점 활성화되고 있는 PPP와 2년째를 맞은 마켓이 큰 기대를 얻고 있다. 포스트 김동호 시대를 위해 계획된 부산국제영화제의 새로운 조직구성에 대해서는 그가 없는 부산영화제가 상상이 안 간다는 평가도 있다. 어떤 응답자는 “한국영화를 국제적으로 알린 진실한 힘의 어른”인 김동호 위원장의 장수를 위해 “영화인들이 매년 홍삼을 선물해드려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12위. 최용배/ 청어람 대표
무려 35계단 상승이다. 지난 한해 동안 최용배 대표만큼 이름을 각인시킨 제작자는 없을 것이다. 그는 <괴물>이 만든 또 한 마리의 괴물이다. 영화인들은 독한 싸움에서 살아남은 그의 끈기를 높이 샀다. 의욕있게 시작한 배급사업까지 접어가며 <괴물>을 제작해야 했지만 영화의 세계적(!)인 흥행으로 제작비 회수는 물론이고 다시 투자와 제작에 사활을 걸 수 있는 토대까지 마련했다. <괴물> 이후의 라인업도 충무로를 긴장
[2007 한국 영화산업 파워50] 11위~30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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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차승재
싸이더스FNH 공동대표·한국영화제작가협회 회장
차승재 대표가 지난해에 이어 파워 넘버원을 굳힌 것은 다소 의외다. 싸이더스FNH 대표로서 그의 성적은 좋다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개봉한 싸이더스FNH의 영화 12편 중 뚜렷한 수익을 올린 영화는 <타짜>와 <달콤, 살벌한 연인>뿐이었고, <비열한 거리>와 <각설탕>만이 손익분기점을 약간 넘겼다. 그럼에도 그가 대기업들의 짱짱한 위세를 꺾고 1위를 수성할 수 있었던 데는 지난 2월 한국영화제작가협회(제협) 회장으로 선출됐다는 점이 가장 큰 힘을 불어넣었다. 제협 회장으로서 그의 힘은 이미 발휘되고 있다. 그는 4월18일 영화노조와 임·단협을 타결시켰고, 한국 영화계의 위기를 맞아 제작비 절감과 시스템 합리화라는 깃발을 치켜들고 있다. 결국 그의 1위 자리 고수는 “충무로 현안에 대한 가장 폭넓은 경험자이자 조정자로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점과 “한국
[2007 한국 영화산업 파워50] 1위~10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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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충무로 파워맨 50인,
1위는 차승재 제작가협회 회장, 공공부문쪽 인물들의 파워 강세
질펀한 파티 다음날의 숙취인가, 그동안 모르고 있던 중병의 발현인가. 병명도 모른 채 침체의 바닥에 누워 있는 한국 영화계는 바야흐로 격변기를 맞이하고 있다. 현재 한국 영화산업이 맞고 있는 상황에 관해 ‘일시적인 위기’라고 낙관론을 펴는 이들조차 2007년이 중요한 전환기임을 부정하지 못한다. 열세 번째를 맞는 <씨네21>의 ‘한국 영화산업 파워50’ 결과 또한 위기 속에서 새로운 도전을 펼쳐가야 하는 한국 영화계의 처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50위권 안에 처음으로, 또는 수년 만에 새로 진입한 인물이 그 어느 해보다 많다는 사실이다. 7월1일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하는 한국영화산업노조의 최진욱 위원장, 지난해 <타짜>로 웰메이드 상업영화의 또 다른 경지를 선보인 최동훈 감독, 작지만 내실있는 외국영화를 꾸준히 소개하고 있는 조성규 스폰지 대
[2007 한국 영화산업 파워50] 영화노사가 파워 실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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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19일, 비수기 극장가에 공포 스릴러 한편이 조용히 상륙했다. 성경에 나오는 10가지 재앙을 소재로 끌어온 <리핑 10개의 재앙>. 공포영화 팬이라면 다크 캐슬 엔터테인먼트의 6번째 영화라는 점에 주목할 것이다. 그러나 전작들이 그랬듯, 이번에도 다크 캐슬은 장르의 틀 안에서 충분히 예상할 만한 범작을 내놓았다. 늘 신선한 것에 목말라하는 관객이라면 짜증이 충만할 수도 있겠지만, 충성스런 호러 팬이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관람료를 지불할지도 모른다. 헤모글로빈과 아드레날린으로 응집된 2시간짜리 이벤트를 거부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헌티드 힐>에서 <리핑 10개의 재앙>에 이르기까지, 다크 캐슬 주최의 카니발은 여전히 성업 중이다.
1. 윌리엄 캐슬을 벤치마킹하라
“그는 진정한 쇼맨이었고, 영화 홍보에 대해 알고 있는 첫 번째 사람이었다.”(조엘 실버) 다크 캐슬에 대해 이야기하기 앞서 ‘그분’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꺼내는 것이
공포영화 제작사, 다크 캐슬 엔터테인먼트에 관한 몇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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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이를 공략할 것!
카사노바: 안녕하세요? 애 둘 딸린 젊은 킹카 아빠를 낚으셨다는 긴급 제보를 듣고 이렇게 달려왔습니다.
사라: 왜 그렇게 저를 뚫어지게 보시죠? 제 외모 때문인가요? 그래요. 전 키도 작고 남자처럼 굵은 눈썹을 지녔죠. 하지만 전 남들보다 대담하답니다.
카사노바: 대체 어떻게 하신 거죠?
사라: 벤치에 앉아서 소문이나 퍼뜨리는 한심한 여자들이 있었죠. 그녀들이 브랫의 전화번호를 따오면 5달러를 준다지 뭐예요?
카사노바: 단지 5달러 때문에 접근하신 건가요?
사라: 처음엔 그 여자들 코를 납작하게 해주고 싶었어요. 하지만 자식에게 다정하고 젊은 브랫을 보니까 왠지 호감이 가더군요. 늘 부인 없이 혼자 다니는 모습이 안돼 보이기도 하구요. 그래서 그에게 다가가 포옹해달라고 했어요.
카사노바: 순순히 해주던가요?
사라: 네. 나한테 호감이 있었나봐요? 포옹해달라니까 키스까지 덥석 한 거 있죠? (엄마, 나 킹카 낚았어!)
카사노바
[바람둥이로 사는 법] <리틀 칠드런>의 대담한 주부 사라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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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다리를 건너듯 사뿐사뿐
카사노바: 이번엔 두분과 함께 자리를 했습니다. 두분은 ‘연하남과 사귀기’ 동호회 회원이시라구요?
시후미: 아뇨. 우린 이제 처음 만났어요. 제 남친과 이분 남친이 친구죠.
카사노바: 그럼 각자의 애인에 대해 살짝 얘기해주시겠습니까?
시후미: 저부터 해도 될까요, 키미코씨?
키미코: 셀렉트숍 오너답게 매너가 좋으시군요. 니 맘대로 하세요.
시후미: 그럼 저부터 하죠. 제가 만난 사람은 토오루예요. 스물한살이고 친구의 아들이죠.
키미코: 어머, 그럼 나이가 몇이란 거예요?
시후미: 마흔하나요. 동안이죠?
키미코: (화장을 떡칠했군!)
카사노바: 어떻게 만나셨나요?
시후미: 그냥 3년 전 어느 파티였어요. 토오루는 음악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죠. 그래선지 제가 좋아하는 라흐마니노프를 그도 좋아했나봐요, 호호!
키미코: (어우, 짜증나! 저 말투하며!)
시후미: 같은 처지에 정말 왜 그러세요?
키미코: 어머, 제 말이 들리세요?
시
[바람둥이로 사는 법] <도쿄타워>의 시후미, 키미코를 동시에 만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