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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선입견이다.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 독일영화에 오랜만에 쏟아진 환호, 독일 옐로페이퍼가 공개한 배우의 전력, 게다가 광적인 사랑이 감지되는 한국 제목까지. 정작 열어본 <미치고 싶을 때>는 예술영화라기보다 독일산 대중영화에 가깝고, 보편적 사랑에 관한 영화란 표현이 더 어울린다. 싸운 뒤 피가 흐르는 입 속으로 맥주를 붓는 남자와 집에서 탈출하고자 수시로 팔목에 칼을 대는 여자가 사실 다르긴 하다. 하지만 이 정도 사랑이 뜨겁다고 열광했다면 (미안한 말씀인데) 열렬한 사랑을 해보지 못했거나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와 데이비드 린치 같은 유의 영화엔 관심없는 사람일 확률이 높다. <미치고 싶을 때>는 두 사람의 관계를 따라나선 뮤지컬영화다. 셀림 세슬러 밴드의 집시음악과 여가수의 애잔한 목소리 사이사이로 남자와 여자는 만나고, 결혼하고, 사랑하고, 이별하고, 상처받고, 집착하고 각자의 길을 선택한다. 그러니까 <미치고 싶을 때>는 아주 단순한 방식으
사랑의 각 단계를 보여주는 정직한 영화, <미치고 싶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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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영화 전문 DVD 브랜드 ‘블랙하우스’에 주목하는 건 예술영화를 지속적으로 배급해온 백두대간과 메이저 영화사인 콜럼비아의 클래식 라인업이 DVD 제작을 위해 손잡았기 때문이다. 이 거래는 시장 이점을 활용하고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것으로서, 이미 스펙트럼과 퍼시픽 엔터테인먼트가 유사한 형태로 진행해오던 것을 더욱 발전시킨 형태라 하겠다. 모쪼록 둘의 동거가 소외된 분야 DVD의 부흥 및 시장 활성화를 위한 훌륭한 처방이 되길 바란다.
1차로 소개되는 <아타나주아> <블러디 선데이> <카란디루>는 다양한 정치적 알레고리가 토대를 이루는 작품들이다. 셋은 편협과 폭력과 권력에의 의지가 낳은 ‘마음의 악마와 감옥’에 관해 이야기한다. 칸영화제의 21세기 첫 발견인 <아타나주아>는 영화 사상 가장 낯설고 경이로운 체험이다. 이뉴잇족이 자신의 입으로 토해낸 이야기는 80년 전 로버트 플래허티의 작업을 무색하게 만들며, 원시적이고 토속적인
예술영화 전문 브랜드 ‘블랙하우스’의 세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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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김기덕 영화 속 인물 대부분이 제대로 된 집에서 살지 않는다. 물 위에 부유하거나 한강다리 혹은 차 속에서 그들은 서로를 괴롭히며 언제든 떠날 준비를 한다. 그런데 결국은 그 괴로운 공간으로 되돌아온다. 마치 전염병에 걸린 것처럼 말도 안 되는 행위를 되풀이하면서 말이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머물 곳이 아니라 머물 사람, 먹을 것을 차려주고 입혀주며 재워주는 태석 같은 사람인지도 모른다. 토니 레인즈는 최근의 글을 통해 김기덕 깎아내리기에 여념이 없는 모양인데 김기덕이 그리는 유령과 대사 절제 그리고 공간은 차이밍량의 그것과는 분명한 거리가 있다.
DVD에 담긴 감독과 정성일과의 코멘터리는 이러한 점들에 대한 답변뿐 아니라 영화를 보고 난 뒤에도 여전히 알기 힘들었던 손바닥 눈의 의미 등 <빈 집>에 관한 빈틈없는 분석을 들려준다. 특히 선화의 첫 대사인 “사랑해요”가 태석에 대한 것이 아닌 남편에 대한 것일 수 있다는 감독의 설명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김
감독 김기덕, 평론가 정성일의 꼼꼼 분석, <빈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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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하지 않은 인간이 없건만 왜 혼자 고독한거야?
문맹이라는 비밀을 숨기기 위해 차라리 감옥에 갇히는 것을 선택한 여자의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콤플렉스는 그렇게 한 인간의 영혼을 잠식하고 삶을 통째로 삼켜 버리기도 한다. 여기 한 남자가 있다. 김신락이라는 본명 대신 ‘역도산’ 이라 불리던 남자. 그의 콤플렉스, 비밀 혹은 ‘회피하고, 방어하고, 숨기고, 위장하고, 남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의 근거가 되는 수치심’의 정체에 대하여 나는 알지 못한다. 그저 “조선인이고 일본인이고 난 그런 거 몰라. 난 세계인이다”라는 말과, 아들에게까지 조선 출신임을 밝히지 않았다는 풍문을 통해 그의 가슴 안쪽에 자리한 좁고 어두침침한 방(房)의 무늬를 짐작해볼 따름이다.
남자는 자신의 콤플렉스를 정면 돌파하는 방법을 택한다. 일본 최초의 프로레슬러로서 그는 화려한 성공을 거두었다. 전후 일본의 좌절감과 무력감을 다독이기에 ‘작은 일본인이 큰 미국 놈을 거꾸러트리는’ 광경을 직접 보여주는 것보
[정이현의 해석남녀] <역도산> 의 ‘역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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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진위, ‘50편으로 만나는 한국영화 50년’ 회고전
영화진흥위원회가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와 공동으로 파리에서 한국영화 50편을 상영하는 한국영화 회고전 ‘50편으로 만나는 한국영화 50년’을 연다. 내년 1월5일 이창동 감독의 <초록 물고기>를 개막작으로 시네마테크 프랑세즈 샤이오궁에서 열리는 이 회고전은 2월 26일까지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1961,신상옥 감독)> <오발탄(1961,유현목)>(사진) <하녀(1960, 김기영)> <나쁜 남자(2000, 김기덕)> <살인의 추억(2003, 봉준호)> 등 한국영화 50편을 튼다.
서울여성영화제 모바일용 영화 공모
내년 4월 8일부터 15일까지 열릴 제7회 서울여성영화제( www.wffis.or.kr )가 부대행사로 1분 이내 분량의 모바일용 영화를 공모한다 ‘동상이몽-여성주의 모바일 컨텐츠 공모전’이라는 제목으로 진행되는 이 행사는 내년 2월14일부터 18일까지 작
[국내단신] 영진위, ‘50편으로 만나는 한국영화 50년’ 회고전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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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예진 >>
손예진이 허진호 감독의 신작 <외출>에서 배용준과 치명적 사랑을 나누는 여자 서영 역으로 확정됐다. 서영은 남편의 교통사고 소식으로 예기치 못한 외출에 나서는 여인. 의식불명의 남편 옆에는 다른 여인 수진이 있고 똑같은 상실감에 괴로워하는 수진의 남편 인수(배용준)와 서영은 강렬한 감정에 휘말리게 된다. 청순하고 발랄한 20대 외모 안에 여인의 기운을 간직했다는 점이 허진호 감독이 말하는 손예진의 캐스팅 이유. <외출>은 1월 하순 크랭크인해 삼척 등지에서 촬영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기용 >>
모 주유소 광고 속 빨간모자 아가씨로 익숙한 슈퍼엘리트모델 출신 CF스타 이기용이 여장부로 스크린에 데뷔한다. 그의 첫 영화는 이서진, 신현준, 윤소이가 캐스팅된 무협물 <무영검>. 발해의 왕(이서진)을 살해해야 하는 척살단의 장군, 군화평(신현준)을 보필하는 충실한 부하 매영옥이 그가 맡을 인물이다. 군화평에
[캐스팅 소식] 장동건, 이정재에 이어 이미연까지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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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멜라 앤더슨이 동물보호를 위해 옷을 벗어던졌다. 이 대담한 글래머 스타는 홍콩의 동물보호단체가 중국을 겨냥해 시작한 모피반대 캠페인에 참여해 토플리스로 포스터를 찍었다고. 지난 12월15일 공개된 포스터에서 파멜라 앤더슨은 반나의 상태로 가슴을 가리고 있으며, “추운 어깨는 동물들의 고통에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문구가 중국어로 쓰여져 있다. “파멜라, 누구도 당신의 나신을 모피로 감추기를 원하진 않아요”라고 쓰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파멜라 앤더슨, 동물을 위해 벗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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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이었을까 사소한 오해였을까. 다이앤 레인의 남편인 영화배우 조시 브롤린이 가정폭력 혐의로 긴급 체포되었다. 두 사람은 지난 12월19일 새벽 3시에 격한 논쟁을 벌였고, 신변에 두려움을 느낀 다이앤 레인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시 브롤린이 2만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석방된 직후 다이앤 레인은 대변인을 통해 “단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지난 8월 결혼한 이들 커플을 향한 의문들은 여전히 증폭되고 있는 중이라고.
다이앤 레인의 남편, 가족폭력 혐의로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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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 <개같은 오후> <허공에의 질주> 등을 연출한 시드니 루멧(80)이 “작가와 배우, 그리고 영화예술에 지대한 공을 세운 것을 기념”하여 제7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공로상을 받는다. 연기자 아버지와 무용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루멧은 아역배우로 영화를 시작하여 55년부터 방송사에서 연출자로 일했고, 60년대부터 영화감독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데뷔작 은 베를린영화제 그랑프리 수상작이었다. 그러나 아카데미는 한번도 수상한 적이 없었다고.
내년 아카데미 공로상은 시드니 루멧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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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에는 훈훈한 미담이 제격. <우주 전쟁>에 출연 중인 톰 크루즈는 최근, 우연히 들어간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무려 5천달러(약 520만원)에 달하는 돈을 쾌척했다. 가게에는 자동차 사고로 인해 세번의 수술을 치러야 하는 열한살 소녀 애슐리 플린트의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한 성금함이 있었다. 주변인들은 크루즈가 즉석에서 100달러 지폐 50장을 꺼내 성금함에 집어넣었다고 전한다. 그야말로 톱스타에 걸맞은 ‘통 큰’ 선행이다.
통 큰 스타, 톰 크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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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영화 특별전’ 준비하는 KBS <독립영화관> 프로듀서 김형호
매주 금요일 밤 12시55분이라는 시간적 제약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진솔한 미덕을 보여주었던 KBS의 <독립영화관>이 지금 자그마한 변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1월7일부터 5주 연속으로 방영되는 ‘아시아영화 특별전’(이란영화 <대결>, 홍콩영화 <베컴이 오웬을 만났을 때>, 베트남영화 <버팔로 보이>, 인도영화 <검은 금요일>, 몽골영화 <우르가>)이 그 시작을 알리는 첫 스퍼트다. 2005년 KBS <독립영화관>의 새로운 움직임을 도모하고 있는 김형호 프로듀서를 만나 그 변화를 감지해보았다.
-<독립영화관>이 시작한 지도 벌써 4년이 지났다. 시청률은 어떤가.
=시청률에 연연하지는 않는다. 독립영화를 제작하는 사람들의 창문 역할을 하는 것이 목적이었고, 독립 영화인들에게 소정의 방송권료를 주고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
KBS <독립영화관> 프로듀서 김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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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하 <하울>) 흥행 열풍이 사그러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지난 25일~26일 주말 박스오피스 집계 결과에서도 <하울>은 1위를 차지해 6주연속 정상을 지켰다. 한국에서도 개봉과 동시에 1위에 올라 저패니메이션으로는 유일하게 1위에 오른 작품이 됐다. 지난주 3위로 데뷔했던 <터미널>은 고른 관객층의 지지를 받아 한계단 상승한 2위를 기록했다. <하울> 때문에 1위 공략은 쉽지 않지만 스필버그와 톰 행크스의 체면치레는 한 셈이다. <인크레더블>은 <터미널>과 순위가 바뀌면서 3위로 한계단 하락했고 지난주 5위였던 <여친소>는 4위로 한계단 상승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여친소>는 지난주보다 오히려 관객이 늘면서 순위도 올랐는데 전주대비 관객상승은 톱10중 유일하다. 개봉 3주차를 맞이한 <여친소>는 79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현재까지 흥행수입 1
<하울...> 6주째 일본 박스오피스 점령, <여친소> 5위에서 4위로 한계단 상승하는 저력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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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1995년에 “한 친구에 대한 호의”로 출연한 저예산 독립영화 <던스 플럼>(Don’s Plum)의 배급을 가로막았다는 혐의로 영화의 프로듀서 존 쉰들러에게 고소당했다. 쉰들러가 요구한 배상액은 무려 3800만달러(약 400억원). 두 배우 역시 지난 8월, 자신들은 이 영화가 상업적으로 배포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출연한 것이라면서 쉰들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쉰들러는 “첫 촬영이 들어가기 전, 이 영화를 상업영화로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개인적으로 설명했다”며 맞서고 있다. 디카프리오와 맥과이어는 1999년에 이미 이 영화의 또 다른 프로듀서 데이비드 스튜트먼에게 같은 이유로 고소를 당해 1천만달러를 배상했다.
디카프리오와 맥과이어, 고소 당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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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몽골> 캐스팅차 방한한 러시아 감독 세르게이 보드로프
러시아 감독 세르게이 보드로프가 조용히 한국을 방문했다. 세르게이 보드로프는 96년 칸영화제 국제비평가상 수상작 <코카서스의 죄수>로 알려진 노장감독. 신작 <몽골>의 캐스팅을 위한 비밀 오디션이 목적이었던 이번 방문에는 <와호장룡> <영웅>을 제작한 홍콩의 프로듀서 필립 리가 함께했다. <몽골>은 몽골의 정복자 칭기즈칸의 일대기를 다루는 국제적인 규모의 역사극.
칭기즈칸에 대한 영화를 만들게 된 연유를 묻자 그는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정복자가 되기 전 칭기즈칸이 보냈던 젊은 나날들은 대단히 흥미롭다”며 <몽골>이 정복의 역사 뒤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담은 영화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던 기억을 떠올리며 “내 속에 있는 아시아의 피와 문화에 대한 존경심. 그리고 거대하게 열려 있는 장소와 사람들에 대한
신작 <몽골> 캐스팅차 방한한 러시아 감독 세르게이 보드로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