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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 크라우스의 소설 한 부분을 옮겨본다.
‘가슴으로’ 이 말은 내가 함부로 쓰는 표현이 아니다. (……) 매일의 작은 모욕감은 주로 간(肝)으로 받아들인다. (……) 췌장은 사라진 것에 대한 충격을 받아들이려고 남겨둔 부분이다. 다른 사람이 나에게 느끼는 실망은 왼쪽 신장이다. 개인적 실패는 창자의 몫이다. (……) 누가 내 옆에서 자고 있다고 믿는 실수를 저지르던 그 모든 시절, 그 모든 시간은 치핵이 맡는다. 외로움, 그것을 전부 받아들일 만한 내장은 없다.’
더 잦은 말줄임표를 쓰지 못한 건, 본문에 더 많은 기관들이 나열돼 있기 때문이다. 작가가 불필요할 정도로 많은 장기를 서술한 이유는 단순하다. 한 인간이 감당하며 살아가야 할 감정들이 좀더 숱하고 복잡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이성으로도, 의지로도 견뎌낼 수 있지만, 우선 그 많은 모욕과 충격, 실망과 실패를 받아들이는 일은 몸이 한다. 여러 개의 장기를 가진 육체가 한다. 그 몸은 먹고, 번식하고, 일하고, 늙는다. 화자
[냉정과 열정 사이] 웃고 흐느끼고 분노하는 그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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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상처를 입은 장소나 사물에 붕대를 감아주는 것으로 정말 치유가 되는 것일까? 붕대클럽의 아이들은 상처 입은 사람들의 부탁을 받아 붕대를 감아주고, 그 사진을 찍어 게시판에 올린다. 그들 역시 그런 의문을 갖는다. 그걸로 정말 사람들의 상처가 나을까? 그걸 한다고 이 세상이 좋아질까?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 신발도 없이 학교에 다니는 제3세계 아이들처럼 맨발로 통학을 하거나, 한밤중에 미군기에 폭격당하는 이라크 아이들이 얼마나 황당하고 억울한지 느끼기 위해 좁은 텐트 안에 폭죽을 터트리는 등 디노(야기라 유야)가 날마다 행하는 기행까지 하지는 않더라도, 그래도 뭔가를 해야 한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아이들은 일종의 사회봉사라고 생각하며 붕대클럽을 운영한다. 그러다가 장벽에 부딪힌다. 우선은 우리의 행동이 정말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것인가, 라는 회의. 그리고 이 선의의 행동도 어쩌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는 것은 아닐까, 라는 의문. 마트에서 일
[영화읽기] 우직한 그 믿음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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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하 <우생순>)은 적어도 세 가지 미덕을 지닌다. 첫째, 박진감 넘치는 화면과 장르의 규칙에 충실한 플롯으로 스포츠영화의 쾌감을 선사한다. 둘째, 풍부한 서사로 휴먼드라마의 감동이 살아 있다. 셋째, 긍정적 여성성을 제시함으로써 기존 영화들과 다른 방식의 여성주의를 표방한다. 이 세 가지 미덕에 대해 좀더 자세히 살펴보자.
1. 쾌감 가득한 스포츠영화
<우생순>은 2004년 올림픽 직후 기획되어 3년간 공을 들여 완성된 작품으로 스포츠영화로서 성취도가 매우 높다. 이는 스포츠영화 제작 경험이 절대 부족한 국내 여건과 세계 최초의 핸드볼영화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놀랍다. 근래 나온 스포츠 소재의 국내 극영화를 열거하면 <YMCA 야구단> <반칙왕> <챔피언> <남자 태어나다> <슈퍼스타 감사용> <역도산> <말아톤> <주먹이 운다>
[영화읽기] 뜨거운 그녀들의 윤리와 미덕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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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홀: 말이 나온 김에 <말할 수 없는 비밀>로 건너가겠습니다.
안개: 계시록 이야기하다가 계륜미를 이야기해야 하는 상황이…. -.-
맨홀: 배우 이름이 무슨 미학의 한 범주 같죠? 계륜미. ^^
안개: <말할 수 없는 비밀>은 요즘 인터넷에서 개봉 전부터 열기가 대단하더군요. 개봉도 안 했는데, 포털엔 리뷰가 수천개 떠 있고, 평점도 역사상 모든 영화 중 현재까지 1위라니까요. 무엇보다 제가 불만인 것은, 다들 어떻게 보셨는지, 원…. -.-
맨홀: 미디어를 통해 대중 사이에 퍼지는 순서가 뒤집혀 반대방향으로 정보가 유통된 경우죠? 저도 그런 반응에 놀라 시사회를 챙겨보았으니까요. 노을 지는 해변과 목조 다리, 서구 양식의 교정이 즐비한 이 영화의 공간과 일화들은 순정만화적 상상력을 다분히 수용한 듯했어요. 대만의 실제 모습을 제가 본 적 없으니 영화 속 풍경이 얼마나 미화됐는지 가늠할 수 없지만요.
안개: 하이틴영화로서 확실히 예쁘고 고운 것들만
[메신저토크] <말할 수 없는 비밀>, <마법에 걸린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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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홀과 웜홀님(vermeer@cine21.com)이 입장하셨습니다.
안개는 여자처럼 속삭인다님(lifeisntcool@naver.com)이 입장하셨습니다.
김혜리 “비인기종목의 설움과 사회적 약자의 입장을 두루 끌어안은 인물들이 주인공이에요.”
이동진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대중적으로 아주 힘이 있는 작품이죠.”
맨홀과 웜홀님의 말(이하 맨홀): 2008년 첫 메신저토크입니다. 영화 운이 따르는 한해 맞으세요. 아멘.
안개는 여자처럼 속삭인다님의 말(이하 안개): 부디 일에 치어 살지 않으시길. 각자 자기가 바라는 바를 상대에게 빌어준 것 같다. ^^
맨홀: 토정비결 볼 때 영화 운도 볼 수 있으면 재미있을 텐데요. “5, 6월에는 물 나오는 영화에 가까이 가지 말고, 9월에 동쪽에서 귀한 영화를 만난다”, 뭐 이렇게. ^.~ 오늘은 네편의 영화가 기다리고 있네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하 <우생순>)
[메신저토크]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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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 베일
크리스천 베일이 조니 뎁을 쫓는다. 크리스천 베일은 마이클 만 감독이 연출하고 조니 뎁의 출연이 확정된 영화 <공공의 적>에 출연한다. <공공의 적>은 브라이언 버로의 동명 논픽션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로 크리스천 베일은 조니 뎁이 연기하는 갱스터 존 딜링저를 쫓는 FBI 요원으로 출연한다. 영화는 3월에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엘렌 페이지
<주노>의 사랑스런 소녀 엘렌 페이지가 드루 배리모어와 손을 잡는다. 엘렌 페이지는 드루 배리모어가 감독 데뷔하는 영화 <Whip It!>의 출연을 결정했다. <Whip It!>는 미용을 강요받는 한 10대 소녀가 롤러더비 팀에 들어간 뒤 자신을 깨닫는다는 이야기. 영화는 여름에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고 <주노> 이후 부쩍 바빠진 페이지는 그전에 한편의 영화를 더 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진희
박진희가 차기작으로 로맨틱코미디 <기억 상실의 시대>를 선택했
[캐스팅] 크리스천 베일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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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은 한국영상자료원과 함께 2008년 5월 영상자료원 내에 문을 열 한국영화박물관을 위한 영화인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며 전시품 기증 캠페인을 벌입니다. 21번째 기증품은 고 안철영 감독의 아들 안형주씨가 기증한 다큐멘터리 <무궁화 동산>(1948)의 필름입니다.
단발로 자른 파마 머리에 분홍 저고리를 곱게 차려입은 여성들과 그 뒤 나란히 한복에 갓까지 갖춰 쓰고 선 청년들. 마치 할머니의 젊은 시절 빛바랜 컬러 사진을 보듯 익숙하면서도 조금은 낯설고, 중년 남성 뒤로 한없이 펼쳐진 사탕수수밭이 이국적인 느낌마저 전해주는 이 풍경들은 바로 1948년 하와이 이주민들의 생활을 담은 안철영 감독의 다큐멘터리 <무궁화 동산>의 장면들이다. 16mm 컬러 필름으로 해방 뒤 하와이 이주민들의 생활상을 생생히 기록한 이 작품은 외국에서 일부 미국인 스탭들의 참여로 제작되었지만 한국 최초의 컬러영화이기도 하다. 해방 뒤 미군정청 예술과장과 과도정부
[한국영화박물관 전시품 기증 릴레이 21] 다큐멘터리 <무궁화 동산>의 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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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가 영화 <밀양>으로 지난 1월13일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제19회 팜스프링스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 영화제는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에 출품된 54편의 영화들을 놓고 국제비평가연맹이 평가하는 영화제. 외국어영화상은 <아르민>이 차지했으며 여우주연상은 크리스티안 문주 감독의 <4개월, 3주 그리고 2일>에서 열연한 아나마리아 마린차와 로라 바실리우가 수상했다. 하지만 제80회 아카데미영화상 시상식의 외국어영화 부문 한국 출품작인 <밀양>은 후보지명에서 떨어졌다. 부디 남우주연상으로 아쉬움을 달래시길.
[송강호] <밀양>이 거둔 또 하나의 쾌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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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색눈물>의 화가 지망생 오노 사토시가 드디어 프로 세계에 진입한다. 오노 사토시는 2월21일부터 9일간 도쿄 오모테산도의 한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연다. 전시의 주제는 ‘Free Style’. 자니스 사무소에 들어오기 전부터 그림을 그렸던 오노는 아라시 데뷔 이후에도 그림, 피겨, 사진 작업 등을 해왔다. 이번 첫 개인전을 통해 보일 작품은 약 150점이다. 오노는 “시간은 없었지만 이렇게라도 할 수 있어서 좋다. 미술작업을 하면 기분이 전환된다”며 전시 오픈에 대한 설렘을 전했다.
아라시의 오노 사토시, 생애 첫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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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의 꿈은 이루어진다? 스칼렛 요한슨이 평소 꿈이라 밝혀온 영화 연출에 도전한다. 스칼렛 요한슨은 뉴욕을 주제로 한 옴니버스영화 프로젝트 <뉴욕, 아이 러브 유>에 참여한다. 12명의 감독이 각각 5분 길이의 영상을 연출하는 방식으로 요한슨 외에는 우디 앨런, 앤서니 밍겔라, 미라 네어 감독 등이 참여한다. 뉴욕에서 나고 자란 스칼렛 요한슨은 이번 영화에서 뉴욕에 대한 자신만의 스케치를 담아낼 계획. 영화감독 할아버지를 뒀으니 일단 핏줄만 믿고 안심해도 될 듯~.
스칼렛 요한슨, 감독의 꿈을 이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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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마이 프렌드. 할리우드 아역배우 출신의 브래드 렌프로가 1월15일 LA의 자택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그의 나이 이제 겨우 25살. 사망하기 직전, 밤 늦게까지 친구들과 술을 마신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확한 사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1994년 <의뢰인>의 영민한 소년으로 얼굴을 알린 렌프로는 이듬해 <굿바이 마이 프렌드>에서 에이즈에 걸린 친구와 가슴 아픈 우정을 그리며 큰 주목을 받았다. 이후 <슬리퍼스> <죽음보다 무서운 비밀> <판타스틱 소녀백서> 등에 출연했으나 커리어가 줄곧 하향 곡선을 그리자, 렌프로는 연기보다는 말썽에 뛰어드는 것을 선택했다. 1998년 코카인과 마리화나 소지 혐의로 체포된 것에 이어, 2000년에는 친구와 함께 요트를 훔치려다 적발됐고, 2001년에는 미성년 음주로, 2006년에는 마약에 취한 채 운전한 혐의로 기소되는 등 그는 끊임없이 자신의 삶을 수렁으로 몰아넣었다. 사건사고의
[브래드 렌프로] 너무 일찍 진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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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전8기의 기쁨이란~! 조니 뎁이 단짝 팀 버튼과 6번째로 호흡을 맞춘 <스위니 토드: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로 제65회 골든글로브에서 생애 첫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1991년 <가위손>을 시작으로 골든글로브 후보에만 7차례나 올랐던 그가 마침내 트로피를 거머쥔 것. 수상의 감격이 남달라서였을까. 그는 바로 다음날 딸 릴리-로즈를 치료했던 런던의 병원을 예고없이 방문해 200만달러를 깜짝 기부했다. 또 치료를 담당했던 의사와 간호사를 일일이 찾아가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고.
조니 뎁, 생애 첫 남우주연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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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목/ 영화감독
“감독이 되기 전에 영화를 빼놓지 않고 보려는 집념으로 극장에 자주 출입했었다. 한번 입장하면 세번은 보아야 직성이 풀렸는데, 어둠 속에서도 공부가 될 만한 것을 기록하는 습관 때문이었다. 스무번도 넘게 극장에서 한편의 영화를 보면서 영화에 매혹되어 감독이 될 수 있었다. 시네마테크는 영화를 보며 매혹을 느끼고 영화를 배울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다. 시네마테크에 후원하는 것은 한국의 영화문화와 예술에 투자를 하는 것이다.”
[시네마테크 후원 릴레이 100] 영화감독 유현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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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이주노동자들도 한국영화 친구
동남아 이주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한국영화와 애니메이션 번역배포사업이 시행된다. 문화연대를 중심으로 조직된 이주자 번역모임은 지난 1월17일 만화 <리니의 자취요리 대작전>과 영화 <산책>, 단편애니메이션 <아빠가 필요해>와 <비오는 날의 산책>을 타갈로그어, 베트남어, 중국어, 영어 등으로 번역해 배포한다고 밝혔다. 만화책은 300권, 영화와 애니메이션 DVD는 800개가 제작됐으며 1월 중 전국의 외국인 노동자 지원센터와 결혼 이주자 후원단체에 무료 배포될 예정이다.
imovie.co.kr에 가서 영화 당당히 보자
한국영화제작가협회와 <씨네21>이 참여한 영화 디지털 콘텐츠 유통 사업이 오는 1월21일 사업발표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간다. 용산 아이파크몰 내 파크컨벤션홀에서 열릴 이 행사에는 영화 관련 단체 및 행정기관, 솔루션업체 관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며 디지털 영화 콘텐츠
[국내단신] 이젠 이주노동자들도 한국영화 친구 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