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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17일 국회에서 진행된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문체위) 국정감사에서 등장한 영화계의 주요 화두는 영화발전기금(이하 영발기금) 고갈이었다. 그에 따른 내년도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예산안 논란과 더불어 올해 한국영화계의 침체, OTT 콘텐츠를 영화산업에 포섭하는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의 필요성 등이 주요 안건으로 올랐다. 영진위를 대상으로는 2018년에 일어난 블랙리스트 사태의 미흡한 후속조치, 장애인 영화 관람 향유권에 관한 문제, 청소년 극장 할인과 같은 미래관객 육성의 필요성, 제작지원 사업 과정의 미비점이 지적됐다. 왓챠, 한국영상자료원에 대해선 국내 OTT 업계의 창작자 처우 개선, 한국영상자료원의 수장고 확장 의제 등이 언급됐다.
국정감사 중 영화계 이슈의 핵심은 영발기금 부족, 극장 수입 감소, 영진위 예산 삭감 등의 예산 문제였다. 황보승희 무소속 의원은 “3대 멀티플렉스의 영업이익이 2019년 1959억원이었던 데 비해 2022년엔
영발기금 고갈 앞둔 한국영화계… 위기 극복할 해법은? 2023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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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와 함께 제61회 뉴욕영화제가 열렸다. 9월29일부터 10월15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영화제에는 ‘있는 것’과 ‘없는 것’들이 유난히 도드라졌다. 있는 것으로는, 시간당 최고 76mm ~152mm가량 쏟아진 폭우다. 도로 침수는 물론 일부 지역에서 대중교통 운행이 중단되거나 심한 정체를 겪었고, 공항 터미널도 일부 폐쇄됐다.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하지만 이같은 악천후에도 뉴욕영화제의 페스티벌 패스와 예매율은 지난해에 비해 50%나 상승하는 등 성황을 이뤘다. 2022년 영화제 역시 기록적인 박스오피스 결과를 얻었던 터라 더욱 고무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친근한 감독들 역시 뉴욕영화제에 귀환했다. 오프닝 작품은 내털리 포트먼, 줄리앤 무어 등이 출연하는 토드 헤인스 감독의 <메이 디셈버>다. <프리실라>의 소피아 코폴라 감독, <가여운 것들>의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 <히트맨>의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 <스트
[뉴욕] 제61회 뉴욕영화제 폭우 속에서도 성황, 토드 헤인스 신작 개막작에 젊은 시네필들이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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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이 인기를 끌었던 2021년, 한 유튜버가 6억원의 상금을 걸고 <오징어 게임>에 나온 게임들로 이벤트를 열었다. 당시에 많은 방송에서 화제가 되었다.
7천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던 <미스터 비스트>는 이 영상을 시작으로 콘텐츠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기 시작했다. 그는 현재 1억9천만명에 가까운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인도의 <T-시리즈>에 이어 전세계 2위의 구독자를 보유한 채널이 되었다. 영상당 평균 조회수가 4400만회가 넘고, 330억뷰를 만들어냈다. <미스터 비스트>보다 총조회수가 많은 채널은 전세계에 33개가 더 있고, 그중에는 <블랙핑크>와 <핑크퐁의 베이비 샤크>도 있다. 하지만 음악도 쇼츠도 아닌 10~15분짜리 영상을 매주 만들어내는 <미스터 비스트>는 개별 콘텐츠 제작에 10억원 이상을 투자한다.
최근 OTT 플랫폼도 거의 제공하지 않는
[김조한의 OTT 인사이트] ‘미스터 비스트’는 넷플릭스를 넘어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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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런스 데이비스 감독이 77살의 일기로 별세했다. <BBC>는 테런스 데이비스 감독이 “짧은 투병 끝에 자택에서 평화롭게 숨을 거뒀다”고 보도했으며 매니저와 유가족은 고인의 뜻에 따라 병명은 밝히지 않았다. 영국 리버풀에서 독실한 가톨릭 신자이자 노동자인 부모의 10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테런스 데이비스는 자전적 영화의 스타일과 감수성을 새롭게 고안한 감독으로 평가받는다. 훗날 무신론자를 자처하고 동성애자로 커밍아웃한 그는 성장기에 경험한 종교적 억압과 예술의 세례를 시적인 화면 속에서 그리며 밝은 빛으로 나아갔다. 20대 중반까지 해운회사 사무원, 회계법인 경리, 상점 종업원 등으로 생계를 이어가다 코번트리드라마학교, 국립영화학교에서 영화 각본을 쓰기 시작했고, 소년 로버트를 주인공으로 삼은 단편 연작 <칠드런>(1976), <마돈나와 어린이>(1980), <죽음과 변신>(1983)을 발표해 ‘테런스 데이비스 3부작’을 완성한다. 1988
'리버풀의 영화 시인, 고향에서 잠들다', <베네딕션> <리버풀의 추억> <먼 목소리, 조용한 삶> 테런스 데이비스 감독 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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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훈 촬영감독이 미국촬영감독협회(ASC, American Society Of Cinematographers)의 정식 회원이 됐다. 한국 출신의 촬영감독이 ASC 정식 회원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이고, 정 촬영감독이 할리우드로 진출한지 약 8년만이다.
1919년 설립된 ASC는 할리우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러 촬영감독들로 구성된 조합이다. ASC 회원이 되려면 최근 8년 중에서 최소 5년 이상 촬영감독으로 활동해야 하고, 현역이나 은퇴한 ASC 회원 3명의 추천을 받아야 하고, 추천 대상은 회원들의 투표를 거쳐 선정 여부가 가려진다. 정정훈 촬영감독의 ASC 회원 선정은 미국 촬영감독들이 그를 미국에서 활동하는 촬영감독으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정정훈 촬영감독은 서울에서 태어나 동국대 연극영화과에서 영화를 전공했고, 25살인 1996년 <유리>(감독 양윤호)로 촬영감독 데뷔했다. 정 촬영감독은 <올드보이>(2003) <친절한 금자씨>
정정훈 촬영감독이 미국촬영감독협회(ASC) 정회원이 됐다…현재 신작 'Heretic' 촬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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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 은퇴를 선언했던 미야자키 하야오가 10년 만에 복귀한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소년과 신비의 동물 왜가리가 펼치는 판타지 어드벤처다. 11살 소년 마히토는 화재로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는 죽은 어머니를 닮은 어머니의 여동생 나츠코와 재혼한다. 그리고 마히토와 아버지는 어머니의 고향에 있는 저택에서 살기 시작한다. 낯선 집과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던 마히토 앞에 정체불명의 왜가리가 나타난다. 인간의 언어로 말을 하는 왜가리는 저택 옆에 있는 탑으로 홀연히 날아가버리고, 마히토는 저택에서 일하는 일곱 할멈으로부터 이 탑에 얽힌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리고 어느 날, 돌연 자취를 감춘 나츠코의 실종으로 저택은 소란스러워진다. 마히토는 새엄마를 찾기 위해 왜가리가 이끄는 대로 시공간을 초월한 탑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인생과 그동안 선보였던 작품을 집대성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개봉 4일 만에 <센과 치히로의
[Coming soon]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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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5일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산영화제) 개막식이 열렸다. 개막식의 열기와 박수 소리는 올해 초부터 불거졌던 내홍의 풍파를 다잡는 듯했다. 포럼 비프 등의 일부 행사가 축소됐지만, 올해 3대 국제영화제의 주요 작품들을 포함한 총 269편의 상영작을 무사히 선보일 예정이다. 개막식 무대의 첫 주인공은 올해 한국영화공로상 수상자이자 1월에 타계한 고 윤정희 배우였다. 그의 마지막 작품 <시>를 연출한 이창동 감독이 시상자로 올랐고, 윤정희 배우의 딸 백진희 바이올리니스트가 헌정곡을 연주했다. 이어진 배우 주윤발의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 등은 부산영화제가 얼마나 아시아영화계의 역사와 긴밀히 맞닿아 있는지를 증명했다.
올해 개막식의 사회자는 배우 박은빈이다. 애초 이제훈과 2인 사회가 예정되어 있었으나 이제훈이 건강 문제로 불참했다. 이로써 박은빈은 부산 영화제 최초의 단독 사회자이자 최초의 단독 여성 사회자가 되었다.
올해의 개막식
[씨네스코프] 축제는 계속된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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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국제영화제(이하 베를린영화제) 조직이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지난 7월 섹션 두개를 폐지하고 출품 영화 수도 축소한다는 구조조정 발표에 이어 집행위원장 공석 소식이 들려온다. 예술부문 책임자로 베를린영화제를 이끌고 있는 카를로 카트리안이 사임 의사를 밝혔다. 지난 9월2일 베를린영화제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24년 이후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독일 문화부가 향후 집행위원장 2인 체제가 아닌 1인 체제로의 전환을 공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카트리안은 1인 체제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을 수 없을 거라고 보았다. 운영 부문 책임을 맡은 공동집행위원장 마리에테 리센벡은 은퇴 연령을 맞아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이미 밝힌 상태다.
카트리안의 사임 소식에 대한 반향은 거세다. 마틴 스코세이지가 폴 슈레이더, 크리스티안 페촐트, 라드 주데, 클레르 드니 등 저명 영화인 400여명의 서명을 담은 공개 서한을 독일 문화부 장관 클라우디아 로트에게 보낸 것이다. 서신은 카
[베를린] 베를린국제영화제는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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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2일 시작한 미국작가조합의 파업이 148일 만인 9월27일로 끝났다. 미국작가조합과 미국영화·TV제작자연맹이 잠정 합의에 성공한 것이다. 9월26일 미국작가조합의 동부, 서부 이사회가 내부 투표 결과 만장일치로 합의에 도달해 파업 종료를 선언했다. 합의 확정을 위한 조합원 1만1천명의 비준 투표가 10월9일까지 남아 있지만, 현지 보도에 따르면 투표에 의해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은 지극히 낮아 보인다. 협상 자리에는 밥 아이거 디즈니 대표,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대표 등 할리우드 주요 스튜디오 대표들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이 합의한 협상문엔 최저임금 및 보험금의 인상, 고용 기간의 연장과 라이터스룸 확보 등이 포함돼 있다. 무엇보다 이번 협상은 지난 파업의 주요 쟁점이었던 생성 AI 이슈와 재상영분배금에 관한 합의에 도달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미국 작가조합이 발표한 합의 각서에 따르면 제작사는 작가의 수나 임금을 줄이기 위해 생성 AI를 남용할 수
승리는 미국 시나리오작가들에게로, 5월부터 이어진 미국작가조합 파업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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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
어릴 때부터 변희봉 선생님의 팬이었다. 변희봉 선생님은 당시 사극과 현대물을 가리지 않고 많은 드라마에서 독특한 개성이 넘치는 조연으로 나왔다. 가족이 모두 좋아하는 배우였다. <수사반장>에서 사이비 종교 교주, 이른바 ‘할렐루야 교주’로 나왔을 때나 점쟁이로 나온 일일 사극 <안국동 아씨> 등, <조선왕조 오백년–설중매> 편에서 유자광으로 나오면서 유명해지시기 훨씬 이전부터 나는 변희봉 선생님의 광팬이었다. 장편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 시나리오를 쓸 때 반년 넘게 잘 풀리지 않아 고전을 거듭했다. 처음 시나리오에서는 변희봉 선생님이 연기한 경비 아저씨 캐릭터 자체가 없었다. 그러다 지하실 공간과 경비원 캐릭터가 만들어지면서 이야기가 급속도로 구조를 찾게 되고, 어릴 적부터 내가 너무 좋아하던 변희봉 선생님을 아파트 경비원으로 모시면 어떨까 하는 발상을 하면서 시나리오가 풀리게 된 것이다. 변희봉 선생님, 경비원 캐릭터 덕
함께 작업한 사람들이 기억하는 배우 변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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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변희봉이 9월18일 별세했다. 향년 81살. 유족에 따르면 고인은 완치 판정을 받았던 췌장암이 재발해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많은 영화인들이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변희봉은 1965년 MBC 성우 공채 2기로 데뷔했다. 배우로서 처음 주목받은 계기는 <조선왕조 오백년–설중매>. 조선 초기 문제적 인물이었던 유자광을 안방 시청자들에게 인상적으로 각인시킨 그는 “이 손 안에 있소이다” 라는 명대사를 탄생시키며 그해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인기상까지 받았다. 봉준호 감독은 변희봉이 MBC의 공무원처럼 무수한 작품에 얼굴을 비추던 시절부터 그의 열렬한 팬이었다. 첫 장편영화 <플란다스의 개>를 포함해 봉준호 감독은 무려 네 작품을 변희봉과 함께했고, <살인의 추억> <괴물> <옥자> 속 이름을 ‘희봉’이라 지을 만큼 각별한 존경심을 품었다. 봉준호 감독과의 협업 이후 충무로는 변희봉
[추모] 열정이 꽃피운 연기, 배우 변희봉 (1942. 6. 8 ~ 2023.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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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개최영화제연대(가칭, 이하 영화제연대)가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의 2024년 영화제 지원예산 삭감 철회를 지지하는 2차 연명을 9월21일 발표했다. 지난 9월13일 1차 공동성명을 낸 데 이어 부산·전주·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비롯한 영화제 총 56개, 단체 117곳, 개인 2249명(영화인 1114명, 관객 1135명)의 참여로 2차 연명을 마감했다. 9월 국회에 제출된 2024년도 문화체육관광부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영진위 예산에서 영화와 관객을 매개하는 국내외영화제육성지원사업 예산이 올해의 절반 수준인 약 28억원으로 삭감, 국내·국제 영화제를 통합해 기존 40개 지원에서 20여개로 축소하겠다는 방침이 알려지면서 이러한 변화가 영화창작, 영화배급, 영화문화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점화됐다.
영화제연대는 공동성명을 통해 “2024년 영진위 영화제 지원 예산 50% 삭감 결정을 철회해야 한다”라며 “지원 예산을 복원하고 영화제와 영화문
2024 문체부 예산안에 반발 거세져, 영화제 연대의 3차 연명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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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도시 베니스, 요즘은 K드라마에서도 극 중 인물이 가고 싶은 도시로 베니스를 지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제80회 베니스국제영화제가 아름다운 도시 베네치아를 다시 한번 축제 분위기로 물들였다. 영화제는 8월30일부터 9월9일까지 개최됐다. 올해는 경쟁부문에 진출한 에도아르도 데 안젤리스 이탈리아 감독의 <사령관>이 개막작으로, 후안 안토니오 바요나 감독의 서바이벌 스릴러 <안데스 설원의 생존자들>이 폐막작으로 선정되며 화려한 라인업을 갖췄다. 원래 개막작은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챌린저스>가 선정되었지만 미국배우조합 파업으로 인한 영화제 불참 여파로 결국 개막작이 변경됐다.
본선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은 <라라랜드>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은 미국 감독 데이미언 셔젤이 맡았고, <피아노> <파워 오브 도그>의 제인 캠피언 감독 등 8명의 심사위원들이 경쟁부문에 진출한 총 23편의 영화를 심사했다. 경쟁부문에는 뤼크
[로마] 제 80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폐막, ‘가여운 것들’ 황금사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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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3대 스포츠는 무엇일까? NBA(농구), NFL(미식축구), MLB(야구)다. 물론 NHL(아이스하키)도 있지만 예전만큼은 아니다. 그중에서 가장 적은 수의 경기를 하지만 가장 많은 시청자가 보고 돈이 되는 리그는 NFL이라고 모두 이야기한다. 우리가 사랑하는 영화나 OTT 신작이 모두 트레일러로 전쟁하는 슈퍼볼 경기도 NFL 이벤트 중 하나다. NFL은 목요일, 일요일을 경기일로 지정해 방송사 혹은 유료방송사에 판권을 판매했다. 엄청난 돈이 오고 가는 이 딜은 유료방송이 살아남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최근 이같은 흐름이 OTT로 이어지고 있다. 2022년부터 목요일에 NFL을 보려는 미국 사람들은 방송사가 아닌 OTT 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서만 볼 수 있다. 쿠팡 플레이가 영국 카라바오컵(EFL컵)을 중계하고, 2021년 NFL 경기를 3년간 독점 중계한다고 발표한 것은 OTT가 전세계적으로 유료방송에서 라이브를 빼앗아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김조한의 OTT 인사이트] 유튜브가 NFL 선데이 티켓의 경기를 중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