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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하루 사이에 많이 추워졌다. 마지막으로 만나서 이야기한 것이 여름의 막바지쯤이었는데, 어느새 겨울이 코끝을 스치고 귀밑까지 와 있는 기분이야. 그러기까지 걸린 시간이 한달도 채 안된다니 시간이 참 빠르다. 그때 네가 챙겨준 커피를 아직도 마시고 있는데 말야.
우리는 올해로 마흔번째 해를 살아가고 있고 내 생각에 우리의 시간은 그사이에 각자 다른 방식으로 몇번 정도 그 속도를 높여왔지만 이번에는 그 정도가 유독 빠르게 느껴진다. 그만큼 주변을 미처 둘러보지 못하고 지나가는 기분이야. 놓치고 나서 돌아갈 수 없는 것들도 점점 늘어난다. 예전에는 그럴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쩔쩔매기만 했었다. 지금이라고 다르겠냐마는.
하지만 올여름은 너에게 주고 싶었던 선물을 마무리할 수 있어서일까, 더위가 지나가고 난 뒤에도 그리고 이렇게 계절이 빨리 변했음에도 나는 상실감보다는 충만함이 크게 느껴진다. 아마도 두고두고 남을 만한 하나의 결실을 맺었기 때문이겠지. 바로 너에게 선물하려
[윤덕원의 노래가 끝났지만] 언제나 다정한 은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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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듀나DJUNA’라는 이름을 들으면 어떤 이미지를 가장 먼저 떠올리시는지? 아무래도 <씨네21>의 독자라면 영화평론가 듀나를 가장 먼저 떠올릴 가능성이 높겠다. 또 어떤 이들은 정체를 감춘 그의 익명성에 집중할지도 모르고. 또 어떤 이들은 그냥 트위터에서 재미있는 이야기나 풀어놓는 토끼 정도로 생각하고 계실는지도 모르겠다.나에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듀나의 이미지는 ‘SF 작가’다. 아니, SF의 전설이다. 아니, 아니, 그걸로도 부족하다. 듀나는 이 땅에 현현한 SF의 화신…. 음음, 팔불출 같은 팬심 표출은 이 정도로 하고, 아무튼 오늘은 SF 작가 듀나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듀나는 한국 SF 문학 계보에서 중요한 작가 중 하나다. 그는 90년대 PC통신 시절부터 지금까지 30년 가까운 기간 동안 100편이 넘는 작품을 꾸준히 발표했으며, 현재도 수많은 SF 창작자들을 자신의 중력에 가둬두고 영향력을 발산하는 적색거성 같은 존재다. 사실상 듀나는 한국 SF의
[이경희의 SF를 좋아해] 듀나 유니버스를 위한 안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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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규 평론가의 프런트 라인]
언젠가 자크 로지에는 “나는 뤼미에르 형제처럼 영화를 만든다”라고 말했고, <엄마와 창녀>에서 장 외스타슈는 주인공의 입을 빌려, “나의 자유는 남들의 표현을 훔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기욤 브락의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누벨바그의 끄트머리에 있는 두 감독의 말을 떠올렸다.
<다함께 여름!>의 시작과 끝에는 축제와 파티가 놓여 있다. 여러 사람이 모이고 또 흩어지는 무작위의 현장 한가운데서 기욤 브락은 예기치 못한 만남과 헤어짐, 그리고 지워지지 않는 순간의 기록을 렌즈에 담는다. 예측할 수 없는 우연과 모든 방향으로 열린 사건의 잠재성이 그곳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낯선 마주침이 혼란스럽게 뒤섞이는 장소에서라면 누구든 자유롭게 나타나고 또 사라지며, 우리는 서로에 대해 모른 채로 같은 공간을 점유하는 비가시적인 친밀함을 형성할 수 있을 테다. 마치 영화관을 오가는 이름 모를 유령들이 그런 것처럼 말이다.
영화가 시작하
'다함께 여름!'의 일탈이 만든 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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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는 <모텔 선인장><낙타(들)>을 연출하고 한국영화아카데미 원장•시네마디지털서울 집행위원장을 거쳐 단국대학교 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는 박기용 감독이 강원도를 배경으로 찍은 신작이다.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일부 요소를 따와서 아버지를 찾아다니는 젊은 남자, 남편으로부터 도망친 여자의 이야기가 병렬적으로 구성된다. 박기용 감독은 올해 초 영화진흥위원회 신임 위원으로 임명되어 영화계를 위해 공적 영역에서도 든든한 힘을 보태고 있다. 제1회 강릉국제영화제에서 상영한 <마음의 소리를 들어라>에 이어 올해 역시 강릉을 찾아 도시를 향한 애정을 보여준 그를 만났다.
- 강원도 일대에서 촬영한 이번 영화는 제목부터 <강원도>다. 이 작품을 만들게 된 배경은.
= 강원도립극단에서 영화 제작을 한번 해보지 않겠느냐는 의뢰를 받았다. 가능하면 그동안 극단에서 공연했던 연극을 바탕으로 했
GIFF #6호 [인터뷰] '강원도' 박기용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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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영화인가, 다큐멘터리인가. 보는 내내 관객을 의아하게 만드는 <아야>는 코트디부아르의 외딴섬에 사는 소녀 ‘아야’가 자신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삶을 찾아 나가는 과정을 담은 영화다. 환경 문제로 인해 점점 위태로워지는 섬마을 생활은 아야의 미래를 보장해주지 못한다. 엄마는 아야를 위해서 마을을 떠나게 하고 싶지만 결정은 아야의 몫이다. 극중 ‘아야’의 이야기는 백퍼센트 허구지만 사이먼 쿨리발리 길라드 감독이 진두지휘한 독특한 제작과정을 듣고 나면 단순한 허구의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영화와 현실이 아주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독특한 실험극이라고도 할 수 있다. 칸국제영화제는 1993년부터 독립영화배급조합인 아시드(ACID)의 배급작들을 별도의 섹션인 ‘아시드 칸’을 마련해 소개해오고 있으며, 올해 강릉국제영화제에서도 8편의 아시드 칸 선정작을 볼 수 있다. <아야>는 올해 74회 칸국제영화제 아시드 칸 섹션에서 소개된 영화다. 강릉을
GIFF #6호 [인터뷰] '아야' 사이먼 쿨리발리 길라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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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만난 사계절> Four Seasons in a Day
애너벨 버베크 / 벨기에, 노르웨이, 크로아티아, 리투아니아 / 2021년 / 78분 / 기프 신작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로 인해 EU 소속국인 아일랜드와 국경이 인접한 영국령 북아일랜드의 보이지 않는 경계선이 더욱 선명해진다. 벨기에 출신의 다큐멘터리스트인 애너벨 버베크 감독은 브렉시트가 야기한 일상과 미래의 변화를 포착하기 위해 아일랜드의 칼링포드만에서 북아일랜드로 향하는 정기 여객선 승객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일반인과 관광 객이 뒤섞인 여객선 안 풍경은 그리 특별할 것이 없지만 그들의 일상 속으로 카메라가 깊이 다가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바다 위로 보이지 않는 국경선을 매일 넘나드는 이들의 일상 속에서 정치·경제적 이권이 가져온 국가 정체 성에 대한 고찰과 미래를 향한 사람들의 막연한 불안을 읽어낼 수 있다.
<하루에 만난 사계절>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어
GIFF #6호 [프리뷰] 애너벨 버베크 감독, '하루에 만난 사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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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야 다이> Faya Dayi
제시카 베쉬르 / 에티오피아, 미국, 카타르 / 2021년 / 119분 / 인: 사이트
카트(khat)는 에티오피아에서 커피를 제치고 가장 수익성이 높은 농산물로 자리 잡은 식물 이다. 심각한 환각작용 탓에 많은 국가에서 사용이 금지된 마약이지만 에티오피아에서만큼은 일상적으로 이 카트잎을 애용한다. <파야 다이>는 카트를 재배하고 다듬는 노동자들의 민첩한 손길을 따라가면서 사회와 국가, 종교와 신화, 삶과 죽음의 문제를 찬찬히 보듬는다.
에티오피아를 이루는 지난한 사회문제를 포착 하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는 다큐멘터리이지만 무엇보다 <파야 다이>에서 인상적인 것은 풍경을 포착하는 재주다.
신비롭고 몽환적인 장면을 탐닉하듯 나열하면서 그 위로 인물들의 나직한 보이스 오버를 싣는 대목이 많다. 흑백화 면으로 이뤄진 이 영화는 인물들의 생활방식 구석구석에서 아름다운 풍광을 건져냄으로써 훌륭한 풍경을 담는 데 컬
GIFF #6호 [프리뷰] 제시카 베쉬르 감독, '파야 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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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전설적 가수이자 배우 매염방(1963~2003). 에드코 필름의 빌 콩이 제작하고 <콜드 워>(2012) 시리즈로 이름을 알린 렁록만 감독이 연출한 매염방의 전기영화 <매염방>이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돼 지난 10월15일 부산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됐다. 영화는 매염방의 삶에서 터닝 포인트가 될 만한 사건들을 짚으며 한명의 여성으로서, 당당하고 진취적인 예술가로서의 모습을 담아낸다. 1982년 <TVB> 주최 신인가요제에서 우승하며 가수로 데뷔해 매력적인 중저음의 음색과 과감한 스타일로 독보적 길을 개척한 뮤지션 매염방의 이야기는 사랑의 실패로 인한 상처, 폭력 사건에 휘말려 해외로 도피해야 했던 암흑기, 무명 시절부터 소중한 우정을 이어온 장국영과의 이야기 등으로 채워진다.
영화를 떠받치는 두축은 매염방과 홍콩이다. 영화에는 196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홍콩의 모습이 담겨 있다. 렁록만 감독은 “홍콩의 지난 시절을
'매염방' 렁록만 감독, 배우 왕단니·유준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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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11주차, 계획 없이 엄마가 된 미래(최성은)에게 주어진 선택지들은 모두 시간싸움이다. 아이는 열달 후에 태어난다는데 한주 한주 몸과 마음이 변한다. 남자 친구는 속없이 굴고, 상사는 눈치를 준다. 아이를 낳을 자신은 없고 지우자니 “명분이 없다”. <세상의 끝> <최악의 친구들> 등 여러 단편으로 주목받은 후 지난 10월 14일 첫 장편 <십개월의 미래>를 내놓은 남궁선 감독은 “미래의 MBTI는 분명 NTP 유형일 것”이라며 그 직관적이고도 즉흥적인 사고방식을 곱씹었다. 그러나 개봉 일주일 만에 1만 관객을 만난 이 성장담은 유형과 전형을 벗어나는 시선으로 임신이라는 경험의 복합성을 껴안는다. 그 끝에 ‘엄마에게’라는 헌사를 띄우며, 남궁선 감독은 영화 밖 미래들에게 손을 뻗는다.
- 제목에서부터 돋보이는 이 영화만의 시간 감각이 있다. 미래의 임신 주차가 각각의 챕터가 되어 크고 흰 폰트로 스크린을 채운다. “생각을 하면 시간이 사라진
'십개월의 미래' 남궁선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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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존 세일즈 감독은 거대 스튜디오로 대표되는 할리우드 자본에 구애 받지 않는 독립영화를 주로 만드는 감독으로 흔히 존 카사베츠의 정신을 이어받은 미국 독립영화 2세대 감독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강릉국제영화제에서는 소설가이자 감독, 시나리오 작가, 배우로서 1970년대부터 다양한 활동을 하며 선보였던 작품 가운데 아카데미시상식 각본상 후보에 오른 그의 대표작 <패션 피쉬>, 골든 글로브 외국어 영화상 후보작이었던 <총을 든 자들>을 비롯해 '독립영화정신'을 느낄 수 있는 문제적인 메시지와 파격적인 제작방식을 도입한 초기 저예산 영화들, <리아나>, <다른 행성에서 온 형제>, <메이트원> 등 5편을 소개한다. 그의 영화는 정식으로 한국에 소개된 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번 상영은 영화팬들에게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존 세일즈 감독은 미국 사회의 인종, 젠더, 계급 갈등 등을 소재로 한 소설을 쓰다가 B무비의 거장 로저
GIFF #5호 [기획] ‘할리우드에서 독립 영화 만들기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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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석훈 감독의 장편 데뷔작 <준호>는 연극계의 추악한 잘못을 세상에 들춰낸 미투 파문의 여파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올해 강릉국제영화 국제경쟁부문에 진출한 유일한 한국영화로, 부석훈 감독이 뉴스를 접한 뒤에 연극계에 몸 담고 있었던 지인들로부터 들었던 이야기,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취재를 통해 알게 된 사실 등을 토대로 영화를 만들었다. 감독 자신의 유학 시절 경험과 함께 출연한 배우들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통렬한 반성극이다. 영화제를 찾은 그를 직접 만나 영화 제작과정에서 겪었던 일들에 대해 물었다.
- 쉽지 않은 기획이었을 거라 생각한다. 영화를 기획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 2018년 즈음이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대학원을 다니던 때, 졸업하면 독립 장편영화를 찍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었다. 무엇을 찍어야 할지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그 해 초에 연극계 미투 운동 관련 뉴스를 접하게 됐다. 거기 얽혀 있는 가까운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과
GIFF #5호 [인터뷰] '준호' 부석훈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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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은 영화배우이자 드라마 배우이자 뮤지컬 배우이자 싱어송라이터이자 영화감독이다. 벌써 세 편의 장편영화를 연출했고 영화제 시즌이 되면 감독으로서 초청받는다. 원래 유준상 감독은 남미에서 장편영화 <그때 오늘>을 찍으려고 했다. 코로나19로 촬영이 기약 없이 밀리게 됐을 때, KT 콘텐츠 전문 자회사 스토리위즈와 바로 엔터테인먼트의 미드폼 옴니버스 프로젝트 <Re- 다시 프로젝트>가 유준상 감독에게 단편영화 제작을 제안했다. 올해 강릉국제영화제에서 상영하는 단편영화 <깃털처럼 가볍게>는 <그때 오늘>의 한 조각과 같은 역할을 한다. 유준상 감독에게 이번 작업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 장편영화를 먼저 준비하고 있었다고 들었다.
= <그때 오늘>은 남자(유준상)와 여자(정예진)가 만나기 3년 전, 6개월 전, 3일 전, 그리고 1개월 후라는 시간대 별로 나열되어 구성된 작품이었다. 변하는 모든 시간들이 ‘그때 오늘’이
GIFF #5호 [인터뷰] '깃털처럼 가볍게' 유준상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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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 맨> I was a Simple Man
크리스토퍼 마코토 요기 / 미국 / 2021년 / 100분 / 국제장편경쟁
흰머리에 나이가 지긋한 노인이 잠에서 깨어 나자마자 화장실로 향한다. 변기를 붙잡고 토를 하는 그의 이름은 마사오. 그는 현재 죽어 가고 있다. 말기암 진단을 받은 마사오는 집에서 딸과 손자의 병간호를 받고 있다. 그의 부인 그레이스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마사오는 그녀를 잊지 못한다. 개와 함께 산책하러 나간 어느 밤, 마사오는 누군가가 자신을 쫓고 있음을 느낀다. 나무 뒤에 숨어 있던 누군가가 서서히 정체를 드러낸다. 다름 아닌 그레이스다.
<심플 맨>은 한 노인의 삶의 마지막을 따라가 면서 간단하지 않은 죽음에 대해 알아보는 시적인 영화다. 영화는 마사오의 지난 삶을 반추 하는 형식을 취한다. 단순히 플래시백을 통해 반추를 표현하기보다는 과거의 어느 부분들이 현재에 물들어가는 것을 이미지화함으로써 차별화를
GIFF #5호 [프리뷰] 크리스토퍼 마코토 요기감독, '심플 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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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호> Junho
부석훈 / 미국, 한국 / 2021년 / 104분 / 국제장편경쟁
연극 무대에 서는 꿈을 안고 들어간 준호의 극단 생활은 너무나 험난하다. 선배들의 혹독한 가르침 속에서 그저 조·단역에 머물 수밖에 없는 현실에 자조하던 준호는 극단 대표의 성추문 사태라는 끔찍한 재앙과 마주하고 연기 생활을 포기한다. 한발 먼저 미국으로 떠나 자리 잡은 선배 창녕의 푸드 트럭에서 소일하던 그는 거대한 죄책감에 속수무책으로 무너 진다. <준호>는 연극계의 추악한 잘못을 세상에 들춰낸 미투 운동의 여파를 영화화한 부석훈 감독의 첫 장편영화다.
동료 배우들의 추악한 가해와 방관, 묵인에 관해 뭉툭하지만 직설적인 질문을 던지는 이 영화가 용기내어 마주하려는 것은 누군가의 망가져버린 꿈이다. 준호는 끝내 진실을 외면하려는 선배 창녕에게 가해자임을 인정해야 한다며 절규한다.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자신도 결국 방관자였음을 부정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주인공 준호의
GIFF #5호 [프리뷰] 부석훈 감독, '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