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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시작된 뉴저먼 시네마 이후 새로운 독일영화의 흐름의 제일 앞자리에 크리스티안 페촐트가 있다. 크리스티안 페촐트는 이른바 베를린파의 1세대로 분류되지만 정치적 진보성을 기반으로 인위적인 내러티브에 반대하며 절제된 이미지를 특징으로 하는 이후 베를린파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장르의 해체와 재구축을 지향하며 역사의식과 공간을 매개로 정체성에 관한 드라마를 만들어왔기 때문이다. <어파이어>라는 새로운 시작을 기념하며 역사, 공간 그리고 멜로드라마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페촐트의 지난 궤적을 더듬어 정리해보았다. 경계를 나누고 구분 지어진 것을 유령의 신체로 관통하는 것이 페촐트의 본질이라는 걸 상기하면 이건 바보 같은 시도다. 그럼에도 부재와 실패를 통해 현재를 자각하는 페촐트의 의지를 따라 실패를 전제로 나눠보고자 한다. 페촐트는 <운디네> <어파이어>로 이어지는 원소 3부작을 분기점으로 익숙한 듯 새롭게 거듭나는 중이다. 나아가는 듯 다시 원점
[기획] 익숙한 듯 새롭게 거듭나는 페촐트 영화의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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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본 크리스티안 페촐트의 영화인 <내가 속한 나라>에서 지금도 또렷하게 남아 있는 장면이 하나 있다. 차창 밖으로 달려가는 유럽의 풍경과 그 풍광을 담고 있는 동경 어린 소녀의 눈망울은 쓸쓸하기 짝이 없다. 부모가 좌파 테러리스트라 쫓겨다니는 통에 자기가 선택하지도 않은 떠돌이의 삶을 살아가는 소녀에게는 자신의 자리인 세상의 점 하나가 간절하다. 점이 없으니 선도 없다. 내부 안전을 위해 세상 누구와도 연결되면 안되니 내면의 안정은 찾을 길이 없다.
그렇다면 1960년 서독의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에서 태어난 페촐트의 자리는 어디일까? 의외로 쉽게 답이 나온다. 독일이다. 독일 감독이니 당연한, 그런 의미가 아니다. 그러니까 활동 영역을 뜻하는 게 아니고 국적을 뜻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그의 시점이 독일에 있고, 그의 시선이 향하는 곳도, 그의 시야도 독일이다. 이는 오랫동안 정체되었던 독일영화계에 1990년대 이후로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었던 동료 감독인 도리스
[기획] 쓸쓸함도 황량함도 노래가 된다, 독일영화의 좌표에서 크리스티안 페촐트의 자리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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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안 페촐트 감독이 <어파이어>(2023) 개봉을 앞두고 내한했다. <어파이어>는 ‘원소 3부작’ 혹은 ‘낭만주의 3부작’ 중 두 번째 작품으로 <운디네>(2020)의 물을 불로 이어받았다. 불은 폭발음이나 불안함을 야기하는 헬기의 음향이었다가, 타오르는 하늘빛이었다가, 눈처럼 흩날리는 재가 되어 호흡기를 파고들더니 살갗마저 까맣게 태워버린다. 전에 없던 청춘 코미디의 톤으로 마음을 풀게 했던 이야기는 류이치 사카모토의 <Andata>와 함께 갑작스러운 비극으로 전조된다. 인터뷰 자리에서도 비극(?)은 예고 없이 닥쳤다. 통역을 사이에 둔 이해와 공감의 시차를 수줍고 호의적인 눈맞춤으로 메우며 이어졌던 인터뷰는 페촐트 감독의 허기와 휴식 요청으로 인해 타오르듯 마무리되었다. 끝내 하지 못한 질문과 듣지 못한 대답 사이 남은 불씨를 어루만지다가, 시간이 충분하다는 착각이 만들어낸 우연의 샛길에 새삼 안도했다. 어쩌면 미완의 불완전함이 &
[인터뷰] 이미지를 경유할 때 잔혹함을 해체할 수 있다, 크리스티안 페촐트 감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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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파이어>는 바닷가에 위치한, 숲으로 둘러싸인 여름의 휴양지에서 점차 가까이 다가오는 산불의 영향 아래 놓인 사람들의 이야기다. 외부와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극장의 무대처럼 고립된 이곳에 모인 네명의 청년들은 마주침의 순간들에 직면한다. 우연히 마주친 그들이 서로에게 그랬듯, 바깥의 세계는 예기치 못한 순간에 그들이 선택한 고립을 깨고 모습을 드러낸다. 외부 세계는 산불의 모습으로 등장하긴 하나 영화 안에 그 형상을 온전히 드러내진 않는다. 이 형상은 불빛으로 인해 붉게 번진 하늘처럼 네 사람 주변을 아른거릴 뿐이다. 그러므로 이 영화에서 외부는 특정한 공간이기보다 낯선 어떤 것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신인 작가 레온(토마스 슈베르트)은 이 낯선 것들에 저항하고, 때로는 그것을 동경하지만 정작 그것들을 바라보는 방법은 알지 못한다. 영화는 그러한 레온의 (이렇게 표현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시점에서 그가 무언가를 바라볼 때 경험하는 실패와 배움의 과정을 이야기한다. 물론
[리뷰] 보이지만 보지 못하는 것, ‘어파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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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영화의 지형도를 그릴 때 빠질 수 없는 작가, 베를린파의 1세대 감독 크리스티안 페촐트가 10번째 영화 <어파이어>로 돌아왔다. 2023년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을 수상한 <어파이어>는 여름 해변을 배경으로 산불에 둘러싸인 네명의 젊은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른바 ‘원소 3부작’의 두 번째 영화인 <어파이어>는 물과 호수를 소재로 했던 <운디네>에 이어 불을 모티브로 수면 아래 요동치는 미묘한 감정을 포착한다.
<어파이어> 개봉을 기념해 크리스티안 페촐트 감독이 한국을 방문했고 <씨네21>이 단독으로 만났다. <씨네21>에서는 국내 팬들의 지지와 사랑에 보답하고자 한국을 찾은 페촐트 감독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크리스티안 페촐트의 세계를 총정리해보았다. 우선 소은성 평론가가 <어파이어>가 우리에게 남긴 불꽃의 인상에 대한 글로 서문을 열고 이어 세개의 키워드로 정리해본 페촐트의 전작과 그
[기획] 타오르는 정념 속에서, <어파이어> 리뷰와 페촐트 감독 인터뷰, 키워드로 보는 페촐트의 영화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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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프라다 모드 서울 행사가 9월5일과 6일 양일간 인사동에 위치한 문화 공간 코트(KOTE)에서 열렸다. 프라다 모드는 동시대 문화를 중심으로 프라다 회원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순회형 프라이빗 클럽으로 전세계 다양한 지역을 돌며 각 지역에 걸맞은 주제를 선정하고 이에 부응하는 프로그램을 독점적으로 제공하는 행사다. 프라다 모드는 2018년 미국 마이애미를 시작으로 런던, 파리, 상하이, 모스크바 등을 거친 후 2023년 프리즈 서울 기간에 맞추어 대한민국을 찾았다. 이번 프라다 모드 서울의 핵심은 전시 <다중과 평행(PLURAL AND PARALLEL)>에 있다. 영국 맨체스터대학교 휘트워스 미술관 관장인 이숙경 큐레이터가 기획한 이 전시엔 김지운, 연상호, 정다희 감독이 참가해 세곳의 부스에 자신의 개성과 숙고를 담은 장소 특정 설치 작품을 전시했다. 또한 세 감독은 자신의 전시와 어울릴 만한 세편의 영화를 선정해 행사 기간 중 하루 1회 상영회를 가졌다.
[기획] 한국영화, 미술을 만나고 패션을 입다, 프라다 모드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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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적 공간들을 투어 장소로 택한 이유는.
= 부산에도 무난한 멜로드라마에 어울릴 법한 예쁘고 도시적인 장소가 많다. 하지만 그런 곳들만 모아놓으면 SNS에 떠도는 관광 사진들을 보는 것과 다르지 않다. 20년 넘게 비슷한 기획을 펼쳐온 부산영상위원회의 데이터베이스를 적극적으로 이용해서 일반적으론 접근할 수 없는 오지나 제한구역을 작가들에게 체험하게 하는 일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 이전에 진행했던 팸투어 기획과 다른 점이 있다면.
= 영상 업계 관계자나 영화·시리즈 감독들이 로케이션 헌팅 목적으로 팸투어에 참여한 경우는 많다. 하지만 이번처럼 신진 작가들을 대상으로 한 팸투어는 흔치 않다. 처음엔 각 전공에 따라 스릴러, 로맨스 등으로 투어 일정을 분류하는 방식도 생각해봤다. 하지만 그들의 경험을 한정하는 쪽이 아니라 최대한 다양한 분위기를 보여주고 싶었다. 당장 지금이 아닐지라도 차후 집필할 작품에도 부산의 모습이 장기적으로 스며들면 좋겠다.
- 부산의 모습이
[인터뷰] 창작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싶다, 장지욱 부산영상위원회 기획·개발2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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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M 오펜(O’PEN, 이하 오펜)이 협업한 2023 부산 스토리 팸투어가 진행됐다. 오펜 스토리텔러 공모전 4, 5기를 통해 발굴된 19명의 작가와 이종민 CJ ENM IP개발센터장 등 오펜 관계자 8명이 참여해 부산 곳곳의 촬영 명소를 방문하는 프로그램이었다. 본 프로그램은 부산영상위원회와 오펜이 올해 4월부터 본격적으로 추진 중인 ‘스토리 공동창작 프로젝트’의 연계 사업이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오펜 출신의 작가 2명, 부산에서 공모로 선정된 작가 2명이 집단창작 형태로 신진 스토리 IP를 내놓을 계획이다. 마찬가지로, 팸투어 역시 부산 지역의 창작 원천과 수도권 창작 인력의 교류를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진행됐다.
<씨네21>은 양일간 이어진 팸투어에 동행했다. 책상 앞에서 종일 머리를 싸매고 있을 것만 같은 작가의 직업적 이미지는 편견이었다. 팸투어 참여 작가들은 아픈 역사가 곳곳에 어려 있는 부산의 장소성을 몸소 마주하며 잠시도 자료 수집의 활기를 잃지 않
[기획] 이야기로 빛나는 부산, 2023 CJ ENM 오펜 창작자 부산 스토리 팸투어 동행 취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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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혜란은 자꾸만 무언가를 잃는다. 정확히 말하면 염혜란이 맡아온 역할은 대부분 소중한 것을 잃어왔다.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등장한 그는 어린 딸 민영이를 병상에서 떠나보내고, 영화 <빛과 철>에서는 영남이 되어 사고로 의식불명이 된 남편을 2년간 보살핀다. <경이로운 소문>의 추 여사는 동료와 정의, 힘을 잃을 위기에 처하고, <더 글로리>에서 현남은 자신의 기쁨인 딸 선아를 유학길에 올리며 타지의 보호자에게 사랑을 청탁한다. 이렇듯 가파르게 오르고 내리길 반복하는 서사의 굴곡 속에서 염혜란은 과잉된 감정보다 땅에 붙는 현실성을 낚아챈다. 거칠게 마모된 피부, 굽은 등, 교양이란 말이 무색한 걸걸한 성미와 우렁찬 목소리까지. 하루아침에 아들을 잃은 <마스크걸>의 경자를 표현할 준비를 진작에 마쳤다는 듯, 염혜란은 보다 실재적이고 현실적인 접근 방식을 택했다. <마스크걸>이 공개된 이후 온오프라인에서 그의 이름이
[기획] 지지고 볶으며 살아간다는 일, ‘동백꽃 필 무렵’부터 ‘더 글로리’와 ‘마스크걸’까지 배우 염혜란이 연기의 폭을 넓혀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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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만 놓고도 심상치 않은 기대감을 불러내더니, 8월18일 시리즈 공개와 동시에 2화 ‘주오남’, 3화 ‘김경자’를 연달아 본 시청자들을 아연실색게 했다. 지금 안재홍은 <마스크걸>이 지닌 화제성의 중심에 있다. 올봄 영화 <리바운드>에서 실존 인물을 연기하면서 이미 굳건한 존재감을 보여주었음에도, <마스크걸>에서 다시 만난 안재홍의 얼굴엔 익숙한 구석이 없다. 탈모와 피부병 분장을 한 안재홍이 연기하는 인물은 주인공 김모미의 직장 동료이자 일본 애니메이션 오타쿠인 주오남. 외모 콤플렉스를 숨긴 채 인터넷 방송의 스타가 된 마스크걸에게 동질감을 넘어 사랑을 느끼는 남자다. 이른 죽음 이후에도 유령처럼 떠도는 주오남의 잔상은 자칫 희화화에 머무를 위험이 있는 캐릭터에 정확한 표정과 순정을 투여한 배우의 자질에 힘입어 선명히 지속된다.
“어떤 작품과 만날지는 내가 재단할 수도, 예측할 수도 없는 일”이라지만 <마스크걸>이 결코 흔치 않은
[기획] '변신은 나의 성질', 정봉이에서 주오남까지, 배우 안재홍이 자신의 지도를 개척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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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얼굴을 완전히 달리 보이게 한다. 아무리 에피소드별 주인공이 바뀌는 독특한 구성에 힘입었대도 혹은 훌륭한 분장이 그들을 도왔대도 신묘한 일이다. <마스크걸>의 두 배우, 염혜란과 안재홍이 그것을 해냈다. 이들은 김모미로 뭉친 세명의 디바들(고현정, 나나, 이한별) 사이에서도 캐릭터의 파급력을 오롯이 심어넣으며 자기만의 기세로 빛난다. 배우 안재홍, 염혜란과의 만남을 토대로 두 배우가 쇄신해온 개성 있는 행보를 되짚어보았다.
*이어지는 기사에서 <마스크걸> 안재홍, 염혜란 배우 기획이 계속됩니다.
[기획] 연기라는 이름의, 냉정과 열정 사이, <마스크걸>에서 재확인한 배우 안재홍과 염혜란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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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세계관을 새롭게 확장하는 것을 하나의 놀이문화로 정착시킨 팬들은 문 밖으로 나가 스스로 장을 마련한다. 이들은 작품 안에만 존재하던 인물을 현실로 꺼내 살아 숨쉬게 하고, 작품이 채 다루지 않은 이야기 공백을 애정 담긴 상상으로 채워나간다. 즐거운 과몰입의 영역을 넓혀나가는 팬덤의 주체적인 탐험은 바로 여기서 출발한다. 주인공이 어딘가 살아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을, 우리 모두가 연결된 듯한 감각을 일깨운 여섯 가지 사례를 소개한다.
THE FIRST: 송태섭 생일 전시&광고
<슬램덩크> 팬들은 북산고등학교 농구부의 포인트가드 송태섭 생일(7월31일)을 맞이하여 갤러리 전시와 영상 광고를 진행했다. 후원자를 대상으로 펼쳐진 갤러리는 송태섭을 사랑하는 창작자들의 다채로운 2차 창작품을 내걸었다. 이들은 새로운 그림을 통해 NBA 선수로 거듭난 송태섭, 유명 잡지 화보를 찍은 송태섭 등 원작에서 볼 수 없던 농구부 소년의 미래를 빼곡하게 상상했다. 또 가족
[기획] 팬들이 직접 완성한 과몰입의 자리들, ‘우리 애들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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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의 어느 평온한 날, <슬램덩크> 팬들에게 일본으로부터 깜짝 소식이 전해졌다. 8월3일 오전 11시30분에 <더 퍼스트 슬램덩크> 인터하이 상영회가 열린다는 것이었다. 일본뿐만 아니라 중국, 대만 등에서도 같은 시각에 같은 상영회가 열린다고 했다. 8월3일 오전 11시30분. 도대체 이날이 무슨 날인가. 원작 만화 <슬램덩크>에서 북산고 농구부가 고교최강자인 산왕공고 농구부와 경기를 치른 날이 아닌가. 이 인터하이 상영은 원작 만화와 똑같은 상황을 구현해 관객을 작품 속으로 초대하는 것과 같다. 다시 말해 극장은 경기장이 되고, 관객은 관중이 되는 과몰입의 산 현장이 펼쳐지는 셈이다.
영화산업의 새로운 활로, 과몰입
인터하이 상영회를 본 사람에게는 특별한 선물이 주어질 예정이었다. 바로 인터하이 티켓. 실제 경기장에 입장하는 것처럼 경기 티켓을 나눠주는데 여기서 중요한 건 티켓 디자인이다. 영화에서 전년도 우승 고교를 포스터(송태섭이
[기획] 8월3일 오전 11시30분, 극장에서 응원할 시간, ‘더 퍼스트 슬램덩크’ 인터하이 상영으로 보는 과몰입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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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권하정 감독은 우연한 기회에 싱어송라이터 이승윤의 라이브 공연을 관람한다. 공연 이후 이승윤의 팬이 된 권하정 감독은 동서대학교 영화과 입학 동기인 김아현·구은하 감독과 의기투합해 2020년 이승윤의 노래 <무명성 지구인>의 뮤직비디오를 만들어 그에게 직접 헌사한다. 그리고 이승윤에게 본인이 직접 출연하는 뮤직비디오를 함께 만들어볼 것을 의뢰한다. 이들의 염원은 얼마 지나지 않아 응답받는다. “내내 울다가 이렇게 메일 드립니다. 어떤 삶을 사셨는지 어떤 꿈을 포기하셨는지는 제가 알 수 없지만 하정님 길에 제가, 제 노래가 도움이 된다면 무조건 함께하고 싶습니다. 권하정 감독님의 팬 이승윤 올림.” 이 모든 일은 이승윤이 2021년 리부트 오디션 <싱어게인-무명가수전>(이하 <싱어게인>) 시즌1에서 우승하며 스타덤에 오르기 전 일어난 기적이다.
두 친구와 함께 이승윤의 곡 <영웅 수집가>의 뮤직비디오를 만든 권하정 감독은 성공
[기획] ‘듣보인간의 생존신고’, 재밌으면 되는 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