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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가 우리 영화사의 새로운 페이지를 열었으며, ‘이창동 감독은 한국의 에밀 쿠스투리차’라고 주장한 고종석의 말에, 나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오아시스>에서 현실과 판타지는 변증법적 통합을 위한 대립물로서 서로 마주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조금도 다치게 함이 없이 온전히 자신들의 특성을 유지하며 서로를 강화한다. 영화 속에 마르케스를 불러들이는 것은 어쩌면 쉬운 일일 테지만, 빈곤하고 누추한 공간에서 이루어진 빈곤하고 누추한 상상이 강력한 힘을 발휘하도록 하는 것은 결코 수월한 일이 아니다. 마르케스의 단편 <사랑 저편의 변함없는 죽음>의 한 부분, “상원의원은 지껄이면서 석판화 캘린더를 한장 비틀어 뜯어서는 나비를 접었다. 슬쩍 선풍기 바람에 태우자 나비는 방 안을 훨훨 날아다니다가 절반쯤 열린 문으로 슬쩍 빠져나갔다.… 석판화의 거대한 나비는 두세번 방 안을 날아다닌 뒤, 벽에 부딪히더니 원래대로 한장의 종이로 돌아가서 그대로 붙어버
<오아시스> 4인4색-유운성이 본 <오아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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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는 모두가 겨울옷을 입고 있는 엄동설한에도 반팔 차림으로 콧물을 흘리고, 여자는 휠체어에 의지해 손바닥만한 하늘을 처음 대하는 사람처럼 바라본다. 오아시스의 홍종두와 한공주는 그렇게 다른 사람들이었다. 감독은 수선스런 시장통에, 나사가 널브러진 카센터에, 김칫국물이 누렇게 밴 아파트 벽에 주인공들을 숨겨놓고 ‘젊은이의 양지’로 박제돼버린 대한민국의 멜로에 일침을 가한다. 홍종두와 한공주, 그렇게 나와 ‘다른’ 사람들을 받아들이는 게 사랑의 문제라면, 사랑이 ‘함께’ 자장면을 좋아하게 되고 콩밥을 싫어하게 되는 단순하고 연약한 것이라면, 그런데도 당신, 왜 아직 사랑다운 사랑을 해보지 못했는가.<오아시스>는 사랑 이야기다. 그러나 <초록물고기> <박하사탕>처럼 <오아시스>의 사랑은 대한민국에서는 부재하는 어떤 것으로서의 사랑이다. 거시적 이야기의 구조를 지녔던 <초록물고기>와 <박하사탕>이 산산이 부서진 가족과 근대화
<오아시스> 4인4색-심영섭이 본 <오아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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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광주민중항쟁을 소재로 한 국제영화가 출현할 전망이다.23일 광주시에 따르면 민주.인권도시인 광주의 이미지를 국제적으로 각인시키기 위해 14억원을 들여 5.18 제23 주기인 내년에 프레 국제영화 시나리오 공모전을, 25주기인 2005년에는 제1회 본 공모전을 개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시는 공모전 초기에는 시나리오 소재를 5.18과 6.29선언, 문민정부 및 국민의 정부 탄생 등으로 국한하되 본 공모전 때부터는 인권운동 전반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인권. 민중운동 경력이 있는 저명작가를 위원장으로 하고 희곡, 시나리오, 영화 분야 작가 및 감독이 위원으로 참여하는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또 공모전의 효과 및 활용방안을 제시할 국제 학술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특히 국내외 작가들이 시나리오를 집필하는데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5.18 관련 각종 정보와 자료를 국문 및 영문으로 집대성하는 한편 기존 영상자료들도 데이터베이스화할 계획이다. 또 외국
광주시, 5.18 소재 국제영화 시나리오 공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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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5일로 개관 2주년을 맞이하는 하이퍼텍 나다가 지난 1년 간 상영된 영화 중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던 13편을 선정, 오는 26일부터 5일 간 ‘2002하이퍼텍 나다 베스트 콜렉션’ 영화제를 개최한다.상영작은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코엔형제), <나의 즐거운 일기>(난니 모레티), <리틀 청>(프루트 챈), <마리포사>(호세 루이스 꾸에르다), <미리언달러 호텔>(빔 벤더스), <아들의 방>(난니 모레티), <칸다하르>(모흐센 마흐말바프), <판타스틱 소녀백서>(테리 즈위고프), (프랑수아 트뤼포), <훔친 키스>(프랑수아 트뤼포), <키즈리턴>(기타노 다케시), <하나 그리고 둘>(에드워드 양)이다.또, 하이퍼텍 나다는 인도 발리우드영화의 대표주자 마니 라트남 감독의 대표작 다섯 편을 소개하는 ‘발리우드 영화제’를 9월
개관 2주년 하이퍼텍 나다 ‘베스트 콜렉션’ 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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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최고 흥행기록을 세운 <집으로…>의 이정향 감독이 9월 19일 스페인에서 개막될 산세바스찬영화제의 신인감독상 후보에 올랐다.
산세바스찬영화제는 세계영화제작자연맹이 공인하는 A급영화제로 신인감독상 수상자에게 세계영화제 가운데 가장 많은 15만 유로(한화 약 1억7천400만원)의 상금을 주는 것으로 이름나 있다.
<집으로…>는 세계 영화제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작품을 소개하는 자발테기(Zabaltegi) 부문에 초청받았으며 공식 경쟁부문을 포함한 각 섹션의 신인감독 작품 20편과 경합을 벌인다.
(서울=연합뉴스)
<집으로…> 산세바스찬영화제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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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의 끝물을 맞은 ‘나다양’양은 며칠 전부터 친구들을 꼬셔 <워터보이즈>를 보기로 했다. 하얀 물살에 미끈한 또래 남자애들의 수중발레라니 생각만 해도 시원하지 않니 서울에서 시사회를 보고온 친구가 팜플렛을 들고 자랑까지 하는 걸 보니 너무 보고 싶더라. 학원이 끝나자마자 무거운 가방을 들고 시내로 직행한 나양. 그러나 극장에 도착해보니, 아뿔싸, 영화상영은 커녕 포스터 한장 안 보였다. 주변 극장을 찾아 방황하기 4시간. 도대체 이 영화는 어디서 한다는 거야 지방에선 비디오로 밖에 볼 수 없다는 거야작은 영화들 숨막힌다미로비젼이 수입한 <워터보이즈>의 홈페이지에 실린 사연이다. 지방도시의 이야기지만, 서울이라 해서 사정이 다른 건 아니다. 20일 현재 서울에 이 영화가 걸린 곳은 6개관, 지방은 23개관이다. 미로비젼쪽이 준비했던 프린트는 40벌. 한벌당 250만원씩만 잡아도 프린트 소실만 몇천만원이 나간 셈이다. 그나마 상영이 온전하게 이뤄지지도 않는다.
“영화 좀 봅시다” 다양한 영화 볼권리 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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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영화를 배급하는 업체들에겐 자기 극장을 갖는 게 꿈일 게다. 미로비전의 채희승 대표도 올 7월 서울 인사동에 ‘미로 스페이스’라는 전용관을 개관했다. “98년 회사를 만들 때만 해도 괜찮겠다 싶었어요. 동숭시네마텍이나 코아아트홀에서 단관개봉하는 예술영화들도 관객들이 많이 찾았고요. 근데 몇년새 상황이 확 바뀌더라고요.”<레퀴엠>의 개봉관을 잡지 못해 터덜터덜 인사동 길을 걷던 그의 눈에 새로 생긴 건물 지하극장에서 창극공연을 한다는 광고가 눈에 들어왔다. “들어가보니 영화극장으로도 손색 없길래 당장 담당자를 만났죠.” 현재 142석의 미로 스페이스는 낮에는 창극 공연, 오후 3시대 부터는 평균 4회의 영화상영을 한다. 개관작인 <레퀴엠>은 다른 극장이었다면 꿈도 꾸지 못할 ‘5주 상영’의 기록을 세웠다.현재 <워터보이즈>와 함께 번갈아 상영중인 <헤드윅>은 거의 전회매진이다. 경기도는 물론이고 부산에서 영화를 보러 온 사람도 있었다.
미로 스페이스 대표 채희승 “작지만 좋은영화 만나는 공간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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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동국대 소강당 안은 열기로 가득했다. 270석의 좌석은 물론 통로에 의자를 가져다 놓았는데도 입구 앞에서 자리가 없어 돌아서는 학생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동국대 학보사가 주최한 영화 <죽어도 좋아>(감독 박진표) 상영회 자리였다. 학보사 쪽은 “18살 이상 관람가가 안 된다는데 가장 어린 성인층이라 할 수 있는 학생들의 생각은 어떤가 생각을 나누고 싶어 영화사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4벌의 프린트는 모두 국제영화제와 영화진흥위원회 등에 들어가 있어 프로젝션을 이용해 비디오로 상영한 데다, 관객이 많아 돌아가는 냉방기가 무색할 정도로 공기가 텁텁한 열악한 상황이었다.하지만 자막이 올라갈 때 학생들의 얼굴엔 따뜻함이 퍼져 있었다. “정사장면 7분이 문제가 됐다는데 어디가 문제장면인지 솔직히 찾을 수가 없었다”는 소감도 적잖이 나왔다. 그때, 나이 마흔에 대학원 석사과정에 뒤늦게 입학했다는 늦깎이 주부학생이 무대에 올랐다. 마이크를 쥔 그는 조금씩 울음을 삼키는
관객이 판정내린 <죽어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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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경중 감독의 장편 데뷔작 <동승>이 오는 11월 개최되는 하와이 국제 영화제에 공식 초청 되었다. 하와이 영화제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영화를 발굴하는 데 권위를 인정 받고 있는 미국영화제.<동승>은 이미 지난 6월 상하이 국제 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함으로써 93년 임권택 감독이 수상한 이후 처음으로 본상을 받는 쾌거를 이룬 작품이며 이 외에도 이 달 22일부터 열리는 몬트리올 영화제의 world cinema부문에서도 상영될 예정이다. 또한 9월 30일부터 열리는 버스터 코펜하겐 국제 영화제에서도 경쟁작으로 공식 초청을 받았고 10월에 열리는 카이로 영화제에서도 초청장을 받아놓은 상태. 이 밖에도 만하임 하이델베르그, 도쿄 국제영화제 등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초청의사를 타진해 오고 있어 앞으로 <동승>의 발걸음은 더욱 바빠질 것으로 보인다.주경중 감독이 시나리오를 쓴 <동승>은 월북작가 함세덕의 원작 희곡을 각색한 것으로 92년 연우
<동승> 하와이국제영화제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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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로부터 ‘등급보류 위헌’ 결정을 이끌어냈던 영화 <둘 하나 섹스>(제작 인디스토리)가 9월 19일 서울아트시네마에서 개봉한다. 97년 촬영을 시작한 지 5년 만에 비로소 일반 관객과 만나게 된 것이다.이 영화는 지난해 8월 헌재의 결정에 이어 10월 법원으로부터 등급보류 취소판결을 얻어내 일반 상영의 길이 열렸지만 재편집과 재녹음 등을 거쳐 22일 뒤늦게 영상물등급위원회에 등급분류를 신청했다. <둘 하나 섹스>는 영상물등급위로부터 두 차례나 등급보류를 받았을 만큼 충격적 장면을 담고 있지만 저급한 호기심을 자극하려는 영화는 아니다. 당시 영상물등급위가 문제 삼았던 성기 노출 대목도 재편집 과정에서 들어냈다.이야기는 제1부 <서른-현대의 순교>와 <열아홉-풍자가 아니면 해탈>로 나뉘어진다. 두 남녀가 알몸으로 등을 대고 앉아 ‘배고프지 않아?’라고 묻자 ‘고파’라고 대답한다. 둘은 이내 격렬한 섹스를 시작하고 다시 대화를 나
5년만에 빛 보는 영화 <둘 하나 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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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심사가 참 묘하지. 일껏 사람 얘기 빼고 문학 얘기만 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심사가 제목에 배어 있건만, 그렇기 때문에 나는 더욱 황현산이라는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진다.내가 알기로 황현산은 대학 재학 시절 ‘너무도 눈부신’ 글솜씨로 같은 대학 동기며 ‘문청’이었던 김인환(평론가·고려대 교수)을 상당 기간 동안 ‘절망적으로 절필’케 만들었고(이건 김인환이 지난해에 김환태 문학상을 받으면서 쓴 ‘자전적 소감’에서 밝힌 얘기다), 그래놓고나서는 무슨 심사였는지 스스로 절필, 소설가 김원우가 쓴 장문의 편지를 받고서야 평단에 뛰어들었다(이 얘기는 별로 알려지지 않았다). 김현이 살아 있었다면 황현산과 김인환은 ‘분지’ 편집진에 합류하고, 사태는 많이 달라지지 않았을까(이건 내 추측이다).어쨌거나 ‘등단’ 12년 뒤 첫 평론집. 480페이지에 달하는 두툼한 분량의 시인-작품론 모음집이지만 그는 분명 프랑스 문학에 대해 한권 이상, 폭넓은 문학평론 한권 이상, 그리고 잡문 한권
황현산 평론집 <말과 시간의 깊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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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붓으로만 그리는 게 아니듯 음악을 콩나물 대가리로만 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콩나물 대가리를 능수능란하게 잘 솎아내는 프로페셔널 음악가도 있지만 꼭 그 실력이 음악실력과 동격인 것은 아니다. 의외로 음악을 하는 ‘감’은 생활에서 많이 얻어진다. 특히 대중음악의 경우는, 음악 자체가 삶의 환경을(정확히는 ‘소리의 환경’)을 이루는 요소의 하나이기 때문에 삶의 흐름을 제쳐놓고는 좋은 음악을 해낼 수가 없다. 경적 소리, 보일러 소리, 모터 돌아가는 소리, ‘배추사려’ 하고 외치는 어느 배추장수 아저씨의 목소리와 어디선가 라디오 같은 데서 들리는 친근한 음악 소리는 구별없이 섞인다. 음악은 우리의 기억 속에 ‘음악’으로 새겨지는 것이 아니라 그 환경의 일부로 새겨진다.가수 윤종신은 주로 그 ‘환경의 일부’로 새겨진 음악들의 형식을 의도적으로 참고함으로써 호소력을 획득해왔다. 그가 히트시킨 ‘두왑’ 스타일의,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복고적이고 따뜻한 노래는 그냥 ‘음악’이 아니라 우리
<라이터를 켜라>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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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엔 <와라나고> 상영 운동(?)이 있었다. 흥행에 실패한 영화들이, 자생적으로 자신의 ‘생명줄’을 좀더 늘려보고자 하는 생각들이 모아져 <와이키키 브라더스> <라이방> <나비> <고양이를 부탁해>, 이 4편을 모아 상영관을 잡고 공동 상영을 약 한달간 했고, 개별적으론 대관 상영의 형식을 빌려 ‘스스로 롱런’을 하기도 했다.이후, 문화의 다양성을 위해서라도, 이른바 예술영화로 분류되는 작품들에 대한 대안적 상영방식 및 정책이 필요하다는 논의들이 있어왔다.연초 문화관광부가 연두 업무보고에서 예술영화 전용관 설치 계획을 시사한 데 이어, 지난 8월6일 영화진흥위원회가 전국 주요 시·도에 7개관 이상의 예술영화 전용관을 설치·운영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예술영화 전용관 사업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전국 7개관 이상의 예술영화 전용관을 확보, 운영할 수 있는 단일 사업자를 선정해 연리 1%로 총 150억원을
예술영화 전용관,설치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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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액세서리가 거의 없다. 목걸이 한개, 반지 한개, 그나마 귀걸이는 한개도 없고 다른 것들도 한개씩이나 있을까 말까이거나 없다. 스무살 안쪽으로 기억된다. 서울에 있던 내가 목걸이를 하고 시골에 내려간 적이 있다. 아버지가 물끄러미 내 목을 보셨다. 그리고는 목걸이가 어디서 났느냐고 물으셨다. 어디서 나고 말 것도 없는 하잘것없는 것이라 내 대답도 시큰둥했을 것이다. 내가 시골에 머무는 동안 내내 내 목에 걸려 있는 반짝이는 목걸이가 마음에 걸린 아버지는 기어이 그런 것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니라고 꾸지람하듯 말씀하셨다. 나는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었다. 아버지가 또 말씀하셨다. 그런 것은 정인들이나 나눠 갖는 것이라고 하셨다. 아버지에겐 목걸이나 반지는 무슨 정표로만 쓰인다고 여긴 모양이었다. 이제 스무살 된 딸이 반짝이는 목걸이를 목에 걸고 다니는 게 여간 신경쓰이는 게 아니었던 것이다. 늘 병약하신 탓에 아버지는 일찍부터 내 연민의 대상이었다. 유년 시절부터 내가 할 수 있
나무팔찌가 있던 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