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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초밥왕>의 쇼타와 <식객>의 성찬이 한 식당에서 일한다면 어떨까. 프레임 속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는 두 사람은 하지만 현실에서는 만날 수 없다. 대신 그들을 창조한 <식객>의 허영만과 <미스터 초밥왕>의 데라사와 다이스케가 만났다. 데라사와 다이스케의 드라마와 애니메이션 상영전, 전시회가 열렸던 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2월 3일 토요일 오후 계단에서 아이들에게 싸인을 해주는 얼굴이 낯익다. 허영만. 한국만화의 대표선수, 충무로의 블루칩 원작자로 불리는 그는 데라사와 다이스케와의 대담을 위해 안국동 공보문화원을 찾아왔다.
1947년생 허영만과 1959년생 데라사와 다이스케는 띠동갑이다. 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의 청중들에 대한 고압적인 태도와 다소 미숙했던 진행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하지만 현해탄을 넘어 이어진 두 만화가의 따뜻한 애정이 담긴 대화들을 한마디라도 놓칠까봐 관객들의 눈빛은 두시간 가까이 초
'식객', '미스터 초밥왕'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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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트 어웨이> <폴라 익스프레스>를 만든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이 디즈니의 새식구가 된다. 2월5일, 로버트 저메키스와 감독의 제작 파트너인 잭 랩키와 스티브 스타키는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와 파트너쉽을 맺고 퍼포먼스 캡춰 방식을 이용한 3-D 영화 제작을 위한 전문 제작사를 설립했다. 제작사 이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 계약으로 저메키스 감독이 1998년 잭 랩키, 스티브 스타키와 함께 창립한 TV 및 영화제작사 '이미지무버스'도 디즈니의 지붕 아래로 들어가게 됐다. 새로 만들어진 제작사에서 저메키스 트리오는 모션 캡춰/퍼포먼스 캡춰 방식을 이용한 3-D 영화를 제작하게 되며, 이 중 상당수가 저메키스 감독의 연출이 될 예정이다. 이 회사에서 제작하는 영화는 디즈니에서 국내외 배급과 판매를 전담할 예정이다.
디즈니와 이미지무버스 모두 3-D 영화에 일가견이 있는 제작사들이다.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은 이미지무버스를 통해 <폴라 익스프레스>
로버트 저메키스, 디즈니와 한솥밥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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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고립된 섬에서 17인의 섬주민 전원이 흔적 없이 사라진 사건을 파헤치는 미스터리 추리극 <극락도 살인사건>(제작 두엔터테인먼트, 제공/배급 MK픽처스)이 티저 포스터를 공개했다.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려는 형사의 손을 통해 보는 사진 속 주민들의 밝은 표정과 을씨년스러운 검푸른 빛 바다가 극명하게 대비를 이루며 사건의 미스터리함을 한껏 증폭시키고 있다. 후반작업 중인 <극락도 살인사건>은 4월 관객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박해일 주연 <극락도 살인사건> 티저 포스터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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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기담>의 주인공들이 결정됐다. 1941년 경성의 서양식 병원에서 벌어지는 비극적 사랑과 운명을 다룬 <기담>이 김태우, 김보경, 진구, 이동규를 캐스팅하며 진용을 갖췄다. 정식과 정범식 감독이 공동연출하는 <기담>은 경성의 안생병원에서 벌어지는 사흘간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어느날, 동경에서 유학한 김동원(김태우)과 김인영(김보경)이 병원에 찾아오고 교통사고로 일가족을 모두 잃은 한 소녀는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한다. 소녀의 시체를 발견한 실습생 진혁(진구), 담당의사였던 수인(이동규)과 동경에서 막 도착한 부부는 소녀의 자살이 병원에 얽힌 비극의 시작임을 예감한다.
시대극 공포물 <기담>은 극중 배경인 안생병원을 표현하기 위해 1년간의 프로덕션 디자인 작업을 거쳐 남양주 종합촬영소에 1200평 규모의 목조 세트를 재현했다. <기담>은 2월 10일 촬영을 개시하며 7월 중 개봉할 계획이다.
<기담> 김태우, 김보경, 진구, 이동규 캐스팅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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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큐브 광화문이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으나 치열한 스크린 확보 경쟁 때문에 관객과 소통할 기회를 잃어버리거나 소수 극장에서만 개봉 중인 한국영화 5편을 상영하는 한국영화 ‘줌-인’ 특별 상영회를 연다. 이번 상영회에서는 현재 상영 중인 성지혜 감독의 <여름이 가기 전에>를 비롯해, 이미 극장상영을 끝낸 김태용 감독의 <가족의 탄생>, 신동일 감독의 <방문자>, 전계수 감독의 <삼거리 극장>, 임상수 감독의 <오래된 정원> 등이 상영된다. 이번 특별 상영회는 2월5일부터 7일까지 열리며, 8일부터는 매주 한편의 영화를 하루 1편씩 상영하게 된다. 씨네큐브는 이번 상영과 함께 감독과의 대화 등 부대 행사도 함께 개최한다고 밝혔다. 자세한 문의는 씨네큐브 홈페이지나 전화 02- 2002-7770로 하면 된다.
다음은 상영시간표.
<가족의 탄생> <삼거리 극장> 스크린서 다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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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시작하면 인적없는 초원이 화면에 가득한 가운데 제목이 떠오른다. <세렝게티1.0>. 이내 카메라는 줌아웃하고 초원은 스산한 빈 빌딩의 창틀 안에 갇힌 풍경임이 밝혀진다. 영화의 모든 것은 이 짧은 오프닝에 담겨 있다. 드넓은 초원의 대명사인 세렝게티의 이름을 딴 영화의 제목은 일종의 가상현실 프로그램. 가상현실을 통해 정신병을 치료하는 근미래에서 환자 중 한명인 주인공 소녀는 세렝게티의 관리를 맡고 있는 정체불명의 남자를 향해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을 고백한다. 현실세계에서 그 남자는 사실 뇌사상태에 있는 몸으로, 업그레이드를 앞둔 초기버전 ‘세렝게티 1.0’과 함께 조만간 사라질 운명이다.
<세렝게티 1.0>은 적막한 벌판과 황폐한 빈 건물과 각종 공터 등을 배경으로 한다. 딱 떨어지는 로케이션을 찾아내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을 것 같지만 이성관 감독의 대답은 예상과 다르다. “꽤 오랫동안, 영화를 찍은 송탄에 살았어요. 미군부대가 들어서게 될
<씨네21>이 뽑은 이달의 단편 10. <세렝게티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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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만 폴란스키 감독이 고대도시 폼페이를 스크린으로 옮긴다. 2002년 <피아니스트>로 오스카 감독상을 수상한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메가폰이 <폼페이>로 향할 예정이라고 <버라이어티> <BBC> 등의 외신이 보도했다. 2003년 발표된 로버트 해리스의 동명 소설 <폼페이>가 원작이며, 서기 79년 베수비오스 화산이 폭발해 용암에 묻힌 도시에 대한 유명한 이야기를 젊은 기계공의 시점에서 그린 이야기다.
"이야기에 반했다. 누군가 고대를 배경으로 시대극을 만들자고 하면 내 취향이 아니라고 하겠지만, 스릴러라는 점과 로버트 해리스 소설 속의 디테일, 많은 연구를 통해 고증된 이야기에 매료되어 영화화를 결심했다"고 감독은 영화화의 동기를 밝혔다. 또한 폴란스키 감독은 수로가 터지고 화산이 폭발하는 등의 장면에서 시각적인 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게 "많은 부분에서 CG를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설의 원작자인 로버트 해리스 또한
폴란스키, 폼페이 최후의 날 영화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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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놈’의 ‘목소리’가 전국에 울려퍼졌다. 박진표 감독의 신작 <그놈 목소리>가 주말 극장가를 강타하며 박스오피스 정상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개봉 3일 만에 100만명을 돌파하는 괴력을 선보인 <그놈 목소리>는 서울 33만 5627명, 전국 140만 7474명을 동원하며 압도적인 기세로 전체 박스오피스의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잠식했다. 1월 31일 부분개봉시 275개, 개봉당일에는 400개에 미치지 못했던 스크린 수는 극장들의 적극적인 요청으로 주말 530개로 급격히 늘어났다. 단 이틀 동안 32%에 가까운 스크린의 확대는 <그놈 목소리>의 흥행 폭발력과 장기흥행의 가능성을 점치게하는 긍정적인 지표다.
설경구·김남주 주연의 <그놈 목소리>의 흥행질주는 개봉 당일 이미 예고됐다. 397개 스크린에서 개봉한 <그놈 목소리>는 목요일 평일 하루동안 25만5400명을 불러모았다. 700만명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했던 작년 하반기 대표
<그놈 목소리> 첫 주말 140만, 극장가 강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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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극장가가 몸을 사리는 기간, 수퍼볼 시즌이 돌아왔다. 거의 모든 가정의 성인 남자들이 TV 앞에 모여서 목청을 높인 지난 주말, 북미 박스오피스의 정상은 공포영화 <더 메신저스>에게 영광이 돌아갔다. 귀신 나오는 집에 가게 되는 가족의 이야기인 <더 메신저스>는 <디 아이> 시리즈의 홍콩 공포영화 전문 감독 옥사이드 팽과 대니 팽 형제가 연출했다. 샘 레이미 감독이 제작자로 참여한 이 영화는 개봉 첫주, 제작비인 1600만달러와 근소한 수준인 1450만달러의 수입을 거둬들였다. 영화의 관객은 남자보다는 여자가 많았고, 어린 연령층이 주로 관람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맨틱 코미디 <비커우즈 아이 세이드 쏘>로 수퍼볼 시즌에 TV를 보지 않는 여성관객을 겨냥한 영화다. <비커우즈 아이 세이드 쏘>는 <개와 고양이에 관한 진실>의 마이클 레만 감독의 연출했고 다이앤 키튼, 맨디 무어가 출연한다. 수퍼볼 시즌에 TV를
수퍼볼 시즌, 공포영화 <더 메신저스> 북미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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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으로 활동하는 남자 스타들, 현지 배우들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까
2006년 일본 최고의 실사영화 히트작은 해안경비대 액션영화 <우미자루2: 리미트 오브 러브>였다. 일본 밖에서 극장 상영을 한 곳은 싱가포르밖에 없지만, 이 영화는 뻔한 재앙영화일지라도 관객을 사로잡았고, 하이 컨셉의 범아시아 블록버스터였던 <일본침몰>보다는 훨씬 더 재미있는 영화가 됐다. <일본침몰>은 이 영화의 액션영웅으로 여자주인공인 시바사키 고우가 (말 그대로) 하늘에서 확 날아드는 것으로 시작했다면, <우미자루2...>는 고전적으로 잘생긴 31살의 이토 히데아키가 믿음직스러운 남자 액션스타로 등장한다.
2006년 한국영화의 일본 수출은 80% 떨어졌다. 이런 하락이 20년 만에 처음으로 일본영화 자국시장 점유율이 50%를 넘어서는 재기의 타이밍에 일어났다는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한국영화만 일본에서 벌이가 되는 계약을 성사시키기가 어려운 상황은
[외신기자클럽] 수출용 남자 배우들의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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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O> <BBC> 합작 시리즈 <로마> 시즌2 시작
LA 선셋대로, <로마>(ROME) 시리즈 주인공들인 보레누스, 풀로, 브루투스, 옥타비안, 아티아 등의 얼굴이 버스정류장마다 붙어 있다. 로마시대 낙서를 본뜬 듯한 <HBO> 시리즈 <로마>의 새로운 시즌 프로모션 포스터다. <밴드 오브 브라더스> 이후 <HBO>와 영국의 <BBC>가 또다시 손을 잡고 야심차게 시작한 다국적 프로젝트 <로마>는 지난 시즌 시저의 죽음으로 강렬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그리고 1월14일, 그 두 번째 시즌이 시작되었다. 막대한 제작비를 감당할 수 없었는지 이번 시즌이 마지막 시즌이 될 것이라 이미 공표된 시즌2는 시저의 죽음이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로 시작한다. 자의든 타이든 시저 암살의 핵심이 된 브루투스와 시저의 오른팔이었던 마크 안토니, 소년 티를 벗어나지 못한 얼굴 아
[LA] <로마>, 제국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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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영화 전용배급망 건립 등 작은 영화의 산업적 기반 다지는 정책 내놔
2007년에는 중국의 작은 영화들을 주목해야 할 것 같다. 몇년간 계속 이어진 중국영화의 ‘대작 열풍’은 상업적 성공에도 불구하고 이야기 능력의 부족이라는 한계를 드러낸 채 원선(배급망) 독점 같은 폐해를 보임으로써 영화의 창작과 산업 면에서 모두 재고의 여지를 남겼다. 반면에 닝하오의 재기발랄한 영화 <크레이지 스톤>의 성공이나 지아장커의 <스틸 라이프>가 베니스에서 얻은 소중한 성과는 대작 편향적인 중국 영화산업에 작은 영화의 힘을 보여주며 적절한 문제제기의 구실을 마련해주었다. 이런 경험을 교훈 삼아 올 한해 중국 영화계는 저변을 넓히는 작업에 들어간다.
중국광전총국은 올해 벽두부터 꽤 의미있는 두 가지 주요 정책을 내놓았다. 첫 번째는 예술영화를 위한 전문 원선을 건립하겠다는 정책이다. 현재 중국의 영화 배급은 전국에 있는 36개의 원선(개별극장들이 가입한 배급망)을 통해 각 극
[베이징] 중국영화 저변 확대의 원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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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의 국민감독 유세프 샤힌 특별전, 2월 8일부터 15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우리에게 타자는 어떤 의미일까요?” 이집트의 국민감독 유세프 샤힌(1926~)은 <알렉산드리아…뉴욕>에서 머리가 희끗한 영화감독의 입을 빌려 이렇게 말한다. 이 질문은 지난 50여년간 작품 활동을 지속해온 유세프 샤힌 자신에게로 향하는 것이자 그가 고수하는 영화의 윤리이기도 하다. 그러한 태도는 과거 아랍의 역사부터 9·11 테러 이후의 현실까지를 포괄하는 그의 방대한 작품세계를 지배한다.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리는 유세프 샤힌 특별전에는 이 부지런한 작가의 신념을 확인할 수 있는 여섯편의 영화가 준비되어 있다.
이집트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변호사의 아들로 자란 샤힌은 어린 시절 기독교식 교육을 받고 미국 LA의 연극학교에서 공부했다. 고국으로 돌아와 이집트의 근대화를 비판적 시선으로 바라보는 일련의 영화들을 만들고 1960년대 후반 결국 정부와 갈등을 빚은 뒤 시리아로 망명한다.
코스모폴리탄의 통찰력을 엿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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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다 해결해야 합니다.” 호이안의 포호이 호텔 앞 선착장. 제작진 몇몇이 “촬영장엔 화장실이 없다”며 각오 단단히 하라고 엄포부터 놓는다. 낮술에 취해선지 햇살에 그을려선지 대낮부터 코가 빨간 어부들을 지나쳐 헝보 강을 통통배로 거슬러 오른 지 30여분. 호치민, 달랏, 다낭을 거쳐 20일 넘게 강행군 중인 까만 얼굴의 <므이> 스탭들이 하나둘 눈에 띈다. “국가 허락 받아야지, 성장(星長) 허락 받아야지. 또 군 허락 받아야지. 주변에 널려 있던 벽돌은 주인에게 사서 다 치워야 했고.” 제작사인 빌리픽쳐스 이관수 대표는 극중 ‘므이’의 집 세트 부지를 확보하기까지의 갖은 고생담부터 꺼낸다. 그래도 표정은 밝다. ‘공포영화 제작 및 상영 금지’라는 원칙을 고수해온 베트남 정부를 설득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까지 베트남에서 상영된 유일한 공포영화가 뭔 줄 알아요? <귀신이 산다>야. (웃음)”
한편, 빌리픽쳐스 김범식 공동대표를 보고선 “
쉽지 않네, 베트남에서 공포영화 찍기, <므이> 촬영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