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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관에선 ‘니코라스 레이’ 감독, ‘제임스 띤, 나탈리-’ 주연의 <이유 없는 반항>이 상영중이었다. 입장료는 350환. 다음 영화로 구봉서가 주연한 김수용 감독의 데뷔작 <공처가>의 간판이 걸려 있다. 경기도 부천시 부천판타스틱 스튜디오의 <하류인생> 촬영장은 58년의 서울 명동을 연상케 하는 한 번화가를 재현해 놓았다. 텔레비전 드라마 <야인시대> 촬영 세트 바로 옆에 들어선 1500평 규모의 이 영화 세트는 <야인시대>의 그것보다 훨씬 정교했다. 건물 디자인은 물론 표면 벽돌, 길바닥 아스팔트의 질감까지도 예스러웠다. 양장점 ‘송옥’의 쇼윈도엔 50, 60년대풍 의상과 구두가, 약국엔 ‘에비오제’와 ‘푸로나민’이 진열돼 있다. ‘뮤직살롱 휘가로’와 ‘클럽 마이애미’의 전화번호 국번은 모두 ‘2’자 한자리다. 대물림된 향수. 미도관 건너편 골목의 ‘명동 통술’ 집에서 정종 한잔 하고 싶어진다.
임권택 감독의 99번째 영화
임권택 감독 99번째 도전 <하류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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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5일 일본에서 개봉될(한국은 내년 1월 9일) <라스트 사무라이>(The Last Samurai)가 20일 도쿄에서 톰 크루즈를 비롯한 제작진 기자회견과 특별시사회를 마련하며 인기몰이에 나섰다. 에드워드 즈윅이 메가폰을 잡고 톰 크루즈가 주연을 맡았지만 무대는 메이지(明治) 천황이 바쿠후(幕府) 권력을 누르고 열도의 지배자로 나선 1870년대 일본. 서구 문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군대를 총포로 무장하고 사농공상(士農工商) 제도를 폐지하는 한편 폐도령(廢刀令)을 내려 무사들이 칼을 차고 다니는 것을 금지하자 사무라이(侍)들은 거세게 반발한다. 영화 속에서도 사무라이들이 거리에서 그들의 상징과도 같은 촌마게(일본식 상투)를 잘리자 오열하는 대목이 나온다.
줄거리는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 시작된다. 남북전쟁이 끝난 뒤 용기와 희생, 명예 등 군인의 덕목이 사라지자 미군 대위 네이든 알그렌은 실의에 빠져 술로 세월을 보낸다. 그런 그에게 일본 고위관료 오무라가 천황군
[새 영화] 톰 크루즈 주연의 <라스트 사무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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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논란이 되고 있는 스크린쿼터(한국영화 의무상영제) 축소를 강행하지 않고 일단 현행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노무현 대통령(사진)은 19일 오후 한.미투자협정 저지와 스크린쿼터 지키기 영화인대책위원회의 정지영.안성기 공동위원장 등 10여명의 영화인을 면담한 자리에서 당장 스크린쿼터를 축소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면담에 참석한 영화인들이 이날 전했다.스크린쿼터 지키기 영화인대책위원회측은 이런 정부방침에 대한 영화계 의견을 수렴한 뒤 21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 18층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면담결과와 위원회의 입장 등을 발표한다.그러나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노 대통령이 어제 영화계 대표들에게 현행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힌 게 아니라 당장 밀어붙이지는 않겠다는 취지의 얘기였다"면서 "계속 논의해야 할 과제라는 여지를 남긴 것"이라고 설명했다.영화인들은 21일 서울 스카라 극장에서 비공개로 영화인 결의대회를 갖고 25일에는
정부, 스크린쿼터 일단 유지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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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즈윅 감독의 영화 <라스트 사무라이>에서 주연을 맡은 할리우드 톱스타 톰 크루즈(41)가 20일 오후 일본 도쿄 롯본기의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라스트 사무라이>는 1870년대 일본 메이지시대를 배경으로 신식 무기로 무장한 천황군과 무사들의 마지막 전쟁을 그린 영화. 톰 크루즈는 천황군을 조련하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왔다가 검술과 무사정신에 매료되는 미군 대위 네이든 알그렌으로 등장한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12월 5일, 우리나라에서는 내년 1월 9일 개봉되며 전날인 19일 세계에서 가장 먼저 일본 기자들을 위해 시사회를 가진데 이어 이날 저녁 특별 시사회를 펼친다.
한국의 기자들도 워너 브라더스 초청으로 일본을 방문, 기자 시사회와 회견에 참석했다.
회색 정장의 노타이 차림으로 등장한 톰 크루즈는 함께 단상에 오른 일본의 동료 배우들과 반갑게 악수한뒤, "대단한 힘을 지닌 일본 배우들과 함께 출연한 것을 행운으
[인터뷰] <라스트 사무라이>의 톰 크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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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미투자협정 저지와 스크린쿼터 지키기 영화인 대책위원회의 정지영, 안성기(사진) 공동위원장을 비롯한 영화인들이 19일 오후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만나 스크린쿼터제와 관련한 정부 입장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책위는 20일 "두 위원장을 비롯한 10여명의 영화인이 3시간여동안 대통령을 면담했고, 대통령 발언의 해석에 대해 영화인 사이의 의견을 현재 조율중"이라고 밝혔다.위원회는 21일 오후 2시 서울 프레스센터 18층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면담 결과를 발표하고 위원회의 입장과 향후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한ㆍ미투자협정 저지와 스크린쿼터지키기 영화인 대책위원회는 서울을 비롯한 각 지역 영상위원회와 부산등 국제영화제 집행위원회, 영화인협회, 영화인회의, 영화제작가협회, 영화감독협회, 영화배우협회, 대학영화학과 교수협의회, 영화평론가협회, 여성영화인모임 등으로 구성돼 있다.영화인들은 21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서울 스카라 극장에서 비공개로 영화인 결의대회를 가진 후
영화인들,스크린쿼터관련 대통령 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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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애니메이션 시대의 개척자지난 10월 중순 외신들은 일제히 로버트 드 니로의 암 진단 소식을 타전했다. 아카데미상에 무려 6번이나 노미네이트되고 주연상 한번, 조연상 한번을 수상한 대배우가 암에 걸렸다는 소식은 전세계인들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물론 암 이외에는 별다른 건강상의 문제가 없고 암도 수술을 통해 어느 정도 극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대변인이 밝혔다고는 하지만, 그 뉴스를 접한 대부분의 영화팬들은 안타까워할 수밖에 없었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자신의 연기 폭을 넓혀가고 있는 대배우에게 암이란 부당해 보였기 때문이다. 혹시나 그가 건강상의 이유로 더이상 영화에 출연하지 못하게 될 경우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궁극적으로 영화 관객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너무나 자명했던 것이다.재미있는 것은 그러한 안타까움을 드러낸 다수의 사람들과 달리 이제 로버트 드 니로도 은막 뒤로 사라져 자연인으로 돌아갈 시기가 되었다고 생각한 이들도 상당수 존재했다는 사실이다. 사실 그런 의견
<록키와 불윙클>의 제작자 제이 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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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선택과 자발적 열정의 산물
이 영화의 영어제목은 ‘If you were me(당신이 나라면)’이다. 이 조심스러운 가정법은 이 영화가 견지하고 있는 조심스러운 태도이자 화법이다. 6인의 감독들은 저마다의 재치로 지루할 틈 없는 영화들을 엮어낸다. 그러나 이 영화의 소중함이 단지 그 종합선물세트 같은 풍요로움 속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저마다의 진심으로 이 시대에 마땅히 물어져야 할 질문들을 던진다. 그 진심은, 때로는 유쾌하고 경쾌한 표정 속에, 때로는 가학적이고 위악적인 몸짓 속에, 그리고 또 때로는 초현실적인 모호한 표정 속에 담겨 있다. 그런데 묘한 것은 그것이 각각을 따로 볼 때보다 서로서로를 뒤섞어 볼 때 더 잘 느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두번 이상 볼 필요가 있다. 한번은 짧고 경쾌하게, 또 한번은 길고 묵직하게. 아마도 이 영화는 이후에 여러 부문의 기록을 가질 듯싶다. 그중에서도 가장 성공적인 옴니버스영화라는 타이틀은 쉽사리 깨지지 않
가장 성공적인 옴니버스 영화,<여섯개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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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리스 셰로의 <정사>는 유럽의 예술영화가 과감한 성적 표현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킨 가장 최근의 사례라 할 수 있겠지만, 여기에는 이 낡은 장삿거리에 대한 어떤 향수와 다소의 교활함마저 내포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영화는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처럼 장소 불명의 빈 아파트에서 한쌍의 낯선 남녀가 관계를 준비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백주대낮, 문을 열어 여자를 발견하자마자 남자는 “동의하나요?”라고 묻고, 여자는 망설이지만 남자는 결심한 듯 그녀를 안으로 이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두 사람은 옷 밖으로 허물어져나와 남부 런던의 어딘가의 후줄근한 침대방 바닥을 뒹굴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 첫 장면부터 영화의 끝까지 <정사>는 베르톨루치의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를 시종일관 베껴대는데, 그 수준이 가히 싸구려 모작이나 한심한 되풀이의 수준이라고 할 만하다(우스꽝스러울 만치 화려한 안토니오니의 <욕망>(Blow Up)과 의도적으로
한심한 되풀이,파트리스 셰로의 <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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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된 패배에 굴하지 않는 신념이여!주말 내내 비가 내렸다. 11월에 내리는 비는 참 난감하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시간에, 저 홀로 내린다. 천식 발작처럼 더는 감당할 수 없는 스스로의 무게 때문에 내리는 비, 내려서 잠시 자신을 증거하고 다만 잊혀지기 위해 내리는 비. 끝내 소리가 되어 울리지 못한 깊은 탄식처럼 11월의 비는 어떤 절실함을 마음에 묻고 사람들 사이로 사라진다. 사람들은 11월을 비로 기억하지 않는다.(November rain)를 듣다가 그 슬픔에 감염돼 하루종일 파업했다. 세상에는 대단하지만 아무것도 안 되는 사람들이 무수히 많다. 아무것도 아닌 사람들의 대단한 사연은 언제나 11월의 비처럼 스쳐간다. 우리는 대단한 사람들의 별것도 아닌 이야기에 너무 오래 속아왔다.세계 최장기수 김선명의 전기적 영화 <선택>을 보고 우울했다. 단지 그가 세계 최장기수라는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넬슨 만델라는 27년을 감옥에 있다가 출옥해 남아공 최초의 흑인 대통령에
건달,<선택>의 낮은 속삭임에 귀기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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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본 영화의 한 장면에서 처음 그것을 보았다. 초원의 맑은 하늘 위에 갑자기 몰려든 검은 비구름. 귀를 찢을 듯한 굉음이 울리고 곧 그것은 하늘을 덮고, 태양을 가리고, 익어 고개를 숙인- 드넓은 논의 이삭들 위로 작은 폭탄처럼 쏟아져내렸다. 저게 뭐예요? 저것은, 메뚜기란다. 대수롭잖게 아버지가 얘기했지만, 메뚜기, 하면 ‘폴짝폴짝’을 떠올리던 어린 시절의 나에게 그것은 꽤나 큰 충격이었다. 메뚜기라니. 도대체 세상이, 어떻게 되려는 건가? 종말인가? 어린 나는 심각한 고민에 빠졌는데, 아아, 아버지… 지금 팝콘을 먹을 때가 아니잖아요!결국 나는 메뚜기를 두려워하는 이상한 소년이 되었다. 뭐? 뱀보다 메뚜기가 더 무섭다고? 으응, 아마도 그런 것 같아. 김밥을 먹으며 친구는 고개를 갸웃했지만, 김밥을 먹으며, 나는 폴짝폴짝 뛰어다니는- 가을 소풍장소의 메뚜기들을 경계하고는 했다. 그리고 세월이 흘렀다. 메뚜기떼의 습격이 있은 그 영화의 제목은 끝끝내 기억나지 않고, 나는 지
메뚜기도 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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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my and Michele's High School Reunion1997년 감독 데이비드 머킨출연 미라 소르비노, 리사 쿠드로우학교 다닐 때 아주 친했던 친구 또는 중심에서 빛나던 친구가 아닌 친하진 않았지만 그리고 구석에 조용히 있었지만 어딘가 인상적이었던 아이를 사회생활에서 아주 우연히 만난 적이 있는지…. 예를 들어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 거리에서, 술집에서, 식당에서 아님 노래방 옆방에서….나는 내가 일반적인 사람들과 같이 제때에 결혼을 하거나, 번듯한 직장생활을 하거나, 토끼 같은 아이가 있거나, 저금을 하거나, 효도하거나, 영리하거나, 착실하거나, 무척 정의롭거나…. 이런 모든 종류의 상황과 정반대의 경우라 굳이 학교 다니던 친구들의 모임에 가지도 않으려니와 그들 또한 나를 부르지도 않는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나는 그들의 모임 인터넷 커뮤니티를 몰래 들어가 훔쳐보긴 한다. ‘오호라… 이놈자식들… 이렇게들 살고 있군… 잘살고 있네들 그려… 흥!’ 하며 쩝쩝거리며 혼
보고싶다,친구야!<로미와 미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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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번의 ‘사인’도 보낸 기억이 없지만 그는 알고 있었다. 그도 나도 서로가 알고 있음을 알았다. 스무살의 첫사랑, 그는 살뜰한 배필과의 결혼과 번듯한 직장으로의 첫 출근을 앞두고 내게 전화를 걸어왔다. 술을 먹는 둥 마는 둥, 그는 불쑥 영화를 보자고 했다.
영화 <허공에의 질주>의 대니 가족에게는 삶 자체가 여행이다. 반전운동 전력으로 여전히 FBI 감시의 표적인 엄마 아빠 덕에, 대니(리버 피닉스)와 동생 해리 모두 매번 이름을 바꾸며 위험할 때마다 머물렀던 곳을 떠난다. 어머니가 암으로 돌아가신 것조차 한참 뒤 ‘암호’로 들어야 하는 대니의 아버지. 잠행과 추적으로 얼룩진 삶, 그러나 그들의 일상은 불안과 우울보다는 유머와 열정으로 가득하다. 조개껍질 목걸이를 생일선물로 받아도 눈물을 글썽이며 행복해하는 대니의 어머니. 스치는 일터마다 노조와 세미나를 만드는 엄마 아빠에게 어릴 적부터 유쾌한 혁명교육(?)을 받는 아이들. 분명 그와의 마지막 만남을 예상한 ‘스무
막다른 골목에서 만나는 축제, <허공에의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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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선을 만났다. 놀랍게도 그는 그대로다. 수더분한 외모에서 어눌하지만 지적 결기가 느껴지는 말씨까지. 그를 10년 전에 한번 만났다. 이효인, 이정하들과 함께였을 것이다. 나는 간간이 그를 떠올리며 그의 근황을 궁금해했다. 좀더 정확하게 말하면, ‘과연 그도 변했을까’ 궁금해했다. 10년 동안 홍기선의 동료들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모두 변했다. 영화와 현실을 함께 고민하던 그들은 자본과 제휴하다 스스로 자본에 꿇어갔다.그 10년 동안 재벌자본과 투기자본과 유통자본이 차례로 한국 영화판을 쓸고 지나갔다. 한국영화는 양적으로 팽창했고 매출도 늘어났다. 사람들은 흔히 그걸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라 말한다. 그러나 르네상스란 한 예술장르가 얼마나 양적으로 팽창하고 얼마나 많은 매출을 올리는가를 말하는 게 아니다. 르네상스란 온갖 꽃들이 만개한 봄 들판처럼 온갖 예술적 시도들이 공존하는 것을 말한다. 모든 영화가 마케팅의 율법을 경배하며, 독립영화가 제도 상업영화의 예비 인력시장으로 투항한 한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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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랜만이다. <처녀들의 저녁식사> <깊은 슬픔> <블랙잭> 등 한해 동안 세편의 출연작이 개봉했던 97년도 벌써 먼 이야기다. 99년 박종원 감독의 <송어>에 출연한 이후 강수연은 4년 동안 스크린을 떠나 있었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2년간 SBS 드라마 <여인천하>에 출석도장을 찍는 일만으로도 하루하루가 여유롭지 못했을 것이다. 그가 다시 영화로 돌아왔다. <써클>에서 강수연은 살인용의자를 거침없이 주먹질하는 다혈질의 여검사 오현주로 등장한다.예의 그 쉽게 죽지 않는 센 기를 영화 속에서 발휘한 그는 기의 팔팔함만큼이나 세월의 흔적을 느끼기 어려운 앳된 얼굴과 경쾌한 발걸음으로 지난 11월6일 오후 시내 한 카페의 계단을 올라섰다. 그는 앉자마자 영화 얘기부터 꺼냈다. 맘에 썩 들지 않는 구석들도 거리낌없이 언급하는 그에게서 이 정도쯤이야 말해도 상관없을 거란 판단을 이미 끝낸 노련함이 먼저 전달됐
<써클>로 스크린에 돌아온 강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