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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숙은 우리 엄마라기보다는 친구의 엄마다. 홈드레스를 입고 우아한 미소로 반기는 친구의 엄마는 시장통에서 반찬을 팔고, 연속극에 눈물을 짜는 우리 엄마를 멋쩍게 만든다. 데뷔 이후 줄곧 그런 우아함의 태왕으로 살아온 김미숙에게는 네개의 신물이 있었다. 라디오에서 클래식 음악을 들려주던 낭랑한 목소리와 미술을 사랑하고 플루트를 즐겨부르는 지성미, 거기에 <로비스트>의 해리가 말했듯 “여전히 아름다운” 외모와 따뜻하고 자상한 엄마의 이미지. 덕분에 그녀의 후배 여배우들은 “미숙 언니처럼 되길” 바랐고, 평론가들은 한국에서 여배우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담론에 김미숙이란 이름을 꼬박꼬박 새겨넣었다. “후배들이 ‘김미숙 선배처럼 늙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준다면 정말 좋겠다. 외향적인 것보다는 인격적인 문제라든가, 삶의 태도에서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하나의 본이 된다고 하면 민망하고, 실망스럽지만 않았으면 좋지 않을까. (웃음)”
본인은 “우아함을 없앨 수 없다는 게 나의 가
[김미숙] “나의 최대 단점은 우아함을 없앨 수 없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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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식객>이 2주 연속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다. 수요일 예매순위집계 당시 <색,계>의 예상치 못한 선전이 기대됐지만, <식객>은 전국 133만8700명(배급사 집계)을 불러모으며 <색, 계>보다 약50%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다. 예매점유율은 비슷했지만, 스크린 수에서 <색,계>가 불리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개봉 첫 주 전국 415개 스크린에서 상영된 <식객>은 지난 주까지 전국 375개 스크린을 지키며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반면에 <색,계>의 스크린 수는 전국 298개로 <식객>보다 77개가 적은 수치로 시작했으며, 러닝타임이 2시간 30분인 탓에 상영회차 또한 약 5회차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스오피스 2위를 지켜낸 <색, 계>의 성적은 놀랍다는 평가다. 주말동안 전국 22만6722명을 동원한 <색, 계>는 전국누적관객수 26만9423명을
<식객>,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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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스카우트>의 배우 엄지원의 씨네21 표지촬영 현장과
인터뷰 영상입니다.
영상 중간에 배우가 직접 내는 <돌발퀴즈!!>.재미있는 퀴즈도 풀고 배우가 주는 선물도 받아가세요.
정답은 2007년 11월 25일까지 댓글로 달아주시면 됩니다.당첨자는 커뮤니티 '씨네21 소식'에서 확인해 주세요.
동영상을 보시려면 '동영상 보기' 버튼을 눌러 주십시오.
[엄지원] “여러분을 <스카우트> 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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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식객> 김치의 혼
[정훈이 만화] <식객> 김치의 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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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나 기구한 인생이라니. 영종과 그의 가족에게 삶이란 풍랑이 연이어 덮쳐오는 거친 바다와도 같다. 고통스러운 나날을 간신히 삼켰다 하면 그보다 더 쓰디쓴 어둠이 다시 슬금슬금 찾아온다. 슬픔과 분노, 절망에 찌든 이들에게 마지막 희망은 바로 그들 자신과 그 옆을 지키고 선 가족. 미8군 밴드 출신이나 밥벌이를 위해 기타 대신 커다란 가위를 쥐고 각설이 공연을 준비하는 영종,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에 골인했지만 아이를 출산한 뒤 7살 지능의 정신지체 장애인이 된 혜연, 어릴 때부터 자상하게 엄마를 돌봐온 어른스러운 성탄은, 무슨 일이 있어도 서로의 손을 꼭 쥐고 있으리라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 2002년 KBS <인간극장>에서 방영된 ‘성탄이의 열두 번째 크리스마스’편을 토대로 영화제작사 싸이더스FNH와 공연기획사 이다엔터테인먼트가 공동제작한 <샤인>은 다큐멘터리를 바탕으로 한다는 점에서 더욱 절절하게 다가오는 창작뮤지컬이다. 못 견딜 듯한 괴로움에도 끝
삶의 그늘 밝히는 희망의 노래, 뮤지컬 <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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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이 묵직하다. 이게 다 돈이 많아 묵직한 것이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현금은 탈탈 털어도 별로 보이지 않고 쓸데없는 카드들만 그득이다. 그러고보니 요즘 광고하는 웬만한 신용카드는 지갑에 한장씩 다 들어 있는 것 같다. 연회비 없으니 받고 가위로 잘라버리라며 신청서를 떠맡기는 지인들의 청탁(?)에 못 이겨 만들었다가 계속 지니고 있는 카드들이 대부분이고 주로 쓰는 건 한두장쯤 될까.
플라스틱 시대에 신용카드 좀 가지고 있는 게 무슨 잘못은 아니지만 안 그래도 큰 씀씀이에 지니고 있으면 지름신이 언제 튀어나올지 모르는 이 카드들 좀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중 TV를 돌려보니 요즘 신용카드 광고들이 유독 많다.
오, 격세지감이라. 원래 전통적으로 금융권 광고는 좀 무게도 잡고, 신뢰감있게 세련되면서도 진중하게 가야 한다는 것이 일종의 불문율이라 생각해왔는데 적어도 신용카드에 있어서는 그런 불문율이 깨진 지 오래인 듯하다. 요즘의 카드 CF는 도대체가 한없이 가벼워 깃털처럼 날
[도마 위의 CF] 긁어라! 니들이 88만원 세대든 아니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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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11월18일(일) 오후 2시20분
어린 마리아는 아일랜드 테러리스트인 아버지와 중남미를 돌며 폭탄테러를 감행하며 자라났다. 어느 날 테러 현장에서 아버지를 잃고 갈 곳 없어진 마리아(브리지트 바르도)는 우연히 보드빌 서커스단과 마주치게 되고, 서커스단의 가수인 또 다른 마리아(잔 모로)의 눈에 띈다. 마리아2(잔 모로)는 마리아1(브리지트 바르도)에게 공연을 제안하고 둘은 “마리아 & 마리아”라는 호칭으로 노래와 춤이 어우러진 쇼를 만들어낸다. 이들의 아름다움이 남자 관객의 열렬한 지지를 얻으면서 “마리아 & 마리아”는 유명인사가 된다. 이 지점까지 영화는 보드빌 쇼 장면과 이들을 태운 마차가 또 다른 공연장으로 이동하는 장면을 반복하면서 가볍고 유쾌한 뮤지컬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러나 영화의 중반, 독재자와 교회에 저항하는 혁명가 플로레스(조지 해밀턴)가 등장하면서 영화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간다. 사실 플로레스는 등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살해되지만,
노래도 혁명도 신나게! <비바 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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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태왕사신기>와 SBS <로비스트>의 동시간대 방송을 두고 ‘판타지 사극 블록버스터’ 대 ‘리얼 현대극 블록버스터’의 대결로 사전에 압축한 것은 적절치 못했다. 일단 후자가 판타지극보다 더 뜬구름을 잡고 있을뿐더러 중반부에 이르도록 동체급의 펀치를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에너지의 90%를 영상의 완성도에 집중한 듯한 <로비스트>는 그림 만들기에 대한 애정과 캐스팅 파워를 종합한 비장의 탱고신(9회)에서마저 그만 허탈한 한숨을 짓게 만들었다. 주인공인 장진영과 송일국의 매력과 학습 능력에 관해서만은 탄성을 유도하기에 족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그 장면의 전후 사정은 ‘너무합니다’라고 노래 한 소절을 길게 꺾어 부르고 싶을 만큼 너무했다.
기다리기 며칠로 철옹성 같은 무기로비스트 ‘제임스 리’(허준호)와의 대면에 성공한 ‘마리아’(장진영)는 “로비스트가 되고 싶어요”라는 한마디로 수습 과정에 돌입, 이날 빨간 드레스를 입고 무기거래
춤추고 총닦고… 대체 로비는 언제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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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비열한 거리>는 포스터 작업을 제안받았는데, 영화 분위기를 좀더 파악하려고 현장 스틸 작업을 겸하겠다고 자청했다. 그런데 <무사> 끝내고 나서 오랜만에 스틸 작업을 해서 그런지 촬영 초반에 배우들과 친해지는 게 쉽지 않더라. 카메라와 배우들이 친해져야 자유롭게 접근이 가능한데. 카메라가 뻣뻣하니까 조인성이나 다른 배우들도 어색해하고. 어떻게 그 벽을 허물었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난다. 힘든 테이크가 반복되면서 서로 조금씩 마음을 열었던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어느 순간부터 이 악동들이 장난치는 모습을 하나둘씩 보여줬다. 삼겹살과 소주를 앞에 두고 험악한 표정으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는 이 사진은 배우들과 카메라가 친숙한 관계에 들어섰음을 보여주는 증거물이다.”
[숨은 스틸 찾기] <비열한 거리> 배고파도 어깨 힘 안 빼요 땡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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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스튜디오 중에서 스탠리 큐브릭과 가장 돈독한 관계를 유지한 곳은 워너브러더스사였다. 큐브릭이 번번이 예산과 시간을 초과해도 참고 기다린 워너브러더스사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성공으로 재미를 보았으면서도 큐브릭의 일생의 프로젝트인 <나폴레옹>을 거절한 MGM사와 달랐다. 큐브릭은 <시계태엽 오렌지> 이후 원하는 작품의 선택권을 부여받았고, 다른 감독들은 꿈도 꾸지 못하는 최종편집 결정권을 누렸다. 전직 임원이 “1년에 다른 감독의 작품을 한편 받는 것보다 7년에 큐브릭 작품을 한편 받는 게 낫다”라고 말한 것은 그들이 큐브릭의 가치를 제대로 알고 있었다는 사실의 방증이다. 워너브러더스사가 홈비디오 분야에서 큐브릭의 작품에 부여하는 의미 또한 남달라서, DVD의 짧은 역사 속에 스탠리 큐브릭 작품집을 세 차례나 선보이고 있다. 1999년과 2001년에 각각 출시한 작품집(한국에선 두 번째 작품집부터 출시됐다)에 이어, 새로운 기획인
궁극의 큐브릭 세트, <스탠리 큐브릭 컬렉션: 특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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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꿀벌들이 총 든 사내들을 제압했다. 지난 주 2위로 개봉한 애니메이션 <꿀벌 대소동>이 같은 주 1위로 개봉한 <아메리칸 갱스터>와 순위를 바꾼 것. 코미디언 제리 사인필드가 각본을 쓰고 목소리 출연한 <꿀벌 대소동>은 주말동안 2600만달러의 수입을 기록해, 2431만달러를 벌어들인 <아메리칸 갱스터>를 근소한 차이로 눌렀다. 박스오피스 순위 집계 업체인 '미디어 바이 넘버즈'의 대표 폴 데가라베디언은 "2위로 개봉한 영화가 1위로 올라서는 일은 흔한 일이 아니다. 가족관객의 입소문이 낳은 긍정적인 결과"라고 지난 주말 박스오피스 추월 현상을 설명했다. 하지만 <아메리칸 갱스터>의 총수입은 8067만달러로 <꿀벌 대소동>보다 높은 스코어를 기록하고 있어 두 영화의 길고 짧음은 좀 더 기다려봐야 알 것 같다.
지난 주말 10위 안에 진입한 신규개봉작은 <산타는 괴로워>와 <로스트 라이언즈&
<꿀벌 대소동>, <아메리칸 갱스터> 앞지르고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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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의 호수>는 한 소년의 여행기다. 여느 로드무비처럼 사람들을 만나 추억을 만들고 깨달음을 얻는 여행이지만, 보는 이가 쉽사리 동참하기는 어렵다. 누군가의 꿈속을 헤집는 기분이라면 설명이 될지. 호수 위를 둥둥 떠다니는 귀, 사막 위에 풍선처럼 떠 있는 비행기, 물방울 별로 만들어진 하늘로 향하는 길 등 <달리의 호수>는 몽환적인 이미지로 가득하다. 소년과 사람들 사이에 오고가는 대화도 이해보다는 말 그대로의 느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소년은 첫 번째 도착지인 호수에서 “소원의 소리”를 채집하는 남자를 만나고, 사막에서는 자신이 “바람의 장난감”이었을 것 같다는 비행기 조종사와 대화를 나눈다. 마지막으로 어느 동굴 속을 헤매던 소년은 별에 닿기 위해 별로 길을 만드는 할머니를 만난다. 재미있는 동화라기보다는 선문답에 가까운 이야기지만, 그럼에도 따뜻한 분위기를 느꼈다면 그들이 짓는 기적 같은 미소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은 소년에게서 위로를 얻고, 소년은 다시
[이달의 단편 19] 김윤희 감독의 <달리의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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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가 한달 앞으로 다가온 지금, 한반도가 온통 들썩이고 있다. 어떤 대선후보는 주가조작 사건으로 의혹의 눈총을 받고 있고, 또 다른 대선후보는 갑작스러운 출마로 일부를 흥분케 하거나 실망시키기도 했다. 로버트 레드퍼드의 <로스트 라이언즈>는 한국의 현 사정과 그리 멀지 않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화다. 제1차 세계대전부터 아프가니스탄 파병까지 논쟁적인 사안을 거듭 끌어들이면서 민주주의와 전쟁, 파병과 참여의식, 미국과 중동국가간 역학관계 등을 문제삼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적인 영화 <로스트 라이언즈>를 네 가지 키워드로 뜯어봤다.
1. 로버트 레드퍼드의 일곱 번째 연출작
1936년 미국 샌타모니카생인 로버트 레드퍼드는 <내일을 향해 쏴라> <스팅> <아웃 오브 아프리카> 등의 명작을 비롯해 70편에 가까운 작품에 출연했다. 배우로 먼저 이름을 알리기는 했으나 제작자 및 감독, 선댄스영화제와 선댄스 인스티튜드의 설립자
[알고 봅시다] 전쟁이 드러낸 미국의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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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을 심야영화로 본다면 극장을 나오자마자 야식집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일년에 딱 두달만 먹을 수 있다는 황복회를 비롯해 절판, 도미면 등 고가의 음식부터 된장찌개나 라면 같은 생활형 음식까지 관객의 침샘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식객>에서 그 모든 음식을 직접 요리하고, 배우들의 요리장면에 손을 빌려준 이는 푸드 앤 컬처 아카데미의 김수진 원장이다. 마늘이 제 몸을 던져 국물을 내던 ‘다시다 순’과 따뜻한 밥 위에서 김을 내던 ‘스팸’ CF를 연출한 그는 현재 드라마 <식객>에도 참여하고 있다. 그는 “<식객>을 통해 조리인들의 멋진 모습을 관객이 알아주기 바란다”고 했다.
-<식객>은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원작을 정말 좋아했다. 허영만 선생님이 쓰신 원작은 전문가들에게도 공부가 많이 되는 작품이다. 명절과 지역에 따른 음식이 구분되어 있고, 우리에게도 생소한 식재료들이 소개되어 있다. 그래서 영화로 만들어진다고 하기에
[스폿 인터뷰] “한국 음식을 다양한 방식으로 소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