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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에 프랭크 피어슨이 있다면 충무로에는 유동훈이 있다. 두 사람이 걸어온 인생역정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이들이 혹시 쌍둥이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닮아 있다. 두 사람 모두 일급작가이면서 후학양성에 남다른 열정을 쏟아부었고 시나리오 작가의 지위향상과 권익옹호를 위하여 집요한 투쟁을 벌여온 인물들이다. 심지어 시나리오작가협회 회장직을 여러 번 역임했다는 것까지도 빼다박은 꼴인데, 그 기간과 카리스마에서는 프랭크 피어슨이 유동훈을 따라오지 못한다. 그는 불과 37살 때 일찌감치 시나리오작가협회 회장직에 오른 이후, 중간에 잠시 물러났던 5년간의 세월을 제외하고는 현재에 이르기까지 줄곧 그 자리를 지켜왔으니 재임기간만도 20년에 육박한다. 이 기록적인 장기집권(!) 덕분에 그에게는 ‘선거의 귀재’라는 닉네임이 따라다닌다. 최근 이 선거의 귀재는 다시 한번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알렸다. 오랫동안 공석으로 남아 있던 영화인협회 이사장 선거에서 경선에 나섰던 이장호 감독을 압도적
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의 터주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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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우예는 부산국제영화제와 인연이 많은 사람이다. 1998년, 제3회 부산영화제를 준비중이던 김지석 프로그래머는 제1회 PPP프로젝트 신청작 중 <패션게임>의 로우예를 눈여겨 보았다. 그리고 그의 데뷔작 <주말연인>을 보며 알 수 없는 신선한 기운을 느꼈다고 했다. 부산을 통해 만난 투자자들과 <수쥬>를 만들고 난 지난 2000년, 로우예는 제3회 PPP에서도 차기작 <여름궁전>이 부산상을 획득하는 행운을 거머쥐었다.긴 여행이었다고 했다. <수쥬>의 개봉에 앞서 중국에서 한국까지 한나절을 날아온 그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1년 전 친구가 선물한 ‘바리깡’ 덕에 돈 안 들이고 유지하고 있다는 까까머리는, 이미 30대 중반을 넘긴 나이를 배반하고, 그를 20대의 영화청년으로 보이게 만들었다.■김지석(이하 김) 늦었지만 도쿄 필름엑스영화제에서 대상받은 것 축하한다.■로우예(이하 로우) 고맙다.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걸로 안다.■
[로우예]`국제시장에서 몸으로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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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년의 새로운 영화법은 영세한 개인 프로덕션의 폐쇄라는 결과를 초래했다. 일제시대부터 탄압과 빈곤과 싸우면서 견뎌온 윤봉춘, 이규환, 이병일, 전창근 등의 노장들이나 해방 뒤 등장한 대다수 신진감독들은 개인 프로덕션으로 겨우 명맥을 이어오다가 일손을 놓아야할 참담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16개 제작회사들은 시내에 있는 창고들을 빌려 등록기준이 요구하는 200평 이상의 스튜디오 규모를 대충 갖춰놓았다. 감정날짜가 다르다는 점을 이용해 카메라 같은 기재를 서로 잠시 빌려주며 눈가림을 하는 경우도 허다했다. 60킬로와트 이상의 조명기재도 마찬가지였다. 녹음·현상시설도 각 회사가 단독으로 갖추기는 어림도 없는 상황이었다. 이처럼 우리 실정에 어두운 관리들의 무모한 한국영화육성법안은 난센스였다. 새 영화법에는 각 회사가 연간 15편 이상의 장편영화를 제작해야 한다는 의무조항이 있었지만, 단일 회사들은 3∼4편의 영화를 제작하기에도 힘겨운 상황이었다. 그래서 법적으로 자격을 상실한 개인
60년대 충무로를 휘저은 몇 가지 사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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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분명 놀라운 변화다. 2001년 탄생할 신인감독들 속에 서 있는 여성감독이 무려 7명. 1997년, 제1회 서울여성영화제가 시작될 때 78년 한국영화사 속 여성영화감독이 겨우 7명이었다. ‘현역’감독은 <낮은 목소리>의 변영주, 휴식기간이 꽤 길어진 이미례 감독 둘뿐이었다. 좀 우습지만 7인의 등장주기를 평균해서 잡자면, 11년을 좀 웃돈다.오는 봄, 격년제 서울여성영화제가 세 번째로 열린다. 그동안 임순례, 이정향, 이서군 등 세명의 장편 여성감독이 나타났고, 임순례 감독은 두 번째 작품 <와이키키 브러더스>의 후반작업을 하고 있다. 특히 임순례 감독은 여성 후배들의 교사와도 같다. 작업에 들어가기 전, 시간을 쪼개 여성영화지망생들의 교육에 열성을 보이던 그는 그 수업을 영화제작과정까지 연장한 듯하다. <와이키키 브러더스>의 스탭 중엔 젊은 여성들이 유난히 많다. 또 있다. 여성영화제의 99년 새로운 발견이던 장희선 감독의 16mm영화 <
7, 그리고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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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 선댄스 영화제 수상작I심사위원 대상I극영화 <빌리버>(The Believer) 헨리 빈다큐멘터리 <서던 컴포트>(Suthern Comfort) 케이트 데이비스I관객상I극영화 <헤드윅과 앵그리 인치>(Hedwig And The Angry inch) 존 카메론 미첼다큐멘터리 <독타운과 Z 보이즈>(Dogtown And Z-Boys) 스테이시 페랄타, <스카우트의 영예>(Scout's Honor) 톰 셰퍼드월드시네마 <집으로 가는 길>(The Road Home) 장이모I감독상I극영화 <헤드윅과 앵그리 인치>(Hedwig And The Angry inch) 존 카메론 미첼다큐멘터리 <독타운과 Z 보이즈>(Dogtown And Z-Boys) 스테이시 페랄타I촬영상I극영화 <딥 엔드>(The Deep End)다큐멘터리 <라리의 친척>(Lalee's Kin)I표현의 자유상I<
2001 선댄스 영화제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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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댄스영화제가 이래저래 침체된 가운데 신이 난 곳은 바로 올해 새로운 야망을 불태우기 시작한 안티-선댄스의 원조 슬램댄스영화제. 올해부터 슬램댄스는 선댄스영화제 메인관인 이집션 극장 건너편의 트레져마운틴호텔에서 메인스트리트에서 차로 5분가량 떨어진 실버마인이라는 널찍한 옛 은광터로 둥지를 옮겼다.일단 새로운 슬램댄스영화제가 열린 실버마인이란 곳은 장소자체가 명물이다. 은을 채취하던 광산기슭의 공장내부를 거의 실내 놀이공원을 연상시키는 자유분방하면서도 인테리어가 빛나는 공간으로 개조한 것이다. 곳곳에 소파와 컴퓨터, 각종 조형물들을 늘어놓고 심지어 마사지센터까지 설치해 한번 찾은 관객은 이른바 ‘죽때리면서’ 계속 영화보고 시간을 보내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새로 마련한 200석 남짓 주상영관도 예전에 비하면 일취월장. 선댄스쪽의 보이지 않는 방해공작(?)인지 파크시티의 운수회사들이 도통 협조를 해주질 않아 10인승 밴 한대로 셔틀버스를 대신 할 수밖에 없는 악조건 속에서도 일주일 동안
[슬램댄스]한국영화 인기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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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연도 2000년제품명 매직파워대행사 애드벤처제작사 레드(감독 김현승)일명 ‘백지영 광고’가 TV전파를 타고 있다. 브랜드 대신 모델의 이름을 타이틀로 사용한 것은 그리 적절한 표현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이 광고를 지칭하는 통용어가 백지영 CF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왜 이런 이례적인 닉네임이 붙었는지는 굳이 부연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문제. 백지영은 지난해 아주 민감한 화제를 불러모은 주인공이며 ‘그때 그 사건’의 여진이 남아 있는 가운데 탄생한 광고이기 때문에 백지영을 내세운 인터넷사이트 매직파워 광고가 아닌 백지영 CF라는 축약어로 불리고 있는 것이다.이 광고의 탄생배경을 간략히 설명하면 이렇다. 백지영은 사건이 발발하기 전 이 업체와 광고모델 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뜻밖의 사건이 터졌고 백지영은 출연 거절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매직파워쪽은 삼고초려를 마다하지 않고 백지영에게 예정대로 출연해줄 것을 설득했다. 결국 난관을 딛고 백지영과 매직파워 광고의 만남은
소녀는 울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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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Space 1999년,감독 마이크 저지출연 론 리빙스턴, 제니퍼 애니스턴HBO 2월2일(금) 오전 1시45분“내가 일을 시작한 이후로, 모든 날은 그 전날보다 좋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당신이 나를 본 모든 날은 내 인생에서 가장 나빴던 날들이었던 거죠.” 한 남자로 하여금 이렇게까지 이야기하게 만든 주범은 다름아닌 갑갑하기 이를 데 없는 자신의 직장이었다. 그렇다면 도대체 이 남자가 원하는 것은 무얼까? 대답은 그리 먼 데 있지 않다. 바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뛰는 백수, 나는 건달>은 이런 ‘일상적인 공상’을 하는 이 남자, 아니 모든 샐러리맨들의 ‘일상적 악몽’에 대한 코미디이다.질식할 것만 같은 회사 분위기 속에서 답답해하던 피터(론 리빙스턴)는 우연히 최면 치료를 받고는 무언가 중요한 걸 깨닫고 온다. 그날 이후로 그는 지금까지와는 달리 철저히 자신의 ‘리듬’에 충실한 회사 생활을 한다. 주말에 출근하라는 상사의 말도 무시해버리고, 회사에
케이블 영화 - 뛰는 백수, 나는 건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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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chaser 1998년
감독 마이클 치미노
출연 우디 해럴슨, 존 세다
KBS1 2월4일(일) 밤 11시20분
LA의 유능한 의사 마이클은 어느 날 16살의 소년 죄수 브랜든에게 납치당한다. 암에 걸려 불과 두달 뒤면 죽을 운명에 처한 인디언 소년 브랜든은 조상의 정령이 서려 있는 애리조나 황야의 신성한 호수에 몸을 담그면 자신의 불치병을 치유할 수 있다는 믿음에 사로잡혀 있다. 그래서 그곳에 가기 위해 브랜든은 마이클을 인질로 삼아 도주를 감행했던 것. 대자연의 거대한 풍광이 특히 볼 만한 로드 무비. <디어 헌터>의 마이클 치미노가 오랜 침묵을 깨고 발표한 작품이지만 호평을 끌어내진 못했다.
TV영화 - 선체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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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Chant du Monde 1965년,
감독 마르셀 카뮈
출연 카트린 드뇌브, 하디 크루거
EBS 2월4일(일) 오후 2시
<흑인 오르페>의 마르셀 카뮈가 연출한 작품으로 젊은이들의 사랑과 우정을 그렸다. 젊은 나무꾼 르 베송이 벌목하러 산으로 올라간 지 수개월이 지나도 아무런 소식이 없다. 그러자 아버지 마틀로는 친구이자 강의 사나이인 안토니오와 함께 아들을 찾아 나선다. 숲에서 아기를 낳은 장님 클라라를 만나게 되는 이들. 안토니오는 절망에 가득한 그녀의 커다란 눈을 보며 마음이 흔들리지만 르 베송을 찾기 위해 클라라를 버리고 떠난다. 인물들 사이의 갈등과 사랑이 우아한 음률과 함께 섬세하게 그려진다.
TV영화 - 세상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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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troactive 1997년,
감독 루이스 모노
출연 카일리 트래비스, 제임스 벨루시
MBC 2월3일(토) 밤 11시10분
범죄 심리학자인 카렌은 자동차가 고장나는 바람에 텍사스의 낯선 사막에서 멈추고 만다. 우연히 프랭크와 레이앤이란 젊은 부부가 탄 차에 동승하게 된 카렌. 갑자기 프랭크가 살인마로 돌변하더니 레이앤을 쏘아 죽인다. 가까스로 프랭크의 손아귀에서 탈출한 카렌. 그녀는 타임머신 컴퓨터가 있는 외딴 연구소로 몸을 피한다. 여기서 예기치 않게 20분 전의 과거로 돌아간 카렌은 방금 전의 살인 사건을 막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게 된다. 주인공 카렌이 여러 번 동일한 과거의 순간으로 뛰어드는데, 그때마다 돌발적인 변수가 기다리고 있다.
TV영화 - 레트로액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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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전 1961년,
감독 홍성기
출연 김지미, 신귀식, 김동원
EBS 2월3일(토) 오전 11시50분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한국의 고전 <춘향전>을 스크린 위에 풀어낸 작품. 홍성기 감독, 김지미 주연의 이 영화는 같은해 비슷한 시기에 개봉된 신상옥 감독, 최은희 주연의 <성춘향>과 자웅을 겨룬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기대와는 달리 <성춘향>의 완승으로 끝났다. <성춘향>이 흥행에 성공을 거둔 데 비해 <춘향전>은 흥행과 비평 양쪽에서 모두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말았던 것. 한국 최초의 컬러 시네마스코프 영화라는 점에서 영화사적인 의의를 찾을 수 있겠다.
TV영화 - 춘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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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O.S.T/ 드림비트 발매<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일상의 진부함을 그나마 숨쉴만한 것으로 만들어주는 작은 전복, 사랑을 꿈꾸는 영화다. “일상은 하나도 특별할 것이 없지만 사랑은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한 박흥식 감독의 말. 은행원과 보습학원 강사의 하마터면 그냥 아무 일 없이 지나갈 뻔한 사랑에 반전을 주는 폐쇄회로 카메라. 폐쇄회로 카메라는 이 영화에서 ‘감시-일상’에서 ‘고백-사랑’의 기능으로 소박하게 전복되면서 내러티브를 이끈다.영화의 음악 역시 ‘일상 속의 작은 전복’을 받쳐주는 감미롭고 평이한 멜로디가 주조를 이룬다. 그 동안 <런 어웨이>를 비롯, <정사> <약속>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용가리> 등 멜로에서 액션에 이르는 여러 장르를 커버하고 있는 조성우 음악감독이 음악을 맡았다. 그는 현재 한국의 영화음악을 주도하고 있는 음악가의 한 사람이
영화음악 -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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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ve 엔터테인먼트 발매
일본 퓨전재즈의 대표적인 밴드 ‘카시오페아’의 33번째 음반. 79년 데뷔한 카시오페아는 동양적인 감성과 탁월한 연주력으로 그래미상 재즈부문 후보에도 오르는 등 세계무대에서도 손색없는 활약을 펼쳐왔다. 88년 베이시스트 사쿠라이 데쓰오와 드러머 아키라 짐보가 탈퇴하여 한동안 지지부진했지만 `Bitter Sweet`를 들어보면 실력만은 여전하다. 현재 멤버는 기타의 노로 잇세이, 키보드의 무카이야 미노루, 베이스의 나루세 요시히로. `Bitter Sweet`에는 아키라 짐보가 잠깐 합류했다. 나루세 요시히로 가입 이후 록의 색채가 강해졌지만, 이번 음반에서는 전성기 시절의 서정적인 멜로디가 자주 들린다. 초기 카시오페아의 스타일인 `Hard Worker`,`Rouge`,`Acid Rain` 등이 친숙하게 다가온다.
음반 - `Bitter Sweet` Casiop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