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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넷. 연극 <아트> <청춘예찬>
이 연극 문전성시의 비밀
한편의 연극이 끝나고 무대에서 세트들이 치워지고 나면 연극은 자취없이 사라진다. 영화는 필름으로 남고 그림은 캔버스 위에 남지만 연극은 흔적이 없다. 혹자는 이를 연극의 호환불가한 매력으로, 혹자는 이것을 연극의 살길을 막막하게 하는 가난의 요소로 꼽는다지만, 어쩌겠는가 그 사람이 우리 엄마이듯이 그것이 연극인 것을. 하여, 연극의 앙코르, 연장 상연은 각별한 의미가 있다. 올라갈 때마다 자본금이 드는 연극의 속성상 그만큼 사랑받고 있거나 사랑받을 자신이 있다는 제스처다. 대학로에 현재 상연 중인 많은 작품들 중에서 단연 두 작품이 관객과 열애 중이다. <아트>(야스미나 레자 원작, 황재헌 번안·연출)와 <청춘예찬>(박근형 작·연출)은 독특하고 탁월한 대본을 바탕으로 배우들의 열연이 빛나는 작품군이다.
친구 하나가 하얀색 캔버스에 하얀 선이 그어진 1억8천만
대학로에 대해 몰랐던 일곱 가지 이야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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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펄이 작은 미생물, 어패류들이 살자고 내어놓은 길을 따라 숨을 쉬듯, 도시는 골목길로 숨을 쉰다. 대학로의 주도로들을 선점하고 있는 각종 호화 상가류들 저 너머에도 작은 골목들이 주택가에 연해 잎맥처럼 퍼져 있다. 그 잎맥 사이사이로 장사에는 별반 관심이 없어 보이는 음식점도 있고, 찻집도 있지만, 굳이 어떤 목적을 정하지 않고 짤막짤막한 대학로 뒤편 골목길을 거닐어보는 것도 대학로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여행이다. 이렇게 골목 사이, 혹은 대학로 변두리를 거닐다 발견한 대학로에 얽힌 일곱 가지 비밀 이야기. 알다시피, 비밀이니까 비밀을 지키는 것이 비밀을 밝힌 사람에 대한 비밀을 들은 사람의 비밀스런 의무. 이 아이러니한 의무에 따라 여기 대학로의 일곱 가지 비밀을 풀어놓는다.
비밀 하나. 대학로 박물관들
낡은 자물쇠를 열고 들어가보니 짚더미 위에서 로봇이 춤추네
박물관은 공간 위에 펼쳐놓은 그림책이다. 공연장에서, 극장에서 조율되고 편집된 작품을 앉
대학로에 대해 몰랐던 일곱 가지 이야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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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일본 OVA(오리지널 비디오 애니메이션)의 걸작 의 리마스터 에디션이 3월 중순 국내에서 DVD로 출시된다. 는 으로 잘 알려진 안노 히데아키의 감독 데뷔작으로, 팬들 사이에서는 '전설의 OVA'로 불리울만큼 뛰어난 완성도를 지닌 작품.
노바 미디어에서 선보일 리마스터 에디션은 작년 8월 출시된 기존판에 비해 대폭 향상된 화질과 추가된 스페셜 피처가 특징. 특히 네 번째 디스크에 수록된 6부(최종회)는 공개 당시 레터박스로 처리되었던 화면을 4:3 화면비로 복원한 논트리밍 버전으로, 이번 리마스터판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귀중한 영상이다.
또한 스태프 인터뷰와 성우 좌담회 등 1시간 분량의 부록이 들어있는 다섯번째 디스크 '건버스터 퍼펙트 가이드'는 일본에서 별도 판매된 것으로 국내판에는 한정 수량으로 제공된다.
아래는 리마스터판의 메뉴 화면. 본편의 주요 장면과 주제곡 BGM이 어우러진 동영상 메뉴로 제공된다 :
<건버스터> 리마스터 에디션 메뉴 화면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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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월 15일 스펙트럼DVD에서 발매할 '개봉 10주년 기념판' DVD의 패키지 이미지가 공개됐다. 깔끔한 디자인의 디지팩와 ‘레옹’이라는 글자만으로 중후한 느낌을 주는 아웃 케이스의 조화가 인상적.
이 '10주년 기념판'은 지난해 발매된 '스페셜 에디션' 보다 향상된 화질과 음향, 그리고 최초로 공개되는 메이킹 영상과 내털리 포트만의 회고담이 추가되는 것이 특징. 극장판은 물론 감독판을 동시에 수록했음에도 소비자가 14,5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레옹> 10주년 기념판 패키지 이미지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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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초상은 ‘외로움’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빼곡히 들어찬 ‘광장’에서도 서로 다른 생각들로 그들은 외롭다. 좀처럼 뭉쳐질 수 없는 모래알과도 같다. 그래서 그들의 긴팔은 더욱 야위어가고, 내장을 담고 있는 원형의 몸통과 볼품없는 몸뚱이가 차지하는 면적 또한 좁아지며 하늘로만 맞닿아간다.
고독한 현대인의 단상을 가장 인상 깊게 담아낸 작가 알베르토 자코메티(1901∼66). 자코메티의 작품은 인간 내면의 철저한 고독감과 비애, 휴머니티를 현실적으로 잘 대변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그도 그럴 것이, 스위스 태생인 그는 1920년대 초에 프랑스 파리로 건너와, 세계 제2차대전 중 3년 반 정도를 스위스에서 보낸 것을 제외하고는 죽을 때까지 파리에서 살며 작업했다고 한다. 당시 유럽의 심장부에서 살았던 그의 예술세계는 바로 역사적인 격동의 시기를 관통하게 된 셈이다. 이런 경험은 작품에서 극도로 절제되어 마치 ‘복잡하면서도 자연적이고 동시에 운명적인 개성’을 창조하는 데 큰 영
고독한 현대인의 영혼을 만난다, <알베르토 자코메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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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년 1월13일은 고종 황제의 허가를 받아 하와이의 농장으로 이민을 떠난 한인들이 하와이에 도착한 날이다. 어느새 100년이 훌쩍 넘어버렸다. 많을 때는 연간 3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미국으로 삶의 터전을 옮겼고, 지금도 매년 5천명이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데릭 커크 김은 8살 때 미국으로 이민 간 1.5세대 청년. 그가 그린 만화는 그의 정체성답게 주류에 편입되지 못한 아시안 청년의 일상이 담담하게 그려진다. 표제작이자 가장 긴 장편인 <다르면서 같은>은 국내 만화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우디 앨런식 말장난 개그’다. 윌 아이스너가 자신의 작품에서 보여주었던 말풍선의 고리를 타고 화자를 넘나드는 연출은 흥미롭게 두 화자의 대화를 재현했다. 단순해 보이는 연출이지만, 만화에서 ‘말풍선’이라는 새로운 발명이 얼마나 상황과 이야기를 풍부하게 했는지를 금방 증명할 수 있는 사례들이다.
<다르면서 같은>(same difference)이라는 제목
두 아시안 청년의 성장과 변화, 데릭 커크 김 <다르면서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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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기능뿐만 아니라 여느 포터블 플레이어 못지않은 막강한 멀티미디어 성능으로 각광받는 소니의 신형 휴대용 게임기 PSP. 그 PSP의 새로운 가능성이라고 할 수 있는 UMD 비디오가 오는 4월 13일부터 일본에서 정식 발매된다.
UMD 비디오는 1.8기가바이트의 용량을 가진 PSP의 전용 미니 디스크(UMD)에 게임 대신 영상물을 수록한 소프트웨어. 현재 할리우드와 일본의 영화사들이 관심을 갖는 가운데 소니 픽쳐스의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우선적으로 선보이게 된 것. 4월 13일 최초로 발매될 타이틀은 와 로, PSP의 액정 와이드스크린에 최적화된 영상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음향은 휴대용 기기인 만큼 2채널로만 지원되며 본편 외에 예고편이 수록된다. 가격은 타이틀 당 3,990엔.
소니 픽쳐스 측은 5월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UMD 비디오를 선보일 거라고 밝혔으며, 소니뮤직 등 소니 측 계열사 외에도 재패니메이션 전문 제작사인 반다이비주얼, 게임 제작사인 스퀘어에닉스 등
게임기에서 영화를 본다, UMD 비디오 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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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공개되어 관객과 비평가들로부터 만장일치의 절찬을 받은 이 4월 12일 코드 1 DVD로 발매된다. 소니 픽처스에서 출시하는 DVD는 아나모픽 와이드스크린 영상, 스페인어 돌비 디지털 5.1 트랙과 영어 자막이 수록될 예정.
스페셜 피처로는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오디오 코멘터리가 주목되며, 삭제 장면과 메이킹 필름 등이 제공된다. 정가는 26.96달러.
<나쁜 교육> 코드 1 DVD 발매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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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옷가지나 향기로운 요리에 홀릴 때처럼, 참을 수 없는 소유욕을 발동시키는 책들이 있다. 번역 소식이 들려온 지 약 4년 만에 한국어판이 출간된 <옥스포드 세계 영화사>도 그렇다. 영화 탄생 100주년에 즈음한 1996년 영국 옥스퍼드대학 출판부에서 펴낸 이 책은 방대하고 미덥다. 영화사에 대한 균형 있는- 논쟁을 거쳐 어느 정도 공인된- 지식과 신중한 견해들을 연대와 지역 순서로 정리한 서랍을 연상하면 비슷하다. “이 책만 독파하면 영화사는 완전 정복”이라는 무모한 야심으로 장만할 법한 책이지만, <옥스포드 세계 영화사>의 실제 쓰임새는 1만개에 달하는 필요한 항목을 그때그때 뒤적이는 참고서일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지식 검색용 사전식 구성 대신 ‘스토리텔링’을 고집한다. 영화사의 기술적 발명, 산업과 제도, 장르와 작가가 어떻게 등장하고 진화하고 때로 도태되었는지, 여러 장의 흐름을 연결해 읽을 수 있는 하나의 이야기로 들려준다.
80명의 필진
미학을 넘어 테크놀로지까지 영화사 총망라, <옥스포드 세계 영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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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같은 날의 오후>에서 박해받는 여자들의 농성 한판 굿을 연출했던 이민용 감독이 이번엔 독도 문제를 영화화한다. 그동안 <개같은 날의 오후>를 준비해오던 이 감독은 지난해 7월 이 프로젝트를 전면 보류하고, 50년대 초반에 독도로 가서 일본 해경으로부터 독도를 지켰던 독도수비대원들의 이야기를 영화화하는 데 몰두하기 시작해 최근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영화 제목은 <독도 수비대>. 제작사인 길벗영화의 김길남 대표는 지난해 5월 홍순칠(1929~1986) 독도수비대장의 부인 박영희 여사와 살아있는 독도수비대원들로부터 독도수비대 이야기의 영화화 판권 계약을 맺었다. 최근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일본 관리들의 발언이 잇따르고 있는 만큼 영화도 정치적으로 민감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영화 한편으로 독도 분쟁을 종식시킬 수는 없겠지만 분쟁에서 한국이 우위를 점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하고 싶다. 물론 국수주의나 단순한 계몽주의에 빠지지 않도록 객관적으로 그리려고
<독도 수비대> 만드는 이민용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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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드트랙은 영화와 음악 양자에 ‘누이 좋고 매부 좋은’ 동반 대박을 낳기도 하고, 무명의 그늘에 머물던 음악인의 팔자를 ‘자고 나니 스타’로 바꿔놓기도 한다. 예컨대 영화 <졸업>(1967)과 사이먼 앤드 가펑클의 음악이 보여준 결과가 전자에 해당한다면, 영화 <굿 윌 헌팅>(1997)과 이를 통해 대중적으로 이름을 알린 엘리엇 스미스의 경우는 후자에 해당한다. 벌써 눈치챘겠지만, 영화 <클로저>(2004)와 아일랜드 싱어송라이터 다미엔 라이스의 짝이 요즘 화제가 되기에 꺼낸 말이다.
‘<졸업>의 감독’ 마이크 니콜스가 오랜만에 평단과 대중의 호의를 두루 이끌어낸 <클로저>는 사랑과 진실, 욕망과 기억에 대해 낭만적 외투를 벗기고 적나라하지만 모호한 질문을 던지는 영화다. 마이크 니콜스는 장기인 영상과 음악의 조화 솜씨를 이번에도 발휘하는데, 스트립 댄스클럽 장면의 <Smack My Bitch Up>(프로디지)과
<클로저>의 그 장면, 그 노래, Damien R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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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드 니로, 벤 스틸러 콤비의 코미디 가 코드 1 DVD로 발매된다. 출시일은 4월 19일로, 와이드스크린과 풀스크린의 2가지 버전으로 선보일 예정.
지난 2000년 공개된 의 속편인 이 작품은, 미국에서 작년 12월 개봉된 이후 지금까지 2억 7,500만달러의 흥행수입을 올린 스매쉬 히트작이다.
스페셜 피처의 상세한 라인업은 미정이지만 오디오 코멘터리, 삭제 장면, 메이킹 필름 등의 통상적인 구성이 될 듯하다. 국내에서는 4월 15일 개봉된다.
<미트 페어런츠 2> 코드 1 DVD 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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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천안문(텐안먼) 민주화 시위 당시 시위대에 동조했다는 이유로 실각한 뒤 16년 동안 연금되어 있던 전 중국 공산당 총서기 자오쯔양이 마침내 숨을 거두었다. 후진타오의 중국 공산당이 긴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지난 1976년과 1989년 두 차례의 천안문 시위와 학살이 모두 당시 전 총서기였던 저우언라이와 후야오방의 죽음을 계기로 일어났기 때문이다. “4월5일 청명절에 천안문에서 만나자”라는 공개서한이 중화권 인터넷에 돌고 있는 것은 두 차례의 시위 모두 청명절을 계기로 일어났기 때문이다.
천안문 학살은 덩샤오핑과 그의 적자인 지금의 중국 공산당에는 결코 제거할 수 없는 악성종양과도 같다. 후진타오의 중국 공산당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방책은 이 종양이 퍼져나가지 않도록 필사적으로 억누르고 봉쇄하는 것이지만, 중국에 진정한 민주화가 찾아오지 않는 한 천안문은 중국 공산당에 늘 악몽일 뿐이다. 오는 4월5일 죽은 자를 기념하는 전통 명절인 청명절이 무사히 넘어가고 또 더이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4월5일, 다시 천안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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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뉴저먼시네마의 기수인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1945~82)의 탄생 60주년을 맞아 그의 영화 24편을 가져다 트는 대규모 회고전이 8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안국동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파스빈더 회고전은 그동안 전주국제영화제의 특별전을 비롯해, 국내에서도 몇차례 열렸지만 규모가 이처럼 크지는 못했다. 시네마테크 문화학교서울이 주한 독일문화원과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와 공동으로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파스빈더가 69년 데뷔한 뒤 82년 37살로 요절할 때까지 13년 동안 모든 열정을 태워 구축한 그의 영화세계를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는 드문 기회다.
파스빈더는 전후 독일 사회에 잔존해 있는 파시즘과, 산업화와 함께 새롭게 야기된 소외에 주목하면서 다양한 형식 안에 자기 시각을 녹여 영화화했다. 이번 행사는 데뷔작 <사랑은 죽음보다 차갑다>와 <카첼마허> 등의 초기작, <왜 R씨는 미쳐 날뛰는가?> 같은 실험성 높은 영화, 멜로영화의 형식을 빌어
뉴저먼 시네마 기수 파스빈더 회고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