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인생에도 ‘제2의 봄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그래도 오랜만에 기자들을 만나니 (연인과) 몰래 데이트를 하다가, 양가 허락을 받고 만나는 것 같아서 좋아요.”
탤런트 고현정(33)이 10년 만에 연예계 복귀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고현정은 9일 오후 서울 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에스비에스 드라마 <봄날>(김규완 극본, 김종혁 연출) 제작발표회에서 “열심히 연기하는 것이 팬들에게 인사하는 좋은 방법이어서 드라마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연예계 복귀를 결심한 계기에 대해 “결심한 시점이 따로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냥 자연스럽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연기를 열심히 하는 게 여러분께 인사드리는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다”며 “<모래시계>를 연출했던 김종학 피디와 운군일 피디 등이 복귀에 많은 용기를 줬다”고 말했다.
그러나 복귀 결정이 쉽지 않았으며 부담감도 적지 않다고도 털어놨다.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부담감이 많아요. <모래시계
에스비에스 드라마 <봄날> 제작발표회 현장
-
한니발 렉터의 어린 시절이 보고 싶은가? 할리우드는 관객의 대답이 “예스”일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 듯하다. 2005년 가을 발간예정인 토머스 해리스의 새로운 ‘한니발 렉터 시리즈’ <가면 뒤에서>(Behind The Mask)가 <한니발>의 제작자 디노 드 로렌티스에 의해 영화화될 예정이다. 토머스 해리스의 <가면 뒤에서>는 1940년대를 배경으로 한니발 렉터의 어린 시절을 다루는 작품.
소설 <한니발>에서 ‘2차대전 중의 리투아니아에서 여동생이 굶주린 병사들에게 잡아먹히는 것을 본 어린 렉터’가 언급되어 있는 것을 눈여겨보았던 디노 드 로렌티스가 해리스에게 후속편을 위한 아이디어를 건넸고, 토머스 해리스는 그 아이디어에 살을 보태 책을 출간하는 동시에 영화의 대본도 직접 집필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 영화들이 자신의 소설에 역으로 영향을 끼치는 것을 싫어해 지금껏 <양들의 침묵>을 관람하는 것도 피해왔던 해리스로서는 보기 드문
한니발 렉터의 어린 시절을 다룬 <가면 뒤에서> 영화화
-
할리우드 사상 최초의 여성 스튜디오 대표인 파라마운트픽처스의 셰리 랜싱(60) 사장이 현재 계약이 만료되는 2005년 말 사임할 것이라고 11월2일 공식 발표했다고 <버라이어티>가 보도했다. 랜싱은 바이어콤 공동대표 톰 프레스턴에게 자신의 후임자를 물색할 충분한 시간을 확보해주기 위해 14개월 앞서 사의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또한 1992년 취임 뒤 12년간 머무른 대표직을 떠나는 사유를 “인생의 새 장을 맞고 싶어서”라고 설명하며 “하지만 남은 재직기간 중 한 박자도 놓치지 않고 일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향후 거취는 언급되지 않았으나, 랜싱의 지인들은 그녀가 평소 관심이 깊던 자선이나 정치에 매진할 거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셰리 랜싱은 존 케리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지해왔다.
한편, 랜싱의 사임 소식에 할리우드는 놀랄 일이 아니라는 반응이다. 최근 3년간 파라마운트가 침체를 면치 못했기 때문. 지난 3년 동안 파라마운트의 히트작으로는 <썸 오브 올
3년간 침체 일로였던 파라마운트의 셰리 랜싱 사장 내년 말 사임
-
신칸센 대폭파 新幹線大爆破(1975)
감독 사토 준야 l 출연 다카구라 겐, 치바 신이치 l 152분 l 컬러
도쿄발 하카타행 고속열차에 폭탄을 장치했다는 전화가 걸려온다. 시속 80km 이하로 떨어지면 폭발한다는 설정은 <스피드>의 원조격이다. 의협의 캐릭터로 각인된 다카구라 겐이 분한 주범은 도산한 양심적인 중소기업 사장. 공범은 “혁명이 성공한 나라로 가고 싶다”는 도쿄대 학생운동 베테랑과 미국에서 반환된 오키나와로부터 흘러든 절망한 노동자로 설정해, 범인들에 대한 동정 속에 1970년대 고도성장의 그늘을 반추하도록 유도했다. 스크린 프로세스와 미니어처 촬영을 동원한 이 영화는 긴박감을 충분히 살리지 못한 편집이 아쉽지만 제작연도를 상기하면 대단한 면이 있다. 작은 이상에도 멈춰서는 신칸센의 안전대책이 거꾸로 올가미로 작용한다는 구도가 자연재해 대비가 늘 철저한 일본인이 상상하는 악몽답다. 모험을 해서 모두를 살리느냐, 승객을 희생하고 기차를 세워 도심의 피해를
일본영화 회고전 ‘사랑과 청춘 1965-1998’ [4]
-
-
전후 일본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왔나
동경 あこがれ(1966)
감독 온치 히데오 l 출연 아라타마 미치요, 나이토 요코 l 85분 l 컬러
고아원 ‘의남매’ 러브스토리. 무정한 아버지는 고아원 현관에 어린 딸을 밀어넣고 황망히 사라진다. 아빠를 기다리며 울기만 하는 노부코에게 소년 이치로가 “우리들 아빠는 아무 데도 없어”라고 가르친 날부터 둘은 뗄 수 없는 사이가 된다. 세월이 흘러 이치로는 부유한 그릇 가게에 입양되고 노부코는 음식점 종업원 자리를 전전하며 떠돌이 막노동자인 아버지를 뒷바라지한다. 이치로는 아버지에게 매인 노부코를 안타까워하지만 며느리 욕심이 큰 이치로의 양부모는 중매에 열심이다. “부모는 있어도 없어도 골치구나.” 고아 출신 이치로가 읊조리는 대사는 과거와 절연한 새로운 가족을 꿈꾸었던 당시 젊은이들의 욕망을 드러낸다. 브라질 이민으로 영원히 가족의 관계망을 떠나는 이치로의 생모가 모든 갈등을 해소한다는 설정도 흥미롭다. 고슴도치 같은 소녀에서 살기
일본영화 회고전 ‘사랑과 청춘 1965-1998’ [3]
-
“한국과 무관한 일본은 생각할 수 없다”
이번 회고전을 주도한 일본 문화청의 문화부장 데라와키 겐은 매우 열정적인 공무원이다. 뿐만 아니라 알고보면 정책적으로 사고하는 영화평론가이기도 하다. 고교 2학년 때 <키네마준보>에 기고한 것을 시작으로 영화평을 쓰며 청춘을 보냈으나, 대학 졸업과 동시에 문부성에 채용되면서 영화는 그에게 ‘방과후 특별활동’이 됐다. 그럼에도 1987년부터 89년까지 3년 동안 나온 일본영화를 모조리 보고 리뷰를 썼다는 열의는 전업 평론가 못지않다. “실어주는 매체가 없어 회원제 잡지 <B급 영화평론가 통신>을 매년 자비 출간했다. 평론가가 B급이라는 뜻이었는데 다루는 영화가 B급이라는 뜻으로 오해한 독자도 있었다”는 ‘귀여운’ 일화를 자못 근엄한 표정으로 들려준다. 27년 문부성 공무원 생활 끝에 2002년 받은 문화청 발령은 데라와키 겐 부장이 영화와 공무를 드디어 통합할 수 있게 해주었다. 지난 3월 도쿄에서 개최한 ‘한국 독립영화
일본영화 회고전 ‘사랑과 청춘 1965-1998’ [2]
-
영화로 보는 일본, 그 낯설지 않은 과거
듣도 보도 못한 영화들이 몰려온다. 우리가 이들을 듣도 보도 못한 까닭은, 오지에서 만들어진 영화라서도 아니고 해괴망측한 영화여서도 아니고 희대의 걸작이라서는 더욱 아니다. 이유인즉슨 그 반대에 가깝다. 11월10일부터 24일까지 2주일간 서울 메가박스에서 상영될 44편의 영화(개·폐막작 포함 46편)는 가장 가까운 나라의 가장 평범한 영화, 1965년부터 1998년까지 보통 일본 국민들이 퇴근 뒤 데이트를 하며 보았던 일본영화들이다. 국제영화제 수상경력도 없고 시네마테크에서 특별전을 기획할 만한 거장의 작품도 아닌 터라, 한국의 일본 대중문화 개방이 1998년부터 횟수를 거듭하는 동안에도 접할 기회가 없었던 오락영화들이다. 같은 이유로 한국뿐 아니라 일본 바깥에 소개된 일이 거의 없는 이들은 기차역 없는 마을처럼 지도에서 눈에 띄지 않는 일본영화의 영토인 셈이다. 요컨대 ‘일본영화: 사랑과 청춘 1965-1998’은 질보다 양이 중요한
일본영화 회고전 ‘사랑과 청춘 1965-1998’ [1]
-
30일 동안 맥도널드 메뉴만으로 연명한다면 그 사람은 어떻게 될까? 뚱보가 될까, 영양실조에 걸릴까? 리얼리티 프로그램 <서바이버>를 보노라면 듣도 보도 못한 먼나라의 허허벌판에 원주민처럼 버려져도 사람들은 꿋꿋이 살아남아 100만달러를 타내고 마는 세상이다. 여자친구와 의사들이 보살펴주고, 3천보도 걷지 않으면서 패스트푸드만 세끼 먹는 일을 어찌 그러한 대모험에 비교하랴. 이러한 여유로운 방심 속에 <슈퍼사이즈 미>가 꼬집고 싶은 고정관념의 틈이 있다. <슈퍼사이즈 미>는 자본주의의 최대 가치인 ‘신속함’과 ‘편리함’이 사람을 죽일 수 있는 흉기라는 사실을 파고든다.
퀸의 명곡 <팻 보텀드 걸>(Fat bottomed Girl)이 우렁차게 울려퍼지고 각종 패스트푸드 봉지를 든 사람들의 일상이 빠른 몽타주로 제시된다. 화면이 급정거하면 병원을 찾아가는 주인공 모건 스펄록이 나타난다. 용의주도한 모건은 영화를 찍는 스탭 수만큼 “맥도널드 식
흥미로운 생체실험다큐멘터리, <슈퍼 사이즈 미>
-
“바빠서 연애 못한단 여자의 80%는 외로움에 치를 떤대.” 오드리(줄리언 무어)의 친구처럼 젊어 보이는 엄마의 충고다. 뉴욕의 대형 로펌에서 예쁨받는 이혼 전문 변호사로 잘 나가는 딸이지만, 끊임없는 사랑과 보톡스로 자신을 성형해가는 엄마가 보기에 딸은 <섹스 앤 시티>의 뉴요커들 같은 생기가 없다. 오드리의 입장에선 이건 억울한 오해다. 과자와 TV의 날씨예보만 있으면 주말 저녁이라도 외로울 게 없으니 그가 보기에 ‘무지 바쁜데 연애해가면서도 외로움을 느끼는 20%’에 끼어드는 건 바보 같은 짓이다. 게다가 그는 “결혼은 죽음”이라고 믿는 결혼 불신론자다.
문제는 오드리의 이 신념이 직업 환경에서 갖게 된 환상 혹은 착각일지 모른다는 점이다. 그가 맡는 이혼소송이 수십억원이 걸려 있는 머니게임과 다름없지만 그는 이혼의 당위성을 지금의 고객과 잠재적인 의뢰인들에게 그럴듯하게 설파해야 하는 처지니까. 아니나 다를까, 오드리는 누군가의 사랑을 결별시키는 곳에서 누군가와 사
이혼 법정에서의 사랑 게임, <사랑에 빠지는 아주 특별한 법칙>
-
낡은 모터사이클을 탄 청년은 내 이름은 에르네스토, 라고 말한다. 그는 아직은 ‘체’라고 불리지 않는다. 자신이 태어난 대륙을 더듬으면서, 혁명보다는 연민에 동요하는 젊은 영혼. <모터싸이클 다이어리>는 알베르토 코르다의 사진이 각인시킨 전사 체 게바라의 이미지를 타고 넘어 천진한 열정으로 여행을 시작한 스물세살 에르네스토와 동행하는 영화다. ‘미알’(나의 알베르토)이라는 다정한 애칭으로 친구를 부르곤 했던 그는 15년 뒤 라틴아메리카 대륙에 헌신한 혁명가라는 이유로 살해당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모터싸이클 다이어리>는 그 비극을 멀찌감치 두고, 다만 여행을 할 뿐이다. 그리고 기다린다. 에르네스토가 “더이상 예전의 내가 아닌” 자신을 발견하기까지.
1952년 1월, 의대생 에르네스토 게바라와 생화학을 전공하는 친구 알베르토 그라나도는 아르헨티나와 칠레, 페루를 가로지르는 라틴아메리카 여행을 떠난다. 스물셋과 스물아홉. 철없이 들뜬 두 청년은 포데로사라고 이
체 게바라의 젊은 한 때, <모터싸이클 다이어리>
-
‘몸짱’이라는 조어를 만든 이상, 이 땅에서도 잘 가꿔진 육체가 이른바 있는 자들의 표지라는 사실쯤은 그다지 낯선 일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헬스클럽은 고도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경쟁력을 갖춘 총아들의 메카인 셈인데, ‘목표가 없으면 실망도 없다’라는 허름한 신조 따위가 어울릴 리 없다. 허우대만 멀쩡한 체육관장 피터(빈스 본)가 운영하는 남루한 체육관 ‘애버리지 조’에 ‘몸꽝’으로 회자되는 루저들만 득실거리는 것도 대략 그 때문이다.
자타칭 마이너 감성의 배우 벤 스틸러가 제작에도 참여한 영화 <피구의 제왕>은, 그 구도에서부터 비주류의 감성을 선명하게 지지하고 들어가는 이른바 루저 코미디다.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으르렁거리는 두 헬스클럽은 이름에서부터 평범함을 뜻하는 ‘애버리지 조’와 아마도 세계화를 암시하는 ‘글로보’로 맞서고, 외양과 규모, 구성원들의 몸매에서까지 비교체험 극과 극을 선사한다. ‘글로보’의 주인 이름이 ‘화이트 굿맨’(벤 스틸러)이라는 사실은 농
스포츠를 빙자한 루저들의 한풀이, <피구의 제왕>
-
존 클라크(리처드 기어)는 상속문제를 주된 업무로 삼는 시카고의 변호사다. 커리어우먼 아내 비벌리(수잔 서랜던)와 두 자녀를 둔 채 시카고 교외에서 살아가는 그는 누가 봐도 행복한 남성. 한데 이 남자, 퇴근길 전철 안에서 보니 표정이 밝지 않다. 그때 그의 눈에 ‘미찌의 댄스교습소’라는 간판과 그 아래 창밖을 우두커니 내다보는 묘령의 아가씨 폴리나(제니퍼 로페즈)의 모습이 들어온다. 그녀의 매력에 이끌려 무작정 교습소에 들어간 그는 얼떨결에 초급자반에 들어가게 되고, 춤을 통해 ‘2% 부족한 삶의 무언가’를 추구하게 된다.
수오 마사유키 감독의 1996년작 <쉘 위 댄스>를 리메이크한 <쉘 위 댄스?>는 원작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도쿄는 시카고로 대체됐고, 야쿠쇼 고지는 리처드 기어로, 구사카리 다미요는 제니퍼 로페즈로 바뀌었을 뿐, 중년의 위기를 맞은 남자가 춤을 통해 새로운 활력을 얻는다는 이야기의 골격은 대동소이하다. 남편의 행동거지가
젊음을 잃어가는 남자의 욕망, <쉘 위 댄스?>
-
“사랑에 빠지고 사랑을 잃은 이들, 모두가 나처럼 이성을 잃을까.” 적어도 그들은 그렇다.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죽어도 좋다’는 듯 세상에 ‘정면충돌’하고 만다(영화의 영어 제목은 ‘헤드-온’ 즉 ‘정면 충돌’이다). 돌아가거나 쉬어갈 줄 모르는 그들은 날선 욕구와 감정을 세상에 정면으로 ‘들이대’고 그 때문에 무너져내린다. <베티 블루>의 주인공처럼 자기파괴적인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 <미치고 싶을 때>는 그렇게 슬프고 격렬하고 쓸쓸한 영화다.
아내와 사별하고 폐인처럼 광인처럼 살고 있는 차히트(비롤 위넬)는 음주 운전으로 자살을 기도했다가, 병원 대합실에서 야릇한 눈길을 보내는 시벨(시벨 케킬리)을 만나게 된다. 터키계 이민자인 시벨은 보수적인 집안에서 벗어날 핑계로, 같은 터키계인 차히트에게 다짜고짜 위장 결혼을 제안한다. 눈속임으로 결혼한 그들은 서로의 사생활에 간섭하지 않는다. 자유분방한 시벨은 매일 밤 클럽에서 ‘원나이트 스탠드’ 상
격렬하고 지독한 사랑 이야기, <미치고 싶을 때>
-
하늘을 찌를 듯 솟은 강남 테헤란로의 한 빌딩 앞. 차가운 금속과 유리 자재가 보는 이를 주눅들게 만드는 화려한 장식 벽 꼭대기를 두개의 바퀴가 비웃듯 ‘드르륵’ 긁어 나간다. 10미터는 족히 돼 보이는 높이의 얇은 벽을 타고 오다가 뛰어내리는 스케이터의 등을 와이어가 부축하고 있지만 아슬아슬하기는 매한가지다. 도심의 기물을 자유자재로 타고 노는 젊은 어그레시브 인라인 스케이터들의 비상을 담아내는 〈태풍태양〉(제작 필름매니아)의 촬영현장. 악으로 깡으로 인라인을 타는 ‘깡맨’ 역의 가수 출신 배우 김상혁이 벽을 타고 뛰어내리다가 부상을 당하는 위태로운 연기를 하는 동안 김강우, 천정명, 이천희 등 다른 배우들은 한 구석에서 놀이를 하듯 연습을 한다. 여름분을 찍느라 얇은 셔츠 차림인데 경쟁적으로 차가운 돌바닥에 누워 ‘기물’이 되기를 자처하는 이들의 젊음 앞에서 입김을 호호 불게 하는 늦가을의 밤추위가 무색해진다.
“대단한 에너지예요. 다른 현장 같으면 배우들 쉬는 시간에도 이 친
정재은 감독 <태풍태양> 촬영현장을 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