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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악> 속 의정의 삶은 고군분투의 연속이다. 대대로 경찰을 배출한 집안의 딸로 자라 경찰이 돼 보안과 경위까지 올랐지만, 1990년대 대한민국의 여성인 의정의 진취성과 독립성을 사회 분위기는 뒷받침해주지 못한다. 친정 식구들의 구박데기인 남편 준모(지창욱)는 지역 발령 근무 중 의정 몰래 서울에 와 마약 조직 내부에 위장 잠입하는데, 조직의 엄혹한 보스 기철(위하준)은 의정의 아련한 기억 속에선 순수한 소년이었다. 맞서 싸워야 할 일이 의정 앞에 거듭 놓이지만 의정은 멈추지 않는다. 이같은 의정의 태도는 배우로서 “끊임없이 부딪히며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는 임세미와 똑 닮아 있다.
- 의정 역을 맡게 된 결정적 동기가 있나.
= 우선 작품을 연출한 한동욱 감독님의 전작이 <남자가 사랑할 때>여서 무척 반가웠다. 20대 시절 로맨스 장르에 관한 호기심을 마음에 품던 때가 있었는데, 그 작품을 보고 이런 것이 사랑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했기 때문이다.
[인터뷰] 혼란의 갈림길에서, ‘최악의 악’ 임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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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악>은 정기철(위하준)의 입장에서 보면 순정적인 이야기가 된다. 1990년대 별것 없는 ‘강남 토박이’ 기철은 고교 동창들을 건사하며 우정의 왕국을 세운다. 거대 마약 밀매 조직 ‘강남연합’의 보스로 군림하던 어느 날, 친형제나 다름없던 죽은 절친 태호(정재광)의 사촌 형 승호(지창욱)가 나타나 죄책감에 시달리던 그의 속을 헤집고, 승호의 아내인 줄 모르고 재회한 첫사랑 의정(임세미)은 그를 잠시 호시절로 데려간다. 하늘 한번 보고 스마일. 올해 4월 말 끝낸 <최악의 악>의 현장을 떠올릴 때마다 위하준은 행복하단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동안 장르물에선 칼처럼, 로맨스물에선 꿀처럼 미소를 사용해왔던 그가 이번에는 무표정으로 최악을 참고 견디는 한 남자를 연기했다.
- <최악의 악>은 경찰이 조직에 위장 잠입해 수사하는 익숙한 언더커버 이야기인데, 이 작품에서 어떤 매력을 발견하고 출연을 결정했나.
= 처음엔 나도 뻔하지 않을까 생각했
[인터뷰] 어떤 공감, ‘최악의 악’ 위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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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잡한 세상에서 평범한 남녀의 사랑을 이야기한 <도시남녀의 사랑법>, 어리숙한 편의점 점장의 로맨스를 그린 <편의점 샛별이>, 호스피스 병원의 생과 죽음을 다룬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 등 배우 지창욱이 최근 3년 동안 걸어온 길은 로맨틱 코미디와 휴먼 드라마로 가득하다. 거친 말투와 빠르게 전개되는 고난도 액션, 아슬아슬한 눈치 싸움 등 <최악의 악>이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눈에 띄는 건 새로운 모습의 지창욱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메마른 땅에서 자란 고혹적인 꽃처럼 박준모는 꼿꼿하고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다만 땅 아래에서 물줄기를 찾아 조용히 자리를 뻗는 뿌리만큼 그는 생존 욕망과 인정 욕구도 강하다. 인간은 어디까지 변할 수 있는가. 쉽게 답할 수 없는 질문을 따라 박준모로 변한 지창욱을 만났다.
- <최악의 악>은 최근 3년 동안 참여한 작품들과 색깔이 많이 다르다.
= 누아르는 처음이다. 항상 범죄 스릴러물이
[인터뷰] 말하듯 몸으로 연기하기, ‘최악의 악’ 지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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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한중일 마약 거래의 중심지로 강남 일대가 떠오르던 시절, 관련 조직을 발본색원하기 위해 시골 경찰 박준모(지창욱)는 두 계급 특진을 걸고 조직에 잠입해 수사를 벌인다. 사랑하는 아내이자 이제 막 서울청 보안관 자리를 발령받은 의정(임세미)의 존재는 준모를 묘한 자격지심과 무한한 지지 사이에서 공중그네를 타게 한다. 강남연합 보스로 자리 잡은 정기철(위하준)은 박준모의 정체를 알지 못한 채 그와 함께하게 되고, 과거에 알고 지낸 의정과 예기치 못한 관계를 이어가게 된다. 세 인물은 각자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각개전투를 벌이는 동시에 왜곡된 방향으로 무한 질주를 그려간다. 최악의 ‘악’을 각자의 형태로 현실화한 배우 지창욱, 위하준, 임세미를 만나 위태로운 관계의 서막을 물었다.
*이어지는 기사에서 <최악의 악> 지창욱, 위하준, 임세미 배우와의 인터뷰가 계속됩니다.
[커버] 은밀하게 사악하게, ‘최악의 악’ 지창욱, 위하준, 임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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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과 늦은 군복무를 마치고 나서 생전 처음으로 ‘내 차’를 갖게 되었던 날이 잊히지 않는다. 당시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를 무척 많이 부르고 다녔는데, 내 서른 즈음은 학생운동과의 이별, 학문 세계로의 본격적 진입, 그리고 자동차였던 셈이다.
전국 구석구석으로 차를 몰고 다니면서 내 서른 즈음은 상당한 ‘시선 전환’을 겪었다. 주유소에 걸린 휘발유 가격표가 그 어떤 물가지표보다 중요해졌다. 차가 오는 걸 도무지 신경 쓰지 않는 골목길의 행인이 거추장스럽게 느껴졌고, 주차할 곳과 못할 곳(정확히 말하자면 주차 위반 딱지를 떼일 곳과 떼이지 않을 곳)을 가리는 눈이 발달했으며, 차기 시장이나 대통령은 교통 정체를 해결할 사람을 뽑겠다고 농반진반으로 말하고 다녔다. 그냥저냥 괜찮게 보았던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이 새삼 희대의 명작으로 재평가됐다.
이런 전환은 내게 여러 가지 숙고의 주제를 남겼다. 평범한 이들의 삶을 살피는 작가, 기자, 정치인들은 지하
[정준희의 디스토피아로부터] 그들의 질주를 바라보는 한 운전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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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은 꽤나 근사하게 만들어진 한국영화다. 이 영화에 대한 주된 긍정적 평가는 영화가 깔끔하다는 것이다. 스릴러, 공포, 오컬트, 코미디와 같은 장르의 클리셰를 활용하면서도 지저분하게 뒤섞지 않았다는 것은 영화의 성취를 설명하는 정확한 진술이다. 하지만 정확하게 말하는 것만큼이나 의심에 말을 거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 비록 그 절차가 다소 부정확한 단언과 과장을 동원한다 해도 말이다. 더군다나 나는 이런 영화들을 볼 때 좀처럼 서스펜스의 안쪽으로 빠져들지 못하는 편이다. <잠>이 몰입의 충실함을 관객의 역량으로 불러들이는 영화라면, 나는 전적으로 실패한 관객이다.
밀고 당기는 스펙터클의 주변부로 밀려나면서 떠올린 것은 영화와는 다소 무관한 징후들이었다. 신혼부부의 불안과 몽유병이라는 불확정적 상태의 중첩으로 극을 이끌던 스릴러가 빙의, 무속과 같은 요소들을 불러들일 때, 장르를 확장하고 변주하는 개성만큼이나 영화가 기어코 한국형 오컬트라는 장내에서 호명되
[비평] 잠과 청결,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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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어파이어>의 후반부, 갑작스러운 통증으로 병원에 입원한 출판사 대표 헬무트(마티아스 브란트)의 병문안을 마치고 돌아온 나디아(파울라 베어)는 레온(토마스 슈베르트)에게 외친다. “주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안 보여?”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말하던 헬무트가 사실은 암 환자 병동에 입원해 있었다는 것을 말하고 떠나가는 나디아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레온은 두눈을 감싸고 탄식한다. 되짚어보면 영화의 첫 장면에서 운전 중인 펠릭스(랭스턴 위벨)가 자동차 고장을 감지하며 비슷한 말을 건넸었다. “이상한 소리가 들려.” 그러나 창밖을 향해 눈을 감고 있던 레온은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고 답한다. 그는 세계를 보고 듣지 않는다. 무엇을 보고 들어야 하는지 알지 못한다.
크리스티안 페촐트는 <어파이어>를 휴가의 영화라고 말한다. 물론 이 영화는 여름휴가를 보내는 네 남녀의 우연적인 만남을 다루고 있으며, 그들 사이의 복잡한 감정과 날씨
[비평] 주인 없는 영화, ‘어파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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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선배 감독님과 동료 감독님을 만나 카페에서 대화를 나눴다. 아이스크림 와플과 함께 커피를 마시며 연애 이야기에서 영화 이야기 그리고 괴상한 경험담까지 달고 쓴맛이 절묘하게 섞인 시간이었다. 그 자리에서 요즘 고민이 하나 있어 꺼내놓았다. 답이 없거나 이미 답은 정해져 있는 고민이었지만 말이다. 나는 요즘 A이야기를 구상하며 살을 붙이고 있었는데 갑자기 B시나리오를 먼저 써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어떤 감독, 작가들은 대여섯개의 이야기를 동시에 쓰기도 한다는데 나는 영 그런 타입이 되지 못한다. 멀티는커녕 한 가지 일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 버벅거리기 일쑤다. 그래서 B를 쓰다가 A에 대한 감각이 완전히 달아나버리는 건 불 보듯 뻔하고 이런 고민을 하는 시점부터 이미 A이야기는 나에게서 슬쩍 뒷걸음질을 시작한 것 같았다. 그러나 어찌할 도리는 없다. 애초에 B작업이 우선이었기 때문에. 그러니까 B작업을 우선적으로 마쳐야 한다는 건 이미 정해져 있는 답이고 A작업이 흐릿해지는
[김세인의 데구루루] 모든 것은 유기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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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미 지음 / 창비 펴냄
최은미는 장편소설 <마주>의 ‘작가의 말’에 이렇게 쓴다. “언제부턴가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거나 새 인물을 구상할 때면 그의 2020년을 먼저 생각해보는 습관이 생겼다.” 2020년에 무슨 일이 있었더라. 무슨 일이라니, 코로나19 바이러스로 국경이 봉쇄되고, 집합 시설이 문을 닫아야 했으며, 사람이 사람에게서 거리를 둬야 한다고 캠페인을 하던 팬데믹이 바로 2020년이잖아. 일어나면 오늘의 확진자 수부터 확인했던, 바이러스가 일상 그 자체였던 시기를 왜 이토록 빨리 잊었나. 서로를 배제하고, 감염자의 동선을 뉴스로 세세히 보고받으며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는 민폐인을 낙인 찍기 바빴던, 공동체가 나서서 타인을 지옥처럼 여기라 강요했던 때. <마주>의 나리는 이런 사람이다. 바쁜 부모를 대신해 ‘만조 아줌마’의 돌봄을 받았던 어린 시절을 지금도 가끔 떠올리는 30대 기혼 여성, 은채의 엄마이고, 남편 오종수의 아내, 캔들공방을 운영하
씨네21 추천도서 - <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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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런 코벤 지음 / 부선희 옮김 / 비채 펴냄
할런 코벤은 충격적이라 인상적인 오프닝을 쓰는 데 재능이 있다. <네가 사라진 날>의 도입부. 뉴욕 센트럴파크의 스트로베리 필즈의 벤치에 앉은 사이먼은 심장이 산산조각 나는 고통을 겪고 있다. 그는 과거를 추억하고 있다. 자신의 세 아이들인 페이지, 샘, 애니아를 데리고 산책을 다니던 길이다. 갖은 장난을 치던, 혹은 온갖 상상을 펼쳐내던 아이들, 그리고 그 아이들을 지켜보던 아내. 넥타이를 맨 양복 차림의 사이먼은 멀지 않은 곳에서 연주하는 비틀스의 곡을 듣고 있다. 길거리 음악가라기보다는 부랑자나 떠돌이로 보이는 사람이 원곡을 무시하고 부르는 노래. 깡마른 체격에 누더기를 걸친, 더럽고 망가지고 오갈 데 없는 길 잃은 여자가. 이 장면은 이런 문장으로 마무리된다. “그리고 사이먼의 딸 페이지기도 했다.”
할런 코벤은 <네가 사라진 날>의 출간 기념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누군가가 죽는 이야기보다
씨네21 추천도서 - <네가 사라진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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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이제 지음 / 문학동네 펴냄
<낮은 해상도로부터>는 서이제의 소설집이다. 세상의 북적이는 구석구석의 장면들이 고해상도로 포착된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다. <벽과 선을 넘는 플로우>에서 벽을 때리는 이웃의 소음에 시달리는 첫 장면부터가 그렇다. 소음? 랩이다. 시도 때도 없이 들이닥치는 랩은 소음이 된다. 옆집에 쪽지를 쓴다. 힙합으로 썼다. 매드클라운의 <Flowdown>(feat. 화나 & 탁 of 배치기)에서 인용했다. “그 잘난 이빨 갈아봤자 너는 겨우 다람쥐.” 써놓고 보니 다람쥐는 너무 귀엽고, 다람쥐 하니까 도토리가 생각났고, 도토리 하니까 미니홈피 생각이 나고. 쿵 쾅쾅. 그리고 깨닫는다. 지금 페이퍼를 써야 하는데 백지일 뿐인 페이퍼가 한숨과 두려움의 원천임을. 생각은 흘러흘러 한국문학이란 무엇일까에 닿는다. 쿵 쾅쾅. 생각은 흘러흘러, 쿵 쾅쾅! 한국 힙합의 랩 가사들이 곳곳에 각주 표시되어 등장하는 이 소설은 결국 힘 빠
씨네21 추천도서 - <낮은 해상도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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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규 지음 / 나비클럽 펴냄
대림동 수정커피호프, 2022년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2043년 화성 마오 기지로 옮겨갈 때, 문득 ‘옴니버스 소설인가?’라는 형식에 대한 의문이 둥실 떠오른다. 이내 주인공 이름이 하나로 합쳐지면서 동일한 인물들이 다른 시공간에서 겪는 사건임을 깨닫게 된다. 사실 대림동과 화성에서 만나는 ‘씨엔’과 ‘미’의 이름이 서로 달랐을지라도 이들은 같은 온도를 지니고 있다. 성격과 말투, 계급조차 다르지만 씨엔의 이름이 등장하기 전까지 이 화자가 앞선 대림동의 거친 남성과 같은 사람임을 독자가 예상케 하는 감정의 연결선이 기저에 깔려 있다. 답답한데 어디로 나가면 좋을까, 이 항변을 어느 광장에 나가 누구와 외치면 좋을까. 뉴스를 볼 때마다 조여드는 갑갑함에 부대끼는 현실 속에서 김형규의 소설은 노동자와 가난한 자, 외국인 노동자와 비정규직 인물들을 촘촘하게 그려낸다. 노동자 스스로 자신을 노동자로 부르기보다는 직장인이라 불리길 원하는 세상에서 그의 소설을
씨네21 추천도서 - <모든 것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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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이주혜,전하영 지음 / 문학과지성사 펴냄
문학과지성사가 분기마다 세편의 소설을 선정하는 시리즈 <소설 보다>의 가을 2023 버전이 출간됐다. 김지연의 <반려빚>은 빚을 반려동물처럼 여기는 주인공에게서 착안한 제목이다. 반려빚이라니, 처음엔 빛을 잘못 읽은 줄 알았다. 정현은 전 애인에게 빌려주고 받지 못한 돈을 포함해 총 1억6천만원의 빚을 떠안고 있다. 꿈속에서 정현은 반려빚과 함께 산책도 나간다. 물론 목줄을 쥔 쪽은 반려빚이다. 현실에서도 정현은 종일 돈 생각만 하고, 대출 이자에 허덕이느라 아이스아메리카노 한잔 사먹지 못한다. 빌려준 돈도 갚지 않고 다른 사람과 결혼해버린 주제에 오랜만에 찾아와 “나 너희 집에서 지낼게”라고 요구하는 서일에게 화조차 내지 않는 정현이 구제 불능처럼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왜일까. 정현에게 빚을 떠안긴 서일 역시 전세 대출 사기의 피해자이기 때문일까. 정현은 빚을 다 갚고 대출금이 0이 되고서야 플러스도 아닌 제
씨네21 추천도서 - <소설 보다: 가을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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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하 지음 / 메이킹북스 펴냄
일상생활의 뜻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평상시의 생활이라고 한다. 평상시는 특별한 사건이 없는, 보통 때를 가리킨다. <단 하루의 부활>은 그리 특별하지 않은 일상 풍경으로 시작하는 네 편의 단편집이다. 첫 단편 <단 하루의 부활>은 이미 세상을 떠나고 없는 아버지의 이름으로 휴대전화에 전달된 스미싱 문자로 시작한다. 다들 이런 사기 문자를 한 번쯤 받아보았을 것이고, 링크를 누르면 큰일 난다는 것도 알 것이다. 그렇지만 보낸 상대가 아버지 이름을 하고 있어서, ‘나’와 엄마는 마음이 흔들린다. 또 다른 단편 <할머니의 방황>은 오랜 세월 살아온 집을 재개발 때문에 넘기고 이사한 할머니가 마음에 드는 새 교회를 찾지 못해 이 교회 저 교회 시험 삼아 가보며 방황하는 이야기다. 재개발이나 교회 찾기 또한 그리 특별한 것은 없다. 그런데 자식과 손주가 할머니의 교회 길에 함께 가주어야 하는 이유는, 할머니가 교회 지인의 아들
씨네21 추천도서 - <단 하루의 부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