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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영화 <백두산> <속물들>에 출연한 후 <씨네21>과 처음 만났고, 오늘 재회하기까지 영화 6편, 드라마 4편, 연극 2편에 이름을 올렸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작품들까지 고려하면 정말 쉼 없이 일해왔다.
= 멈추지 않고 달려온 느낌이긴 하다. 촬영 일정이 겹칠 때마다 충분히 준비하지 못했다는 생각도 종종 들었다. 그래서 운동하고 여행 다니며 쉬어가는 지금 이 시간이 무척 소중하다. 잘하고 있는 건지 3년 내내 의심했는데, 되돌아보니 그간 너무 가혹했나 싶었다.
- 스스로에게 엄격한 편인가보다.
= 몰랐는데 그런 면이 있더라. 항상 최고치를 상정하고 그에 못 미치면 힘들어하는 스타일이다.
- 예능 프로그램 <언니들이 뛴다-마녀체력 농구부>에서 ‘악바리’란 별명을 얻은 게 생각난다. 목표치에 다다르고자 하는 승부욕과 해냈을 때의 성취감이 큰 걸까.
= 조금 다른데, 사실 승부욕은 없다. 그래서 잘 내려놓는다. (
[인터뷰] 옥자연, “사랑의 고고학은 내밀한 부분을 진득하게 살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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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옥자연은 누군가에겐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의 악귀 백향희로, <마인>의 가정교사 강자경으로, 혹은 <슈룹>의 황귀인의 얼굴로 자리할 것이다. 그 강렬하고 다부진 얼굴들 속에서 <사랑의 고고학>의 영실은 홀로 말갛게 서 있다. 고고학자인 영실은 천천히 흙을 파고, 유물을 살피며, 과거와 조우한다. 현장에서 우연히 만난 인식과의 연애는 뒤틀린 채 마무리되지만 영실은 “헤어진 후에도 계속 곁에 함께하자”는 인식과의 약속을 끝까지 지켜낸다. 영실의 일과 관계, 사랑을 담아낸 <사랑의 고고학>은 옥자연의 장편 출연작 중 정식 개봉하는 첫 영화이자, 처음으로 그에게 배우상을 안긴 작품이다. “영화를 통해 더없이 큰 격려를 받았다”고 말하며 옥자연은 유달리 우직한 영실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전해주었다.
*이어지는 기사에 옥자연 배우와의 인터뷰가 계속됩니다.
[커버] 비범한 평범, ‘사랑의 고고학’ 옥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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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ST’는 매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에게 취향과 영감의 원천 5가지를 물어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이름하여 그들이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공복 산책
최근 들어 점점 봄이 느껴지면서 간단히 씻고 움직이려는 마음으로 공복 산책을 시작했다. 일종의 아침 체조랄까. 하루를 상쾌하게 시작해서 마음에 든다.
모카포트
<리바운드>의 장항준 감독님, 연출팀 친구들과 함께 떠난 이탈리아 여행에서 데리고 온 비알레티 로마점 모카포트. 매일 아침 쓰는데 정말이지 최고의 기념품인 것 같다.
유튜브 <가든의 세계여행>
여행 유튜브 보는 걸 좋아하는데, 업데이트를 기다리며 가장 재밌게 보고 있는 채널이다. 가든 파이팅! 늘 멋진 여행 응원합니다!
디지털카메라
취미로 사진 찍기에 도전해보려고 똑딱이 디지털카메라를 곁에 지니고 다녀보는 중이다.
보드카
근래에 와서 진정한 보드카의 맛을 알게 되었다. 아무것도 가미하지 않고 보드카 그대로 마시는 게
[LIST] 안재홍이 말하는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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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유한하니 내 인생의 열 몇 시간이 아까울 작품은 거르고 정 붙일 구석을 찾아 탐색하는 드라마 초반. 독일서 교수를 하던 피아니스트였다가 사법고시 막차를 타고 이혼 전문 변호사가 된 신성한 (조승우)과 사무장 장형근(김성균), 부동산을 운영하는 조정식(정문성) 세명의 40대 남자들이 시시덕거리는 하찮은 농담을 견디지 못해 몸을 뒤틀었다. JTBC 드라마 <신성한, 이혼>을 보며 ‘지리멸렬하고 방만하다’고 핸드폰 메모장에 불평을 써놓았는데, ‘그래서 사람이 살아진다’고 뒤집히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삶의 어느 부분을 편집해 보여주는가로 드라마를 평하자면 <신성한, 이혼>은 더할 나위 없는 행복과 비교 불가한 불행의 정수보다 그 나머지, 자투리에 시간을 할애하는 쪽이다. 다른 남자와 살다 임신한 아내가 돌아오길 기다리다 결국 이혼 서류와 유모차를 선물한 형근은 서럽게 우는 와중에 성한의 집 싱크대 하부장 호스 뒤에 숨겨진 싱글몰트 위스키를 딸 기회
[유선주의 드라마톡] '신성한, 이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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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셀, 신발 신은 조개>
넷플릭스
<마루 밑 아리에티>의 현대 LA 버전일까. 조개 마르셀은 할머니 코니와 에어비앤비 주택에 산다. 아리에티가 그랬듯 마르셀은 주택의 여기저기를 쏘다니며 생필품을 마련한다. 애인과 별거 후 에어비앤비로 임시 거처를 구한 딘은 마르셀을 발견하고, 마르셀을 취재한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스타덤에 앉힌다. 인간도 조개도 공동체주의가 으뜸이라 여기는 마르셀의 소원은 인간들의 싸움으로 생이별한 이산가족을 찾아 조개 공동체를 복원하는 것이다. 영화를 연출하고 쓴 딘 플라이셔 캠프 감독은 마르셀의 목소리를 연기한 제니 슬레이터와 콤비를 이루어 2010년, 2011년 그리고 2014년 3분짜리 동명의 단편영화 세편을 만들어 주목받았다. 딘 플라이셔 캠프가 지은 동명의 도서 또한 장편영화 탄생 전부터 화제를 불러모았다.
<라이 레인>
디즈니+
혼자 있고 싶은 남자 돔은 전시장 성 중립 화장실에서 혼잣말을 하며 걸어오는
[OTT 추천작] ‘마르셀, 신발 신은 조개’ ‘라이 레인’ ‘시간은 충분해’ ‘사랑 이후의 부부, 플라이시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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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 감독 성용일 / 극본 윤수 / 크리에이터 이남규 / 출연 신현수, 이순원, 임세미, 김기해, 이연 / 플레이지수 ▶▶▶
전세계 상공에 미지의 구체가 뜬 지 1년. 구체의 정체가 밝혀진 바 없어 세상엔 무성한 추측과 기현상을 활용해 돈 벌 궁리를 하는 자들만 나돌 뿐이다. 수능을 눈앞에 둔 성진고등학교 3학년 2반 학생들은 불안정한 시국으로 수시가 취소됐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는다. 뿐만 아니라 국가총동원령에 의해 고3 학생들은 희망자에 한해 방과 후 군사훈련을 받아야 하고, 이에 동의한 학생들은 대입 가산점을 부여받는다는 뉴스도 학생들을 혼란스럽게 한다. 새 정책에 적응할 새 없이 3학년 2반은 3중대 2소대가 되고, 학생들의 군사훈련 지도를 위해 이춘호 중위(신현수)가 부임한다. <방과 후 전쟁활동>은 하일권 작가가 2012년부터 2013년까지 포털 사이트에 연재한 동명의 웹툰이 원작이다.
10년의 시차를 두고 드라마로 재탄생한 <방과 후 전쟁
[OTT 추천작] ‘방과 후 전쟁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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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 밀집 지역인 베를린 노이쾰른 소년들의 성장기를 그린 <태양과 콘크리트>가 지난 3월 초 개봉했다. 이 영화는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스페셜 갈라에 선보였는데, 현지 언론으로부터 경쟁작으로 손색없다는 호평을 받았다. 유독 뜨거웠던 2003년 여름, 15살 루카스가 다니는 학교 정문 앞엔 안전 요원들이 학생증을 검사하고 있다. 책가방을 뒤져도 학생증을 찾을 수가 없어 학교를 땡땡이치게 된 루카스는 친구들을 불러 시간을 때우려 한다. 이때 아랍계 불량 청소년들에게 얻어맞고 이는 급기야 청소년 갱스터간 싸움으로 번진다. 카메라는 루카스와 친구 세명의 상황을 언뜻언뜻 비춘다. 한 부모 가정, 알코올중독 아버지의 폭력, 마약중독, 실업, 범죄 세계 등 소년들이 겪고 있는 일상은 충격적이다.
상황을 모르는 관객은 물을 것이다. 도대체 학교 정문 앞에 안전 요원은 왜 있으며 등교할 때 학생증은 왜 필요한가? 당시 베를린 노이쾰른은 이주민 통합 문제로 논란의 중심지였다. 특히 이
[베를린] '태양과 콘크리트', 소년들의 일탈, 우정,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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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창립 50주년을 맞아 실시한 ‘K무비’ 10대 뉴스 설문조사에서 2020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4관왕을 차지한 일이 1위로 꼽혔다. 2위는 2019년 <기생충>의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최초 수상이 차지했다. 이번 설문은 3월13일부터 19일까지 영진위 SNS 공식 계정을 통해 진행됐고, 총 7615명의 네티즌이 참여해 50개의 후보 뉴스 중 영화사적 의미가 큰 사건에 표를 던졌다. 총 7615명 중 1, 2위에 표를 던진 투표자가 무려 22%에 달할 만큼 <기생충>의 의미를 중요하게 평가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 밖에 2019년 한국영화 100주년, 1966년 스크린쿼터제 실시, 1996년 부산국제영화제 출범, 2021년 <미나리> 윤여정의 미국 아카데미상 여우조연상 수상, 1926년 나운규 감독의 무성영화 <아리랑> 개봉, 1987년 <씨받이> 고 강수연 배
K무비 최고의 뉴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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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이치 사카모토가 3월28일 세상을 떠났다. 그의 죽음은 며칠 뒤인 4월2일에 <교도통신> 등 일본 매체를 통해 보도되었다. 향년 71살.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류이치 사카모토는 영화음악과 전위음악을 아우르며 미디어아트 작가, 배우, 환경운동가로서도 중요한 족적을 남겼다. 소속사는 고인이 그동안 “암 치료를 받으면서도 컨디션이 좋은 날에는 창작 활동을 이어가며 마지막까지 음악과 함께했다”고 전했다. 그는 마지막 앨범 《12》를 2021년과 2022년에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녹음해 2022년 1월에 발매, 도쿄에서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인생의 마지막 피아노 솔로 콘서트를 선보였다.
영화에 대한 가장 최초의 기억을 꼽으라면, 나는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의 <마지막 황제>를 떠올린다. 영화가 얼마나 걸작인지를 다 이해하지 못할 만큼 어렸지만 몇몇 시퀀스와 류이치 사카모토의 음악 <Rain>은 나의 첫 영화적 기억으로 남았다. 힘 있는 피아노
[추모] 작곡가, 피아니스트, 영화음악 감독 류이치 사카모토 (1952~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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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네21>이 트위터 토크룸에서 개봉작 감독, 배우들을 만나 대화를 나눕니다. 토크룸은 실시간으로 송출되는 영상 라이브 방송입니다. 생방송이 끝난 뒤에도 <씨네21> 트위터 계정(@cine21_editor)을 통해 다시 시청할 수 있습니다.(https://twitter.com/cine21_editor/status/1644170630642688005)
민트 초코처럼 죽여주는
“이렇게 재미있는 영화를 이렇게 재미없게 설명하다니!” <킬링 로맨스> 이원석 감독이 생방송에 긴장한 나머지 딱딱하게 줄거리를 소개하자 참다못한 이선균 배우가 소리쳤다. “한마디로 ‘John Na’(존 나) 죽이는 영화입니다.” 배역 명을 빌려 센스를 발휘한 그에 이어 이하늬 배우가 거들었다. “민트 초코 같은 영화라고 할 수 있죠. 처음 맛보는 신선한 충격이 될 거예요.” 두 배우가 입을 모아 자신한 이 작품의 비범함은 이날 토크룸 배경을 장식한 포스터에서부터 뿜어져나왔
[트위터 토크룸] '킬링 로맨스', 트위터 토크룸 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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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근영은 별 미동도 없이 정물처럼 앉아 임수정을 기다렸다. <장화, 홍련> 이후 두 사람이 사석에서 따로 만난 적이 없다고 하니 실로 오랜만의 만남인데도 문근영은 들뜬 내색 없이 차분히 ‘언니’를 기다렸다. 거침없이 반가움을 표한 쪽은 오히려 임수정이었다. 초여름 같았던 봄날의 더운 공기를 상쾌하게 가르며 두팔 벌려 문근영과 인사를 나눈 임수정은 곧장 종달새처럼 반가움의 말들을 쏟아냈다. 그런 언니를 문근영은 촉촉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이런 자리를 마련해줘서 심장이 콩닥콩닥했어요. 처음엔 ‘무슨 이야기로 시작하지?’라고 생각했는데 만나는 순간 모든 걱정이 사라졌어요.”(임수정) “20년 전 언니랑 지금 언니가 너무 똑같아서 울컥했어요.”(문근영) 문근영의 눈동자에 물기가 고인 순간을 몇번 목격했지만 다행히 이날 두 사람은 내내 웃으며 과거와 현재로의 시간 여행을 왕복했다.
<씨네21>이 창간 28주년을 맞아 반가운 만남을 주선했다. 임수연 기자가 기사에 썼
[이주현 편집장] ‘장화, 홍련’, 20년의 시간을 거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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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2022년은 대통령 집무실이 용산으로 이전되고 물가가 급등해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치솟던 해였다.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과 금융시장이 큰 타격을 입고, 사람들은 보다 신중하게 소비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다시 호황을 겪은 산업도 있지만 10월29일 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던 이태원 참사 이후 긴 추모 분위기가 이어졌다. 사람들은 2021~2022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득점왕에 오른 손흥민에 열광하며 숨 쉴 구멍을 찾았고,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에 주목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보며 위로받았다.
한편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침체기에 빠진 한국 극장가를 구한 것은 마블이 아닌 마블리였다. 마동석, 손석구 주연의 <범죄도시2>가 <겨울왕국2>(2019년 11월21일 개봉) 이후 처음으로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칸영화제에서 박찬욱 감독이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송강호
[기획]2022년 박스오피스 분석: 오직, 규모의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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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에도 코로나19 팬데믹이 이어졌다. 2월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하고 11월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는 위드 코로나에 들어갔으나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의 폭증과 오미크론 변이의 등장으로 일상 회복에 어려움을 겪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연기됐던 2020 도쿄올림픽이 7월에 개최됐고 한국은 종합 16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4월에 치러진 재보궐 선거에서는 집권 여당이 참패했고, 전직 대통령 노태우씨가 10월, 전두환씨가 11월에 각각 사망했다. 배우 윤여정의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미나리>),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세계적인 성공,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첫 발사와 같은 쾌거도 있었다.
디즈니와 마블 영화 일색
2021년 박스오피스 톱10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전년도와는 정반대로 두편의 한국영화(<모가디슈> <싱크홀>)를 제외한 나머지 8편 모두가 외국영화라는 점이다. 팬데믹으로 개봉을 연기했던 경쟁력 있는 신작 외
[기획]2021년 박스오피스 분석: 모험하지 않는 관객 시대의 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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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한국 사회 최대 이슈이자 단 하나의 사건을 꼽으라면 누구나 코로나19를 말할 것이다. 1월20일 국내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처음으로 발생했다. 이후 2월 대구 신천지, 5월 이태원 클럽, 8월 사랑제일교회 집단감염 사태로 이어지면서 2020년은 “누군가의 숨이 위협이 되는 시대”(윤고은, <도서관 런웨이>)가 됐다. 그럼에도 4월15일에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졌다. 결과는 여당의 압승이었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과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은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한편 영화계에서는 <기생충>의 아카데미영화제 4관왕 수상(작품·감독·각본·국제영화상)과 <사냥의 시간>의 넷플릭스행이 주요 이슈였다.
1인당 극장 관람 횟수 1.15회
코로나19는 전대미문의 사건이었다. 취재에 응한 영상 콘텐츠 산업 종사자들이 흥행이나 톱10이라는 말을 꺼내기 주저할 정도로 2020년 한국 영화 시장은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었
[기획]2020년 박스오피스 분석: 코로나19와 긴 비수기의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