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닉 룸>을 감독한 데이비드 핀처는 미국인들의 일상적 심성 안에 드리워진 어두운 그림자들을 즐겨 그려낸다. <쎄븐>에서도, <파이트 클럽>에서도, 그는 뒤틀린 미국인들의 마음 뒤안길을 속속들이 찾아다녔다. 이번에는 9·11 테러 이후를 살아가는 미국 중산층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있다. 외부의 어떤 공격으로부터도 안전한 방이라는 뜻인 ‘패닉 룸’은 9·11 테러 이후 새로운 관심사의 하나라고 한다. 마돈나도 자기 집에다가 이런 방을 설치했다고 전해진다. 뉴욕에 사는 이혼녀 조디 포스터가 딸과 함께 이사온 날, 이 집에 설치된 패닉 룸에 숨겨진 돈을 노리는 침입자가 들어오고 조디 포스터 모녀는 안전을 위해 오히려 패닉 룸으로 숨어들어간다. 거기서부터 드라마가 성립한다. 핀처는 히치콕의 스릴러, 인질영화, 도둑영화 등 몇개의 장르를 넘나들며 조합한 컨벤션을 가지고 그 대치상황을 꾸며낸다.음악은 하워드 쇼어가 맡았다. 이 사람은 지난해 <반지의 제왕
<패닉 룸> O.S.T
-
■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열살 소녀 치히로는 새집으로 가던 도중 엄마, 아빠와 함께 낯선 터널을 지나 이상한 나라로 간다. 그곳에 차려진 음식을 마구 먹던 치히로의 부모는 돼지로 변한다. 마을 온천에서 일하게 된 치히로는 궂은일을 하면서 부모를 사람으로 돌아오게 할 방법을 찾는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대원C&A홀딩스 수입, 브에나비스타 인터내셔널 배급, 상영시간 124분 ---김봉석 인자한 할아버지의 채찍 ★★★★박평식 마음의 때를 밀어드립니다 ★★★★심영섭 일본적인, 너무나 일본적인 ★★★★■ <스타워즈 에피소드2>아나킨 스카이워커는 제다이 기사 오비완 케노비의 수련 제자로 성장했다. 나부 행성의 여왕을 거쳐 은하계의 상원의원이 된 아미달라는 공화국 체제에 반대하는 분리주의 세력으로부터 암살 위협을 받는다. 아나킨은 아미달라의 경호를 맡고, 둘 사이에 금지된 사랑이 싹튼다. 조지 루카스 감독, 헤이든 크리스텐슨, 내털리 포트먼 출연, 20세기 폭스 코리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스타워즈 에피소드2/캔디 케인/퀸 오브 뱀파이어
-
그 친구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별다른 충격이 없었다.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가장 빈번한 사건 가운데 하나가, 내가 알고 있는 사람한테 일어났구나, 라는 짧은 감회가 스쳤고, 곧바로 한국과 이탈리아의 축구가 있었다. 떠들썩한 시간이 흘러갔고 만 하루가 지나자 그에 대한 기억들이 슬금슬금 떠올랐다. 뜻밖에 아니 당연히 나는 그를 많이 기억하고 있었다.그 친구의 이름은 채영주이며, 나와 같은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다녔고, 20대 후반부터 소설을 썼다. 그는 자신의 죽음이 신문 단신란에 날 정도의 사회적 이름을 얻었으나, 내게 있어 그의 의미는 아주 개인적인 것일 뿐이다.고등학교 때부터 글을 잘 써서 이런저런 상을 받았던 그 친구는 무슨 이유에선지 정치학과를 택했다. 내 생각에 그는 떠돌이의 피를 타고난 사람이었다. 당연하게도 성실한 대학생활을 못하다가, 4학년 때 6개월 동안 행방불명됐다. 나중에 들으니 광주에 내려가 나이트클럽에서 웨이터 생활을 했다고 했다. 왜 그랬는지 우리는
영주
-
정보의 바다 인터넷으로 항해를 떠난다. 책상 앞에 앉아 전세계의 누구와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아무리 큰 용량의 데이터도 마우스 클릭 한번으로 교환이 이루어진다. 디지털 천국에서 게임 제작사는 별로 행복하지 않다. 와레즈 사이트 때문이다. 게임을 사서 하는 사람보다 인터넷을 통해 불법으로 다운로드받아 쓰는 사람들이 더 많은 건 별다른 비밀도 아니다. Divx든 뭐든 영화는 모니터로 보는 것과 극장에서 보는 것에는 차이가 크다. 하지만 게임은 구입하거나 다운받거나 거의 똑같기 때문에 와레즈로 인한 타격이 더 크다.와레즈를 단속하는 게 손쉬운 해결책이겠지만 생각만큼 만만한 일은 아니다. 골치를 썩던 제작사들 중 몇몇이 상황을 다른 방향에서 접근하기 시작했다. ‘게임 온 디멘드’(Game On Demand), 줄여서 GOD라고 불리는 인터넷을 통한 유통 방식이다. 인터넷을 통한 쌍방향 영상 콘텐츠 공급 방식 VOD와 같은 원리다. 게임 공급자의 서버에 올라와 있는 게임을 주욱 훑어보고
게임 유통의 새로운 가능성, 게임 온 디맨드(Game On Demand)
-
-
‘죽은 알리야가 산 브리트니 스피어스를 이겼다.’ 지난 2월 할리우드 박스오피스에서 알리야가 주연한 영화 <퀸 오브 뱀파이어>가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크로스로드>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1위를 차지한 상황을, 국내 모 신문은 그렇게 표현했다. 지난해 8월, <로미오 머스트 다이>를 통해 우리 영화 팬들에게도 익숙한 알리야의 비행기 사고 소식은, 그녀의 팬들에게는 충격적인 것이었다. 22살이라는 짧은 생을 마감한 그녀에 대한 추모의 뜻을, 팬들은 6개월이 지나 박스오피스 1위라는 흥행성적으로 보여주었던 것. 특히 <매트릭스2> 출연설이 나돌고 있는 상황에서 터진 사고라, 스크린 속 그녀의 연기를 사랑했던 팬들은 더더욱 <퀸 오브 뱀파이어>에 집착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오로지 그렇게 세상을 떠난 세계적인 팝스타 알리야 주연의 영화였기 때문에 <퀸 오브 뱀파이어>가 흥행에 성공한 것은 아니다. 극장의 객석을 가득 메웠던 관객
<퀸 오브 뱀파이어> 원작자 앤 라이스의 `뱀파이어 연대기`
-
최근의 개봉영화 홈페이지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영화에 초점을 맞춘 것과 홈페이지 자체에 초점을 맞춘 것. 그리고 꼭 그렇지는 않지만 대체로 전자의 경우, 영화의 작품성을 믿어볼 만하다.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2000년 작품 <레퀴엠>의 홈페이지가 바로 그렇다. <레퀴엠>은 약물중독과 섹스를 적나라하게 표현해 국내 수입 추천이 한 차례 거부됐던 영화. 홈페이지는 그 흔한 풀스크린도 뜨지 않는 소박한 디자인에다가 아예 첫 화면에서 자동플레이되는 예고편으로 자기소개를 해버리는 정공법을 택했다. 영화로 승부하겠다는 자신감이 엿보인다.경품이벤트를 예상하고 클릭한 ‘Event’ 코너가 감독의 데뷔작 <파이> 특별상영에 관한 내용인 것을 발견하는 순간, 이런 진지함이 반갑고 사랑스럽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Archives’ 코너에는 두 가지 버전의 트레일러와 33곡의 사운드트랙이 기다리고 있다. 영화의 주제이기도 한 ‘중독’에 관한 코너 ‘Man
<레퀴엠>홈페이지
-
애니메이션계의 ‘큰손’들이 뭉쳤다. SBS프로덕션과 대원씨앤에이홀딩스, 손오공, 에펙스디지탈은 2003년 4월 방영을 목표로 39부작 30분 TV시리즈 <범퍼 킹> 제작에 들어갔다. 지난해부터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했던 이들 회사는 여러 작품을 검토한 끝에 레이싱 카 경기를 다루는 <범퍼 킹>을 함께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방송사, 해외 배급사, 캐릭터 유통사, 제작사가 전략적으로 한 작품을 추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주목을 끈다. 그만큼 마케팅 전략을 확실하게 세우겠다는 의지일 것이다. 그래서일까. <범퍼 킹>이 여타 TV시리즈와 다른 점이 몇 가지 있다.먼저 26부작이라는 공식을 깨고 39부작으로 구성되는 점이다. 이는 자본금 회수 사이클이 긴 애니메이션의 특징을 고려한 것이라고. 제작사인 에펙스디지탈은 “애니메이션이 오래 기억되기 위해서는 시청자들이 오래 작품을 기억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13부작이나 26부작은 기억될 만하면 끝나고
강백호, 레이싱카를 타다, <범퍼 킹>
-
아름다운 만화책이 있다. 내용과 겉포장이 잘 조화를 이룬 책이다. 책이야 내용만 좋으면 되는 것이 아니냐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책꽂이에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모양도 중요하다. 시인 김정환은 “내용은 머릿속에 진열은 모양 예쁜 걸로만 한다”고 자신의 신조를 밝히기도 했다. 내용을 머릿속에 집어넣지 못하는 나는 내용과 모양이 함께 조화를 이루는 책이 좋다. 그래서 고급스러운 장정에 다양한 디자인으로 무장한 프랑스나 일본 만화에 마음을 빼앗기는 건지도 모르겠다.한때 우리나라에도 고급스러운 만화책들이 나온 적이 있었다. 50년대에 잠깐 출판되었던 서점용 만화책이나 70년대 후반에서 80년대까지 나왔던 백제, 까치의 단행본(길창덕, 박수동, 고우영, 강철수 등)은 무척이나 고급스러웠다. 그러나 조악한 지질과 그저 저가에 묶어내기 급급한 만화방 만화는 만화를 ‘책’이 아닌 다른 무엇으로 만들어갔다. 90년대 다시 서점용 만화책이 등장했고, 일본의 만화시스템을 받아들인 국내 만화출판사들이
이두호 <객주>
-
학산문화사가 발행하는 두개의 잡지 <쥬티>와 <웁스>가 ‘끝내’ 폐간되었다. 그중 한 잡지는 이 지면을 빌려 과도한 기대감을 드러냈을 정도로 성공을 기원했는데 어처구니없게 끝나버렸다. 마지막 기대에 실망한 지금, 전혀 다른 토양에 이식된 일본식 만화시스템과 그 시스템에 안주한 사람들에 대한 기대를 공식적으로 철회한다. 그들은 자신의 한계를 돌파하지 못한다. 청원하고 탄원하기보다는 돌파해야 할 시점인데 청원이나 탄원조차도 찾기 힘들다. 결국 시장 돌파는 만화전문 출판사들이 아니라 새롭게 이 시장에 뛰어드는 일반 출판사나 신생 출판사의 몫이 될 것이다. 일반 출판사들이 펼치는 세밀한 기획과 마케팅은 물량을 만들어대기 바쁜 만화 출판사에서는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것이었다. 만화 출판사 중 새로운 만화를 출판하며 보도자료를 보낸 경우는 한두번에 불과할 정도다. 반면, <객주>나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같은 하드보드 양장의 재판본이나 <비빔
<쥬티> <웁스> 폐간
-
2000년 4월8일부터 15일까지 8일간에 걸쳐 열린 이탈리아영화제 IMMGINI DAL FESTIVAL(14회)을 찾은 관객은 색다른 전시회를 경험한다. 먼 나라 한국으로부터 왔다는 한 스틸작가의 전시회장, 그 나라의 먹거리인 무, 배추, 오이, 고추, 마늘 등이 놓여 있는 세트 가운데, 디자이너가 남대문에서 직접 공수했다는 고운 한지 위에 한국영화 스틸들이 차곡차곡 전시돼 있었다. 스틸 인생의 계기가 된 <유관순>(감독 윤봉춘, 1948), 한국 최초의 입체영화였던 <임꺽정>(감독 유현목, 1961)과 <몽녀>(감독 임권택, 1968), 최초의 시네마스코프영화인 <생명>(감독 이강천, 1958, 안양종합촬영소 1기생)을 비롯한 16개 작품 64컷의 스틸이 전시된 전시회장 안은 벽안의 관객으로 발디딜 틈 없이 북적였다.지난 5월28일 63빌딩 별관 코스모스홀에서는, 50여년간 한국영화의 스틸을 찍어온 백영호 선생의 팔순 잔치 및 기념 사진
“그땐 스틸이 영화가 제작중이라는 증거물이기도 했어”
-
김수용(73) 감독이 지난 6월7일 영상물등급위원회(등급위) 위원장으로 다시 뽑혔다. 지난 99년 그가 초대위원장을 맡은 뒤 임기 3년 동안 등급위를 둘러싼 크고 작은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등급위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억압의 상징과도 같았던 공연물윤리심의위원회(공륜)가 사라진 뒤 심의기구가 아니라, 적합한 관람연령대를 민간자율로 결정하는 기구로 탄생했다. 그 취지는 진취적이었지만, 등급분류를 보류함으로써 사실상 상영을 불허하는 등 관련법제는 아직도 표현의 자유를 막는 위헌적 조항을 지니고 있었다. 또 성표현에 관한 보수적인 시각이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시민사회 내부의 제약요소가 되기도 했다.장선우 감독의 <거짓말>을 계기로 이런 문제들이 불거져나온 뒤, 시민사회 내부의 논쟁을 거쳐 마침내 헌법재판소의 등급보류 위헌결정이 나오기까지 초대 등급위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합의된 결론을 이끌어내기는 아직 힘들어 보인다. ‘표현의 자유의 확대’와 ‘시민사회의 폭넓은 공감대’라는 두
영상물등급위원회 위원장직 다시 선출된 감독 김수용
-
The Royal Tenenbaums 2001년, 감독 웨스 앤더슨출연 진 해크먼, 안젤리카 휴스턴, 벤 스틸러, 기네스 팰트로, 빌 머레이 장르 코미디 (브에나비스타)
로얄 테넌바움에게는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세명의 아이가 있다. 10대 초반에 세계적인 부동산 투자 전문가가 된 채스, 15살에 극작가로 명성을 날린 마고, 테니스 선수로 3년 연속 US오픈 타이틀을 획득한 리치. 그러나 20여년에 걸친 배신과 실패, 비극적인 사고로 과거의 모든 기억은 사라졌다. 세월이 흐르고 불치병에 걸린 로얄이 아이들을 한자리에 부른다.
로얄 테넌바움
-
Ghosts of Mars 2001년 감독 존 카펜터 출연 아이스 큐브, 나타샤 헨스트리지, 제이슨 스테이뎀, 팸 그리어 장르 SF (콜럼비아) 서기 2176년 식민지 화성의 광산지역에서 현상범 윌리엄이 체포된다. 호송명령을 받은 화성경찰대 멜라니 일행이 도착하지만, 인적은 없고 도처에 목잘린 시체가 걸려 있는 유령의 마을이 되어 있다. 멜라니 일행은 광산의 안전 책임자 위트록 박사를 만나, 발굴 과정에서 풀려난 화성의 유령들이 인간의 몸을 점령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화성의 유령들
-
KT, 2001년 감독 사카모토 준지 출연 김갑수, 최일화, 사토 고이치, 하라다 요시오, 김병세 장르 스릴러 (폭스) 1973년 벌어진 김대중 납치사건을 재구성한 스릴러물. 당시 사건을 토대로 쓴 나카조노 에이스케의 원작소설 <납치>를 영화화했다. 72년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일본에 간 김대중은 박정희의 비상계엄 선포로 망명자 신세가 된다. 73년 KCIA는 자위대의 협조를 구하여, ‘KT작전’이라는 김대중의 암살계획에 착수한다.
케이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