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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사>의사운드작업 현장, 시드니에 가다적도를 지날 때는 안내방송을 해야 되는 거 아닌가?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기도 전에 비행기는 남반구에 있는 거대한 섬,호주의 남쪽 끝에 이르렀다. 시드니, 오래 전 지리 시간에 세계 3대 미항 가운데 하나라고 일러준 그곳은 4월의 햇살이 눈이 부셨다. 푸르고울창한 숲과 맑은 공기, 곧게 뻗은 길과 장난감처럼 예쁜 집들이 11시간 비행의 피로를 금방 씻어간다. 공항에 마중나온 <무사>제작부장 최정화씨가 제작진이 한달 전부터 이곳에서 작업중이라고 일러주자 ‘오, 이제 제작진이 지옥을 떠나 천국에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4달 전 중국 씽청의 토성 촬영현장을 찾았을 때가 새삼 떠오른다. 히말라야 등반대처럼 눈, 코, 입만 내놓고 두터운 옷을 입은 채 펭귄처럼걷던 제작진들, 그들은 새까맣게 그을린 얼굴과 피곤함이 역력한 표정이었다. 새옹지마라고 했나? 영하 20도를 넘는 강추위를 견디며 밤새 영화를찍던 사람들이 지구 반대편
<무사> 후반작업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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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억수탕>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영화 <친구>가 대박 터진 영향일 게다. 우리 대여점에 있는 <억수탕>은 몇년간 고객들의 손을 타지 않는 천대를 받다 못해 케이스를 분실한 상태여서 불량테이프를 진열하는 장에 섞여 알맹이만 보관되어 있는 중이었다. 근데, 이 천덕꾸러기 영화가 예약을 할 정도로 대여가 잘된다. 세상 오래 살고 볼 일이다.아시다시피, 우리 대여점은 영화를 좋아하는 젊은 친구들의 ‘아지트’이다. 그들은 대개가 스케줄이 비면 시간을 때우러 오고, ‘술먹는 건수’와 ‘재미있는 건수’를 노리며 늘상 호출을 기다린다. 그들은 내가 급한 일이 생겼을 때 ‘대타’를 뛰어줄 수 있는 데다 심심할라치면 누구든 한명 이상 들르기 때문에 자칫 무료할 수 있는 이 직업의 윤활유가 된다.그들에 대한 애정을 전제로 공개적인 험담을 할까 한다. 그들은 대개 고객으로 오다가 친해진 경우인데, 허물없이 친해지다 보면 아주 애매한 함정에 빠지기 쉽상이다
기본, 지켜주면 고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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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 소니, 세가의 일본 3사가 지배하던 비디오 게임기 시장에 난데없이 마이크로소프트가 선전포고를 했을 때 게임 관계자들은 코웃음을 쳤다. 내세울 건 돈밖에 없는 마이크로소프트가 20년의 노하우와 영향력 앞에서 뭘 할 수 있겠냐는 거였다. 사람들의 기대는 크게 어긋나지 않았다. 크고 둔탁한 하드웨어 디자인부터 혹평을 받았고, ‘엑스 박스’로 출시될 게임들도 아무리 좋게 보려 해도 범작 이상으로 평가하기 어려웠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늘 하던 대로 게임제작팀을 여기저기 사들였지만 큰 회사는 없었다. 대부분의 게임 애널리스트들은 엑스 박스는 비싼 수업료만 내고 물러날 거다라고 예측했다.그런데 최근 분위기가 바뀌었다. 변화는 일본의 불황에서 비롯했다. 버블 붕괴 이후 누적된 경기침체는 한계에 다다라 이제 금융위기를 촉발할지 모를 상황이다. 경기진작을 위한 일본 정부의 정책도 불황에 따른 소비심리 약화를 상쇄할 수는 없었다. 소비축소는 엔터테인먼트 산업, 특히 게임시장 전체의 축소를 가져왔
돈밖에 없는 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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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하라 데쓰오 감독의 <첫사랑>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우리도 덩달아 첫사랑의 추억에 물들 것 같다. 분홍빛으로 가득한 화면에 떨어지는 벚꽃, 클릭하면 비로소 제 모습을 보여주는 습작 같은 그림들, 그리고 <첫사랑> 메인테마. 영화 시놉시스가 담겨 있는 About Movie 코너, 시노하라 데쓰오 감독을 포함한 스탭과 캐릭터를 만날 수 있는 Love Maker 코너, 영화예고편과 뮤직비디오 등을 볼 수 있는 Gallery 코너와 함께 신문지상에 사랑고백을 실어준다는 재미있는 이벤트도 한창이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이 사이트의 가장 특별한 곳은 이름 그대로 Special 코너. 우리나라에도 이미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일본의 아이돌 스타 다나카 레나와 <천공의 성 라퓨타> <이웃집 토토로>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원령공주> 등 일본 애니음악으로 유명한 히사이시 조의 홈페이지가 별도로 준비되어 있다. http://w
<첫사랑>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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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민 | 인터넷 칼럼니스트전세계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백히 증명하듯이, 미국에서는 다양한 관련 행사들이 일년 내내 열린다.그중에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주요 영화제나 영화상들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어느 정도 그 권위를 인정받는 준메이저급 행사들도 아주 많다.특히 엔터테인먼트 전 분야를 포괄하는 행사로 MTV 무비어워드와 함께, 비디오대여 체인인 블록버스터에서 주최하는 블록버스터 어워드는 ‘대중의아카데미’라는 수식어가 말해주듯 아카데미상의 대안으로 인식될 정도로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매년 아카데미 시상식이 끝나고 몇주 지나지 않아 열리기는 하지만, ‘질’을 우선시하고 ‘권위’를 내세우는 아카데미와는 달리 고객들의 투표를통해 수상자를 선정하는 과정이 보여주듯이 ‘양’과 ‘인기’에 집중한다는 사실은 블록버스터 어워드의 뚜렷한 차별점이다. 또 영화뿐만 아니라 대중음악과게임에까지 그 대상을 넓혀 시상하기 때문에, 대중문화의 현주소를 포괄적으로 파
즐거운 난장판, 그 주인은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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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본에서는 개봉을 앞두고 있는 두편의 애니메이션이 화제이다. 하나는 린 타로 감독의 <메트로폴리스>이고, 다른 한편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千と千尋の神隱し)이다.<메트로폴리스>는 데츠카 오사무의 동명만화를 린 타로와 오토모 가쓰히로라는 일본의 걸출한 두 감독이 연출과 시나리오로 손을 잡고 만든다고 해서 기획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15만매의 원화와 10억엔(약 110억원)의 제작비, 5년여의 제작기간이 걸린 대작이다. 데츠카 오사무의 만화 <메트로폴리스>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프리츠 랑의 걸작 SF영화 <메트로폴리스>에서 모티브를 따온 작품이다.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미래사회에서 로봇의 도움으로 부를 획득한 사람, 로봇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사람, 로봇한테도 인간과 동등한 ‘인권’이 있음을 주장하는 단체, 그리고 로봇이 인간의 자리를 빼앗았다며 로봇의 파괴를 주장하는 테러단 등 다양
재패니메이션, 옛 영광을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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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찌빠> <강가딘>, 고우영의 <삼국지> 등 추억의 만화들이 인터넷 만화서비스를 통해 독자들을 다시 찾는다. 지난해 대거 등장한 여러 인터넷 만화 서비스 업체들은 오프라인 만화방이나 대여점과 차별성을 가지기 위해 현재는 구하기 어려운 과거의 명작들을 다수 소개해왔는데, 최근 들어 그 열기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만화 포털사이트 코믹스투데이(comicstoday.com)는 지난 4월3일부터 80년대 인기 명랑만화 신문수의 <로봇 찌빠>를 연재하기 시작했고, 윤승운의 <요철 발명왕> 등의 작품도 계속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이 밖에도 70년대에 잡지 <어깨동무>를 통해 유명해진 김원빈의 <주먹대장>이 팬사이트(punchboy.com)를 통해 복원의 기운을 얻고 있고, 용감한 강아지의 모험을 다룬 <강가딘>이 소년한국일보 사이트(kids.hankooki.com)에 연재되고 있다. 고전 작품 중에
인터넷 복고만화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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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한 영화 배급사가 한국영화 "인정사정볼 것 없다(NOWHERE TO HIDE)"를 수입해 영국 전역에서 상영한다.
한국영화가 영국에 상업목적으로 수입돼 상영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영국내 영화배급사인 메트로 타탄 디스트리뷰션사는 이명세 감독의 "인정사정볼 것 없다"를 수입해 영국내 극장에서 상영할 예정이며 이를 위해 오는 5월29일 영국언론을 상대로 시사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현재 상영관을 물색중이라며 국제영화제에 참가했다가 이 영화를 발견해 수입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런던/연합뉴스)
영국, 한국영화 첫 수입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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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잡히는 무엇이든 이리 비틀고 저리 고쳐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보고 싶어하는 것은 만화가들의 근본적인 습성인 것 같다. 어쩌면 그들에게만화는 직접 손으로 만들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자신의 아이디어를 마음껏 펼쳐놓을 수 있는 설계도나 스케치북과 같은 것은 아닐까? 주인공들이입는 옷, 그들이 타는 색다른 디자인의 스쿠터, 가끔 들르는 근사한 카페의 인테리어… 그리고 그 만화가의 꿈을 대변하여, 자신의 창작 욕구를마음껏 발산하는 매력 만점의 캐릭터들이 있다. DIY(Do It Yourself)의 욕망. 독자들의 직접 만들어보고 싶은 욕구를 한껏 북돋워주는작품들이 있다.만화 속 발명품, 현실인가 판타지인가소년들의 창작 욕구를 가장 열심히 부추기는 것은 아마도 발명가나 엔지니어 주인공들일 것이다. 신기한 발명품으로 소년들을 꾀여내는 만화는1970년의 <도라에몽>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는데, 일본의 <닥터 슬럼프>나 한국의 <요철 발명왕> 등이바로 그뒤를 잇는
네 멋대로 만들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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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원 | 스포츠서울 기자 jone@sportsseoul.com[실론티] 제작연도 2001년 광고주 롯데칠성 제품명 실론티 대행사 대홍기획 제작사 J프로덕션 감독 김종필홍차의 맛을 어떤 말로 표현하면 적합할까? 홍차음료를 홀짝홀짝 들이켜가며 아무리 곰곰이 생각해도 어느 영화의 제목처럼 ‘달콤쌉싸름하다’라는말밖에는 달리 괜찮은 표현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어마어마한 시장규모(450억원)를 자랑하는 홍차음료 시장의 주자들은 달콤쌉싸름한맛과 언뜻 친분관계가 깊어보이는 사랑이란 테마를 좋아한다. 여름철, 음료시장의 성수기를 맞아 현재 경쟁 열기를 후끈 뿜어내고 있는 각종 홍차음료광고에서 이러한 경향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이 가운데 홍차음료의 넘버.1 브랜드인 롯데칠성의 실론티 CF와 홍차음료 시장에 새롭게 출사표를 던진 해태음료의 티 CF는 흥미로운 비교거리를제공한다. 두 광고는 공히 사랑을 주제로 선택했다. 그러나 실론티 광고는 보편적인 이성애를 다룬 반면 티 광고는 여자와 여
어떤 사랑을 원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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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제38회 대종상영화제에서 <공동경비구역JSA>가 최우수작품상을 차지했다. 또 감독상은 <하루>의 한지승 감독,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은 각각 <공동경비구역JSA>의 송강호씨와 <하루>의 고소영씨에게 돌아갔다. 이밖에 각본상은 <번지점프를 하다>의 고은님씨가, 촬영상은 <리베라 메>의 서정민씨가 각각 받았다.(연합)
`JSA` 대종상 최우수 작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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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안개> KBS2 토·일요일 저녁 7시50분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느니라, 고 했나. 그건 시인이 우체국 창가에서 편지를 썼기에 가능한 말 같다. 모두 데드마스크를쓰고 있는 불륜, 불임의 시대에 사랑은 어떻게 행복과 인과관계를 가지는가. 사랑하는 것은 행복한가. 사랑받는 것은 행복한가. 그들은 외롭다.그들은 사랑하는 사람들이다.멜로드라마는 ‘감상적(感傷的)인 애정극’이다. 마음을 다치고 그 생채기가 아프다. 이들은 더더욱 그러하다. 20살의 한 여자의 사랑은,오이디푸스 콤플렉스에서 나왔을 법한 것이고, 40대의 한 남자에게 사랑은, 잊었던 감정의 다그침이다(<푸른 안개>). 한 남자는그녀를 지켜주기 위해서 다가서지 못하고, 심지 곧은 여자는 향기 짙게 다가오는 사랑을 의심한다(<비단향꽃무>). 이들에게 ‘사랑한다’는것은 벽이다. 그들은 머뭇거릴 수밖에 없다. 그들은 사랑하므로 일반적인 ‘행복’을 불신하고, 둘이 있기 위해서 ‘외로
카메라는 감정에 봉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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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여> O.S.T오늘날 다시 보면 이 영화의 장면들은 흡사 뮤직 비디오의 그것들처럼 감각적이다. 흔들리는 화면, 갑작스런 커트, 비정상적인 클로즈업, 흑백과 컬러의 교차(이건 예산부족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빙빙 돌기 등 꼭 요즘 CF 화면들의 감각적인 기법들이 거기 다 들어 있는 것 같아 보인다. 이 영화의 대중적인 성공은 누벨바그에서 비롯한 ‘관행으로부터의 일탈’이 이때쯤에 오면 벌써 코드화돼 가고 있다는 걸 방증하기도 한다. 영화가 ‘뮤직비디오’ 같아 보이는 데는 또다른 이유도 있다. 약간 뮤지컬적인 방식을 원용한 클로드 를르슈 감독의 음악 사용법 자체가 이 영화를 그렇게 만든다. 갑작스럽게 노래 하나가 흐르기 시작하면 노래가 화면을 쫓아가는 것 같다가도 어느 순간 화면이 노래를 쫓아가는 것처럼 전환된다. 대개 장면들을 위해 봉사하고 음악들은 사라지는 것이 보통이나 이 영화에서는 한번 음악이 흐르기 시작하면 그 음악의 힘이 장면들을 끌고 가
귓가에 남는 섬세한 뒤척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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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Is Where I Came In>| 유니버설 발매요즘 영미 팝은 확실히 소강국면이다. 젊은애들이 하는 록은 어딘지 맥이 빠진 듯하고 핵심이 없어보인다. 백 스트리트 보이즈 같은 맹탕들이뻔한 상업음악으로 춤이나 추고 있고 그나마 조금 한다는 애들, 예를 들어 라디오헤드 같은 밴드의 음악조차 ‘종합적’이고 탄탄하고 깊이있긴하나 냉정하게 이야기해서 새롭다고는 할 수 없다. 모든 장르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테크노를 중심으로 한 일렉트로니카나 힙합쪽에서는 계속하여새롭고 실험적인 시도가 나오고 있다. 그렇게 따지면 지금의 소강국면은 ‘록’ 장르의 피로 현상과 맥이 통한다고 할 수 있다. 새로운 것이길어지기에는 록이 너무 많이 착취당한 것이 사실이다.재미난 것은 이러한 소강국면을 ‘틈타’ 노장들이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 올해 그래미에서 활약한 스틸리 댄이나 조니 미첼 같은 70년대거장들, 그리고 최근에 또다시 앨범을 낸 백전노장 마초 로커 에어로스미스 같은 밴드의
백전노장, 그들이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