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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스 리히터가 현대음악계의 슈퍼스타라는 데에는 누구도 이견을 내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의 《Recomposed by Max Richter: Vivaldi, The Four Seasons》 음반은 22개국의 클래식 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고, 《The Blue Notebooks》는 <가디언>에서 선정한 ‘21세기 최고의 클래식 앨범’에 선정됐다. 대표곡 <On the Nature of Daylight>는 2006년부터 현재까지 무려 8편의 영화에 삽입됐는데, 국내에서는 <컨택트>에 등장한 걸 계기로 주목받더니 급기야 JTBC 드라마 <눈이 부시게>의 클라이맥스 장면에서도 사용됐다.
단순한 화성과 선율로도 감정을 극한으로 치닫게 하는 뛰어난 작곡 능력이 먼저지만, 그가 낯선 현대음악 장르에서 독보적인 스타가 된 데에는 누구보다 시류를 빠르게 반영하는 노력이 큰 역할을 했다. 2015년에 발표한 《Sleep》은 잠 한번 제대로 자보는 게 소원이
[Music] 낮고 어두운 소리로 희망을 - 막스 리히터 《Voi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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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는 차량 내비게이션에 목적지 ‘OO 요양병원’을 입력했다. 동생에게 연락이 온 건 일주일 전이었다. “아버지가 우리가 자기를 버렸다고 생각하신대.” 치매로 요양병원에서 생활하시는 아버지가 코로나19로 병원에서 몇달째 면회를 불허하자 자식들로부터 버림받은 줄 알고 걱정한다는 소식이었다. 이 때문에 아버지의 치매 진행이 더 빨라졌고 결국 병원에서는 제한적으로나마 면회를 허락하기로 했다. 그렇게 P가 아버지를 만나러 나선 참이었다.
요양병원에 도착하자마자 P는 입구에서 체온을 측정했다. 그리고 비누로 손을 씻고, 마스크를 쓴 후, 다시 꼼꼼히 손 소독제를 발랐다. 코로나19는 노인에게 더 치명적이라고 하지 않던가. P는 아버지를 위해 평소보다 더 주의를 기울였다. 그 후 임시로 마련된 대기실에서 아버지를 기다렸다. 대기실에 무심히 켜진 TV에서 주말 연속극이 방영되고 있었다. 드라마 속배경은 사람들로 붐비는 시장이었다. 하지만 화면 속 등장인물 중에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은 아무도 보
당신을 위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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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님, 저 오늘 게임 캐릭터처럼 입고 가도 되나요?” 이른 아침 도착한 박윤진 감독의 문자에 머릿속에서 ‘내언니전지현’의 여러 모습이 고속재생됐다. ‘내언니전지현’은 1999년 론칭된 넥슨의 MMORPG게임(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일랜시아> 속 박윤진 감독의 캐릭터다. 2000년대 초반 반짝 전성기를 누린 이후 이용자가 다수 빠져나간 이 고전 게임은 넥슨이 서버 유지는 하되 2008년 이후 업데이트는 그만둔 실정. 그런데 이 유령 왕국에 최근까지도 많으면 수백명대까지 동시접속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도대체 왜 아직도 <일랜시아>를 떠나지 못하는 걸까? 박윤진 감독은 우선 가까운 유저들을 만나서 그 이유를 물어보기로 했다. <내언니전지현과 나>는 감독 자신으로부터 출발해 과도기 속에 놓인 2030의 정서를 배회하는 다큐멘터리로, 올해 인디다큐페스티벌과 인디포럼 공개 이후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게임 유저가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에 대해 찍
'내언니전지현과 나' 박윤진 감독 - 그 시절의 꿈과 열정은 어디로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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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이 마담>은 어둡고, 진지하고, 심각한 여름영화들 사이에서 웃음을 전면에 내세운 코미디 액션영화다. 미영(엄정화)과 석환(박성웅) 부부가 하와이 여행권에 당첨돼 하와이행 비행기를 탔다가 정체불명의 테러리스트들이 비행기를 납치하면서 벌어지는 항공 재난영화이기도 하다. 전작 <날, 보러와요>(2015)에서 관객의 심장을 쫄깃쫄깃하게 만들었던 이철하 감독은 이번에 처음으로 코미디와 액션 두 장르에 도전했다.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린 다음날(8월 4일) 만난 그는 다소 여유로워 보였다. “영화를 공개하기 전에는 걱정이 많이 됐었는데 반응을 보니 가족영화로서 많이 공감해주신 것 같아 불안감을 좀 내려놨다. 개봉하면 신의 뜻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전작을 통틀어 코미디도 액션도 이번이 처음인데.
=휴머니티를 다룬 드라마를 좋아하지만 평소 도전하고 싶은 장르는 액션이었다. 끝내주는 액션영화를 연출하고 싶은데 그런 기회가 없을까 생각하던 차에 <
'오케이 마담' 이철하 감독 - 가족에게 위로와 용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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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수 병뚜껑을 땄는데 하와이 여행에 당첨됐다! 영영 남의 일처럼 느껴지던, 나에게만큼은 허락되지 않을 것 같았던 행운이 미영(엄정화) 가족에게 일어나며 영화 <오케이 마담>은 시작한다. 생애 첫 해외여행을 떠나는 가족을 중심으로 일상에 판타스틱한 사건을 불러들이는 영화는 곧이어 미영 안에 잠자던 다른 본능을 일깨운다. 코미디에 액션을 버무린 <오케이 마담>의 판타지는 허풍스러운 상황도 당당한 표정으로 설득해내는 엄정화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는 인물의 어떤 의외성도 납득하게 만든다. 그 단단함은 엄정화가 30년간 필모그래피를 쌓아오며 단련한 근육으로부터 온 것일 테다. <결혼은, 미친짓이다>(2002), <싱글즈>(2003), <관능의 법칙>(2013)을 통과하며 자기 욕망에 솔직한 현대 여성의 화신처럼 스크린에 현현해 온 엄정화는 여자들에게 친해지고 싶고, 동경하게 되는 동성 친구의 이미지로 줄곧 존재해왔다. <해운대&g
'오케이 마담' 엄정화 - 언제나 정답은 엄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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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이프 오브 뮤직: 알렉상드르 데스플라>(이하 <셰이프 오브 뮤직>)는 음악감독 알렉상드르 데스플라의 삶과 음악 세계에 대한 다큐멘터리다. 다큐 제작 당시 데스플라는 조지 클루니 감독의 <모뉴먼츠 맨>을 위한 음악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부드럽게 흐르는 선율과 함께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데스플라의 열정적인 모습을 1시간여의 러닝타임 동안 엿볼 수 있다. 2007년부터 거장 음악감독을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를 시리즈로 만들고 있는 파스칼 쾨노 감독은 2014년 <셰이프 오브 뮤직>을 완성하면서 데스플라를 새로운 거장 리스트에 올렸다. 뒤늦게 한국 관객을 찾은 다큐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몇 가지 정보를 정리해 소개한다.
플루트 부는 소년
1961년 프랑스인 아버지와 그리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데스플라는 5살 때부터 피아노를 쳤다. 플루트와 트럼펫을 수준급으로 연주하고 작곡을 배웠다. 비록 음악만큼은 아니지만 영화를
'셰이프 오브 뮤직: 알렉상드르 데스플라'의 흥미로운 감상을 위한 5개의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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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침체되었던 이탈리아영화계의 안색이 조금씩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통행금지령이 풀리고 영화관들이 하나둘 문을 열기 시작했다. 관객은 집 안에서의 자발적 감금에 종지부를 찍고 거리로 나오고 있으며, 팝콘과 함께 영화를 보며 행복감과 위안을 찾기도 한다. 작은 것에도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것이 코로나19가 나누어준 고마운 선물 아닐까? 딘노첸초 형제들이 감독, 각본 작업을 한 영화 <파볼라체>는 코로나19 시대에 개봉해 4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면서 이탈리아 관객에게 소소한 일상을 누리는 자유를 선사하고 있다.
땡볕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 로마 변두리에 자리한 스피나체 빌라의 마당 풀장에서 아이들은 물놀이를 즐기고 어른들은 이웃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면서 평범한 여름날을 보낸다. 카메라는 로마 시내에 입성하지 못한 열등감과 자기연민에 빠진 채 스스로를 부유하다고 믿는 빌라 사람들과 그들보다 가난해 보이는 사람들의 일상을 좇는다. 이웃의 아내를 탐
[로마] 딘노첸초 형제 감독·각본 맡은 영화 '파볼라체' 박스오피스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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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지루한 장마에 납량특집 콘텐츠가 보고 싶다면 유튜브 <강유미의 좋아서 하는 채널>에 찾아가 ‘도를 아십니까’ 롤플레이 영상을 클릭하자. 1분 안에 강남역 어딘가에서 사이비 종교 포교인에게 꼼짝없이 붙들린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수상한 머리띠와 안경, 상냥한 듯 기계적인 정체불명의 말투, 광기 어린 미소와 눈빛을 장착한 강유미는 영상에서 눈 뗄 수 없는 연기를 펼친다. 설문조사를 빌미로 말을 건 다음 ‘마음공부’와 ‘조상님의 은덕’을 들먹이더니 어떻게든 자기 말에 동의하게 만드는 기술은 점점 심장을 조여온다. “혹시 평소에 금방 피곤해지지 않아-요? 아니에-요? 자고 일어나도 금방 다시 또 눕고 싶고 그런 기분 없어요? (응시) 그런 적 한번도 없어-요? 살면서 한번도 없었다고요-? 그쵸, 있죠?” 음료수라도 ‘베풀어’ 달라는 그를 따라가 이것저것 갈취당하고 나면 어느새 조상님 제사상 앞에 서 있게 된다. “결론적으로, 살고 싶으시면 제사를 지내셔야 해요. 그렇
'강유미의 좋아서 하는 채널', 유투브의 강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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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un’s line “Nobody cares about us anyway” is a message that runs through the entire story in Homeless. After losing their entire fortune to a scam, Hangyul and Goun wander from a jjimjilbang (bathhouse) to another with their baby Woorim. The two young parents work hard, making deliveries and posting flyers, but their income cannot even cover the hospital bills for Woorim. In the shadowy corners of the world outside people’s gazes, their lives gradually crumble around them. Filmmaker LIM Seunghy
[2020 JIFF Daily] LIM Seunghyeun, director of Homeless: Compassion for the people outside of our 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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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t college he went to? Everyone and their mother could have gotten in as long as they paid their tuition!" Obok, the mother of the new bride-to-be, badmouths her future son-in-law in front of her family before meeting his family at the restaurant. But when her future in-laws arrive, she praises him, saying “He seems like an honest and devoted young man.” She is a woman who is loud and hot-tempered with her family, but in front of others she’s compelled to say only good things. Gull begins wit
[2020 JIFF Daily] KIM Mijo, director of Gull-Sexual abuse survivors are like lonely gul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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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thought she were an unknown but experienced actor making her first on-screen debut. Mom’s Song(Korean title: Wind, Clear Away the Fog) tells the story of Dongmin (played by SHIN Jungwoong), who receives a phone call in the middle of the night and heads out to pick up his drunk mother Hyejeong (played by KIM Hyejeong and NOH Yoonjung). Surprisingly, one of the actors who plays Hyejeong is, in fact, director SHIN Dongmin’s real mother, KIM Hyejeong. It is unnecessary to attach a huge significanc
[2020 JIFF Daily] SHIN Dongmin, director of Mom’s Song- "I don’t believe that changing the actors for the role of mother harms the 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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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격전의 아제로스>에서 대족장 실바나스가 “호드는 아무것도 아니야!”라고 외치는 순간 바보 취급 받은 것 같았다. 그간의 플레이를 배신하는 그 한마디에 이 게임에 대한 애정을 접었다. 최근 게이머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에서도 비슷한 기분을 느꼈다. 유의미했지만 불편했다. 영화 <반도>에 관한 혹평 속에서 또 한번 기시감에 사로잡힌 후 평자로서의 나와 대중으로서의 나, 그 간극을 좁혀보려 이 글을 쓴다.
오독과 오만 사이
너를 이해한다, 는 말을 믿지 않는다. 정확히는 함부로 입에 올리기 두렵다. 스스로의 마음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감히 타인을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래서인지 “이해해”라는 단어에 담긴 온기와 선의를 넉넉히 짐작함에도 직접 그 말을 들으면 도리어 마음이 차게 식어버리는 기분이다. 내가 가까스로 받아들이고 건넬 수 있는 건 너를 이해하기 위해 애써보겠다는 다짐 정도다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와 '반도', 창작의 태도와 실종된 형식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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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을 막 끝낸 서호(왕대륙)와 장정양(위대훈)은 ‘죽기 전에 연애를 하고 싶다’는, 시한부 판정을 받은 친구 고원(팽욱창)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결심한다. 백방으로 그의 여자친구가 될 사람을 수소문해보지만 과정이 영 순탄치 않다. 전우생 감독의 신작 <작은 소망>은 한국영화 <위대한 소원>을 리메이크한 영화다. <나의 소녀시대>에 출연한 왕대륙이 주연을 맡았고, 그를 비롯한 위대훈, 팽욱창 등 세 주연배우의 활기찬 에너지가 눈에 띈다. 그러나 주인공의 소원 성취를 위한 도구와 우정의 증표로 여성을 소비하는 전개가 관객의 동의를 얻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쉽게 연애를 하는” 여성에게 고원과의 연애를 제안하는 서호와 장정양, 상대 여성이 강력히 거절하는 모습을 희화화한 장면들도 눈살을 찌푸리게한다.
'작은 소망' 한국영화 <위대한 소원>을 리메이크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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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마을 골목대장 엘라는 단짝친구 헨리와 함께 마을 축제에서 선보일 마술 공연을 준비한다. 그러던 어느 날 도시에서 인기 소년 조니가 이사를 온다. 놀라운 친화력으로 헨리와 친해진 조니는 헨리에게 자전거 공연을 함께하자고 제안한다. 헨리와 조니가 빠른 속도로 친해지자 엘라는 묘한 질투심에 마음이 상한다. <엘라 벨라 빙고: 친구 찾기 대작전>은 친구 사이에 일어날 법한 복잡미묘한 상황들을 그리지만 영유아의 눈높이에 맞춘 이 영화에서 갈등은 얕고 우정은 오래간다. 이야기의 뼈대는 세 친구의 우정 쟁탈기가 중심이지만 자신에게 솔직하고 상대를 먼저 생각하는 아이들의 맑은 마음이 아기자기한 에피소드를 통해 소박하고 귀엽게 펼쳐져 내내 밝고 화사하다. 볼거리보다는 누구나 공감할 법한 관계에 대한 고민을 통해 웃음을 유발하는, 기본에 충실한 애니메이션이다.
'엘라 벨라 빙고: 친구 찾기 대작전' 세 친구의 우정 쟁탈기 애니메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