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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들의 국제영화제 진출이 줄을 잇고 있다. 먼저 액션 '짝패'가 물의 도시로 향한다. 류승완 감독의 <짝패>가 오는 8월30일부터 9월9일까지 열리는 제6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섹션(Midnight Section)’의 개막작으로 선정되었다. 올해 영화제의 ‘미드나잇 섹션’에는 케네스 브래너의 <마술피리>(The Magic Flute), 데이비드 린치의 <인랜드 엠파이어>(Inland Empire), 구로사와 기요시의 <Retribution>등 모두 17편의 신작들이 초청되었으며, <짝패>가 공식 상영되는 9월1일에는 류승완 감독과 정두홍, 이범수가 관객들과 함께 영화를 관람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예의없는 것들'과 '무쓸모 고딩'들은 각각 뱅쿠버와 베를린으로 간다. 8월24일 개봉하는 신하균 주연의 <예의없는 것들>은 오는 9월28일부터 10월13일까지 열리는 뱅쿠버국제영화제에 초청되었다. 초청
<짝패> <다세포 소녀> <예의없는 것들> 국제영화제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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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다세포소녀> 난 단세포 생물이 아냐
[정훈이 만화] <다세포소녀> 난 단세포 생물이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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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시 사람들>은 흙길과 시멘트길이 뒤섞인 오르막을 따라 한참 올라가야 하는 언덕배기에서 촬영을 준비하고 있었다. 30분만 가면 양재천을 따라 조깅하는 사람들의 무리가 있고, 타워팰리스가 뒷동산처럼 가깝게 보이지만, 마을은 철거와 재개발을 걱정해야 하는 판자촌이다. 사람 키만한 처마가 다닥다닥 붙어 있어 보고 있노라면 한여름 열대야의 무더위가 한층 묵직하게 느껴진다. 박철웅 감독은 로케이션의 계기를 묻는 질문에 “어디에나 소외된 사람들의 문제는 있게 마련 아닌가” 하고 반문했지만 시골 풍경이 떠오르는 텃밭들이 둘러서 있고, 부(富)의 상징으로 떠오른 고층 아파트가 내려다보는 이곳은 좀처럼 찾기 힘든 장소일 것이다.
신인 박철웅 감독이 연출하는 <특별시 사람들>은 슈퍼마켓 야채의 생기도 강북과는 다르다는 강남구 한복판의 무허가 판자촌에서 살고 있는 가족 이야기다. 돈을 벌겠다며 집을 나갔던 맏아들 일남(조한선)은 재개발 바람을 타고 마을로 돌아왔고, 아버지(
판자촌에 울려퍼진 멜로디언 소리, <특별시 사람들>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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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스탭들이 밀짚모자와 수건부터 나눠준다. 미처 모자를 준비하지 못한 이들이 대부분인데다 가만 서 있어도 끓어오르는 날씨라 취재진 모두들 사양하지 않고 넙죽 받아든다. 머리에 쓰고, 목에 두르니, 농활 패션 일색이다. <여름이야기> 촬영이 이뤄지고 있는 곳은 경북 예천군 예천읍 용문면 선동. 대형버스는 들어가지 못하는 외진 곳이다.
미니버스로 갈아탄 뒤 도착한 촬영장엔, 그러나 예상치 못한 손님들이 있다. ‘뵨사마’를 보기 위해 한국을 찾은 120여명의 일본 팬들이다. 박명순 제작실장은 “병헌씨가 머무는 호텔에 문의전화가 빗발친다. 생일 때는 촬영이 없는데도 새벽 1시까지 진을 치고 있더라”는 에피소드를 들려주며 취재진을 맞는다. ‘컷’ 하는 소리와 함께 잠깐 모니터를 둘러보던 이병헌이 멀리서 응원을 보내던 일본 팬들에게 다가서자 탄성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온다. 평일에도 예고없이 찾아오는 일본 팬들이 평균 20명이 넘는다. 때론 더운 날씨에 안쓰럽다며 점
수박 서리와 함께한 어느 여름 날, <여름이야기>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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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사진작가 타케루(오다기리 조)는 어머니의 기일을 맞아 고향집을 찾는다. 집에는 형 미노루(가가와 데루유키)가 아버지를 모시고 살고 있다. 형의 주유소에서 일하는 치에코(마키 요코)와 마주친 타케루. 어릴 적 알던 소녀가 예쁜 아가씨가 되어 형과 일하는 걸 보고 묘한 기분이 된다. 질투, 설렘, 될 대로 되라는 마음이 뒤섞인 심정으로 치에코와 관계를 가지고 집에 돌아오니, 형은 내일 치에코와 계곡에 놀러 가자고 한다.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지만 세 사람 사이에는 어색함이 흐른다. 불편한 분위기를 피해 계곡을 건너온 타케루는 계곡을 가로지르는 낡고 위태로운 다리 위에 서 있는 형과 치에코를 본다. 그리고 다음 순간. 치에코가 까마득한 다리 아래로 추락한다. 타케루는 태연히 사건을 덮어버리지만 그때부터 두 형제의 마음은 점점 흔들리기 시작한다. 선명히 밝혀지지 않은 사건을 중심으로 스토리가 전개되지만, 사건의 진위가 중요한 미스터리물은 아니다. 제멋대로 굴지만 매력적인 동생과 착하고
엇갈리는 감정 속의 위태로운 줄타기, <유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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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신세경)의 엄마 윤희(도지원)는 성형외과 의사다. 또래 친구들이라면 부러워할 만한 엄마지만 정작 현수는 성형수술에 별 관심이 없다. 방학을 맞아 현수의 단짝 친구 수경은 윤희에게 성형수술을 받기로 결심한다. 수술 뒤, 몰라보게 예뻐진 수경은 미술학원에서 석고 조각 모델을 할 정도로 자신감이 생긴다. 하지만 얼굴이 흘러내리고 칼에 베이는 환영에 시달리던 수경은 급기야 자신의 얼굴을 도려낸 채 처참한 죽음을 맞이한다. 잇따라 윤희에게 성형수술을 받았던 재희와 혜원도 서로 얼굴을 난도질하며 처참한 죽음을 맞고, 이에 현수 모녀는 두려움에 떤다. 그러던 어느 날 현수는 우연히 어린 시절부터 출입이 금지되었던 지하창고에 들어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누군지 알 수 없는 어린아이의 끔찍한 사진을 발견한다.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 <동상이몽>을 연출한 봉만대 감독이 처음으로 도전한 공포영화다.
스크린 첫 주연, 도지원
어느 새 연기경력 17년이다. 1989년
욕망이 부른 저주의 그림자, <신데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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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망한 순간을 들켜도, 사랑하니까 괜찮다. 민혁(지현우)은 어느 날 여자 화장실이 만원이라며 남자 화장실로 찾아온 당돌한 소녀 미현(임정은)에게 필이 꽂힌다. 그날부터 지칠 줄 모르는 민혁의 순정은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꽃방석으로 장식한 자전거로 매일 등·하굣길 동행하기, 사물함 가득 장미꽃 채우기, 미현이 전용 화장실 세팅하기, 눈 오는 날 길 만들어주기 등 남들은 뭐라 할지언정 민혁에겐 사랑하니까 모든 게 괜찮다. 그러나 민혁의 순정이 무색하게도 미현은 미안하다는 한마디만 남기고는 그의 곁을 떠난다. “노란 신호등 같아서 가지도 멈추지도 못하게” 만드는 미현의 이별통보에 민혁은 미소를 잃어버린다. 그로부터 2년 뒤, 다시 화장실에서 재회한 두 사람. 보고 싶었다는 말 대신 화부터 내고 돌아서는 민혁에게 미현이 외친다. “나 죽는대… 곧 죽을 여자랑 연애 안 할래?” 사랑하기 때문에 ‘죽음’도 상관없는 그들에겐 이제 “하루를 십년처럼” 사랑하는 일만 남는다. <겨울
곽지균 감독이 6년 만에 연출한 작품, <사랑하니까,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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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들린 집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사춘기에 접어든 소년 디제이(미첼 머소)는 길 건너에 있는 앞집이 영 꺼림칙하다. 괴팍한 영감 네버크래커(스티브 부세미)가 사는 그 집 근처만 가면 뭐든지 사라져버리기 때문이다. 부모가 집을 비운 할로윈 전날, 디제이는 친구들과 놀다가 그 집이 배구공을 통째로 삼켜버리는 장면을 목격한다. 그 집은 살아 있는 괴물인 ‘몬스터 하우스’였던 것이다. 잡아먹힐 뻔한 아이들은 어른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려 하지만 아무도 믿어주지 않고, 실종자는 점점 늘어만 간다. 마침내 사건은 벌어진다. 할로윈의 달빛을 받은 몬스터 하우스가 폭주를 시작하고 만 것이다. 이제 몬스터 하우스는 아이들을 집어삼키기 위해 거리를 질주하고, 아이들은 아무도 모르게 몬스터 하우스를 파괴해야만 한다.
스티븐 스필버그 + 로버트 저메키스
<몬스터 하우스>는 감독보다도 제작자에 더 눈이 가는 영화다. 공동으로 제작을 맡은 사람은 할리우드 흥행의 제왕 스티븐 스필버그와
귀신 들린 집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몬스터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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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관념을 버려라, 그러면 즐거움을 찾으리니. 이재용 감독의 <다세포소녀>는 엉뚱한 상상력이 재기발랄한 배우들을 만나 빚어낸 알록달록한 청춘물이다. 동명의 인터넷 만화를 원작으로 하지만 원작 만화에서 몇개의 에피소드를 가져오고 커다란 줄거리는 새로 만들어넣었다. 쾌락의 명문 무쓸모 고등학교에는 교풍이 어지러울 정도로 문란한 자유분방함을 자랑하는 학생들이 넘쳐난다. 하지만 순정만화에서 갓 빠져나온 듯한, 스위스에서 전학온 럭셔리 꽃미남 안소니(박진우)와 원조교제로 가족을 부양하는 가난을 등에 업은 소녀(김옥빈) 등을 둘러싼 로맨스는 핑크빛 순정풍. 하지만 그마저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딘가 묘하게 꼬여 있다. TV와 영화에서 주목받는 신인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이런 학교도 있다! <배틀 로얄>
무작위로 선발된 한 학급 학생들이 무인도에 모인다. 학생들이 서로 죽이다가 마지막 1명이 남으면 그 학생은 살아남아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 다카미 고순의 원
알록달록한 청춘물, <다세포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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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마리 용이 서로 물어뜯는 기묘한 현상이 벌어지고 사람들은 세상의 균형이 무너지고 악의 기운이 다가오는 것을 느낀다. 마법사들의 힘이 떨어지고 대현인 게드(스가와라 분타)는 균형이 무너지는 원인을 찾기 위해 여행길에 오른다. 한편 악의 그림자에 쫓겨 본의 아니게 아버지를 찌르고 검을 빼앗아 성 밖으로 도망친 아렌(오카다 준이치)은 우연히 게드를 만나 여행길에 동행하게 된다. 아렌에게는 착한 자아와 나쁜 자아 두 존재가 산다. 게드와 아렌은 게드의 오랜 친구 테나(후부키 준)의 집을 방문하게 되고, 우연히 여행길에서 만났던 소녀 테루(데시마 아오이)가 이곳에서 같이 살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된다. 한편 이들의 행적을 주시하던 악의 화신 거미가 아렌을 유인해 성으로 불러들이고 게드는 아렌을 구하기 위해 거미(다나카 유코)와 맞서게 된다. 죽는 것이 두려워 불사의 방법을 찾던 거미와 삶은 죽음이 있으므로 값진 것이라고 설파하는 게드 사이에 마법의 결투가 벌어진다. 그러나 이 싸움에서 뜻밖
판타지 세계로의 여행, <게드전기: 어스시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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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문화적 불평등 - 미국적 vs 무국적적
TV판이든, 극장용이든 미국산 애니메이션들은 미국산이라는 출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미국의 상징 ‘슈퍼맨’의 어린 시절을 다룬 <스몰빌>, 말괄량이 여자아이들을 다룬 <파워퍼프 걸>, 엽기적인 욕쟁이 초등학생들이 나오는 <사우스 파크>, 전형적인 미국 가정을 보여주는 <심슨> 등은 미국식 유머감각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미국 사회를 스스로 비판한다. 하지만 그런 비판 의식조차 오히려 미국인의 자신감과 여유를 우회적으로 보여주는 미국 백인사회의 오버로 읽히기도 한다.
서양과 백인우월주의는 미국 애니메이션을 대표해온 디즈니 작품에 끊임없이 등장하는 코드였다. <미녀와 야수> <인어공주>에 나오는 백인, 금발 여자들은 백마 탄 왕자와의 로맨스라는 시대착오적인 남녀관계를 보여주었다. 이에 비해 <뮬란> <포카혼타스> <릴로 & 스티치>의
미국 애니메이션 VS 일본 애니메이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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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애니메이션 황금시대다. 지난 10년간 애니메이션 영화들이 전세계적으로 벌어들인 돈이 60억달러(약 5조7천억원)에 달한다는 통계가 나올 정도다. 올해는 세계 애니메이션 시장의 65%를 차지하는 일본 애니메이션(일명 ‘아니메’)의 극장판이 전면 개방이 되는 해인데다, <슈렉> 시리즈, <인크레더블> <니모를 찾아서> 등이 흥행에 성공한 미국에서도 스타 배우들이 더빙한 애니메이션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현재도 <게드전기: 어스시의 전설> <몬스터 하우스> <카> <파이 스토리> <포켓몬 레인저와 바다의 왕자 마나피> <가필드2> 등이 개봉을 했거나 앞두고 있어 한동안 애니메이션 붐은 계속될 전망이다. 양국의 치열한 애니메이션 제작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향후 주도권을 지게 될 쪽은 어느 쪽일까? 미국과 일본 애니메이션의 특징을 비교하고, 골리앗들 사이에 낀 한국 애니메이션의 미래
미국 애니메이션 VS 일본 애니메이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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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베어>의 곰
“곰 귀에 경 읽기, 끊임없이 시도하면 통한다”
장 자크 아노 감독은 곰의 연기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 길들이고 훈련하는 대신, 카메라가 아예 곰의 시각에 맞추는 쪽을 택했다. 그 덕분에 100% 곰에 의한, 곰을 위한, 곰의 영화를 찍을 수 있었지만, 제작기간 8년 내내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인고의 세월을 거쳐야 했다. 곰과 친해지기 위한 감독의 노력은 눈물겨울 정도. 그는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곰과 인사하며 입을 맞췄고,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했다. 위험천만한 사건도 있었다. 카메라 장비를 들여다보던 감독을 보고, 공격의 몸짓으로 오해한 곰이 그를 공격한 것. 장 자크 아노는 재빨리 죽은 척해 위기를 모면하긴 했지만, 피투성이가 된 채 응급실에 실려가야 했다. 주연배우는 숫곰 바트와 아기곰 두스. 그 중 바트는 조련사가 전달하기도 전에 감독의 주문을 척척 알아들었다고 한다. <베어> 외에도 <가을의 전설> <디 엣지&g
동물 배우들의 촬영 뒷이야기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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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프리드 히치콕 감독은 “개와 아이들, 보트와 관련한 영화는 절대 만들지 말라”고 했다. 그만큼 동물 배우들과 함께 영화를 찍기란 매혹적인 만큼,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하는 법이다. 하지만 동물 배우들은 더디게 반응할지언정, 반드시 날것 그대로의 연기로 보답해준다. 인간이 하면 가식적일 법한 연기도, 동물이 하면 엄청난 페이소스를 발휘했음을 몇몇 수작들이 증명해주지 않았던가. 다음은 동물 배우들과 인간이 훌륭한 파트너십을 맺은 사례 10가지다. 그 시작은 국내 최초로 말을 주연으로 한 <각설탕>이다!
1. <각설탕>의 말
“최대한 안전하고 편안하게, 말은 예민하니까요”
“최대한 주변환경에 적응시킬 것!” <각설탕>의 예민하고 겁 많은 주연배우를 위해 조련사들에게 떨어진 특명이다. 주인공은 바로 시은 역의 임수정과 투 톱으로 캐스팅된 말, 천둥이다. 사실 천둥이 역에는 5필의 말이 동원됐는데, 그 중 임수정과 감정연기를 주로 했던 말은 이제
동물 배우들의 촬영 뒷이야기 10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