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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 중산, 파주 운정, 용인 기흥, 다시 파주 교하…. 지난 몇해 동안 내가 산 곳들이다. 남보다 게으르게 살지 않았지만 일가친척을 다 뒤져 당장 돈 500만원 빌릴 데 없는 알량한 배경을 가진 내가 그런 형편인 건 그다지 이상한 일이 아니다. 한국은 단지 정직하게 일한다고 집을 마련하거나 돈을 모을 수 있는 사회가 아니다. 나는 사회주의자로서 예수를 좇는 사람으로서 내 그런 형편에 만족한다. 아내는 나와 열세해 동안 살면서 열세번 이사를 다녔다. 유랑 생활은 아무래도 여자쪽을 더 고단하게 만들지만 그는 불평하지 않는다. 남편을 공경하는 봉건적 여성이어서가 아니라, 집이야 오르면 다른 데로 옮기면 되고 돈이야 인간으로서 품위를 유지할 정도면 되지만, 같이 사는 인간이 돈이나 명예 따위에 자존심을 내주는 꼴은 볼 수 없어서다. 내가 개혁과 진보의 경계를 줄타기하는 잘 나가는 지식상품의 행보를 접을 때도 그는 당연한 일이라는 반응이었다.아내는 대화하는 걸 좋아한다. 대화할 때 아내는
풍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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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이 아름다움에 집착하는 이유는?건달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을 보고, 도망노예의 미학 사무라이를 떠올리다어느 날 당신이 노예로 팔려간다고 치자. 당신의 주인이 된 자는 포악한 지배자로 도저히 동의할 수 없는 인물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당신은 주인의 권력을 전복시킬 만한 힘이 없다. 이럴 경우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보통 사람들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이미 알고 있다. 주인 앞에서는 아부하고 돌아서기 무섭게 노예끼리 모여서 뒷담화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일상의 반복. 하지만, 이 이중적 태도를 몸에 밴 생활의 지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비열한 술수로 느끼는 자의식 강한 노예가 있다면 어떡할 것인가. 이중적 태도에 대한 자기검열의 고통을 겪지 않으면서 노예의 자리에서 온전한 삶을 살 수는 없는 것인가.이 난해한 문제를 인상적으로 해결한 두 종류의 인물이 있다. 흑인 노예 ‘엉클 톰’은 엄연히 존재하는 주인과 노예의 경계를 휴머니즘이란 지우개로 지워버렸다.
도망노예의 미학 사무라이를 떠올리다,<봄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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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하고 있고, 모두들 알고 있으면서도 입 밖에 내지 않는 게 있지.” 차가운 냉소를 감추며 이제 갓 소실로 입적할 한 풋내기 처녀에게 게임의 규칙을 한수 가르쳐주는 여주인공 조씨 부인의 말대로, 한때 대한민국에서는 ‘모두들 보고 있고, 모두들 만들면서도 모두들 못 본 척한’ 장르가 하나 있었다. 바로 토속 에로물. 1980년대 대표적인 인기를 누렸던 이 장르는 대개 두 종류의 내러티브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하나는 영화 <산딸기>나 <앵무새 몸으로 울었다>처럼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여자에 대한 환상으로, 전형적으로 산골 출신의 무지렁이인 그녀는 자신의 육체를 소유한 남자들을 따라 인생 유전을 거듭한다(놀랍게도 안소영이 주연한 영화, <산딸기>의 이야기 구조는 모니카 벨루치가 주연한 영화 <말레나>와 한치의 오차도 없는 동일한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다). 또 하나의 이야기 구조는 이들과는 반대로 아무나 가질 수 없는 여자에 대한 환상
탐미적 에로티시즘에서 피어난 조화,<스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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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초반쯤 세르게이 파라자노프는 한 친구에게 당시 자신이 느끼고 있던 참담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나는 이미 죽은 사람이나 다름없다네. 창작을 하지 않는다면 난 더이상 살아갈 수가 없어. 감옥에 있을 때에도 내 인생에는 나아갈 방향이란 게 있었지. 극복해야 할 현실이 있었으니까 말야. 지금의 나의 삶이란 건 죽음보다 못하다네.”파라자노프는 <잊혀진 조상들의 그림자>(1964)라는 독특한 아름다움을 풍기는 걸작을 가지고 세계 영화계를 깜짝 놀라게 만든 당대의 새로운 재능이었지만 소련이 봤을 때 그는 퇴폐적이고 초현실주의적이며 형식주의적인 영화, 한마디로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공식적인 창작 원칙과 위배되는 영화를 만드는 위험인물일 뿐이었다. 그래서 파라자노프의 다음 프로젝트가 될 시나리오들은 당국에 의해 연이어 거부당했고 오랜만에 완성된 차기작(<석류의 빛깔>, 1969)은 다른 사람에 의해 재편집된 형태로, 그것도 아주 제한적인 경로를 통해서만 공개될
이미지와 음악의 드라마트루기,<수람 요새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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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처녀 이레나는 4살 때 헤어진 오빠 폴과 조우한다. 이상하게 성적으로 접근하는 폴에게 영문도 모르는 채 불편함을 느끼던 그녀는 동물원 관리인 올리버와 사랑에 빠진다. 분노한 폴은 이레나에게 자신들이 지구상에 남아 있는 마지막 캣 피플이라며, 동족끼리만 짝짓기를 할 수 있다고 폭로한다. 인간과 섹스하면 표범으로 변하게 되고, 다시 인간으로 돌아오려면 상대방을 죽여야만 한다는 끔찍한 사실 앞에 이레나는 경악한다.걸작도 아니고 이른바 문제작도 아니지만 이상하게 오랫동안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 있는, 아주 개인적인 컬트의 제단 위에서 진정한 경배의 대상이 되는 특정영화들이 있다. 폴 슈레이더의 <캣 피플>이 그런 영화다. “날 죽이거나, 날 해방시켜줘.” 신화 혹은 악몽 속에서나 가능할 법한 치명적으로 불편한 러브스토리, 아름답고 날쌘 표범의 음험한 매혹, 육질의 느낌으로 끈적하게 휘감아 들어오는 비정상적인 쾌감. 80년대 인구에 회자되던 무시무시한 아름다움의 실체를 ‘무
에로틱 공포영화의 수작,<캣 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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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온 킹> 스페셜 버전은 DVD 타이틀의 모범적인 예로 기록될 만하다. 먼저 본편에는 5분가량의 새로운 시퀀스가 선보인다. 무파사의 비서인 자주가 전날 정글에서 벌어진 사건들을 속전속결로 브리핑하는 노래 <Morning Report>가 바로 그것. 각각의 캐릭터에 걸맞게 꾸며진 게임들, 그리고 삭제장면과 더불어 사장됐던 무수한 아이디어들이 ‘코끼리 무덤’이라는 위트있는 제목하에 선보인다. 뿐만 아니라 구약과 셰익스피어의 <햄릿>까지 참조했던 스토리 창작과정, 제작 초기단계에 2주간 아프리카의 케냐를 답사했던 자료사진과 촬영화면들, 아트디렉터의 상세한 해설, 뮤지컬 <라이온 킹>을 연출했던 줄리 테이모어와 함께하는 뮤지컬 버전 탐구, 엘튼 존과 한스 짐머의 음악해설 등 ‘<라이온 킹>의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이 장대한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무엇보다 월트 디즈니에서 극장용 사운드를 가정용 5.1 홈시어터 시스템에 맞도록 새롭게
상상 그 이상을 보여준다,<라이온 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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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두야! 학교 가자> KBS2TV 월·화 밤 10시KBS가〈대장금〉과 〈왕의 여자〉에 대적하기 위해서 집어든 카드는 ‘비’가(그리고 ‘빈’이) 나오는 코미디다. <상두야! 학교 가자>의 줄거리는 복잡하다. “상두의 옛 애인인 공효진의 남자친구인 이동건은 상두를 좋아하는 한 여자가 상두에게 상두의 딸이라고 말한 백혈병 걸린 아이의 담당의사 선생님….” 〈해피투게더〉에 출연한 비, 빈과 이동건이 〈상두야! 학교 가자〉에서 이동건의 역을 설명하는데 위와 같은 내용이 자막처리되어야만 했을 정도다.여기에 덧붙이자면 “상두에게 그의 딸이라고 말한 백혈병 걸린 아이의 엄마는 상두의 첫사랑이자 학교선생님인 공효진의 새어머니가 공효진의 아버지와 결혼하기 전 낳은 아이로 그 아이를 아버지 집 앞에 버려두고 온 뒤 못내 잊지 못하는 아이”가 사이드 스토리로 붙는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상두야! 학교 가자〉는 “상두(비)의 삼촌은 상두를 아이 잃은 부잣집 문 앞에다 놓아두고 가
상두가 왜 학교에 갔냐고?<상두야! 학교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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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향기가족끼리 절대해서는 안 되는 일 중 하나. 운전교습! 류승진 감독의 (35mm/ 2003년)는 아버지에게 운전교습을 시키는 아들을 묘사한다. 아버지의 연이은 실수에 아들은 짜증을 내고, 왜 그가 이제야 운전을 배우려 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아들은 아버지에 대한 측은지심을 버리지 못한다. 그래서 한번도 단둘이 여행을 한 적이 없는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여행을 권한다. 아버지는 낯설게 운전을 해 교외로 차를 몰지만, 차는 지방국도에서 멈춰서버린다. 도무지 말을 듣지 않는 자동차 앞에서 망연자실한 아버지를 뒤로 하고 어머니는 화사한 봄풍경을 응시한다. 어렵게 떠난 여행에서 둘은 그동안 맡아보지 못했던 향기로운 4월의 향기를 맛보는 것이다.하준원 감독의 <One Fine Day>(35mm/ 2003년)는 기묘한 분위기의 단편이다. 하루아침에 직장에서 내몰린 가장 H. 갈 곳 없는 H는 하루종일 집안에만 머물며, 줄넘기를 하거나 면도를 한다. 하지만 아내와 딸 모
[단편 · 독립영화] <4월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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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 125분출연 김승호, 최은희, 신영균, 한은진EBS 10월12일(일) 밤 11시<로맨스 그레이>라는 제목만 봐도 대강 영화의 내용이 중·장년의 사랑을 소재로 한 것이란 점은 짐작이 갈 것이다. 신상옥 감독 특별기획전 세 번째 영화인 1963년작 <로맨스 그레이>는 가족의 화합을 그린 가족드라마이다.두집 살림을 하는 두 중년 남성(교수인 김승호와 사장인 김희갑)은 본처들 몰래 젊은 술집 여자들을 만나기도 하면서 나름대로 ‘로맨스’(그레이)를 즐기지만 결국엔 본처들에게 들켜 혼쭐이 난다. 그러나 술집 여자들은 그들 가정의 행복을 지켜주기 위해 종적을 감추고 남편들은 지난날의 탈선을 반성하면서 가정으로 돌아가 화합을 이룬다는 내용이다.1960년대 초반, 한국영화는 이런 유의 통속 가족드라마가 꽤 많이 만들어졌다. 이 영화의 전작인 <로맨스 빠빠>(1960)- 이 영화는 신성일의 앳된 모습을 볼 수 있는 그의 데뷔작이기도 하다-, 이형표 감독의
댁의 남편은 안녕하십니까,<로맨스 그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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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Boum, 1981년
SBS 10월10일(금) 밤 12시55분
감독 : 클로드 피노트
출연 : 소피 마르소
클로드 블라소
각본 : 다니엘라 톰슨,클로드 피노트
촬영 : 에드몬드 세캉
음악 : 블라디미르 코즈마
편집 : 마리-죠셉 요요뜨
미술 : 자크 브누아
소녀 빅은 파리로 전학하여 새학기를 맞이한다. 빅은 외동딸로 겉으로는 행복해 보이는 가정을 가지고 있다. 전학한 학교에서 페네로프와 친해진 빅은 파티에 초대된다. 부모님의 반대를 무시하고 파티에 참석해 마티유라는 핸섬한 남학생을 만난다. 그러나 마티유가 리디어와 교제한다는 말을 듣고 상심해 푸펫트 할머니에게 상의한다. 할머니는 빅에게 마티유로부터 질투심을 갖게 하라는 충고를 하고, 빅은 롤러장에 자신을 데리러온 아버지와 애인인 척 행동한다.
[주말 TV] 라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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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감독 안진우출연 이정재 MBC 10월11일(토) 밤 11시10분
기상 캐스터 진수는 교통사고를 당한다. 부분기억상실증 때문에 너무나 사랑한다는 ‘그녀’가 생각나지 않는다. 진수는 대학 친구였던 연희에게 도움을 청한다. 연희야말로 상처뿐인 옛사랑의 시간을 다 잊어버리고 싶은 심정이지만, 친구를 위해 지난 기억을 되새겨보기로 한다. 만남이 거듭될수록 진수와 연희는 서로에게 끌린다. 연희는 진수에 대한 감정을 애써 누른 채 진수의 연인을 찾아주려 애쓰지만 진수는 새로운 사랑을 위해 과거와 단절하려고 한다. 예쁜 멜로영화.
[주말 TV] 오버 더 레인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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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작은 아씨들,재회하다Crimes of the Heart 1986년 감독 브루스 베레스포드 출연 다이앤 키튼 EBS 10월12일(일) 낮 2시다이앤 키튼은 배우 겸 감독이다. <지금은 통화중>(2000)은 그녀가 직접 감독한 영화다. <지금은 통화중>은 멕 라이언, 리사 커드로우 등이 출연한 전형적인 가족드라마였다. 어느 심술궂은 아버지와 세상 사느라 가족문제에 무심한 자매들의 이야기였던 것. <마음의 범죄>는 어쩌면 <지금은 통화중>의 전편에 해당하는 작품이 될지 모른다. 가까우면서 어느새 서로 마음이 멀어져버린 세 자매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으니까.<마음의 범죄>는 브루스 베레스포드 감독작이다. 그는 호주 출신이다. 호주에서 할리우드로 건너가 연출활동을 했다. 돌이켜보면 할리우드영화의 유연성은 감탄스러운 점이 있다. 미국 영화사 초기부터 할리우드 영화제작사는 해외 연출자들을 영입하길 꺼리지 않았다. 히치콕이나 프리츠 랑
브루스 베레스포드 감독의 <마음의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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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도 가지가지다. 고기다이어트, 포도다이어트말고도 이른바 ‘초고당도 다이어트’가 존재한다. 믿을 수 없겠지만 우마 서먼이 이 다이어트로 체중 감량에 성공했다. 연하의 배우 에단 호크와 결혼한 뒤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버린 우마 서먼은, 쿠엔틴 타란티노의 신작 <킬 빌>에 출연하기 위해 6주 동안 오직 아이스크림과 초콜릿, 푸딩만 먹었다고 한다. 그 결과 25파운드의 살이 그에게서 소리없이 빠져나갔다. 본인 왈, “내가 먹고 싶은 디저트는 다 먹으면서 살을 뺐다. 대신 다른 건 아무것도 안 먹었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우마 서먼을 주연으로 캐스팅하기 위해 둘째아이의 출산과 다이어트 기간을 합쳐 12개월을 기다렸다고 한다.
우마 서먼, <킬 빌> 출연 위해 초고당도 다이어트로 체중 감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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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슨의 청춘일기>의 여주인공 케이티 홈즈가 신분 상승을 눈앞에 두고 있다. 포레스트 휘태커가 연출하게 될 영화 <대통령의 딸들>에서 주연을 맡게 된 것. 이십세기 폭스가 제작할 이 영화는 내년 1월 첫주부터 촬영에 들어간다. 흥미롭게도 워너브러더스가 아주 흡사한 영화를 준비 중이다. 제목은 미정이지만 반항적인 대통령 딸이 평범한 삶과 사랑을 꿈꾸다가 비밀요원과 사랑에 빠진다는 줄거리가 거의 똑같다. 촬영시기도 같다. 워너쪽의 여주인공은 팝가수이자 <워크 투 리멤버>의 히로인이었던 맨디 무어. 폭스 관계자는 “저쪽은 싸구려 버전”이라며 비난을 서슴지 않았고 워너쪽은 “두 영화가 완전 다를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케이티 홈즈, <대통령의 딸들>에서 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