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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우드 영화가 서울을 찾아온다. 인도대사관, 영진위가 주최하고 스폰지가 주관하는 인도영화제가 11월 23일부터 나흘 동안 종로 스폰지하우스에서 펼쳐진다. 이번 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인도 영화는 총 10편. 시얌 베네갈이 만든 뮤지컬 영화 <쥬베이다>, 아몰 팔레카가 연출한 여성 중심의 시대극 <변치 않는 것>, 리투파르노 고쉬의 미스터리물 <그날 밤 그 곳엔 누가 있었나>, 아름다운 풍광이 인상적인 바라티 라자의 <바다꽃 이야기>, 자누 바루아의 <무지개 너머 어딘가>를 비롯한 장편 극영화들이 준비됐고, 배우 라만쿠티 나이르를 다룬 다큐멘터리 <칼라만달람>과 단편영화 4편이 포함됐다. 더 자세한 사항은 스폰지하우스 홈페이지 참조
발리우드 영화 10편과의 경쾌한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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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의 한가위는 따뜻했다. CGV 영화산업 분석자료에 따르면 10월 전국 관객은 1411만명으로 전년 대비 32.6% 증가했고 최근 10년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월과 비교해도 31%나 증가한 것으로 추석이 한국영화시장의 최고 대목임을 상기시켜 주는 결과다. 10월 흥행상위 여덟 편은 6위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제외하면 모두 한국영화로 채워졌고 한국영화 점유율은 83.1%에 달했다.
이러한 10월의 호성적의 중심에는 최동훈 감독의 <타짜>가 있었다. <타짜>는 추석흥행의 두 가지 통념을 파괴했다. 먼저 2001년 <조폭마누라>부터 <가문의 영광>, <오!브라더스>, <귀신이 산다>, 2005년 <가문의 영광2 - 가문의 위기>로 이어진 코미디영화 추석불패 신화를 깨뜨렸다. 두번째로는 18세 이상 관람가 영화로 6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영화 역대흥행 7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
10월 극장가는 따뜻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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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패션. 메릴 스트립, 앤 해서웨이 주연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가 계속된 혼전에도 불구하고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수성했다. 서울 56개, 전국 222개 스크린에서 상영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전국누계 94만 240명(이하 배급사 집계)으로 11월 박스오피스 첫주의 승자가 됐다. 전국 1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서울 주말 관객동원은 7만8천150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전통적인 극장가 비수기인 점을 고려하여 200여개 초반의 스크린으로 서울관객 동원에 집중하는 배급전략은 제대로 주효했다. 130개 스크린에서 24만 6천47명을 모은 크리스토퍼 놀란의 <프레스티지>가 2위, 200개 스크린에서 29만888명을 동원한 만화 원작의 일본영화 <데스노트>가 3위로 극장가에 데뷔했다. 두 영화의 상대적으로 작은 개봉규모도 <악마는…>의 전략과 유사한 방식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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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관객은 프라다를 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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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론으로 말하자면, 팀 버튼의 세계는 데뷔작인 스톱모션애니메이션 <빈센트>(1982) 안에 모두 담겨 있었다. 스톱모션애니메이션 <Requiem>을 만들어 9월의 상상마당 우수작으로 뽑힌 나지인 감독을 팀 버튼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같아 보이지만, 두 감독 사이의 이상한 공통점은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나지인 감독이 사실상의 데뷔작 <Requiem>을 완성한 것은 2004년, 그러니까 만 24살 때로 팀 버튼이 <빈센트>를 만든 때와 같다. 두 영화의 러닝타임 또한 6분으로 엇비슷하다. 그리고 고딕호러풍의 <Requiem>의 기괴한 요소들은 <빈센트>에서 팀 버튼이 보여준 세계와 어느 정도 맞닿아 있다.
실제로도 “팀 버튼의 세계를 너무 좋아한다”는 그의 <Requiem>은 단순한 이야기 구조를 갖추고 있다. 중세시대가 배경인 듯한 이 영화의 주인공은 빨간 눈을 가진 한 소녀. 마을 사람들은 소녀의
<씨네21>이 뽑은 이달의 단편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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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노이스 감독의 신작 <캐치 어 파이어>는 80년대 남아프리카공화국 인종차별정책을 고수한 백인정권과 저항세력 사이의 관계를 패트릭 차무소(데릭 루크)라는 실존 인물이 평범한 가장에서 급진파 해방운동가로 변하는 과정을 통해 보여준다. 다른 할리우드영화처럼 백인 주인공의 시점에서 보지도 않았고, 영웅주의를 내세우지도 않았다.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1980년, 남아공 시쿤다 정유공장에서 공장장을 하던 패트릭은 정치에 아무 관심이 없는 평범한 가장이다. 월급을 꼬박꼬박 모아서 아내 프레셔스가 원하는 가재도구를 장만하고, 어린 두딸을 꼭 안아주면서 행복해한다. 휴일에는 동네 어린이 축구팀을 코치하고, 아프리카인의 권리를 주장하는 반정부단체 ANC (African National Congress: 아프리카민족회의)의 방송을 몰래 듣는 장모에게 면박을 준다. 그가 백인 정부에 무조건적인 복종을 하는 것은 살기 위해서다. 아무리 비인간적이라도 가정을 지키
[현지보고] <캐치 어 파이어> 뉴욕 시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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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보다 양을 원한다면, 트라이베카필름페스티벌을 기다려라.” <뉴욕타임스>의 영화평론가 A. O. 스콧은 올해로 44회를 맞은 뉴욕영화제의 중요성과 다른 페스티벌과의 차별성을 예찬했다. 뉴욕영화제는 칸이나 토론토처럼 필름마켓이나 오스카 수상 후보작 알리기로 유명하지 않고, 선댄스처럼 영화사들의 자축파티도 아니다. 뉴욕영화제는 대담하고 도발적인 작품들을 소개한다. 굳이 영화제를 상점으로 비유하자면 다른 영화제들이 백화점과 도매상점, 인터넷 상점을 추구한다면, 뉴욕영화제는 고급스럽고, 전문적이고, 독점적인 ‘부티크’라고 스콧은 표현했다. 작품선정위원회가 영화배우나 감독이 아닌 평론가로 구성된 이 영화제는 영화를 소개하고 판매하는 창구라기보다는 행사 자체가 일종의 ‘평론’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
수백편의 영화를 상영하는 일반 페스티벌과 달리 20여편의 선별된 작품만 상영하는 이 영화제는 올해 역시 뉴욕 필름버프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세계 각국에서 선별된 25편의 작품을
[현지보고] 페스티벌의 고급 부티크, 제44회 뉴욕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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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야산에서 내려오는 사람, 담뱃값을 잘 모르는 사람, 말씨와 눈빛이(크아!) 이상한 사람 등등은 신고하라던 안내를 외우고 자란 내 눈에 국정원이 내놓은 ‘1980년대 학생운동권 출신 인사들의 북한공작원 접촉 의혹사건’은 글로벌한 지식강국의 체모를 구기기에 충분하다. 왜 국민소득이 올라가도 ‘간첩질’은 후진적이기만 한 걸까. 그것이 (북쪽 정보기관의) 공작인지, (북쪽 혹은 남쪽 일부인사의 충성경쟁을 겸한) 오버인지, (남쪽 정보기관의) 음모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인터넷만 잠깐 뒤지면 나오는 걸 굳이 문건으로 작성해 보내랬다니 어이없다.
국정원에 따르면, 간첩 혐의자 장민호(44)씨는 80년대 미국에 건너가 그곳에서 포섭된 뒤 주한미군과 IT업계 등에 근무하며 홍콩사서함 등을 통해 꾸준히 ‘동향 보고’를 해왔다고 한다. 최근에는 북한 대외연락부 간부로부터 △이명박 전 서울시장 동향 △북핵사태와 6자회담 관련 민주노동당 동향 △국방장관 해임결의안 무산경위 등을 파악하라는 지령을
[이슈] 진짜 스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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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년간 할리우드는 한국영화 리메이크 판권을 사들이면서 리메이크하지 않고 있었다. 그렇지만 요즘 들어서 바퀴가 굴러가기 시작한 듯하다. 한국영화의 첫 번째 리메이크작인 <레이크 하우스>가 개봉돼서 북미에서 그냥 괜찮은 정도인 5600만달러를 벌어들였고 다른 영화들도 곧 나올 태세다. <엽기적인 그녀>에 엘리샤 쿠스버트가 출연하기로 했으며, 11월 초 뉴욕에서 촬영에 들어갈 것이다. <중독>의 리메이크작에는 사라 미셸 켈러가 캐스팅됐으며, 역시 이번달에 촬영에 들어갈 것이며, <거울속으로>는 감독이 정해졌으며 2007년 1월경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장화, 홍련>을 비롯한 몇편의 다른 프로젝트들도 제작단계에 이르고 있다.
그렇지만 ‘한국에서 누가 이런 것에 신경을 써야 하나?’라는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현승 감독의 <시월애>에는 연기 매너리즘과 소소한 유머들에서부터 멜로드라마가 다뤄지는 방식까지, 한국
[외신기자클럽] 한국영화, 리메이크 아닌 재촬영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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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한 재판을 받을 권리인가, 언론과 출판의 자유를 보장하는 미국 수정헌법 제1조인가. 십대 소년의 유괴·살인사건을 다룬 영화 <알파 독>이 민감한 법정분쟁에 휘말리면서 개봉날짜를 늦추어야 할지도 모르는 위기에 처했다. 닉 카사베츠가 감독한 <알파 독>은 최연소 마약거래범이자 로스앤젤레스의 십대 소년 니콜라스 마르코비츠를 유괴해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제시 제임스 할리우드 사건을 각색한 영화. 저스틴 팀버레이크와 브루스 윌리스, 샤론 스톤이 출연한 <알파 독>은 등장인물의 이름을 모두 바꾸었다.
이 영화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3년 동안 도피생활을 한 끝에 2005년 브라질에서 체포돼 무죄를 주장하고 있는 할리우드가 아직 판결을 받지 못했다는 점이다. 할리우드의 변호사 제임스 블랫은 “<알파 독>을 봤는데 할리우드를 극히 부정적으로 그리고 있다.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본다면 그가 범인이라고 믿을 것”이라면서 개봉예정일인 1월27일에 <
[왓츠업] <알파 독>, 개봉 연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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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의 영화를 영어와 자국어로 두번 찍는 일을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더빙이 아니라 두번 촬영하는 것이다) 발리우드에서는 낯선 일이 아니다. 두 가지 언어로 촬영된 영화가 발리우드의 박스오피스를 점령한 적은 없지만 발리우드가 해외로 눈을 돌리면서 이러한 작업에 영화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Kisna> <Bride and Prejudice> <Viruddh> <Astitva> 등은 영어와 힌디어 버전으로 두번 촬영을 시도했던 영화들이다. 이중 <신부와 편견>으로 한국에도 소개됐던 <Bride and Prejudice>를 제외하고는 흥행에 성공한 영화는 없다. <Viruddh> <Astitva>는 제작비 문제로 중도에 촬영이 중단되기도 했다. <Kisna>의 경우, 영국 배우와 인도 배우가 함께 출연하여 영어와 힌디어로 두번 촬영했다. 이 때문에 제작 당시 큰 주목을 받았지만 상업적으
[델리] 발리우드, 다른 언어로 영화 두번 찍기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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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리 큐브릭이 남긴 미완의 프로젝트가 곧 영화화될 계획이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기사를 통해 큐브릭 사망 직후에 그의 사위 필립 홉스가 문서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루너틱 앳 라지>(Lunatic at Large)라는 제목의 트리트먼트를 찾아냈으며, 현재 그것을 바탕으로 영화제작이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트리트먼트는 <그리프터스> <겟어웨이> 등의 원작자이자, 큐브릭의 50년대 대표작으로 손꼽히고 있는 <킬링>과 <영광의 길>의 각본에 참여한 바 있는 짐 톰슨에 의해 쓰여진 것으로 밝혀졌다. 큐브릭이 그에게 청탁하여 이미 50년대 후반에 쓰여진 것이라고. 최초에 트리트먼트를 발견하고 영화화에 주력한 필립 홉스는 “큐브릭이 항상 그 프로젝트에 대해 말해왔다”며 <루너틱…>에 대한 큐브릭의 애정을 증언했고, 미망인 크리스티안 큐브릭 역시 남편이 “늘 그 프로젝트에 흥미있어한 것을 기억한다”고 떠올렸다.
큐브릭의 미완 프로젝트, 영화 제작 진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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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주목할 만한 작품은 토론토, 베를린영화제에 빼앗기고, 최고가 판매기록은 모두 아시아영화들이 세우는 등 세계 최대 규모 영화마켓의 위신을 우려하게 만들었던 아메리칸필름마켓(AFM)이 2005년의 악몽을 씻을 수 있을까. 11월2일 미국 샌타모니카에서 8일간의 여정을 시작한 제27회 AFM의 가장 큰 특징은 지역 특화 전략이 될 것 같다. 한해 동안의 세계 박스오피스 결과를 민감하게 반영하는 AFM의 특성을 고려할 때, <다빈치 코드> <캐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 <패스트 앤 퓨리어스: 도쿄 드리프트> 등 해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미국영화의 공통점이 다양한 국적의 배우를 기용하고, 미국적인 것을 강조하지 않았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지점이다. 전세계에 어필할 수 있는 영화가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할리우드 메이저 프로듀서들조차 의문을 표하는 실정이다. 실제로 최근에 미국외 박스오피스에서 실속을 챙긴 작품들은 독일, 프랑스, 스페인이 합작한 <
아메리칸필름마켓, 지역 특화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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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독립영화관>이 끝내 폐지된다. KBS는 최근 11월17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독립영화관>을 정규 편성에서 제외하고 <아시아의 창>이라는 프로그램을 신설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KBS는 “<독립영화관>이 정규 편성에서는 제외되지만 비정규적으로 편성할 것이므로 폐지가 아니라 잠정 중단”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독립영화계는 “방송의 기본인 정규 편성에서 빠진다는 것은 사실상 폐지”라면서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한국독립영화협회 등 독립영화 관련 단체들은 조만간 KBS의 처사를 비판하는 공식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원승환 한독협 사무국장은 “그동안 독립영화계뿐 아니라 시민운동단체와 문화예술계가 반대 의사를 표명해왔는데, 공영방송 KBS는 문제제기하는 쪽의 입장을 제대로 들으려 노력하지 않았다. 심한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원 국장은 “KBS는 <독립영화관> 폐지에 관한 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상영할
KBS <독립영화관>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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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27일 막을 내린 제14회 춘사대상영화제가 시상식 진행 미숙 등으로 관객에게 질타를 받고 있다. 영화제 홈페이지에는 특히 시상식 진행자였던 도올 김용옥에 대한 비난이 거세다. “김부선씨는 시상하러 이천까지 오신 것 같은데 무대에만 서 있다가 가셨다.”(아이디 이천시민) “뭔데 자기 맘대로 그렇게 막말까지 해가며 진행을 하는 거지요?”(이천의 꿈) 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이기도 한 김용옥은 이날 시상식 진행 도중 ‘수상자에게 반말을 사용’하거나 ‘수상 소감을 가로채는 등’의 언행으로 보는 이들을 머쓱하게 만들었다.
비단 사회자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사전 리허설을 하지 않아서인지 시상자의 동선이 어지러웠다”는 불만도 나왔고, 시상자가 수상자를 알지 못해 당황하거나 후보작을 소개하는 스크린이 말썽을 일으키는 등의 불상사도 연이어 터졌다. 행사에 참석한 한 영화인은 “수상자 중엔 자리조차 없어서 당황하는 이도 있었다”고 말했다. 시상식에 참석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의식한 발언
[충무로는 통화중] 시상식이 시상식다워야 시상식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