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찬바람 불면 조심하라.’ 연예계에서는 11월을 흉흉한 달로 꼽는다. 1965년의 늦가을도 흉흉했다. 특히 ‘희극트리오’라 불렸던 서영춘, 구봉서, 김희갑 등이 잇따라 사고를 당했다. 구봉서는 10월26일 정창화 감독의 <광야의 결사대> 촬영 중 팔다리 골절상을 입었다. 촬영 당시 터진 수류탄 뇌관을 피하기 위해 급히 다이빙을 했는데 그곳이 그만 12m 낭떠러지였다. 무려 전치 6개월의 진단이 나왔다. 김희갑은 11월8일 자정이 다 되어가는 시각, 당시 본인 소유의 자가용 윌리스 왜건을 타고 서울역 앞 로터리를 지나던 중 ‘츄럭’과 충돌, 안면 상해를 입었다. 엄청나게 많은 양의 피를 흘리는 바람에 김희갑은 실명한 줄 알았다고 한다. “봉변 제3호는 살살이 서영춘군.” 말이 씨가 된다고, 시민회관에서 만담을 진행 중이던 서영춘은 볼일 보러 화장실에 갔다가 불량배들로부터 “쇼 출연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인두로 지짐을 당할 뻔하기도 했다.
웃음 제조기 3인방이 이처럼
웃자, 웃자, 웃자
-
마이클 치미노의 <디어 헌터>(1978)는 흔히 맹목적인 국가주의에 대한 반성적인 시각을 담은 영화로 소개된다. 지울 수 없는 전쟁의 상처를 입은 마이클(로버트 드 니로)이 고향으로 돌아와 다른 친구들과 함께 쓸쓸하게 ‘신이여 미국에게 축복을(God Bless America)’를 부르는 마지막 장면은 국가주의에 대한 이 영화의 통렬한 냉소로 읽혔다. 다시 말해 노래는 반어법인 것이다. 차별 받는 러시아계 후손의 청년 노동자들(참전한 세 청년은 모두 러시아계 미국인)이 국가주의의 최면에 휩쓸려, 자신들의 삶을 희생시킨 뒤 깨달은 체념의 순간이었다. 상상도 못했던 역경을 뚫고 나간 영웅으로서의 마이클, 곧 로버트 드 니로의 위상은 이 영화를 통해 더욱 굳건해지기도 했다.
그런데, 만약 당신이 베트남 사람이라면 이야기는 아주 달라진다. 아마 영화를 본 사람은 다 기억할 것이다. 마이클의 뺨을 때리는 밉도록 잔인한 베트남 군인들, 그리고 그들을 통쾌하게 처치하는 마이클과 닉(
1979년 베를린영화제의 최대 스캔들
-
<블레이드 러너: 파이널 컷>이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의 다섯번째 깜짝상영작으로 선정됐다. 현재까지 발표된 깜짝상영작은 배우 숀 펜의 연출작인 <인투 더 와일드>를 비롯해 객원 프로그래머 양채니가 선정한 <방콕 데인저러스>와 <양축>, 그리고 인기예매작품인 <모모> 등 4편이었으며, 다섯번째 깜짝상영작은 올해 상영작중 가장 많은 인기를 얻은 한 작품을 앵콜 상영할 예정이었다. 영화제 측에 따르면, 현재 <블레이드 러너 : 파이널 컷>의 깜짝상영 좌석 가운데 온라인 예매분은 매진된 상태이며 상영 당일 현장에서 전체 좌석의 10% 정도를 판매할 예정이다. 현장 매표소는 오전 10시에 오픈하며 오후 8시 30분까지 운영한다.
다섯번째 깜짝상영작에 <블레이드 러너: 파이널 컷>
-
제2회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단의 기자회견이 8일(월) 오전 11시 명동 신세계 백화점 문화홀에서 열렸다. 심사위원장인 마이클 치미노 감독을 비롯해 테라와키 켄 영화평론가, 리제 벨링크 프로듀서 겸 배우, 임상수 감독, 김영 프로듀서 등 5명의 심사위원은 이날 행사에서 각각의 영화제에 참여한 소감과 심사기준을 밝혔다. 심사위원들은 아직 본격적으로 영화에 대한 의견을 나누지 않았지만 "출품된 작품들의 작품성이 높아 매일 영화를 보는 게 즐겁고 흥분된다(테라와키 켄)"거나 "각 나라의 특수성을 대변하는 영화들이 예술영화부터 대중영화까지 다양하게 포진됐다(김영)"고 짧게 총평했다. 또한 심사기준과 방향에 대해서는 "중요한 것은 새로운 것을 하려는 시도이며 상상을 뛰어넘을 수 있는 기상천외할만큼 독창적인 영화(마이클 치미노)", "영화 제작 환경이 좋지 않아 상금이 필요한 영화(임상수)", "독창성과 진정성을 가진 영화(리제 벨링크)"에 높은 점수를 주겠다고 했고, "200
경쟁부문 심사위원단, 심사기준으로 “독창성, 진정성” 등 꼽아
-
-
낯선 자들의 두 번째 노크도 기다려라!
2008년 여름 극장가에 첫 번째로 찾아왔던 공포영화 <노크: 낯선 자들의 방문>(이하 <노크>)이 속편 제작을 결정했다. 로그 픽처스에서 제작한 <노크>는 별장을 찾은 한 커플이 낯선 자들에게 공격당한다는 내용으로, 900만달러라는 저예산으로 만들어져 5400만달러를 벌어들인 슬리퍼 히트작이다. 데뷔작이 된 <노크>의 각본을 쓰고 메가폰을 잡은 브라이언 버티노가 속편의 시나리오를 쓴다. 전편에서 생존한 크리스틴(리브 타일러)을 비롯해 3명의 가면을 쓴 범인들도 돌아올 예정이라고. 버티노가 감독직을 결정하지 않아서 자리가 비어 있는 상태이며, 2009년 초 촬영에 들어간다.
미 대통령 선거기간에 <끝이 안 보인다> 무료상영
2007년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한 찰스 퍼거슨 감독의 <끝이 안 보인다>가 9월1일부터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 11월4일까지 유튜브에서 무
[해외단신] 낯선 자들의 두 번째 노크도 기다려라! 外
-
연쇄살인범을 죽이는 연쇄살인범, 쇼타임의 TV시리즈 <덱스터>가 9월28일 현지에서 방영을 시작하는 시즌3의 시작을 깜찍하게 예고했다. <롤링스톤> <뉴요커> <와이어드> <에스콰이어>의 스타일을 그대로 반영한 4가지 버전의 가짜 잡지 커버를 내놓은 것. 시즌2 파이널에서 시즌3를 예고한 <덱스터>는 새 시즌의 방영을 채 한달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제작자 클라이드 필립스의 입을 빌려 루머와 힌트가 섞인 시즌3의 줄거리를 흘렸다. 첫 번째, 덱스터는 새로운 친구를 얻게 된다. <웨스트윙> <NYPD블루>에 출연한 지미 스미츠가 덱스터와 함께 사건을 수사하는 지방검사보 미구엘 프라도로 총 12개 에피소드 중 10편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두 번째, 덱스터가 무고한 사람을 죽인다. 이전처럼 깔끔하게 진행된 덱스터의 ‘의식’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엄청난 결과를 초래한다. 세 번째, 덱스터의 여동생 데브라에게
[what’s up] 살인범을 죽이는 살인범, 그 세 번째 이야기
-
올 여름 할리우드를 먹여살린 건 누구? 배트맨이다. 지난 7월10일 개봉해 개봉 8주차 주말인 8월31일까지 5억57억달러의 흥행수입을 거둔 <다크 나이트>가 2008년 할리우드 여름 시즌(매년 5월 첫주부터 미국 노동절인 9월 첫 번째 월요일까지의 기간) 흥행수입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이 액수는 올 여름 흥행 2위인 <아이언맨>(3억1750만달러)과도 무려 2억달러나 차이를 보인다. <다크 나이트>는 개봉날과 함께 이미 몇개의 기록을 갈아치워, 미국 내 역대 최대 개봉규모(4366개관), 역대 최대 개봉주말 흥행수입(1억5840만달러) 등을 경신했다. <다크 나이트>의 미국 내 흥행 총수입액은 <타이타닉>(6억80만달러)의 뒤를 이어 역대 2위를 기록하게 되었다.
<다크 나이트> <아이언맨>과 함께 이번 여름 할리우드 박스오피스에서 제 몫을 한 영화는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할리우드 휩쓴 배트맨과 파라마운트
-
[헌즈다이어리] <지구> 인간만 없으면 완벽한..?
[헌즈다이어리] <지구> 인간만 없으면 완벽한..?
-
지난 8월12일 LA 포시즌 호텔에서 <미러>의 알렉상드르 아야 감독을 만났다. <엑스텐션>과 <언덕이 보고 있다>의 고어 미학으로 잘 알려진 아야는 지금 현재 할리우드가 가장 주목하는 호러영화 감독이다. 도대체 슬래셔영화의 감독은 끔찍한 장면을 찍을 때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라운드 테이블로 들어선 <미러>의 알렉상드르 아야 감독은 머릿속에 그렸던 이미지보다 무척이나 침착하고 진지한 모습이었다.
-원작 <거울속으로>는 언제 처음 보았나.
=3년 전이었나…. 폭스에서 개발 중이던 시나리오를 먼저 접했다. 시나리오 자체는 별로 마음에 다가오지 않았는데, 회의가 끝나고 나서도 며칠 동안 머릿속에서 거울에 대한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막상 거울이라는 소재를 이렇게 본격적으로 다룬 시도가 없었다고 생각하니까 꽤 흥미로웠다. 우리 일상에서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대상에 대해 가질 수 있는 근원적인 두려움이라니…. 스튜디오와 다
[알렉상드르 아야] 내가 관객이면 어떤 장면이 무서울까 고민한다
-
망구스처럼 걷고, 머리는 부스스한 모습에, 이상한 말투로 중얼거리던 노다메. 코믹하기 그지없었던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 현장에서 우에노 주리는 이상하게 인상을 쓰고 있었다. 웃음을 유발하던 브라운관 속 우에노와 달리 카메라 앞에서 그녀는 미간에 힘을 주고 감독 지시를 하나하나 되새겼다. <스윙걸즈>나 <거북이는 의외로 빠르게 헤엄친다>의 유쾌, 발랄한 모습과 정반대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우에노는 의외의 구석에서 고민에 빠졌다. 2006년 <무지개 여신>에선 사랑을 아프게 보낸 아오이를 연기했고, 올해는 드라마 <라스트 프렌즈>에서 여자를 사랑하는 바이커 루카로 출연했다. 숏커트에 남자처럼 툭툭 내뱉는 말투. <스윙걸즈>의 발랄한 합주와 영 딴판이다. 올해 23살. 소녀의 옷을 막 벗은 그녀는 배우로서, 그리고 여자로서 새로운 길을 찾고 있는지 모른다. 서면 인터뷰지에서 유독 ‘여자가 됐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냐
[우에노 주리] “노다메와는 이상한 말버릇이 닮았어요”
-
두기봉, 위가휘의 <매드 디텍티브>는 현재 홍콩영화의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고 있는 두 감독의 최전선이다. ‘미친 형사’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경찰서를 떠나야만 했던 번 형사(유청운)는 독특한 수사방법으로 실종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두기봉과 위가휘는 그 미친 형사의 다중인격 속으로 들어가 도덕과 진실, 선과 악의 경계에 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두기봉은 자신의 영화사 ‘밀키웨이 이미지’를 설립한 이후 좀더 개인적이고 독창적인 스타일로 놀라운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데 <풀타임 킬러>(2001), <대척료>(2003) 등 종종 공동연출을 하고 있는 위가휘도 변함없는 영화적 동반자다. 하지만 위가휘가 올해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를 찾은 반면 그는 국내 영화제들의 끊임없는 구애에도 불구하고 팬들의 애만 태우고 있다. 현재 <암흑가의 세 사람> 리메이크 작업으로 인해 역시 당분간 한국을 찾을 일이 없다는 그에게 서면으로 질문을 던졌다.
-왜 그
[두기봉] 위가휘는 브레인이고 나는 육체노동자다
-
구로사와 아키라의 <숨은 요새의 세 악인>을 리메이크한 히구치 신지 감독이 한국을 찾았다. 제2회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 개막작의 감독으로 초청된 것이다. 우리에게는 <일본침몰>의 감독으로 알려진 그는 “누가 만들어도 원작을 해칠 게 뻔한” 이 프로젝트를 맡게 된 배경을 농담조로 설명했다. “도망치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사무실에서 맨 끝자리였는데, 앞에 있는 10명의 사람들이 길을 비켜주지 않아서 연출을 맡을 수밖에 없었다. (웃음)” 결국 히구치 신지는 마쓰모토 준과 나가사와 마사미를 데리고 1958년 영화를 정확히 50년 만에 재현해냈다. 인터뷰가 마무리될 무렵, 그는 이 프로젝트의 연출을 맡을 수밖에 없었던 진짜 이유를 밝혔다. “옆에 있는 야마우치 아키히로 PD의 선조가 야마우치 가제토요라는 유명한 사무라이다. 칼을 들지 않고도 사람을 베어버렸다더라. 너무 무서워서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웃음)”
-왜 도망치고 싶었나.
=일단 나는 구로사와
[히구치 신지] “원작을 해칠까 부담스러워 도망치고 싶었다”
-
더이상 지상에서 ‘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됐다. 동명의 애칭으로 유명하던 할리우드 최고의 전문 성우 돈 라폰테인이 지난 9월1일 68살로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그의 소속사는 라폰테인이 지난 8월 LA의 한 병원에 폐질환으로 입원해 투병 중이었으며, 결국 합병증으로 숨졌다고 전했다.
33년 동안 <대부> <터미네이터> <배트맨 리턴즈> 등 5천편 이상의 영화 예고편에 출연한 라폰테인은 목소리만 들어도 누구인지 알 수 있는, 몇 안 되는 성우 중 한명이었다. 영화 예고편의 제왕답게 그가 가장 자주 사용했던 말투는 “~하던 세계…”(in a world where…)였으며 이는 수많은 코미디언과 언론이 지금까지 즐겨 사용하는 유행어로 자리잡았다. 늘 리허설도 없이 10분 남짓한 짧은 시간 안에 완성도 높은 작품을 내놓았기에 영화사들은 목소리 녹음이 필요하면 앞다투어 라폰테인을 찾았다. 투병 전까지 한편당 2천달러의 돈을 받으며 하루 평균 10편
[돈 라폰테인] 그의 목소리로 창조했던 세계는 영원하리
-
온라인 VOD 서비스가 죽어가는 부가판권 시장을 회생시키는 데 도움을 줄 것인가. 3개월 전만 해도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글쎄’였다. 하지만 현재 업계 관계자들의 답은 ‘확실히 도움은 된다’쪽으로 바뀌었다. 아무리 보수적으로 이야기하는 사람이라 해도 ‘잠재력과 가능성은 확인했다’고 답한다. 불법 파일 다운로드의 온상으로만 간주됐던 온라인 공간이 불과 3개월 만에 새로운 영화 부가판권 시장으로 자리를 잡게 된 것이다. 그 3개월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나.
지금으로부터 3개월 전인 6월20일에는 온라인 VOD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하게 해주는 일이 벌어졌다. 전국 500만 관객을 동원한 <추격자>가 DVD와 비디오 발매에 앞서 온라인에서 유료 다운로드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다. <추격자>는 한 사이트에서 하루 1500건이 다운로드되는 등 서비스 초반부터 화제를 모은데 이어 최근까지 5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대단한 성공을 거뒀다. <추격자>의 투자사
[포커스] 흙탕물의 미꾸라지에서 황금알을 낳는 오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