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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5월13일(토) 밤 11시
한때, (혹은 여전히) 이란영화들은 서구영화들 틈에서 유행처럼 빛났다. 이란영화들에 대한 전세계적인 주목이 낯선 세상에 대한 매혹에서 비롯된 것인지, 새로운 이야기 구조에서 비롯된 것인지, 삶 그 자체의 거친 풍경들에서 비롯된 것인지는 일단 논외로 접어두자.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에서 만개한 이란영화들의 세계는 시적이었다. 거기에는 가난한 일상이 있었지만, 그 비루함을 잠재울 삶의 순수성이 있었다(고 서구 영화인들은 판단했을 것이다). 이란의 현실은 풍경과 동심 속에서 객관적인 미학적 대상이 되어갔다. 그 가운데서, 그저 바라보기를 그치고 현실 속으로 들어가자고 조용히 외치는 영화 가족이 있다. 구성원 모두가 영화로 세상을 보는 모흐센 마흐말바프 가족. 그들의 카메라는 이란 내외를 가로지르는 고통스러운 현실을 찍는다.
마흐말바프의 딸인 사미라 마흐말바프가 고작 스무살에 만든 영화 <칠판>은 이란과 이라크의 국경이 맞닿아 있는 쿠르드
총탄이 날아오는 현실 속으로, <칠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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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놀이>는 여러모로 억울하다. ‘배반한 사랑의 복수를 위해 위장취업을 감행한 평범한 노처녀의 취업기’라는 이 드라마를 두고 <청춘의 덫>을 리메이크했네, <내 이름은 김삼순>을 염두에 뒀네 왈가왈부 말들이 많다. 물론 원인제공은 했다. 가진 것 없던 한 남자가 공인회계사가 된 뒤 7년간 사귄 조강지처(한채영)를 버리고 부잣집 여자(박은혜)에게로 가고, 버림받은 이 여인은 이를 악물고 복수를 감행한다. 우연히 만난 부잣집 남자(강지환)와 사랑에도 빠진다. 이종원-심은하-전광렬-유호정 라인과 한치의 오차도 없다. 전광렬과 유호정이 남매였지만, 박은혜와 강지환은 동료라는 관계가 다를 뿐이다. 30대 평범한 노처녀의 일과 사랑 성공기라는 점에서도 <내 이름은 김삼순>을 모른 척할 수도 없다.
그런데 이 드라마의 진심은 복수와 용서가 아니라, 사랑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다. ‘불꽃놀이’라는 제목은 하나로 뭉쳐 있다 터지면서 여러 가지 빛깔과 모
사랑에 대한 다양한 시각, <불꽃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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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수와 지상렬은 이른바 ‘비호감’ 캐릭터들이다. 뭐 하나 잘난 것 없으면서 세상에서 자신이 가장 잘났다고 으스대고, 자신의 말에 토다는 사람은 심지어 여자 출연자라 해도 우악스럽게 따진다. 그러나 그들의 매력은 거기서 비롯된다. 그들은 볼 것도 없고 무례하기까지 하지만, 시청자들은 상대적으로 잘난 사람들을 향해 지르는 그들의 ‘호통’에 쾌감을 느끼고, 어느덧 그들이 잘되길 응원한다. 그들의 존재로 인해 오락 프로그램은 그들과 그들을 공격하는 자들이 서로를 흠집내며 티격태격하는 스토리가 생기고, 그들이 SBS <일요일이 좋다>의 ‘X맨’에서 드디어 여자 연예인과 커플을 만들며, MBC <무한도전>에서 꼴찌였던 설문조사 순위가 오르는 것 자체가 하나의 성공스토리가 됐다. 그들은 늘 당하는 입장이었던 약자 캐릭터에 입체적인 변화를 주며 오락 프로그램의 스토리를 좀더 다양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박명수와 지상렬도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동안클럽
‘면박 개그’의 진부한 웃음, <일요일 일요일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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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임파서블3>가 무서운 기세로 5월 첫 주말 극장가를 독식했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통계에 따르면, 5월3일 개봉한 <미션 임파서블3>는 8일까지 전국에서 124만1452명을 동원하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배급사인 UIP의 집계로는 같은 기간 전국 164만명을 동원했다. 관객 점유율은 46.4%로, 주말 극장가에 나간 사람 중 절반 가까이가 이 영화를 봤다는 얘기다.
2위는 <맨발의 기봉이>였다. 4월 마지막 주 한국영화 3파전에서 2위로 처졌던 이 영화는 주말 사흘동안 35만9735명을 끌어들이며 한국영화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배급사 집계로 5월8일까지 143만3764명을 동원한 <맨발의 기봉이>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 관객의 많은 호응 속에서 좋은 흥행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주 1위였던 <사생결단>은 3위를 차지했으며, 8일까지 155만673명의 관객을 끌어들였다. 4위는 전주 5위였
<미션 임파서블3> 5월 극장가 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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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유럽을 만난다. 5월11일부터 17일까지 신촌 아트레온 극장에서 2006 EU영화제가 열린다. 유럽-코리아 재단이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유럽연합 소속 13개국 대사관이 선정한 13편의 작품을 소개할 예정이다. 주최쪽은 “EU 소속 여러 나라들의 다양한 문화를 한국에 소개하기 위해 기획”한 이번 행사를 통해 “유럽과 한국이 문화적인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국내 미공개작인 오스트리아 영화 <이카루스>(Bernhard Weirather)를 비롯해서 영국의 독립영화 <지포>(잔 던), <9번째 날>(폴커 쉴렌도르프), 2001년 칸영화제 시나리오부문 수상작 <오타르가 떠난 후>(줄리 베르투첼리) 등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편당 관람료는 조조는 4천원, 일반 5천원이며, 심야영화 3편을 1만원에 볼 수 있는 특별 가격도 마련되어 있다. (문의 02-364-8900)
2006 EU 영화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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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마이어스/
모조가 뽀글뽀글 끓어오를 때도 되었지. <오스틴 파워>의 마이크 마이어스가 오랜만에 관객의 혼을 뺄 준비를 시작했다. 그는 차기작 <로봇들의 반란으로부터 살아남는 법>에서 로봇의 반란을 막기 위한 임무를 지닌 기술 행정가 역을 맡을 예정이다. 로봇들을 웃겨서 죽일 셈이 분명하다. 또한 마이어스는 <슈렉3>에서도 또다시 녹색 괴물의 목소리를 맡아 ‘겁나 먼 왕국’으로 돌아온다.
잭 블랙/
끝내주는 콤비가 손을 잡았다. 잭 블랙이 미셸 공드리의 신작 <되감아서 반납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Be Kind Rewind)에 출연한다. 블랙은 두뇌가 자기화(磁氣化)되어 있어서 친구가 운영하는 비디오 가게의 테이프를 망쳐버린 뒤 복구해야 하는 남자를 연기한다고. 물론 공드리의 머릿속에 뭐가 들었는지는 영화가 개봉해야만 알 수 있을 예정. 촬영은 오는 9월 뉴욕에서 시작된다.
윌 스미스/
<Mr. 히치: 당신을
[캐스팅 소식] 마이크 마이어스, 관객의 혼 뺄 준비 시작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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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관객은 소심하지 않은 것 같다”
산들바람이 불던 4월29일, 전주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JIFF FESCADE 메인무대에 일본 시부야계 밴드 ‘람프’가 섰다. 시적인 가사와 아름다운 멜로디로 한국에서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람프’는 기타의 소메야 다이요, 보컬과 베이스의 나가이 유스케, 그리고 보컬의 사카키바라 가오리로 구성된 3인조 밴드. 하루 전인 28일 서울에서 첫 한국 공연을 마치고 전주로 내려온 그들을 만났다.
-어제 서울 공연은 어땠나.
=나가이 유스케: 한국 관객은 일본 관객과 달리 매우 열정적이다. 일본 관객은 좀 소심한 것 같은데(웃음) 한국 관객은 반응이 직접적이다. 어제도 공연 내내 함께 춤추고 노래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바람, 비 등 자연을 담은 노래가 많다.
=소메야 다이요: 일단 우리가 좋아하는 풍경을 담고 싶다. 그냥 지나며 스치는 것들, 사소하지만 기억에 남는 것들을 담으려고 한다. 하지만 가사보다 더 중요한 건 멜로디다.
전주영화제에서 공연한 일본 밴드 ‘람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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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클루니가 지난 4월27일 아프리카 다푸르 난민 돕기를 호소하고 나섰다. 지난 2003년부터 시작된 수단 서부의 다푸르 내전은 이미 수백만명의 희생자를 낳았고, 아랍 무장단체인 잔자위드는 여성들을 무차별 강간하는 등 정부의 비호 아래 악랄한 행위를 일삼고 있다. “다푸르 주민들은 미국과 세계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 클루니는 워싱턴에서 열린 ‘다푸르 살리기 집회’에도 참여했다.
조지 클루니, 멋진데다, 정의롭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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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니 뎁도 가끔은 쫀쫀하다. 뎁이 자신이 소유한 할리우드 저택의 조망권을 망친 혐의로 LA시를 고소했다. 그가 소송을 제기한 구체적인 이유는 아이들 때문이다. 시당국이 건축을 허가한 새로운 쇼핑몰이 자신의 두 아이가 뛰어노는 놀이터의 조망을 가린다는 것이다. 업자와 시당국은 저택의 시야도 아니고 놀이터의 조망 때문에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억지라며 분노하고 있는 중. 뎁이 승소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조니 뎁, 쫀쫀한 당신, 그대의 이름은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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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형제들을 어찌하면 좋단 말입니까. 볼드윈 가문의 형들인 알렉 볼드윈(48)과 대니얼 볼드윈(45)이 얼굴을 구겼다. 대니얼은 지난 4월22일 캘리포니아 샌타모니카의 한 호텔에서 코카인 소지 혐의로 구속됐고, 알렉은 공동으로 연극에 출연한 여배우와 논쟁을 벌이던 중에 육체적인 위협을 가한 혐의로 법정에 서게 생겼다. 동생인 스티븐 볼드윈과 빌리 볼드윈이 형들을 위해 재판장에 놀러올지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볼드윈 형제 망신살 뻗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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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치와 씨팍이 목소리를 얻었다. 류승범, 임창정과 현영이 올 여름 개봉할 애니메이션 <아치와 씨팍>의 더빙 작업에 참여했다. <아치와 씨팍>은 인간의 똥이 유일한 에너지원인 미래 도시를 배경으로 양아치 아치와 씨팍이 벌이는 모험을 그리는 작품. 오래전부터 아치 역에 캐스팅되어 있던 류승범은 “예전 영화(<야수와 미녀>)에서 성우 역할을 한 적이 있어서 수월할 줄 알았는데 녹음 작업이 만만치 않다”며 땀을 흘렸다. 임원희를 대신해 씨팍 역을 맡은 임창정은 특유의 애드리브로 류승범과 절묘한 콤비를 이루었다는 후문.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든 이쁜이 목소리는 현영이 맡았다. 그녀의 소감 한마디. “이쁜이가 얼굴 되고 몸매 되는 여배우라는 점에서 저와 딱 맞는 것 같아요.” 한국 애니메이션의 미래를 보여줄 <아치와 씨팍>은 오는 6월 개봉예정이다.
류승범의 아치, 임창정의 씨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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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에서 만들어진 영화는 어떤 맛일까. 전주국제영화제에 ‘로컬 시네마 전주’라는 새 섹션이 생겼다. 전주지역에서 만들어진 단편영화를 모은 섹션이다. 이번에 작품이 상영된 4명의 감독 중 함경록, 진영기 두 사람은 특히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둘은 영화를 만드는 방식도 다르고 지향하는 바도 다르다. “배우는 전주에 있는 극단에서 캐스팅한다. 제작시에는 학교 후배들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함경록) “될 수 있으면 외부에서 스탭을 끌어들인다. 캐스팅할 때도 필름 메이커스나 캐스트넷 같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한다.”(진영기) “서울 촬영현장에 일을 하러 간 적이 있는데 너무 바빠서 생각할 시간이 없더라. 높은 건물들도 싫다. 전주에서 계속 영화를 만들 생각이다. 복잡한 도시에서는 가질 수 없는 감수성을 녹여 영화를 만들 거다.”(함경록) “앞으로 더 큰 영화를 찍을 거다. 한데 지방에서는 인력의 한계 때문에 규모가 조금만 커져도 제작이 불가능하다. 전주가 아름답고 살기 편하지만 시스템
전주에서 영화를 만드는 두 감독 함경록, 진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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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 폭력의 거장’ 와카마쓰 고지의 영화는 철저하게 60년대적이다. 혁명의 열기로 들끓었던 60년대의 카오스를 말하기 위해서 성과 폭력과 정치는 반드시 필요했다. 그리고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는 자유를 위해서는, 저예산의 핑크영화가 되어야만 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범해진 백의> <가자, 가자 두 번째 소녀> <적군-PFLP:세계전쟁선언> <천사의 황홀> 등은 동세대 청년들의 열광적인 환호를 끌어냈고, 와카마쓰 고지의 영화는 시대의 전설이 되었다. 와카마쓰 고지의 영화는 기존의 어떤 질서와 관습에도 복종하지 않고, 혁명의 열정을 담아 만든 폭탄이었다.
1936년에 태어난 와카마쓰 고지는 고등학교 2학년에 가출하여 도쿄로 상경한다. 신문배달과 야쿠자 등 사회 밑바닥을 거쳐 핑크 영화계로 들어간 와카마쓰 고지는 63년 <달콤한 함정>으로 데뷔한다. 65년 <벽 속의 비사>가 베를린영화제에 소개되어 논란을 빚은 뒤, 와카
성과 폭력의 거장, 와카마쓰 고지 초기 걸작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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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디네극동영화제 이후 이탈리아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크고 작은 다른 아시아영화제들이 생겨나고 있고 우디네를 통해 성숙해진 젊은이들이 운영하는 아시아영화 웹사이트들이 최근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프리울리 베네치아 줄리아주에서는 1년에 중요한 영화제가 두번 열린다. 세계 3대 영화제에 속하는 베니스영화제와 우디네극동영화제이다. 우디네극동영화제는 올해로 8회를 맞이했다. 98년 홍콩영화 초대전을 기획하기 전까지는 유럽 영화감독을 초대하는 영화제였다. 당시 홍콩영화제에서 보여주었던 아시아의 힘과 유럽인의 관심은 우디네극동영화제로 전환하는 계기가 되었다.
우디네극동영화제는 다른 영화제와 다르다. 우디네가 주목하고 있는 극동아시아 지역에는 영화제를 지원, 자문, 컨설팅하는 전문가들이 나라마다 배치되어 있다. 이들은 현지사정과 경향, 흐름을 조언하는 역할을 하고 영화제에 영화를 추천한다. 각 나라의 변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컨설팅 시스템은 이 영화제가 각국의 변화나 흐름에 민
[현지보고] 유럽이 호러와 뮤지컬에 빠진 날, 우디네극동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