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렌 와이즈만은 SF·게임 중독자?9월 중순 미국에서 예상치 못한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던 <언더월드>의 감독 렌 와이즈만은 아주 특이한 경력을 가진 감독이다. 이 영화를 감독하기 이전의 필모그래피라고는 <스타게이트> <고질라> <맨 인 블랙> <인디펜던스 데이> 등에서 소품담당을 했던 것이 전부였기 때문. 그나마 IMDB에는 <스타게이트>와 <인디펜던스 데이>의 소품 보조로만 올라와 있어, 다른 영화들에서 그의 역할이 얼마나 미약했는지를 짐작하게 해준다. 그래서 언뜻 생각하면, 뭘 보고 그에게 이런 영화의 연출을 맡겼을까 의아해할 정도다. 하지만 그는 광고와 뮤직비디오 업계에서 연출력을 충분히 인정받은 인물이다. 소니(플레이 스테이션), 타임워너, 오라클, 인텔 등 세계적인 기업의 광고를 만들었고, 정상급 아티스트들의 뮤직비디오를 감독해 MTV 뮤직비디오 어워드 등에 후보로 오르기도 했었던 것이다.그런 그
표절 시비 말린 <언더월드>
-
노동이란 겉보기에 근사한 한두 가지 의미나 기쁨을 위해서 백여 가지 견마지로를 수행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매체를 만드는 일도 예외가 아닌데 이번주에는 견마지로를 하는 동안 여러 번의 기쁜 일이 있었다.그중에서도 영화를 통해서 마음과 관계를 치유해보자는 정성어린 제안, 이재용 감독과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내면에 대한 진솔하고 진심어린 소개를 접하는 기쁨은 청명하고 깊다. 기력이 쇠한 몸이 기름기 없이 맑은 고급 음식을 접한 듯한 쾌감과 통한다.이들 감독 혹은 필자들의 태도는 ‘이질적인 것에 대한 관조와 연민’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분야와 직능을 막론하고 문화라는 이름으로 진심을 다해 무언가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가만히 귀기울이면, 그 수많은 이야기들은 하나의 메시지로 모아진다. 그것은 바로 승인된 문화 규범의 바깥에 있는 이질성이나 불일치를 인정하자는 것이다. 리오타르의 표현을 빌리면 우리가 지키려고 노력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은 ‘화합할 수 없음’ 자체다.이런 가치를
쿨한 관조자들
-
부산에서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국제영화제 개막 이틀째 되는 날이다. 개막 당일 수영만은 한국 가을날씨의 매력을 유감없이 뽐내는 저녁 바닷바람 속에 성황을 이뤘다. 확실히 축제는 단조로운 일상과 노동의 리듬을 일탈하고 궁극적으로는 보완하는 생활의 악센트다.올해는 부산영화제가 해운대 시대로 전환하는 원년이라고 기록될 것이다. 국제적으로 명망있는 영화제들이 거의 예외없이 쾌적한 휴양 기능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은 부산영화제에도 시사하는 바가 큰데, 영화제 전용공간이 착공되는 2005년이면 멀티플렉스를 포함하는 안정적인 상영관 인프라, 배후의 고급 숙박시설 등과 더불어 영화제가 제2의 도약기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그런데 이러한 공간상의 변동과 더불어 미묘하지만 중요한 변화가 동시에 감지된다. 남포동의 좁은 광장을 송곳 꽂을 데도 없이 가득 메우며 스타를 향해 꺅꺅 환호하던 예의 팬덤을 어떤 이는 세계 어디에도 없는 젊은 영화 열기라고 불렀지만, 무언가 결핍에서 기인한 극단적인 열
영화제의 미래
-
춤바람 난 한 남자의 전설 같은 이야기를 다룬 영화<바람의 전설>(감독_박정우)이 대관령 삼양목장에서 크랭크 인 했다.
약 닷새 동안 강원도 대관령 삼양 목장을 필두로 태백시 철암의 선탄장, 흥국사, 고성군 대진항 방파제 등지를 돌면서 진행된 이번 첫 촬영은 사교댄스를 배우게 된 주인공 풍식이 전국의 춤의 고수들을 찾아다니며 본격적으로 춤을 완성시키는 내용이다.
영화<바람의 전설>은 ‘사교댄스’라는 이색적인 소재와 이성재의 춤꾼 연기 변신과 박솔미의 스크린 데뷔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바람의 전설>은 1월 말까지 촬영이 진행되고 내년 봄 극장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이성재 주연의 <바람의 전설> 크랭크 인
-
-
‘돌아온 터미네이터’가 ‘희망의 땅’ 캘리포니아를 접수했다. 배우 출신으론 1966년 로널드 레이건이 캘리포니아주 지사로 당선된 뒤 두번째다. 오스트리아 출신으로 47년 미국에 이민간 아널드 슈워제네거(56)는 70년대 숱한 보디빌딩 대회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날린 뒤 최정상의 액션배우로, 이번엔 정치인으로 변신하는데 성공했다.
그는 이번에 철저하게 할리우드 방식으로 선거에 임했다. 주지사 출마선언을 8월6일 〈에이비시방송〉의 ‘제이 리노 투나잇쇼’에서 발표해 미국 전역을 깜짝 놀라게 했다. 선거 초반 상한가를 치던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자 9월 중순엔 역시 가장 인기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인 〈오프라 윈프리 쇼〉에 아내와 함께 출연했다. 공정성 시비는 있었지만, 여성들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이 토크쇼 출연과 맞물리며 그의 지지율은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다. 그는 대신 후보들간의 텔레비전 토론엔 단 한차례만 응했다. 자신이 출연한 영화도 최대한 선거전에 활용했다. 유세 때마다 “터미네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주 지사 당선
-
지난 주말 부산. <마이니치신문>을 포함해 대여섯 명의 일본 기자들이 모여 뭔가 의논하다가 지나가는 기자를 붙잡고 물었다. “배용준 인터뷰 어떻게 할 수 있어요”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의 열기는 대단했다. 들리는 바로는 일본 최대 방송국에서 배용준 단독 인터뷰를 신청했지만, 거절당했다는 후문.극장가의 반응은 더욱 폭발적이었다. 개봉날인 2일(목)부터 전국관객숫자가 100만명을 훌쩍 넘고, 서울관객을 기준으로 한 주말 박스오피스에서도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스마트한 할리우드 영화 <이탈리안 잡>과 블록버스터 는 <스캔들…>과 큰 차이로 2~3위권을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스캔들’의 불씨를 꺼뜨릴 영화는 17일 개봉하는 <황산벌> 이전까진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이번주 개봉작 가운데도 맥스무비나 인터파크 등 주요사이트에서 <스캔들…>은 70%대의 높은 예매율을 보이고 있다. 그 뒤를 이
조선 남녀의 ‘스캔들’ 폭발적 반응
-
<풍운>, <중화영웅>으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는 홍콩 스타 정이건(36ㆍ鄭伊健)이 영화 <쌍웅>의 홍보를 위해 내한해 8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밤색 재킷과 흰 색 티셔츠 차림으로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정이젠은 "우선 예쁘게 잘 지어진 공항이 인상적"이라며 "한국 팬들을 다시 만나 기쁘다"고 방한 소감을 밝혔다. 정이건은 회견 내내 웃는 얼굴로 농담을 섞어가며 질문에 대답했으며 기자들에게 한국의 영화 촬영장 분위기에 대해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이번 방한은 1999년 <중화영웅> 홍보차 처음 한국을 찾은 이후 네 번째. 그동안 '국내 신인그룹 ESP의 뮤직비디오와 삼성전자 애니콜의 중국판 CF 촬영 목적으로 한국을 찾은 바 있다.
10일 개봉하는 <쌍웅> 살인 혐의로 수감중인 최면술사(여명ㆍ黎明)와 경찰 내부 관리의 사건을 수사하던 강력반 형사(정이건)가 힘을 합쳐 음모에 맞서 싸운다는 내
[인터뷰] 영화 <쌍웅>의 정이건
-
8일 오후 부산 수영만의 부산시네마테크에서는 10일 제8회 부산국제영화제의 폐막식을 장식할 <아카시아>(제작 다다필름ㆍ아름다운영화사)가 기자들에게 미리 선보였다.<여고괴담>과 <비밀>의 박기형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아카시아>는 아카시아 나무를 소재로 입양과 모성의 문제를 공포와 추리라는 두 축으로 엮어낸 작품. 베테랑 여배우 심혜진과 연극배우 출신의 김진근이 주연을 맡았다.시사회에 이어 진행된 기자회견에서는 감독의 연출 의도와 영화적 장치를 묻는 질문이 많이 나왔으며 배우의 작품 선택 이유 대한 궁금증도 쏟아졌다. 박기형 감독은 "한국영화뿐 아니라 아시아 영화 전체에 큰 힘이 되고 있는 부산영화제의 폐막작으로 초대해 감사를 드린다"며 주최측에 고마움을 표시했다.심혜진은 "5년 만의 스크린 복귀여서 떨린다"면서 마치 신인으로 돌아온 것처럼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으며, 김진근은 "데뷔작이나 다름없는 영화로 모든 배우들이 소망하는 자리에 앉
부산영화제 폐막작 <아카시아> 기자회견
-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노래> 감독 가이 매딘“나는 거짓말을 많이 하기로 소문난 감독입니다” 가이 매딘은 7일날 있었던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노래>의 첫 상영에 앞서 관객들을 향해 그렇게 농담을 던졌다. 하지만 완전히 농담은 아닐 것이다. 그의 영화는 거친 흑백과 극단의 컬러와 번지는 화면으로 본다는 것의 황홀을 가져다주며 관객을 몽유병자로 만들어 버린다. 가이 매딘은 훌륭한 이야기꾼이기 때문에 거짓말쟁이인 것이다. 장난기 넘치는 덩치 큰 개구쟁이일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가이 매딘은 진지했고 섬세했다. 하지만 가려서 들으실 것. 이야기꾼은 이야기를 잘하는 법이다.은행출납계원, 페인트공이라는 평범한 직업에서 영화감독으로 인생의 항로를 바꾸게 된 계기는 나로서 페인트공이라는 직업은 삶에 대한 게으른 접근이었다. 나는 표면적인 것들만 손보는 것이었지, 구조적인 문제를 손보지는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허물어진 집이 있으면 한 몇 년 동안만 보기 좋게 만들 뿐이었다
[Interview 2] “사람은 망각하기 때문에 살수 있는 존재”
-
아시아 영화인상 수상식올해 처음 제정된 아시아 영화인상 수상자에 모흐센 바흐말바프 감독(사진)이 선정됐다. 8일 저녁 7시 그랜드 호텔 볼룸에서 거행된 시상식에는 수장자인 모흐센 감독과 딸 하나, <오사마>의 감독 세디그 바르막과 배우 마리나 골바하리가 나란히 수상대에 섰다. 시상식이 있기 전 감독의 생애를 담은 짤막한 다큐멘터리가 상영됐으며, 이후 김동호 위원장이 나와 지난 한 해 아시아 영화산업과 문화의 발전에 있어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보인 아시아 영화인으로서 모흐센 감독을 선정하게 된 개요를 설명했다. 모흐센 감독은 “무엇보다 배우 마리나에게 감사한다. 그는 이 영화에 출연하기 전, 영화를 단 한번도 본 적 없으나, 지금은 영화 제작자가 되겠다는 꿈을 가지게 됐다. 미래엔 이 자리에 그가 섰음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자리에는 국내외 기자 40여명과 뉴커런츠 심사위원단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파로허저드 시 낭송회10월8일 오전11시 메가박스10관에서 포루흐 파로
PIFF 2003 단신들(8일째)
-
학술세미나 ‘법과 영화’,제한상영 등급 문제 등 주제발표법적 분쟁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한국영화의 이슈들을 검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10월8일 오후 3시 해운대 메가박스 10관에서 열린 학술세미나 ‘법과 영화’는 표현의 자유 훼손, 저작권 침해 등의 최근 사례를 살피고, 이에 대한 합리적 해결방안을 도출하자는 취지의 행사였다. 영산대학교가 주최하고 영화제 조직위가 후원한 이 세미나에는 200여명이 넘는 이들이 몰렸고, 열띤 논의는 예정시간을 넘겨 2시간 가까이 진행됐다.첫번째 주제 발표에 나선 한위수 헌법재판소 부장판사는 제한상영관이 없는 현실에서 심의기구가 제한등급을 부여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 등에서도 성인전용관을 운영하는 사례를 참고할 때 “제한상영 등급이 그 자체로 위헌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홍승기 변호사는 “제한상영 등급의 경우 광고와 비디오 물 출시 금지 등의 규제는 지나치다”고, 임순례 감독은 “성인물은 대부분
영화도 찍고 법도 지키려면?
-
무술감독 정두홍-<옹박> 배우 토니 자 대담“아니…. 이게 뭐야!” 한국을 대표하는 무술감독 정두홍은 최근 한 불법복제 VCD를 보고 흥분에 휩싸였다. 그 영화는 바로 타이의 프라차야 핀카엡 감독이 만든 <옹박>이다. ‘NO 와이어, NO CG’를 표방하는 이 영화는 신인 액션배우 토니 자의 원맨쇼라 할 만하다. 그는 이 영화에서 중력의 법칙을 무시하고 공중을 붕붕 날아다니고, 원숭이처럼 나무를 자유자재로 타며, 무시무시하게 빠른 연속 발차기를 보여준다. 스피드, 파워, 유연성이라는 3박자를 한 몸에 갖춘 배우가 와이어와 CG의 몫까지 담당하며 아주 새롭고 진기한 액션을 펼치는 것이다. 바로 그 문제의 주인공 토니 자가 10월8일 <옹박> 상영에 맞춰 자비를 들여 부산영화제에 찾아왔다. 정두홍 감독이 그와의 만남을 자청한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정두홍: 나는 당신의 액션을 보고 깜짝 놀랐다. 정말이지 반세기에 한명 나올까 말까한 사람이다. 한 마디로
[Special] “스타가 된 것보다 무에타이를 알린 게 좋다”
-
해외 게스트 37인이 꼽은가장 흥미로운 한국영화 <바람난 가족>해외 게스트들이 가장 흥미있게 본 한국 영화는 <바람난 가족>과 <살인의 추억>으로 조사됐다. 외신 기자와 PPP 관련 게스트, 감독 서른 일곱명에게 던진 “영화제 기간 가장 흥미있었던 한국 영화는 무엇인가?”란 질문에 위와 같은 대답이 나왔다.<바람난 가족>을 꼽은 게스트는 도빌 영화제 프로그래머인 제롬 라세르, 영국 일간지 <더 인디펜던트>의 로저 클락, <더 재팬 타임즈>의 필립 브레조, 다큐멘터리 감독 나이젤 사비오사, 독일 시네마테크 라이프치히 매니저 마크 지그문트 등 모두 21명. <살인의 추억>을 꼽은 16명의 게스트는 <만경대 학생 소년 궁전>의 유니 호카넨 감독, 이탈리아의 한국 영화 전문 웹사이트 ‘cinemacoreano’의 기자 데이빗 카짜로, 로이터 통신사의 에드워드 데이비스, 주한 프랑스 대사관 멀티미디어 담당관
흥미로운 영화?<바람난 가족> BEST!(+English)
-
월드 시네마/ 오스트리아/ 2003년/ 113분감독 미카엘 하네케/ 밤 8시 메가박스6관프랑스 언론이 분석한 올해 칸영화제 상영작의 경향 중 하나는 ‘자의적으로 해석해야 하는, 모호한 열린 결말의 영화들’이었다. <늑대의 시간>에 대한 해석이 분분했던 것을 두고 ‘열쇠는 내게 없다’며 물러선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퉁명스런 답이 힌트가 된 것이다. 인간의 어둡고 은밀한 욕망과 야만성을 극한까지 밀어붙여 관객을 충격에 빠뜨리곤 했던 미카엘 하네케(<퍼니 게임><피아니스트>)는 이번엔 그 인간들이 모여 일궈낸 역사와 미래로 눈을 돌렸다.<늑대의 시간>은 모호한 시공간 속에서 탈출을 기도하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다. 주말 여행을 떠난 안나의 가족은 별장에서 낯선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느닷없는 총격에 남편을 잃은 안나는 아이들과 필사의 탈출을 벌이지만, 가도 가도 숲은 끝나지 않는다. 안나는 한 무리의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 역시 탈출을 모색하고
[CineChoice 3] <늑대의 시간(Le Temps du Lo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