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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하 | 대중문화평론가 oheunha@hotmail.com● 나는 <파이란>을 보면서 한 가지 사실에 매우 놀랐다. 강재라는 인물이 조금도낯설지 않았던 것이다. 강재는 내가 아기 때부터 십몇년을 살았던 청량리에서 흔히 보아온 동네 청년들과 한마디로 똑같았다. 물론 그 청년들이강재처럼 직업 깡패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고 다니는 행태나 입고 다니는 옷, 매일매일을 소일하는 방식이 너무나 비슷했다.이들의 특징은 “어디에나 있음”과 혹여 없다가도 “홀연히 나타남”이었다. 어둑시근한 만화가게, 등나무 밑 뽑기 좌판, 하교길의 골목, 약장수패의공연현장 등 이들은 사람이 아니라 마치 길거리에 박혀 있는 나무나 간판처럼 언제나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듯했다. 이들의 또다른 특징은 애들한테말을 잘 건다는 거였다. 그리고 애들이 관심있어 하는 건 애들보다도 더 좋아했다. 싸움구경, 개잡는 거 구경, 전파상 앞의 프로레슬링 구경,거지나 미친여자 구경 등 아이들이 몰려 있는 곳에는 언제나
강재씨, 오겡끼데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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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뜻함 속에서조차 긴장감과 단호함이 느껴지는 줄리아 로버츠는 자족의 이미지를 풍기는여배우다. 최근 들어 그녀가 맡은 로맨틱한 배역 중 가장 성공적이었던 것은, 자신을 우러러 마지않는 부드럽고 나긋나긋한 휴 그랜트의 상대역으로등장했던 <노팅힐>에서의 ‘스타’였다. 다른 건 몰라도, <멕시칸>은 맞지 않는 배우들이 상대역으로 출연할 때 어떤 문제가발생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가끔 가다 매력적이지만 기본적으로는 기능장애 상태인 커플에 관한, 가끔 가다 매력적이지만 기본적으로는 기능장애인이 액션코미디는 사실상 두개의 전혀 다른 영화이거나, 아니면 평행선상을 달리는 두개의 스타 영화이다.첫 장면에서, 한 침대에서 눈을 뜬 샘(줄리아 로버츠)과 제리(브래드 피트)는, 발코니 위아래에서 사랑의 밀어 대신 귀따가운 고성방가와 놀라자빠질연극적 몸짓들을 주고받은 뒤 잽싸게 갈라선다. 그리고 그뒤 90분 남짓, 이 영화는 전적으로 ‘그의 영화’이거나 아니면 ‘그녀의 영화’다.피트
그의 영화냐 그녀의 영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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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마음을, 당신의 마음을 누가 알 수 있을까. 인간의 마음은 카오스다. 선과악 어느 하나로 규정짓거나, 자신의 의지로 올곧게 움직일 수 없는 혼돈. 누군가를 사랑한다거나 미워한다는 마음 역시, 하나의 방향으로 일관되게흘러가지 않는다. 애증이 들끓고 믿음과 배신이 자연스레 공존하는 곳. 이 세상이고, 곧 우리의 마음이다.<카오스>는 우리의 마음처럼 종잡을 수 없게, 누구도 흉내내기 어려운 호흡법과 스텝으로 흘러간다. 시작은 가정주부의 유괴사건.남편인 고미야마와 점심식사를 한 뒤 아내인 사오리는 종적을 감췄다. 협박전화가 걸려와 고미야마가 돈을 가져가지만, 범인은 나타나지 않았다.유괴사건은 자작극이었다. 사오리는 남편의 사랑을 확인하기 위하여, 심부름센터를 운영하는 구로다에게 부탁을 한다. 조금 머뭇거렸지만 구로다는성실하게 고객의 부탁을 들어준다. 그런데 문제가 생긴다. 은신장소로 돌아온 구로다는 사오리의 시신을 발견한다. 그곳으로 걸려온 낯선 남자의전화. ‘시체를 좀
그들의 카오스, 침묵 속의 울부짖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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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yKids제작엘리자베스 애블린,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각본 로버트 로드리게즈 출연 안토니오 반데라스, 칼라 구기노,알렉사 베가, 대릴 사바라, 알렌 쿠밍, 태리 해쳐 수입 태원엔터테인먼트 배급 시네마서비스 개봉예정7월 말로버트 로드리게즈가 가족영화를 찍었다구? 설마. <엘 마리아치>의 피튀기는 총탄전이나 <황혼에서 새벽까지>의엽기적인 뱀파이어 공습이나 <패컬티>의 발칙한 마약 찬양론을 기억한다면 고개를 갸우뚱할 일이다. 그러나 로드리게즈는 <패컬티>의첫선을 보이던 수년 전의 베니스영화제에서 “내 아이들과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들겠다”고 호언장담한 터였다. 올 봄, 그는 가족영화<스파이 키드>를 내놓으며 그 약속을 지켰다. 액션, 호러, 판타지가 뒤섞인 성인용 오락물을 만들어온 로드리게즈는 자신의 장기를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아이들의 눈높이를 고려한 매혹적인 가족영화를 선보이는 데 성공했다. <스파이 키드>는 전
부모님을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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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25일 제38회 대종상영화제 시상식이 열린 세종문화회관 대강당 앞. 붉은 카펫 위 스타들의 걸음이 놓일 때마다 어지러운 인파또한 일제히 들썩거렸다. 어찌하다보니 사람들에 묻혀 직각 대열을 이루게 된 아저씨나 일찌감치 캠코더를 챙겨들고 배우 사냥에 나선 노란머리아이나,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 줄서는 데 여념이 없는 아줌마 부대나 다들 축제를 만끽할 의지는 충분해 보였다. 이상 열기는 시상식장으로계속되어, 후보자가 거명될 때마다 고성으로 뿜어져나왔다. 그러나 엉성한 진행과 공정성이 의심되는 심사결과가 이들의 착한 흥을 깨고 말았다.한국영화인협회와 한국영화인회의가 처음으로 공동 주최한 이번 영화제 시상식에서는 <공동경비구역 JSA> <리베라 메><하루> 등이 나란히 4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감독상과 심사위원 특별상 등 <하루>의 예기치 않은 수상과 <친구>푸대접이 네티즌들의 '대종상 무용론'을 불러일으켜 기대되던 화합의 영화인
대종상영화제 시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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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니발살인마 한니발 렉터 박사가 사라지고 10년 뒤. 베테랑이 된 클라리스 스탈링 요원은 작전중에 곤경에 처한다. 그리고 한니발렉터 박사에게서 연락을 받는다. 리들리 스콧 감독, 앤서니 홉킨스, 줄리언 무어, 게리 올드먼 출연, UIP코리아 수입·배급, 상영시간 131분김봉석 전편과는 무관한, ‘평범한’ 범죄영화 ★★박평식 이보다 더 끔찍한 저녁식사는 없으리 ★★☆심영섭 조디, 내 골을 돌려줘 ★★☆유지나 지적 파워로 무장한 닥터 렉터, 그러나 스탈링은 둔했다. ★★★■ 프린스 앤 프린세스어둠이 내린 낡은 영화관. 변신 마술 기계를 가진 늙은 영사기사와 소년, 소녀는 여섯개의 짧은 동화를 짓고, ‘다이아몬드와공주’부터 ‘왕자와 공주’까지 직접 그 이야기 속 인물이 된다. 미셸 오슬로 감독, 백두대간 수입·배급, 상영시간 70분박평식 신기하고 흥겨워라, 그림자가 이토록 영롱하다니 ★★★☆심영섭 이순간 한장의 종이는 더이상 종이가 아닙니다 ★★★★홍성남 결코 끝나지 않을 매혹적인
한니발 / 프린스 앤 프린세스 / 인디안 썸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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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시절부터 시를 읽고 또 쓰기를 좋아했던나는, 급기야 영화의 주제가 가사를 직접 짓기에 이른다. <청춘사업>의 주제가 역시 가슴속에오래도록 담겨진 한편의 시가 저절로 흘러나온 것이었다. 노래를 불러준 심성호의 목소리도 좋았다. <청춘사업>과 <주책바가지>가잇달아 흥행에 성공하면서 나는 새로운 코미디 형식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뮤지컬과 코미디와의 배합이 그것이었다. <청춘사업>의김문엽이 다시 펜을 잡고 <폭발 일초전>이라는 이름으로 각본을 쓰기 시작했다. 사실 각본이 끝나기 전부터 제목이 검열에 걸리지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존재해왔다. 아니나 다를까 촬영을 마치고 심의를 받는데 영화이름이 문제가 되었다. 결국 <즐거운 청춘>이라는이름으로 바꿔 극장에 걸 수밖에 없었다. 단지 ‘폭발’이라는 말이 들어간 이유로 영화가 심의를 통과하지 못한다는 건 지금은 상상도 못할일이다.<즐거운 청춘>(1968)은 또다른신기록의
배고픈 민중, 웃음의 배를 불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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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아들이라면 누구나 어머니의 생일선물을 고르는 데 고심하는 법. 대만의 리안은 한번의 포옹과 케이크, 그리고 오스카 트로피를 준비했다. 리안은 최초로 아카데미상을 받은 대만인. 그는 수상 이후 처음으로 지난 23일 가족과 재회했다. “생신 축하드려요, 어머니. 오늘은 어머니가 제 주연배우예요.” 트로피를 건네며 리안이 한 말이다. “영광스럽구나.” 리안 감독의 어머니 리양시 여사는 트로피를 껴안으며 답례했다. 배낭에 오스카 트로피를 넣고 귀국한 리안은 6일간의 체류기간 동안 대통령을 만나 정부로부터 포상을 받을 예정이다.
최고의 생일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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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만돌린을 연주하는 니콜라스 케이지. 케이지가 신작인 캡틴 코렐리 감독의 <만돌린>을 위해 난생처음 악기 연습을 하고 있다고 아나노바가 보도했다. “난 이제껏 음악교육을 받은 적이 없지만 우리 집안에는 음악에 재능있는 사람들이 많지요. 매일 밤 몇 시간씩 연습하면서 어딘가 숨어 있을 재능이 튀어나오기를 고대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하는 이 작품에서, 케이지는 그리스 섬에 주둔하고 있는 이탈리아 장교로 나온다. 아직 그의 실력은 “카메라 앞에 서기 두려운” 수준이라고 자평.
재능아, 제발 나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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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 선생을 TV강의가 아니라 스크린에서 만나게 되었다. 하지만 이번엔 얼굴과 목소리가 아니라 글로 말이다. 김용옥 교수가 임권택 감독의 <오원 장승업>의 시나리오를 맡게 되었다. 김용옥 교수는 현재 임 감독과 연출부가 만들고 있는 초안을 바탕으로 5월부터 본격적인 시나리오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88년 <깜동>의 각본을 쓰기도 했던 김용옥 교수는 임권택 감독과 90년 <장군의 아들>의 구성작업을 함께한 이후로 91년 <개벽>의 시나리오를 맡기도 했다.
도올과 장승업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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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24일 새벽 로스앤젤레스 남서부 인근의 컬버 시티 한 골목.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마약복용혐의로 체포됐다. 다우니는 몇 시간 동안 감금된 뒤 풀려났고 5월4일 법정출두를 명령받았다. 그리고 몇 시간 뒤 <앨리 맥빌>의 프로듀서는 다우니가 드라마에서 제외됐다는 내용의 짧은 발표를 했다. “우리는 그 없이 <앨리 맥빌>의 마지막 에피소드들을 만들 겁니다”라고. <폭스TV>가 제작하는 <앨리 맥빌>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지난 1월 골든글러브 남우조연상을 탄 바 있다.
마약이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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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는 석유 회사의 꼭두각시.” 로버트 레드퍼드가 조지 W.부시 미 대통령을 정면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환경 캠페인에 앞장서는 것으로 잘 알려진 로버트 레드퍼드는 부시가 ‘기름 묻은 돈’으로 대통령이 됐으며 전혀 친환경적이지 않은 인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내 생각에 부시 대통령은 그의 배후에 있는 자들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꼭두각시 인형만 같습니다. 지금 미국의 대통령과 부통령은 석유 회사의 돈을 받아 당선된 이들이에요. 그들이 모여앉아 무슨 이야기를 하겠습니까. 태양 에너지에 대해 이야기할까요?”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알래스카 극지 유전개발에 기어코 착수하기로 결정함으로써 환경운동가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고 있는 부시 행정부. 석유업계 출신인 부시가 임기중 개발하겠다고 밝힌 유전은 알래스카의 삼림동물 보호구역으로, 10년간 작업하여 16만배럴의 석유를 채취한다고 해도 현재 공급률의 2∼3%밖에는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을 내다보고 있다. 로버트 레드퍼드는 오래 전부터
꼭두각시 인형은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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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이몽룡은 뭘 하고 있었을까? <춘향뎐>의 이몽룡으로 데뷔했던 조승우가 김희선, 주진모 주연의 순정영화 <쿨>에 합류했다. 조승우가 맡은 역은 와니(김희선)의 이복동생 영민으로 사춘기 시절부터 와니와 이루지 못할 사랑의 감정을 나누다 유학을 떠난다. 영화에서 조승우는 와니의 기억 속의 모습으로만 등장할 예정이지만 극의 갈등을 일으키는 중요한 배역이다. <춘향뎐> 이후 인터넷 PPL영화 <아미지몽>에서 이은주와 함께 출연한 것을 제외하면 첫 스크린 나들이인 조승우의 ‘쿨’한 눈빛은 올 가을쯤 만날 수 있다.
조승우, 영화 <쿨> 합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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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여자, 밥을 많이 먹어도 배 안 나오는 여자, 멋내지 않아도 멋이 나는 여자…, 그런 여자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그런 남자. 그 남자가 바로 한지승 감독이었다. <고스트 맘마> <찜>에 이어 최근 <하루>로 대종상 감독상을 받은 한지승(35)과 <미인> <꽃섬> 등의 영화음악을 담당하기도 했던 피아니스트 노영심(34)이 결혼을 발표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한 감독의 데뷔작인 <고스트 맘마>를 촬영할 97년으로 올라간다. 당시 영화의 주제음악을 담당했던 노영심과 한 감독은 영화가 끝난 이후 쭉 한살 터울의 좋은 친구처럼 지내왔고, 다정한 두 사람의 사이를 놓고 재작년 모 스포츠신문에서는 크게 스캔들 기사를 터트리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노영심은 결혼사실을 강력히 부인했고 그의 요구에 의해 반론 보도문까지 나간 적이 있다고. 결국 오는 5월 정말로 결혼할 것이라는 발표를 하고난 며칠 뒤 예비신랑 한지승
상도 타고, 결혼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