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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저녁 7시 30분, 국립극장 해오름 극장에서 제2회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의 폐막식이 열린다. 아나운서 한준호, 이주연의 사회로 진행될 이 행사에서는 이번 영화제의 결산보고와 함께 마이클 치미노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의 심사총평이 있을 예정이다. 이어 3천만원의 상금과 트로피가 수여되는 대상을 비롯해 심사위원 특별상(5백만원+트로피), 올해의 발견상(3백만원+ 트로피), 관객상(2백만원 + 트로피) 수상작이 발표된다. 게스트로는 경쟁부문 출품작인 <핸들 미 위드 케어>의 콩데이 자투라나사미 감독과 <스노우>의 엘마 타타라직 프로듀서, <일촉즉발>의 고군서 감독 등이 참석하며 까르뜨 블랑슈 섹션의 객원프로그래머인 배우 양채니는 이날 관객상 부문 수상작 발표자로 무대에 오를 계획이다. 식이 끝난 뒤에는 대상 수상작이 폐막작으로 상영되며 11시부터는 신라호텔 다이너스티 룸에서 폐막 리셉션이 마련된다.
11일 영화제 폐막식…결산보고, 수상작 등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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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의 마지막날에 열리는 마지막 행사다. 10일 오후 2시 명동아트센터에서는 장선우 감독이 등장해 관객과의 대화를 가진다. 장선우 감독이 연출한 전작 11편과 <귀여워>, 그리고 영화평론가 토니 레인즈가 연출한 다큐멘터리 <장선우 변주곡>등 13편을 상영한 ’장선우 - 전’은 이 행사로 마무리를 지을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는 김홍준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 기획위원을 비롯해 기준영 프로그래머. 박기용 감독, 토니 레인즈가 참여해 장선우 감독의 영화세계와 그와 얽힌 일화들을 소개한다. 영화 <귀여워>에 출연한 이후 공식석상에서 자취를 감추었던 장선우 감독이 오랜만에 외출하는 자리다.
10일 장선우 감독 관객과의 대화…김홍준 기획위원, 토니 레인즈 등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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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의 좌석점유율이 지난해에 비해 약 5%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폐막을 이틀 앞둔 9일 영화제측의 집계에 의하면, 올해 영화제의 좌석점유율은 83.4%로 지난해의 78% 보다 5.4%성장을 기록했다. 상영관 총 좌석수는 7만5055개이며 이 가운데 판매된 좌석수는 6만2596개다. 상영작 매진 횟수도 지난해에 비해 절반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 상영횟수 298회 가운데 88회 매진됐다. 지난해 34회와 비교해 볼 때 54회가 증가된 수치.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대다수였다는 점과 함께 약 50여편의 상영에서 단체관람객이 입장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무대인사와 관객과의 대화는 49회였던 지난해에 비해 11회가 늘어난 60회를 기록했으며, 축제 행사 및 기획행사 참여인원은 지난해 52만9892명에서 3배 가량 늘어난 198만834명으로 집계됐다. 한편 영화제 ID카드 신청인원은 2078명으로 이중 1601명이 ID카드를 수령했다. 게스트의
좌석점유율 83.4%, 관련 행사 참여인원은 3배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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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마 Koma
나지량 | 홍콩 | 2004 | 88분 | 컬러 | 아시아 영화의 재발견: 장르
신장이 하나밖에 없는 칭(이심결)은 희귀한 혈액형 때문에 새로운 신장을 이식받을 수도 없는 처지다. 도시에서는 사람들의 신장을 노리는 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유력한 용의자인 링(임가흔)은 칭을 협박하기 시작한다. 칭은 남자친구 웨이(허지안)의 도움을 구하지만 알고 보니 웨이는 과거에 링과 잠자리를 함께 한 사이다. 그러나 몸이 나약한 칭은 웨이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고, 링 역시 웨이를 원하고 있어 협박은 더더욱 공공연해진다. <이도공간>의 나지량 감독은 또다시 로맨스와 공포를 한 데 엮었다. 사랑을 다루는 관점은 여전히 냉소적이어서 사랑은 곧 파멸과 동의어로 나타난다. 장국영이 연인을 돕다가 이도공간의 공포에 전염되었듯, 똑같이 한 남자를 사랑하는 두 여자는 적이 되었다가 친구가 되기도 하면서 피할 수 없는 비극을 향해 달려간다. 사랑을 독식하려는 두 여자의 질투심은
로맨스와 공포를 한 데 엮다 <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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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러브> Blind Loves
유라이 레호츠키 | 슬로바키아 | 2008년 | 77분 | 컬러 | 칸 감독주간 40주년 특별전
<블라인드 러브>는 제목 그대로 맹목적인 사랑의 이야기다. 오로지 한 사람을 향한 사랑으로 몸과 마음을 가누지 못하는 등장인물들이 모두 시각장애인이라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시각을 잃어버린 그들이 딱 하나 볼 수 있는 것이라곤 ’그 사람’밖에 없지 않을까. 그들의 사랑에는 다른 풍경이 끼어들 틈새가 없으니 말이다. 영화는 4명의 시각장애인들이 겪는 사랑을 다큐멘터리인지, 픽션인지 확신할 수 없는 태도로 담아내고 있다. 내면은 세상과 부대낄 때 빚어진 아픔으로 요동치지만, 아내를 향한 사랑으로 평온한 일상을 유지하는 피터. 인생을 바치기로 결심한 연인과의 소박한 여행을 꿈꾸는 미로. 그리고 곧 태어날 아이 덕분에 만사가 행복한 엘레나와 이제 막 이성에 눈 뜨게 된 소녀 주자나. <블라인드 러브>는 이들의 맹목적인 사랑
맹목적인 사랑의 이야기 <블라인드 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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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없는 토끼> Rabbit without Ears
틸 슈바이거 | 독일 | 2007년 | 115분 | 컬러 | 독일영화사 특별전
<노킹 온 헤븐스 도어>를 통해 유명해진 배우 틸 슈바이거의 두번째 연출작 <귀 없는 토끼>는 독일의 젊은 로맨틱코미디 영화다. 음악은 경쾌하고 대사는 통통 튄다. 사랑과 섹스에 대한 진한 농담은 물론 배우들의 노출과 섹스신도 거침없다. 루도(틸 슈바이거)는 취재 윤리를 어겨가며 특종을 잡아내는 가십 전문 기자다. 유명 축구선수의 약혼파티를 취재하려다 파티를 망쳐 놓은 루도, 결국 법원으로부터 300시간 사회봉사활동 명령을 받아 유치원에 간다. 유치원에서 그를 기다리는 사람은 어릴 적 동네 친구 안나. 꼬마 안나는 얼굴의 반을 가리는 안경과 치아 교정기를 끼고 다녀 친구들의 놀림감이었다. 안나를 놀려대던 무리의 중심에는 루도가 있었고, 권력 관계가 뒤바뀐 채 성인이 되어 만난 둘은 티격태격 싸우기 시작한다. 틸 슈바이
독일의 젊은 로맨틱코미디 영화 <귀 없는 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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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개> Stray Dog
구로사와 아키라 | 일본 | 1949년 | 122분 | 흑백 | 아시아 영화의 재발견: 장르
강력반에 배치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참 형사 무라카미(미후네 도시로). 사격을 끝내고 퇴근하는 길에 그는 북적이는 버스 안에서 지급받은 권총을 소매치기 당한다. 무라카미는 찰거머리처럼 달라붙었던 파마머리의 중년 여인이 전설적인 소매치기였음을 알게 되고, 종일 그녀의 꽁무니를 쫓지만 자신의 권총이 암시장을 통해 흘러들어갔다는 사실만을 전해듣는다. 연달아 발생한 강도 상해 사건에 분실한 권총이 쓰였음을 알고 괴로워하는 무라카미는 경험 많은 베테랑 형사 사토(시무라 타카시)의 짝을 이뤄 범인을 추적한다.
<들개>는 <주정뱅이 천사>와 함께 초기 구로사와 아키라를 언급할 때 항상 손꼽히는 영화다. 성격이 극명하게 다른 두 형사가 등장하지만, <들개>는 이들이 어떻게 손발을 맞춰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 라는 질문에
사회적 조건과 인간 의지의 대립을 탐구 <들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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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묵배미의 사랑 Lovers in Woomuk-Baemi
장선우 | 한국 | 1990년 | 114분 | 컬러 | 장선우-전
서울 변두리를 전전하던 재봉사 배일도(박중훈)는 난곡의 조그마한 미싱 공장에 취직한다. 그는 새 직장에서 “눈빛으로 말하는” 민공례(최명길)를 만나게 되고 첫눈에 반한다. 손이 느린 민공례를 대신해 솜씨를 발휘하며 환심을 산 배일도는 그녀에게 접근하지만, 그때마다 민공례는 배일도의 마음을 밀어낸다. 두 사람의 사이가 서먹해질 무렵 배일도는 민공례가 유부녀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날 이후 민공례는 배일도에게 먼저 데이트를 신청한다. 변두리 치정극이라고 부를 수 있을 <우묵배미의 사랑>의 시작은 좀 난데없다. 영화는 첫 대목에서 배일도의 목소리를 통해 이미 두 남녀의 불륜이 잠깐 타올랐다 금새 식었음을 일러준다. 민공례에 대한 배일도의 순정은 그저 애틋한 기억으로만 존재할 따름이다. “모든 인생에는 샛길이 있다”는 배일도의 말에 민공례는 “넓고 환한
밑바닥 군상들의 마지막 판타지 <우묵배미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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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여성, 일본에서 변사체로 발견!” 1981년, 대만의 어느 날이었다. 당시 43세였던 차이양밍 감독은 아침식탁에서 펼쳐든 조간신문의 헤드라인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기사가 전한 사건의 전모는 이러했다. 대만에서 만난 일본남자와 사랑에 빠진 여자는 사랑과 돈을 좇아 일본으로 향했다. 하지만 일본에서의 생활은 그녀가 가진 부푼 꿈과는 전혀 딴판이었다. 자신에게 사랑을 맹세했던 남자는 어느 순간 돌변해 그녀를 야쿠자에게 팔아버렸다. 호스티스로 일하게 된 그녀는 술시중은 물론이고, 매춘까지 나가야했다. 온갖 수모를 당한 그녀는 결국 절망의 끝에서 탈출을 감행했지만 야쿠자에게 발각됐고 그 결과는 비정한 죽음이었다. 1979년 사회사실영화인 <잘못된 첫걸음>을 성공시킨 후 차기작을 고심하던 차이양밍은 이 경악스러운 사건에 분노했다. 70년대 초반만 해도 좀도둑 정도가 가끔 나타날 뿐 여러모로 순박했던 대만사회는 경제의 부흥과 함께 망가지고 있었다. 도시 곳곳에서 흉흉한 범죄가
경제 부흥 사회가 탄생시킨 범죄오락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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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마지막에 추장이 잭 니콜슨을 안락사하는 장면은 논란의 여지가 있어 보여요. 감독님 개인적으로 안락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한 관객이 질문을 던졌다. 충무로에서 잔뼈가 굵은 중견감독의 답변은 영화감상의 방법을 제시한다. “영화는 영화 자체로 봐야 되요.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가장 큰 주제 안에서 장면들을 봐야지, 작은 것들에 일일이 의미화하고 신경쓰는 건 좋은 감상의 방법이 아닌 것 같습니다.” 9월8일 오후5시 대한극장 10관에서 상영된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는 배창호 감독이 이번 영화제에서 관객들과 함께 볼 영화로 선정한 작품이다. 그는 이 영화를 선정한 이유로 “이야기가 쉬우면서도 사회성이 강해서 관객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특히,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을 가장 좋아한다”고 말했다. “영화의 첫 장면에서 카메라가 황량한 풍경을 패닝으로 훑어 보여주는데, 이 압도적인 풍경의 정서가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좌우해요. 그리고 추장이
쉬운 이야기, 사회성 짙은 메시지, 절제된 촬영이 매력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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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출신의 영화음악가 귄터 부흐발드에게 무성영화는 절름발이다. 무성영화 <노스페라투>의 연주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그는 “이미지와 음악이 합쳐졌을 때에서야” 비로소 영화가 완성되고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마법이 일어난다고 말한다. 지난 30여년간 2000편이 넘는 무성영화 음악을 연주했던 귄터 부흐발드는 선율로 무성영화에 생동을 불어넣는 마법사인 셈이다. “내 몫은 이야기를 이미지로 바꾸고 그 이미지를 다시 음악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독일 표현주의의 대표적 무성영화 <노스페라투>의 작곡도 그런 방식으로 진행됐다.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과 같은 표현주의 영화와 달리 <노스페라투>는 실외에서 자연광으로 촬영된 사실적인 영화다. 그래서 영화의 배경인 루마니아의 실제 느낌을 리드미컬하게 담고 싶었다. <노스페라투>는 공포영화라고는 하지만 매우 로맨틱한 러브스토리이기도 하다.” 귄터 부흐발드의 이같은 해석은 곧 “바그너적인
영화를 완성시키는 음악의 연금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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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에 이방인이 나타났다. 최근 각종 공연활동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4인조 보컬 그룹 ‘스윗 소로우’는 공연을 위해 영화제를 찾은 다른 음악인들과 달리, 상영될 영화를 선정하는 프로그래머의 자격으로 제2회 서울국제충무로영화제를 찾았다. 감독도 아니고 배우도 아닌 이들이 프로그래머가 된 사연은 “원래 문화 다방면에 관심이 많기” 때문. “영화를 좋아해서 아예 감독이 되고 싶다”(송우진)는 구성원도 있고 “음악을 하지만 그 이외의 것에 관심이 많아 욕심을 주체할 수 없다”(인호진)는 이도 있다. 이들이 선택한 <매그놀리아>와 <복수는 나의 것> 상영과 함께, 직접 관객과의 대화를 가졌던 스윗소로우는 “우리가 고른 영화가 큰 스크린에 상영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기쁘고 행복하다. 좋은 영화를 본 뒤의 압도적인 기분을 함께 나누는 것만으로도 재미있고 신선하다”(김영우), “깊은 고뇌의 기회를 드린 것으로 충분하다”(인호진)라고 말했다. “특별한 영화제를 맞아 가능하
야무지고 열정적인 욕심쟁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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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서 눈으로: 독일영화의 모든 것>은 독일영화 백과사전이라고 불러도 좋을 다큐멘터리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독일영화는 무려 254편이나 된다. 그렇다고 영화개론서의 영상 버전쯤으로 오해하진 말자. 딱딱한 설명 대신 기지 넘치는 시적 에세이와 구체적인 구술, 생생한 기록과 흥미로운 볼거리를 제시하니 말이다. <눈에서 눈으로: …>의 공동연출자인 영화학자 한스 헬무트 프린츨러와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자이퉁>의 영화기자 미카엘 알텐을 만났다.
-두 사람은 어떻게 인연을 맺은 것인가.
알텐/ 베를린영화제때 나는 기자로 프린츨러는 회고전 기획자로 처음 만났다. 같은 바닥에서 일했으니까 어떻게든 만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프린츨러/ 언제 처음 만났는지는 잘 모르겠다. 연구를 해봐야 기억이 조금 날 것 같다. 80년대 중반이 아니었나 싶긴 한데. 나이 차이가 23살이나 되니까 쉽게 볼 수 있는 관계는 아니다. 게다가 알텐은 전형적인 뮌헨 귀족인데
관객들이 독일영화사에 대해 호기심을 갖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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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영화인과 후배 영화인의 만남을 도모하는 한국영화의 밤 행사가 8일 저녁 오후 8시, 소공동 롯데호텔 크리스탈 볼륨에서 열렸다. 부모를 영화인으로 둔 2세 영화인들이 주최하는 자리인 이 행사에는 정동일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와 이덕화 운영위원장을 비롯해 약 180명 가량의 영화인이 참석했다. 영화제 측은 행사에 참여한 영화인들 가운데 유현목, 임권택, 정진우 등 원로 감독을 포함한 12명의 원로영화인에게 감사패를 증정했으며, 조형기, 박준규, 독고영재, 김희라 등의 2세 영화인이 선배 영화인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 것으로 행사를 마무리했다.
8일 저녁, 한국영화의 밤 행사 열려