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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루이스는 생전에 아이들과 어울려 있는 것이 항상 불편했다. 마흔 한살즈음, 2차대전의 폭격으로 집을 잃은 런던의 피난 아동들 몇 명을 제 집에 머물게 하면서 비로소 아이들에게 애정을 느끼기 시작한 그는 그 때 처음 <나니아 연대기>에 관한 영감을 떠올렸다. 간단한 노트만을 기록해두고 집필을 계속 미뤄온 루이스는 6년 뒤에야 <나니아…> 시리즈 첫번째권 <나니아 연대기: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을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7권으로 이뤄진 <나니아…>는 지난 50년간 세계적으로 1억부가 팔려나갔다.
<반지의 제왕>과 <해리 포터>가 판타지 프랜차이즈의 최고 쌍봉을 사이좋게 점령하고 난 영화 시장에 뒤늦게 <나니아…>가 나타났다. 원작의 유명세를 감안할 때 영화화 자체는 놀랍지 않다. 원작 7권 중 다섯 권을 영화화할 것이라는 제작사 월든 미디어와 브에나비스타의 원대한 계획도 놀랍지 않다. 다만 영화 <
<나니아 연대기: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 미리 보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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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톤 가의 장남 에버렛(더모트 멀로니)은 크리스마스를 맞아 애인 메리디스(사라 제시카 파커)와 함께 집에 돌아온다. 에버렛은 외조모의 결혼반지를 물려받아 메리디스에게 청혼하려고 하지만, 어머니 시빌(다이앤 키튼)과 여동생 에이미(레이첼 맥애덤스)를 비롯해 가족 대부분이 그녀를 싫어한다. 메리디스에게 호감을 표하는 유일한 가족은 둘째 남동생 벤(루크 윌슨). 그러나 벤이 메리디스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어딘가 묘한 구석이 있다. 메리디스를 응원해주기 위해 달려온 여동생 줄리(클레어 데인즈)와 에버렛 사이에도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형성된다.
영화 속에서 크리스마스는 언제나 기적이 일어날 수 있는 특별한 명절이다. <패밀리 맨>처럼 천사가 인생을 되돌려주거나 <산타클로스>처럼 진짜 산타가 찾아오지는 않더라도, 가능하리라 믿지 않았던 사랑이나 화해가, 신의 섭리처럼 찾아들곤 한다. 가족과 로맨틱코미디를 결합한 <우리, 사랑해도 되나요?> 또한 그러한 기적을 믿
사랑스러운 크리스마스영화, <우리, 사랑해도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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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한편으로 인생이 달라졌다는 이들은 허다하지만, 그 영화를 기어코 자기 식으로 다시 만들어내는 감독은 흔치 않다. 아홉살 나이에 <킹콩>을 보고 영화감독이 되기로 결심했다는 피터 잭슨이 바로 그 희귀 케이스다. 철사 뼈대 위에 어머니의 모피 조각을 입혀 만든 킹콩 인형, 판지로 지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으로 ‘조악하게’ 시도했던 리허설은 수십년이 지난 지금, 2억700만달러 규모의 3시간짜리 영화로 다소 ‘거하게’ 실현됐다.
피터 잭슨은 1933년작 <킹콩>의 골격을 그대로 가져왔다. 무모한 열정으로 똘똘 뭉친 영화감독 칼 덴햄(잭 블랙)은 우연히 발굴한 여배우 앤 대로우(나오미 왓츠)를 내세워 신작을 찍기로 하고 미지의 섬으로 향하는데, 이 여정에 동행한 작가 잭 드리스콜(에이드리언 브로디)은 앤과 로맨틱한 사이로 발전한다. ‘해골섬’으로 불리는 촬영지에선 예기치 않은 사건들이 발생하는데, 앤은 섬을 지배하는 괴물 킹콩에게 제물로 바쳐지고, 킹콩은 앤을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진 피터 잭슨의 시도, <킹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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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출신인 해적 씬(장동건)은 어린 시절 망명을 거부당해 일가족이 학살당하는 장면을 지켜봤다. 그 이후 남한과 북한을 모두 증오하게 된 씬은 핵위성유도장치를 손에 넣고 20년 동안 마음에 품어온 복수를 시작하려 한다. 씬을 막으라는 명령을 받은 해군 대위 강세종(이정재). 충직한 군인 강세종은 씬의 흔적을 좇다가 러시아에 어릴 적 헤어진 씬의 누나 최명주(이미연)가 살아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그녀를 미끼 삼아 씬과 대면하게 된다. 강세종은 맨몸으로 중국 땅을 헤맸던 남매에게 동정과 우정을 느끼기 시작한다.
<친구> <챔피언>의 곽경택 감독이 연출한 <태풍>은 그동안 흥행기록을 세웠던 한국영화들과 상당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남매애로 대치된 형제애와 전쟁은 <태극기 휘날리며>와 닮아 있고, 적이 될 수밖에 없는 남자들 사이의 공감은 <친구>를 떠올리게 한다. 남과 북 모두로부터 버림받아 갈 곳이 없어진 남자는 <실미
감정을 싣지 못한 거대한 스펙터클, <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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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회상장한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주가시세 조종 혐의가 잇따라 수면 위로 불거지고 있다.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12월7일 스펙트럼 DVD의 대표이사 정아무개씨, 이전 대표이사 박아무개씨에 대해 각각 시세 조종금지 위반 및 미공개정보 이용금지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또 대중음악계의 대표적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ㅇ사의 지배주주 변아무개씨와 이 회사 부사장 강아무개씨 등 2명이 같은 사안으로 고발됐다. 팬텀과 선우엔터테인먼트가 주가조작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지 2주 만이다.
증권선물위원회는 변씨 등 3명이 배우 하지원씨가 경영참가를 위해 자기자금으로 스펙트럼DVD 주식을 취득하는 것처럼 허위표시해 공시하고, 하씨가 향후 투명경영을 할 것이라고 언론에 유포해 주가를 상승시킨 뒤 보유주식을 처분해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라고 밝혔다. 스펙트럼 DVD는 정 대표와 하씨가 지난 5월 말 스펙트럼 DVD의 전 최대주주로부터 각각 11.68%와 11.67%를 넘겨받아 이 회사를 인수했으며, 하씨는
[충무로는 통화중] 충무로 ‘주가조작’ 태풍 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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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안 감독의 <브로크백 마운틴>(Brokenback Mountain)이 연말 시상식 시즌의 첫 테입을 끊었다. 미국의 지역별 비평가협회 중 LA비평가협회가 가장 먼저 ‘2005년 최고의 영화’로 <브로크백 마운틴>을 12월10일 선정한 데 이어 12월12일에는 뉴욕비평가모임도 이 영화를 최우수작품으로 꼽았다. 또한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드가 12월11일 발표한 후보작 리스트에서도 총 8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돼 명실공히 ‘올해 평론가들로부터 총애를 받은 영화’로 떠올랐다. 2006년 3월에 열리는 아카데미상 수상이 더욱 유력시되는 것은 물론이다. 작년 <밀리언 달러 베이비>가 각종 비평가협회로부터 몰표를 받은 후 아카데미 작품상까지 석권했던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브로크백 마운틴>은 대만 출신 감독 리안이 <헐크>에 이어 만든 작품이다. 게이 카우보이인 두 남자가 각자 가정을 꾸리면서 수년에 걸쳐 서로 비밀스러운 사랑을 유지하는 독
美평론가들이 꼽은 올해의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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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종, 김유미 주연의 멜로 영화 <종려나무 숲>(아이비젼 출시)이 오는 19일 DVD로 선보인다.
<피아노맨>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 등의 작품으로 장르 영화 감독으로 인식돼온 유상욱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3대에 걸친 세 여인의 각기 다른 사랑 이야기를 그렸다. 배경이 되는 거제도의 아름다운 풍광과 김유미, 조은숙 등 여성 연기자들의 호연이 좋은 평가를 얻었다.
DVD는 2디스크와 디지팩 케이스로 구성된 한정판 패키지로 출시될 예정. 본편은 2.35:1 아나모픽 와이드스크린과 돌비 디지털 5.1 채널 사운드를 지원하며 감독, 주연배우들의 음성해설이 들어간다.
부록으로는 메이킹 필름, 시사회 현장, 음성해설 녹음 현장을 담은 부가영상 등이 수록되는데, 개봉 즈음 신부복을 입은 ‘조은숙의 결혼 축하 메시지’도 포함될 예정이어서 관심을 끈다.
김민종 주연 <종려나무 숲> 한정판 패키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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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로봇 애니메이션 <신 기동전기 건담 W>(뉴타입 DVD)가 저렴한 가격의 보급판으로 오는 20일 새로 출시된다.
이미 2003년 일반판과 한정판으로 발매된 바 있는 작품이지만, TV 시리즈 49화에 3부작 OVA까지 총 15장의 디스크로 구성된 만큼 모두 구입하기에는 가격적 부담이 상당했다. 이번 보급판은 기존판에 제공되었던 각종 팬 아이템과 수납 케이스를 제외한 대신 절반 가까이 낮은 가격으로 책정됐다.
4:3 화면비와 일본어 및 한국어 2.0 사운드를 지원하며, 캐릭터 영상 모음, 설정자료 등의 부록을 수록. 5권의 낱장 타이틀로 선보일 예정이다.
<신 기동전기 건담 W>은 일본에서 20년 넘도록 꾸준한 인기를 끌어온 SF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 가운데 지난 1995년 첫 방영된 작품. 이전 시리즈와는 차별화된 새로운 설정과 개성적인 캐릭터들의 활약으로 ‘건담’에 관심이 없었던 아동들과 여성들까지 팬으로 만든 히트작이다.
<신 기동전기 건담 W> 보급판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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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는 서로의 직업을 모르는 킬러 부부가 정체를 알게 되는 과정을 부부의 권태기 극복 과정과 절묘하게 연결한 영화다. 즉, 이 영화를 구성하는 두 축은 전형적인 할리우드 여름용 액션 영화의 플롯과 마치 우디 앨런의 로맨틱 코미디를 연상시키는 또 다른 플롯. 얼핏 이 둘은 한 편의 영화에서 담기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조합이다.
그러나 첩보 액션 영화와는 전혀 맞지 않는 이미지를 가진 맷 데이먼을 기용한 <본 아이덴티티>로 이미 한 번 성공을 거둔 덕 라이먼 감독에게는 생소한 작업이 아니었다. 사이먼 킨버그의 재치 넘치는 각본 역시 ‘전혀 아닌 것 같은 사람’이 수퍼 액션 영웅으로 거듭난다는 <트리플 엑스 2>와 상당한 접점을 갖고 있다. 이들이 DVD 음성해설에서 입을 모아 외치듯 ‘참신한 액션 영화’를 만들기 위한 제대로 된 인물 조합이었던 셈이다. 더욱이 영화 개봉 당시 전 세계의 연예 관련 토픽을 독점하고 있던 브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 액션은 쉽고 결혼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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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빈 주연의 <백만장자의 첫사랑>이 지난 9일,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촬영현장을 공개하고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공개된 장면은 재경(현빈)이 은환(이연희)을 위해 자신의 호텔 스위트룸에서 깜짝파티를 벌이는 장면으로, 재경의 생일파티로 생각하고 그의 방을 찾은 은환은 재경이 머물고 있는 곳이 호텔 스위트룸이라는 점에 놀라게 된다.
기자회견에서 김태균 감독은 “이 영화에서 맑고 순수한 눈물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 눈물은 따뜻한 행복과 감동의 다른 표현이다. 멜로영화의 정수를 만든 느낌이다.” 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현빈은 “이번에 맡은 재경 역은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의 삼식 캐릭터와 많이 닮았다. 그러나 재경은 모든 면에서 삼식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더 건방지고, 더 잘생기고, 더 돈이 많고. 무엇보다 더 열심히 사랑하는 캐릭터다. 더구나 고등학생이다보니 세상 무서운 게 없을 것 같아 편하게 제멋대로의 연기를 펼쳤다.”고 소감을 밝혔
현빈 주연의 <백만장자의 첫사랑> 촬영현장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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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간 시청률 순위에서 1위에서 3위를 차지한 드라마 3편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예능 프로그램 및 뉴스가 순위에 올랐다. 통상 시청률 순위 10위 가운데 드라마가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것을 감안하면, 드라마가 상당히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1위는 31%의 시청률을 기록한 KBS2의 주말연속극 <슬픔이여 안녕>, 2위는 KBS1의 일일연속극 <별난여자 별난남자> 30.3%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SBS의 주말연속극 <하늘이시여>는 22.6%로 3위에 올랐다.
그밖에는 KBS의 여러 예능 프로그램들이 초강세를 보여서 KBS2의 <개그콘서트>와 <해피투게더-프렌즈>가 각각 5, 6위에 올랐고, <상상플러스>와 <비타민>도 10위 안에 들었다.
SBS의 <백만장자와 결혼하기>는 <프라하의 연인>에 뒤를 이어 고수와 김현주를 앞세워 프랑스 지역에서 촬영을 하는
TV 드라마 볼 게 없네, KBS 예능 프로그램 초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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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브리 스튜디오는 우리에게 장편 애니메이션을 주로 제작하는 회사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지브리도 보통 애니메이션 제작사처럼 타 회사 작품을 하청 받기도 하고, 단편 애니메이션 및 광고용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작품들은 일본에 살고 있지 않은 다음에는 볼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기 때문에 이번에 출시된 <지브리가 가득 컬렉션 스페셜 쇼트 쇼트>는 귀중한 자료가 될 것 같다. 이 DVD에는 1992년부터 2005년까지 스튜디오 지브리에서 제작된 단편 애니메이션과 프로모션용 애니메이션, 광고용 애니메이션을 모아 총 20개의 작품, 52가지 버전이 총망라 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팬들의 최대 관심사는 바로 인기 듀오 CHAGE&ASKA의 <On Your Mark> 프로모션 필름이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직접 콘티 및 감독을 맡은 이 영상은 1995년 개봉된 <귀를 기울이면>과 함께 일본 극장에서 상영되면서 큰 주목
박창선의 애니산책 <지브리가 가득 스페셜 쇼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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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파도> <간큰가족> <가문의 위기-가문의 영광2>에서 보여준 노인 코미디
<마파도> <간큰가족> <가문의 위기-가문의 영광2>의 공통점은 뭘까? 첫째, ‘노인’이 주연인 ‘노인-코미디’이고, 둘째, 배우 ‘김수미’가 나왔다는 점이다.
그간의 코미디의 경향을 살펴보자. <넘버.3>(1997)는 풍자가 살아 있는 걸작 코미디이지만, 이후 조악한 조폭 코미디영화의 기원이 된다. 본격적으로 조폭 코미디가 쏟아져나온 것은 <신라의 달밤>(2001) 이후로, 그해 <조폭 마누라> <달마야 놀자> <두사부일체>가 흥행하면서 전성기를 구가한다. 조폭 코미디는 2002년 <가문의 영광>이라는 변종상품의 출시로 장르의 서퇴(暑退)를 암시하더니, 2003년 <조폭 마누라2>의 ‘죽쑴’으로 약발이 다했음을 고(告)하였다. 이미 사망선고가 내려진 뒤였는지
2005 한국영화의 네 가지 경향 [5] - 노인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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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주먹이 운다> <달콤한 인생> <친절한 금자씨>에서 드러난 전시성의 위험
<형사 Duelist>를 둘러싼 각종 평문들이 쏟아져나왔다. 그 반응을 종합하면 이렇다. 우선은 관객이 시대를 앞질러온 영화의 신천지를 알아보지 못했거나 영화가 대중의 일반 감성에 너무 앞서 완성됐다고 여기며, 당대의 대중성과 미래에서 온 작품성 사이의 간극에 대해 안타까워하는 운명론이다. 아니면, 스토리의 강박에서 해방된 한국영화의 어떤 성과가 상업적으로 외면받기는 했어도, 그것이 새로운 개척의 길이었음은 분명 상기할 만하다는 희망론이다. 그도 아니면, 여전히 스토리를 버린 것이 문제라거나, 스타일 추구 과정에서 와해된 무엇이 있다거나 하는 비판론이다. 옹호론은 정확히 같은 논거를 그 반대로 이해한다. 무엇이 됐건 중요한 것은 그 논평들의 전제가 <형사 Duelist>의 비주얼 영역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이런 논평들은 어떤 핵
2005 한국영화의 네 가지 경향 [4] - 전시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