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끼 돼지 윌버(도미닉 스콧 케이)는 몸이 약하다는 이유로 태어나자마자 도축당할 위기에 놓인다. 다행히도 농장 주인 딸인 펀(다코타 패닝)의 도움으로 위기를 벗어난 윌버. 길 건너 펀의 삼촌네 농장에서 살게 된 그는 말 아이크(로버트 레드퍼드), 거위 거시(오프라 윈프리), 모두가 징그러워하는 거미 샬롯(줄리아 로버츠) 등과 친구가 된다. 그러나 돼지의 운명이란 결국 베이컨과 햄으로 귀결되는 것이 농장의 순리다. 성격 뒤틀린 집쥐 템플턴(스티브 부세미)은 윌버가 크리스마스 만찬에 오를 것이라 실토하고, 윌버를 구하기 위해 샬롯은 자신의 거미줄에 ‘멋진 돼지’라는 메시지를 남긴다. 그리고 거미줄의 메시지가 온 마을에 알려지면서 윌버는 유명해진다.
<샬롯의 거미줄>은 E. B. 화이트가 1952년에 펴내 전세계적으로 4500만부 이상 팔린 어린이용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80년대 초 유년기를 보낸 관객이라면 TV로 종종 방영된 1973년판 동명의 애니메이션 역시 기억하
어른들을 위한 고전 <샬롯의 거미줄>
-
결론부터 말하자면, ‘바람피기 좋은 날’은 없다는 것이 영화의 결말이다. 30대 초반의 중산층 유부녀 ‘이슬’(김혜수)과 ‘작은새’(윤진서)는 채팅으로 사귄 남자를 만나 바람을 피운다. 대범하고 솔직한 이슬은 열살 연하의 대학생(이민기)과 발랄한 외도를 즐기고, 내숭형의 작은새는 이쪽 방면 선수인 ‘여우두마리’(이종혁)를 한껏 애태우다 자신의 성적 로망을 충족시킨다. 영화에서 이슬과 작은새의 내면은 이미지들로 설명되고 있다. 깨진 어항에서 튕겨나와 길바닥 위에서 퍼덕이는 붕어나 완전 진공상태로 밀봉된 채 열리지 않는 양념병은 작은새나 이슬의 실존적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바람피기 좋은 날>은 ‘섹시코믹드라마’라는 컨셉대로 상당히 코믹하다. 이슬과 대학생은 가히 18금(禁)급의 수위 높은 대화를 주고받지만 에로틱한 효과보다도 웃음을 유발하고, 작은새와 여우두마리가 모텔에서 섹스를 빌미로 밀고 당기는 모습은 박장대소하게 만드는 영화의 하이라이트다. 영화의 전반부는
‘바람피기 좋은 날’은 없다 <바람피기 좋은날>
-
다니엘르 톰슨의 <파리의 연인들>은 프랑스의 심장 ‘파리’가 환기하는 두 가지, ‘사랑’과 ‘예술’을 두루 관통하며 이야기의 씨실과 날실을 잣는다. 미술, 음악, 영화 그리고 연극 등을 아우르는 예술적 흥취와 그것을 동경하거나 예술, 그 자체가 자신의 인생의 일부가 된 사람들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드라마 <파리의 연인>의 인기를 의식한 때문인지 엉뚱한 제목이 붙었지만, 이 영화의 원래 제목은 ‘오케스트라 좌석’이다. 원제는 폭발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이 영화의 주인공이자 마치 베틀 위의 북처럼 다양한 인물들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는 제시카(세실 드 프랑스)의 시선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기에는 적절해 보인다.
제시카는 젊은 날 호화로운 삶을 꿈꿨던 할머니의 말을 듣고 파리로 상경해 몽테뉴 거리의 바에 웨이트리스로 취직한다. 그리고 아주 짧은 기간이지만, 파리의 예술계를 오케스트라석에 앉은 것처럼 가까이에서 보게 된다. 앞으로 십년 동안의 스케줄이 빡빡하게 짜
다소 밋밋한 로맨틱 코미디 <파리의 연인들>
-
1899년에 니토베 이나조는 “무사(사무라이)는 온 국민의 아름다운 이상이었다. ‘꽃은 벚꽃, 사람은 무사’라는 말이 널리 퍼져 있을 정도였다. 인간의 삶에 대한 본연의 자세, 사고방식 등 무엇 하나 무사도에서 영향을 받지 않은 게 없었다”며 <무사도>(한국어판 제목 <일본의 무사도>)에서 서양인들을 향해 썼다. 사무라이는 일본적 정신세계를 이해하도록 유도하는 대표적인 열쇠말이다. 그 말 속에 ‘섬기는 자’라는 뜻을 갖춘 사무라이, 그들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들이 당연히 많았고 지금도 많다. 주군의 죽음에 대한 복수를 마치고 할복하여 죽은 16세기 47인의 충신에 관한 이야기는 그들의 충과 의를 대변하는 명예율에 관한 오래된 서사가 되었고, 미조구치 겐지는 그걸 장중하게 담았다. 혹은 구로사와 아키라의 많은 영화에서 도시로 미후네의 건장한 얼굴과 육체, 웅장한 목소리는 때로는 긍정적으로 때로는 삐딱한 방식으로 현현되는 사무라이의 대표였다. 대체로 영화 속 사무라이
<황혼의 사무라이> 마지막 사무라이의 생활 발견
-
-
사진에 세상을 바꾸는 힘이 있을까? 이번호 인터뷰 지면에서 매그넘의 사진작가 엘라이 리드는 “그렇다”고 말했는데 역사적으로도 그런 믿음을 뒷받침 할만한 증거는 많이 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신작 <아버지의 깃발>에 따르면 2차 세계대전 때도 사진 한장이 미국의 승리에 결정적인 도움이 됐다고 한다. 일본의 작은 섬 이오지마에 성조기를 꽂는 군인들을 찍은 사진. 문제는 이 사진이 그리 극적인 상황에서 찍힌 게 아니라는 데서 발생한다. 사진 속 주인공들은 미국에 돌아와 영웅으로 대접받으며 전쟁공채 판매를 위해 동원되지만, 나는 영웅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의 자리를 훔쳤을 뿐이라는 죄의식에 사로잡힌다. 그러나 영웅이 필요했던 국가는 그들을 내버려두지 않는다. 진실은 전쟁으로부터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야 드러난다. <아버지의 깃발>은 이처럼 영웅신화를 다시 쓰는 영화다. 이스트우드는 이런 이야기를 <용서받지 못한 자>에서도 보여준 적 있는데 이번엔 서부극
[편집장이 독자에게] 개봉촉구! <이오지마로부터 온 편지>
-
스테판 칼루자 사진전 <립벤트롭(Ribbentrop)씨의 응접실>
2월8일(목)∼28일(수)/박여숙 화랑/02-549-7574
독일의 포토리얼리즘 작가 스테판 칼루자(Stephan Kaluza, 1964~)의 작품전이 국내에 첫선을 보인다. 칼루자는 포토리얼리즘 회화 작업과 사진 프로젝트 작업을 통해 최근 국제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엔 그를 일약 스타작가로 인식시켜준 대표작 <립벤트롭(Ribbentrop)씨의 응접실>을 만날 수 있다는 데 더욱 설레게 한다. 이 작품은 이미 지난해 11월 쾰른아트페어(Art Cologne 2006)에서 비평가와 큐레이터들에게 ‘가장 주목할 만한 설치작품’이라는 찬사를 받은 바 있어 더욱 의미가 있다.
전시부제이기도 한 <립벤트롭(Ribbentrop)씨의 응접실>은 1933년 1월 초 나치당의 임원이었던 립벤트롭 저택에서의 음모적 모임을 재현하고 있다. 히틀러와 당시 독일 대통령 힌덴부르크의
66m 뫼비우스의 띠, 순환하는 역사의 대서사시
-
<콘 에어> 2월10일(토)MBC 밤 12시50분
죄수 수송기를 장악하라. 항공기 버전의 탈옥물 <콘 에어>에는 익숙한 얼굴의 악당들이 등장한다. 반란의 주동자 존 말코비치, 연쇄살인범 스티브 부세미, 그리고 위압적인 흑인 덩치 빙 레임스. 집채만한 몸집까지도 왠지 친근하게 느껴지는 그는 할리우드 액션영화의 단골 조연이다. 할렘 출신으로 주로 오프 브로드웨이 무대에서 활동하던 레임스에게 출세의 반석이 되어준 것은 <펄프픽션>. 존 트래볼타, 새뮤얼 L. 잭슨의 보스 마르셀러스로 등장하며 이름을 알리는 데 성공한 그는 숀 코너리와 고가의 미술품을 털고(<엔트랩먼트>), 웨슬리 스나입스와 주먹을 겨루는(<언디스퓨티드>) 등 바쁘게 활동해왔다. 레임스의 얼굴을 확고하게 각인시킨 것은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톰 크루즈의 동료 컴퓨터 전문가로 캐스팅된 그는 조연으로는 드물게 시리즈 3편에 모두 출연하는 행운을 붙들었다. 하
[앗! 당신] 빅 엉클 톰, 빙 레임스
-
EBS 2월10일 밤 11시
장편 데뷔작인 <말타의 매>에서부터 존 휴스턴을 사로잡았던 건 어두운 허무주의로 채워진 남자들의 세계였던 것 같다. 그는 기본적으로 누아르에 각별한 애정을 쏟았지만, 그가 완성한 수많은 작품들은 여러 장르를 오간다. 누아르뿐만 아니라, 전기영화인 <물랑루즈> <프로이트>, 혹은 소설을 각색한 <백경>, 심지어는 007 시리즈까지 그의 행보는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그런 만큼 작품의 완성도나 흥행성적도 부침이 심한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가장 즐겨 다루고, 어쩌면 가장 잘 형상화했던 것은 강인한 이미지의 남자들을 지배하는 음울한 정서일 것이다. 그는 갱단의 두목이나 군인처럼 남성성으로 무장한 인물들에게 편집증 혹은 강박증적인 내면을 부여하여 행동보다는 심리로 극을 이끌어가는 데 능숙한 재능을 보인다.
<황금 눈에 비친 모습>이 바로 그러한 예이다. 이 작품은 휴스턴의 전작들로부터
어둠 속에 눈물 흘릴 때, <황금 눈에 비친 모습>
-
<캐스트 어웨이> <폴라 익스프레스>를 만든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이 디즈니의 새식구가 된다. 2월5일, 로버트 저메키스와 감독의 제작 파트너인 잭 랩키와 스티브 스타키는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와 파트너쉽을 맺고 퍼포먼스 캡춰 방식을 이용한 3-D 영화 제작을 위한 전문 제작사를 설립했다. 제작사 이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 계약으로 저메키스 감독이 1998년 잭 랩키, 스티브 스타키와 함께 창립한 TV 및 영화제작사 '이미지무버스'도 디즈니의 지붕 아래로 들어가게 됐다. 새로 만들어진 제작사에서 저메키스 트리오는 모션 캡춰/퍼포먼스 캡춰 방식을 이용한 3-D 영화를 제작하게 되며, 이 중 상당수가 저메키스 감독의 연출이 될 예정이다. 이 회사에서 제작하는 영화는 디즈니에서 국내외 배급과 판매를 전담할 예정이다.
디즈니와 이미지무버스 모두 3-D 영화에 일가견이 있는 제작사들이다.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은 이미지무버스를 통해 <폴라 익스프레스>
로버트 저메키스, 디즈니와 한솥밥 먹는다
-
일시 2월 6일 오후 2시
장소 용산 CGV
이 영화
신학생인 수현(서장원)은 현재 겹겹의 시련을 겪고 있다. 신을 선택하면서 헤어진 여자친구 수아(이민정)는 청첩장과 목걸이를 보내왔고, 고민을 나누고자 했던 동기 강우는 신학교를 떠나버린다.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간 집에서도 마음이 편할리 없다. 더군다나 신학교로 돌아가는 기차역에서 수아와 닮은 여자를 본 수현은 무작정 수아를 찾아가 다시 그녀를 아프게 한다. 결국 성직자의 길을 포기하려 했던 수현은 학장신부의 배려로 수도원에 내려가 잠시 안정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하지만 수현은 그곳에서 수아와 똑닮은 헬레나 수녀를 만나면서 또 다른 두려움과 마주한다. 2007년 카를로비바리 국제 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이다.
100자평
<포도나무를 베어라>는 <벌이날다>, <괜찮아 울지마>에 이은 민병훈 감독의 '두려움에 관한 3부작' 중 마지막 작품이다. 단순 명쾌한 갈등 속에서 삶
고통은 아름답다, <포도나무를 베어라> 첫 공개
-
노리코는 식탁이 불편하다. 가족이 함께 모여 식사를 하는 시간에 그녀는 저항감을 느낀다. 겉으로 보면 평범하고, 행복해 보이지만, 노리코네 가족은 서로 ‘관계하고’ 있지 못하다. ‘집단자살’이란 키워드로 일본사회의 병폐를 읽어냈던 <자살클럽>의 소노 시온 감독이 그 연작으로 <노리코의 식탁>을 만들었다. 영화가 완성된 지 2년 만의 한국 개봉이지만, 그는 여전히 영화의 메시지는 유효하다고 말했다. 영화의 홍보를 위해 한국을 찾은 그를 만나, 영화 속 가족의 불안과 그 해답에 대해 물어보았다.
-<노리코의 식탁>은 당신의 ‘자살서클 3부작’ 중 두 번째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영화를 구상하게 된 계기는 뭔가.
=<자살클럽>을 만든 뒤 한 회사로부터 영화를 소설로 써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하지만 영화와 똑같은 내용의 소설은 재미가 없을 것 같았다. 전혀 다른 내용으로 소설을 썼고 그게 <자살서클: 완전판>이다. <노리코의 식
일본사회의 어디에서건 불안을 느낀다, 소노 시온 감독
-
사진작가 엘라이 리드가 인터뷰 장소에 들어서는 순간, 목에 걸린 라이카 M8카메라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라이카 카메라는 비썩 마른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손에 들려 있을 때조차 왜소한 기계지만, 엘라이 리드의 목에서는 카메라 모양의 펜던트처럼 가볍게 하늘거린다. 매그넘 사이트에 쓰여 있던 그의 애칭 ‘부드러운 거인’(Gentle Giant)은 그가 남긴 업적의 위대함을 표현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사진 거장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과 로버트 카파가 창설한 매그넘(Magnum)의 멤버 엘라이 리드가 서울을 방문한 이유는 한겨레신문이 창간 20돌을 맞이해 기획하고 있는 사진집 <Present Korea>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프로젝트에 참가할 스무명의 매그넘 작가들은 저마다의 주제를 부여받았고, 엘라이 리드가 선택한 주제는 ‘엔터테인먼트’다. 로버트 알트먼, 존 싱글턴, 스파이크 리 등 할리우드 작가들의 현장에서 스틸작가로 일해온 그에게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산업만큼
사진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매그넘 사진작가 엘라이 리드
-
차승재 싸이더스FNH 공동대표의 이미지는 아웃사이더의 그것이다. 학생 시절, 침을 찍찍 뱉으면서 짝다리도 꽤 짚어봤을 법한 인상의 그는 영화계에 들어와서도 주류의 안정적인 길보다는 자신만의 주변부 노선을 밀어붙여왔다. 같은 말이라도 단상에 올라 정돈된 태도로 하기보다 청중 뒷줄에서 육두문자를 써가면서 이야기할 것만 같은 그는 이를테면 비주류형 인간이다. 그래서 “학교 다닐 때 무슨 ‘장’자 붙은 자리를 맡아본 적”도 없었을 그가 한국제작가협회(이하 제협)의 신임 회장이 됐다는 소식은 다소 의외였다. 그것도 한국 영화계가 혹한의 시련을 앞두고 있으며, 제작자의 위상이 바닥으로 떨어진 이 위기의 순간에 말이다. 하긴, 난세에는 무과를 나온 엘리트 장군보다 민병들을 이끄는 평민 출신 우두머리가 더 큰 힘을 발휘하기도 했으니 그가 이 시점에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60여개 회사의 수장이 된 것은 괴이한 일만이 아닐 수도 있다. 제협 회장 당선 직후 그가 밝힌 “격랑을 헤쳐가야 하는 선장의
제작자가 살아야 영화가 산다, 차승재 싸이더스FNH 공동대표
-
1986년, 고립된 섬에서 17인의 섬주민 전원이 흔적 없이 사라진 사건을 파헤치는 미스터리 추리극 <극락도 살인사건>(제작 두엔터테인먼트, 제공/배급 MK픽처스)이 티저 포스터를 공개했다.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려는 형사의 손을 통해 보는 사진 속 주민들의 밝은 표정과 을씨년스러운 검푸른 빛 바다가 극명하게 대비를 이루며 사건의 미스터리함을 한껏 증폭시키고 있다. 후반작업 중인 <극락도 살인사건>은 4월 관객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박해일 주연 <극락도 살인사건> 티저 포스터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