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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중국영화계의 키워드를 꼽자면 여성영화의 강세를 빼놓을 수 없다. 여성감독의 여성 캐릭터가 주인공인 여성 서사영화로 박스오피스 역대 3위를 기록한 <니하오, 리환잉>으로 시작해 90년대생 여성감독이 만든, 중년 여성들의 사랑을 고찰한 영화 <애정신화>로 끝난 해가 2021년이었다. 그중 세밑에 개봉해 현재까지 흥행을 이어오고 있는 영화 <애정신화>는 베이징전영학원을 졸업한 샤오이후이 감독이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한 장편 데뷔작이다. 배우 서쟁이 주연을 맡았지만 개봉 당시 신인감독의 영화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다가 관객의 입소문으로 현재까지 2억4천만위안의 흥행 성적을 거뒀다. 영화는 세 여자와 두 남자의 우정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지만 단순히 중년들의 로맨스에 무게를 두고 있진 않다. 그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일상을 미세하게 들여다보고 각자가 짊어진 삶의 무게를 그들만의 방식으로 극복하며 동시에 그 안에서 낭만을 찾아가는 과정을 좇는다. 중년 남
[베이징] 90년대생 여성 신인감독이 그린 중년의 사랑 이야기 '애정신화' 조용한 흥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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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범인 플래그>
감독 사쿠마 노리요시, 나카지마 사토루, 고무로 나오코 | 왓챠
물류 회사 샐러리맨 료스케는 아내, 딸, 아들과 함께 새로 지어질 집을 기대하며 행복을 꿈꾼다. 그러나 가족이 실종되면서 그의 꿈은 산산조각 난다. 실종이 납치 사건으로 바뀌고, 사태는 더욱 악화된다. 자신을 범인으로 의심하는 대중의 관심도 버거운데, 주변 사람들 역시 하나같이 수상하기만 하다. 그는 상황이 모두 끝나더라도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아 절망스럽기만 하다. <드라이브 마이 카>의 니시지마 히데토시가 료스케를 연기한다.
<덩케르크>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 넷플릭스, 시리즈온, 웨이브
크리스토퍼 놀란의 차기작 <오펜하이머>를 기다린다면 OTT에 등장한 그의 역작 <덩케르크>를 재관람하는 것으로 초조한 마음을 달래도 좋겠다.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충분히 목격한, 시간과 공간에 관한 집착의 근원적 이미지를 볼 수 있다. 영화는 제
가족 실종 또는 납치 사건 '진범인 플래그'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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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추적해 반드시 징수한다”라는 강령 아래 2001년 출범한 서울시 ‘38세금징수과’는 한 교양 프로그램의 ‘양심추적’이라는 코너로 유명해졌다. 부유하게 생활하면서도 세금을 내지 않고, 징수 담당 공무원과 촬영팀에 욕설을 퍼붓는 체납자들의 뻔뻔함은 강력 범죄자들의 잔혹함과는 또 다른 의미로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탈탈 털거나 박살내거나”라는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등장한 웨이브 드라마 <트레이서>는 바로 그런 분노를 동력 삼아 달려가는 활극이다. 대기업 비자금 문제를 내부 고발하고도 유죄를 선고받아 복역한 아버지가 의문의 죽음을 맞이하자, 대기업 분식회계와 불법 승계를 돕는 데 앞장서던 회계사 황동주(임시완)는 복수를 결심하고 국세청 공무원이 된다. 20억원을 체납하고 외국으로 뜨려는 야구 선수, 300억원을 체납하고도 전 재산이 100만원뿐이라고 우기는 기업 회장, 1200억원을 탈세하고 내부 고발자를 죽게 만든 기업 임원 등 악당들을 탈탈 터는 ‘공무원 히어로’
선수 입장! '트레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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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과 성인 사이 어디쯤에 놓인 10대 게리(쿠퍼 호프먼)는 불안한 20대를 보내고 있는 알라나(알라나 하임)와 사랑에 빠진다. 전작 <팬텀 스레드>에서 노년의 남성과 젊은 여성 사이의 사랑을 탐구했던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이 사랑의 구도를 약간 뒤집었다. <팬텀 스레드>에서 1950년대 차가운 런던을 그렸던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은 1970년대 여름날의 캘리포니아로 무대를 옮겼다. 그의 창작력의 무한한 샘인, 고향 캘리포니아 남부 산 페르난도 밸리다. 밴드 ‘하임’의 멤버 알라나 하임과 작고한 배우 필립 시모어 호프먼의 아들 쿠퍼 호프먼은 <리코리쉬 피자>로 처음 연기에 도전했으며, 특히 알라나 하임은 애틀랜타비평가협회, 보스턴비평가협회 여우주연상과 시카고비평가협회 신인상을 받으며 주목받고 있다.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은 연출은 물론 각본과 촬영감독 역할까지 도맡았다. 록밴드 라디오헤드 멤버인 조니 그린우드는 <데어 윌 비 블러드> <
[Coming Soon] 소년과 성인 어디쯤에 놓인 10대의 사랑 '리코리쉬 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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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7일, 94살의 나이로 시드니 포이티어가 세상을 떠났다. 그를 떠올리며 인종 문제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1960년대에 그를 둘러싼 사회적인 논의는 배우 혼자만의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그는 오해도 많이 받았다. 당대의 일부 백인 커뮤니티는 그의 인기에 화를 냈고, 흑인 사회는 더 잘하지 못한 부분을 탓했다. 모든 논란은 그의 가치를 방증해주었다. 개인으로 힘겨웠던 부분도 있었을 테지만 모두가 그의 훌륭한 연기에서 기인한 결과였다. 혁명도, 인권 운동도, 찬란한 생애도 모두 배우의 운명을 따라 움직였다.
시드니 포이티어는 1927년 2월, 바하마에서 농사를 짓던 부모가 여행차 들른 마이애미에서 조산으로 태어났다. 15살 되던 해 소년은 바하마를 떠나 뉴욕에 정착한다. 당시 현실은 험난했다. 그는 설거지나 주차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고, 버스 정류장에서 잠들 때도 있었다. 연기를 처음 접한 것은 흑인 전문 극단 ‘아메리칸 니그로 시어터’에서
[추모] 배우 시드니 포이티어 Sidney Poitier(1927~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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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감독 존 와츠 / 출연 톰 홀랜드, 젠데이아, 베네딕트 컴버배치
신기록의 연속이다. 개봉 한달차에 들어선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1월14~16일 사흘간 17만1921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5주 연속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다. 1월에 개봉한 대작들이 예상보다 관객을 끌어모으지 못한 결과로 보인다. 코로나19 이후 최초로 600만 관객을 돌파했던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현재 700만 돌파까지 약 2만명만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다(1월19일 기준). 한편, 한국영화 중 기대작으로 꼽힌 <특송>과 <경관의 피>는 각각 2위, 4위에 올랐으며 외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가 5위, <하우스 오브 구찌>가 6위에 안착하며 다소 아쉬운 성적을 보였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이번 주말에도 1위 자리를 지키며 새로운 기록을 세울지, 주말 박스오피스를
[BOX OFFICE]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700만 관객 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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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이 차기작으로 작가 에드워드 애슈턴의 출간 예정 소설 <미키7>을 영화화한다. <옥자>를 함께 제작한 케이트 스트리트 픽처 컴퍼니의 최두호 프로듀서, 제작사 플랜 B의 데드 가드너, 제러미 클라이너 프로듀서와 함께한다. 얼음 세계 니플헤임을 식민지화하기 위해 탐사에 나선 클론 미키7의 이야기로, 위험한 일을 수행하는 미키가 죽기 전의 기억을 지닌 채로 재생성되어 자신의 8번째 클론과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다. 로버트 패틴슨이 출연 예정이다.
봉준호 감독, 로버트 패틴슨 주연의 SF영화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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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세상의 끝> <시빌>의 배우 가스파르 울리엘이 1월19일(현지 시간), 스키장 추돌 사고로 사망했다. 그의 가족은 가스파르 울리엘은 알프스산맥에서 스키를 타다가 다른 사람과 부딪히는 추돌 사고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37살에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그는 올해 3월 디즈니+에서 공개예정인 <문나이트>에 미드나이트맨 역으로 출연했다.
프랑스 배우 가스파르 울리엘, 스키장 사고로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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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감독의 27번째 영화 <소설가의 영화>가 2월10일 열리는 72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공식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카를로 카트리안 집행위원장은 3년 연속 경쟁부문에 초청된 홍상수 감독의 영화가 “우연한 만남의 아름다움을 찬미하면서, 정직하지 않은 영화 세계에서의 진실함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그림 작가 최초로 볼로냐 라가치 대상을 수상했던 정유미 감독의 단편애니메이션 <존재의 집>은 단편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홍상수 감독 신작, 정유미 감독 단편 애니,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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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넷플릭스는 지난해보다 10편 많은 총 25편의 신작 콘텐츠를 선보인다. 지금까지 한국 콘텐츠에 약 1조원 이상을 투자, 130여편의 한국 오리지널 작품을 제작한 넷플릭스는 지난 2년 동안 전세계 한국 콘텐츠 시청 시간이 6배 이상 증가(2021년 말 기준)했다고 발표했다. 강동한 한국 콘텐츠 총괄 VP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새해 첫 주자인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1월28일 공개)에 대한 기대를 드러내며, 이번에 공개된 25편이 2022년 라인업의 전부는 아니라고 밝혔다. <오징어 게임> 시즌2 제작 상황에 관해서는 “황동혁 감독, 제작사인 싸이런 픽처스와 아이디어를 활발히 논의 중인 단계”라는 입장이다.
넷플릭스는 특히 40~50대 중년 여성 스타들의 활약을 예고했다. 두드러지는 작품은 김혜수 주연의 법정물 시리즈 <소년심판>, 연상호 감독이 만드는 강수연, 김현주 주연의 SF영화 <정이>, 김희선의 코미디 드라마 <
신작 라인업 25편 공개, 시리즈 '소년심판' '수리남', 영화 '정이' '서울대작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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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 새 식구가 왔다. 아기 고양이다. 원래 우리 집에는 고양이가 두 마리 있었다. 8살짜리 커다란 치즈태비 커크와 몸집이 더 큰 4살짜리 턱시도 스팍이다.
셋째는 우리 집에 온 지 석달됐는데 온갖 무늬와 색이 다 있는 고양이라 커크나 스팍처럼 외모를 한마디로 설명하기 어렵다. 카오스와 치즈태비와 턱시도와 삼색이가 희한하게 섞여 있는 정체불명의 한국 고양이다. 추정하건대 10월에 길에서 태어나, 어느 지하상가에서 치즈태비인 남매 고양이와 함께 구조됐다가 우리 집에 왔다.
나는 미국 SF 드라마 <스타트렉>의 열렬한 팬이라 첫째 고양이의 이름을 함장인 캡틴 커크에서 땄고, 둘째 고양이는 부함장의 이름에서 가져와 스팍이라고 붙였다. 그러나 부함장 스팍은 논리적이고 이성적이고 장수하는 외계 종족인 ‘벌컨’인데, 우리 집 스팍은 이름과 달리 단순하고 해맑고 밥 많이 먹고 간식에 금세 혹하는 고양이다. 솔직히 <스타트렉>의 부함장 스팍과 너무 안 닮았다.
[정소연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오늘 가장 사랑한다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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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의 인격과 직업적 인격 사이 좁혀지지 않는 거리를 전지적 시점으로 인식할 때가 있다. <씨네21>에 입사할 운명이라 핸드폰 뒷번호도 ‘21’로 끝난다는 말을 우스갯소리로 했던 적도 있지만, 가끔은 영화기자로 살고 있는 게 아니라 영화기자를 연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박식한 척, 유능한 척, 영화와 연애하는 척 가면을 꺼내 쓰는 느낌. 확실히 메소드 배우과는 아닌가보다. 어쨌든 13년간 이 역할을 놓지 않았던 건 영화기자이기에 누릴 수 있었던 아름다운 순간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말엔 이것이 영화기자로서의 마지막 화양연화인가 싶은 순간들을 경험했는데, 그중 하나는 꼭 한번 만나고 싶었던 배우 조승우를 전화로 인터뷰하며 그의 느긋하고 나긋한 목소리에 취했던 것이고 또 하나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개봉을 앞두고 국내에선 유일하게 스티븐 스필버그와 일대일 전화 인터뷰를 하는 영광을 누린 것이다.
최근 편집장이라는 새로
[이주현 편집장] 편집장은 처음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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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의 2021년은 '우리 속의 세계'를 보여준 한 해였다. 2022년 라인업의 성과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우선 <지금 우리 학교는>에 거는 기대가 크다.”
1월19일, 25개 신작 라인업을 발표하고 화상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강동한 한국 콘텐츠 총괄 VP(Vice President)는 최근 골든글로브 TV시리즈 부문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오영수 배우의 수상소감을 인용하며 성과를 자축했다. <오징어 게임>과 같은 메가 히트작의 탄생, 이를 발판으로 글로벌 시장이 소구할 K-콘텐츠 제작에 관심이 쏠리는 지금, 넷플릭스가 전망하는 미래는 밝다.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자들 간의 경쟁으로 인한 산업 확장과 선순환”을 언급한 강동한 VP는 향후 콘텐츠 제작에 있어 “TV와 영화업계라는 두 축의 크로스오버”를 강조했다. “포맷으로부터 자유로운, 창작자가 원하는 이야기 중심의 콘텐츠”를 지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년 동안 한국 작품의 글로벌 시청 시간이
강동한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총괄 VP, “TV와 영화업계 크로스오버 더욱 확장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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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영화 라인업 강화한 25편의 신작 공개
2022년 넷플릭스는 지난해보다 10편 많은 총 25편의 신작 콘텐츠를 선보인다. 지금까지 한국 콘텐츠에 약 1조원 이상을 투자, 130여편의 한국 오리지널 작품을 제작한 넷플릭스는 2021년 한 해 동안 5천억 이상을 한국 콘텐츠에 투자했으며, 지난 2년 동안 전 세계 한국 콘텐츠 시청 시간이 6배 이상 증가(2021년 말 기준)했다고 발표했다. 1월19일 화상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강동한 한국 콘텐츠 총괄 VP(Vice President)은 “올해의 투자 규모는 10편 늘어난 작품 편수에 비례하는 정도다. 타 국가 대비 투자 금액의 상승률을 살피면 K-콘텐츠가 넷플릭스에서 매우 중요한 투자 카테고리임이 확실하다”라고 답했다. 최근의 대표적인 성과로는 시리즈 <오징어 게임>과 <D.P>, 연애 예능 프로그램 <솔로지옥>을 언급했다.
넷플릭스의 올해 콘텐츠 라인업을 살펴보면 시리즈물에 집중해 온
시리즈 ‘소년심판’, 영화 ’정이’ '서울대작전’ 등 넷플릭스 올해 신작 25편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