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초에 아버지와 딸이 있었다
우주적 재난영화 시리즈 가운데 가장 최근작인 미미 레더의 <딥 임팩트>사진에서 실제적 사물은 지구와 충돌해 모든 생명체를 2년 동안 절멸시켜버릴 거대한 혜성이다. 영화 마지막에 이르러 지구는 핵무기를 싣고서 혜성으로 향한 우주비행사들의 영웅적 자살 행위 덕분에 구원받고, 오직 혜성의 한 조각만이 뉴욕 동부 해안에 떨어지게 된다. 이로 인해 수백 야드나 되는 거대한 해일이 뉴욕, 워싱턴을 포함한 미국의 북동 해안 전체를 물에 잠기게 한다. 또한 이 혜성은 예상치 못했던 커플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젊고, 명백히 신경증적이며, 성적으로 비활동적인 TV리포터와 어머니와 이혼하고, 딸과 동갑인 젊은 여자와 결혼한 그녀의 아버지가 바로 그 예상치 못했던 커플을 이룬다.
이 영화는 확실히 전(proto)-근친적인 부녀관계에 대한 드라마이다. 애인이 없고, 아버지에 대해 외상적으로 고착되었으며 아버지의 재혼에 당황해하며, 자신의 동갑내기인 여성 때문에 자
슬라보예 지젝 특별기고 [3] - 최초에 아버지와 딸이 있었다
-
‘바위산’, 실종이 아니라 해방의 영역
물론 정신분석의 관점에서 특히나 흥미로운 부분은 (엄밀히 말해 그 자체로 무성적인) 이 실제적 사물은 본질적으로 성적 차이와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다. 피터 위어의 <행잉록에서의 소풍>(사진)에서 나오는 북부 멜버른의 거대한 화산암은 그러한 실제적 사물의 또 다른 버전인가?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통상의 사회 규약들이 다소 유예되는 금지된 영역인 이 장소에 들어서는 순간, 성적 향유의 외설적 비밀들에 접근할 수 있는가?
<행잉록에서의 소풍>은 1900년 2월14일 밸런타인데이에 멜버른 북부의 상류층 학교인 애플야드의 여학생들이 고대 화산암으로 이루어진 천연 경관인 행잉록으로 소풍을 떠나며 벌어진 기이한 사건에 초점을 맞춘다(이러한 사실 자체가 미스터리의 첫째 요소가 된다. 비록 이 영화가 실제로 일어났던 신비한 실종사건에 기반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렇다는 주장에 대한 아무런 근거도 없다. 실상 아무런 근거도 없이 어
슬라보예 지젝 특별기고 [2] - 내부로부터 온 괴물
-
◆2003 최악의 영화는 <질리>
벤 애플렉과 제니퍼 로페즈가 주연한 <질리>가 2003년 최악의 영화에 뽑힐 전망이다. 매년 최악의 영화를 선정하는 골든 래즈베리 어워드 후보작 발표 결과 <질리>가 최다 9개 부문 후보로 오른 것. 마이크 마이어스의 <더 캣>과 미국 아이돌 스타가 출연한 <프롬 저스틴 투 켈리>도 각각 8개 부문에 이름을 올리는 불명예를 안았다. 수상작은 아카데미 시상식 전날인 2월28일에 발표된다.
◆픽사, 디즈니와 관계 청산
<토이 스토리> 시리즈, <몬스터 주식회사> <니모를 찾아서>의 제작사 픽사가 10개월간의 협상 끝에 현재 계약이 만료하는 내년까지만 디즈니와의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1월29일 발표했다. 이로써 5편의 애니메이션으로 세계 박스오피스에서 25억 이상 수익을 올린 픽사의 새로운 동업자가 되기를 원하는 스튜디오들의 행보는 바빠질 전망이다. &l
[해외단신] 2003 최악의 영화는 <질리> 外
-
<생활의 발견> 프랑스와 일본에서 개봉
홍상수 감독의 <생활의 발견>(사진)이 프랑스와 일본에서 개봉했다. 홍상수 감독의 신작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공동투자사 MK2는 <생활의 발견>을 1월28일 파리 5개관을 포함해 전국 8개 도시 13개관에 배급했다. <생활의 발견>은 일본에서는 1월31일 도쿄에서 단관개봉했다.
CGV 지난해 1800억원 매출
멀티플렉스 체인 CJ CGV(주)가 2003년에 26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해 18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이는 2002년에 비해 관객 수로는 30%, 매출액으로는 400억원 증가한 수치. CGV는 17개 지점 136개 스크린으로 규모가 늘어났고, 주5일근무제가 정착되면서 매출이 증대했다고 한해 결과를 자체분석했다. CGV는 올해 CGV용산11과 CGV창원6을 비롯하여 23개 지점 182개관까지 규모를 늘려갈 계획이다.
일본영화 테마영화제
시네마테크 부산이 2월과
[국내단신] <생활의 발견> 프랑스와 일본에서 개봉 외
-
-
“사드와 함께 칸트를!” 이 라캉의 공식을 능수능란하게 유용하는 스타 이론가 슬라보예 지젝, 그가 난해하지만 귀한 글 한편을 <씨네21>로 보내왔다. 그는 이 글에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액션영화 <딥 임팩트>에서 타르코프스키의 예술영화 <솔라리스>에 이르기까지 도저히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그 텍스트들을 ‘실제적 사물’의 출현 방식을 따라 관통해 나아가면서 ‘타르코프스키와 함께 라캉을!’이라고 외친다. 쉬운 길은 아니지만, 입문해보자. 자, 흥미진진한 기대로 지젝과 함께 영화를!
(이 글은 영어로 쓰여졌으며, 저자 자신이 붙인 The Thing from the Inner Space라는 제목 이외의 부제와 중제는 <씨네21> 편집부에서 작성한 것이다.)
편집자
슬라보예 지젝 I 문화이론가
우리 자신의 일부로서의 사물 - 왜 아무것도 없지 않고 무언가 존재하는가?
자크 라캉은 ‘정신분석의 윤리’라는 세미나(1959∼60)를 진행하며 예술
슬라보예 지젝 특별기고 [1] - SF호러영화의 괴물은 우리 자신이다
-
6일 개봉하는 <태극기 휘날리며>가 국내 영화사상 가장 많은 전국 440개 스크린에서 동시 개봉한다고 배급사 쇼이스트가 밝혔다. 이는 전국 극장연합회 기준 전국 1천 271개 스크린 중 34.6%에 해당한다. 이전까지 최다 규모로 개봉된 영화는 지난해 12월 415개 스크린에서 선보인 <반지의 제왕3:왕의 귀환>. 최근 흥행 기록을 경신해 가고 있는 <실미도>의 경우 300개 스크린에서 개봉해 380개까지 스크린 수를 늘린 바 있다.
장동건, 원빈, 이은주 주연의 <태극기 휘날리며>는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두 형제의 운명을 그린 영화로, 순수 제작비만 147억원이 투입된 대작이다.(서울=연합뉴스)
<태극기 휘날리며> 사상 최다 스크린 개봉
-
'실미도 사건'의 실제 생존자가 일반인과 직접 만나 실미도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마련된다. 서울 신촌의 아트레온 극장에 위치한 커뮤니티 모임 공간 토즈는 5일 오후 7시 20분 '실미도 사건'의 실제 생존자 중 한 명인 양동수(53)씨를 초청해 대화 모임을 개최한다. 당시 북파 공작원 684부대에 기간병(상병)으로 근무했던 양씨는 사건 당일 목관통 총상을 입은바 있으며 현재는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재직중이다.
"다시는 이러한 역사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참석을 결정했다"고 밝힌 양씨는 이날 간담회에서 당시의 경험을 참석자에게 들려주고 영화의 내용과 실제 사건 사이의 차이점을 밝힐 예정이다.
토즈 관계자는 "<실미도>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실제와 영화의 차이가 무엇인지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이같은 행사를 계획하게 됐다"고 밝혔다.(서울=연합뉴스)
실미도 생존자 일반인과 첫 만남
-
재일동포 영화감독 최양일(崔洋一.54)씨가 오는 10일 제58회 마이니치(每日) 영화 콩쿠르 감독상을 수상한다. 최 감독은 동명 원작만화 <형무소의 안>을 스크린으로 옮기면서 남자 형무소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일들을 섬세하게 앵글에 담았다. 리얼한 인물묘사가 뛰어났다는 평가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야마사키 쓰토무 등 일본의 유명 배우가 출연한 이 영화는 지난 2002년 12월 개봉됐으나, 상업적으로는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한 편이었다.
최 감독은 지난 1993년에도 마이니치 영화 콩쿠르에서 <달은 어디서 뜨는가>라는 작품으로 각본상을 수상했으며, 당시 이 작품은 대상인 작품상을 차지했다. 마이니치 신문측은 "마이니치 콩쿠르 영화상은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상으로, 일본 영화의 부흥을 목적으로 매년 우수 작품과 감독에 대해 시상을 해오고 있다"고 밝혔다.(서울=연합뉴스)
재일동포 최양일 감독, 마이니치 콩쿠르 영화상 수상
-
한국 영화계의 거장 임권택 감독의 대표작 15편이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서 상영된다. 뉴욕주 한국문화원(원장 박양우)은 MOMA와 공동 주최로 5일부터 27일까지 임권택 감독 회고전을 개최한다고 4일 밝혔다. 이 회고전에서는 안성기, 오정해, 정경순 등이 주연한 <축제>를 시작으로 칸 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취화선>, 모스크바 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작 <아제 아제 바라 아제>, 몬트리올 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작 <아다다> 등 임 감독의 작품 15편이 상영된다.
1928년 설립된 MOMA는 지난 93년 `한국 영화 10년'이라는 주제로 임 감독의 <서편제> 등을 선보이며 한국 영화를 미국에 알리기 시작했고 96년 신상옥, 임권택, 유현목 감독의 작품을, 2002년 3월에는 신상옥 감독의 작품을 각각 소개했다.
뉴욕 현대미술관 임권택 감독 회고전
-
1961년 흑백 117분감독 유현목출연 김진규, 최무룡, 문정숙, 서애자EBS 2월8일(일) 밤 11시제7회 샌프란시스코영화제 출품한국 영화사 최고의 작품을 꼽을 때 이견없이 대다수 사람들의 의견이 일치하는 영화가 있다. 바로 유현목 감독의 <오발탄>이다. 이번주는 ‘유현목 특별회고전’ 두 번째 시간으로 더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최고의 영화 <오발탄>을 방영한다. 병상에 누워 있는 노모가 제트기의 폭음 환청에 시달릴 때마다 놀란 듯 벌떡 일어나서 “가자, 가자”를 외치는 장면이 너무도 유명한 이 작품은 이범선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전쟁의 상흔이 가시지 않은 자유당 정권 말기에 사람들은 빈곤에 허덕이고, 부정과 부패가 만연했던 암울했던 시대를 그리고 있는 원작을 읽고 유현목 감독은 동시대적 사명감에 영화를 만들 결심을 했다고 한다. 자유당 말기에 촬영을 시작했지만 제작비 부족 등으로 촬영 중단을 거듭하다가 4월혁명을 겪고 13개월 만에 영화는 완성되어 1
암울의 시대가 만들어낸 빛나는 걸작, <오발탄>
-
퍼플 스톰 1999년감독 진덕삼 출연 조앤 첸SBS 2월6일(금) 밤 12시55분<신투첩영>의 진덕삼 감독이 만든 액션물. 캄보디아의 좌익 테러리스트 집단은 최종 임무를 완성하기 위해 혁명전사 토드와 그의 아내를 홍콩으로 파견한다. 북한이 홍콩으로 이송 중이던 강력한 생화학무기 ‘퍼플 스톰’을 탈취하기 위한 것. 이 폭탄은 인간의 근육을 마비시키고, 혈관을 역류시켜 순식간에 사람을 죽이는 무서운 살인무기이다. 하지만 토드는 무기 탈취에 실패한다.투캅스3 1998년감독 김상진 출연 김보성SBS 2월8일(일) 밤 11시45분<광복절특사>의 김상진 감독작. 이 형사도 어느새 고참이 되어 새로운 파트너를 맞게 되었다. 신참 역시 자신처럼 경찰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한 재원 중의 재원이다. 게다가 남자도 아닌 여자. 여자라고 험한 일에서 빼주려는 고참의 배려를 무시하고, 현장으로 달려드는 최 형사가 이 형사에겐 부담스럽다. 정의수호를 위해 경찰이 된 최 형사는 여자라는 이
[주말TV] 퍼플 스톰 / 투캅스3
-
Apt Pupil 1998년감독 브라이언 싱어출연 이안 매켈런EBS 2월7일(토) 밤 10시영화 원제보다 국내 소개명이 근사한 경우도 있다. ‘Apt Pupil’(영민한 학생)이라는 밋밋한 제목이 <죽음보다 무서운 비밀>로 둔갑한 것도 하나의 예가 되겠다. 은밀하게 비밀을 공유하는 어느 노인과 소년. 이들의 관계를 들여다보는 것은 어느 정도 관객 스스로 그들의 음모에 몸소 가담하는 과정이 되기도 한다.고등학생 토드 보우덴은 역사시간에 배운 유대인 대학살에 대해 궁금한 점이 많다. 공부를 하기 위해 인터넷을 찾고 유대인 대학살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된다. 그리고 우연히 사진 속의 나치 친위대원이 버스에서 우연히 마주친 이웃집 할아버지 커트와 닮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커트는 세계대전 중 나치였던 것. 토드는 커트를 경찰에 신고하지 않는 대신 유대인 대학살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을 말해달라는 제안을 한다. <죽음보다 무서운 비밀>의 내용이 어딘가 낯설지 않다는 느낌이
지루함과 섬뜩함 그 사이, <죽음보다 무서운 비밀>
-
화려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우리 앞에 드러나는 것으로는 바다 속 깊은 곳에 살고 있는 강장동물류만한 것이 없을 것이다. 저 오색찬란한 산호를 보라. 그 어둡고 깜깜한 곳에서 어떻게 그런 순색의 조화를 만들어 살고 있는가? 빛을 비추고 카메라를 들이대어서야 그들은 어둠 속에서 제 색을 내뿜는다. 그 가운데에서도 촉수를 세우고 닿는 물건이면 무엇이든 빨아들이는 말미잘의 화려한 위용이야말로 섬뜩하게 저려오는 통각을 우리에게 선사한다.<천국의 계단>을 보았다. 천국에 가는 서로 다른 방법들을 보여준다던 네명의 연인들은 계속해서 숨바꼭질과 술래잡기를 하고 잡힐 듯 말 듯한 아슬아슬한 순간들로 애간장을 태운다. 정서(최지우)의 기억 상실은 송주(권상우)의 피를 말리고 태화(신현준)의 잠적은 정서의 연민을 자극한다. 송주가 자신을 사랑하고 지켜주지 않는 것에 치를 떠는 유리(김태희)는 어떻게 해서든 정서를 망가뜨려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누군가는 나서서 악의적으로 연인간의 만남
악의 꽃, <천국의 계단>의 태미라
-
한국 고대사의 중요한 역사적 전환점이자 가장 드라마틱한 전쟁이었던 황산벌 전투는 우리나라에서 대규모 물량을 투입한 블록버스터 대하역사극이 제작된다면 가장 먼저 채택될 소재로 손꼽혀왔는데, 폭발적인 한국영화 붐을 타고 지난해에 공개된 이 영화는 적지 않은 제작비와 물량 투자에도 불구하고 뜻밖에도 코미디물로 만들어져 이채를 띠었다.영화는 처절했던 황산벌 전투를 사실적으로 재현하기보다는 삼국을 둘러싼 국제정세와 양 진영의 내부 분위기들을 코믹하게 묘사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 내세운 비장의 무기인 사투리가 기대 이상의 효과를 냄으로써 영화 전체가 유쾌하고 시원한 코믹역사극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전투장면보다 양 진영의 입담 공방전에 초점이 맞춰진 점이 특이하지만, 적은 인원과 물량으로 단순하게 촬영된 전투신도 의외로 무난한 완성도를 보여준다.1.85:1 아나모픽 화면은 브릿지 바이 패스 현상 때문에 무채색 톤으로 탈색된 색조를 균일하게 높은 콘트라스트와 질감 표현력으로 만족스럽게
걸쭉한 입담 공방전 생생, <황산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