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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노이즈>
넷플릭스
<프란시스 하> <결혼 이야기>를 연출한 노아 바움백이 돈 드릴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신작을 공개했다. 3부로 구성된 영화는 유독가스 공중 유출 사건을 겪은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블랙코미디다. 우선 앤디 워홀의 팝아트를 연상시키는 컬러풀한 미장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영화는 TV나 라디오에서 접했던 재난이 실제로 한 가족의 삶을 덮치면서 일으키는 불안을 포착한다. 특히 후반부엔 재난 이후 일상화된 불안과 공포를 다룬다.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평소에 거슬리지 않았던 백색소음이 평온했던 삶에 파문을 일으킨다. “가정은 이 세상 모든 그릇된 정보의 온상이다.” 영화 속 대사처럼 이 가족의 위기는 유독가스가 덮치기 이전부터 시작됐는지 모른다.
<인페르노 속으로: 마그마의 세계>
넷플릭스
베르너 헤어초크 감독이 화산학자 클라이브 오펜하이머의 책 <세상을 흔든 화산 폭발>에서 영감을 받아 만
[OTT 추천작] ‘화이트 노이즈’ ‘인페르노 속으로: 마그마의 세계’ ‘해안가로의 여행’ ‘다프트 펑크 언체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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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 감독·각본 강윤성 / 출연 최민식, 손석구, 이동휘, 허성태 / 플레이지수 ▶▶▶
2015년 필리핀 아길레스의 코리아타운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용의자로 차무식(최민식)이 긴급 체포된다. 죽은 사람은 필리핀에서 무식을 거둬준 민석준 회장(김홍파)이었다. 살인사건이 발생하기 직전 둘은 볼튼 카지노 입찰에 대해 전화로 다툰 적이 있었다. 그렇다고 무식이 민 회장에게 원한을 품을 만한 이유는 없었다. 그는 필리핀 이민국에서 마련한 기자회견에서 살인 혐의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한다. 이야기는 1972년 경남 양산으로 돌아가 무식의 어린 시절을 비추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카지노>는 필리핀 카지노계에서 거물이 된 한국인 차무식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린 시리즈이다. 2022년 12월28일 기준 4화까지 공개된 <카지노> 시즌1은 총 8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됐다. 4화까지 차무식의 일대기를 조명하는 데 분량을 할애한다. 무식의 과거와 현재를 교차 편집해
[OTT 추천작] ‘카지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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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티(바이올렛 맥그로우)는 교통사고로 부모를 여의었다. 갑작스럽게 케이티를 돌보게 된 젬마(앨리슨 윌리엄스)는 막막한 심정을 딛고 케이티가 집처럼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 그 일환으로 젬마는 로봇 엔지니어로서 자신이 연구해오던 AI 로봇 ‘메간’을 케이티에게 소개한다. 케이티를 안전하게 지켜야 한다는 임무가 주어진 뒤로 메간은 케이티의 곁을 떠나지 않는다. 감정적 유대가 깊어져갈수록 케이티에 대한 메간의 집착도 정상 범위를 넘어선다. <메간>은 <애나벨> <컨저링> 시리즈의 제임스 완 감독과 <겟 아웃> <인비저블맨> 등을 선보여온 호러 명가 블룸하우스가 제작에 참여한 공포영화다. 제임스 완 감독이 “애나벨과 터미네이터가 만났다”고 말할 정도로, 케이티를 과보호하기 시작하며 메간의 행동은 기괴해져만 간다. 메간은 케이티를 위해 과연 어디까지, 어떤 모습으로 업그레이드할 것인가. AI 로봇의 행보를 예측할 수 없다는
[Coming soon] '메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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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선 CES 2023이 한창이다. CES(Consumer Electronics Show)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onsumer Technology Association, CTA)가 주관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ICT 융합 전시회로, 새해가 되면 새로운 제품과 기술을 선보이기 위해 전세계 기업들이 참가한다.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아마존, 구글 등도 이 행사에 참가하고 있으며, LG전자의 키노트 행사에선 파라마운트 글로벌 대표 톰 라이언이 파라마운트+, 플루토TV, LG전자와 전방위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CES는 미디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쇼다.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미국 라스베이거스 아리아 호텔에서 열리는 C-스페이스 프로그램은 아마존 어드버타이징, 구글, LG애드, 마이크로소프트, 넷플릭스, NBC유니버설, 삼성 애즈, 틱톡, 워너브러더스, WWE, 스냅, 로쿠 등이 부스를 열어 TV광고, 파트너십, 새로운 서비스 홍보에 열을 올린다.
글로벌 OTT
[김조한의 OTT 인사이트] CES 2023에서 발발한 OTT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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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 물의 길>이 800만 관객을 돌파했다. 1월5일 기준,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의하면 <아바타: 물의 길>은 전날 누적 관객수 809만4천여명을 기록, 개봉 22일째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호응도 뜨겁다. 개봉 3주차 주말, 글로벌 누적 흥행수익으로 13억9741만달러(약 1조7635억원)를 거둬들이며 역대 전세계 흥행 순위 15위에 올라섰다.
<아바타: 물의 길>의 고속 흥행에 따라 극장가도 활기를 얻었다. 황재현 CGV 홍보팀장은 “지난해 10~11월만 해도 전국 관객수가 600만명에 머무르면서 다시 침체기로 이어지는 듯했지만 <아바타: 물의 길>이 모든 우려를 불식시켜줬다”면서 오랜만에 인산인해를 이룬 극장가 풍경을 설명했다. 이에 극장가 매출도 급상승했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극장가 매출액은 1576억원에 달했다. 전월(635억원) 대비 2.5배가량 상
신년 극장가는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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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집 막내아들>이 가고 <더 글로리>가 왔다. 2022년 세밑에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가 <재벌집 막내아들>의 화제성과 인기를 고스란히 이어받았다. <미스터 션샤인> <도깨비> <태양의 후예> <시크릿 가든> 등 대표작이 많아도 너무 많은 김은숙 작가가 넷플릭스에서 선보이는 첫 시리즈라는 점, <비밀의 숲>의 안길호 감독이 연출한다는 점, 그리고 송혜교가 주연이라는 점에서 <더 글로리>는 공개 전부터 기대를 하지 않을 수 없었던 작품이다. 로맨틱 코미디의 대가인 김은숙 작가가 작정하고 만든 복수극 <더 글로리>는 김은숙의 셀프 패러디와 새로운 시도가 흥미롭게 결합한 작품이다. 이번주 1389호에서 가장 웃긴 글은 유선주 TV칼럼니스트가 쓴 ‘김은숙 월드의 주민들이 <더 글로리>를 본다면’인데, <미스터 션샤인>의 고애신(김태리)
[이주현 편집장] 2023년은 반드시 해피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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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크림>의 속편인 <스크림2>에는 재미있는 장면이 나온다. 영화에 대해 수업 중이던 대학생들이 “흥! 속편은 어차피 다 망하게 마련이야!”라며 소포모어 징크스(성공적인 첫 작품이나 활동에 비해 그에 이은 작품, 활동이 부진한 경우를 가리키는 용어)에 대해 이런저런 토론을 벌이는 것이다. 속편이니까 좀 봐달라는 엄살이 귀엽다. 전작보다 나은 속편은 존재할 수 없다는 학생들의 자조 섞인 발언이 이어지자 한 학생이 발끈하며 반례를 제시한다. <에이리언2>. 음, 이건 좀 논란의 여지가 있다. 교실 속 학생들의 의견 역시 반반으로 갈린다. 리들리 스콧 팬들의 공세에 몰린 학생은 새로운 예시를 꺼내든다. <터미네이터2: 심판의 날>. 그러자 옆에 있던 학생이 빈정댄다. “아, 제임스 카메론의 팬이셨구먼.”
아마도 제임스 카메론이라는 이름을 그때 처음 들었던 것 같다. 물론 그전에도 <타이타닉>을 극장에서 관람한 적이 있지만 초등
[이경희의 오늘은 SF] 제임스 소포모어 카메론 징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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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공연이 코앞으로 닥쳐왔다. 그리고 동시에 한파가 닥쳐오는 바람에 컨디션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목이 붓고 몸살감기가 온 것이다. 오랜만에 병원에 갈 때가 되었다. 조금 참고 기다려보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할 타이밍임을 나는 이미 경험으로 알고 있다. 이러다 더 아프게 되면 공연 때는 손을 쓸 수 없게 된다. 직전에 먹는 약들은 그저 통증을 완화시키는 정도일 뿐이다.
이럴 때면 나는 나름 나의 주치의라고 할 만한 조환석내과에 간다. 이곳은 내가 예전에 살던 동네에 있는 명망 높은 내과의원으로, 원장 선생님이 랩(?)을 하시는 것으로 유명한 곳이다. 주로 감기와 연관된 장염 증상에 섭취하면 안되는 음식과 먹어도 되는 음식들을 알려주시는데, 그 내용이 길고 복잡하지만 리듬감이 있어 랩처럼 들린다. 처음에는 마냥 신기하고 재미있기만 했는데, 수년간 방문하면서 그 내용을 거의 외우게 되어 몸 관리에 큰 도움이 되었다. 선생님은 이것으로 화제가 되어 TV에 출연하신 적도 있다. 그
[윤덕원의 노래가 끝났지만] 나의 의사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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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란 무엇인가. 새삼스럽게 원론적인 질문을 던지게 되는 것은 대한의군 참모중장 안중근의 마지막 1년을 담은 동명의 뮤지컬을 각색한 뮤지컬영화 <영웅> 덕분이다. 영상 예술인 영화는 소설, 연극, 만화, 웹툰, 뮤지컬에 이르기까지 다른 많은 장르의 원작을 영화화한다. 그런데 유독 한국에서 뮤지컬영화가 별로 제작되지 못하는 것은 뮤지컬(현장성)과 영화(스크린을 통해 전달)의 관람 형태 때문일 것이다. 이는 그만큼 영화에서 대사를 노래로 전달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다. 국내에서 본격적인 뮤지컬영화가 시도된 것은 2006년 뮤지컬과 호러를 접목한 <삼거리 극장>(감독 전계수)이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참신한 소재에도 불구하고 대중적인 호응을 얻지 못했다. 이후 한동안 침체기를 겪다 올해 이례적으로 ‘국내 최초’를 표방한 두편의 뮤지컬영화가 등장했다. ‘주크박스’ 뮤지컬영화인 <인생은 아름다워>(감독 최국희, 2022)와 ‘오리지널 원작’ 뮤지컬영화인
[비평] ‘영웅’, 영화적 상상력의 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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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재 종료 후 26년 만에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 돌아왔다. 당시에도 극장판을 만들자는 요구는 적지 않았을 텐데 지금 다시 돌아온 이유는 무엇인가.
= 내 안에서는 ‘돌아온다’는 감각은 별로 없고, ‘처음’이라는 느낌이다. 지금 영화를 만드는 이유의 밑바닥에는 오랜 세월 <슬램덩크>라는 작품을 봐주신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과 기쁨을 전하고 싶은 마음이 자리한다. 나에게는 최선이었지만 누군가에게는 <슬램덩크>가 예상치 못한 형태로 끝났고 거기에 슬퍼하거나 놀란 분들도 계신 걸 잘 알고 있다. 늘 그런 분들께 보답하려는 마음과 감사하는 마음을 품고 있다.
- 오리지널 에피소드를 만들 수도 있었을 텐데 원작의 에피소드 중 하나를 골랐다. 가령 강백호가 건강을 회복했는지, 서태웅이 대학에 발탁되어 어떤 활약을 했는지 같은 후일담을 궁금해하는 팬들이 많은데, 산왕전을 극장판의 소재로 고른 이유는 무엇인가.
= 일단 기획안에서 그 경기를 원했다. 표현의 측면
[인터뷰] ‘더 퍼스트 슬램덩크’ 이노우에 다케히코 감독, “다시 처음처럼, 리얼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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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역사상 가장 멋진 실패를 보여준 엔딩. 하지만 일본 스포츠 만화 역사상 전무후무한 판매고를 올리고 세계 시장까지 제패한 <슬램덩크>의 진짜 엔딩은 아직도 끝나지 않고 있다. 일본의 소년 만화 잡지인 <주간소년점프>에 1990년 10월(42호)부터 연재되기 시작한 <슬램덩크>는 1980년대부터 이미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드래곤볼>의 전성기 시절에 등장했다. 1996년 6월(27호) 총 276화를 끝으로 <슬램덩크>의 연재가 종료됐던 이 시기가 바로 <주간소년점프>를 비롯한 일본 소년 만화 주간지의 황금기였다. 한 회차 전체가 올 컬러로 실렸던 1995년 3-4호 <주간소년점프>는 653만부가 팔려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게다가 <슬램덩크>는 1990년대에 가장 많이 팔린 단행본 기록(21-23권의 초판 발행 부수 250만권)을 갖고 있으며, 2004년에 누적 판매 1억부를 돌파해 현재
[기획] 진짜 엔딩은 네버 엔딩, 만화 ‘슬램덩크’가 걸어온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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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좋아하세요?” “정말 좋아합니다. 이번엔 거짓이 아니라고요.” <슬램덩크> 덕분에 농구를 시작하고 알게 되고 좋아한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얼마 전 끝난 월드컵이 전 세계인을 축구에 흠뻑 빠지도록 만들었지만 적어도 한국과 일본에서 90년대는 농구의 시대였다. 1990년부터 1996년까지 <주간소년점프>에 연재된 만화 <슬램덩크>는 당시 농구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계기 중 하나였다. 한편의 만화를 넘어서 시대의 아이콘이자 문화현상으로 자리매김한 <슬램덩크>는 <드래곤볼>과 함께 90년대 일본 만화를 이끈 쌍두마차지만 여느 만화들과는 다른 길을 걷는다. 당시 인기 만화들은 작가가 원한다 해도 마음대로 끝낼 수 없었고, 그 결과 무리하게 연재를 이어가다 본래의 색과 매력을 잃는 경우가 허다했다. 하지만 <슬램덩크>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박수칠 때 과감히 떠나는 선택을 감행한다.
<슬램덩크>의 갑작스러운
[기획] 26년 만에 극장판으로 돌아온 ‘더 퍼스트 슬램덩크’ 미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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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귀환. <슬램덩크>가 연재 종료 후 26년 만에 극장판으로 돌아왔다. 원작자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직접 각본과 연출을 맡은 극장판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이미 일본에서 <아바타: 물의 길>을 누르고 4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열풍을 일으키는 중이다. 한국에서는 국내 애니메이션 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강수진 성우를 비롯하여 신용우, 엄상현, 장민혁, 최낙윤 성우 등이 열연을 펼칠 예정이다. 국내 공개를 앞두고 이노우에 다케히코 감독이 <씨네21>과 독점 인터뷰를 가졌다. 이노우에 감독의 친필 메시지와 함께 “상대에게 마음을 전달하는 것”을 소망한 감독의 진심 어린 메시지를 전한다.
*이어지는 기사에 <더 퍼스트 슬램덩크> 미리보기와 이노우에 다케히코 감독 독점 인터뷰가 계속됩니다.
[기획]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그걸 전하는 것: ‘더 퍼스트 슬램덩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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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글을 떠난 당신의 첫 번째 영화다. 습하고 더운 열대우림을 떠나 고지대로 향했다. 타지에서 영화를 찍는 것은 어떤 경험이었나.
= 무척 멋진 일이었다. 그동안 나는 많은 것을 알지 못했고, 보지 못하고 있었다. 바로 그때가 스스로를 낯선 곳, 낯선 문화 속으로 던져넣을 때라고 생각했다. 사실 낯선 것과 대면하는 것은 영화를 만드는 작업에 있어 꽤나 무서운 일이다. 진정성에 대한 많은 도전을 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더이상 잃을 것이 없다고 느꼈다. 나는 위대한 영화감독처럼 스스로를 잘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그저 무언가를 만들 뿐인데, 이것은 사실 실패하기 위한 도전에 가깝다. 어떤 것에 실패하고, 그 실패로부터 독특한 상황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켜보고자 했다.
- <메모리아>는 폭발성 머리 증후군이라는 당신의 사적인 질병으로부터 출발했다.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질병의 감각을 어떻게 영화로 옮겨오고자 했나.
= 그것은 단순한 신
[인터뷰] ‘메모리아’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감독, “환영의 안쪽을 가장 투명하게 들여다보는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