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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마디 없이 묵묵히 일만 한다. 별 관심 없다는 듯 남들에게도 무심한 시선만 던질 뿐이다.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의 구씨만큼 인물의 전사와 디테일의 공개가 유예된 인물은 흔치 않다. 다시 말해 구씨는 “마지막회 전까지 슈트 한번 입고 나오지 않으며, 과거가 불분명하고 알코올 중독자에 좀처럼 한국 드라마에서 ‘남자주인공’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캐릭터”(김송희)다. 하지만 그런 구씨가 수많은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섹시하고 비밀스러운 매력’을 풍겨낸 것은 배우 본체의 매력이 8할”(김송희)로 작용한 덕이다.
2022년은 여성 캐릭터가 주인공인 작품들에 대한 주목도가 높은 해였으나 그 와중에도 “연초에 외롭게 활약한 <옷소매 붉은 끝동>의 이준호의 존재감을 단번에 압도한 이는 단연 손석구다”(김현수). “배우의 개성을 인물에 부여하는 연기를 많이 한다는 인상인데 <나의 해방일지>에서는 이런 방식이 적중했다는 느낌”(박현주)을 주며 “&l
[기획] 2022 올해의 시리즈 남자배우, ‘나의 해방일지’ 손석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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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에 가까운 ENA를 단숨에 주요 채널로 등극시킨 제작 능력과 이야기에 대한 기획력을 입증시킨 제작사.”(배동미) 에이스토리가 제작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첫회 시청률 0.9%로 시작해 최종화인 16회에선 17.5%(닐슨코리아 기준)까지 오르며 올해 꾸준히 화제성을 견인했다. 지난 8월 종영했음에도 넷플릭스 비영어권 드라마 톱10에 21주간 들며 인기를 입증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성공을 누구도 점칠 수 없었다고 말하지만 제작사는 이 작품이 갖고 있는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복길) 말하자면 “콘텐츠에 대한 확신과 투자가 만들어낸 예견된 성공 사례”(진명현)였던 셈이다.
이상백 에이스토리 대표는 “감사하고 영광이다”라며 운을 뗐다. 그는 지난 12월6일(현지 시간) 제28회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 최우수 외국어 드라마 부문 후보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오른 것을 언급하며 “의미 있는 작품을 제작한 뜻깊은 해
[기획] 2022 올해의 시리즈 제작사,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이상백 에이스토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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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국내 콘텐츠 산업의 주요 키워드 중 하나는 ‘우영우 신드롬’이다. 범람하는 콘텐츠 사이에서 좀처럼 하나의 작품으로 대중의 관심이 몰리지 않는 현재,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매회 이슈를 던지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논의에 불을 붙이는 드라마”(유선주)로서 “인상 깊은 담론의 장을 열어낸”(김수영) 드라마였다. 유선주 칼럼니스트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각본을 쓴 문지원 작가가 “여러 이해 당사자들의 입장을 읽는 넓은 시야와 질문을 잇고 되묻는 집요한 근성”을 지닌 덕분이라고 전했다. “영화 <증인>에 이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쓰면서 장애인 인권을 비롯해 정치적 소재들을 대중적으로 풀어내는 균형 감각”(조혜영)을 탁월하게 발휘했고 “송곳 같은 문제의식을 보편적 호소력으로 담아냈다”(김선영)는 점에서 고른 찬사를 받았다. “이제 우리에게 무엇이 중요한지, 무엇을 말해야 하는지, 무엇을 고민할 차례인지 이 작가는 알고 있다.”(남지우)
[기획] 2022 올해의 시리즈 작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문지원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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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된 남자> <빈센조>에 이어 올해 나온 <사운드트랙 #1>과 <작은 아씨들>까지 김희원이 연출하는 드라마는 일단 시각적인 측면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완성도를 보여준다.”(박현주) 분명 지금까지 김희원 감독이 증명해온 것은 그가 “때로 과잉이라 느껴지는 이미지들도 세련되게 그려내는”(조현나), “남다른 스타일리스트”(김수영)라는 사실이었다. <작은 아씨들>에서 김희원 감독은 비주얼을 넘어, 미스터리 장르물을 다루는 장악력까지 입증했다. 비자금 700억원 횡령에 가담한 장녀 오인주와 그 진실을 파헤치는 기자 오인경, 그리고 정치인 가문의 중심부에 진입한 막내 오인혜까지, 세 자매가 한국과 싱가포르를 오가는 거대한 사기극 속에서 분홍신을 신고 춤출 동안 극에 집중력을 부여한 것은 밀도 높은 연출력이었다. 박현주 드라마 평론가는 “서사에 있는 여러 모순을 가릴 수 있었던 것도 긴박한 흐름을 만들어낸 연출력이 컸다”고 평가했다.
[기획] 2022 올해의 시리즈 감독, ‘작은 아씨들’ 김희원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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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대로 시청하라
슈퍼히어로 대신 검사와 변호사가 드라마를 주름잡았다. “법정에 오를 만큼 첨예한 갈등이 서사적으로도 재밌을뿐더러 매회 사건 중심이어서 시리즈 전체를 다 보지 않아도 에피소드별로 완성된 이야기를 볼 수 있는 강점”(배동미)에서 법정물의 인기 요인을 찾거나, “땡처리인가 아부인가”(유선주) 하며 잠시간 팔짱 끼고 바라보게 하는 올해의 트렌드다. 위에서 내려온 입김의 유무야 알 수 없지만, 아래에서 올라온 울분의 흔적은 법정물들이 들춰낸 불편한 진실 속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다. 일상에서 불평등, 혐오, 증오, 차별, 배제를 경험한 대중의 정서가 심판과 추궁의 욕망, 혹은 변호의 권리를 바라고 있다고.
<소년심판> 소년부 판사 _김혜수
<군검사 도베르만> 군검사 _안보현
<어게인 마이 라이프> 환생 검사 _이준기
<닥터로이어> 의료소송 전문 변호사 _소지섭
<왜 오수재인가> 스타 변호사 _서현진
[기획] 2022 드라마의 경향과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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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영화를 드라마보다 우위에 놓는 구시대적인 편견도 자취를 감췄지만, 올해는 특히나 무의미해진 해였다. 대체로 기성 드라마 업계에 근간을 둔 제작사와 방송국, 감독과 작가의 오랜 구력이 힘을 발휘했던 작품들이 평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흥미로운 것은, 이를테면 기존 드라마 스튜디오가 신인 작가를 발굴하거나 영화 스탭과 협업을 시도하는 등 전통적인 드라마 제작진이 미개척 영역의 재능을 흡수할 때 그 시너지가 더욱 빛났다는 점이다. 올해 시리즈 1위를 차지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2004년부터 TV드라마를 제작한 에이스토리가 <증인>의 문지원 작가의 가능성을 눈여겨본 사례다. 첫 16부작 드라마 대본을 집필한 작가와 <낭만닥터 김사부> 시리즈의 유인식 감독을 매칭시킴으로써 신인의 재능이 가장 잘 빛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2위 <작은 아씨들>은 영화계의 정서경 작가와 류성희 미술감독이 2006년 MBC 입사 후
[기획] 2022년 시리즈 BEST 6~10위, 그리고 올해의 시리즈 총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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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감독판은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언어가 한국 여성의 이야기에 정교하게 이식된 작품”(듀나)으로, “20세기 말부터 현대로 이어지는 한국 사회사와도 영리하게 연결”(듀나)된다. “문제적 캐릭터 그리고 30년간의 긴 이야기에서 상황과 기회 그리고 심리가 어떻게 한 여성을 만들어내는지에 관한 강력한 탐구”(피어스 콘란)를 담은 이 작품은 “욕망으로 도약하고 추락하는 여성의 서사를 한편의 발레처럼 우아하고 처절하게 묘사”(김소미)하고 “여성이 동정이나 단죄의 대상이 되는 것을 거절한 채 매 순간을 장악”(유선주)함으로써 “계급, 정체성, 능력주의 등 현재 한국사회의 쟁점을 디테일하게 연출”(조혜영)했다. 쿠팡플레이와 이주영 감독의 법적 싸움으로까지 치달았던 <안나>는 기존에 공개된 6부작과 8부작 감독판이 모두 공개됐는데, 필자 전원이 ‘감독판’을 선택해 눈길을 끌었다.
“편집권 논란이 오히려 감독이 어떠한 일을 하는지를 알려준 사건”(조혜영)이 됐고, “굴
[기획] 2022년 시리즈 BEST 5위, ‘안나’ 감독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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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궁녀실록, 군주 중심 궁중 사극이 지운 절반의 역사를 복원한 작품.”(김선영) “이성애 로맨스, 사극, 왕과 후궁이란 소재로 이 정도의 페미니즘 관점의 드라마가 가능할 거라곤 생각을 못했다.”(조혜영) 올해 초 종영한 <옷소매 붉은 끝동>은 “사극이라는 테두리를 잘 지키면서도 그 경계를 향해 계속해서 질문하는 모범생 같은 작품”(복길)으로 “역사적 스토리를 현대적 가치에 맞춰 재해석”(이자연)해 “사극도 충분히 동시대적일 수 있다는 걸 입증”(오수경)했다. 그 중심에는 “자신의 의지를 알고 실천하는 주체적 인간인 동시에 직업적 자부심이 강한 일하는 여성이자 우정을 소중하게 여기며 연대를 이어가는 사회적 인간”(오수경) 성덕임 캐릭터가 있었다.
그 결과 <옷소매 붉은 끝동>은 “왕과 후궁의 로맨스라는 가장 가부장적이고 진부한 서사에서 ‘후궁이 왕을 사랑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궁녀들의 직업 세계와 우정을 그려내며 사극을 현대화”(조혜영)하는 데 성공했
[기획] 2022년 시리즈 BEST 4위, ‘옷소매 붉은 끝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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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지 않는 여자 주인공, 경기도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의 애환, 부모 세대와의 갈등과 순응,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내일과 다르지 않다는 암담함”(김송희) 등이 묘사된 <나의 해방일지>는 “드라마에서 흔히 쓰이지 않는 소재, 서울 근교라는 배경,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흔치 않은 내향적 인물을 가지고 작품을 풀어냈으며 마니아층을 양산”(박현주)해냈다. 또한 “플롯을 구성하는 사건이 되지 못하는 생각과 감정들, 사건 사이의 틈을 비집고 와르르 쏟아지는 말과 사고의 흐름을 펼치고 내면의 풍경을 옮겨온 드라마”(유선주)였다. “박해영 작가의 전작들이 대중 취향에 최적화된 주문형 생산이었다면,
이번 작품은 작가적 주관이 강하게 드러난 작품”(오수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열렬한 지지자들을 얻은 것은 “일상이 곧 전시가 되는 시대, 누추한 밑바닥의 감정을 때로는 누군가에게 가감 없이 드러내고 위로받고픈 시대의 욕망을 적확하게 짚어냈기”(장영엽) 때문이다. 그렇게 <나의
[기획] 2022년 시리즈 BEST 3위, ‘나의 해방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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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돈을 생각하고 말하는 시대의 초상을 동화로 풀어낸 자유로운 작법”(김혜리)을 보여주며 “올바름보다는 정념으로 설득하고, 옹호보다는 애호를 낳을”(김소미) <작은 아씨들>은 가히 “정서경 버전의 <기생충>”(장영엽)이라 할 만하다.
“가장 낮고 어두운 곳에서 가장 높고 밝은 곳을 바라보는 여자들의 욕망을, 막장이라는 장르의 힘을 빌리지 않고 현실적으로 그려낼”(장영엽) 수 있었던 근간은 “‘가난’을 그저 개인의 운명과 능력 문제로 협소화하지 않고 ‘베트남전쟁’이라는 근현대사를 ‘유령’ 담론과 연결지어 가부장제와 자본주의 체제 비판까지 나아간 담대하고 미래지향적인 세계관”(오수경)에 있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현대사의 큼직한 사건을 재구성하여 그 중심에 자매들이 종횡무진할 수 있도록 조율”(이자연)하고 “어떻게 보일지 개의치 않는 여성 캐릭터를 만나는 낯선 해방감”(유선주)을 선사하는 방향으로 소설 <작은 아씨들>을 재해석한 작품이지만, “세 자
[기획] 2022년 시리즈 BEST 2위, ‘작은 아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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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의 사회현상.(남지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2, 3위보다 두배 가까운 득표를 얻어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변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언론사마다 정치, 경제, 연예부가 대동단결하여 관련 기사를 쏟아내”(김현수)고, “작품성과 화제성, 대중성과 시청률 모두 압도적”(김송희)인 성취를 거둔 작품이 남긴 변화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한편의 작품이 사회에 자폐 스펙트럼에 대한 인식 전환”(배동미)을 일으켜 “장애인 담론을 문화 공론장 중심부로 가져오는 데 성공하고 심지어 신드롬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기념비적인 작품 혹은 현상”(위근우)이었다. “장애인이 현 사회와 분리된 존재가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고 사람들과 갈등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로 그렸다”(조혜영)거나 “자신의 위치를 계속 고민하는 우영우라는 사람을 이해하려면 필연적으로 이 사람의 위치, 좌표나 위상을 계속 갱신”(유선주)하게 되고 “장애를 갈등 요인만이 아니라 인물의 여러 특성 중
[기획] 2022년 시리즈 BEST 1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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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하자. 콘텐츠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진단은 영화를 중심으로 제기됐다. 기존 영화감독들이 OTT 플랫폼에서 시리즈를 연출하기 시작하면서 영화와 드라마의 구분이 모호해졌다는 가설이 힘을 얻었다. 하지만 반드시 기성 영화를 중심에 놓아야 할까? 영화가 드라마보다 우위에 있다는 오래되고 편협한 편견을 차치하더라도, 이는 사실이 아니다. <씨네21>의 시리즈 결산 결과는 그에 대한 근거다.
지난해부터 기자·평론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시리즈’ 송년 베스트 설문에 총 29명의 영화 평론가와 기자 그리고 TV 비평가가 참여했다. 선정 대상은 2021년 12월20일부터 2022년 12월4일까지 방영된 시리즈물로, 단막극도 포함했다. 12월4일 기준 모든 회차가 공개된 시리즈, 다시 말해 해당 기간 내에 ‘마지막회’가 방송됐느냐를 기준으로 삼았다. 올해는 특히 기존 드라마 업계가 쌓아온 자산이 빛을 본 작품이 평자들의 지지를 받아서 눈길을 끌었다. 코로나19로 극장 산업이 침
[기획] 2022년을 빛낸 시리즈 스페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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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사 마사아키 감독이 신작 <견왕: 이누오> 홍보차 한국을 찾았다. 애니메이션 제작사 아세아당의 동화가로 커리어를 시작한 유아사 마사아키 감독은 2004년 장편 데뷔작 <마인드 게임>을 시작으로 연출하는 장편애니메이션마다 화제를 모았다. <견왕: 이누오>엔 시각의 신명과 청각의 감흥을 동시에 유발하는 감독 특유의 작법이 넘실댄다. 유아사 마사아키 감독을 만나 <견왕: 이누오>의 연출 방식과 장면에 담긴 의미, 예술관에 대해 물었다.
-전작들에선 보이지 않던 색연필, 목탄 필치의 예스런 작화가 눈에 띈다.
=전통적 방식의 작화를 즐기는 편은 아니다. 색연필이나 목탄의 필치는 눈이 보이지 않는 토모나(모리야마 미라이)가 세상을 형상화하는 방식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했다. 정안인이 후천적으로 시각 장애를 얻는 경우 본인이 아는 물체는 실루엣으로 흰 공간에 떠오른다고 한다. 부엉이 소리를 들으면 부엉이가 떠오르고, 쌀알 소리가 나면 쌀이
[인터뷰] ‘견왕: 이누오’ 유아사 마사아키 감독, “창작자는 표현 가능한 것이라면 모두 표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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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는 서울에 살고만 있어도 성공한 시대가 될 거야.” 90년대 후반, 친구들하고 나눴던 대화 중에 들은 얘기다. 그 시절 이공대생들은 첫 직장이 지방인 경우가 많았고, 상대가 포함된 문과 계열은 주로 서울이 첫 직장이었다. 서울에 있는 대학을 졸업한 우리는 그렇게 사소한 차이로 직장의 위치가 갈렸고, 지방으로 발령받은 친구들은 서울에 남은 사람들을 부러워했다. 그러면서 웃기는 했어도 이렇게까지 서울만 남은 공화국의 모습으로 한국이 갈 줄은 아무도 몰랐다.
노무현 정권 때 엄청나게 많은 학교가 문을 닫았고, 폐교를 사들여서 뭔가 행사를 하는 게 유행했다. 그때 우리가 잘못한 거라고 생각한다. 싼값에 좋은 건물을 샀다고 좋아할 게 아니라 어떻게든 학교가 문을 닫지 않게 사회적으로 버텼어야 했다. 초등학교가 없어진 곳에는 젊은 부부가 살 수가 없다. 저출생과 탈지방이 만나면서 초등학교부터 시작한 학교 붕괴가 이제 대학까지 올라왔다.
자본주의는 자본의 집중을 만드는 경향이 있지
[우석훈의 디스토피아로부터] 모두가 서울로 떠나고 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