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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성우 장정진의 죽음으로 가학성 오락프로그램이 논란에 휩싸이자 MBC와 SBS는 각각 <질풍노도 라이벌> <일요일은 101%> 같은 ‘몸으로 때우던’ 프로그램을 폐지했다. 그리고 MBC <천생연분>의 대성공을 회고하며 12월16일 일제히 스타미팅프로그램 <심심풀이-러브 서바이벌 두근두근>과 <실제상황 일요일>의 한 코너 <리얼 로망스 연애편지>를 히든카드로 내놓았다. 이들 프로그램들은 첫 방영 당시 평균 15%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나름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고, 한때 붐이었던 장르의 부활에 시청자들의 기대 또한 컸다. 하지만 방영 3개월도 채 안 된 지금, 폐지론까지 거론되며 시청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이유는 심하게 노골적이고 비인간적인 ‘과거’의 문제점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것. 선정성과 홍보성, 베끼기 측면에선 오히려 더하다는 것이다.
남자연예인과 일반인 여성의 짝짓기라는 점에서 시작부터 &
이건 너무 심하지 않나요? 시청자 항의 쏟아지는 스타미팅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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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1월2일(일) 밤 11시50분
2005년 새해 첫 한국영화는 감독, 출연자, 영화 모두가 한국 영화사에서 각각의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작품 <바람 불어 좋은 날>로 시작한다. 우선, 감독. 이장호 감독은 지난해 12월 특별전으로 방영된 신상옥 감독의 연출부 출신이다. 1974년 <별들의 고향>으로 데뷔하자마자 이른바 대박을 터뜨린 이장호는, 그러나 1976년 대마초 혐의로 활동이 정지되었다가 해금된 이후 이 작품으로 화려하게 재기에 성공한다. 이후 이장호 감독은 80년대 후반까지 가장 잘 나가는 감독으로 활동한다.
다음은 배우. 남자주인공 3명 중 특히 안성기에게 이 작품은 그의 연기 인생을 재개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되는 의미를 지닌다. 1957년 김기영 감독의 <황혼열차>의 아역으로 데뷔한 그는 학업과 군복무로 한동안 영화 활동을 중단했다가 다시 배우로 복귀했는데 이 작품으로 부활에 성공한다. 그는 이 작품으로 1959년 이후 2
한국 리얼리즘영화의 부활, <바람 불어 좋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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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1월1일(토) 밤 11시50분
<로미오와 줄리엣>은 셰익스피어 작품 중에서 가장 강렬한 비극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영화로도 여러 차례 리메이크된 적 있다.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프랑코 제피렐리 감독은 당시 10대 소년 소녀였던 레오나드 위팅과 올리비아 허시를 기용했고 그들은 대담한 연기로 관객을 놀라게 했다. 앳된 배우들의 사랑 연기는 당시로선 하나의 ‘추문’으로 남을 법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 <로미오와 줄리엣>은 서로 사랑할 수 없는 처지의 연인들이 만나 짧은 인연을 나눈 뒤 비극적 결말로 치닫는 줄거리다. 사랑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그들은 어이없이 헤어진다. 원작과 영화가 거의 다르지 않다.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에선 니노 로타의 음악을 빼놓을 수 없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운명적 만남으로부터 그들의 기이한 작별까지 니노 로타의 애잔한 음악은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 요소로 남는다. 니노 로타는 이외에 <대부&
영원한 청춘 로맨스의 고전, <로미오와 줄리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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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도산>에서 ‘리키도잔’을 그림자처럼 따르는 비서 ‘요시마치’ 역으로 출연한 일본 배우 하기와라 마사토는 국내 관객에겐 생소한 얼굴이다. 그를 소개하는 가장 친절한 이력이 일본에 방영된 <겨울연가>에서 배용준의 목소리 더빙을 맡았다는 사실일 정도로. 게다가 이렇게 단정히 슈트를 입고, 머리를 가지런히 빗어올린 모습이라면 구로사와 기요시의 <큐어>나 최양일의 <막스의 산>, <카오스> <고> <음양사> 같은 영화를 보았던 관객이라고 해도 익숙하지 않을 것이다.
1971년 생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소년 같은 눈매를 간직하고 있는 하기와라 마사토는, 그간 연기해왔던 다소 어둡고, 분열적인 캐릭터들에 비하면 훨씬 밝고 다정다감한 남자였다. 그러나 미소짓는 입끝에 여전히 드리워진 그늘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그의 성장기는 그리 밝지만은 않았다. 부모님과 떨어져 살아야 했던 상황에서, 예민한 사춘기 소년의 마음은 세
<역도산> 배우 하기와라 마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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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쌍한 고아 세 남매의 모험담동화책을 읽다보면 고아보다 불행한 운명은 없다고 믿게 된다. 죽 한 국자만 더 달라고 애걸하는 올리버 트위스트, 고아는 아니지만 부모에게 버림받아서 마녀의 식사 거리가 될 뻔한 헨젤과 그레텔, 생쥐를 벗삼아 다락방에서 지내는 소공녀 세라. 그 가엾은 고아들의 연대기는 12월4일 LA 차이니스 시어터에서 열린 <레모니 스니캣> 프리미어에 이르러 별빛도 닿지 않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부모를 잃고 올라프 백작에게 쫓기는 보들레어 세 남매는 다른 고아들에게는 내리지 않은, 유산이라는 축복 때문에, 원작소설이 열한권에 이르도록 안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들도 신데렐라 같은 해피엔딩을 맞을 수 있을까?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 작가 레모니 스니캣은 그런 보상을 기대한다면 책을 놓으라고 충고한다. 그는 아마도 영화 티켓도 사지 말라고 충고할 것이다.
화자 레모니 스니캣의 참견이 독특한 동화
<레모니 스니캣>은 ‘레모니 스니캣’이라는 필명을 쓰는
[현지보고] 짐 캐리 주연의 <레모니 스니캣> LA 시사회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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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시가 김홍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집행위원장의 해촉안을 발의하자 영화계가 정면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박찬욱, 최민식 등 주요 감독들과 배우들은 12월 29일 “김 집행위원장이 해촉될 경우 부천영화제에 영화 출품 및 참석을 거부하겠다”고 집단 결의하는 등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김 집행위원장의 해촉안이 통과될 경우 영화제를 보이콧하겠다고 밝힌 영화인은 12월 29일까지 20여명. 최민식, 송강호, 설경구, 이영애, 정우성, 조승우, 한가인, 권상우, 문근영, 손예진, 강동원, 류승범, 신하균, 유지태, 강혜정, 김혜수, 공형진, 김수로, 문소리, 배두나 등의 배우들과 박찬욱, 김지운, 이재용, 허진호, 이현승, 봉준호, 김성수 등의 감독들로 알려졌다. 이들은 김 집행위원장 해촉안을 총회에 상정키로 한 영화제 이사회의 결정을 맹비난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해촉안 발의를 주도한 홍건표 부천시장(한나라당)(우측 아래 사진, 올해 시장선거에 당선되었을 당시의 모습)에 대
“부천영화제 보이콧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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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도산> 얘기는 빼고 하자… 껄껄껄.” 인터뷰를 청한 계기가 <역도산> 개봉이라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 차승재 싸이더스 대표는 농담을 던졌다. 그건 110억원의 제작비를 들인 영화인 만큼 부담이 간다는 뜻이기도 했을 것이고, 회사 차원에서 엄청나게 공력을 들인 영화이니 ‘살살’ 다뤄달라는 우회적인 표현이기도 했을 게다. 어쩌면 그건 “난 지난 일에는 연연할 새가 없다”는 그의 말처럼, 이런저런 대형 프로젝트를 눈앞에 두고 분주하게 작업을 벌이고 있는 차 대표의 심경이 드러난 것인지도 모른다. 사실, <역도산>이 개봉한 지 딱 7일째 되는 12월21일의 그에게선 흥행상황을 파악하느라 초조해하는 표정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의 근황을 가장 잘 보여준 것은 쉴새없이 퀸의 <Too much love will kill you>를 불러대는 휴대폰이었다. 연말의 각종 모임, 판권 계약, 대학 강의 등과 관련된 통화가 끊이지 않았고, 마주하고 있는 기자
<역도산> 제작한 싸이더스 대표 차승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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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의 고공비행은 올해도 계속됐다. <태극기 휘날리며>와 <실미도>는 1천만 관객을 넘어섰다. 스크린쿼터제로 간신히 버티던 우리영화의 점유율은 50%를 넘기고 있다. 영화인 스스로의 노력도 많았지만 외부의 도움도 컸다. 스크린쿼터제를 지키기 위해 함께 어깨겯고 싸웠던 시민·사회·문화 단체, 정부의 지원, 관객의 적극적인 호응 등이 큰 몫을 했다.
영화인들이 한국영화의 오늘을 있게 한 이런 국민적 지지와 성원에 나눔으로 보답에 나섰다. ‘아름다운 영화인’. 영화인들이 2005년 한해동안 진행할 나눔 캠페인이다. 영상전문주간지 <씨네21>이 판을 벌렸고, 영화인협회, 영화인회의, 영화제작가협회, 여성영화인모임 등 범영화계가 참여한다. 그동안 개인적인 차원의 나눔활동은 있었지만 영화인들이 이번처럼 조직적으로 나눔활동을 벌이기는 처음이어서 이 캠페인은 우리 사회의 나눔문화 확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름다운 영화인’ 캠페인은 1%기부를
1% 기부하는 ‘아름다운 영화인’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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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방송 출연이 ‘풀렸다’, ‘안 풀렸다’ 그러는데요. 누가 (방송 출연을) 막은 적은 없어요. 제가 여론에 휘둘리지는 않을 거예요. 내년부터 필요한 방송 출연은 추진할 거고요, 지상파 방송에도 조금씩 나갈 생각입니다.” 가수 백지영(26)이 새해 다시 방송 활동에 나선다. 지난해 12월 단독 콘서트 이후 1년여 만에 공식적으로 방송 활동을 재개하는 것이다. 방송 전부터 성형수술 논란 속에 등장한 백지영을 지난 28일 오후 경기도 성남 분당의 한 전원주택에서 만났다. 이곳에선 백지영의 방송 복귀작인 케이블 음악채널 〈엠넷〉의 리얼시트콤 〈홈 스위트 홈〉이 촬영 중이었다.
m.net 리얼시트콤‘홈 스위트 홈’ 출연 내년 2월 5집 출시…“살 빠져 성형 오해”
“제가 예전에 방송을 못할 때, 케이블 방송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어떤 것이든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제작진을 만날 수 있었고요. 처음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 대본도 없고 해서 특이한 것 같고 어떤 프로그램인지
케이블방송으로 1년만에 활동 재개하는 가수 백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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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유령>으로 가장 화제가 된 인물은? 조엘 슈마허 감독도 앤드루 로이드 웨버도 아니다. 바로 1986년생 가녀린 소녀 배우 에미 로섬이 미국 평단으로부터 호평 세례를 받고 있다. 뮤지컬 영화 <오페라의 유령>에서 주인공 크리스틴역을 맡아 연기와 함께 뛰어난 노래솜씨를 뽐낸 에미 로섬은 12살 때 이미 평범한 학교 생활을 포기하고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단원을 택하는 결단을 내렸다. 그리고 이런 선택은 결국 옳았음이 드러났다. 전미비평가협회는 에미 로섬의 연기를 “올해의 발견”이라고 추켜세우며 신인여우주연상을 건넸고, 미국방송비평가협회는 비평가상을 수여했다. 골든 글로브상 여우주연상에도 노미네이트된 상태다.
최근 에미 로섬은 와의 인터뷰에서 “배우들이 무슨 장면을 촬영하는지도 모르고 촬영장에 오는 것을 나는 참을 수가 없다. 이것은 통제(Control) 문제가 아니라 완벽주의의 문제다. 완벽주의는 내 결점인 동시에 자산”이라고 말했다. 로섬은 <
<오페라의 유령>의 에미 로섬 호평 일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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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2월 말로 예정된 아카데미 시상식을 둘러싼 호사가들의 예측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뉴스위크>는 지난 12월17일, 2005년 오스카의 행방에 대한 이슈들을 열거하고 이에 대한 예상을 제시했다. 최우수 작품상, 감독상, 남녀 주연상 등 ‘빅4’와 관련한, 맞히면 좋고 틀려도 그만인 다섯 가지 질문과 대답은 다음과 같다. 믿거나 말거나~.
첫째, <사이드웨이스>는 최우수 작품상을 거머쥘 것인가? 대답은 아니오. <사이드웨이스>는 뉴욕과 LA비평가협회로부터 각각 4개와 5개 부문에 걸쳐서 상을 받았고, 내년 골든글로브에도 감독상과 함께 최우수 뮤지컬 및 코미디, 각본, 남녀 연기상에 걸쳐 무려 7개 부문에 후보로 지명된 최고의 기대주. 그러나 예술가의 영감과 관련한 내용 혹은 애끓는 인생역전 등 강렬한 이야기에 후한 점수를 주는 최우수 작품상만큼은,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여행을 다룬 이 영화에 돌아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다.
둘째, 마틴 스
[What`s up] <뉴스위크>가 밝힌 2005년 아카데미에 대한 5가지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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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씨 영화, 중국의 대표 코미디로 도약
올 연말에도 베이징 극장가에는 펑샤오강의 영화가 어김없이 찾아왔다. 설 특선영화쯤으로 번역할 수 있는 ‘하세편’(賀歲片)의 대명사 펑샤오강의 영화가 올해도 변함없이 연말 극장가에서 중국 인민들의 환영을 한몸에 받으며 순항하고 있다. 역시 지난해 이 시기 개봉한 펑샤오강의 하세편 <셀폰>의 첫날 입장수입의 두배가 넘는 510만인민폐의 입장수입으로 쾌조의 스타트를 한 <천하무적>은 개봉 10일째인 지난 12월18일, 이미 8천만인민폐의 흥행 성적을 거둬 펑샤오강 자신은 물론 제작사의 예상 흥행수입을 훨씬 넘어서는 수치를 달성했다. 이로써 <천하무적>은 펑샤오강의 최고 흥행작이자 중국 내 대표적 장르영화 감독으로서의 펑샤오강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는 작품이 되었다.
사실 중국 내에서 연말연시 개봉하는 하세편의 개념을 처음 도입한 사람은 펑샤오강이다. 홍콩에서 매년 설 연휴를 전후해서 개봉하는 하세편은 대중 스타들
[베이징] <천하무적> 좋은 출발, 펑샤오강 감독의 최고 흥행작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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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어, 깁슨, 브랜도, 올해의 인물마이클 무어, 멜 깁슨, 말론 브랜도. 2004년 한해 동안 줄기차게 뉴스를 장식했던 세명의 영화인이 미국영화연구소(AFI)가 발표한 ‘의미심장한 순간들’(Moments of Significance)에 이름을 올렸다. ‘의미심장한 순간들’은 매년 개최되는 AFI 시상식의 일환으로 발표되는 리스트. 한해 동안 미국 문화계에 가장 커다란 영향력을 끼친 10개의 사건들이 선정된다.마이클 무어(사진)의 <화씨 9/11>과 멜 깁슨의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는 두 작품이 불러일으킨 사회적 논쟁과 막대한 흥행성적에 힘입어 리스트에 이름을 새겼다. AFI는 선정 이유를 추가로 설명하며 “두명의 영화감독은 누구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장르의 영화들을 만들어 대중을 매료시켰고, 이는 할리우드의 전통적인 편견을 집어던지는 결과를 낳았다”는 찬사를 보냈고, 정치·종교적 양극화 경향에 몸살을 앓는 미국사회에 긍정적인 여명을 비추었다는 점에도 큰
AFI의 2004년의 ‘의미심장한 순간들’ 10대 사건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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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제작비는 늘고 관객 수는 줄었다. 12월19일치 <뉴욕타임스>가 결산한 2004년 할리우드 박스오피스의 요약이다. 박스오피스 집계회사인 이그지비터 릴레이션에 따르면, 미국 내 박스오피스 수입은 지난해의 92억7천만달러를 넘어선 94억달러에 육박한다. 그러나 3.85%의 관람료 인상률을 고려하면 실질 관객 수는 2.25% 줄어든 셈. 3.8% 관객 감소를 경험한 2003년에 이어 2년째 감소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올해의 관객 감소가 더욱 뼈아픈 까닭을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화씨 9/11>의 놀라운 선전에서 찾았다. 애초 흥행 카드로 간주되지 않았고 독립 배급사를 통해 배급된 두편이 거둬들인 5억달러에 달하는 수입을 올해 박스오피스에서 제하고 계산해보면, 스튜디오들은 더욱 우울해야 마땅하다는 뜻이다. 특히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는 전혀 영화를 보지 않았던 계층을 극장으로 유인하며 통산 국내흥행 3위(3억
<뉴욕타임스> 2004 할리우드 박스오피스 결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