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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로우와 키플링의 원작에 토대를 둔 <타잔>과 <정글북>에서부터 트뤼포의 <야생의 아이>까지 동물에 의해 키워진 아이를 소재로 다룬 영화는 의외로 역사가 깊은 편이다. 동물 인간에 대한 관심은 계속되어 디즈니와 폭스에 의해 최근에도 애니메이션화되기도 하였다.
안데르센의 나라 덴마크의 애니메이션 감독 야니크 하스트룹이 보여주는 곰 인간 이야기는 결코 동화적이지 않은 방식의 동화다. 디즈니의 <타잔>마냥 새끼를 잃은 곰이 인간의 아이를 데려다 키우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되지만 <곰이 되고 싶어요>에는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에서의 해피엔딩이나 동물과의 화해 같은 것이 없다. <아이스 에이지>에선 동물들이 인간 아이에게 아버지를 되찾아주지만 여기에선 곰 부부가 좀처럼 인간 아이를 놔주지 않는다. 결국 엄마 곰은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고 아이는 인간임을 거부하고 곰이 되어버리지만 이 모든 것이 억지스럽거나 비극적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동화적이지 않은 방식의 동화, <곰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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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2에서 발생하는 민주당 흑인 대통령에 대한 탄핵사건이 현재 우리나라의 정세와 똑같아 화제가 되고 있는 에 필적할 만큼 높은 완성도와 재미를 함께 갖춘 또 하나의 수작 TV첩보물이 바로 <앨리어스>이다.
자신을 CIA의 비밀요원으로 알고 있던 시드니는 목숨이 위협받고 자신의 약혼자가 살해당하는 사건을 겪으면서, 자신이 몸담고 있는 조직인 SD6가 사실은 CIA가 아니라 CIA의 적인 ‘12동맹’의 지국임을 알게 된다. 시드니는 12동맹을 분쇄하기 위해 CIA의 이중첩자로 활동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부모도 비밀 요원이었음을 알게 되고, 이야기는 점차 누가 적이고 누가 아군인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게 뒤엉켜 나간다. 제르진스키의 ‘기만 작전’ 이론에 근거해 정교하고 복잡하게 구축된 시나리오는 흥미진진한 반전의 연속이고, 제니퍼 가너의 시원한 액션과 파격적인 패션은 눈을 즐겁게 한다. 최근 가너는 무보수로 CIA 광고에 출연했는데, 이 CF를 보고 있노라면 ‘당신이
그 누구도 믿지 마라, <앨리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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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로맨스물이었던 <웨딩 플래너>와 <워크 투 리멤버>로 좋은 평가를 받았던 애덤 솅크먼 감독이 스티브 마틴과 손을 잡고 만든 이 작품은 박스오피스에서 3주 연속 1위를 차지하면서 미국에서만 1억3천만달러 이상, 전세계적으로는 5억달러가 넘는 엄청난 흥행 성공을 거두었지만,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실미도>의 돌풍에 휘말려 순식간에 간판을 내린 뒤 곧장 DVD로 출시되었다.
첫 장면은 <유브 갓 메일>의 도입부처럼 컴퓨터 모니터를 보여주면서 세련되게 시작하지만, 세무 전문 변호사인 중년의 백인 상류층 남성이 인터넷 채팅에서 만난 상대가 금발 미녀가 아니라 탈옥한 무장강도 혐의자인 뚱뚱한 흑인 여성임이 밝혀지면서부터 아니나다를까 이야기는 코미디 터치로 꼬여나가기 시작한다. 스티브 마틴을 비롯한 배우들의 전체적인 연령대가 높은 만큼 화장실 유머를 남발하는 최근의 틴에이저 섹시코미디들과는 달리 재치있는 대사들을 주거니받거니 이어나가는 비교적
제발 ‘인종차별’이란 편견은 버려, <브링 다운 더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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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 나빴다. 보통 사람들이 이해와 수용을 보여줄 나이에도 그의 분노는 멈추지 않았다. 만약 김기덕의 작품으로부터 매번 눈을 돌렸다면, 현실의 위악을 잊거나 부정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자문해보라. 그의 작품은 소외된 도시인, 그러니까 우리 대부분의 엘레지이며, 동시에 육체의 악마와 인간이란 얼굴의 야만이 만나는 판타지였다. 그런 그가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에선 깨달음과 윤회, 삶과 죽음의 문제, 용서와 인연을 이야기한다. 그의 그간 작품의 감동이 엇박자였다면, <봄 여름…>은 딱 어울리는 순간에 감동을 준다. 별게 다 신기하다. 그래서 이 영화는 그의 그간 작품과 달라 보인다.
그러나 이 남자, 지금도 나쁘다. 홍상수와 함께 한국에서 가장 본능적인 감각으로 영화를 만드는 김기덕은, 그런데 홍상수와 달리 모던하기보단 야만적이다. 아무리 그의 카메라가 산사를 비춘다고 하더라도, <봄 여름…>에서 형이상학적인 선문답 같은 걸 찾긴 힘들다. 그
나쁜 남자가 산으로 간 까닭,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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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비스킷> Seabiscuit2003년감독 게리 로스상영시간 141분화면포맷 2.35:1 아나모픽음성포맷 DD 5.1 영어자막 한글, 영어 자막출시사 브에나비스타암울했던 대공황 시기에 작은 몸집으로 수많은 대회를 제패함으로써 실의에 빠져 있던 미국인들을 열광시키고 용기를 주었던 전설적인 경주마 시비스킷의 실화를, 로라 힐렌브렌드의 베스트셀러 논픽션을 토대로 <플레젠트빌>의 게리 로스 감독이 직접 각색하고 연출한 이 작품은 아카데미 7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될 정도로 골고루 높은 완성도를 성취해냈다.마이클 베이의 단짝 촬영감독인 존 슈바르츠만이 코닥슈퍼 35mm 필름으로 촬영한 아나모픽 2.35:1 화면은 아카데미 촬영상에 노미네이트될 만큼 정통적인 구도로 공들여 찍은 영상을 모든 면에서 최상급인 눈부신 화질로 보여준다. 눈이 시원해질 정도로 투명하고 해상도와 선명도가 극도로 높은 영상은 필름으로 촬영된 실사영화 타이틀로는 단연 최고 수준이다. 색 농도와 함께 채도
눈부신 화질과 육중한 사운드, <씨비스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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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만 >> 개그맨 김용만의 영화 데뷔작은 <가필드>. 5월 개봉예정인 실사와 애니메이션 합성영화 <가필드>의 영어판에서는 빌 머레이가 가필드에게 목소리를 빌려줬고, 한국어 더빙판에서는 김용만이 그 역할을 맡았다. 한때 ‘호빵맨’이라는 애칭으로 불렸던 개그맨 김용만의 외모가 이 뚱뚱한 노란 고양이와 흡사하다는 것이 이번 캐스팅의 결정적인 이유. 그는 현재, 아들이 좋아하는 가필드를 충실하게 소화하기 위해 전문 성우에게 지도를 받는 등 열성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김강우 >> <나는 달린다>의 건실한 청년이자 <실미도>의 막내 부대원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 김강우가 최민식 주연의 새 영화 <꽃피는 봄이 오면>에 합류한다. 김강우는 <나는 달린다>를 통해 스타덤에 오른 뒤 끊임없이 영화 출연 제의를 받아왔고, 그만큼 신중하게 작품을 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는 탄광촌의 약사 수연(장신영)을 짝사랑하
[캐스팅 소식] 개그맨 김용만의 영화 데뷔작은 <가필드>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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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에 패배하면 이성도 잃는다. 스페인 총선에서 좌파 사회노동당에 대패한 우파 집권여당 국민당이 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를 고소할 계획이다.
알모도바르는 총선 하루 전에 “집권여당이 총선 패배에 대비해 권력 찬탈을 계획하고 있다는 루머가 있다”고 발언한 적 있다. 이에 대해 국민당은 거짓 루머를 퍼뜨린 혐의로 그를 법정에 세울 예정이다. 국민 90%의 반대에도 이라크 파병을 결정한 것이 총선 패배의 원인이었는데, 어느 곳에서나 선거에 패배한 정치인들의 생트집은 이유와 상대를 가리지 않는다.
알모도바르 탄핵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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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여 이제야 오셨나이까. 멜 깁슨이 감독한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에서 예수 그리스도 역을 맡은 짐 카비젤이 교황의 사적인 접견을 받았다. 영화의 이탈리아 개봉을 앞두고 지난 3월15일, 바티칸을 방문한 그는 아내과 장인, 장모와 함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만났고 교황으로부터 축복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교황은 자신을 위해 마련된 개인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보고 논란이 되고 있는 반유대주의 혐의를 부인한 적 있다. 앞으로는 가톨릭 성당에서 짐 카비젤을 닮은 그리스도상을 보더라도 놀라지 말 것.
교황, ‘예수 그리스도’를 접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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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진솔한 웃음을 주는 배우 박영규가 최근 외아들을 잃은 사실이 알려져 많은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그는 미국에서 공부하던 아들이 지난 3월14일 오토바이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곧장 미국행 비행기를 탔으며, 현재 스케줄이 없기 때문에 언제 돌아올지는 모르겠다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그가 시골 노총각으로 출연한 영화 <고독이 몸부림칠 때>는 지난 3월19일 개봉됐다.(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박영규, 아들을 가슴에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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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이후, <해일>로 연극 데뷔를 앞둔 유지태가 단편영화를 연출한다. 이수연, 정재은, 방은진, 송일곤과 함께 디지털 옴니버스 프로젝트 <일각쾌락>에 참여하게 된 것.
그는 시각장애인의 꿈 이야기를 다룰 예정이며, 영화 제목은 <장님은 무슨 꿈을 꾸는가>다. 현재 중앙대 영상예술학과 대학원에 재학 중인 그는 지난해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은 <자전거 소년>을 포함하여 이미 3편의 단편영화를 연출한 바 있다.
유지태 감독의 네 번째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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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의 연극무대에서 질펀하게 흘러나온 그 잘 익은 페이소스. 그것을 희극의 카리스마로 담아낸 <목포는 항구다>의 감초 조연 박철민을 만났다.전라도 사투리가 질펀하다.고향이 전라도다. 인표나 타 지역 출신 배우들에게 사투리 감수도 했다. 삶에서 나오는 맛깔스런 남도 사투리의 향기를 표현하기 위해 애썼다.상업 코미디영화에서 보는 것은 낯설다.<부활의 노래> <꽃잎> 등 사회성 짙은 드라마들에 종종 출연했다. 학생 때도 날라리 운동권이었고(웃음), 나 같은 광대들도 모순의 현장에 나가게 되는 시기였으니까.애드리브가 생생하다. 특히 그 대사.“쉭쉭! 이것은 입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여”는 어릴 때 친구들과 장난치면서 했던 대사를 살린 것이다. 감독이 나를 위한 여백을 많이 만들어놓았기 때문에 자유스럽게 그 공간들을 채워나갈 수 있었다. 사실 촬영 때에는 35도의 더위에 너무 지쳐서 이렇게 재미있는 장면이 될지 몰랐다. 극장에서 보고야 스탭들이 “형 이게 이렇
이것은 그냥 나오는 연기가 아니여~ <목포는 항구다>의 ‘가오리’ 박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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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인형>의 불발 이후 행보가 궁금한 한석규(사진), 홍상수 감독의 <남자는 여자의 미래다>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는 성현아, 그리고 <오! 수정> <번지점프를 하다> 이후 이렇다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던 이은주. 어떤 이유에서든 차기작이 궁금해지는 이 배우들이 한데 뭉친다. <인터뷰>의 변혁 감독이 그의 신작 <주홍글씨>에 이들을 동시에 캐스팅한 것이다.
<주홍글씨>는 강력계 엘리트 형사 기훈(한석규)이 아내의 친구 가희(이은주)와 도발적 사랑을 나누는 한편, 남편이 살해된 미망인이자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경희(성현아)에게 빠져들면서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내용이다. 전형적인 스릴러에 멜로의 공식을 가미한 영화 내용처럼 캐스팅된 배우들 역시 원래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이미지에, 묘하게 상반된 분위기를 더하여 변신을 꾀하고 있는 점이 흥미롭다.
<주홍글씨>에 캐스팅된 한석규, 성현아, 이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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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에도 탄핵 규탄 움직임이 일고 있다. 지난 3월15일 영화인회의는 비상 상임집행위원회를 소집하고 이춘연 이사장(사진)과 집행위원인 이은 명필름 대표, 오기민 마술피리 대표, 김광수 청년필름 대표, 양기환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사무처장 등 11명이 참석한 가운데 향후 영화계가 탄핵 규탄 운동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밝혔다.이춘연 이사장은 “현재의 사회상황은 NG컷이다. 국민들이 OK컷을 만들려 하는데 OK컷 만드는 일이 직업인 영화인들이 동참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밝히고 “현 상황이 영화보다 재밌다는 것이 두렵다”고 말했다.20일 오후, 영화인들은 미리 모여 광화문 집회 현장으로 이동해 시민들과 합류했으며, 1주일 전에도 광화문 집회 사회자로 나섰던 권해효씨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24일에는 영화인회의와 독립영화협회, 제작가협회, 여성영화인모임 등 영화 관련 단체 연명으로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다.이들은 왜 광화문으로 나가는 걸까. 청년필름
‘탄핵’을 종영시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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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 표현한다는 게 쉽지 않다. 사람을 무장해제시키는 초등학교 아이들의 천진함, 그리고 곧바로 이를 뒤집는 놀라운 영리함. 영화 <아홉살 인생>의 두 주인공이자 초등학교 6학년 동갑내기인 김석과 이세영은 오랜(?) 연예계 생활로 터득한 눈치의 촉수까지 발달해 있어 더욱 감잡기 힘든 대상이다. 영화 속의 여민과 우림이 어른의 눈에 비친 아이들이기에 생동감이 덜했다면, 이 날것 그대로의 두 아이들은 그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눈이 얼마나 편견 속에서 움직이는지 순간순간 방증해 보이고 있다. 둘과의 대화를 여기 고스란히 옮겨적는 것은 그들의 불명확한 세상을 손상시키지 않기 위해서다.세영 : (아까부터 잡담 중) 그러니까 피가 나서 (석이의) 남방이 빨갛게 물들었잖아요.석 : 빨리 인터뷰 들어가세요. 우리 빨리 가자면서요. (기자의 휴대폰을 집어들고) 이거 6400(모델명)이에요, 6800이에요?세영 : 언니, 명함 주세요. (없다는 대답을 듣고) 그럼 즉석으로라도 써주세요. 심심하
세상에나, 진짜 ‘프로’들!, <아홉살 인생> 주연배우 김석·이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