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늘 바쁘고 지쳐있는 대학병원 간호사 유정(박예영)은 좀처럼 얼굴 보기 힘든 고3 동생 기정(이하은)의 소식을 전화 너머 경찰에게 듣는다. 기정이 교내에서 벌어진 영아 유기 사건의 당사자라고 자수해서 구속됐다는 것. 엄마가 기정을 낳다가 돌아가셨기에 일찍부터 자기를 엄마 대신이라고 여겼던 유정은 동생을 구하고자 애쓰지만 쉽지 않다. 친한 친구도 모르고 똑똑하고 알아서 잘하는 애라고밖에 동생을 설명하지 못하는 자신을 보면서 기정에 대해 무지했다는 걸 그제야 깨닫는다. <언니 유정>은 가까운 사이라고 해서 이해하려는 노력을 간과하고 있는 건 아닌지 예리하게 묻는다. 서툴지만 분명하게 한 사람을 진심으로 알아가려는 작업에 돌입한 사람을 따뜻한 시선으로 따라가며 그의 분투하는 시간을 먹먹하게 담아낸다. 정해일 감독에게 첫 장편작 <언니 유정>은 유정에게 기정이 그렇듯 애틋한 존재다. 영화를 놓아줄 때가 되어서야 그는 5년가량 한 작품을 붙들고 있는 동안 많은 용기를 얻었
JEONJU IFF #2호 [인터뷰] '언니 유정' 정해일 감독, “누구도 상처받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
아파트 청약에 당첨된 정서(나애진)는 차용증을 들고 아버지 영주(안석환)를 찾아 묵호항으로 향한다. 떼인 돈을 받으러 온 고향에서 정서는 내내 복잡한 마음이 든다. 돈독 오른 아버지에 지쳐 하루 빨리 이 곳을 떠나고 싶지만, 자신을 닮은 이복동생 정해(김진영)가 내내 마음에 걸린다. 정서는 돈으로 얽힌 낯선 가족의 모습에서 자신이 작업한 웹툰 속 뱀파이어의 모습을 떠올린다. 바닷바람이 차게 불던 묵호항에서 이야기를 건져 올렸다는 장만민 감독과 <은빛살구> 속 복잡하게 얽힌 가족이란 관계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 첫 장편 <은빛 살구>는 어디서 시작하게 되었는가.
= 뿌리를 잃었던 시기가 있었다. 최대한 멀리 떠나고 싶은 맘에 고향 순천에서 가장 떨어진 도시를 찾아 동해시로 홀로 향했다. 무뚝뚝해도 정이 많은 사람들이 모인 고요한 곳이다. 그런 점에서 순천과 동해시가 참 닮아 있었다. 외지에서도 고향을 발견한 셈이다. 그렇게 4월의 묵호항에서 주인공 김
JEONJU IFF #2호 [인터뷰] ‘은빛살구’ 감독 장만민, “뱀파이어의 형상에서 낯선 가족을 발견하다”
-
오랜만에 고국에 돌아온 응우옌(민 쩌우)에게 현대의 하노이는 어색하다. 결혼을 준비하는 조카 반(하 푸엉)의 단순한 삶의 태도는 더욱 이해할 수 없다. 반이 백화점과 지하철을 오가며 오늘을 살아가는 사이 응우옌은 추억이 담긴 장소들을 방문하며 먼 과거를 더듬는다. 영화는 어떠한 사념도 없이 응우옌의 순례에 차분히 동행한다. 옛 노래의 빛바랜 음색을 통해, 흑백의 거친 촉감을 통해, 쿨리의 신비로운 눈을 통해 그녀의 깊은 회한을 감각한다. 팜응옥란 감독은 개인의 기억과 베트남의 현대사를 우아하게 엮어낸 장편 데뷔작 <쿨리는 울지 않는다>를 들고 전주국제영화제 국제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진중한 눈빛으로 시간과 공간을 바라보는 팜응옥란 감독의 이야기를 전한다.
- 공간, 인물, 사건 등에서 이전에 제작한 단편들과 느슨히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 처음 영화를 만들어야겠다 마음먹은 때가 2016년이다. 그때부터 <쿨리는 울지 않는다>의 제작을 준비하
JEONJU IFF #2호 [인터뷰] '쿨리는 울지 않는다' 감독 팜응옥란, “시간의 절대적 방향성을 존중하고자 했다”
-
이 지면에서 몇 차례 언급했듯 ‘매끄러움’은 글로벌 자본주의의 상징적 현상이다. 유튜브와 넷플릭스는 전세계 시민들을 동일한 인터페이스로 끌어들인다. 언어와 문화가 다른 수십억 인구의 손가락이 비슷비슷하게 움직인다. 전세계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글로벌 기업의 설계는 매끈한 사용자 경험을 향해 최적화한다. 손가락 밑 터치스크린 기기들의 모양새는 비슷해지다 못해 제조사를 구분하기도 어려울 정도다. 피처폰은 물론 스마트폰 초기 시절만 해도 제각각이던 휴대전화기 디자인은 매끄러움의 극단으로 수렴하고 있다. 세계 어느 도시에 가든 글로벌 직영 커피숍과 프랜차이즈 매장이 늘고 있다. 그곳에서 우리는 가게 분위기나 음식 맛을 탐색할 필요는 없다. 거침없이 입장해 스스럼없이 주문하면 예상된 서비스가 제공된다. 매끈해져가는 이용자 패턴 앞에서 국경도, 문화도, 개인의 특성도 경계를 지운다. 매끈함은 시각·촉각적인 것에만 국한되는 말이 아니다. 우리가 느끼는 아름다움, 환경이 강제하
[비평] 매끈한 것들, ‘<범죄도시> 현상’에 대한 소고
-
-
<닭강정>에 이어 <삼체>를 봤다. SF계의 노벨상이라는 휴고상을 아시아인 최초로 수상한 류츠신의 소설 <삼체>를 각색한 드라마다. 언뜻 지구의 과학 발전을 중단시키려는 외계인이 등장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공교롭게도 드라마가 공개된 올해 3월은 정부의 연구개발 예산 대폭 삭감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연구 현장의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들려오던 시기이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공감하며 봤다는 과학자 지인들이 많았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과학 연구를 하지 못하게 하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삼체인. <삼체>에서 지구로 오는 중인 외계인들을 부르는 이름이다. ‘오는 중’이라는 표현을 쓸 수밖에 없는 설정이 흥미롭다. 삼체인이 원래 살던 행성은 태양이 세개인 삼중 항성계에 있어 궤도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극심한 더위와 추위에 시달리던 끝에 태양이 한개뿐이라 기후가 안정적인 지구에 이주할 계획을 세우게 된다. 다행히
[임소연의 디스토피아로부터] 400년 후의 인류 생존 대 닭강정이 된 딸
-
누군가의 생일이 1월이나 2월이란 걸 알게 되면 왠지 반갑다. ‘빠른’이라 불리는 그들은 나이를 밝힐 때가 되면 자신 없는 목소리로 출생연도를 말하고 단호한 표정으로 재빨리 ‘학교 나이’를 덧붙이는데, 나는 그때 드러나는 그들의 한국적인 자존심과 뻔뻔한 태도가 너무 좋아서 속으로 키득거린다. 열두달 중 가장 이른 때에 태어났지만, 세는 나이 일곱에 학교에 입학하면서 원치 않게 무리의 막내가 되어버린 태양의 아이들! 또래 그룹이 숫자와 서열을 터득한 시점부터 그들은 늘 자신의 출생을 해명하고 그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며 ‘족보 브레이커’로 지목되지 않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는 개미 같은 아이들! 나이에 대한 그들의 완강한 태도는 사는 동안 수없이 시달리며 형성된 애처로운 결과물이다! 언젠가 그들이 ‘빠른’의 원념을 한데 모아 이 미친 서열과 족보 문화를 파괴하는 히어로가 되어준다면….
아니, ‘빠른’은 이미 히어로일지도 모른다. 한살이 많아도 같이 학교를 다녔으니 친구, 한살이 어려
[복길의 슬픔의 케이팝 파티] <혼자만의 사랑>(김건모, 1993)
-
다양한 매체와 포맷이 범람하는 시대에 과연 우리는 이미지를 감각하고 있는가. ‘박홍열의 촬영 미학: 물질로 영화 읽기’는 서사에 가려 보이지 않는 영화 속 물질들로 영화 읽기를 시도한다. 빛, 색, 질감, 렌즈 등 촬영 도구들로 영화를 감각하며, 이미지를 감각하기 위해선 응시와 관조의 시간이 필요하다. 서사와 담론을 벗어난 이미지들 사이에서 영화 속 무수한 물질들이 만들어가는 또 다른 의미들의 세계를 만나본다.
하마구치 류스케 영화에는 롱테이크가 많다.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의 롱테이크는 기존 영화와 다른 위치에 있다. 이 영화의 많은 롱테이크 화면은 이미지를 수축된 습관으로 만들고 그 습관들을 배반하기 위한 기제로서 작용한다. 카메라의 지각으로서만 포착할 수 있는 이미지들을 롱테이크로 보여주고, 한컷 안에 낯섦과 익숙해지는 낯섦을 다시 낯설게 하기 위해 렌즈의 광학적 성질을 활용한다. 컷과 컷을 광각렌즈와 망원렌즈의 물리적 성질과 컷의 길이로 충돌시킨다. 대상을
[박홍열의 촬영 미학: 물질로 영화 읽기] 카메라는 어디에 존재하는가?,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
어렸을 때부터 무언가를 유심히 바라보는 것을 좋아했다. 시각으로부터 시작된 자극이 오감으로 퍼져가는 시간이 소중했다. 워낙 소심했던 터라, 언변이 좋지도 않았을뿐더러, 사람들 앞에서 내 생각과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을 어려워했다. ‘말’이라는 것을 무서워했다. 쉽게 퍼져나가는 음성 속에 숨겨져 있는 날카로운 무게들이 나에겐 예민하게 다가왔다. 글쓰기는 아주 큰 위로가 되었다. 누군가에게, 혹은 스스로에게도 털어놓지 못하는 생각과 느낌들을 물방울 튀기듯 툭 덜어낼 수 있는 매개체가 되었다. 투박하게 늘어놓은 단어들은 문장이 되었고, 이어진 문장들은 나의 자취로 남아 있었다. 그게 참 좋았다. 어떠한 대상을 관찰하며 느끼고 생각하는 바를 종이에 적어내는 것이 어느샌가 작은 습관이 되어 있었다. 종종, 내가 글을 즐겨 쓰는 것을 아는 지인들은 어떤 식으로든 글을 세상에 알리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었다. 전문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거니와, 일기 수준인 나의 글을 누군가에게 보여준다
[김민하의 타인의 우주] 일기장을 훔쳐보듯
-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미셸 시망 지음 / 김호영 옮김 / 마음산책 펴냄
“켄 로치보다 덜 교조적이고 미하엘 하네케보다 덜 이론적이며 마이크 리보다 덜 일화적인 이들의 영화는 진실주의와 사회주의 그리고 정신주의가 결합된 영화적 전통을 이어간다.” 프랑스의 영화사가인 뱅상 로위는 <다르덴 형제>의 서문에서 다르덴 형제의 영화를 이렇게 말했다. 관객을 극도로 자극하면서도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잃지 않는 그들의 영화 세계에 대해 10년간 인터뷰를 지속해 이 책을 엮은 사람은 <포지티프>의 편집장을 지낸 영화평론가 미셸 시망이다. <더 차일드> <로나의 침묵> <자전거 탄 소년> <내일을 위한 시간>에 대한 긴 대화가 차례로 등장하고, ‘영화수업-응시하는 카메라’라는 제목으로 실린 글에서는 프랑스의 한 대학에서 열린 행사에서 오간 이야기가 실렸다. 어쨌거나 이 인터뷰집은 미셸 시망의 결코 짧지 않은 질문들도 새겨읽
[CULTURE BOOK] 다르덴 형제
-
1971년부터 1989년까지 18년 동안 방영된 추억의 드라마 <수사반장>(MBC)이 돌아왔다. 청년의 얼굴로. 이 드라마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수사반장 1958>(MBC)은 다시 만난 친구처럼 반가울 것이다. 원작을 잘 모른다 해도 상관없다. <모범택시>(SBS)처럼 사건 발생과 해결이 1~2회 만에 이루어지는 빠른 전개에 코믹, 액션, 로맨스, ‘권선징악’ 교훈까지 두루 갖추었기에 익숙하게 몰입할 수 있다. 물론 전쟁 이후의 정치사회적 혼란기를 다룬 ‘시대극’으로서도 꽤 흥미롭다. <수사반장 1958>은 1958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원작 속 인물들의 청년기를 다룬 ‘프리퀄’ 드라마다. 황천시에서 ‘경기도 소도둑 검거율 1위’로 유명세를 탄 학도병 출신 형사 박영한(이제훈)은 서울 종남경찰서로 발령받는다. 영한은 그곳에서 유대천 반장(최덕문)을 비롯해 미친 개 김상순(이동휘), 불곰 조경환(최우성), 제갈량 서호정(윤현수)으로 구성된 ‘수
[CULTURE TVIEW] 수사반장 1958
-
<올 오브 어스 스트레인저스>
디즈니+ | 감독 앤드루 헤이그 / 출연 앤드루 스콧, 폴 메스컬, 제이미 벨, 클레어 포이 / 공개 4월24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탐미적 우울을 그리는 올해의 힙스터픽 퀴어영화
백색소음 기계라도 틀어두어야 할 정도로 지독한 적막으로 가득한 런던의 작은 아파트. 그곳에 홀로 살며 시나리오를 쓰는 애덤(앤드루 스콧)은 유년기를 보낸 고향을 오간다. 그곳엔 어머니가 항상 옛모습 그대로 그를 기다리고 있다. 어느 날 밤 술에 취한 이웃 해리(폴 메스컬)가 방문한다. 첫눈에 애덤이 자신과 같은 동성애자라는 것을 알아챈 해리는 그에게 저돌적으로 다가간다. 애덤은 처음에는 해리의 열정적 사랑을 부담스러워 밀쳐내다가 점점 깊은 사이가 된다. 그는 평생을 클로짓 퀴어(숨은 퀴어)로 살았던 유년기의 상처를 해리와 나누고자 그의 고향으로 함께 간다. 애덤이 고향이라고 생각한 집은 사실 아무도 살지 않은 빈집이었다.
<올 어브
[OTT 리뷰] ‘올 오브 어스 스트레인저스’, ‘베이비 레인디어’, ‘종말의 바보’
-
1984년 미국의 완구회사 해즈브로는 일본의 완구회사 다카라와 제휴를 맺고 ‘트랜스포머’ 프랜차이즈화에 돌입했다. 그래픽노블과 애니메이션에서 영화까지 확장된 변신 로봇은 아이들의 가슴에 불을 지폈다. 올해로 40주년을 맞는 트랜스포머 프랜차이즈는 시네마틱 유니버스 최초의 애니메이션영화 <트랜스포머 ONE>을 공개할 예정이다. 영화는 오토봇의 총사령관 옵티머스 프라임과 디셉티콘의 수장 메가트론이 아직 전장에 발을 들이기 전, 오라이온 팩스(크리스 헴스워스)와 D-16(브라이언 타이리 헨리)으로 불렸을 시기의 이야기를 다룬다.
<토이 스토리4>에 이어 <트랜스포머 ONE>을 연출한 조시 쿨리 감독도 어린 시절에 “만화부터 애니메이션까지 <트랜스포머>를 보며 자란” 소년이었다. 이번 작품을 맡은 이유도 “옵티머스 프라임과 디셉티콘이 과거 각별한 사이였다는 사실이 스크린에 담긴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영원한 숙적인 옵티머스 프라임과 디셉티콘의
[피플] ‘트랜스포머 ONE’ 조시 쿨리 감독, 고유의 해석과 설정을 담으려 했다
-
핑크 플로이드, 폴 매카트니, 레드 제플린, 스콜피온스, 에머슨 레이크 앤드 파머, 제네시스, 에스, 10CC, 피터 가브리엘, 윙스, AC/DC, 티렉스, 앨런 파슨스 프로젝트…. 영국의 디자인회사 힙노시스가 협업한 록뮤지션의 이름만 나열해도 록의 황금기 계보가 자연스레 그려진다. 1968년 스톰 소거슨과 오브리 파월에 의해 설립된 힙노시스는 록밴드의 앨범 커버를 주로 제작해왔다. 핑크 플로이드의 《The Dark Side of the Moon》 《Wish You Were Here》 등이 대표적인 작업이며 아티스트들과 직접 소통하며 아이디어를 나누고, 이를 구현하기 위해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독창적인 시도를 해왔다. 영화 <힙노시스: LP 커버의 전설>(이하 <힙노시스>) 개봉과 <힙노시스: 롱 플레잉 스토리> 전시에 맞춰 내한한 오브리 파월을 만났다. “내가 죽은 후에도 힙노시스의 작업은 영화 속에 계속 존재할 거라고 생각하니 정말 기쁘다”라며 그는
[인터뷰] 궁극의 아이디어맨, ‘힙노시스: LP 커버의 전설’에 출연한 힙노시스 멤버 오브리 파월
-
- 4·16 세월호 참사와 10·29 이태원 참사는 어떻게 알게 됐나.
= 두 참사 모두 전세계적으로 보도된 사건이라 대만인들도 전부 알고 있다. 세월호 참사는 10주기를 맞았어도 훨씬 가까운 과거에 일어난 듯 느껴진다. 이태원 참사는 사건 당일 대만 전역에 중계됐을 정도로 유명했다. 유튜브 등 플랫폼을 활용해 당시 참사 현장을 휴대폰으로 촬영한 생존자들의 영상을 많이 찾아봤다. 수많은 영상이 남긴 내상으로 한동안 정신과 진료를 받을 정도였다. 비록 내가 외국인이긴 하지만 인간이라면 말도 안되는 참사를 본 이상 절망할 수밖에 없었다.
- 대만에서 벌어진 사건과 이태원 참사를 연결 짓는 게 당연한 수순이었나.
= 그렇다. 무엇보다 사건이 일어난 후 정부의 대처 방식이 대만과 한국이 유사했다. 그래서 대만의 참사를 다루며 이태원 참사를 연결 짓지 않을 수 없었다. 작품의 제목을 한국어로 번역하면 <훌륭한 피해자들>이라고 들었다. 그런데 중국어의 의미를 정확히 살
[인터뷰] <훌륭한 피해자들> 양리초우 감독, ‘피해자다움’의 불합리성에 관해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