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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남자>로 열렬한 환호를 받았지만 이준기는 스타라는 단어가 여전히 어색하단다. “지금은 작품 자체를 그냥 즐기고 싶다. 예전에는 나도 모르는 어떤 벽이 있었던 것 같다.” 매번 선배와의 협연을 강조하던 그가 안성기, 김상경 등 만만치 않은 공력의 배우들과 <화려한 휴가>에 출연했다. “순수하게 시나리오가 좋아 선택했다”지만 “참여한 것만으로 삶의 중요함을 일깨운 작품”이라는 말도 잊지 않는다. 매혹적인 광대 공길, 싸움고수 승석을 거쳐 그를 찾은 캐릭터는 택시운전사 민우의 동생 진우. 머리가 좋고 공부도 잘해 형의 기대를 한몸에 받는 인물이다. 출연 분량은 다소 적을지 몰라도, 이번 인터뷰를 위해 드라마 <개와 늑대의 시간>을 찍는 중에 한시바삐 달려온 것을 보면 작품에 임하는 자세만큼은 믿음직스러웠을 듯했다.
-부산 출신에 나이도 20대 중반이다. 이 영화에 출연하기 전까지 5·18에 대해 잘 모르지 않았나.
=그저 역사의 한 페이지라고
이준기, “5·18의 가해자들이 잘 살고 있다는 것이 이해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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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보니 더욱 가녀리다. 저런 손목으로 마이크를 잡고 가두방송을 했다니, 극중 모습이지만 차마 상상하기 어려웠다. <화려한 휴가>에서 이요원이 연기한 캐릭터는 퇴역 장교 출신인 흥수의 딸이자 민우의 사랑을 받는 간호사 신애. “조금의 의심도 없이”, “전적으로 감독을 믿고 연기”했기에 “한신 한신 버릴 수가 없었다”는 이야기나 긴 수식어 없이 간략하게 의사를 밝히는 어투에서, 5·18에 휩쓸려 표류하면서도 꿋꿋하게 자신을 지키는 신애라는 캐릭터가 자연스레 연상됐다. “함께 슬퍼하고 공감하는 것이 당시의 희생자분들께 위로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안 그럴 것 같았는데 편집본을 보며 많이 울었다.” 허튼 말은 하지 않는 이요원을 믿는다면 <화려한 휴가>가 얼마나 관객의 마음을 울릴지 기대해도 될 것 같다.
-무엇보다 시나리오가 좋아서 이 작품을 선택했다고 들었다.
=시대물이라는 이야기를 듣고서 아, 또 시대물, 그랬다. 5·18이래서 생뚱맞다고 생각했고.
이요원, “진정성, 내 안에 그런 모습이 보였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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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경에게 <화려한 휴가>는 아주 특별한 경험이었다. 주인공인 택시기사 강민우 역을 맡았던 그는 이 영화를 촬영하는 내내 5월 광주 영령들의 시선과 보살핌을 느꼈다. 그가 간증하는 ‘믿을 수 없는 체험’의 리스트는 아래 다 적지 못할 만큼 다양하고 많다. 그러나 그가 <화려한 휴가> 작업을 매우 만족스럽게 여기는 것은 그런 영묘한 기운 때문만이 아니다. 특히 홍상수 감독과 가진 2번의 작업 외에는 심드렁하게 말하는 이 독특한 배우에게서 “정말 모든 게 만족스럽고 다 재밌었다”는 이야기를 듣기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김지훈 감독이나 안성기, 박철민 같은 배우들과 깊은 교감을 나누는 도중 까칠했던 성격도 맨들맨들해졌으니, 김상경에게 이 영화는 정말 ‘화려한 휴가’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화려한 휴가>는 촬영 전부터 큰 기대를 걸었던 것 같다.
=시나리오를 읽고 난 다음 느낌이 어떤 것이었냐면, 낚시를 하다가 물고기가 바늘에 걸렸을 때
김상경, “내가 다시 이만큼 연기를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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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휴가> 촬영현장에서 안성기는 ‘대장님’으로 불렸다. 그가 이 영화에서 맡은 역할은 신애(이요원)의 아버지이자 강민우(김상경)가 근무하는 택시회사 사장인 예비역 대령 박흥수. 이 비극적인 상황 속에서 박 대령은 정치에 물든 계엄군에 맞서 시민들을 지휘하는 ‘대장’이 된다. 영화 속에서만 그가 대장이었던 것은 아니다. 어쩌면 스크린 바깥 촬영현장에서 그의 대장 역할은 더 중요했는지 모른다. 안성기는 촬영장에서 80년 광주를 함께 살았던 몇 안 되는 사람이었을 뿐 아니라, 언제 어디서나 그랬듯이 배우들과 스탭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러니 김지훈 감독이나 김상경 등이 그를 여전히 ‘대장님’이라 부르고, 수시로 그의 휴대전화에 ‘대장님 보고 싶어요’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박 대령 역할은 어떻게 해석했나.
=가장 영화적인 인물이 아닌가 싶다. 그러니까 장치로서의 인물, 픽션적인 인물이다. 계엄군과 시민군을 연결시키는 인물,
안성기, “그동안 빚진 마음으로 살아온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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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는 항구다>를 정통 누아르로 준비하다 잘 안 돼 코미디로 바꿔 장편 데뷔를 했고, <화려한 휴가> 역시 제작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화려한 휴가>는 언제, 어떻게 시작된 것인가.
=나에게 ‘데미지’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운좋게 데뷔한 것 같다. 단편영화할 때와 그동안 내가 이야기했던 것들 때문인지 김지훈이 코미디를 찍었다는 자체가 코미디다, 라는 말을 들었을 때 재밌었다. 그러나 나한테 중요했던 건 예술적인 고민에서의 영화가 아니라 직업으로서 영화감독의 길은 무엇일까, 였다. 누아르를 준비하던 시기의 주류는 코미디였고, 그 강도가 내 체감으로는 99% 정도였다. 물론 다른 좋은 영화가 나오는 시기이기도 했지만, 신인이 데뷔하기에 코미디라는 카드를 선택하지 않기가 쉽지 않은 시기였다. 미리 매를 잘 맞았다고 생각하고, 내 영화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 작품에 접근할 때 과연 나의 영화적 진정성은 어디에 있는가 고민해야 했다.
“제일 무서운 건,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내 안의 두려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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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투명한 햇볕이 내리쬐는 남녘의 들판. 허리를 깊이 숙였던 농사꾼 몇몇이 이상한 소리에 고개를 들면 하늘 위로 거대한 군 수송기들이 줄지어 날아든다. 군용기 내부, 드디어 출동이라고 비장해하던 군인들 사이에 누군가 이상하다고 중얼거린다. “비행기가 북쪽이 아니라 남쪽으로 가고 있어.” 작전명 ‘화려한 휴가’에 돌입한 이들의 풍경은 상상의 재현이다. 그렇지만 화려한 휴가는 실명의 작전이었고, 곧 그 화려한 실재가 재현된다.
상상과 맞붙인 실제의 시뮬레이션
5월21일 정오 무렵, 계엄군이 철수키로 약속한 시각이 다가오면서 광주 금남로의 도청 앞 시민들은 축제 분위기에 빠져든다. 택시기사 인봉(박철민)과 제비족 용대(박원상)가 까불거리며 카운트다운을 시작한다. 상상의 재현이다. 오후 1시 애국가가 울려퍼지면서 계엄군은 철수는커녕 일제히 탄창을 끼워넣고, 조준 자세를 취한다. 시민들 중 누구도 예상치 못한 사격이 애국가와 더불어 시작된다. 점프컷과 개각도 촬영, 부서지는 유리창과
5·18 재현한 영화 <화려한 휴가>가 낳은 쟁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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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광주를 재현한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당시를 겪지 못한 세대에겐 다른 역사적 사건을 다룬 영화들과 다를 바 없겠지만 지금의 영화계라면 특별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우선 누구나 얘기하듯 한국영화의 위기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상반기 내내 화제가 될 만한 흥행작없이 극심한 자본난에 빠진 영화계가 제작비 100억원을 들인 블록버스터의 흥행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화려한 휴가> 시사회에 무대인사를 나온 제작자와 배우들이 한국 영화계의 최근 어려움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 영화가 한국영화의 위기를 헤쳐가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었을 것이다. 과거 <태극기 휘날리며>와 <실미도>가 천만 관객을 동원하며 영화인들에게 자신감을 갖게 한 기억은 이런 대작을 만드는 사람들에게 은근한 기대를 갖게 한다.
하지만 단지 그것이 이 영화에 대한 기대의 전부는 아닐 것이다. 장선우 감독의 <꽃잎>이 있었지만 &l
<화려한 휴가> 5월 그날이 다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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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이름으로 선정된 5개 영화사 중 3곳이 홍보·마케팅사다. 제작사나 투자사, 배급사에 비해 비교적 규모가 작고 자유롭기 때문인지 홍보·마케팅사 중에는 한번 보면 잊혀지지 않는 특이한 명칭이 많았다. 누구나 한번쯤 궁금증을 가졌을 법한 래핑보아는 영어 표기를 보지 않으면 은근 헷갈릴 이름. 랩하는 가수 보아도, 랩하는 보아뱀도 아닌 웃는 보아뱀(Laughing Boa)이라는 의미다. 그러니까 <어린 왕자>에 나오는 보아뱀의 유머 버전을 연상하면 제일 적당할 듯. 의외로 “술자리에서 농담처럼 나온 이름”으로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반면 유쾌한 확성기는 회사의 특성을 잘 살린 명칭이다. 공동대표인 류순미 실장이 싸이더스에 있을 때 속해 있던 팀의 별명이 확성기였다는 점에 착인했다. 입에 확성기를 대고 외치듯 정보를 퍼뜨린다는 의미다. “일 역시 웃고 떠들며 즐겁게 하는 사람들임을 강조”하기 위해 “유쾌한이라는 수식어를 덧붙였다”고 장보경 대표는 설명했다. 오락실은
[충무로 작명소] 독특한 영화사 작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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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서 태어난 유래명시형
어쩌면 가장 평범한 형태의 명칭일 듯. 모기업 등 영화사의 모태가 되는 명칭을 그대로 반영한 형태를 말한다. CJ엔터테인먼트, CGV, 롯데엔터테인먼트, 롯데시네마 등이 대표적인 예. 롯데엔터테인먼트, 롯데시네마는 말할 것도 없이 롯데그룹의 일부임을 명시한 명칭인 반면, CJ엔터테인먼트는 CJ그룹의 다른 회사들과 마찬가지로 제일제당(Cheil Jedang)의 이니셜을 딴 것이다. 그렇다면 CGV는 어떻게 만들어진 이름일까. 한국의 제일제당(CJ), 홍콩의 골든하베스트(Golden Harvest), 호주의 빌리지로드쇼(Village Roadshow), 3사가 합작한 형태로 탄생한 CGV는 씨제이 골든빌리지의 이니셜을 의미한다. 1999년 제일빌리지라는 명칭으로 설립돼 투자사와 주주가 변경되는 등 변화를 겪으면서 1999년 씨제이빌리지, 2001년 CGV로 바뀌었다가 2002년 CJ CGV로 굳어진다. MK픽처스 또한 영화사의 합병으로 탄생한 이름이다. 2
[충무로 작명소] 다섯 가지 유형으로 보는 영화사 작명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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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라는 분야의 창조성 때문일까. 충무로에는 유독 눈길을 끄는 이름들이 많다. 청어람, 백두대간, 신씨네, 필름있수다, 오락실, 래핑보아, 유쾌한 확성기, 올댓시네마, 스폰지 등. 어떤 명칭은 금방 알 것 같지만 어떤 명칭은 도통 짐작이 가지 않는다. 하긴 그 의미를 알아도 놀랍기는 마찬가지다. 가벼운 외양과 달리 제법 진중한 풀이를 새긴 것도, 큰 포부를 담았으리라 짐작했건만 의외로 소박한 것도 있다. 하지만 어떤 이름이든 고심해서 고른 것인 만큼 지향하는 영화에 대한 뚜렷한 가치관을 보여주지 않을까. 가치관이라는 표현이 너무 거창하다면, 적어도 영화사를 세우며 마음에 품었던 소박한 바람이나 취향 정도는 충분히 읽을 수 있지 않을까. 그러니 영화사 명칭을 충무로의 지형도를 가늠할 지표 중 하나로 받아들인다 해도 우스울 것이 없다. 게다가 단어 하나하나 자세히 들여다보니 충무로 브랜드네이밍도 꽤 근사한 목록을 갖췄다. 너무 유명해 익숙한 이름부터, 귀에도 입에도 낯선 생소한 이름,
[충무로 작명소] 충무로 간판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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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한 피범벅
<도살자> The Butcher/ 김진원/ 한국/ 2007년/ 76분/ 금지구역
<도살자>를 본 관객은 배우들의 신변과 영화를 만든 데빌그루브픽쳐스가 도대체 어떤 일당인지 궁금해질 것이다. 사채업자에게 시달리던 한 부부가 어느 도살장에 끌려온다. 이곳에는 돼지머리를 가진 괴물을 주인공으로 스너프영화를 찍는 도살업자가 있다. 그는 괴물의 희생양이 될 사람들의 머리 위에 카메라를 매달아놓고 그들의 사지를 절단하며 영화를 찍는다. 끌려온 사람들의 머리에 4대, 도살장에 1대, 도살업자의 목에 1대씩 달려 있는 총 6대의 카메라는 <도살자>의 공포감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몸에 달린 카메라는 고통과 함께 흔들리고, 거친 사운드는 대사보다 비명을 더욱 강렬하게 전달한다. 하지만 말 그대로 작정한 고어영화인 <도살자>는 공포감 조성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는 잔혹함까지 놓치지 않는다. 톱에 갈리며 죽어가는 사람의 비명이 귀청을
[제11회 부천영화제 가이드] <도살자> <바람 속의 질주> 外 8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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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보다 무서운 인간이 여기 있다
<다이어리> Diary/ 옥사이드 팡/ 홍콩/ 2006년/ 86분/ 부천 초이스
타이의 옥사이드 팡이 호러물의 재주꾼임을 보여주는 소품이다. 그닥 새롭지 않은 소재로 출발선을 잡고서, 게다가 적당한 복선과 관습적인 카메라워크를 지극히 제한된 공간 안에서 펼치는 것만으로 기승전결의 맥을 만들어낸다. 귀신은 없으나 귀신보다 무서운 인간이 있다. 선천적 악마 사이코패스는 아니다. 후천적으로 앓은 사랑의 후유증이 위니의 몸뚱이를 감싸고 있다. 그녀가 기괴한 기운을 내뿜으며 불길해 보이는 목각 인형을 만들어내는 건 저주의 영혼을 불어넣겠다, 는 의지가 아니라 그나마 스스로를 위로하는 소일거리다. 그녀의 본업은 예쁜 뷰티숍의 점원이다. 그곳에서 나와 상당량의 생선과 고기를 사고, 그 생선과 고기를 어두컴컴한 부엌에서 칼로 다지며 요리를 만드는 건 저주의 카니발 의식이 아니다. 사랑하는 남자 세스를 위한 애정 행위다. 문제는 그 세스가 떠나버렸다는
[제11회 부천영화제 가이드] <다이어리> <미러마스크> 外 8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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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지 장르의 기막힌 혼합
<클라우드> The Cloud/ 그레고르 슈니츨러/ 독일/ 2006년/ 105분/ 월드 판타스틱 시네마
두세 가지 장르를 배배 꼬인 전선줄처럼 뒤섞어가는 장르 혼합은 다반사가 된 지 오래다. 하지만 장르의 흐름이 이야기의 맥락을 타며 급변하거나 리듬을 타면서 경계를 그어가는 그 자체가 재미를 주는 작품은 많지 않다. 마치 세 토막의 장르를 무처럼 동강내 시미치 뚝 떼고 딱딱 이어붙인 듯한 <클라우드>는 언뜻 매끈한 할리우드영화 같다. 거침없이 장르적인 연출이지만 언어와 건축물, 그리고 그 주인인 사람이 명백한 독일산이다. 처음은 밝고 명랑한 십대 학원물이다. 한나는 등교보다 늦잠 자는 게 좋고, 여자친구와의 수다도 좋지만 핸섬한 남자에게 눈이 돌아가는 평범한 소녀로, 부유한 집의 외아들 엘마와 가벼운 사랑의 암초를 헤치고 눈을 맞춘다. 그걸 키스로 확인하는 순간 요란한 사이렌이 울린다. 두 번째 장르, 암울한 재난영화의 시작이다
[제11회 부천영화제 가이드] <클라우드> <블랙 쉽> 外 8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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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자면 기획에 참여한 기자들도 부천영화제 초청작들을 전부 다 보지는 못했다. 아니, 볼 수가 없었다. 33개국 215편에 달하는 영화를 일주일 만에 보기란 도무지 가능한 일이 아닌 것이다. 어쩔 도리 없이 박스 가득한 테이프를 밤낮으로 틀어놓고 응시하던 기자-좀비들의 뺨을 열렬하고 강렬하게 작렬해버린 영화들만 딱 24편 골라냈다. 사실 부천판타스틱영화제란 게 원래 ‘취향’만으로 똘똘 뭉친 영화의 천국과 지옥 아니었던가. 그러므로 여기 소개하는 24편의 영화들은 순전히 <씨네21> 기자들의 취향으로 골라낸 변덕스런 리스트의 일부다.
[제11회 부천영화제 가이드] 판타스틱에… 홀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