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제천국제음악영화제(8월9~14일)에 다녀왔다. 주말에 잠깐 들른 것이지만, 올해 행사에선 지난해 1회 때에 받지 못했던 새로운 인상을 하나 얻었다. 이 영화제는 ‘아시아 최초의 음악영화제’, ‘국내 최초의 휴양영화제’를 표방하고 있다. 새롭게 받은 인상은 전자와 관련된 것으로, ‘이 영화제가 처음으로 국내 영화음악 종사자들이 이끌어가는(이끌어가도록 할 수 있는) 행사구나’라는 일종의 발견이었다.
‘휴양 영화제’로서 이 영화제가 갖는 장점과 가능성은 변함없이 컸다. 덥디 더운 한 여름의 영화제가, 영화만 줄창 보라고 한다면 무리한 요구가 아닐 수 없다. 잠시 짬을 내, 드넓은 청풍호를 옆에 낀 채 호반도로를 달리고, 정방사에 올라가 호수와 산들이 그림처럼 어울린 풍경도 보고, 내려오는 길에 계곡물에 발도 담그고 …. 나물밥, 더덕 구이에 동동주 한잔 하고 ….(^^) 몇가지 풀어야 할 문제가 있는 것 같기도 했다. 영화제 상영관이 있는 제천시와, 개·폐막식
[팝콘&콜라] 제천영화제의 다른 이름 ‘음악감독 축제’
-
화려한 캐스팅·유명 피디 불구
진부한 드라마문법 깼더니
처절한 시청률 “안 되면 엄태웅이라도 벗기죠”
SBS드라마 ‘천국보다 낯선’ 촬영현장
에스비에스 월화 드라마 〈천국보다 낯선〉의 추락은 이변이었다. 김민정 이성재 엄태웅이 출연하고 〈봄날〉을 연출한 김종혁 피디의 작품으로 방영 전부터 기대를 모았던 드라마가 시청률 3.5~4%에 주저앉아 버렸다. 지난 10일 〈천국보다 낯선〉 촬영현장을 찾아 남은 드라마의 성패를 가늠해 보았다.
오빠는 풍각쟁이야
초반부 〈천국보다…〉의 약점은 집중력이 부족했다는 점이었다. 줄거리와 구성의 밀도가 떨어지는 것을 감수하고서라도 주인공 3명의 캐릭터를 구축하기에 여념이 없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하루아침에 잃어버린 뒤 한국으로 돌아와 가족을 찾는 윤재(이성재), 죽은 언니를 대신해 가수가 되지만 소속사 사장에게나 아버지에게나 이용만 당하는 희란(김민정), 치매에 걸린 어머니의 병원비를 윤재에게 떠넘기려고 입양서류를 조작하는 산호(엄태
<천국보다 낯선> 너무 낯설었나? 시청률이 진면목 몰라주네
-
고소영, 이범수가 신작 <언니가 간다>(감독 김창래, 제작 시오필름㈜)에 캐스팅됐다. <언니가 간다>는 첫 남자 때문에 인생이 꼬였다고 믿는 서른살의 여자가 인생을 바꾸기 위해 12년전 첫 연애 시절로 돌아간다는 내용의 로맨틱 코미디. 고소영은 주인공인 서른살 ‘나정주’ 역할을 맡았고, 이범수는 12년만에 만난 고교동창생 ‘오태훈’을 연기한다. 또한, <다세포 소녀>의 유건과 <여고괴담3: 여우계단>의 조안이 이범수와 고소영의 어린 시절을 연기할 예정이다. 지난 7월21일에 이미 촬영에 들어간 <언니가 간다>는 오는 9월말 크랭크 업 해 12월중 개봉한다.
고소영, 이범수. 로맨틱 코미디 <언니가 간다> 캐스팅
-
‘불멸의 이순신’ 김명민과 <내 청춘에게 고함>의 김태우가 <천개의 혀>(감독 이규만, 제작 ㈜아름다운영화사)에 캐스팅됐다. <천개의 혀>는 ‘수술중 각성(覺醒)’을 소재로 한 미스테리 의학 스릴러. 김명민은 냉철하고 이지적인 외과의 역할을 맡았고, 김태우는 최면술을 연구하는 정신과 의사를 연기한다. 그외에도 <너는 내 운명>의 정유석, <나의 결혼원정기>의 유준상과 <인형사>의 김유미가 미스테리에 얽혀드는 인물들로 출연할 예정이다. 내년 초 개봉할 <천개의 혀>는 8월16일 전라남도 부안에서 촬영에 돌입했다.
김태우, 김명민 미스터리 <천개의 혀> 캐스팅
-
-
15개월 동안 아메리카와 유럽 대륙 곳곳을 이리저리 소요하며, 그날 그날 눈앞에 펼쳐진 풍경을 드로잉으로 옮긴 <깜삐돌리오 언덕에 앉아 그림을 그리다>(샘터 펴냄, 2005)는 바람을 맞으며 종이 위를 달리는 펜의 사각거림이 들려오는 독창적인 여행기였다. <깜삐돌리오…>의 저자인 건축학도 오영욱(일명 오기사)은 경유지라도 거치듯 서울로 돌아왔다가 이내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날아갔다. 지난 8월 초 출간된 <오기사, 행복을 찾아 바르셀로나로 떠나다>(예담 펴냄)는 지중해 도시에 자리잡고 더디게 보낸 1년 반 동안 블로그에 차곡차곡 쌓은 글과 스케치, 카툰을 모은 책이다. 여느 여행기들처럼, 그의 여행기도 로망을 판다. 그러나 여행하면서 놀고 공부하고 일하는 오영욱에겐 여행법은 더이상 살아가는 법과 구별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디지털 유목민의 개념을 논하는 대신, 이 스물아홉 청년의 사례를 엿보면 어떨까. 인생의 시기도 장소도 뜻대로 우회로를 고를 수 있
스케치북을 든 여행자, 행복한 이방인 오영욱 이야기
-
박찬욱 감독의 신작 <싸이보그지만 괜찮아>가 촬영을 종료했다. 임수정과 정지훈이 주연을 맡은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는 지난 8월11일 금요일 인천 영종도에서 영화 속 엔딩 장면을 끝으로 4개월간의 촬영을 마무리했다. ‘SF라고 착각하면 절대 안 괜찮은 로맨틱 코미디’를 표방하고 나선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는 자기가 싸이보그라고 착각하는 여자 영군(임수정)과 그녀가 싸이보그여도 괜찮다는 남자 일순(정지훈)의 사랑을 그린 작품. 후반작업을 거쳐 오는 12월에 개봉할 예정이다.
박찬욱 신작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촬영 종료
-
이 사진 한장이 세계를 울렸다. 영양실조에 걸린 한살짜리 아이의 뼈만 남은 손가락이 절망에 빠진 엄마의 입술을 누르고 있다. 배고픔 때문이다. 수십년에 걸친 최악의 가뭄과 엄청난 규모의 메뚜기떼의 습격으로 수백만명이 기상선상에서 허덕이는 니제르 서북부 타우아주의 삶의 현장이다. 2005년 8월1일 <로이터통신> 핀바 오레일리(캐나다) 기자가 담아낸 니제르 타우아 비상급식소의 <어머니와 아이>는 <2005 세계보도사진전> 대상 작품으로 선정됐다. “나는 2주 전 이 작품을 처음 본 뒤로 단 한순간도 잊을 수가 없었다. 심지어 심사대상에 오른 수천장의 다른 작품을 보고 난 뒤에도 이 사진은 내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다. 이 사진은 모든 것을 다 갖추고 있고 아름다움, 공포 그리고 절망, 이 사진은 단순하면서 또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세계보도사진전> 심사위원장인 제임스 콜튼은 대상작에 대해 이렇게 수상평을 밝혔다.
전세계 사진기자
순간의 선택, 영원한 기록 그리고 인간애, <2006 세계보도사진전>
-
홍콩배우 유덕화가 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한다.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지난 8월16일 "범 아시아권 스타에서, 이제는 범 아시아권의 새로운 재능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제작자로서 새로운 영화경력을 쌓아가고 있는 업적"을 치하하며 유덕화를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이로서 유덕화는 이란의 모흐센 마프말바프 감독, 대만의 허우 샤오시엔 감독, 일본의 NHK에 이어 네번째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가 됐다.
한편,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한국영화를 국제적으로 알리는데 기여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한국영화공로상’의 수상자로 테라와키 켄 전(前)일본문화청 문화부장과 스위스 프리부르그 국제영화제 마샬 크네벨 집행위원장을 선정했다. 영화평론가 출신인 테라와키 켄은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일본문화청 문화부장으로 재직하면서 도쿄에서 한국독립영화제를 개최하는 등 한일 문화교류에 힘써온 점을 인정받았고, 마샬 크네벨 집행위원장은 지난 10년간 프리부르그
PIFF 한국영화공로상과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 발표
-
EBS 8월20일(일) 오후 1시50분
<시티 라이트>의 채플린은 제목 그대로 ‘시티 라이트’다. 그가 있으므로 가난하고 외로운 도시에서는 빛이 난다. 자신은 더없이 초라하지만, 그와 함께 있으면 누구라도 빛난다. 떠돌이 채플린은 맞고 넘어지고 오해받고 웃음거리가 되면서 그렇게 타자를 구하고 빛낸다. 그래서 이 단순한 이야기의 영화를 보고 있자면, 마음이 풍요로워진다. 마음의 풍요라는 말이 유치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영화를 보며 그런 종류의 울림을 경험하기란 쉽지 않다. 이 영화는 채플린의 필모그래피 중에서도 보석 같은 작품이다. 채플린이 전하는 메시지뿐만 아니라, 그의 연기, 유리처럼 투명한 몇몇 장면들은 진정 반짝거린다.
가난한 떠돌이(채플린)는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도시를 거닐다 거리에서 꽃을 파는 아리따운 소녀와 맞닥뜨린다. 그러나 소녀는 앞을 보지 못한다. 떠돌이는 동전을 털어 꽃을 산다. 떠돌이의 행색을 보지 못하는 소녀는 그를 부자로 착각한다. 떠돌이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엔딩, <시티 라이트>
-
“시민에게 불편을 주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협조한다”
서울지방경찰청 이성재 홍보담당관실 기획팀장
“대부분의 한국영화는 다 지원한다고 보면 된다. 대한민국 경찰 안 나오는 영화는 웬만해서는 없으니까.” 서울영상위원회 김미애 로케이션팀장의 말은 과장이 아니다. 서울지방경찰청 이성재 홍보담당관실 기획팀장은 “10편 중 7, 8편은 경찰이 끼는 셈”이라고 말한다. 영화 속 주인공이 경찰서 입구까지 갔다가 돌아선다 하더라도 이는 이성재 팀장을 거치는 일이다. 서울시내 도로 촬영시 교통통제는 기본이고 대형 싸움신의 장소 제공이나 시내에서 헬기를 띄울 때 “그림이 잘 나올 수 있는 장소를 선택해주는 것”도 그의 몫이다. 3년째 이 일을 맡고 있는 이 팀장에 따르면 2003년을 기점으로 협조 업무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서 올해 7월 한달만 섭외 지원한 작품이 8∼9편 정도였다고. 협조 원칙은 “경찰 본연의 임무에 반하는 것은 해줄 수 없다”는 것이다. “영화사에선 그림을 위해서는 뭐든 하지 않나
한국영화 로케이션 대백과 [9]
-
더는 밟을 땅이 없어 보여도, 아직 한국영화에 등장하지 않은 미개척의 로케이션지는 전국 곳곳에 있다. 국내 총 7개 지역 영상위원회 가운데 부산, 전주, 광주, 남도, 경기 등 5곳의 영상위원회 로케이션팀으로부터 카메라맨의 발길이 닿지 않은 숨은 명소를 소개받았다.
“어둡게도, 밝게도 표현할 수 있는 변화무쌍한 공간”
부산영상위원회가 추천한 동아대 벙커
전쟁시 대피장소로 쓰이는 벙커가 대학교 내에 떡하니 있다는 것부터가 신기하다. 동아대 캠퍼스 내 지하 벙커는 현재 미대생들의 동아리 활동장소. 그라피티 같은 벽화들은 미대생들의 솜씨다. 이곳은 2년 전 동아대의 소개로 발굴됐다. “다양한 시선으로 볼 수 있는 장소다. 조폭들의 아지트로도 볼 수 있지만 <다세포 소녀>의 학생들처럼 독특한 인물들이 모이는 특별한 공간으로 쓸 수도 있다. 어두운 공간일 수도 있고, 밝고 재밌는 공간일 수도 있고. 어느 쪽으로 쓰느냐가 미술작업을 통해 충분히 변형 가능한 장소라고 생각된다.
한국영화 로케이션 대백과 [8]
-
강원도 홍천의 호수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숙 부인(전도연)이 최후를 맞이하는 거대한 얼음 호수. 멀리 산으로 둘러싸인 호수는 CG로 원경을 넓힌 것으로, 아쉽게도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작은 크기라고 한다. 국내의 호수 크기가 워낙 작을뿐더러 큰 호수일수록 두꺼운 얼음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안전상의 문제도 있었다. 산으로 둘러싸인, 늦겨울까지 튼튼한 얼음이 얼어 있을 만한 호수를 수배한 끝에 그리 어렵지 않게 찾아냈다. 영화 속에서는 숙 부인의 가냘픈 몸무게도 감당하지 못할 만한 살얼음이지만, 실제로는 몇 십명의 스탭과 촬영장비가 올라가도 문제없을 만한 두께였다고. 그럼에도 걸어다닐 때마다 얼음 밑에서 들려오는 수상한 소리들이 스탭들을 불안케 했다는 후문이다. 2월에 크랭크인해 촬영 초반부에 찍었다.
인천 연안부두 컨테이너 야적장 <달콤한 인생>
선우(이병헌)가 총기 구입을 위해 명구(오달수)와 접선하던 공터. 누런 흙바람이 가득한 황량함이 비현실적인
한국영화 로케이션 대백과 [7]
-
한국영화가 다양해지고 규모가 커지면서 해외 촬영·합작 등 근 몇년간 새로운 시도는 줄을 이었다. 그 어떤 비상상황에서도 임기응변이 가능한 국내 로케이션 촬영도 끝내 예상치 못한 변수로 고생하게 마련인데 기후도, 음식도, 사람도, 문화도 낯설기만 한 해외 로케이션 촬영의 어려움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옛말 틀린 거 하나없다. 집 떠나면 고생이다. 그럼에도 한국에서는 절대로 찾을 수 없는 환경 때문에, 시나리오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설정 때문에 충무로의 많은 영화들이 해외로 발을 옮겼다.
좁디좁은 한반도에서도 마음에 꼭 드는 장소를 찾는 게 어려운 상황이니, 이국 땅에서의 로케이션 헌팅은 그 몇배에 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영화 인프라가 전무한 캄보디아 현지에서 그 어떤 실질적인 도움도 받지 못한 채 자체 로케이션 헌팅을 진행했던 <알포인트> 제작진은 6개월 동안 캄보디아 곳곳을 뒤졌다. 믿을 것은 열혈 연출부와 막강 제작부뿐이었다. 미처 개발되
한국영화 로케이션 대백과 [6]
-
자동차 추격: <썸> vs <야수>
이보다 박진감 넘칠 순 없다
강도 높은 액션을 위한 로케이션을 물색·섭외하는 일은 일반적인 로케이션 헌팅보다 훨씬 까다롭고 중요하다. 일년 가까운 시간을 사이에 두고 개봉한 두 영화는 액션 중에서도 센 축에 속하는 자동차 추격, 그것도 역추격 장면으로 눈길을 끌었다. 자동차 액션을 위한 로케이션이 갖춰야 할 첫 번째 조건은 통제의 용이함이다. 첨단의 퓨전스릴러를 표방한 <썸>은 다양한 자동차신을 선보였지만 그중에서도 터널 속 자동차 추격은 새로운 시도였다. 차선 변경도 금지된 터널 안에서 중앙선을 넘나들며 대형사고를 재현하기 위해 공항신도시 근처의 도로를 섭외했다. 차량 통행량이 적은 서울 외곽 신도시 주변 개통 직후의 도로를 우선적으로 물색한 결과 발견된 장소다. 일단은 터널 안 왕복 4차선을 통째로 통제하더라도 바로 터널 위 도로로 차량을 우회시킬 수 있고, 터널 안에서 웬만한 속도에 이르기 위한 50
한국영화 로케이션 대백과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