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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장사는 호러영화가 해먹는다. 쿠엔틴 타란티노가 총제작을 맡은 호러영화 <호스텔>이 미국 박스오피스를 휩쓸고 있다. <케빈 피버>(2002)로 데뷔한 일라이 로스의 신작 <호스텔>은, 동유럽으로 배낭여행을 간 주인공들이 우연히 머물게 된 호스텔에서 끔찍한 함정에 빠져든다는 내용의 난도질영화. 1월6일 전국 2195개 극장에서 동시개봉한 이 작품은 주말 3일 동안 제작비 480만달러의 4배가 넘는 2010만달러의 흥행수익을 올리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이는 여전히 3500여개 스크린에서 상영 중인 <킹콩>(1543만달러)과 <나니아 연대기: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1247만달러)을 압도하는 성적. 배급사인 라이온스게이트가 예상한 첫주 1500만달러의 추정치도 일찌감치 뛰어넘었다.
라이온스게이트의 대표 톰 오텐버그는 <호스텔>의 성공이 “하드고어 호러영화팬들뿐만 아니라, 더 다양한 관객을 끌어들일 만큼 지능적
타란티노 제작의 저예산 호러영화 <호스텔> 미국 박스오피스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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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각국이 자국의 2005년 박스오피스 결산 내용을 공개했다. <버라이어티> <가디언> 등 해외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이 극장수입과 관객 수에 있어 전년 대비 하락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낙폭을 보인 국가는 독일. 관객 수는 전년 대비 20.6% 감소했고 극장수입은 17% 감소했다. 독일의 멀티플렉스 체인 씨네맥스의 CEO 한스 호아킴 플레베는 “그저 사람들이 영화를 안 보는 것 같다”는 정도로 원인을 설명하고 있다.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등 다른 유럽 국가들도 각각 15%, 10%, 7.5%씩 관객 수가 감소했다. 유럽 내에서 유일하게 증가추세를 보인 나라는 영국이다. 관객 수는 2004년에 비해 130만명 감소했으나 극장수입은 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아시아 국가들 가운데는 한국이 가장 큰 증가추세를 보였다. 한국의 2005년 박스오피스 총수입은 8억8천만달러. 전년 대비 19%나 증가한 수치다. 일본
2005년 해외 박스오피스 결산, 아시아에선 한국이 가장 큰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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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16일 저녁에 열린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브로크백 마운틴>이 4개 부문을 휩쓸면서 최다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두 명의 게이 카우보이가 자신의 성정체성을 숨기면서 애절한 사랑을 하는 과정을 그린 리안 감독의 <브로크백 마운틴>은 최우수 드라마영화상과 감독상, 각색상 등 3개 주요상과 주제곡상을 차지했다. 각종 비평가상에 이어 골든 글로브상까지 석권함으로써 3월5일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큰 수확을 거둘 것이 더욱 확실시되고 있다.
<AP통신>은 이번 시상식을 호모섹슈얼리티와 트랜스섹슈얼리티 영화의 독무대였다고 정리했다. <브로크백 마운틴> 외에도 <트랜스아메리카>에서 성전환 수술을 하려는 남자를 연기한 펠리시티 허프먼이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카포티>에서 게이 저널리스트 트루먼 카포티를 연기한 필립 세이무어 호프먼도 같은 부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기 때문. <위기의 주부들>로 유명해진
골든 글로브상, <브로크백 마운틴>과 <앙코르>가 양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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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 시리즈의 수그러들지 않는 인기 속에 마법의 주문은 여전히 매혹적이다. “오블리비아테!” “임페디멘타!”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선 이런 이상한 주문들이 나도는가 하면, 마법 천자문, 마법 소녀, 마법 전사 등 온통 마법에 걸린 듯한 책과 만화 제목들 투성이다. 이쯤에서 궁금해진다. 우리가 하는 대표적인 주문인 ‘수리수리마수리’는 대체 어디서 왔을까? 이 말은 원래 불교 경전 <천수경>에서 비롯된 것이다. <천수경>은 ‘입에서 지은 업을 깨끗하게 씻어내는 참된 말’로 시작되는데, 이것이 바로 산스크리트어인 ‘수리수리마하수리 수수리사바하’다. (‘길상존이시여, 길상존이시여, 지극한 길상존이시여, 원만, 성취하소서’란 뜻.) 이것을 세번 연거푸 외우는 것으로 입으로 짓는 모든 업을 깨끗하게 씻어낼 수 있다는 믿음이 이상하게도 마법의 주문으로 연결된 것이다. 그렇다면 외국의 ‘수리수리마수리’에 해당하는 말은 뭘까? 영어권에선 헤브라이어로 ‘말한 대
[영화지식검색] 외국에선 마법을 걸 때 뭐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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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 브라더스>의 소년이, 너무 귀여워 먹어버리고 싶은 커다란 발과 역시 커다란 머리와 귀에 초롱초롱한 눈을 가진 아기 호랑이를 인형처럼 침대에 재우는 것을 보며 어쩌면 당신도 저런 야생동물을 키우고 싶다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어찌 아니랴. 새끼 때는 인형같이 귀엽고 커서는 당당하고 우아한 동물이 될 고양잇과 짐승(사자, 표범, 호랑이 같은)을 한번 키워보고 싶다는 마음, 누구나 한번 품어볼 만하다. 실제로 미국 31개 주에서는 이런 맹금류를 기르는 것이 합법화되어 있어, 무려 7천여마리의 호랑이가 애완용으로 길러지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에서 일상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그런 맹금류를 키우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일단 동물을 구해야 하는데 구하기 어려울 뿐더러 몇 백만원은 족히 주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이 동물들이 한국에서 보호대상으로 지정된 동물들이므로, 비싼 값을 치르고 샀더라도 불법적인 동물 구매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당신에게 이 야
[배워봅시다] 야생동물 기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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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봉수
은행원 봉수(설경구)는 이보다 더 평범할 수 없는 남자다.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소박한 소원을 가진. 하지만 사랑에 관한 센스는 제로에 가까운. 그는 고장난 엘리베이터에 함께 갇히고, 민방위 훈련 도중에 시내를 같이 질주하는 것이 ‘인연’의 힘이라는 것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한다. 심지어 그는 우연히 만난 옛 동창 태란(진희경) 때문에 자신의 진짜 인연 원주(전도연)에게서 시선을 거두어버리기까지 한다. 하지만 이 남자, 결국 자신과 연결된 인연의 고리가 어떤 것인지 눈치챈다. 다행이다.
<사랑을 놓치다> 우재
<사랑을 놓치다> 역시 인연에 관한 영화다. 설경구는 여기에서도 자신의 인연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남자로 등장한다. 표현 한번 하지 않고 10년 동안 한결같이 자신만을 바라본 여자의 마음을 뒤늦게 알게 된 무심한 남자. 하룻밤을 함께 보낸 뒤 ‘미안하다’고 말하는 남자. 분명 우재는 마술을 통
[VS] 멜로영화 속 설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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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이>라는 영화에는 남의 알리바이를 대신 만들어주는 남자가 나온다. 이렇게 세상은 넓고 남의 뒷일 봐주는 사람은 많은 법. 영화 속 최고의 대행업자들을 꼽아봤다(분야가 다른 만큼 이번엔 무순이다).
최고의 귀신잡는 대행업자는 <고스트 버스터즈>의 귀신잡는 사람들. 괴짜 교수 피터 밴크맨(빌 머레이)는 친구들과 함께 귀신 잡는 게 일이다. 진공청소기 비스무레한 기계를 들고 말썽부리는 귀신마다 쏙쏙 빨아들이는 이 사람들. <디 아더스>의 귀신 가족도 이들을 만난다면 집에서 떠나야 하지 않았을까.
최고의 돈 받아주는 대행업자는 <오! 브라더스>의 오씨 형제(이정재, 이범수). 물론, 사람을 패거나, 손가락을 자르거나, 칼로 위협해서 돈을 받아내는 식으로 더 좋은 성과를 올리는 사채업자들도 있지만, 이 오씨 형제의 성과가 빛나는 이유는 순전히 단순협박(인상쓰기, 떼쓰기)이라는 물리적 비폭력의 방식으로 이뤄낸 것이기 때문이다. 평화적으로 돈
[Rank by Me] 최고의 대행업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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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 호랑이와 유적과 인간을 보호하라
<투 브라더스>에는 30마리의 호랑이가 동원되었다. 클로즈업 장면에서는 표정이 풍부한 호랑이가 필요했지만, 액션이 필요한 장면에서는 스턴트맨 역할을 하는 액션이 좋은 호랑이가 필요했다. 언제 어디서나 촬영에 투입할 수 있는 7∼12주 사이의 새끼 호랑이가 필요했기 때문에 세계 방방곡곡에서 태어나는 모든 호랑이를 찾아다녔다. 대부분의 새끼 호랑이는 프랑스에서, 일부는 타이에서 데려왔다. 어미에게서 버려진 갓 태어난 새끼들을 데려다 젖병의 우유를 먹이며 키우기도 했다. 곰과 달리 호랑이는 눈, 입, 귀로 감정을 표현했다. 마치 사람처럼! 차이가 있다면 호랑이들은 나를 육체적으로 상처입히고 죽일 수 있고, 할리우드 스타 배우들은 전화 한통으로 감독의 사회적 위신을 추락하게 할 수 있다는 것 정도일까.
우리는 호랑이들을 관찰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안전을 고려해서 호랑이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곳에 우리를 만들어 사람들이
<투 브라더스> 제작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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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자크 아노 감독은 표정이 풍부하고 친절하며 말을 즐긴다. 그는 호랑이의 표정과 몸짓을 흉내내가며, 마치 손녀에게 “옛날 옛적 숲 속에서…”로 시작되는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처럼 생동감있게 두 호랑이의 로드무비 <투 브라더스> 제작에 얽힌 뒷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투 브라더스> 제작기를 아노 감독의 목소리를 빌려 쓰고 싶었던 건 그래서였다. 다음 글은 2005년 제10회 부산영화제 기간 중에 있었던 장 자크 아노 감독과의 인터뷰와 장 자크 아노 감독이 제작과정을 쓴 <투 브라더스: 영화에 관한 우화, 그리고 촬영 뒷이야기>를 참고해 재구성한 것이다. 다음 글을 읽거나 <투 브라더스>를 볼 때, 솜사탕을 쓴 것처럼 하얀 머리칼을 한 인상 좋은 프랑스 할아버지가 호랑이들을 어르고 달래며 영화를 찍는 모습을 상상하면 더욱 즐거울 것이다.
우리가 ‘호랑이’라고 부르면 호랑이는 우리를 잡아먹을 것이다. 만일 우리가 ‘호랑이 님’이라고 부르면
<투 브라더스> 제작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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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 <플레이보이> 창간
1956 <그리고,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로제 바댕) 발표. 가톨릭계 중심으로 반대 여론 거세
1959 최초의 소프트코어 영화 <불멸의 티즈씨>(러스 메이어) 발표
1965 <펜트하우스> 창간. <플레이보이>와 차별성을 가지기 위해 창간 초기부터 여성의 성기와 음모를 적나라하게 노출시켰다.
1966 <나, 여성> 미국 개봉
1967 <졸업>(마이크 니콜스> 발표, <나는 궁금하다> 미국 개봉
1969 <이지 라이더>(데니스 호퍼), <미드나잇 카우보이>(존 슐레진저) 발표
1970 샌프란시스코와 뉴욕의 상업영화관에서 처음 상영된 하드코어 영화 <모나>(빌 오스코) 발표
1971 “가장 친절하고 자연스러운 포르노”(리처드 콜리스) <스쿨 걸>(폴 거버) 발표
1972 최초로 미국 전역 동시개봉한 하드코어
성혁명 다큐멘터리, <인사이드 딥 스로트> [4] - 미국 포르노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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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는 미국 포르노영화의 황금기였다. 16mm 또는 35mm 필름으로 포르노를 만들던 유일한 시대답게, 여러 편의 문제작들을 배출했다. 그중 3편을 소개한다.
최초의 유성 하드코어 영화
<모나>(1970)
“섹스 영화계의 <재즈 싱어>.” <타임>의 영화평론가 리처드 콜리스는 잘라 말한다. 그가 이 영화를 최초의 유성영화 <재즈 싱어>에 비유하는 것은 <모나> 이전의 하드코어 영화에는 사운드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모나>는 대사뿐 아니라 클라비코드 연주, 흘러간 팝송 등 다양한 음악을 담고 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젊은 여성은 엄마에게 결혼식 날까지 순결을 지킬 것을 맹세한다. 여기서 순결이란 양성의 성기를 ‘조합’하는 것만 피하면 된다는 의미다. 젊은 여성은 약혼자의 유혹을 받고, 엄마 또한 딸의 약혼자와 이상한 관계를 맺게 된다. 강한 오럴 섹스신을 포함하고 있는 이 영화의 필름이나 비디오테이
성혁명 다큐멘터리, <인사이드 딥 스로트> [3] - 70년대 포르노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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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구멍 깊숙이>의 폭발
완성된 이 영화가 개봉 초기부터 큰 흥행성적을 거둔 것은 아니었다. 뉴욕 개봉 초 뜨뜻미지근했던 반응이 갑자기 폭발한 것은 존 린지 뉴욕 시장이 ‘포르노그래피 일소’를 내걸고 이 영화 프린트를 압수하면서부터였다. 이 사건이 뉴욕의 모든 일간지 1면을 장식하면서 일반인들도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 “포르노그래피는 문화적 전투 지대의 이름이었다”는 린 헌트의 이야기는 들어맞는다.
물론 영화 자체의 힘도 있었다. 특히 코믹한 요소는 적나라한 화면에 대한 부담을 중화해주었다. 주인공 린다 러브레이스는 섹스를 해도 뭔가 허전함을 느끼는 여성이다. 의사(해리 림스)는 러브레이스의 클리토리스가 하체 어딘가가 아니라 목구멍 깊숙이에 있다고 말한다. 의사가 “여기에라도 클리토리스가 있다는 데 감사해야 해요”고 하자 러브레이스는 “남 얘기라고 참 쉽게 말하네요. 당신 고환이 귀에 달려 있다면 어떻겠어요?”라고 묻는다. 그러자 의사가 답한다. “뭐 어때요?
성혁명 다큐멘터리, <인사이드 딥 스로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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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혁명이었다. 1972년 미국에서 개봉한 <목구멍 깊숙이>는 성인영화, 포르노, X등급영화, 음란물, 그것을 무엇이라 부르건 그들 영화의 역사를 한순간에 바꿔놓았다. <목구멍 깊숙이>는 여성과 남성의 성기를, 그 성기와 상대방 이성의 입맞춤을, 그리고 적나라한 살색의 파노라마를 대형 스크린 위에서 보여줬다. 이 영화는 포르노를 중산층의 문화로 승격시켰으며, 검열에 대한 치열한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또 다른 할리우드’를 만들어냈다. 1월12일 개봉하는 <인사이드 딥 스로트>는 바로 <목구멍 깊숙이>(Deep Throat)가 일으킨 혁명을 차분하게 조명하는 다큐멘터리다. <목구멍 깊숙이>와 그것이 일으킨 포르노 혁명의 ‘인사이드’를 깊숙이 들춰보자. 혁명은 어떻게 이뤄졌나, 그리고 어떻게 무너졌나.
그해, 세계는 유난히 시끄러웠다. 베트남에선 미군들이 마지막 발악 중이었고, 이스라엘 공항의 일본 적군파와 뮌헨올림픽 선수촌
성혁명 다큐멘터리, <인사이드 딥 스로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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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콩> <태풍> 등 대작 영화들의 공세 속에서도 선전한 영화 <작업의 정석>이 아이비젼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2월 중 DVD로 출시된다.
청순 이미지를 고수해왔던 손예진의 파격변신과 플레이보이 역을 맡은 송일국의 출연이 관심을 모아 지금도 극장가에서 꾸준히 관객몰이를 하고 있는 로맨틱 코미디 작품.
DVD의 구체적인 사양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극장에서 보지 못했던 삭제장면, 제작진이 참여한 음성해설, 메이킹 필름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애고수들이 풀어놓는 연애 지침서를 표방한 영화답게 ‘실전에서 써먹을 수 있는 작업 비법’ 같은 부록이 제공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작업고수들의 연애담 <작업의 정석> DVD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