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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먼드 & 레이>는 의미와 상징으로 가득하다. 영화를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관객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영화를 만드는 건 아니다. 하지만 자신의 삶에 갇힌 기분으로 사는 사람들에게 크게 공감하는 마음으로 이 이야기를 떠올렸다. 삶에서 자신을 가두는 굴레가 가족일 수도 있고, 로맨틱한 관계일 수도 있고, 우정일 수도 있다. 그리고 이미 죽은 사람과의 관계에 갇혀 사는 경우도 있다. 이런 깨질 수 없는 관계에 대한 자신의 감정은 평생에 걸쳐 변화를 겪는다. 이런 점에 관객이 공감하기를 바라며 만들었다.
-멕시코 출신의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제작을 맡았고, 콜롬비아 출신인 감독이 연출한 미국의 이야기다. 배우들 또한 다양한 배경을 지녔는데, 다양성을 고려해 캐스팅을 진행했나.
=좋은 의도긴 하지만 다양성을 만족시킬 목적으로 배우를 캐스팅하진 않았다. 아버지의 연인인 루시아(마리벨 베르두)는 백인이 아니어야 했고, 레이의 곁을 지키는 키이라(
[인터뷰] ‘레이먼드 & 레이’ 로드리고 가르시아 감독, “미국적인, 지극히 미국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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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동도 트지 않은 어스름한 새벽, 레이(에단 호크)의 집을 한 사내가 찾아온다. 평생을 두려워하고 어려워했던 아버지의 죽음을 전하러 온 배다른 형제 레이먼드(이완 맥그리거)다. 그는 레이에게 아버지의 장례식에 같이 가자고 한다. 폭력적인 언사와 행동으로 평생 살가운 정을 나누지 못했던 아버지의 죽음을 전해들은 두 남자의 마음은 복잡하다. 인간관계 속 내밀하고 어렴풋한 감정의 골에 집중해온 로드리고 가르시아 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한 <레이먼드 & 레이>는 여느 장례식과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은 혼돈 속의 장례를 준비하는 두 남자의 하루를 조용히 뒤따른다. 짧은 로드 트립, 변호사 사무실, 유품을 보관 중인 아버지의 연인의 집에 들러서 마침내 묘지에 도착한 레이먼드와 레이는 자신들에게 직접 무덤을 파달라는 아버지의 고약한 유언에 황당해하지만 이내 삽질을 시작한다. 무덤덤함에서 출발해 격정으로 달려가는 이들의 하루는 당사자가 아니고서는 알 수 없는 엉킨 관계의 실타래
LA 현지보고, Apple TV+ ‘레이먼드 & 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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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ST’는 매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에게 취향과 영감의 원천 5가지를 물어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이름하여 그들이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책 <굿바이, 욘더>
나에게 책은 영감을 얻는 도구다. 파편적이고 듬성듬성한 지식을 메우고 연결하는 책을 통해 정약전과 박열을 만났다. <굿바이, 욘더>를 통해서는 ‘욘더’의 세계관과 주인공 홀(<욘더>에서는 재현)을 만났다.
문화비축기지
원래는 석유비축기지였는데 2017년 문화비축기지로 탈바꿈했다. 콘크리트 자재를 활용해 잘 리뉴얼했다. 인공의 공간은 목적을 상실하면 다 예술품이 된다.
책 <스노 크래시>
1992년 발표된 장편소설로 일급 해커가 아바타라는 가상의 신체를 빌려 메타버스에서 활약하는 이야기다. 메타버스의 개념이 처음 쓰인 책으로 여전히 유효한 작가의 상상력이 흥미롭다.
영화 <그녀>
<욘더>처럼 근미래를 다룬 이야기지만 영화 속에 구현된
[LIST] 이준익 감독이 말하는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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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본토에서 자국 관객에게 사랑받은 영화들이 해외로 잇달아 진출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중국을 제외한 해외 국가들에 중국 내 입소문으로 인기를 끈 영화들을 속속 공개하기에 나섰다. 이는 미국과 유럽, 아시아 여러 나라에 거주하는 중국인뿐 아니라 해외 시청자를 위한 다양한 라인업 수급의 일환으로 풀이되며 동시에 중국 영화사에는 영화산업의 위기를 돌파할 새로운 기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 6월 말 중국 현지에서 개봉해 장기 흥행과 함께 중국 영화사이트 마오옌과 타오피아오피아오에 높은 평점을 기록하고 지난 8월에 열린 웨이보 영화의 밤에서 올해 최고 인기상과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인생대사>는 넷플릭스에 공개된 중국영화 중에서 가장 최근작이다. <동물세계>와 <꺼져버려 종양군>의 한연 감독이 제작에 참여한 <인생대사>는 류장장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주이룽의 연기 변신과 첫 장편영화 주연으로 천재 배우라는 찬사를 들은 아역배우의 케미가 돋보이는
[베이징] ‘인생대사’ 등 중국 본토 영화 잇달아 넷플릭스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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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리벤지>
넷플릭스
마이애미의 초호화 고등학교 퀸이었던 드레아는 남자 친구 맥스가 유포한 섹스 테이프로 나락을 겪는다. 성범죄 가해자 맥스는 시치미를 떼고 ‘여성 정체성 옹호 시스-젠더 이성애자 남성 연합’ 따위를 만들며 피해자인 드레아를 더욱 비참하게 만들 뿐이다. 그런 드레아 앞에 전학생 엘리너가 나타난다. 엘리너는 자신의 성 정체성을 아웃팅한 커리사에게 복수하고 싶다. 드레아와 엘리너는 친구가 되며 각자의 원수에게 상호 복수를 계획한다. <두 리벤지>는 치기 어린 하이틴 드라마에 사적 복수 내러티브를 결합한 흥미로운 작품이다. 더불어 <두 리벤지>는 10대의 우정에 인종과 계급, 성 정체성과 젠더 권력 등 세계 각처에 산재한 화두를 끌고 들어 온다는 점에서 하이틴영화가 더이상 새로울 수 있느냐는 힐문에 인상적인 답을 내놓는다.
<경아의 딸>
왓챠, 웨이브, 티빙
요양 보호사 경아는 교사인 딸 연수에 대한 걱정뿐이다.
[OTT 추천작] ‘두 지벤지’ ‘경아의 딸’ ‘파이어 아일랜드’ ‘파트너 트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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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변 말로는 변호사는 의뢰인을 위해 대신 싸워주는 거래.” SBS 드라마 <천원짜리 변호사>에서 천지훈(남궁민)과 일하는 사무장(박진우)의 말이다. 그 싸움이 ‘빙고 게임’일 줄이야! 갑질 피해자들을 모은 천지훈이 소송을 진행하면 밥벌이가 위태로울 의뢰인들을 대신해 사측과 빙고 대결을 펼친 것. 검사 시보 시절 변호사 천지훈을 만나 패소했던 백마리(김지은)는 할아버지의 명으로 천지훈의 사무실에서 3개월간 변호사 시보를 하며 이 괴이한 변호사를 알아가는 중이다. 노천 맥줏집서 회식을 하던 날. 마리는 “왜 계속 수임료를 천원만 받아요?”라고 묻고 지훈은 “이유… 나도 몰라요. 나도… 몰라요. 꿈이었겠죠”라고 답했다. 같은 대사를 반복하며 천연덕스럽다가 사무치게 그리운 톤으로 변하는 남궁민의 연기는 명불허전. 쉬지 않고 너스레를 떨던 이의 말이 잦아들고 말하지 못한 사연이 밀려온다.
8회까지 방영분에서 3회를 천지훈의 검사 시절을 회고하는 드라마에서 가장 큰 비중은 사망
[유선주의 드라마톡] ‘천원짜리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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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 감독 이준익 / 극본 김정훈, 오승현 / 출연 신하균, 한지민, 이정은, 정진영 / 플레이지수 ▶▶▶
심장암 환자 이후(한지민)는 스스로 죽음을 택한다. 작중 배경인 2032년엔 새로운 안락사법이 제정되었기 때문이다. 이후의 조력 자살은 이미 절차와 마음의 준비를 모두 끝낸 그녀의 남편 재현(신하균)에 의해 시행된다. 어느 날 보건국 장기 기증 담당 직원이 재현에게 이후의 사체에서 수급한 정체 모를 칩의 존재를 묻는다. 의문스러운 일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죽은 이후가 끊임없이 “나 여기 있다”라며 재현에게 영상 이메일을 보내온다. 연속한 혼란에 부닥친 재현은 이후의 또 다른 메일을 따라 미지의 회사 바이앤바이로 향한다. 그곳에서 재현은 이후의 안락사 당일 집에 찾아온 세이렌(이정은)을 만나고, 세이렌은 재현을 환상의 공간으로 인도한다.
그리고 그곳엔 이후가 살아 숨 쉬고 있었다. 서사가 죽음 다음을 매만지려는 시도는 분야를 불문하고 꾸준히 진행돼왔다. <욘더
[OTT 추천작] 티빙 오리지널 '욘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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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 최초의 흑인 슈퍼히어로 영화이자 등장인물의 90%가 흑인 배우로 캐스팅되어 마블 스튜디오 영화 중 가장 혁신적이라고 평가받은 <블랙팬서>가 두 번째 이야기로 돌아온다.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채드윅 보스만의 빈자리가 영화 속에도 그대로 담겼다. <블랙팬서: 와칸다 포에버>는 와칸다 수호자인 티찰라(채드윅 보스만)의 죽음을 기리는 장례식으로 시작한다. 와칸다의 독특한 문화와 무예로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했던 전작처럼 이번에는 해저 왕국 탈로칸의 신비로운 세계를 어떻게 구현했을지 기대를 모은다. 수호자를 잃은 와칸다와 이를 흔드는 탈로칸 두 세계의 충돌과 전쟁 속에서 전작에 등장했던 슈리, 나키아, 오코예, 라몬다가 한층 성장한 모습으로 활약한다. 네이머, 릴리 윌리엄스도 새로운 마블 캐릭터에 합류했다. 이번에도 라이언 쿠글러 감독이 메가폰을 들었다. 와칸다의 새로운 수호자의 탄생을 암시하는 <블랙팬서: 와칸다 포에버>는 11월9일 한국에서 전세계
[Coming soon] 블랙팬서: 와칸다 포에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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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네21>과 트위터 코리아가 함께 ‘트위터 블루룸 라이브 Q&A’를 통해 개봉작 배우들을 만나 수다를 나눕니다. 트위터 블루룸은 실시간으로 송출되는 영상 라이브 방송입니다. 생방송이 끝난 뒤에도 <씨네21> 트위터 계정(@cine21_editor)을 통해 다시 시청할 수 있습니다.(https://twitter.com/cine21_editor/status/1580859457373773824)
‘난 백마탄이다’란 주문을 외워
지난 9월30일 공개된 시즌(seezn) 오리지널 드라마 <가우스전자>의 곽동연, 강민아, 배현성 배우가 마케팅3부가 아닌 블루룸에 모였다. 대기업 후계자이지만 자수성가의 포부를 안고 경쟁 기업 가우스 그룹에 입사한 백마탄 역을 맡은 배현성 배우가 특히 신경 써서 연기한 부분은 뿔 머리와 교감하기다. 트레이드마크인 독특한 머리 모양이 감정에 따라 변한다는 점이 캐릭터의 핵심 같아 충실히 표현하고 싶었다고. “뿔 머리
[트위터 스페이스] ‘가우스전자’ 곽동연, 강민아, 배현성 배우와 함께한 트위터 블루룸 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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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네21>과 트위터 코리아가 함께 ‘트위터 블루룸 라이브 Q&A’를 통해 개봉작 배우들을 만나 수다를 나눕니다. 트위터 블루룸은 실시간으로 송출되는 영상 라이브 방송입니다. 생방송이 끝난 뒤에도 <씨네21> 트위터 계정(@cine21_editor)을 통해 다시 시청할 수 있습니다. (https://twitter.com/cine21_editor/status/1579757445773238274)
단편 <대무가> 장편이 되다
접신하게 해준다는 신묘한 노래 대무가. 노력형 20대 무당 신남(류경수)이 그 노래의 영험함을 맛봤다면 업계 일인자이나 능력을 잃어버린 30대 무당 청담도령(양현민)과 과거의 영광만 남은 40대 무당 마성준(박성웅)은 당장 그것의 힘이 절실한 상황이다. 작품 소개를 부탁하자 <대무가>를 연출한 이한종 감독은 영화의 독특했던 탄생 과정부터 전했다. “이전에 제가 만든 동명의 단편영화를 그대로 이어서 확장한 영
[트위터 스페이스] ‘대무가’ 박성웅, 양현민, 서지유 배우, 이한종 감독과 함께한 트위터 블루룸 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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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준호가 전주국제영화제(이하 전주영화제) 집행위원장 후보에 올랐다. 10월19일 전주시는 배우 정준호를 전주영화제 집행위원장 후보로 추천했다. 우범기 전주시장은 이번 후보 추천이 전주영화제의 대중성을 높이고 저변을 확장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입장을 표명했다. 우범기 전주시장은 7월 취임 이후 전주영화제 이사장을 겸하고 있다. 전주영화제측은 “일부 언론에서 전주영화제 집행위원장 최종 후보로 낙점되었다고 전해졌지만 아직은 여러 후보 중 한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장성호 전주영화제 사무처장은 “정준호 배우는 이사장의 추천으로 후보가 되었고, 이사회에서 복수의 후보를 추천한 상태다. 10명에 달하는 후보 중 회의를 통해 최종적으로 3인의 후보가 추려졌다. 정준호 배우를 포함해 총 4인의 후보에 대한 검토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영화제 정관에 따르면 집행위원장 후보는 이사장 또는 이사회의 3분의 1 추천으로 선정되며 이사회의 추천 후보가 별도로 있을 경우 투표를 통해 과반 득
배우 정준호,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후보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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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교차가 큰 완연한 가을이다. 부산국제영화제가 끝나면 계절이 바뀌어 있다는 정설은 올해도 변함없이 증명되었다. 지난주에 이어 1378호에서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이번에는 ‘한국영화의 오늘: 비전’ 부문과 ‘뉴 커런츠’ 부문 영화들을 중심으로 신진 한국영화 감독들의 인터뷰를 싣는다.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에 수시로 기자들에게 물었다. 어떤 한국영화가 가장 좋았느냐고. 그때마다 거듭 호명된 화제작은 이정홍 감독의 <괴인>, 김태훈 감독의 <빅슬립>, 임오정 감독의 <지옥만세>, 조현철 감독의 <너와 나>였다. <괴인>을 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영화가 기이한 기운을 품고 있다고 말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올해 부산에서 4관왕을 차지하며 괴이한 호소력을 증명했다. 기자들이 미처 수상을 예상하지 못한 작품으로는 <비닐하우스>가 있는데, 그래서 도리어 영화가 궁금해 이솔희 감독의 인터뷰를 개인적으로 꼼꼼히
[이주현 편집장] 미래의 얼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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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 장편 데뷔작 <남매의 경계선>으로 장편 부문 대상과 관객상, 다양성상까지 수상한 플로랑스 미알레 감독이 올해는 심사위원장으로 부천을 찾았다. 안시국제애니메이션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언급으로 선정되기도 한 <남매의 경계선>은 난민이 된 남매의 고달픈 여정을 묘사하는 동안 대담한 선과 풍요로운 색채를 동원해 역사적 장면을 야수파의 화폭 위로 옮겨 놓는다. 화가이기도 한 미알레 감독은 올해 BIAF 포스터에서도 그 재능을 기부해 축제의 서막에 짙은 서정을 불어넣었다.
- 부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심사위원장으로 한국을 처음 찾았다.
= 작년에 <남매의 경계선>이 세 개의 상을 받았지만 상황 상 참석할 수 없어 아주 아쉬웠다. 한국 애니메이션에는 아주 특별한 접근법이 있다. 영화제 기간 동안 심사를 하면서 받을 놀랍고 낯선 느낌을 기대하고 있다. 파리에 있는 국립장식미술학교(ENSAD)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 많은
#BIAF 1호 [인터뷰] 플로랑스 미알레 심사위원장, 애니메이션은 스스로 제 자리를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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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초엽 | BIAF2022 국제경쟁 심사위원, 신간 에세이 <책과 우연들> 발간, 소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지구 끝의 온실> <행성어 서점> 등
나는 소위 ‘투니버스 세대’다. 10대 초반부터 온갖 TV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접하며 자랐다. 그렇지만 어설프게 철든 아이들이 으레 그렇듯, 나는 또래들이 다들 좋다는 건 어쩐지 마음 다해 좋아할 수 없어 슬쩍 뒤로 물러나는 타입이었다. 그러다 뜬금없이 애니메이션에 빠져든 게 언제였더라. <월-E>였나 <라따뚜이>였나,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고등학생 때 픽사 스튜디오의 작품 하나를 보고 갑자기 멱살 잡힌 듯 애니메이션의 세계로 한 발 늦게 끌려 들어갔던 건 분명하다. <업>, <토이스토리 3>, <드래곤 길들이기>, <주먹왕 랄프>……. 보고 싶은 애니메이션 영화가 개봉하면 얼른 극장으로 달려갔다. 늘 가
#BIAF 1호 [기획] 김초엽 에세이, 이 환상을 기꺼이 믿는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