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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 코미디라는 산 정상에 ‘결혼’이라는 고지가 있지만, 고지를 점령했다고 해서 반드시 두 남녀 간의 로맨스가 끝나야 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개봉작 <우리 방금 결혼했어요>가 보여주었듯이 말이다. 결혼이 곧 인격적 성숙의 척도라고 말했다가는 구시대의 유물을 보는 듯한 눈초리를 받을 법한 요즘, 영화도 결혼이라는 분기점에서 가족드라마로 넘어가기보다는 로맨틱 코미디의 2차전, 또는 속편을 따라가고 싶어하는 게 당연해 보인다.
김래원, 문근영 주연의 <어린 신부> 역시 결혼 뒤에 펼쳐지는 로맨틱 코미디를 그린 영화다. 결혼한 남녀의 아웅다웅 싸움과 달콤한 화해를 그리지만 <우리 방금 결혼했어요>나 텔레비전 드라마 <천생연분>보다 극단적인 설정이다. 열여섯 여고생과 스물넷 대학생이 결혼을 했으니 한세기 전이 아니고서야 정상으로 보일 리 만무다. 그러나 이게 말이 되나라고 흥분하거나 두 사람이 결혼한 이유의 빈약함을 꼬투리잡는 건 ‘이유없는
[새영화] <어린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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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부삼천지교>, <프리키 프라이데이>, <저지걸> 등
`가정의 달' 5월을 한달 남겨 놓은 초봄 극장가에 부모와 자식의 갈등과 화해를 그린 가족영화가 잇따라 간판을 내걸고 있다. 26일 부자(父子)간의 사랑을 담은 <맹부삼천지교(孟父三遷之敎)>가 개봉한 것을 시작으로 4월 2일 모녀(母女)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프리키 프라이데이>가 바통을 이어받고 일주일 후에는 부녀(父女)의 이야기인 <저지걸>이 가세해 관객에게 모처럼 아들딸의 손을 잡고 극장 나들이에 나서보라고 손짓한다.
주인공의 성별이 각기 다른 이들 삼색(三色) 가족영화는 배합비율에서 다소 차이가 있을 뿐 모두 코미디와 드라마를 섞어놓은 유쾌하면서도 훈훈한 이야기. 콘서트, 오디션, 학예회 등의 무대에서 부모와 자식이 완전한 화해를 이루는 것으로 끝을 맺는 방식도 비슷하다.
조재현ㆍ손창민 주연의 <맹부삼천지교>는 아들을 서울대에 입학시키려고
부모와 자식 사랑 그린 가족영화 줄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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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미도>를 잘 들여다 보면 강우석이 제대로 보인다."영화사 씨네2000의 이춘연 대표의 말은 전국 1천100만명이라는 흥행 신화를 달성한 <실미도>의 제작 과정이 사실 국내 영화계의 간단치 않은 사정과 거기서 생존해온 강우석 감독의 복잡한 영화 인생을 반영한다는 것을 뜻한다. 최근 출판된 '승부사 강우석'(랜덤하우스 중앙)은 이 히트작을 만들어낸 강감독의 성공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는 문화일보와 연합통신(연합뉴스 전신) 등을 거치며 10년간 현장에서 강감독을 지켜봐왔다는 오동진 영화전문기자. 성공 스토리를 다루고 있지만 책은 서문에서 밝힌 것처럼 단순한 자서전이나 용비어천가와는 거리가 멀다. 이보다는 지난 10여년간 한국 영화계의 보고서 혹은 그 10년간 승부수를 던져온 강감독의 성공스토리에 가깝다.
저자는 △<실미도>의 개봉 전후 스토리 △강 감독의 성공 비결 외에 강감독의 영화 인생을 △<달콤한 신부들>을 연출했던 88년부터
[신간] 오동진 기자의 <승부사 강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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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너스는 내달 26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영화사업부문인 시네마서비스를 자회사로 분리하는 안건을 통과시키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서울 역삼동 포스틸타워에서 열리는 이번 주총에서 이같은 내용의 자회사 분리안이 공식 통과될 경우 시네마서비스는 플레너스가 100% 지분을 갖는 별도 법인으로 태어나게 된다. 분리기일은 오는 5월 28일로 잡혀 있다.
앞서 플레너스는 지난 1월 영화산업의 특성상 경영성과 예측이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해 시네마서비스를 분리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서울=연합뉴스)
플레너스, 시네마서비스 분리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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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말 기준 전국 스크린 수가 1천100개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전국극장연합회가 밝힌 '2003년 전국 시도별 영화상영관 현황'에 따르면 2003년 12월 31일 기준 전국의 스크린 수는 전년도에 비해 16.8% 증가한 1천132개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 스크린 수는 2000년 720개, 2001년 818개, 2002년 969개였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283개로 가장 많아 서울(272개)을 앞질렀으며 부산(80개), 대구(64개), 인천(56개), 경남(49개), 전남(47개) 순으로 많았다.
서울과 경기도, 인천 등 수도권의 스크린 수는 절반이 넘는 611개였으며 경상도 지역의 스크린 수도 249개였다. 전체 스크린의 대부분은 2개 관 이상이 묶여 있는 복합상영관 형태로 운영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1개 스크린만으로 운영되는 단관 극장은 스크린 수 기준으로 전체의 7.9%에 해당하는 89개뿐이었다.(서울=연합뉴스)
지난해 스크린수, 전년 대비 17%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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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대표적인 괴수영화 <고지라>가 탄생 50주년을 맞은 올해 퇴장할 예정이다. 최근 영화사 ‘도호’는 올 12월11일 개봉할 <파이널 워스>를 끝으로 시리즈를 마감할 예정이라 발표했다. 이유는 “지금의 표현기법상 더이상 아주 새롭고 아무도 알지 못하는 고지라를 만들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이전에도 9년 만에 시리즈가 만들어진 사례가 있어 영원한 은퇴를 단언할 순 없지만, 당분간 고지라를 스크린에서 만나긴 힘들 것 같다. 과거 인기를 끌었던 괴수가 10마리 이상 등장하고, 뉴욕, 파리, 상하이, 시드니를 파괴하는 새로운 괴수 ‘몬스터-X’도 선보일 예정. <버수스>의 기타무라 류헤이 감독의 연출이 결정돼 기대를 모은다.
<고지라>는 아직 원폭의 기억이 가시지 않은 1954년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수폭 실험으로 기형적으로 탄생한 고지라가 도쿄 시내를 공격하는 모습은, 겁에 질린 아이를 끌어안은 엄마의 얼굴과 함께 ‘반전’의 메시지를 강렬하
[도쿄] 사요나라, <고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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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3대 전국지 중 하나인 <벨트>(Die Welt)가 3월 중순부터 한국영화를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3월18일 김기덕 감독 인터뷰를 시작으로, 김기덕 감독 분석기사가 이어지더니, 3월24일에는 한국 영화산업을 소개하고 그 급성장의 원인을 깊이있게 분석하는 글을 게재했다. 필자인 랄프 우마르트는 강우석 감독의 <실미도>(사진)가 1천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한국영화 최고흥행작 기록을 경신했음을 서두로, 10년 전만 하더라도 외국영화 상영비율이 한국영화의 5배에 달했던 열악했던 환경을 벗어나 이제는 자국영화 점유율이 50%를 넘어가는 아시아의 영화강국으로 급성장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이명세 감독의 <인정사정 볼 것 없다>를 필두로 이루어진 한국영화의 활발한 해외시장 진출, <조폭마누라> 등 12편의 리메이크 판권을 할리우드가 사들인 점 등을 한국영화의 국제화 증거로 소개하기도.
<벨트>는 한국영화에 대한 국제적 관심
[베를린] 구텐 모르겐, 한국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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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의 3월 발표에 따르면, 2004년 1월 서비스 업종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인 것은 41.8%의 영화산업이다. 통계청이 서비스업 생산 통계를 집계한 2000년 1월 이래 서비스업 전체가 가장 큰 폭의 감소인 -1.7%를 나타낸 터여서 영화산업의 약진은 더욱 두드러진다. 영화산업이 속한 오락, 문화 및 운동 관련 서비스업도 6.3%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방송업의 성장세는 상대적으로 작아 보인다.
[그래픽 뉴스] 영화산업 ‘불황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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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향 장기수에 관한 김동원 감독의 다큐멘터리 <송환>이 첫 주말 전국에서 3200명(서울 1900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지난해 <영매>가 극장가에 불러일으킨 작은 돌풍을 이어받아, ‘독립다큐멘터리를 찾는 관객은 없다’는 편견을 조금씩 깨부수고 있는 중이다. 서울 하이퍼텍 나다, 씨네큐브 등 전국 8개관으로 이뤄진 아트플러스 네트워크에서 동시개봉한 이 영화는 평일에도 30%가 넘는 관객점유율을 기록하며 2주차부터는 인천CGV의 스크린까지 파고들어 관객과의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아트플러스와 함께 이 영화를 공동배급하는 인디스토리의 곽용수 대표를 만나 <송환>의 배급 및 상영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스코어가 11위다.
=예매 순위는 8∼9등 한다. 네티즌 평가로만 따지면 <태극기 휘날리며> 다음이다.
-소감은.
=첫주 스코어가 지금까지 우리가 배급했던 독립장편영화 관객 수를 다 합친 것보다 많다. (웃음)
-현재 극장에서 6mm
<송환> 배급하는 인디스토리 대표 곽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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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스탭들의 배고픔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한국영화 편당 1천만 관객 시대가 열렸지만 조수급 스탭들에 대한 열악한 처우는 나아진 것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전히 70% 이상의 스탭들이 촬영횟수가 아닌 작품당 계약을 하고 있는데다 계약형태 또한 도급계약이 6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출, 제작, 촬영, 조명 등 주요 부문 조수급 스탭들의 인건비 상승 또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균 순제작비에서 이들 조수급 스탭들의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고작 4.5% 수준. 3년 전에 비해 스탭들의 작품당 인건비는 108% 정도 증가했지만, 이는 실질임금의 상승이라기보다 편당 제작인력 및 촬영회차 증가와 물가상승에 따른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영화조감독협회, 한국영화제작부협회, 촬영조수협의회, 조명조수협의회 등 4부 조수연합이 156명의 현장스탭을 대상으로 조사한 ‘영화현장스탭의 근로조건개선과 전문성 향상을 위한 연구’에 따르면, 제3조수들은 편당 347만원
[인 사이드 충무로] 스탭 처우문제, 더이상 시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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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영화 <새벽의 저주>이 3주 동안 미국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켰던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를 밀어내고 1위에 올랐다. <새벽의 저주>은 공포영화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조지 A. 로메로의 1979년작 동명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 10년 동안 CF감독으로 일해온 잭 스나이더가 처음 만든 영화고, <고> <웨이트 오브 워터>의 사라 폴리와 <미션 임파서블>의 빙 레임즈가 주연을 맡았다.
새로 제작된 <새벽의 저주>은 원작과 스토리가 거의 비슷하다. 젊은 간호사 아나는 이웃 소녀가 좀비가 돼 자신의 남자친구를 공격하는 장면을 목격한다. 아나는 자신을 구해준 흑인 경찰과 함께 살아남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쇼핑몰로 피신한다. 좀비를 해치우는 방법은 총으로 머리를 맞히는 것뿐. 생존자들은 두대의 셔틀버스를 이용해 탈출할 계획을 세운다.
스나이더는 “로메로가 자신을 위한 매우 개인적인 영화를 만들었다면, 나는 누구나 자
로메로의 1979년작 리메이크한 <새벽의 저주>, 미국 흥행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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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2일 개봉하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에 대해 영상물등급위원회가 ‘15세 관람가’ 등급을 줘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예수에 대한 로마 군인의 하드코어물에 가까운 잔인한 고문장면과 영화 후반부 내내 자행되는 폭력과 예수의 참상 때문에 R등급으로 분류되었다. R(Restricted)등급은 만 17세 이하의 경우 부모동반을 요구하는 등급이다. 영상물등급위원회는 “보통 영화 같으면 18세 이상 관람가가 나왔겠지만, 이 영화는 예수님의 십자가 처형 및 수난은 이미 모두가 성경을 통해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이며 영화를 이해하는 핵심적인 내용이므로 15세 이상 청소년까지도 볼 수 있도록 무삭제로 15세 이상 관람가 판정을 내렸다”고 등급 분류의 근거를 밝혔다.
‘기독교 국가’ 미국에서 대박을 터뜨린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는 R등급 영화 중 역대 최고의 극장 수익을 올렸으며 역대 전체 흥행 순위에서 현재 18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흥행세가 아시아 국가 중에서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15세 관람가’ 판정, 사전 예매 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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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 정준호가 최근 하와이 지역의 호텔을인수해 이 호텔의 대표이사가 됐다.
정준호는 25일 영화 <나두야 간다>의 촬영장에서 "3월 1일자로 하와이의 와이키키 지역 초입에 있는 하와이아나 호텔의 대주주 겸 대표이사가 됐다"고 밝혔다. 정씨는 "일본인 사업가가 소유하고 있던 이 호텔의 지분을 50% 이상 확보해 친척 형의 도움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그동안 비즈니스에 관심이 많았고 마침 좋은조건을 갖춘 호텔이 눈에 띄었다"고 인수 이유를 밝혔다.
그는 "일본이나 중국 등의 관광객을 겨냥해 한국의 인기 스타들을 초청해 현지에서 마케팅 활동을 벌일 계획"이라면서 "객실 중 일부를 장동건이나 안재욱 등 한국의 스타들의 이름을 붙여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준호는 스타들의 사인이 들어 있는 포스터나 소품 등을 전시할 예정이며 자신이 회원으로 있는 연예인 골프 모임 싱글벙글의 스타들도 조만간 현지로 초청할 계획이다.
하와이아나 호텔은 객석 100개의 중급 규모 콘도식
영화배우 정준호, 하와이 호텔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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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살 인생>에는 아홉살 어린이 역을 훌륭히 연기해내는 아역 배우들이 많이 나온다. 그중에서도 서울에서 시골로 전학온 새침떼기 여자아이 장우림 역의 이세영이 눈에 띄는 건, 장우림이라는 극중 인물이 단순하지 않기 때문이다. 깍쟁이이고 필요 이상으로 잰 체하며 다른 아이들과 벽을 쌓는다.
남자 주인공인 같은 교실 짝 여민에게 마음을 주는 척하다가 이내 냉담하게 돌아설 때는 <봄날은 간다>의 이영애같기도 하다. 92년생, 12살의 이세영이 온전히 이해하기 힘들 듯한데 싸늘한 눈매로 적의를 보내고, 토라져서 울고, 앙칼지게 싸우는 모습을 곧잘 연기해낸다.
“(우림이가) 이해가 안 가죠. 외계인 같아요. (여민이가) 잘 해주는데 뭣 땜에 울어요” 그러면 왜 그러는지 감독한테 물어볼 법도 한데 이세영은 “그러면 혼나죠”라고 답한다. 며칠 전에 본 TV 드라마 <대장금>의 대사라며 “그런 입에 발린 소리 집어치우고 일이나 하거라, (감독이) 그러시겠죠”라고
[인터뷰] <아홉살 인생> 우림역 맡은 이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