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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찾아오던 원혼의 살풀이가 잊을세라 올해도 찾아온다. 엉성한 슬래셔영화들이 관객을 희롱했던 2000년이 한국에서 호러장르가 가능한지를 실험하는 원년이었다면, 과 이라는 귀기 서린 두 작품을 건져낸 2003년은 호러영화와 작가영화의 결합을 시도한 해였다. 지난해 초 은 ‘2004년 호러영화 특집’을 통해 한국 호러영화의 새로운 재능을 만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비교적 호평을 받은 를 제외한 대부분은 여름 한철을 노리고 어설프게 만들어진 기획영화였고, 장르의 관습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영화들이었다. 사정이 이러니, 장르영화로서 부분적인 성공을 거둔 작품들은 서로 약속이나 한 듯 ‘나는 호러영화가 아니다’라며 슬그머니 발을 뺐다.
그러나 2005년에도 한국 호러영화의 도전은 계속된다. 의 섬세한 감수성으로 차기작을 기대하게 만들었던 김용균 감독의 신작 은 ‘여성의 욕망’을 분홍신이라는 대상에 담아 일제시대와 현재를 잇는 원혼의 지
주목! 2005 한국 호러영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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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같은 선배 후려치기, NG날 수밖에
#6. 실내. 정동공작분실 지하-밤
(박 부장, 답답한지 의자에 앉아 물을 벌컥 들이켠다. 조 소령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조 소령/ 갈아입으세요! (비아냥거리듯 박 부장 셔츠에 묻은 피를 보며) 아, 부장님 누구하고 싸우셨습니까?
을 찍은 수도여고의 교실. 학생들이 데생을 하던 아그리파며 성경책 위에 쌓인 먼지들이 그대로 뒹구는 스산한 풍경이다. 마치 특수작업을 한 듯 세월의 때와 곰팡이와 빗물자국이 얼룩진 교실 벽면 앞에서 사건의 주모자인 박 부장이 사병 군복으로 갈아입고 있다. 커피를 태워 만든 스모그가 자욱하게 방 안을 떠돈다. 어떻게 단 몇 시간 만에 천당에서 지옥으로 떨어질 수가 있을까. 차갑게 식은 아스팔트 도로 위에서 무선이 날아온다. “촬영하셔도 좋습니다.”
새카만 후배 앞에서 파자마 차림으로 벗었다가 사병 군복으로 갈아입는 박 부장의 심경은 처참하고 복잡하다. 충분히 리허설을 한 다음에 한두번 테이
<그때 그 사람들>의 재구성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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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가 아닌, 인간의 본성에 충실한 드라마
#3. 실내. 궁정동 별관 복도 화장실-밤
(한쪽 다리는 완전히 바지를 뺀 채 변기에 앉아 있는 박 부장. 갑자기 휴지도 사용하지 않고 바지를 입고 물을 내린다.)
박 부장/ 제길, 되는 일 하나 없네.
이 영화는 코미디영화인가. TV와 인터넷에서 방영 중인 이 작품의 예고편에서 백윤식이 화장실에서 짓는 표정과 묘한 효과음은 자체로 작은 하나의 드라마를 만들고, 이 작품이 당시 권력 핵심부에 대한 희화화가 아닐까 예상하게 한다.
그러나 임상수 감독은 이 영화가 그저 코미디영화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구로사와 아키라의 을 보면 주인공 도시로 미후네가 칼싸움을 하다가 한 여자의 남편을 죽이는 장면이 있다. 도시로가 이 장면을 회상할 때는 사무라이풍으로 멋진 결투가 벌어진다. 이 사건을 몰래 봤던 나무꾼 증언에 따르면 또 다르다. 도시로가 싸울 때 그의 손은 벌벌 떨린다. 싸움도 개싸움 하듯 볼품없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이
<그때 그 사람들>의 재구성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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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사태를 다룬 <그때 그 사람들>은 여러모로 기록적이고 예외적인 영화다. 촬영을 마치기까지 제작사가 일체 영화에 관한 아무런 정보도 유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현대사의 정치적 뇌관을 본격적으로 건드린 매우 드문 상업영화라는 점에서, 그리고 중년배우들이 대거 주역으로 나섰다는 점에서 그렇다. 아마 개봉 이후에 이런 목록은 더 늘어날지도 모른다. 1월 말 시사회, 그리고 2월 설 개봉을 앞두고 성급하게 영화의 궁금증을 벗기려는 까닭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선다. 한국에서 정치성 짙은 리얼리즘영화가 과연 어떤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 그리고 이런 진지한 성찰적 접근이 어떤 정치적 파장으로 연결될까는 영화관객에게만 한정된 관심사가 아닐 것이다. 예민한 정치적 문제 때문에 영화의 맨 얼굴이라 할 수 있는 가편집본은 물론 시나리오도 볼 수 없는 상황에서 이 영화에 대한 어떤 예단도 할 수 없다. 다만 얻을 수 있는 것은 감독과 현장 스탭, 배우들에게 들은 이야기들이 전부
<그때 그 사람들>의 재구성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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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형식의 실험을 통해 ‘여성주의적 에로영화’에 대해 자문하다
은 우선 영화 외적으로 흥미로운 영화이다. 첫째, 제작·배급 방식이 특이하다. (극장 개봉을 거치지 않고) TV유선채널에서의 개봉을 목표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제작비 15억원을 들여 HD카메라로 찍은 TV영화이다. 기존의 공중파에서 가끔씩 제작되던 TV영화와는 규모와 질감을 달리하는데, 이 영화의 방식이 고화질 디지털 시대를 맞아 새로운 영화의 제작 방식으로 자리매김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둘째, 감독의 행보이다. 에로비디오 감독으로 충무로에 입봉한 최초의 감독인 봉만대 감독의 극장 개봉작 이후 첫 작품인 이 영화가 감독의 변화된 행보를 보여주는가 하는 점이다. 그의 행보가 특별히 흥미로운 이유는 그의 데뷔 사례가 도제 시스템 이후 아카데미나 해외유학 출신 감독이 주류를 이루는 ‘영화감독 되기’의 새로운 대안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영화 외적 논의는 취재기자의 몫으로 남기고, 이 글에서는 영화 내적
<동상이몽>의 새로운 도전 [2] - 황진미가 본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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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TV채널 OCN이 제작한 이 성인물로서는 이례적으로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11월26일 방영을 시작한 6부작 은 네이버 유료 VOD 서비스 1위에 오른 적이 있고 조만간 DVD로도 발매될 예정이다. 에로영화라고 소개됐지만, 캐치온 플러스와 스파이스TV가 보여주는 섹스의 강도에는 훨씬 못 미치는, 다소 낯선 형식의 영화. 무엇이 음지와 양지의 시청자들을 으로 끌어들였을까? 이 시리즈를 연출한 봉만대 감독은 등으로 에로비디오 업계의 스타가 되었지만 극장용 장편영화 으로 실패를 맛본 뒤 잠시 사라졌던 인물이다. 오래간만에 나타난 그를 만나 에 녹아 있는 어느 에로감독의 좌절과 희망, 다양한 실험의 근원을 들어보았다. 편집자
같은 잠자리에 누워 다른 꿈을 꾼다. 뼈있는 제목을 가진 케이블 TV영화 (同床異夢)은 그 제목처럼 에로영화이되 에로영화가 아니다. 11월26일 첫 방송을 시작한, 다섯개의 에피소드와 그것들을 편집한 한개의 ‘디렉터스 컷’으로 이루어진
<동상이몽>의 새로운 도전 [1] - 6개의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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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왜 뉴욕에 왔니?” 사람들은 종종 이렇게 물어온다. 물론 언제라도 가볍게 받아 칠 수 있는 공식적인 대답은 수 천 가지다. “세계에서 제일 흥미로운 도시 아니겠어?” “언제라도 좋은 영화들을 많이 볼 수 있거든” “혹시 지하철에서 에단 호크를 만날지도 모르잖아” 사실 이 모든 대답들은 진실이다. 뉴욕이란 도시의 매력을 꼽자면 그렇게 수도 없이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정작 내가 이곳으로 흘러오게 된 진짜 이유를 듣게 된다면, 조금 황당해 할지도 모르겠다.
동일한 사건을 겪은 후라도 사람에 따라 그 후유증이나 영향력은 다르게 나타나기 마련이다. 21세기 전세계 사람들을 충격으로 몰고 간 사건은 아마도 뉴욕의 세계무역센터가 눈 앞에서 허망하게 무너져 내리던 ‘9.11’이 아니었을까. 이 사건을 겪은 후 에서 우디 알렌은 안전강박에 걸린 뉴욕의 풍경을 몸소 보여주었고, 마이클 무어는 또 하나의 센세이셔널한 다큐멘터리 을 만들었으며, 부시는 전 미국을 테러에 대한 공포로 몰고가 재선
[백은하의 애버뉴C] 6th street / 단지 오늘, 오늘을 위해 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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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말이지만, 부모 노릇은 쉽지 않다. 낳고 키우는 일련의 과정에 필요한 모든 경제적 대가를 차치하더라도 그것은 마찬가지. 사랑하는 대상으로부터는 터럭만큼의 미움도 받기 싫은 사람은, 자식 생각을 애당초 버리는 것이 좋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온 세상을 바쳐 사랑한 누군가로부터 온 마음을 다한 증오를 받을 각오를 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모델 에이전시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커리어우먼 헬렌(케이트 허드슨)은 인기만점 이모. 그는 조카들에게 때맞춰서 입맛에 꼭 맞는 선물을 안겨주고, 엄마와는 나눌 수 없는 비밀 얘기까지 서슴없이 털어놓을 수 있는 최고의 친구가 되어준다. 그러나 불의의 사고로 큰언니 부부는 세상을 떠나고, 헬렌은 큰언니의 유언에 따라 조카 세명의 양육을 맡게 된다. 완벽한 주부인 둘째언니 제니(조앤 쿠색)는 아직도 철부지 같기만한 헬렌이 그저 불안하기만 하고, 그 우려는 어느 정도 적중한다. 잦은 출장과 늦은 시간까지 계속되는 파티의 연속인 모델 에
철없는 이모의 성장통, <레이징 헬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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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조승우)은 다섯살짜리 지능을 가진 스무살 자폐아 청년이다. 초원의 엄마 경숙(김미숙)은 아들을 남들과 다를 바 없이 키우려고 애쓰고, 의지를 키워주는 마라톤을 그 방법으로 선택한다. 달리고 있을 때만은, 힘든 일도 참고, 똑바로 앞을 바라볼 줄도 알게 된 초원. 그러나 풀코스를 완주하기 위해선 페이스를 조절할 줄 알아야 한다. 경숙은 음주운전으로 사회봉사명령을 받고 육영학교 체육교사로 온 전직 마라토너 정욱(이기영)에게 초원의 훈련을 부탁한다.
은 2002년 8월 방영된 TV다큐멘터리에서 영감을 얻은 영화다. 장애를 극복한 마라토너, 쯤으로 요약될 수 있는 이야기겠지만, 정윤철 감독은 극복이나 승리를 위한 싸움보다는 소통으로 다가가는 치유에 초점을 맞추었다. 초원은 남들이 이해하는 방식으로 감정과 호오(好惡)를 표현하지 못한다. 어떻게 하면 그 아이의 마음속으로 들어가고, 그 아이를 내 마음속으로 끌어올 수 있을까. 어쩌면 은 단 한 가지 질문에 대답하기 위한 여정일지도
소통으로 다가가는 치유, <말아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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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중(설경구) 검사는 강력반 형사 시절(<공공의 적>)보다 관객의 피를 더 끓어오르게 한다. 패륜아에 대한 분노에서 나아가 사학재단비리와 정경유착으로까지 사회적 공분의 규모를 더 크게 확장한 2편은 한국사회의 구조악을 법의 이름으로 심판한다.
착하고 공부 잘하는 반장이었던 철중은 중학생 때 힘을 가진 자가 세상을 지배하며, 고등학교 때 세상에 다른 출발선이 있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어른이 됐다. 그 어른이 되게 한 계기를 준 이가 바로 한상우(정준호)다. 학교 패싸움을 주도했지만 정작 특혜를 받고 체벌에서 빠진 상우를 보면서 철중은 세상의 더러운 이치를 깨달은 것이다. 한상우는 성장해서도 자신의 안위를 위해 가족과 법을 짓밟고, 강철중은 한상우를 잡기 위해 법의 경계를 넘는다.
예상대로 이 구조악을 물리치는 방법은 정교하고 날카로운 메스가 아니라 묵직한 해머다. 가운을 입고 섬세한 손길로 종양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불끈 튀어나온 근육의 힘으로 적을 내리치
한국사회의 구조악을 법의 이름으로 심판한다, <공공의 적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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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텐 미니츠 올더 프로젝트’의 2부에 해당하며, 1부격인 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에서 개봉하게 됐다. 에 참여한 감독은 모두 여덟명.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마이크 피기스, 이리 멘젤, 이스트만 자보, 클레르 드니, 폴커 슐뢴도르프, 마이클 레드퍼드, 장 뤽 고다르다. 의 명성에 비교해도 떨어질 것이 없고, 참여한 감독 수도 한명 더 늘어났다. 프로듀서 중 한명인 니콜라스 매클린톡이 1975년에 제작된 허츠 프랭크의 10분짜리 다큐멘터리 에서 제목을 가져오고, 빔 벤더스와 짐 자무시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비로소 완성된 시간 성찰 프로젝트의 두 번째 면모를 2002년 제작 이후 2005년이 되어서야 확인하게 된다.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의 는 신화의 한 구절처럼 시간을 풀이한다. 낯선 이탈리아 마을로 들어선 인도 청년은 나무 밑에 앉아 목이 마르다며 물을 청하는 노인을 만난다. 노인에게 물을 떠주기 위해 헤매던 청년은 순간 아리따운 여인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는 그만 노
‘시간’에 대한 10분간의 명상록, <텐 미니츠 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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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난치병 어린이들에게 미래를 향한 꿈을 되찾아주는 것은 참 의미가 큰 일이겠죠. 홍보대사가 되기로 한 이유입니다.”
인기 탤런트 김태희(25)가 24일 난치병 어린이 돕기 홍보대사로 나섰다. 이와 함께 남아시아 지진해일 피해자돕기 성금모금을 위한 팬사인회도 열어 본격 사회봉사 활동을 시작했다. 김태희는 최근 에스비에스드라마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에서 하버드대 의대생으로 의료봉사 활동에 나서고 난치병 환자 연기를 하면서 “소외되고 어려운 이들에게 남다른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봉사 활동을 시작한 까닭을 설명했다.
김태희는 “드라마에서 소외 받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전파하는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놓인 사람들을 볼 때마다 뭔가 다른 느낌을 받았다”며 “소외되고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난치병 어린이들과 관련해서는 “병상에서 투병을 하며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하는 난치병 어린이들의 꿈을 이뤄준다는 것은 무척 아름
김태희, 하버드 의대생 연기 인연 난치병 어린이돕기 홍보대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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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집행부와 김민선씨·안재욱씨 등이 기자회견을 열어 이른바 ‘연예계 X파일 사건’ 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매니저-기획사-피디 등 먹이사슬 위계관계 인식
고정관념 강화하게끔 해 사실 아니라 해도 안믿어
법정 소송으로 번진 ‘연예인 엑스파일’ 파문에서 법적 책임 공방과 별도로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의 하나는 ‘엑스파일’ 내용의 진위를 둔 한국사회 성원들의 날카로운 대립 구도다. 피해 당사자인 연예인들은 이를 ‘허위 신상정보 유출’이라고 부르며 일말의 진실성조차 담지 못한 풍문의 종합에 불과하다고 밝히고 있다. 반면, 인터넷으로 내용을 접한 네티즌들의 상당수는 “‘엑스파일’의 내용 대부분이 사실일 것”이라고 믿는 분위기다. 여러 인터넷 포털의 관련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의 상당수는 “이번 기회에 연예인들도 사생활 관리 좀 하라”(gaius)거나 “과연 소문일 뿐일까. 왜 그런 소문이 도는지는 생각해봐야
X파일에 들어있는 또하나는…연예계 바라보는 한국사회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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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기억이 나지 않았습니다. 수첩을 보지 않으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수첩을 뒤적이는 그는 안타깝다는 눈으로 바라보더군요. 아무 말 없이 그는 한참을 걸었습니다. 언젠가 그가 집 앞까지 데려다 주면서 했던 얘기가 떠올랐습니다. 잠시 그해 겨울을 떠올리다가 아차 싶었습니다. 저는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고 그는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스치듯이 한 약속이었는데….
인우(이병헌)는 태희(이은주)를 한눈에 알아봤습니다. 그의 눈은 언제나 그녀를 찾고 있었습니다. 그걸 운명이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우연이라고 해야 할지 알 수 없지만 그는 그녀에게 저돌적으로 다가섰습니다. 표피적으로는 그가 찾아온 것이지만 그녀도 그를 이미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쉬운 사람이라 여겨질까 조심스러웠던 거지요. 사랑을 얻고, 확인하고 서로의 존재에 대해 만족스러워질 때…, 영원을 꿈꾸던 그 여자는 그를 떠나게 됩니다. 그는 그녀를 마음속에 묻었습니다.
2월22일은 우리가 만나기로 약속한 날이었습니다. 앞으로 서
[스크린 속 나의 연인] <번지점프를 하다> 이병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