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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은 데뷔작 <빗나간 과녁>부터 전작 <트랩> <써클즈>까지, 정치적 혼란을 통과한 세르비아의 그림자를 카메라에 담아온 스루단 고르보비치 감독의 신작 <아버지의 길>이다.
실화에서 영감을 받은 이 작품의 주인공 니콜라는 아픈 아내, 불안한 고용 상황 등을 이유로 정부에 아이들을 빼앗긴다. 위탁가정에 맡겨진 두 남매를 다시 만나기 위해 걷고 또 걷는 남자의 이야기는 고르보비치 감독에게 “세르비아 버전의 <파리 텍사스>”로 다가왔다고 한다. 스루단 고르보비치 감독을 화상으로 만나 절실한 아버지이자 존엄한 개인으로서 행동한 니콜라의 여정에 대해 물었다.
-정부에 의해 아이들과 떨어져 지내게 된 주인공 니콜라의 실제 모델이 있다고 들었다. 그를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그의 어떤 점이 시선을 붙잡았는지 궁금하다.
=니콜라의 모델이 된 사람을 신문기사로 처음 접했다. 그가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 세르비아의
[인터뷰] '아버지의 길' 스루단 고르보비치 감독 - 부패를 밟고 고독을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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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아(공승연)의 세상은 정확히 1인분의 크기다. 직장에서도, 집에서도 타인과 교류가 없으니 특별히 감정이 동요할 일도 없다. 때문에 어떤 전화 상담도 능숙하게 받아내며 콜센터의 에이스라 불린다. 그런 진아의 세상에 신입사원 수진(정다은)이 들어온다. 콜센터 업무에 쉽사리 적응하지 못하는 수진을 보며 진아는 자신이 처음 입사했을 시절을 떠올린다. 그러던 어느 날, 진아는 퇴근길에 자신의 옆집 남자가 홀로 사망한 채 발견됐다는 사실을 전해 듣는다.
<혼자 사는 사람들>은 1인 가구가 마주한 고독과 불안을 내밀하게 들여다보는 영화다. 외로움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 타인과 헤어지고 새롭게 관계를 맺는 순간들까지, 영화는 나홀로족의 현실과 변화의 가능성을 다양하게 포착한다. “영화감독의 꿈이 단순한 일상으로부터의 도피인지 아니면 진심인지” 확인하고 싶었던 홍성은 감독은 2017년 한국 영화아카데미에서 영화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장편연구과정 13기에 선정되어 데뷔작 <혼자
[인터뷰] '혼자 사는 사람들' 홍성은 감독 - 제대로 된 작별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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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미국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에 빛나는 배우 윤여정에게 배우의 길을 열어준, 그리고 봉준호 감독이 멘토로 모시는, 고 김기영 감독. 본인의 회고전이 열릴 예정이었던 1998년 베를린국제영화제 참석을 며칠 앞두고 불의의 사고로 영화처럼 생을 마감한 천재 감독 김기영.
이 사진은 동숭아트센터와 <씨네21>이 공동 주관한 한국영화회고전을 앞두고 진행된 인터뷰 때 촬영한 것이다. 가죽 코트에 모자까지 쓰고 멋진 모습으로 나타난 그를 아직도 기억한다.
[ARCHIVE] 윤여정의 첫 감독, 봉준호의 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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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4월 20일, 전직 경찰인 데릭 쇼빈에 대한 유죄 평결이 속보로 보도되었다. 그는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눌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평결은 폭력 사태를 막아냈다는 분석을 얻었는데, 그런 의미에서 만일 1991년 로드니 킹을 집단 구타한 백인 경찰들이 유죄 선고를 받았다면 LA폭동이 일어났을까 궁금해진다. 한국계 미국인 작가 스테프 차의 <너의 집이 대가를 치를 것이다>는 LA폭동으로부터 28년이 지난 2019년을 무대로 한다. 두순자라는 한인이 자신의 가게에서 라타샤 할린스라는 10대 여성을 강도로 오인해 권총 살해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가해자와 피해자의 가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쳐간다.
2019년. 그레이스 박은 뉴스에서 연일 보도되는 경찰 폭력에 사망한 흑인 관련 언급을 일절 하지 않는 어머니 이본에 대해 의아한 감정을 느낀다. 어느 날 그레이스는 어머니와 함께 있다가 난데없는 총격 사건을 경험하고, 어머니가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너의 집이 대가를 치를 것이다>, 반복되는 폭력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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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세계적으로 2억여명의 가입자를 창출한 넷플릭스의 올해 1분기 신규 가입자 수는 지난 4년 중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넷플릭스의 이번 1분기 신규 가입자 수가 600만명 선이라고 전하며, ‘홈 엔터테인먼트 대유행의 종말’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가입자 1600만명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치이지만 넷플릭스는 아직까지 크게 동요하지 않는 분위기다.
오히려 넷플릭스는 TV쇼와 영화 제작 및 구매에 지난해 투자했던 173억달러보다 많은 190억달러를 올해 예산으로 책정하고, 시대극 <브리저튼> 시즌2의 추가 제작을 결정하기도 했다. 또한 소니픽처스와 <스파이더 맨>과 <쥬만지> 시리즈 등을 극장 상영 뒤 바로 방영하는 획기적인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올해 1분기 넷플릭스 신규 가입자 수 감소에 대해선 각국의 봉쇄령이 해제됨에 따라 외부 활동에 대한 수요가 어느 때보다 클 수밖에 없는 일시
[런던] 5월 17일 영국 극장 재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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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엔자> Influenza
황준하 / 한국 / 73분 / 2021년 / 한국경쟁 / 온라인
신종 바이러스가 한 작은 마을까지 전파되고, 그곳에 있는 병원도 덩달아 분주해진다. 3개월차 간호사 다솔은 태움을 당하고 있다. 태움은 영혼이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뜻으로, 선배 간호사가 신입 간호사를 교육하는 명목으로 가해지는 육체적·정신적 괴롭힘을 의미한다. 바이러스 전파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환자는 늘어나고, 예정보다 일찍 신입 간호사 은비가 다솔 밑으로 들어온다. 선배들로부터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한 다솔은 은비에게만은 자신이 당한 것을 물려주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고 잘 챙겨주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은비가 업무에 실수하는 모습을 연달아 지켜보면서 현실은 그의 마음처럼 쉽지 않다.
영화 <인플루엔자>는 간호사 사회에서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폭력의 대물림 문제를 소재로 한 이야기다. 엄격한 서열 관계를 통해 업무 교육 명목으로 선배 간호사가 후배에게 폭
[2021전주국제영화제 추천작] 황준하 감독, '인플루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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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실 도믿걸과 스터디윗미>
유튜브 ‘강유미 좋아서 하는 채널’
‘스터디윗미’(Study with me)는 공부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며 시청자도 함께 공부하도록 유도하는 방송이다. 3시간 라이브 끝에 제사상처럼 늘어선 간식 접시를 남긴 홍진경의 ‘스터디윗미’가 마음에 든다면 강유미의 대표 캐릭터 ‘도믿걸’과도 함께 공부해보자. 단 5분의 ‘순공시간’이 얼마나 귀한지 확인할 수 있다. 단, 눈이 마주치면 심리테스트 제안을 받으니 주의할 것.
<배드 지니어스>
왓챠
타이의 명문 고등학교에 다니는 천재 소녀 린(추띠몬 쯩짜런쑥잉)은 거액이 걸려 있는 대규모 커닝 작전을 설계한다. 기발하고 긴장감 넘치는 전개 덕분에 그동안 사라졌던 집중력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다. 그래서 다 보고 나면 왠지 엄청난 일을 해낸 기분이 들고 시험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라는 깨달음에 푹 쉬게 되니 ‘홍진경의 공부 준비’ 5부에서 시청하길 추천한다.
<마이애미에서
[HOME CINEMA] LINK - '독서실 도믿걸과 스터디윗미'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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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工夫) [명사] 학문이나 기술을 배우고 익힘.
홍진경이 5초에 한번씩 “공부해야지”, “공부할 거야”라고 말하는 영상을 보다가 ‘공부’의 의미를 찾아보았다. 고등학생 시절 모델로 데뷔하며 방송 일에 뛰어든 그는 일하느라 공부할 시기를 놓쳐 아쉬웠고 아이에게 미안했다며 마흔다섯에 공부 방송을 시작했다. 5학년인 딸과 2년 동안 영어·수학 과외를 함께 받았을 만큼 열심이지만 어째서인지 테스트 결과는 100점 만점에 18점, 그래도 책장에 빽빽한 문제집을 자랑스레 보여주던 홍진경은 말한다. “문제집을 사면 공부를 더 잘하게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잖아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1차 방정식을, 나경원 전 의원에게 김춘수 시인의 <꽃>을 배우지만 무엇을 위한 공부인지는 모른다. 그러나 불분명한 발음으로 “전 굉장히 학구적인 여자거든요? 제 안에 어떤… 학문이 있어요”라고 주장하는 홍진경은 끊임없이 공부를 향한 열망을 드러낸다. 그중에서도 공부에 대한 혁신적 접근법을
[HOME CINEMA] 유튜브, 카카오TV ‘공부왕찐천재 홍진경’, 공부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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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마리 달마시안>에서 모피에 집착하는 악역으로 나오는 크루엘라. 디즈니가 이 크루엘라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실사영화 <크루엘라>를 만들었다. 1970년대 런던. 완벽한 변장과 빠른 손놀림으로 좀도둑 생활을 하던 에스텔라(엠마 스톤)는 리버티 백화점에 취직해 패션계 진출의 꿈에 부푼다. 바닥청소와 허드렛일을 전전하다 런던 패션계를 주무르는 남작 부인(엠마 톰슨)의 눈에 든 에스텔라는 그의 브랜드 디자이너로 발탁되지만, 충격적 사건을 겪은 뒤 런던 패션계를 뒤집을 파격의 아이콘 크루엘라로 새롭게 태어난다.
흑발과 백발의 머리를 한 엠마 스톤의 변신부터, 클래식 애니메이션의 재해석까지 <크루엘라>에는 흥미로운 요소가 많다. 의상과 헤어, 메이크업 등에도 시선이 쏠리는데,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전망 좋은 방>으로 아카데미 시상식 의상상을 2회 수상한 제니 비번이 의상을 맡았다. 각본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Coming soon] '크루엘라' <101마리 달마시안>에서 모피에 집착하는 악역 크루엘라의 디즈니 실사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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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복>
감독 이용주 출연 공유, 박보검
4월 21일 개봉한 <내일의 기억>이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지난 1월 27일 개봉 이후 장기 흥행에 성공 중인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은 만화책 증정 이벤트에 힘입어 다시 2위로 올라서며 관객수 180만명을 돌파했다. 4월 15일 극장과 티빙(TVING)을 통해 동시 공개된 <서복>은 개봉 2주 만에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 중 최다 관객수를 기록했다.
이와 같은 공개 방식은, 극장은 새로운 개봉작을 통한 활기를 얻고 티빙과 같은 신진 OTT는 스타성 있는 배우들을 내세워 새로운 유료 가입자를 견인할 수 있으며 투자배급사는 제작비를 보전받음으로써 코로나19 팬데믹 시대 한국영화 제작과 배급, 극장과 OTT 모두의 윈윈 효과를 노리는 새로운 활로를 개척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BOX OFFICE] 팬데믹 시대의 영화 개봉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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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민
한지민, 이동욱, 강하늘, 임윤아 등 호화 캐스팅을 완료한 <해피 뉴 이어>가 4월 19일 촬영에 돌입했다.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호텔 엠로스를 찾은 사람들의 이야기로, 한지민은 15년째 남사친에게 고백을 망설이는 호텔 매니저, 이동욱은 호텔 엠로스의 대표, 강하늘은 공무원 시험에 5년째 낙방한 취준생, 임윤아는 호텔리어로 출연한다. <엽기적인 그녀>의 곽재용 감독이 연출하고, 극장 개봉과 함께 티빙 오리지널로 공개된다.
이종석
영화 <데시벨>(가제)에 김래원과 이종석이 캐스팅됐다. 소리에 반응하는 특수폭탄으로 도심을 점거하려는 테러범과 그의 타깃이 된 해군 출신 한 남자의 이야기다. 김래원이 폭탄 테러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해군 중령, 이종석이 해군 대위 역을 맡았다. 이외에도 정상훈, 박병은, 이상희, 조달환, 차은우가 캐스팅됐다. <오싹한 연애> <몬스터>를 만든 황인호 감독이 연출하고, 4월 20일 첫 촬
한지민, 이동욱, 강하늘, 임윤아 등 호화 캐스팅을 완료한 '해피 뉴 이어'가 4월 19일 촬영에 돌입했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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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정 주연의 <화녀>, 50년 만에 재개봉
윤여정이 한국인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을 거머쥔 밤, 무대에 올라 마지막으로 언급한 이름은 영화감독 김기영이었다. 1960년대 TV드라마에서 활동하던 윤여정의 스크린 데뷔작이자 윤여정이라는 이름을 충격적으로 각인시킨 김기영 감독의 그 작품, <화녀>(1971)가 50년 만에 재개봉한다.
자신의 히트작 <하녀>(1960)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윤여정은 어느 중산층 부부의 집에 들어간 가정부 명자를 연기했다. 주인집 남자의 아이를 임신한 명자가 결국 낙태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기이한 복수극이다. 욕망과 금기에 대한 적나라한 응시, 그로테스크한 미장센과 함께 24살에 막 스크린 데뷔를 치렀던 윤여정의 별난 등장을 만끽할 수 있다. 전국 CGV 시그니처 K 상영관에서 5월 1일 개봉한다.
스튜디오앤뉴, 디즈니와 장기 콘텐츠 파트너십 체결
앞으로 5년간, NEW의 콘텐츠제작사업 계열사 스튜디오앤
윤여정 주연의 '화녀', 50년 만에 재개봉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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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이하 전주영화제)가 4월 29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개막식을 열고 축제의 서막을 알렸다. 배우 권해효, 박하선의 사회로 진행된 개막식은 김승수 조직위원장의 개막 선언으로 시작되었다. 김승수 조직위원장은 미얀마 민주화를 지지하는 인사말과 함께 이번 영화제의 슬로건 ‘영화는 계속된다’를 소개했다.
악단광칠의 축하공연 이후 마이크를 잡은 이준동 집행위원장은 이번 영화제의 개요와 목표를 말했다. “전주영화제가 코로나19 이후 정상 개최되는 전세계 최초의 영화제라고 자부한다”는 이준동 집행위원장은 “194편의 초청작을 전부 영화관에서 즐길 수 있으며, 전주에 오지 못하는 관객을 위해 이중 142편은 OTT 플랫폼 웨이브(wavve) 온라인 상영도 준비했다”고 전했다. 더불어 전주영화제가 독립예술영화 제작지원과 영화 담론 생산에 앞장설 것을 다짐했다.
다음으로 국내외 심사위원 소개가 이어졌다. 국제경쟁부문 심사를 맡은 바냐 칼루제르치치 로테르담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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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 지난 1년 새 한국인의 영화 축제가 되어버린 느낌이다. 봉준호 감독이 샤론 최 통역사와 함께 감독상의 시상자로 나서고, <미나리>의 윤여정 배우가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받은 2021년 오스카는 한국영화계의 저력을 다시 한번 글로벌 무대에 선보이는 자리였다. 새로운 역사가 쓰여진 만큼 지난해부터 SNS로 실시간 아카데미 시상식 중계를 시작한 <씨네21> 취재팀의 하루도 덩달아 숨가쁘게 흘러갔다.
특히 올해는 김성훈, 송경원, 임수연, 김소미, 남선우 기자가 트위터의 새로운 음성 기반 커뮤니티 서비스인 ‘트위터 스페이스’(#TwitterSpaces)에서 아카데미 시상식을 해설했다. <씨네21>을 통해 스페이스 기능을 처음 접한다는 소감부터 세 시간 반 동안 단 한 차례의 휴식도 없이 매끄러운 진행을 선보인 기자들이 놀랍다는 이야기까지, 다양한 반응을 접할 수 있었다. 주간지의 긴 호흡에서 벗어나 실시간으로 청취자들과 교
[장영엽 편집장] 오스카의 밤이 남긴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