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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지기 톰 행크스(48)와 로버트 저메키스(52)가 다시 뭉쳤다. 정확히 10년 전 <포레스트 검프>에서 배우와 감독으로 처음 만난 이들은 <캐스트 어웨이>를 거쳐 올 크리스마스에 한국 개봉하는 <폴라 익스프레스>로 다시 끈끈한 우정을 자랑한다. 12일 아시아 기자회견을 위해 도쿄를 방문한 이들은 10년 전에 비해 배도 나오고 얼굴에 주름도 늘었지만 서로를 바라보는 ‘믿음’의 눈빛은 크리스마스 트리에서 빛나는 알전구처럼 따뜻하게 반짝거렸다.
저메키스가 먼저 러브콜을 했던 두 전작과 달리 톰 행크스의 제안으로 이 영화를 함께 하게 된 저메키스는 “둘의 취향이 비슷한 것같다”면서 “톰의 연기력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특히 그는 제작 과정 전반에 대한 이해가 높아 함께 일하는데 매우 편하다”고 행크스를 추켜 세웠다. 이에 질세라 행크스 역시 “<포레스트 검프>로 밥(저메키스)은 배우로서의 내 가능성을 활짝 열어줬다”며 “배우를 단순히
<폴라 익스프레스> 도쿄 시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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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백주년 기념관에서 17일부터 열리는 레스페스트디지털영화제 20041995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저해상도 영화제’(The Low Resolution Film Festival)란 이름으로 시작한 뒤, 1998년부터 지금의 이름으로 불리게 된 레스페스트가 한국에서 개최된 지 올해로 5년째. 더이상 레스페스트를 영화제라 부르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이제 레스페스트는 ‘디지털’이라는 화두로 가능한 모든 예술적 생산물을 포괄하는 일종의 영상제, 혹은 하이브리드 축제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11월17일부터 21일까지 연세대 백주년 기념관에서 열리는 레스페스트디지털영화제 2004의 슬로건은 ‘상상 대공습!’(Imaginary Attack!) 디지털의 이름으로 가능한 것은 복제와 천편일률적인 재생산뿐이라고 여기는 이들에게 던지는, 상상력의 마지막 경고다. 레스페스트 2004가 선보이는 각종 영상물들은, 머릿속에서 상상하는 모든 것이 당신의 눈앞에서 펼쳐질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일단
디지털 상상력이 극장을 공습한다! 레스페스트디지털영화제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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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서울국제노동영화제가 11월16일부터 21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노동자뉴스제작단이 주최하고 영화진흥위원회, 민주노총,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 등이 후원하는 이번 행사에서 소개되는 작품은 해외작품 15편, 국내작품 11편으로 모두 26편이다. ‘점거하라, 저항하라, 생산하라! 다른 세상이 시작되고 있다’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올해 행사는 ‘제4차 세계대전’이라 불리는 자본주의 세계화 시대 속에서 세계를 바꾸어 나가려는 다양한 노력과 이 가운데 드러나는 새로운 세상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구조조정으로 회사에서 내쫓긴 스페인 정보통신업체 여성 노동자들이 187일 동안 거리에서 벌이는 농성투쟁을 그린 <이구아쥬 효과>, 켄 로치 감독의 <빵과 장미>에 단역으로 출연했던 한 여성을 통해 청소 용역 노동자의 삶을 그리는 <켄과 로자>, 사회주의적 착취 구조 속에서 허덕이는 <메이드 인 차이나> 등이 눈길을 끄는 작품들
노동자, 당신이 새 세상의 주인공, 제8회 서울국제노동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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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단 한명도 감당하기 어려워하는 슈퍼히어로가, 밥 파의 집에는 네명이나 있다. 늘어난 허릿살을 부여잡고 회사와 집을 오가는 평범한 샐러리맨 밥 파는, 한때 미스터 인크레더블이라는, 좋았던 시절의 닉네임을 먼지 속에 파묻고 사는 슈퍼히어로다. 그의 아내 헬렌 파도 한때 팔다리가 고무처럼 늘어나 일라스티 걸이라 불렸던 슈퍼히로인 출신이며, 검은 생머리를 흩날리는 바이올렛 파와 바람처럼 빨리 달리는 대쉬엘 파는 초인의 피를 이어받은 슈퍼 칠드런들이다. 갓난아이 잭잭 파만이 아직 정체불명. 픽사스튜디오의 신작 <인크레더블>은 이 가족들이(당연한 플롯이지만 조금 갑작스러운 분위기를 더하여) 어느 날, 정부로부터 일급기밀의 임무를 맡아 다시금 슈퍼히어로 복장을 챙겨입게 된다는 이야기다.
작품을 만들어낼 때마다 놀라운 크리에이티브와 기술적인 완성도, 균형감 있는 주제의식으로 평단과 대중 어느 한쪽의 외면도 받지 않은 ‘인크레더블’한 픽사인 만큼, 이번 작품에도 세간의 주목은 자
해외신작 <인크레더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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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애> 할리우드에서 <일 마레>로 재탄생
이현승 감독의 <시월애> 리메이크가 할리우드에서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감독은 아르헨티나 출신 감독 알레한드로 아그레스티로, 연출뿐 아니라 제작, 각본, 촬영, 작곡까지 해내는 다재다능한 인물이다. 그의 2002년작 <발렌틴>은 지난해 서울유럽영화제에서 소개되기도 했다. 워너브러더스에서 제작하는 <시월애> 리메이크 영화의 제목은 <일 마레>다.
남극에도 극장 생긴다
남극에 최초의 극장이 들어선다. 아르헨티나영화협회가 자국의 연구소가 있는 킹 조지 섬 주바니 기지에 50석 규모의 극장을 건립하기로 했다. 이 극장은 먼저 24편의 아르헨티나영화를 영어자막과 함께 DVD로 상영할 계획이다. 주바니 기지 근처에는 한국의 세종기지를 비롯해 브라질, 중국, 독일 등의 연구기지가 있다.
아마존닷컴 단편영화 온라인 무료상영
인터넷 서점 아마존닷컴이 단편영화를 제작해 온라인으로 무료상
[해외 단신] <시월애> 할리우드에서 <일 마레>로 재탄생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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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개봉작 중 스크린으로 다시 챙겨보고 싶은 작품은 무엇일까. <씨네21> 홈페이지에서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네티즌들이 재개봉을 가장 원하는 작품은 <송환>과 <거미숲>인 것으로 나타났다. “<송환>은 지방에선 아예 개봉조차 하지 않았던 영화죠. 꼭 많은 사람들과 같이 다시 한번 보고 싶습니다”(sugi4377)라는 의견에서는 지방 배급이 여의치 않은 독립예술영화들의 현실을 읽을 수 있었고, “<거미숲>, 왜 흥행이 되지 않았는지 알 수 없네요”(dhr24fkd)라는 의견에서는 좋은 작품을 많은 관객과 공유하지 못한 아쉬움이 엿보였다.
네티즌의 자랑스러운 의견에 부흥하기 위해서는, 작고 좋은 영화들을 무시하지 않는 배급 시스템과 거대 마케팅에 휘둘리지 않는 관객의 혜안이 동시에 필요하지 않을는지. 김도훈
[씨네폴] <송환> 극장에서 다시 봤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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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보이>, 대학생이 뽑은 올해 최고 영화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대학생 전문주간지 <대학내일>의 설문 결과 올해 최고의 영화로 꼽혔다. <올드보이>는 대학생 6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34.5%의 지지를 받았으며, <태극기 휘날리며>와 <실미도> <아는 여자> <범죄의 재구성>이 뒤를 이었다. 박찬욱 감독은 올해 최고의 감독으로 뽑히기도 했다. 한편 올해 최고의 배우는 최민식과 문근영이 선정됐다.
신촌에 영화보러 오세요
신촌지역 대학 영화동아리들이 주최하는 제1회 신촌대학영화제가 11월18일부터 20일까지 이화여대 학생문화관 소극장에서 열린다. 상영작 중에는 최초로 공개되는 장준환, 봉준호 감독의 영화아카데미 시절 공동연출작 <포도씨앗의 사랑>도 포함돼 있다. 두 감독은 영화상영 뒤, 관객과의 대화 시간을 갖는다(문의: www.suff.co.kr).
프랑스 문화원
[국내 단신] <올드보이>, 대학생이 뽑은 올해 최고 영화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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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과 브라운관의 행복한 동거가 가능할 것인가. 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이충직, 이하 영진위)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방송(HD)영화 제작지원 사업은 이를 판가름할 수 있는 잣대이기도 하다. “디지털, 즉 HD 기술을 매개로 영화와 방송의 제작 노하우를 융합하고, 한국영화의 상영 윈도를 다양화한다”는 목적으로 올해 처음 만들어진 이 지원사업은 11월9일, 영진위가 방송쪽 파트너인 KBS와 함께 지원작을 선정하면서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접수작품 47편 중 최종 심사를 거쳐 3억원의 지원금을 받게 된 작품은 모두 5편. 영진위는 남선호 감독(사진)의 <영화감독이 되는 법>, 유상욱 감독의 <그 남자가 두고 온 섬>, 여균동 감독의 <비단구두 사 가지고…> 등 3편을, KBS는 김의수 PD의 <피아노포르테>, 김태용·민규동·조근식 감독의 <아이 엠 쏘리> 등 2편을 택했다. 이 밖에 양영철 감독의 <옆집 여자>
영진위·KBS, 방송(HD)영화 제작지원작 5편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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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대통령 부인들도 살림하는 주부들인데요. 이분들 모셔다 사는 얘기 듣는 것도 좋겠죠. 201호나 301호나 사람 사는 모습은 비슷하지 않겠어요?” 1년2개월 만에 아침 주부프로그램에 복귀하는 이상벽(57)씨는 여전히 구수한 말투다. 그는 10여년 동안 이끌어 온 한국방송 〈아침마당〉을 지난해 그만둔 뒤 이곳저곳을 많이 다녔다고 했다. 가요 프로그램 진행자로, 강연자로 전국 곳곳을 오갔다.
사람 냄새를 좋아하는 그답게 새로 맡은 프로그램 제목도 〈사람향기 폴폴〉(문화방송)이다. 작가와 함께 지었다는 제목은 “사람 사는 냄새가 있는 그대로 전해진다”는 뜻을 지녔다. 그는 “연예인만 나오는 아침 주부 프로에서 벗어나, 서민과 중산층의 숨은 이야기를 담아내 우리 사회의 사람과 현상에 대해 폭넓게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이제 그는 꿈과 함께 ‘늙을’ 준비를 한다고 했다. “두 가지를 짓고, 두 가지를 기르겠다”는 것이 그의 꿈이다. “책다운 책과 저와 어울리는 집을 짓고, 지방에서
<사람향기 폴폴>진행맡은 이상벽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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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문화방송 <한강수타령>의 최민수(42)를 보는 시청자들의 반응이다. 작은 인형을 세워놓고 장난감 총을 쏘다 가영(김혜수)의 엉덩이에 총알을 맞히고 “적절한 자극은 불필요한 지방을 연소시켜주죠”라며 농을 치다, 곧 이어 “금방 가영씨가 나를 싫다고 해버릴 것 같아 몹시 불안해요”라고 말할 땐, 첫 사랑에 빠진 젊은이 같다. 엘리베이터에서 방귀를 뀌고 모르는 척 가영에게 떠넘기거나, 준호(김석훈)에게 “임마 너 혼날래? 어디서 반말을 해?”라며 꿀밤을 한 대 먹일 때, 시청자들은 웃음을 터뜨리며 “예전 최민수랑 다른데?” 한다.
지금껏 사람들 머리 속에 각인된 최민수의 모습은 <한강수타령>에서 찾아볼 수 없다. 영화 <리베라 메>(2000년)에서 싸이코 방화범에 맞서는 소방관으로, 영화 <유령>(1999년)에서는 핵잠수함에서 반란을 일으키는 부함장 202로 나왔을 때, 최민수는 어깨에 힘들어가고 눈빛 번뜩이는 ‘카리스마’를 자랑했다. ‘
최민수, MBC주말극 <한강수타령>서 연기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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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크레더블>의 흥행질주가 뻥 뚫린 고속도로를 달리는마냥 시원스럽다. 지난주 7천백만불의 흥행수익을 올리면서 개봉했던 <인크레더블>이 2주차에도 5천백만불을 더 보태면서 미국 박스오피스 2주연속 1위를 차지했다. 하락율은 고작 29%. 보통 2주차에 50% 이상의 하락율을 보이는 것을 감안하면 흥행몰이가 그만큼 거세다는 뜻이다. 흥행누계는 벌써 1억4천4백만불을 넘었다. 이정도 기세면 다음주에 2억불에 근접하고 개봉4주차에는 가뿐히 2억불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극장수도 개봉당시 3,933개를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어서 배급력 또한 막강하다.
<인크레더블>은 픽사의 6번째 작품으로 <니모를 찾아서>를 근소한 수치로 따돌리고 픽사 작품 중 개봉 수입 1위를 차지했다.(<토이 스토리>, <벅스라이프>, <토이 스토리2>, <몬스터 주식회사>, <니모를 찾아서>가 모두 픽사의 작품들) 이제
제목 그대로 놀랍군! <인크레더블> 미국 박스오피스 2주연속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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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이 정말 아름다웠어요. 특히 마지막 장면이요.” TV 뉴스를 보다 우연히 시각장애인이 이렇게 말하는 걸 봤다. 어떻게 시각장애인이 화면의 아름다움을 말할 수 있지? 호기심이 생겼고 그래서 장애인영화제 취재를 제안했다. 과거 촛불시위도 여러 번 나간 적 있는, 의협심 강한 김도훈 기자가 선뜻 내가 하겠노라 나섰다. 주말을 반납하며 일한 그는 “인터뷰는 많이 했어?”라는 질문에 멋쩍게 웃으며 답했다. “그게 쉽지 않더라고요.” 김도훈 기자는 장애인들에게 적절한 질문을 던지기 위해 직접 장애체험부터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들의 눈높이에서 말문을 텄다. 이번주 기획기사 ‘장애우의 영화보기’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그는 생애 처음 영화관에 온 한 시각장애인의 미소를 잊을 수 없다고 썼다. 무엇보다 그 구절이 마음을 사로잡는다.생애 처음 영화관을 찾은 장애인의 미소란 어떤 것일까? 언젠가 TV에서 봤던 장애인 할아버지, 할머니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라 여행가는 건
어느 장애인의 생애 첫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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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12일부터 부산시네마테크와 광주극장에서 상영하는 뉴저먼시네마 특별전1962년, 오버하우젠영화제(Overhausen Film Festival)에 모인 스물여섯명의 독일 청년들이 모종의 선언을 한다. ‘아버지 영화는 죽었다’라든가 ‘새로운 자유를 원한다’ 같은 도발적인 수사가 뒤따랐지만 별반 알맹이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따지고 보면 그 정도의 말들은 이미 유럽 대학도시 어느 뒷골목에서나 되풀이되고 있던 상투적 문장이기도 했다. 실제로 이 26명 중에 장편영화를 만들어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영화를 찍어보지 않은 이들도 더러 섞여 있었다. 실제로 이들의 좌장 역할을 했던 알렉산더 클루게마저 정작 자신들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었노라 고백하기도 했다.고다르와 트뤼포 같은 누벨바그영화에 고무되어 단편영화 몇편 찍은 것이 고작이었던 이 독일 젊은이들의 이 해프닝은 그러나, 뜻밖에 이들의 선언에 관심을 가진 정부 당국의 전폭적인 지지와 공식 재정 보조로 이어지게 된다. 그리고 66년, 드디
파스빈더와 헤어초크를 만나자, 뉴저먼시네마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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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대로 헤치고 다시 묶을 수 있다
“청춘이라는 말이 일단 너무 좋고요….” 노동석(33) 감독은 그렇게 말하면서 웃는다. 지난 2002년 말, 자신의 영화아카데미 졸업 시즌에 버티고 있던 막연한 두려움과 주변 친구들의 어려운 상황에 착안하여 청춘에 대한 한편의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그는 마음먹었다. 인터넷에서 보고 마음에 든 시에서 <마이 제너레이션>이란 제목을 가져오고, “마티즈 한대에 다 타고 다닐 수 있을 만한 규모와 인원”으로 움직이고, 아주 가끔이지만 “촬영기사와 감독, 그리고 배우들만 남아서 감독이 붐대를 들고 연출을 동시에 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도, 주말마다 모여 찍었기 때문에 오히려 더 “서로에 대한 그리움이 싹터” 좋은 기분으로 만들었다는 영화.
<마이 제너레이션>은 어렵게 아르바이트를 하며 영화감독을 꿈꾸는 병석과 번번이 직장에서 쫓겨나고 이용당하는 여자친구 재경의 멈춰버린 듯한 젊은 날을 그려낸다. 끝내는 카메라를 팔 수밖에 없던 병
새로운 물결, 디지털 장편영화 [9] 대안3-새로운 세대를 말하다 : 노동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